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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붐이 가져온 실리콘밸리의 주택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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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초 실리콘밸리에 다녀와서 엄청난 테크붐이 실리콘밸리에 번영을 가져다 줬지만 그 한편으로는 치솟는 집값, 렌트비와 물가,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글을 썼다. 실리콘밸리에 들어가려는 사람은 넘치지만 나오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그리고 들어가는 사람들은 모두 고연봉의 테크 엔지니어가 많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런데 이를 보여주는 적절한 통계를 찾지 못했는데 마침 CNBC에서 “Can Big Tech Curb A Housing Crisis It Helped Cause”라는 흥미로운 탐사보도내용을 유튜브에 올렸다.

테크기업들이 자신들이 자초한 실리콘밸리의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내용이다. 꽤 볼만한 내용이다. 여기 소개된 그래픽을 몇 개 메모해 둔다.

우선 실리콘밸리가 있는 베이에어리어의 인구증가와 주택숫자의 비교다. 2010년에서 2018년사이에 인구는 710만에서 770만으로 8.4% 증가했는데 주택수는 2백70만에서 2백90만으로 4.9%만 늘어났다.

이렇게 새로 들어오는 인구에 비해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데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테크기업의 평균 연봉은 미국 전체의 평균보다 40%는 높다. 그러니까 이들은 주택에 더 많은 돈을 낼 여력이 있다.

그러니까 실리콘밸리의 전체 주택 렌트비용은 가파르게 올라서 상승률이 뉴욕시를 앞섰다.

집값 상승률도 엄청나다.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의 평균 주택가격은 지난 10년사이 거의 2배가 올랐다. 반면 미국 전체의 평균 주택가격은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이 보도에서 지적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실리콘밸리의 최상위층을 차지하는 테크기업의 직원 대부분은 백인이나 아시안(인도계, 중국, 한국계 등)의 남성이라는 것이다. 심하게 한쪽으로 쏠려있다. 그런데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나마 이들 테크기업에서 일하는 얼마 안되는 히스패닉, 흑인들은 엔지니어가 아니고 대체로 요리사나 빌딩 관리 등 관리나 용역 일쪽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인종간 성별간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이런 문제가 시차를 두고 이제는 시애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테크기업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조단위의 돈을 회사 캠퍼스 근처의 주택개발에 투입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과연 이런 노력이 실리콘밸리의 주택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은 일개 민간기업이 아니라 정부가 해결해야 할 것이 아닌가. 지난 2000년에 있었던 것 같은 나스닥 폭락 같은 거품붕괴 충격이 있기 전에는 실리콘밸리의 이런 주택난 문제는 쉽게 해소될 것 같지가 않다. 테크호황이 실리콘밸리에 엄청나게 많은 좋은 일자리를 가져다 줬지만 그 지역에 원래 살던 많은 보통 사람들을 오히려 바깥으로 내몰고 있는 상황이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12월 1일 at 7:48 pm

스타트업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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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10% 창업자의 남다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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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는 창업자에게 도움이 될만한 동영상을 많이 공개한다. 그중 CEO인 마이클 사이벨의 “톱10% 창업자의 남다른 점은?”이란 제목의 짧은 동영상을 흥미롭게 봤다.

수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를 만나는 그에게 “뛰어난 창업자는 뭐가 다르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약 2천5백명의 창업자들을 선발하고 성장을 도와준 지금은 어느 정도의 감이 생겼다고 한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완전 직역은 아니다.)

“뛰어난 창업자는 무엇보다도 실행력이 있다. 이런 창업자는 면담을 할 때 “뭔가를 해내겠다”하고 말하고 돌아간뒤 2주뒤에 만나보면 반드시 그것을 어떻게든 실행하고 뭔가 배운 상태다. 지치지 않고 계속 이렇게 한다. 계속 실행하고 배워서 개선한다. 하겠다고 한뒤 나중에 와서 그건 어려워서 못하겠더라는 말을 안한다.”

“그래서 이런 창업자는 아주 굳세고 두려움이 없는 성향을 보인다. (Formidable person이라고 했는데 조금 의역.)”

“그리고 처음에 내가 간과했던 점인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 투자자, 직원들에게 잘 소통할 줄 알아야 한다. 짧은 문장으로 자신이 하는 일을 누구에게나 명료하게 설명하고 관심을 갖게 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이게 없으면 아무리 실행력이 있어도 소용없다.”

 “그리고 또 하나 덧붙이자면 내적인 동기부여 능력이다. 창업자는 계속 하려던 일이 실패하면서 좌절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고 계속 동기부여가 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주아주 중요하다.”

“위에서 열거하지 않은 것이 ‘아이디어’다. (내 입장에서 보면) 초기 스타트업의 아이디어 아이템이 좋은지 나쁜지, 성공할지 확실히 판단하기는 무척 어렵다. 내가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을 알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업자를 대할 때는 얼마나 아이디어가 대단한지 보다는 그들의 실행력, 소통능력, 내적인 동기부여능력을 살펴본다.”

그런데 이게 말이 쉽지 이런 창업자 만나기 쉽지 않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명료하게 쉽게 설명해서 주위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만날 때마다 뭔가 조금이라도 진보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성장에 대한 욕심이 가득하면서도 아주 단단하고 듬직한 모습의 창업자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투자자들은 주저하지 않고 투자에 나설거다. 우버의 트래비스 캘러닉이나 위워크의 애덤 뉴먼이 이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너무 지나쳐서 문제였지만…

Written by estima7

2019년 11월 24일 at 7:34 pm

2019년 11월 실리콘밸리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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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과도한 기업 가치 거품이 빠지며 투자사인 소프트뱅크에 거액의 손실을 안긴 ‘위워크 사태’ 때문에 드디어 유니콘 스타트업의 거품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또 너무나 비싼 집값과 물가 때문에 실리콘밸리 탈출 현상이 벌어진다는 얘기도 있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닷컴붐이 2000년처럼 꺼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2000년 버클리로 유학을 갔을 때 정말로 닷컴거품이 붕괴하면서 테크기업들이 채용을 동결하고 감원에 나서고 실리콘밸리의 경기가 얼어붙는 경험을 한 일이 있다.

과연 그런 일이 또 벌어질까. 실리콘밸리에서 사람들이 떠나고 있을까? 궁금해하던 중에 1년 만에 실리콘밸리에 11월초 다시 방문하게 됐다. 그리고 산호세부터 샌프란시스코, 버클리, 심지어 북쪽으로 소살리토, 보데가베이까지 짧은 시간에 많은 지역을 다녀봤다.

갈 때마다 항상 느끼지만 그 동네의 날씨는 정말 예술이다.

결론적으로 내가 체감한 실리콘밸리의 테크 열기는 예전보다 더하면 더했지 여전하다는 것을 느꼈다. (정확히 얘기하면 집값은 피크에 비해 조금 빠졌고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도 조금 조정기기는 하다.) 다음은 내가 이번 실리콘밸리 방문에서 느낀 몇가지다.

우선 교통체증이 살인적이었다. 거의 30년 가깝게 실리콘밸리를 오가고 유학시절을 포함해 한 4년가까이 살아 보기도 했지만, 지금처럼 길이 심하게 막히는 것을 본 일이 없다. 화요일 저녁 산호세 코트라 실리콘밸리에서 가질 테헤란로커피클럽 행사를 위해서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 근처 500스타트업 본사에서 미팅을 마치고 나름 3시쯤 일찍 차로 출발했다.

그런데 산호세까지 2시간반이 걸린다고 구글맵에 나왔다. “그럴리가…길이 막혀도 1시간반이면 가는 거리인데..”하면서 운전을 시작했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 80 고속도로로 들어가는 길이 벌써 꽉 막혀있다. 한 블록을 움직이는데 15분 가까이 걸려서 간신히 탈출했다. 그리고 101고속도로쪽으로 나갔는데 역시 막혀서 잘 나가지 않았다.

두 명 이상이 동승해야 달릴 수 있는 카풀 차선이 나오는 것을 기대했는데 별로 도움이 안 됐다. 카풀차선 구간이 얼마 안되기도 하고 카풀 차선을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을 준 테슬라 같은 친환경 전기차가 너무 많아진 탓인지 카풀 차선을 이용해도 길이 막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6시가 넘어서 코트라 실리콘밸리에 지각 도착했다.

