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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인식 감시사회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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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중국 윈난 여행에서 느낀 것 또 한가지 공유. 여행지에 정말 사람이 많다. 인산인해.

그런데 열차를 이용할 때마다 아주 엄격하게 본인 확인을 한다. 신분증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얼굴로 인증한다.

중국의 주민증 같은 신분증을 올려놓고 얼굴을 카메라로 인증하고 개찰구를 들어간다. 처리속도가 아주 빠르다. 외국인이나 얼굴인증이 안되는 사람들은 한쪽에서 사람이 일일이 여권, 신분증을 대조하고 입장시킨다.

열차표는 미리 Trip.com에서 구매했다. 매번 역 창구에서 일행 전원의 여권을 제출하고 표를 받아야 한다.

본인 확인용 얼굴인식 시스템을 어디에나 있다. 다리의 숭성사 삼탑 입장할 때도 그렇고,

옥룡설산에서 공연을 보러 입장할 때도 그렇고,

옥룡설산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탈 때도 이렇게 확인했다.

워낙 여기저기 카메라도 많고 감시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리장의 고성은 실시간으로 고성안에 있는 유동인구수를 집계해서 보여주는 상황판이 있었는데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호텔에 체크인할 때도 투숙객 전원의 여권을 받아서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 같았다. 호텔에 따라서는 얼굴인식 시스템으로 본인 확인이 가능한 곳도 있었다. 즉, 중국인들은 정부 몰래 어딘가 여행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았다.

이처럼 중국은 엄청난 얼굴인식 데이터를 전국민으로부터 확보하고 매일처럼 역이나 호텔 등에서 첨단 인공지능기술을 적용해 국민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중국의 얼굴인식 인공지능 기술이 세계 최고이고 조단위 가치를 지닌 유니콘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몇 개나 된다는 것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중국을 여행하다보면 너무나 자본주의적인 모습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초감시사회’ 중국의 모습을 접하면 확실한 공산주의 국가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인들은 이런 얼굴인식 기술에 벌써 무감각해진 것 같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8월 19일 at 9:46 pm

중국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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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동영상]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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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늦은 감이 있지만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9 컨퍼런스의 강연 동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사정상 공개가 어려운 페이스북의 주희상님의 강연을 제외하고 여기 모두 공개합니다. 행사이름은 ‘실리콘밸리’의 한국인이지만 실제로는 뉴욕, LA, 시애틀 등 다양한 곳에서 모셨습니다. 열정과 인사이트가 넘치는 강연을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ODK Media와 함께한 지난 7년을 돌아보며’ 차영준 ODK Media 대표

차영준 대표는 미국에서 헐리우드등 전 세계 영화사 및 방송국등과 일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2011년 ODK Media를 미국 보스톤에서 창업하여 현재 온디맨드코리아(OnDemandKorea)와 온디맨드차이나(OnDemandChina)라는 비디오스트리밍 서비스를 북남미 포함 27개국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ODK Media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80군데가 넘는 방송국 및 제작사등과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여러 유수 투자사로부터 시리즈B(Series B)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였습니다. 이 강연에서는 ODK의 성장과정을 소개하며 스타트업으로서 어떻게 해서 오늘에 이르게 됐는지 돌아봅니다.

‘어디서 살며 무슨 일을 할까’ 이창수 올거나이즈(allganize) 대표

이창수 대표는 모바일 게임 분석 서비스 파이브락스(5Rocks)의 창업자로 2014년 탭조이(Tapjoy)에 인수되었습니다. 이후 3년간 탭조이에서 부대표를 역임하다 2017년 머신러닝을 이용한 기업용 업무 자동화 시스템을 만드는 올거나이즈(Allganize)를 창업하였습니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올거나이즈는 파이브락스 운영 당시에도 투자사였던 일본의 벤처투자사 글로벌브레인 등으로부터 약 11억원(100만달러) 규모의 투자유치를 달성했습니다. 이대표는 이 강연에서 한국, 일본, 미국에서 일하고 창업한 경험과 함께 올가나이즈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어떤 문제를 풀려고 하는지 소개합니다.

