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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의 잡스 아이폰발표 키노트 동영상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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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탄생비화를 전한 ‘스티브께서 가라사대, “아이폰이 있으라”‘(NYT기사를 카소봉님 번역)를 읽고 2007년 1월 맥월드에서 있었던 잡스의 아이폰 첫 발표 프리젠테이션 동영상을 다시 봤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6년전에 봤던 잡스의 아이폰 발표키노트 프리젠테이션은 내 기억에 거의 완벽했다. 그런데 위 글에 따르면 리허설 마지막날까지도 아이폰과 그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오작동을 반복하는 버그투성이의 기계였다. 위 글을 읽고 위 동영상을 다시 보니 정말 감탄이 나온다. 12분지점에서 잡스가 직접 조니 아이브와 필 쉴러에게 아이폰으로 전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때는 얼마나 스탭들이 조마조마했을까. 기사 내용에 따르면 아무 문제없이 발표가 끝난 것이 거의 기적 같다.

아래는 키노트발표 관련 주요 부분의 발췌.(카소봉님의 번역에서)

그리뇬은 아이폰 리허설 팀에 속해 있었다. 그래서 잡스가 90분 동안 프레젠테이션하는 광경을 많이 봤지만, 실수가 없었던 적이 없었다. 잡스는 5일 내내 기조연설을 연습했고, 심지어 리허설 마지막 날에 아이폰은 여전히 통화가 잘 안 되거나 인터넷 연결이 끊어지고, 얼어서 꺼야 할 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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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을 100번 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매번 뭔가 문제가 생겼죠. 좋은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

아이폰은 노래나 영상의 일부를 재생할 수 있었으나, 전체 클립을 안정적으로 재생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메일을 보낸 후의 웹서핑 정도는 괜찮았지만, 그 반대 순서는 전혀 괜찮지가 않았다. 그래서 엄청난 시도와 실수 끝에 엔지니어들이 일컫는 “골든 패스(golden path)”가 만들어졌다. 특정 방식으로 특정 순서에 따라 아이폰을 움직여서 마치 아이폰에 버그가 없는 양 소프트웨어를 돌리는 매뉴얼이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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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의 와이파이 라디오 소프트웨어는 너무나 불안정해서 그리뇬과 그의 팀은 아이폰의 안테나를 무대 뒤의 전선에 연결 시킬 정도로 확대했다. 무선 신호의 이동 거리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해당 주파수에 대한 접근은 금지됐다. 그의 말이다. “심지어 베이스스테이션 ID을 숨긴다 하더라도 말이죠. 그러니까 노트북의 무선 신호에 잡히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조연설 청중 5천명이 다 컴퓨터 광들입니다. 어떻게 신호를 해킹할 방법을 알아내겠죠.” 그래서 그는 에어포트 소프트웨어를 수정하여 미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운영하는 것인 양 만들었다. 미국에서 허용 안되는 주파수를 일본 와이파이가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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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가 무대 위에서 할 전화 송신이 잘 될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리뇬과 그의 팀은 좋은 신호가 잡히기만을 기도할 수 있을 뿐이었다. 아이폰용 통신사인 AT&T가 휴대용 통신탑을 가져왔기 때문에 신호 자체는 강력할 터였다. 잡스의 결재에 따라 그들은 신호 강도를 나타내는 다섯 개의 막대가 실제 강도와는 관계 없이 언제나 다 채워지도록 했다. 90분의 기조연설 중 잡스가 전화기를 사용하는 동안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았지만 어느 때라도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은 높았다. 그리뇬의 말이다. “우리 의심대로 만약 라디오가 충돌돼서 재시작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실제 막대바를 보기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예 하드코딩을 하여 항상 다섯 개 막대가 보이도록 해 놓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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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9일, 잡스가 아이폰을 얘기하기 시작했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제가 2년 반 동안 꿈꿔 왔던 날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소비자들이 어째서 자기 휴대폰을 싫어하는지 잔뜩 이야기를 들려 줬다. 그리고는 자기가 그 모든 문제를, 분명히 풀어냈다고 말했다.