특히 테크기업이 밀집한 샌프란시스코로 들어가고 나가는 것이 큰 스트레스였다. 워낙 교통체증이 심하고 주차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샌프란시스코와 버클리에서 일정이 있던 날에는 샌프란시스코 바깥쪽에 있는 칼트레인 주차장에 아침에 일찍 가서 차를 세우고 대중교통으로 샌프란시스코와 버클리를 다녀온 다음 차를 픽업해서 다시 남쪽으로 내려갔다.

아니 도대체 요즘에는 회사에 안나가고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도 많고 교통혼잡을 피해 미리 움직이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도대체 왜 이럴까 싶었다.

호텔 숙박비도 살인적이었다. 1년 전 1박에 약 200달러에 묵었던 호텔이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아 있었다. 코트라 실리콘밸리 차장님이 “예전에 200불 하던 호텔이 지금은 600불 합니다”라는 한 말씀으로 요즘 상황을 정리해주셨다.

일년전 호텔투나잇으로 1박에 205불(세금제외)를 주고 묵었던 샌프란시스코 닛코 호텔을 지금 검색해보니 1백에 거의 1천불이다. 4~5배 오른 것이다. 여기서 5박을 하면 약 700만원을 내야한다. 5성이 아니라 4성호텔의 일반 객실이다. 이처럼 주중에는 말도 안되는 호텔 가격이 나온다.

평범한 별 셋짜리 호텔에서 하룻밤 자는 데 50만~60만원을 줘야 한다. 모텔6 같은 거의 바닥권의 모텔에 가야 한 20만원대에 숙박할 수가 있다. 별로 좋지도 않은 호텔에 이 정도 돈을 지불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해서 사실 친구집에 가서 잤다. 실리콘밸리에 20여년 넘게 출장을 다녀봤지만 이처럼 호텔비가 말도 안되게 비싸게 느껴진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도 주중 주요 지역의 괜찮은 호텔은 방이 거의 없었다. 왜 그럴까.

이벤트가 워낙 많이 열려서 그렇다고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콘퍼런스가 샌프란시스코부터 새너제이까지 곳곳에서 열린다.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 이런 이벤트에 참석하려고 전 세계 사람들이 몰려든다. 큰 이벤트가 없는 날에는 호텔가격이 내려간다. 하지만 문제는 거의 매일처럼 이런 이벤트가 있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

나만 해도 지난 7일 오전에는 현대자동차의 샌프란시스코 콘퍼런스에 참석했다가 오후에는 팰로앨토의 트랜스링크 애뉴얼 미팅 이벤트에 참석했다.

팔로알토에서 열린 트랜스링크 애뉴얼 미팅

그날 내가 만난 KTB벤처투자 이호찬지사장은 “오늘만 4개의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며 바삐 움직였다.

한국, 일본, 중국에서 온 대기업관계자, 투자자들이 많았던 트랜스링크 애뉴얼 미팅 행사

생각해보면 실리콘밸리에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수만명의 직원들을 거느린 공룡 테크 기업들이 즐비하다. 18년전 내가 유학할 당시만 해도 테크기업이 별로 없던 샌프란시스코에는 세일즈포스, 트위터, 우버 등 수십조 가치의 테크 상장기업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지역 전체에는 줄잡아 100개가 넘는 1조원 이상 가치의 유니콘 스타트업이 있다. 내가 가본 샌프란시스코의 소파이(SoFi)라는 핀테크 유니콘만 해도 벌써 직원이 1500명이란다.

샌프란시스코의 SoFi 본사 로비

이들이 모두 빠르게 사무실을 확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회사에 적어도 각각 수백, 수천명의 직원이 있고, 또 성장을 위해 맹렬히 추가로 직원을 뽑고 있는 것이다. 4년전 스트라이프라는 회사에 방문했을 때 직원이 200명쯤 된다고 했는데 지금은 3천명이 넘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스트라이프는 이제 약 40조원 가치의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이렇다보니 실리콘밸리에 더이상 뽑을 사람이 없다. 그러니 전 세계에서 데려온다.

이런 혁신 기업에 좀 더 가까이 있고자 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또 실리콘밸리에 사무실을 연다. 한국 기업만 해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외에 한화, GS, 두산 등이 속속 지사를 만들고 있다. 트랜스링크 행사장에서 한화 드림플러스, 삼성화재 분들을 만났는데 이렇게 한국에서 실리콘밸리로 주재원으로 새로 나온 한국 대기업분들이 예전보다 휠씬 많아졌다.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 네델란드 등 전세계 대기업에서 이런 식으로 실리콘밸리 주재원을 내보낸다. 주재원에 그치지 않고 아예 혁신센터를 만드는 회사들도 많다. 그러다보니 심지어 각국 언론에서 보내는 실리콘밸리 주재 기자들도 더 많아졌다.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술 트렌드를 미리 파악하고 본사와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안테나 역할이다.

이처럼 다들 실리콘밸리로 들어가려고만 하지 철수한다는 얘기는 (내가 과문해서 그런지) 별로 듣지 못했다. 딴 지역으로 갔던 사람들도 일자리가 여기 더 많다며 다시 실리콘밸리로 돌아온다.

출처 : NBC Bay Area

새로 들어온 이들의 가족이 정착할 새로운 주택단지가 올라간다. 하지만 더이상 교통체증과 혼잡을 원하지 않는 기존 주민들은 새로운 단지 개발을 맹렬히 반대한다. 내가 살던 쿠퍼티노의 오래된 쇼핑몰을 허물고 대규모 주택단지를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주민들의 반대로 교착상태다. 땅값, 인력비용도 비싼데다 주민반대까지 극심하니 실리콘밸리의 주택 건축비용이 전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됐다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다.

집값이 올라가 젊은 부부들이 쿠퍼티노로 들어오지 못하니 초등학교에 들어갈 아이들이 줄어든다. 그래서 이번에 쿠퍼티노의 초등학교 하나가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또 학교교사, 경찰관, 소방관 등 지자체의 중심역할을 하는 직업군 사람들이 비싼 실리콘밸리에 살 수가 없어 먼 지역에 살면서 힘들게 통근해야 한다는 뉴스도 자주 나온다.

애플, 페이스북 등 테크 기업들은 수조원을 기부해 캘리포니아의 주택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런 이유로 해결은 쉽지 않다. 나가는 사람들은 별로 없고 들어오는 사람들만 넘쳐나는 탓이다.

이런 중에 실리콘밸리 북쪽 소노마카운티에서 큰 산불이 났다. 인접 지역인 밀밸리에 사는 지인인 레베카 황은 “5일 동안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모든 것이 정지했다”고 말했다. 교통신호는 물론이고 슈퍼마켓, 병원 그리고 주유소까지 모든 것이 다 불통이 됐다는 것이다. 더 북쪽인 보데가 베이에 사는 또 다른 지인은 산불의 위협으로 피난 명령이 떨어져 모든 동네 주민들이 집을 비우고 3일 동안 피난까지 갔었다고 말했다. 예전에 없던 규모의 큰 자연재해다.

이렇게 인구가 늘어나는데도 대중교통 시스템은 낙후된 그대로다.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를 연결하는 칼트레인은 수십년 동안 변한 것이 없다. 느리고 이용하기 불편하다. 그나마 조금씩 확장하고 있는 지역 전철 바트도 한국의 지하철에 비하면 비싸고 지저분하다. 어쩌면 이렇게 나아지는 것이 없는지 이용할 때마다 기가 차다는 생각을 한다. 그나마 실리콘밸리의 많은 지역에서는 이런 대중교통수단은 그림의 떡이다. 직접 차를 운전하거나 우버를 이용해야만 어디엔가 갈 수 있다.

길거리의 노숙자들은 더 많아졌다. 샌프란시스코 곳곳에는 아예 길에 텐트를 치고 사는 노숙자들이 많이 보였다.

자동차 유리를 깨고 귀중품을 훔쳐 가는 도난 사고도 빈번하다. 카페에서도 갑자기 랩탑컴퓨터를 채가서 훔쳐 가는 도둑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문이 여기저기 보인다. 억대 연봉을 받는 주민들이 가득한 실리콘밸리의 역설적인 모습이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의 명과 암은 극명하다. 세계최고의 고소득을 자랑하는 혁신가들이 살고, 최고의 경제호황을 구가하고, 덕분에 지방정부는 많은 세수를 올릴텐데도 사회인프라는 이렇게 열악하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과연 실리콘밸리가 전세계 나라들의 롤모델로 맞을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다.