‘어떻게 증강현실이 일터를 바꿔놓을까’ 이진하 Spatial CPO

이진하 CPO는 디자이너이자 공학자로, 현재 원격공간을 증강현실로 연결해, 새로운 방식의 협업을 가능케 하는 Spatial 을 공동창업하여 최고제품책임자 (CPO) 를 역임하고 있습니다. MIT 미디어랩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최연소 수석연구원과 그룹장을 맡았습니다. 이후 스페이셜(Spatial)을 창업, 우버와 링크드인 창업자, 삼성 넥스트 등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MIT 미디어랩 재학 당시 손을 화면 안에 넣어 조작 할 수 있는 3차원 컴퓨터 스페이스탑(SpaceTop), 만질 수 있는 픽셀 제론(ZeroN) 등의 작업으로 화제가 되어, TED 에 초청받아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대표는 이 강연에서 본인이 어떻게 해서 뉴욕에서 창업하게 되었는지를 소개하고 스페이셜이 만드는 증강현실 기술이 어떻게 일터의 모습을 바꿔놓을지를 이야기합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의 진화 및 트렌드’ 김윤 SKT AI 리서치센터 센터장

김윤 센터장은 지난 20년 간 학계와 산업계 모두에서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위한 머신 러닝 기술 연구 개발에 참여해 왔습니다. SK 텔레콤 이전에는 Apple의 Siri/iOS 음성인식개발팀장으로서 내장형 및 클라우드 기반의 음성 인식 개발 팀을 이끌었으며, 이후 Apple HomePod의 인공지능 개발을 총괄하였습니다. 그는 2013년 Apple이 인수한 모바일 음성 기술 스타트업  Novauris Technologies의 CEO로서 재직하였습니다. 김윤 센터장은 KAIST에서 전기전자공학 학사를,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전기전자공학 박사를 취득하였고, 2002년에는  문자를 음성으로 전환하는 서비스 ‘TTS(Text-to-speech)’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네오스피치(NeoSpeech)를 창업하기도 하였습니다. 김센터장은 강연에서 인공지능의 진화과정을 소개하고 그가 직접 일했던 애플에서 인공지능을 제품에 적용한 경험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실리콘밸리의 푸드테크 이야기’ 김소형 스탠포드 박사

김소형 박사는 현재 스탠포드의 디자인 프로그램에서 푸드 디자인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시스코와 메르세데스 벤츠, 파나소닉 랩을 거쳐 스탠포드 및 버클리의 학위과정 후 스탠포드에 조인하였습니다. 스탠포드에서는 “Future of Food, Restaurant, and Kitchen” 연구를 하고 있으며 “FoodInno Symposium”를 통해 미래의 푸드 이노베이터들과 만남의 장을 열고 있습니다. 김박사는 강연에서 실리콘밸리에서 최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푸드테크 혁신 트렌드에 관해서 이야기합니다.

‘Making a Bigger Impact’ 백원희 스포티파이(Spotify) User Researcher

백원희님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Senior User Researcher로 일하고 있습니다. Spotify 전에는 IBM과 Continuum Innovation에서 사용자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담당했습니다. 서강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를, 뉴욕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 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원희님은 강연에서 한국에는 잘 알려져있지 않은 세계최대의 뮤직스트리밍서비스 스포티파이에 대해서 소개하고 ‘조직에서 영향력을 갖추는 방법’이란 주제로 스포티파이의 의사결정과정과 조직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전 세계 사랑을 받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특별한 것이 있다?!’ 김동욱 테슬라 엔지니어링 매니저

김동욱 매니저는 자동차 무선 시스템을 포함한 스마트 폰을 위한 RF 하드웨어 설계 및 구현 분야에서 20년 가까이 종사한 전문가입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자동차 제조 기업 테슬라에서 하드웨어 시스템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애플, 브로드컴(Broadcom), 모토로라(Motorola)에서 RF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담당했습니다. 단국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김매니저는 강연에서 본인의 애플, 테슬라 근무 경험을 통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제품을 만드는 두 회사에 어떤 독특한 문화가 있는지 소개합니다.

‘아마존과 나의 성장 이야기’ 박정준 이지온 글로벌 대표

박정준 대표는 아마존의 시애틀 본사에서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무려 12년을 근무하며 아마존이 하나의 스타트업에서 세계 1위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하고 경험했습니다. 8개 부서와  5개 직종을 거치며 성장, 아마존에서 보고 배운 원리들과 아마존의 플랫폼을 활용해 2015년 독립하였고 관련 경험을 담은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를 최근에 출간하였습니다. 박대표는 강연에서 본인의 경험담을 섞어서 세계최대의 기업으로 성장한 아마존의 독특한 기업문화와 혁신비결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패널토크 1- 창업가가 말하는 진짜 혁신은 무엇일까

위 동영상은 창업가 세션의 토론입니다. 임정민 500 스타트업 코리아 대표의 사회로 차영준대표, 이창수대표, 이진하CPO가 토론했습니다.