*****

잡스가 아이폰으로 음악과 영상을 재생하고 아이폰의 아름다운 화면을 보여줬을 때, 그리뇬과 다른 이들은 청중 속에서 초조해 하며 앉아 있었다. 그는 다시 발명해낸 주소록과 보이스메일을 보여 주며 전화를 걸었고, 문자와 이메일을 보냈으며, 터치-스크린 키보드가 얼마나 타자 치기에 쉬운지도 보여줬다. 그는 여러 사진을 스크롤 하면서 두 손가락으로 사진을 크게, 작게 만드는 것이 얼마나 단순한지 보여주고, 뉴욕타임스와 아마존 웹사이트를 보여 주면서 아이폰용 인터넷 브라우저가 자기 컴퓨터의 브라우저만큼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구글 지도에서 스타벅스를 발견하고는 무대 위에서 스타벅스로 전화를 걸었다. 아이폰이 없으면 왜 안 되는지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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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 되자 그리뇬은 안도만 한 것이 아니었다. 아예 그는 취했다. 스카치 한 병을 사서 자신의 초조함을 달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말이다. “엔지니어, 관리자 등 우리 모두는 다섯 번째 열인가에 앉아 있었습니다. 시연이 끝날 때마다 스카치 한 잔씩 했죠. 대 여섯 명 쯤 있었을 겁니다. 시연이 한 번씩 지날 때마다 해당 기능 책임자가 원샷 했어요. 마지막이 되자 우리는 스카치를 다 비웠습니다. 모두가 잘 흘러갔고, 정말 우리가 봐 온 시연 중 최고였어요. 나머지는 그냥 전체 아이폰 팀에게는 [욕설 삭제] 날이었습니다. 나머지는 도시에서 하루 내내 마시며 보냈어요. 엉망진창이었지만, 정말 근사했습니다.”

짧게 편집된 위 동영상에 나오지 않은 잡스가 스타벅스에 4천개의 카페라테를 주문하는 부분이 아래 동영상이다. 장난전화를 건 장본인이 스티브 잡스인지도 몰랐던 이 스타벅스 직원은 이후에 “4천개의 라테 주문” 장난전화에 꽤 시달렸다고 한다.

2007년 당시에 정말 마술같은 발표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봐도 대단하다.

다시한번 RIP. 스티브 잡스.

Written by estima7

2013년 10월 6일 , 시간: 10:35 오후

6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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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까 NYT에서 기사 읽고 저도 저 영상을 다시 찾아보게 되더군요. 데모 전체가 제대로 동작할 가능성이 낮았다는 뒷 얘기까지 읽으니 더 놀랍네요.

    Hoojung Chung

    2013년 10월 6일 at 10:47 오후

  2. “인터넷 메신저, 아이팟, 폰(이 순서가 맞나요?)”을 반복해서 말하는 그 모습이 아직도 선하네요.가장 인상깊은 발표였습니다.

    아크몬드

    2013년 10월 7일 at 12:06 오전

  3. Reblogged this on sarasate2222 and commented:
    I miss Steve…

    sarasate2222

    2013년 10월 7일 at 3:47 오전

  4. 임정욱님은 잡스 없었으면 어찌 하셨을려나… 쯧쯧.

    88

    2013년 10월 8일 at 12:35 오전

  5. Be Happy Today에서 이 항목을 퍼감댓글:
    와~ ‘이렇게 불안하게 가지 말고 확실하게 해놓고 갑시다. 이렇게 버그투성이의 폰을 시연하다가 혹시라도 에러가 발생되면 오히려 웃음거리만 됩니다. ‘라고 아이폰 리허설팀에서 스티브잡스에게 엄청 제안도 하고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티브잡스는 시연을 무사히 치루어내었죠. 아마도, 뚝심과 시연 바로 직전까지 통화가 되는지 여부등을 체크하면서 그 시점에서의 개발상태에 맞추어 시연가능한 것만 하려고 했었고, 그렇게 했을 것이라 혼자 생각해봅니다.
    당연 스티브잡스의 머리속에서는 여러 생각이 있었겠지만 이루어내었습니다.
    스티브잡스는 아마도 어려움(difficulty)을 주는 어떤 상황(situation)을 풀어야할 문제(problem)로 보지 않고 처리할 문제(matter)로 보지 않았을까도 생각해봅니다.
    ‘조마조마하며 걱정하는 모습이 아닌 부딪쳐 보고 상황에 맞게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가지자’라고 자신을 격려해봅니다.
    또한, 5일 내내 리허설을 연습했던 스티브잡스를 떠올리면서 능숙한 퍼포먼스는 최선의 준비가 뒤받침될 수 밖에 없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점검하고, 매사에 쫒기고 준비부족인 나 자신을 반성해봅니다.

    Be Happy Today

    2013년 10월 8일 at 1:5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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