한편 한국인에게 희망도 보였다. 실리콘밸리 테크 업계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의 숫자가 매년 크게 늘고 있는 것을 갈 때마다 체감한다. 센드버드, 타파스미디어, 몰로코 등 현지에서 쑥쑥 성장하는 한인 스타트업도 많아졌다. K그룹, 82스타트업 등 테크 업계 한인들의 모임도 활발하고 많은 이들이 참여한다.

82스타트업에서 인사말을 하는 사제파트너스 이기하 대표

그래서 현지 테크 기업에서 일하는 젊은 한인 엔지니어들이 창업을 꿈꾼다. 현지에서 열린 82스타트업 행사에는 60여명이 와서 창업자들의 발표를 듣고 있었다. 세마트랜스링크 김범수 대표, 사제파트너스 이기하 대표, 빅베이신캐피탈 윤필구 대표 등 막 창업한 초기 한인 창업가들에게 활발히 조언해 주고 투자하는 이들도 생겼다. 내가 만나본 한인 창업자들은 거의 다 이 분들을 만나서 창업 관련된 조언을 들어본 것 같았다.

한국 스타트업과 창업자들의 역량과 실력도 많이 올라가서 제품, 서비스의 질이나 투자유치에서 실리콘밸리 톱 스타트업들과의 격차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느꼈다. 예전에는 수백억이상 투자받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들으면 살짝 기가 죽었다. 그런데 이제는 한국에도 그 정도 투자를 받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못지 않게 잘 성장하는 훌륭한 스타트업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인도계와 중국계가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인들이 쑥쑥 성장해 한국과 실리콘밸리를 잇는 가교가 되기를 기대한다.

테크기업들이 전세계를 좌지우지하게 된 지금 전세계의 테크 캐피탈이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밸리가 번영을 구가하면서도 한편으로 겪고 있는 몸살은 넥스트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다른 나라의 도시들에게도 뭔가 시사점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11월 17일 at 9:57 pm

버클리VC아카데미 2019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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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UC버클리법대와 함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투자 방식에 대해서 배워보는 버클리VC아카데미를 12/4(수) -12/6(금)에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3일간 갖습니다.

버클리 VC 아카데미는 미국 버클리대학교 교수와 강사진이 국내 벤처캐피털, 스타트업, 대기업 관계자나 변호사를 대상으로 실리콘밸리 VC의 투자 전략과 협상 노하우를 전달하는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됩니다.

2019 버클리VC아카데미 참가신청 링크

애덤 스털링

이 프로그램은 (UC버클리MBA졸업생인) 제가 버클리법대 Executive director인 애덤 스털링을 2016년 11월 그가 서울에 왔을 때 만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토요일 한시간정도의 만남이었지만 쾌활하고 스타트업에 대한 깊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애덤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당시 제게 실리콘밸리의 초기스타트업액셀러레이터로 유명한 500스타트업과 함께 버클리VC딜캠프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들어보러 오라고 했습니다. 전세계의 초기 투자자들에게 실리콘밸리식 투자방법을 가르치는 4일짜리 프로그램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2017년 2월에 직접 가서 들어봤습니다. 4일간 버클리 캠퍼스에서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의 역사와 운영 방식, 투자철학, CB를 통한 초기 투자 방식 등에 대해서 많은 생생한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전세계에서 온 호기심 많은 초기 투자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는 덤이었습니다. 그래서 애덤과 이 프로그램을 한국에서 운영하기로 의기 투합했습니다.

그래서 2017년 12월, 2018년 12월에 두 번 개최했고, 올해 세번째로 버클리VC아카데미를 무역협회의 도움으로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하게 됐습니다.

3일간의 수강료가 2000불로 한국에서는 좀 비싼 편이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버클리의 4일짜리 딜캠프 프로그램은 (항공료와 숙박비 등 여비를 제외하고도) 9200불, 즉 한화로 무려 1천만원이 넘습니다. 그에 비하면 서울에서 휠씬 저렴하게 버클리의 교육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셈입니다.

프로그램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날에는 UC버클리 법-경영 연구센터의 애덤 스털링 센터장과 오렌지 실리콘밸리 데릭 오 프린시펄이 벤처캐피털의 역사, VC들의 투자철학, VC의 역할, 관련 용어, 협상 등 투자 생태계 전반에 대해 실리콘밸리의 사례를 들어 설명합니다.

또 실리콘밸리에서 5년간 코리아벤처창업투자 센터장으로 일했던 한국벤처투자 용윤중 본부장이 한국과 미국 VC 생태계의 차이에 대해서 강연합니다.

둘째 날에는 VC, 창업자, 변호사 등 각자의 입장에서 스타트업 초기투자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모의 투자 협상 워크숍을 통해 배워봅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스터디파이 김태우 대표가 실제 VC들에게 하듯이 IR발표를 하고 질문을 받습니다.

그리고 투자자 역할, 창업자 역할의 각 그룹으로 나눠져서 각각 SAFE, KISS, CB를 통해 어떻게 빠르게 투자결정을 내리고 각자의 입장에서 협상하는지를 그룹별로 경험해 봅니다. (SAFE, KISS는 와이콤비네이터와 500스타트업이 만든 전환사채방식 투자계약서입니다. 초기투자에서 밸류에이션을 하지 않고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투자 조건, 단계에 따라 창업자와 투자자들의 지분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직접 캡테이블을 만들어 실습해봅니다. 대개 투자를 한다고 해도 이렇게 세밀하게 엑셀로 캡테이블을 만들어서 각 투자조건이 변할 때마다 지분이 어떻게 희석되고 엑싯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시뮬레이션을 해보지는 않습니다. 좋은 실습 경험이 될 겁니다.

다음에는 500스타트업코리아 임정민 공동대표 파트너, 세마트랜스링크 인베스트먼트 김범수 대표, 핀다 이혜민 대표를 모시고 실제 투자현장에서는 어떻게 투자결정이 내려지고 진행되는지에 대해 들어봅니다. 임정민 파트너는 실리콘밸리의 엑셀러레이터인 500스타트업의 한국담당 파트너로 활발히 투자하고 있습니다. 스탠포드대출신으로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해 엑싯한 경험이 있고 구글캠퍼스서울의 총괄을 맡기도 했습니다. 김범수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브라이트스톰이라는 교육스타트업의 창업자로 일했으며 지금은 실리콘밸리에 주재하며 활발히 투자하고 있습니다. 핀다 이혜민 대표는 눔코리아 대표를 맡았으며 핀테크스타트업인 핀다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버클리대학교의 데보라 강 디렉터의 투자계약서 협상 부트캠프를 진행합니다. 참가자들이 팀을 이뤄 실제 투자 계약서를 검토하고 협상할 수 있는 모의 투자 세션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어서 스타트업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법무법인 딜라이트의 조원희 변호사가 법률가의 포커스에서 한국 스타트업생태계에 대한 발표를 갖습니다. 신생VC로서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이강준 두나무 파트너스 대표, 브랜던 리 뮤렉스 파트너스 대표, 제현주 옐로우독 대표를 모시고 한국VC업계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서 들어봅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에서 VC로 잔뼈가 굵은 이강준 대표는 두나무파트너스를 이끌며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활발히 투자하고 있습니다. 뮤렉스파트너스는 모빌리티, 반려동물 스타트업 등에 포커스를 두고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신생 투자사입니다. 옐로우독은 요즘 활발히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임팩트투자사입니다. 패널토론은 애덤 스털링이 모더레이터로 이끌어 갑니다.

이처럼 3일간의 버클리 vc 아카데미 과정을 마치면 현장에서 버클리 수료증을 드립니다.

2018년 수료때 사진입니다.