패널토크 3 – 혁신 기업 속에서 성장한 우리 이야기

위 동영상은 세번째 세션의 토론시간입니다. 제가 사회를 보고 백원희님, 김동욱 매니저, 박정준 대표가 토론에 임했습니다.

보이저X 남세동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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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나라경제

보이저X 남세동대표. 그는 2017년 위메이드가 100억을 그의 스타트업에 투자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취소한 일로 유명해졌다. 그는 당시의 분노를 생생하게 그 사건의 경과를 적은 글로 승화시켰다. 그리고 그 글이 페북을 타면서 인구에 회자된 것이다. ‘남세동’은 일약 유명한 사람이 됐다. 문을 닫을 줄 알았던 보이저X는 계속 유지됐다. 이후 그는 계속 페이스북에서 통찰을 담은 글을 나누며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올해초 그가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서 만나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었다. 남대표는 계속 “그때 일이 전화위복이 됐다”는 말을 반복했다. 확실히 인간만사 새옹지마다. 그 일 덕분에 높은 인지도를 얻게 되어 좋은 인재들을 쉽게 뽑을 수 있게 되고 더 좋은, 더 많은 투자자들을 얻게 되었다. 그 인재들과 함께 AI를 이용한 멋진 제품을 연구하다가 브류라는 혁신적인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앞으로 보이저X가 브류이외에도 또 어떤 흥미로운 제품을 앞으로 내놓을지 기대된다.

아래는 나라경제 인터뷰 전문.
***
유튜브 전성시대다. 서점에 가면 유튜브로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책이 수없이 진열되어 있을 정도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유튜버로 변신해 출사표를 던졌다. 매일처럼 진보와 보수논객간에 유튜브를 통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젊은 친구들은 하루가 다르게 TV에서 이탈해 유튜브로 쏠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누구나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동영상 촬영과 편집이다. 앞으로는 글쓰는 것 못지 않게 동영상을 잘 만드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동영상 편집은 창의적인 작업이라기 보다는 그야말로 노가다일이다. 촬영한 동영상에 일일이 자막을 입히고 편집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런 수고를 인공지능기술을 이용해서 덜어주는 스타트업이 있다. 브류(Vrew)라는 인공지능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를 내놓은 보이저엑스다. 네오위즈, 네이버, 라인에서 수퍼개발자로 활약하다가 인공지능 기술에 꽂혀 스타트업 창업자로 변신한 보이저엑스 남세동 대표를 만나봤다.

남대표는 업계에서는 알려진 수퍼개발자다. 카이스트 재학시절 지금 대통령직속 4차산업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는 장병규대표의 네오위즈에서 일했다. “그 당시는 학교 동기들 분위기가 다들 대학원으로 진학해서 박사과정까지 마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뭔가 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어요. 회사란 어떤 곳인가 궁금했죠.” 마침 학교동아리선배인 장병규대표가 만든 네오위즈라는 회사가 있었다. 98년 남대표는 잠시 휴학하고 그곳에서 일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인턴으로 일하면서 만든 원클릭채팅이 엄청난 성공을 거뒀어요.” 시간가는 줄 모르고 미친듯이 일했다. 일주일에 100시간을 일했다. 그 원동력은 사용자들의 뜨거운 반응이었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신나서 일하다 보니 힘들다는 생각도 못했다. 그래서 진로 고민없이 병역특례도 네오위즈에서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서 졸업했다. 그리고 다시 네오위즈로 돌아가 일하다 장병규대표의 새로운 벤처인 첫눈이라는 검색엔진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그런데 2006년 첫눈이 네이버에 350억원에 인수됐다. 그는 자연히 네이버에서 개발팀장이 되서 일했고, 또 기회가 생겨서 일본 네이버재팬에 가서 일했다. 네이버재팬이 라인이라는 일본을 석권한 히트상품을 내고 라인으로 사명을 바꿔서 쑥쑥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도 ‘라인카메라’, ‘B612’같은 카메라앱을 만들어서 히트시키면서 라인의 성공에 일조했다. 한국과 일본의 인터넷대기업에서 충분히 경험을 쌓은 그는 2015년에 좀 내려놓고 휴식기를 갖기로 했다. “어린 나이부터 일찍 일을 시작해 17년동안 치열하게 살았더니 벌써 30년은 일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좀 쉬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넘치는 호기심을 가진 남대표는 백수생활을 하면서도 가만있지 못했다. 계속 책을 읽고, 유튜브의 강연을 찾아보면서 새로운 것을 접했다. 그러다가 알파고와 이세돌 대국을 만났다. “그때는 딥러닝이 뭔지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알파고의 아버지 딥마인드 하사비스의 카이스트 강연 동영상을 찾아봤어요.