3일간의 과정동안 티타임, 저녁식사(2일째 저녁) 등의 시간을 통해서 같이 공부하는 분들과 교류할 수 있고 연사로 오신 분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실리콘밸리와 한국의 스타트업 투자자들과 좋은 인맥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요즘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은데요. 일부러 버클리까지 가지 않아도 수준높은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라 추천합니다. 장차 VC로서의 커리어를 꿈꾸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겁니다. 어느 정도 영어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분이면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2019 버클리VC아카데미 참가신청 링크

Written by estima7

2019년 10월 24일 at 8:18 pm

거품이 터질 때 주의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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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거품이 걷히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미국의 벤처 투자금액은 지난해 1309억 달러, 약 150조원이 넘을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기업 가치가 1조 2000억원이 넘는 비상장 회사를 뜻하는 유니콘 스타트업도 전 세계에서 거의 400개, 미국에서만 200개 정도가 나왔다. 닷컴 거품이 최고조였던 2000년을 능가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유니콘 스타트업들이 거품 붕괴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처 : NYT

우선 전 세계에서 공유 오피스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위워크가 논란의 주인공이다. 애덤 뉴먼이 2010년 뉴욕에서 창업한 위워크는 소프트뱅크가 투자하면서 기업 가치가 47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한국에 오면 시가총액이 SK하이닉스와 맞먹는 엄청난 기업 가치다. 그런데 창업자 애덤 뉴먼의 방만한 경영과 조 단위 적자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결국 애덤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위워크는 일단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위워크의 기업 가치는 3분의1로 떨어졌다. 이미 상장에 성공한 우버나 리프트, 슬랙 같은 유니콘 스타트업들의 주가도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거기다가 최근 제조업 지수 하락 등 미국 경제의 불황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테크 거품 붕괴 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런 뉴스에 지금부터 19년 전인 2000년 중반을 떠올렸다. 당시 내가 유학으로 실리콘밸리에 인접한 버클리에 갔을 때다. 입학허가서를 받고 갔을 때만 해도 실리콘밸리는 뜨거웠다. 테크 기업에서 쉽게 일자리를 얻고 큰 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가 회자됐다.

UC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원

그런데 내가 거품이 터졌다고 느낀 첫 징조는 가을에 터졌다. 다음해 섬머인턴 채용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하루 전날 시스코시스템스가 모두 취소했다. 이어서 다른 회사들도 채용 인터뷰를 줄줄이 취소했다. 실리콘밸리의 IT회사에서 섬머인턴 기회를 잡을 기회가 없어졌다.

그리고 펫츠닷컴, 웹밴 등 닷컴 회사들이 본격적으로 파산하기 시작했다. 신선식품을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집에까지 30분 안에 배달해 준다고 했던 웹밴은 당시 무려 4억 달러 이상을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받았다. 그리고 상장에 성공해 기업 가치가 48억 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요즘의 유니콘이다. 하지만 8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하며 2001년 파산해 버렸다. 한때 3500명에 이르렀던 직원들은 모두 일자리를 잃었다.

9ㆍ11 테러 사건이 일어났을 때의 경제상황은 더 엄중해졌다.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고속도로에는 차가 줄어 교통체증이 별로 없을 정도였다. 친하게 지내던 동네 아저씨 칼은 “실리콘밸리의 오만함이 터져 버렸다. 실리콘밸리는 다시 재기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말을 내게 했다. 2002년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벤처기업의 상당수는 사기였다는 생각을 했다.

2002년 당시 이런 봉투를 주고 받으며 넷플릭스에서 DVD를 빌려봤다.

그런데 내가 당시에 전혀 못 본 것이 있었다.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 성장하는 회사들이다. 우선 구글이 있었다. 당시 야후 대신 구글로 검색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검색만으로 어떻게 돈을 벌지?” 하는 생각에 나를 포함해 구글의 성장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이 없었다. 또 당시 우편으로 DVD 영화를 보내 주는 넷플릭스라는 서비스가 있었다. 유학 시절 무척 편리하게 이용했다. 내가 졸업하던 2002년 5월 이 회사가 나스닥에 상장됐는데 그때는 전혀 몰랐다. 9ㆍ11 테러가 터진 다음달인 2001년 10월에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을 처음 발표했다. 당시는 테러의 충격이 가라앉지않아서 아이팟이란 제품이 나왔는지 전혀 몰랐다. 한참 지나서야 그때 그런 참신한 제품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시장에 돈이 넘치면 잘나간다는 소문이 난 회사에 유행처럼 돈이 몰리며 거품이 생긴다. 일부 창업자들은 오만함과 허영심에 사로잡힌다. 지나치게 부풀어 오른 거품은 당연히 터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세상은 계속 변화한다. 기술의 진보와 사회의 변화에 맞춰서 새로운 기회를 노리고 도전하는 창업가들은 계속 나온다. 그리고 그런 창업가들이 결국 세상을 또 바꾼다. 내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떠난 암흑기의 실리콘밸리에서 구글, 넷플릭스가 탄생했고, 애플이 다시 재기했고, 모두 수백조의 기업 가치를 가진 공룡이 됐다.

세상의 모든 것은 지나치게 번성하면 기울게 돼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그런 사이클이 또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항상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 성장하는 창업가들이 있다. 거품이 빠지는 과정에서 오히려 옥석이 가려진다. 터지는 거품만을 보고 이면의 진짜 변화와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자. 거품이 터질 때는 오히려 진짜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

2019년 10월 6일 서울신문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여담인데 2002년 5월 넷플릭스가 상장할 때 주식을 1천불어치라도 사두고 묻어놨으면 지금 1억원 가까이 됐을 것 같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10월 12일 at 9:43 pm

[강연동영상]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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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늦은 감이 있지만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9 컨퍼런스의 강연 동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사정상 공개가 어려운 페이스북의 주희상님의 강연을 제외하고 여기 모두 공개합니다. 행사이름은 ‘실리콘밸리’의 한국인이지만 실제로는 뉴욕, LA, 시애틀 등 다양한 곳에서 모셨습니다. 열정과 인사이트가 넘치는 강연을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ODK Media와 함께한 지난 7년을 돌아보며’ 차영준 ODK Media 대표

차영준 대표는 미국에서 헐리우드등 전 세계 영화사 및 방송국등과 일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2011년 ODK Media를 미국 보스톤에서 창업하여 현재 온디맨드코리아(OnDemandKorea)와 온디맨드차이나(OnDemandChina)라는 비디오스트리밍 서비스를 북남미 포함 27개국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ODK Media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80군데가 넘는 방송국 및 제작사등과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여러 유수 투자사로부터 시리즈B(Series B)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였습니다. 이 강연에서는 ODK의 성장과정을 소개하며 스타트업으로서 어떻게 해서 오늘에 이르게 됐는지 돌아봅니다.

‘어디서 살며 무슨 일을 할까’ 이창수 올거나이즈(allganize) 대표

이창수 대표는 모바일 게임 분석 서비스 파이브락스(5Rocks)의 창업자로 2014년 탭조이(Tapjoy)에 인수되었습니다. 이후 3년간 탭조이에서 부대표를 역임하다 2017년 머신러닝을 이용한 기업용 업무 자동화 시스템을 만드는 올거나이즈(Allganize)를 창업하였습니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올거나이즈는 파이브락스 운영 당시에도 투자사였던 일본의 벤처투자사 글로벌브레인 등으로부터 약 11억원(100만달러) 규모의 투자유치를 달성했습니다. 이대표는 이 강연에서 한국, 일본, 미국에서 일하고 창업한 경험과 함께 올가나이즈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어떤 문제를 풀려고 하는지 소개합니다.

‘어떻게 증강현실이 일터를 바꿔놓을까’ 이진하 Spatial CPO

이진하 CPO는 디자이너이자 공학자로, 현재 원격공간을 증강현실로 연결해, 새로운 방식의 협업을 가능케 하는 Spatial 을 공동창업하여 최고제품책임자 (CPO) 를 역임하고 있습니다. MIT 미디어랩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최연소 수석연구원과 그룹장을 맡았습니다. 이후 스페이셜(Spatial)을 창업, 우버와 링크드인 창업자, 삼성 넥스트 등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MIT 미디어랩 재학 당시 손을 화면 안에 넣어 조작 할 수 있는 3차원 컴퓨터 스페이스탑(SpaceTop), 만질 수 있는 픽셀 제론(ZeroN) 등의 작업으로 화제가 되어, TED 에 초청받아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대표는 이 강연에서 본인이 어떻게 해서 뉴욕에서 창업하게 되었는지를 소개하고 스페이셜이 만드는 증강현실 기술이 어떻게 일터의 모습을 바꿔놓을지를 이야기합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의 진화 및 트렌드’ 김윤 SKT AI 리서치센터 센터장

김윤 센터장은 지난 20년 간 학계와 산업계 모두에서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위한 머신 러닝 기술 연구 개발에 참여해 왔습니다. SK 텔레콤 이전에는 Apple의 Siri/iOS 음성인식개발팀장으로서 내장형 및 클라우드 기반의 음성 인식 개발 팀을 이끌었으며, 이후 Apple HomePod의 인공지능 개발을 총괄하였습니다. 그는 2013년 Apple이 인수한 모바일 음성 기술 스타트업  Novauris Technologies의 CEO로서 재직하였습니다. 김윤 센터장은 KAIST에서 전기전자공학 학사를,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전기전자공학 박사를 취득하였고, 2002년에는  문자를 음성으로 전환하는 서비스 ‘TTS(Text-to-speech)’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네오스피치(NeoSpeech)를 창업하기도 하였습니다. 김센터장은 강연에서 인공지능의 진화과정을 소개하고 그가 직접 일했던 애플에서 인공지능을 제품에 적용한 경험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실리콘밸리의 푸드테크 이야기’ 김소형 스탠포드 박사

김소형 박사는 현재 스탠포드의 디자인 프로그램에서 푸드 디자인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시스코와 메르세데스 벤츠, 파나소닉 랩을 거쳐 스탠포드 및 버클리의 학위과정 후 스탠포드에 조인하였습니다. 스탠포드에서는 “Future of Food, Restaurant, and Kitchen” 연구를 하고 있으며 “FoodInno Symposium”를 통해 미래의 푸드 이노베이터들과 만남의 장을 열고 있습니다. 김박사는 강연에서 실리콘밸리에서 최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푸드테크 혁신 트렌드에 관해서 이야기합니다.

‘Making a Bigger Impact’ 백원희 스포티파이(Spotify) User Researcher

백원희님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Senior User Researcher로 일하고 있습니다. Spotify 전에는 IBM과 Continuum Innovation에서 사용자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담당했습니다. 서강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를, 뉴욕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 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원희님은 강연에서 한국에는 잘 알려져있지 않은 세계최대의 뮤직스트리밍서비스 스포티파이에 대해서 소개하고 ‘조직에서 영향력을 갖추는 방법’이란 주제로 스포티파이의 의사결정과정과 조직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전 세계 사랑을 받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특별한 것이 있다?!’ 김동욱 테슬라 엔지니어링 매니저

김동욱 매니저는 자동차 무선 시스템을 포함한 스마트 폰을 위한 RF 하드웨어 설계 및 구현 분야에서 20년 가까이 종사한 전문가입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자동차 제조 기업 테슬라에서 하드웨어 시스템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애플, 브로드컴(Broadcom), 모토로라(Motorola)에서 RF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담당했습니다. 단국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김매니저는 강연에서 본인의 애플, 테슬라 근무 경험을 통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제품을 만드는 두 회사에 어떤 독특한 문화가 있는지 소개합니다.

‘아마존과 나의 성장 이야기’ 박정준 이지온 글로벌 대표

박정준 대표는 아마존의 시애틀 본사에서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무려 12년을 근무하며 아마존이 하나의 스타트업에서 세계 1위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하고 경험했습니다. 8개 부서와  5개 직종을 거치며 성장, 아마존에서 보고 배운 원리들과 아마존의 플랫폼을 활용해 2015년 독립하였고 관련 경험을 담은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를 최근에 출간하였습니다. 박대표는 강연에서 본인의 경험담을 섞어서 세계최대의 기업으로 성장한 아마존의 독특한 기업문화와 혁신비결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패널토크 1- 창업가가 말하는 진짜 혁신은 무엇일까

위 동영상은 창업가 세션의 토론입니다. 임정민 500 스타트업 코리아 대표의 사회로 차영준대표, 이창수대표, 이진하CPO가 토론했습니다.

패널토크 3 – 혁신 기업 속에서 성장한 우리 이야기

위 동영상은 세번째 세션의 토론시간입니다. 제가 사회를 보고 백원희님, 김동욱 매니저, 박정준 대표가 토론에 임했습니다.

세계 첫 테크 앰버서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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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으로 일하면서 의외로 다양한 국가의 대사들을 만날 기회가 있다. 어느 나라나 혁신기업을 키우는 것이 숙제이고 그런 의미에서 주재하고 있는 상대국가의 스타트업생태계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문의가 와서 한국스타트업생태계에 대해서 설명해주며 대화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적어도 수십명의 각국 대사분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외교부 분들을 포함해 외교관들은 사실 스타트업생태계에 대해 그렇게 잘 알지는 못한다. 그런데 2019년 3월22일 오늘 처음보는 독특한 직함을 가진 대사를 만났다.

덴마크의 캐스퍼 클링어 ‘테크’ 대사다. 세계 첫 테크 대사the world’s first tech ambassador라고 한다.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나 UN본부가 있는 뉴욕이 아닌 실리콘밸리에 파견된 대사다. 사무실이 실리콘밸리의 심장인 팔로알토에 있다.

덴마크가 세계 최초로 기술과 디지털 세계에 대사를 임명했다. 일명 ‘테크 대사'(tech ambassador∙ambassador for technology and digitization)다. 덴마크 외교부는 현직 인도네시아 대사인 카스퍼 클루느(Casper Klynge)를 테크 대사로 임명했다고 2017년 5월25일 발표했다. 덴마크 테크 대사는 세계적인 디지털 기술 발전이 덴마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기술 업계와 밀접하게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술 분야에서 활약하는 기업, 연구기관, 국가, 도시, 기관 등 모두 테크 대사가 아우르는 분야다.

덴마크 세계 최초로 실리콘밸리에 ‘테크 대사’ 임명- 네이키드 덴마크

덴마크대사관 IDCK 혁신담당관인 마틴 루네 혹서의 부탁으로 클링어 대사와 패널 토론을 하는 자리에 나갔다. 나는 사실 6년전에 실리콘밸리에 살면서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총영사분을 몇 번 만난 일이 있다. 실리콘밸리 생태계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그 분을 보며 나는 “아예 실리콘밸리에 정식으로 대사가 나가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 일이 있다. 항상 실리콘밸리처럼 되자고 외치지만 정작 실리콘밸리 생태계의 실제 모습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현지 핵심 인사들과 접점이 없는 본국 정부의 고위관료에게 실리콘밸리를 잘 이해하고 다리역할을 하는 인사를 ‘대사’라는 상징적인 타이틀을 부여해 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런 대사를 정말 덴마크가 만든 것이다.

그런데 그는 IT업계에 종사한 경험은 없는 직업외교관이다. 실리콘밸리 부임전에는 사이프러스와 인도네시아 대사로 근무했다고 한다. 우리 같았으면 직업 외교관이 아니라 관련 경험이 있는 다른 부처 고위관료나 업계 명망가를 보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젊은 외교관을 보내다니 좀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후 실리콘밸리의 테크기업들을 만나고 전세계의 혁신지대를 순방하고 현지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미디어 인터뷰를 할 때마다 ‘세계최초의 테크 앰버서더’라고 주목을 받는다.

실리콘밸리에서 1년반 넘게 살면서 어떤 인상을 받았을까 궁금해서 물어봤다. 첨단 기술과 혁신기업에 대해 감탄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그는 엄청난 부를 쌓은 팔로알토 한 켠에 밀려나 가난하게 모빌홈에서 사는 사람들의 문제를 이야기했다. 거대테크기업들의 독점적 지위, 공정하지 못한 세금문제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 테크대사의 역할이 단순히 덴마크에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가져오는 것뿐만 아니라 디지털기술이 사회에 가져오는 변화를 이해하고 큰 테크기업들과 소통하는 것이란 점을 느꼈다. 유럽인의 시각은 역시 미국인과 다르다는 점도 느꼈다.