그러다가 벽돌깨기 동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죠.”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전략적으로 벽돌깨기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그는 충격을 받았다. 그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딥러닝을 파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기술이 세상을 바꿀 기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딥러닝을 이용해 뭔가 창업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2017년 딥러닝기술에 푹빠진 남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투자할테니 인공지능스타트업 창업을 권유하는 지인들이 있었다. 심지어 한 게임대기업대표는 100억원 투자를 제안했다. 남대표는 반신반의했지만 너무나 확신에 찬 투자제의와 구체적인 실무 진행이 이어졌다. 이 정도 자금이라면 기술개발에만 집중해서 해볼 수 있겠다 싶어 창업을 결심했다. 남대표는 가족과 함께 일본에서 한국으로 아예 돌아왔다. 투자프로세스를 진행하기 위해 사비를 들여 서둘러 회사를 설립하고 사무실을 임대하고 사람을 뽑고 컴퓨터 등을 구매했다.

그러다가 남대표는 인생에서 가장 큰 좌절을 맛봤다. 그 게임대기업이 일방적으로 이메일통고를 통해 투자약속을 취소한 것이다. 상대방을 신뢰하고 주위의 조언까지 받아가며 신중하게 진행했던 일인데 그는 기가 막혔다.

“평생 그렇게 화가 나고 괴로웠던 적이 있었나 싶어요. 정말 분했습니다.” 화가 난 남대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록으로 남겨서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창업자도 이런 일을 당하면 곤란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그래서 이 사건의 자초지종을 적어 페이스북에 남긴 것이다. 그런데 그의 생생한 글솜씨로 적어낸 일의 전말이 엄청난 조회수를 얻으며 일파만파 SNS로 퍼져나갔다. 언론사들이 취재에 나서 그를 인터뷰했다.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일약 유명해졌다.

“인간만사 새옹지마라고 했나요. 이 일이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오히려 주위 선후배들이 걱정을 해주고 투자해주겠다고 나서는 분도 많았습니다. 또 SNS의 힘을 느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평소 인공지능, 창업에 대한 통찰을 SNS를 통해 활발히 공유하기 시작했고 큰 호응을 얻게 됐다. SNS스타가 된 것이다. 딥러닝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강연도 나섰다.

“덕분에 저와 회사가 알려지면서 좋은 인재들을 쉽게 구하게 됐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이 가장 힘든 일이 좋은 개발자를 구하는 것인데 너무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좌절을 딛고 보이저엑스를 본격적으로 출발시킨지 이제 1년이 넘었다.
마치 우주선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문을 통해서 보이저엑스 사무실로 들어가면 22명의 직원들이 빼곡히 일하고 있다. 그중 엔지니어가 17명, 디자이너가 4명이다. 총무, 회계 등 잡일은 남대표가 직접 한다. 한쪽에는 가끔 와서 일하는 장병규대표의 책상도 있다.

보이저X 사무실 문
사무실로 들어가는 통로. 마치 우주선으로 들어가는 듯한 분위기.
사무실 내부 모습

반수는 대학생 인턴인 이 젊은 개발자그룹과 함께 남대표는 치열하게 인공지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에 도전중이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SNS에도 물어보면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검증한다.