한국도 언젠가는 덴마크 테크 대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코리안 테크 대사를 세계 곳곳에 파견하길 바란다. 신남방 정책으로 동남아시아에 혁신생태계를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는 외교관을 파견한다는 얘기를 들은 일이 있는데 멋지게 성공하길 바란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3월 22일 at 10:41 pm

2017년 9월 실리콘밸리 방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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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를 보통 일년에 2번쯤 방문하고 있다. 지난 2월에 이어 또 9월에 개인적인 일로 일주일정도 다녀왔다. 다니면서 느끼는 것을 그때그때 가볍게 페북에도 메모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사라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지난 2월의 가벼운 방문기에 이어서 이번에도 사진위주로 방문후기를 빠르게 적어놓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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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우선 역대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컨퍼런스에 참가했던 분들과 저녁을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버링게임으로 옮긴 타파스미디어 김창원대표가 기꺼이 장소와 음식, 음료를 제공해줬다. 칼트레인역앞 지척에 있는 사무실은 밖에서 보면 뒷골목 창고 같은데 안에 들어가니 이렇게 멋진 사무실이 나왔다.Screen Shot 2017-10-07 at 6.31.06 PMScreen Shot 2017-10-07 at 6.31.38 PM

각자 근황을 업데이트하면서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 등에 대해서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문화는 그야말로 회사마다 각양각색인데 한국에서는 너무 “평등하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라고 천편일률적으로 보는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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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트레인을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올라가면서, 공항으로 101고속도로를 타고 가면서, 혹은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찍은 사진이다. 베이에어리어 전체가 이처럼 건설붐이다. 아직도 실리콘밸리의 호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무실, 상가, 주택, 호텔 등의 건설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애플의 신사옥, 애플파크의 공사가 끝났고, 엔비디아 사옥도 곧 공사가 끝난다. 하지만 구글, 테슬라, 페이스북 등이 계속 회사가 팽창하면서 새 사옥 건설계획을 밝히고 있다. 내가 만난 테슬라분은 인원이 불어나 엄청나게 좁아진 사무실에서 모두 낑겨서 일한다고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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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앞을 지나면서 찍은 샌프란시스코 에어비앤비의 사옥이다. 날씨는 좋았지만 평소 베이에어리어답지 않게 이번 9월중순은 너무 더웠다. 그 동네에서 열대야를 느껴보기도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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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반년만에 만난 전 에버노트 아태지역부사장 트로이 말론은 에버노트 창업자 필 리빈이 만든 스타트업스튜디오 All Turtles에 새로 조인해서 아주 활기찬 모습을 보여줬다. All Turtles는 일종의 스타트업엑셀러레이터인데 에버노트출신 디자인 전문가들이 특히 많다고 한다. 초기 스타트업들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식으로 유명한 창업자들이 투자회사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를 만드는 것이 요즘 실리콘밸리의 큰 트렌드다. 워낙 펀딩이 잘 되는 분위기라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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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 주에 비즈니스스쿨 수업을 들으러 샌프란시스코에 온 동생과 조우했다. 그리고 동생의 클래스메이트인 조나단 시걸을 만났다. 엄청 흥미로운 인물이다. 그는 스타트업 연쇄 창업자다. 자신이 만든 스타트업을 여러번 엑싯하고 Xenon Ventures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초기 스타트업을 인수해서 비즈니스를 빠르게 확장시키는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투자가 아니고 ‘인수’를 한다. 그렇게 6개 정도 스타트업을 인수해서 조언하면서 회사를 키우고 또 매각하는 모델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가족과 함께 도쿄로 이주해서 살고 있다. 아시아에 관심이 많고 배워보고 싶어서 이사간지 일년이 됐다고 한다. 자녀가 8명이며 제일 큰 애가 13살인데 놀라운 것은 일본을 제대로 배우라고 모두 일본의 공립학교에 넣었다고 한다. 이 동네는 정말 독특한 인재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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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베이슨캐피털 윤필구대표의 소개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인상적인 스타트업 창업자 굿타임의 문아련대표. 실리콘밸리IT대기업들을 위해 채용인터뷰 스케줄링 최적화 기능을 개발해 제공하는 B2B서비스회사를 하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에서 공부하고 샌프란시스코로 와서 창업. 

굿타임에는 빅베이슨, 월든 등이 2백만불을 투자했다. 고객은 에어비앤비, 스트라이프 등 실리콘밸리의 유니콘스타트업들. 일년에 수백~수천명대의 개발자를 채용하는 실리콘밸리기업들을 위한 채용스케줄링 SW를 개발한다.

이런 실리콘밸리기업들은 하루에도 수십명이상씩 개발자를 불러서 인터뷰한다. 이들을 불러서 내부 개발자들이 면접을 보도록 하는 것이 HR담당자들의 업무인데 내부 수백~수천명의 개발자와 면접후보자를 스킬셋을 적절히 연결해서 인터뷰하게 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에어비앤비 같은 기업들은 굿타임의 SW를 사용한 뒤로 면접자-내부개발자 자동 추천, 매칭 및 인터뷰초청메일 등을 자동화해서 HR담당자들의 잡일을 크게 줄여줬다고 한다. 벌써 직원이 20명가까이 될 정도로 급성장중인 회사. 한국에도 지사를 내려고 준비중이다.

굿타임 문아련대표는 원래 개발자가 아닌데도 코딩을 배워서 좋아하게 됐다고. 그래서 무아지경으로 코딩하다가 이런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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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타임은 샌프란시스코의 로켓스페이스라는 코워킹스페이스에 있다. 입주 스타트업들을 위해 이런 식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듯 싶다. (뭐 이제는 서울 테헤란로의 디캠프, 마루 180 등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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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만에 방문한 샌프란시스코의 변화는 여기저기 자리잡은 포드의 공유자전거 Gobike였다. 시민들이 많이 사용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엄청나게 많이 깔아놓았다. Scoot라는 전기스쿠터도 여기저기 보였다. 모두 스마트폰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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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는 여전히 대세다. 이제 미국의 공항들은 좋은 위치에 라이드쉐어링앱을 위한 픽업존을 만들어놓고 있다. 위는 산호세공항의 우버존인데 Smartphone App Rides라고 써있으며 공항터미널문을 나서서 거의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친구차를 빌려타서 그렇게 많이 우버를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가끔 사용할 때는 그 편리함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산호세 인근 주택가에서 공항에서 가려고 새벽 5시쯤 호출했는데도 불과 3~4분만에 차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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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마켓에 가니 우버기프트카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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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도 엄청 늘어난 듯 싶다. 테슬라는 너무 흔한 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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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의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 겸용 주차공간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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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쇼핑몰들도 전기차 주차공간을 많이 늘렸다고 적극적으로 광고를 하는 것을 봤다. 산호세의 밸리페어몰이다.

전기차에 전혀 관심이 없어보이던 지인분도 닛산 리프를 사셨다고 해서 물어보니 길이 너무 막혀서 전기차를 사면 카풀차선을 이용할 수 있어서 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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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북스토어도 실리콘밸리에 입성했다. 산호세 산타나로에 들어갔다. 시애틀에서 본 아마존북스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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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위세를 떨치면 떨칠수록 기존 오프라인 유통상점들은 큰 타격을 입는 것이 느껴졌다. Fry’s라는 전자제품 양판점에 들렀는데 매장이 너무 썰렁하고 진열된 상품관리가 허술했다. 옛날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얼마 못 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베스트바이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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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유명한 스타트업인큐베이터인 플러그앤플레이에도 오랜만에 잠깐 들렀다. 이곳은 외부방문자에게 냉랭한 다른 실리콘밸리 VC나 액셀러레이터들과 달리 해외에서 온 사람들을 환영하고 사무실을 잘 투어시켜준다. 그렇게 해서 실리콘밸리에 접점을 마련하고 싶어하는 해외정부, 기업 등에 스폰서를 받는 것이 비즈니스모델이다.

이 사업이 예전보다 휠씬 잘되고 있다는 것을 벽면에 붙은 스폰서기업 로고를 보고 느꼈다. 내가 예전에 봤던 것보다 휠씬 더 늘었다. 일본, 중국, 유럽기업 등이 많다. 이날도 일본, 중국 등에서 견학온 사람들의 행렬이 여기저기에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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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보니 지인 몇분이 집을 구입했다. 천정부지로 뛰는 실리콘밸리 집값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도저히 내리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좀 무리해서 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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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IT기업에 계신 분들과 이야기하면서 주요 화제는 언제 이 열기가 꺾일 것인가였다. 집값은 떨어질 줄 모르고 길은 갈수록 더 막히고… 그래도 이 거품(?)이 곧 터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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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집에서도 내가 실리콘밸리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테슬라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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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페이먼트 분야에서도 점점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 이런 단말기를 가지고 나오는 곳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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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들과도 Catch up을 했다. 위는 9월11일이 생일인 트랜스링크 음재훈대표의 생일축하 파티, 아래는 쿠팡, 미미박스, 비바리퍼블리카 등 많은 한국스타트업에 투자한 굿워터캐피탈의 에릭 김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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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짬을 내서 남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 다녀오기도 했다. 위는 토요일 아침 일찍 방문한 다니엘 리의 피플스페이스라는 코워킹스페이스. 어바인 존웨인공항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스타트업공간이다. 다니엘 리는 지난 캘리포니아출신의 창업가로 이 피플스페이스를 공동창업했는데 지난 일년동안은 가천대학교 창업담당 초빙교수로 나와있다가 다시 어바인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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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의 부촌중 하나인 뉴포트비치의 멋진 뷰는 여전하다. 이 동네야 말로 테슬라가 실리콘밸리보다 더 많은 것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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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위와 같은 대략 일주일여의 일정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를 뒤로 하고 서울로 복귀! 이게 휴가로 다녀온 것인데… 쓰고 보니 내가 과연 휴가를 다녀온 것인지 좀 헷갈리기는 한다. 실리콘밸리는 서울을 제외하고 내가 아는 사람이 가장 많은 동네라고 할 수 있겠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10월 7일 at 9:30 pm

인공지능(AI)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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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VC인 앤드리슨호로비츠의 프랭크 첸이 만든 ‘AI의 약속’이라는 프리젠테이션. 인공지능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산업현장에 적용되서 세상을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 46분간에 걸쳐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인공지능의 역사와 딥러닝에 대해서 알기 쉽게 잘 설명해서 화제가 됐던 지난해 그의 동영상의 후속편이다.)

특히 그는 1970년대에 나온 관계형 데이터베이스가 나중에 모든 소프트웨어에 적용되면서 많은 정보를 저장하고, 분류하고, 계산하는데 도움을 준 것처럼 인공지능기술도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인공지능은 많은 일들을 저렴하게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한다. AI makes it cheap…이라는 것이다. 사람을 써서 많은 돈을 들여서 하던 일을 큰 돈 안들이고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다는 뜻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치열하게 인공지능스타트업을 만나고 투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인만큼 통찰력있게 인공지능기술이 여러 분야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설명한다. 그 중 몇가지 내게 인상적인 것들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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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사물을 인식하는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핀터레스트 같은 서비스에 사진안의 사물을 인식하고 비슷한 온라인쇼핑몰의 제품을 추천해주는 기능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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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보이는 사진을 보고 보통 인간이라면 식탁이라는 정도까지만 구별해 낼 것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Eames라는 유명한 디자이너의 작품이라는 것까지 알고 비슷한 제품을 추천해준다.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까지 다 파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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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인공지능에게 보여주면 사진 설명을 적절하게 써준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일련의 사진을 보여주면 그 진행 맥락에 맞는 스토리도 만들어낸다. 알고리듬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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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단순히 기사만 써주는 것이 아니다. 요리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인공지능에게 보여주면 각 적절한 부분을 사진으로 분석, 편집해서 요리책처럼 만들어 준다. 사람에게 시키면 하루종일 걸릴 일인데 순식간에 해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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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고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어떤 사물을 묘사한 텍스트를 주면 사진 같은 그림을 만들어준다. 위는 “뾰족한 부리를 가진 노란 새”같은 텍스트에 따라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그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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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제품 스케치만 제공했는데 인공지능이 색깔 등을 채워놓은 것이다. 디자이너의 역할도 상당부분 대신한다.

인공지능은 영화 예고편 편집도 한다. 위는 IBM왓슨이 많은 공포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학습한 다음에 자동으로 생성한 영화 Morgan 예고편이다. 그럴 듯 하다. 사람의 일을 많이 덜어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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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피드는 수많은 동영상중에 어느 동영상이 어느 나라에서 잘 먹힐지를 인공지능으로 파악해 번역한다. 내가 10여년전에 신문사에서 일할 때 매일 나오는 수백개의 신문 기사중에서 영어판, 일본어판, 중국어판으로 번역할만한 기사를 골라내는데 편집자들이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 한국에 대한 뉴스라지만 각 나라 독자마다 관심을 갖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을 잘 골라내야 조회수가 높아진다. 그런데 이제 인공지능에게 시키면 순식간에 알아서 잘 찾아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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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페이지짜리 자료를 읽고 요약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인공지능이 내게 온 자료들을 순식간에 읽고 요점만 정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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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과정에서 상대방이 트럭 하나분의 증거자료를 쏟아놓고 갔다. 수십명을 동원해서 다 읽어봐야 할 판이다. 하지만 이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인공지능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계가 다 자료를 읽어보고 문제가 될 만한 부분만 찍어주니 그것만 보면 된다.

동영상에 나온 내용중 몇가지만 소개했는데 프랭크 첸은 이런 방식으로 인공지능이 가져올 현장의 변화에 대해서 설명한다. 모두 실제 개발되서 서비스되고 있는 것들을 사례로 든 것이다. 그럼 이런 변화에 각 조직의 리더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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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첫번째로 수많은 인공지능 툴에 대해서 배우라고 권한다. 텐서플로우 등 많은 인공지능 툴이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고 매주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어떤 툴이 있고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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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직내의 사람들을 인공지능에 익숙해지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수많은 온라인강의가 있는등 리소스는 넘치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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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해 배운 사람들이 그것을 조직내에서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여유'(room)을 주라고 한다. 한 일본의 엔지니어가 오이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위해 인공지능 오이 자동분류시스템을 만든 것처럼 이런 아이디어들이 여기저기서 마음껏 꽃피우게 하는 환경을 만들라는 것이다.

어쨌든 흥미로운 동영상이라 공부가 많이 됐다. 나는 20년전 신참기자일때 사진 설명을 쓰는 것 같은 단순업무를 한 경우가 많았다. 그때 반복적인 업무가 지겨워서 항상 컴퓨터로 어떻게 자동화할 수 없을까 하는 상상을 했었다. 지금이라면 정말 많은 것을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5년, 10년뒤는 정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8월 19일 at 11:33 pm

2017년 2월 실리콘밸리 방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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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통 업무나 정보수집차 1년에 평균 2번 정도씩 실리콘밸리를 다녀온다. 예전부터 쭉 정보기술(IT)업계에 있는 사람은 그래야 최신 트렌드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다. 미국에서 만나는 업계사람들도 비슷한 얘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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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버클리법대에서 열리는 벤처캐피털딜캠프라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2월중순에 실리콘밸리지역을 다녀왔다. 매번 갈 때마다 실리콘밸리의 혁신력은 더욱 강해지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각종 혁신서비스가 일상 곳곳에 침투되어 있고 활발한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출장의 방법을 바꾼 우버와 에어비앤비

예를 들어 지난해부터 내 미국출장의 방법 자체가 바뀌고 있다. 우선 렌트카를 전혀 빌리지 않게 됐다. 대신 우버를 사용한다. 예전에 출장 갈 때는 미리 며칠전에 렌트카를 예약했다. 도착해서 공항에서 나와서 렌트카 사무실까지 셔틀열차나 셔틀버스를 타고 간다. 가서 줄을 선 다음에 복잡한 서류작성과 사인을 하고 차를 인도받는다. 보통은 이 과정이 한시간쯤 걸린다. 기름을 채워서 반납하고 보면 단 며칠을 써도 몇백불의 비용이 든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렌트카를 빌리는 과정이 이제는 전혀 필요없게 됐다. 그냥 스마트폰을 꺼내서 우버앱으로 행선지를 입력하고 차를 부르면 된다. 이번에는 공항 출국장에서 나오면서 차를 부르면 5~10분쯤 걸리겠거니 하고 나오기 직전에 여유있게 미리 불렀는데 차가 2분만에 오는 바람에 황급히 차가 있는 곳으로 뛰어 나가느라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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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에서 샌프란시스코 공항까지 우버를 호출한 경우. 왼쪽이 합승인 우버풀, 오른쪽이 혼자 타고 가는 우버X가격이다.>

또 이번에 보니 우버의 앱 디자인이 많이 달라졌다. 행선지를 입력하면 혼자서 타고 가는 것(우버X)와 합승을 하는 것(우버풀)의 요금과 도착시간을 비교해서 보여준다. 공항에서 팔로알토까지 가는데 합승을 하면 혼자타는 것보다 10불이상이 더 싸다. 대신 시간은 10여분 더 걸린다. 시간여유가 있어서 우버풀을 선택했더니 중간에 다른 사람을 태워서 간다. 예전에 택시를 이용하면 팁을 포함해서 100불은 줘야 할 거리를 28불만 내고 갔다.