“20~30개 프로젝트를 해봤습니다. 2~3주만에 버린 것도 있고요. 와우(Wow)가 나오는 놀라운 결과를 낼 수 있는 것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브류다. 비디오(Video)를 맥주처럼 잘 증류(Brew)한다는 의미에서 Vrew라고 이름을 지었다. “놀면서 제가 유튜브로 영상을 만들어봤습니다. 그런데 15분짜리 동영상을 만드는데 이틀이 걸리더군요. 촬영 인터뷰내용을 받아적고, 자막을 입히고 자르고, 완전히 노가다입니다. 이거야말로 인공지능이 할 일을 사람이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브류를 이용하면 동영상속 음성을 추출해내서 음성인식기술로 영상에 맞게 스크립트를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그러면 사용자는 문서편집을 하듯 그 스크립트를 편집하면 영상도 같이 편집되는 것이다. 문서편집을 하듯 동영상 편집을 할 수 있게 해주니 유튜버는 브류를 이용하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남대표는 “자막작업을 4시간을 하던 것을 브류덕분에 10분만에 마쳤다는 뜨거운 고객반응이 있었다”며 “보이저엑스가 안 망하도록 브류를 빨리 유료화해라”라는 말까지 들었다며 웃었다.

남대표는 브류를 2~3년뒤에는 글로벌시장에서 영상편집의 기본적도구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동영상시장은 앞으로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겁니다. 특히 앞으로 동영상편집소프트웨어시장은 10배이상 클 겁니다. 브류를 누구나 쉽게 사용하는 편리한 동영상편집소프트웨어로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은 무료지만 수익모델도 연구를 시작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보이저엑스는 이런 인공지능 개발 프로젝트를 4~5가지 준비하고 있다. 보이저엑스는 2019년을 시작하며 활약이 가장 기대되는 스타트업중 하나다. 기대가 크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3월 5일 at 11:06 pm

2019 글로벌 100대 AI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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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인사이츠는 2017년부터 매년 글로벌 100대 AI스타트업을 선정해서 발표한다. 3천개의 기업중에서 특허활동, 투자자 프로필, 뉴스화제성분석, 시장 잠재력, 경쟁상황, 팀구성 등을 분석해서 100곳을 뽑아냈다는 것이다. 얼마나 정확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여기에 선정된 AI스타트업 리스트를 보면 AI트렌드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선정된 회사 입장에서도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한국의 스타트업중에서는 루닛이 유일하게 2017년 100대 AI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마침 지난 2월 6일 2019년 100대 AI스타트업이 공개되었길래 여기에도 메모해 둔다.

출처 CB인사이츠. 확대 그래픽 링크.

농업(Agriculture), 자동차(Auto), 건강(Healthcare), 정부(Government), 금융과 보험(Finance & Insurance), 반도체(Semiconductor), 통신(Telecom), 산업(Industrials), 소매유통(Retail), 미디어(Media), 부동산(Real Estate), 법무, 컴플라이언스, HR(Legal, Compliance, HR) 그리고 엔터프라이즈테크, 즉 B2B영역으로 데이터트레이닝(Training Data), 소프트웨어개발(SW Development), 데이터운용(Data Management), 사이버보안(Cybersecurity), 광고, 영업, 마케팅(Ads, Sales & Marketing), 기타 어플리케이션(Other application) 분야로 분류를 나눠놓았다. (이런 분류가 정말 어렵다.)

이중에 11개 회사가 소위 유니콘이다. 10억불 가치가 넘는 회사다. 중국과 미국회사가 각각 5개씩이고 영국회사가 하나 끼여있다.

이중 가장 많은 누적 투자를 받은 두 회사가 모두 중국회사다. 특히 1등 센스타임(샹탕커지)는 16억3천만불의 투자를 받았다. 한국에서 2018년 전체 벤처투자금액이 3조4천억원쯤 되는데 이 회사의 누적투자금만으로 그 절반을 넘는 셈이다.

여기 선정된 스타트업중 77개사가 미국에 본사를 둔 회사다. 그리고 23개 회사가 미국바깥에 있는 회사다. 중국, 영국, 이스라엘이 각각 6개씩 선정됐다. 그리고 캐나다, 인도, 일본, 스웨덴, 독일에 하나씩 있다. 그 작은 나라인 이스라엘에 6개나 100대 AI스타트업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 역시 테크 스타트업 강국이다. 다음에는 한국에서도 또 다시 100대 AI 스타트업이 나왔으면 한다. 전체 목록은 이 링크를 참고하시길.