우버는 이제 사람들의 일상에 완전히 자리잡았다. 우버 운전사도, 승객도, 더이상 우버를 신기해 하지 않는다. 당연하다는듯이 이용한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브라이트스톰의 김범수대표는 “우버 덕분에 저녁에 술 약속이 있을때 너무 편해졌다. 음주운전이 많이 줄었들었다”고 말할 정도다. 이제는 실리콘밸리에서 우버가 거품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최근 전 직원의 성희롱고발과 구글의 자율주행차 자회사인 웨이모의 우버소송 등 갖은 스캔들이 끊이지 않지만 우버의 성장세만큼은 정말 감탄스럽다.

3년도 안되는 사이에 직원수가 9백명에서 1만2천명이 된 우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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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에 막 새로 이사한 샌프란시스코의 우버 본사에 방문한 일이 있다. (위 사진은 그때 대외담당 나이리와 찍은 것.) 그때 나이리가 우버직원이 전세계에 9백명쯤 된다고 해서 “앱 하나를 만드는 회사가 직원이 정말 많다”는 생각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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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가 새로 빌려서 전체를 쓰고 있는 20층 빌딩>

그런데 지난 2월 방문했을때 보니 추가로 샌프란시스코의 20층 빌딩 전체를 빌려쓰고 있고 추가로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에 신사옥을 짓고 있다고 했다. 직원수가 몇명이냐고 물어보니 1만2천명쯤 된다고 한다. 3년도 안되는 사이에 1만명 넘게 늘어난 것이다. 그중 엔지니어가 4천명쯤 된다고 한다. 이런 우버를 택시나 부르는 O2O회사라고 과소 평가해서는 안된다. 우버는 미래에 구글, 페이스북 못지 않은 회사가 될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의 위기를 잘 넘긴다는 가정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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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내 출장의 패턴을 바꾼 것은 에어비앤비다. 이번에 실리콘밸리의 중심인 팔로알토에 묵으려고 하니 웬만한 호텔은 1박에 4백불이 넘었다. 한국돈으로 1박에 50만원이 넘는 돈이다. 교통이 불편한 곳에 있는 허름한 모텔도 2백불이 넘었다. 그래서 에어비앤비를 찾아봤고 다운타운에서 걸어서 7분정도 되는 거리의 조용한 집의 방을 하나 빌렸다. 집주인인 백인 청년은 친절했고 방도 깨끗했다. 3박에 40만원 정도를 지불했다. 예약하면서 개인여행이 아니고 비즈니스출장이라고 했더니 에어비앤비는 50불짜리 쿠폰을 주면서 주변 직장 동료들에게도 알려주라고 했다. 이제는 비즈니스출장자들도 에어비앤비를 자주 쓰게 되지 않을까.

새로운 서비스의 베타테스트장인 실리콘밸리

이밖에도 실리콘밸리는 새로운 스타트업의 실험장이라는 느낌이다. 팔로알토 중심에 있는 베타라는 상점은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같은 곳에 나온 신기한 제품만 모아놓고 파는 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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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스시집에 갔더니 좌석마다 타블렛이 있고 그것을 통해서만 음식을 주문하도록 되어 있다. 기다리는 사람들은 Waitlist.me라는 스타트업이 만든 서비스를 이용해 타블렛에 등록하고 자동으로 대기번호를 문자메시지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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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Telepresence 로봇을 파는 Beam의 팔로알토 무인매장에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직원들은 모두 원격으로 어딘가 다른 곳에 있다.)

샌프란시스코 곳곳에는 스마트폰앱으로 30분에 3불을 내고 빌려타는 전동스쿠터가 있다. 타보고 싶었는데 비가 와서 좀 위험할 것 같아서 포기.

인도계가 점령한 스티브 잡스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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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본사가 있는 쿠퍼티노는 내가 살던 4년전보다 인도계인구가 더욱 늘어난 것 같다. 쿠퍼티노도서관에서 문득 밖을 내다보면서 내가 지금 실리콘밸리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인도의 어느 동네에 있는 것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샌프란시스코로 몰리는 스타트업들

샌프란시스코로의 스타트업 집중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내가 아는 많은 스타트업이 남쪽 실리콘밸리지역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사무실을 옮겼다. 공기품질을 측정해주는 스마트기기 어웨어의 노범준대표도 최근 사무실을 팔로알토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옮겼다. 더 좋은 인력을 뽑을 수 있어서라는 것이다.

역시 2년전에 만난 거스토Gusto라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핀테크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은 그사이 직원이 50명에서 4백여명으로 늘어났다. 거스토도 팔로알토에서 샌프란시스코로 2년전에 이사온 스타트업이다. 그새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겨 유니콘스타트업이 됐다. 한국계 에드워드 김이 CTO다.

각종 도구를 이용해 단순업무를 자동화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

이들 실리콘밸리 회사들은 핵심이 아닌 일은 모두 외부서비스나 도구를 이용해 자동화한다. 예를 들어 이번에 내가 방문한 테슬라, 우버부터 작은 스타트업들까지 입구에서 타블렛을 하나 놓고 엔보이라는 서비스를 이용해 손님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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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렛에 이름을 입력하고 만나려고 하는 직원을 선택하면 비밀유지서약서가 나오면서 사인하게 한다. 그리고 카메라로 얼굴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출입용 배지스티커가 인쇄된다. 그리고 만나려고 하는 직원에게 자동으로 문자로 통지된다. 입구에 앉아있는 직원과 아예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실리콘밸리에서 투자자로 일하는 이준원씨는 “한국스타트업은 비슷한 일을 하는데 실리콘밸리스타트업보다 더 많은 인력이 들어가는 것 같다”며 “실리콘밸리에서 핵심에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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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엔지니어들

스타트업붐속에 구글, 페이스북 같은 안정된 대기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스타트업으로 옮기거나 창업하는 경우도 많다. 한인엔지니어들도 마찬가지다. 한 구글의 지인 엔지니어는 매직리프라는 증강현실(AR)기술개발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다. 이 회사는 아직 제품을 공개하지도 않았는데 투자받은 돈이 1조5천억원이 넘고 직원수는 1천명이 넘는다. 또 지난 1월 테슬라에서 나와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팬텀아이를 창업한 조형기박사도 많은 벤처캐피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가상현실 등 새로운 기술기업에 관심이 커지고 대기업의 인수합병 타겟이 되면서 투자도 늘어나는등 기회가 넘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스타트업 폭발현상은 계속될 듯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이 실리콘밸리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엔지니어를 해외에서 조달해온 많은 실리콘밸리회사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 아직 영주권을 받지 못하고 취업비자상태인 사람들이나 학교를 졸업하고 OPT(임시취업)비자로 인턴으로 일하며 구직중인 사람들은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하지만 실리콘밸리투자생태계 자체는 계속 뜨거울 전망이다. 중동의 오일달러와 중국자본 등 실리콘밸리 생태계로 돈이 계속 모이고 있고 기존 IT대기업이외에도 GM, 유니레버 같은 전통 기업들이 스타트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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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회를 타고 지금까지 1천6백여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한 500 스타트업의 데이브 맥클루어는 앞으로 4~5년뒤에는 일년에 1만개씩의 스타트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폭발현상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스냅챗의 스냅의 25조원규모의 상장(IPO)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었다. 이 상장이 성공한다면 많은 유니콘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상장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었다.

반면 이같은 호황의 그늘도 있다. 샌프란시스코나 버클리에 눈에 띄게 홈리스가 늘어난 느낌이 들었다. 비가 오는 쌀쌀한 날씨에도 여기저기 자리를 깔고 잠을 청하는 홈리스들이 많이 보였다. 엄청난 연봉을 받는 소프트웨어엔지니어들 사이에 이런 홈리스들이 공존하는 곳. 교사, 소방관 등 보통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살 수 없을 정도로 말도 안되게 집값과 집세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곳이 실리콘밸리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3월 13일 at 10:10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