Written by estima7

2019년 2월 17일 at 9:51 pm

카이후 리가 말하는 미중 인공지능 양강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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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MIT에서 있었던 카이후 리의 중국 인공지능업계의 현황에 대한 강연을 유튜브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봤다. 카이후 리는 전 구글차이나 CEO로 지금은 자신의 벤처캐피털을 만들어 중국 스타트업에 활발히 투자하는 인물이다. 웨이보에서 팔로어가 5천만명이 넘을 정도로 중국 테크업계에서 가장 인기있고 존경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중국의 인공지능 발전현황에 대해서 자신있는 어조로 강연한 내용을 따로 기억해두고 싶어서 슬라이드 캡처와 함께 내 블로그에 메모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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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만해도 중국의 학력고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수재들은 경영, 경제학과로 진학했다. 당시 골드만삭스 등에서 중국사람을 채용할때에 글로벌 연봉수준으로 맞춰준다고 해서 그랬다고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수학이나 컴퓨터학과에 최고인재가 몰린다. 인공지능쪽으로 취직하면 50%는 더 연봉을 받는다고 해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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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많은 AI인재가 있고 이들이 창업해서 훌륭한 회사들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성공적인 케이스가 얼굴인식분야에서 세계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중국스타트업 旷视Face++이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회사보다도 기술력이 앞서있는데 이 회사의 창업자들이 AI천재들이다.

(카이후리의 말을 듣고 Face++에 대해서 조금 더 조사해봤는데… 이 20대청년들이 만든 스타트업이 지난해 10월 한화로 약 5천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5백억이 아니고 5천억…. 그중 중국정부가 만든 펀드가 절반정도 자금을 투입했다는 후문. SK도 투자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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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의 인공지능 주요 논문중에서 중국계 학자가 쓴 논문이 전체의 43%에 이를 정도다. 중국계 인재들이 인공지능 발전에 공헌하는 바가 이처럼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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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제품 성공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데이터다. 데이터가 많아야 알고리즘을 더 잘 테스트하고 개선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은 데이터의 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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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전세계에서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쓰는 나라는 중국. 당연히 데이터가 많이 나온다. 미국의 3배는 더 많은 스마트폰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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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로는 3배이상의 차이가 난다. 우선 모바일페이 사용량은 중국이 미국의 50배다. 음식배달건수에 있어서도 중국은 미국의 10배다. 관련해서 실생활과 관련된 많은 데이터가 쌓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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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데이터는 온갖 분야에서 무섭게 쌓이고 있다. 특히 하루에 2천만 주문건수를 달성하는데 소요된 달수를 보면 좋겠다. 타오바오가 80개월, 디디추싱이 50개월이 걸렸는데 공유자전거 모바이크는 불과 10개월만에 하루 2천만회의 사용량을 달성했다. 중국의 공유자전거붐에 대해서 미국에서 보도되는 많은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는 틀렸다. 공유자전거는 고객을 위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고 친환경적이다. 오래지 않아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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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페이는 중국에 있어서 구조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중국의 소상공인들에게) 개인간 거래이기 때문에 3% 수수료도 없는 모바일페이는 엄청나게 빠르게 보급됐다. 그리고 모바일페이 덕분에 소비가 너무 쉬워지면서 중국의 경제는 Saving economy(저축경제)에서 Spending economy(소비경제)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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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영향으로 OMO가 뜨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되고 있는 것이다. 알리바바, 텐센트, 디디추싱 등 온라인기업들이 이제는 인공지능기술을 기반으로 오프라인에 진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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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혁신국가가 됐다. 처음에는 미국의 인터넷기업들을 베껴서 바이두, 넷이즈, 시나, 소후 등이 시작. 그러다가 미국의 회사들을 모방했지만 더 나은 기능으로 개선된 웨이보(트위터), 지후(Quora), 타오바오, 알리페이, 위챗 등의 서비스가 나오기 시작. 그리고 토우티아오, 모바이크 등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중국만의 혁신이 나왔다. 이제는 아이메시지(미국), 라임바이크(미국), 토코피디아(인도네시아), 페이티엠(인도) 등 세계각국에서 중국의 혁신을 모방한 제품이 나오기 시작하는 단계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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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중국과 미국이 인공지능 경쟁을 하는 시대다. 인터넷데이터에서는 중국이 우세, 상용데이터에서는 미국이 우세, 실제 생활 데이터를 놓고는 중국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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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AI관련투자와 관련 기업은 빠르게 증가중이다. 중국정부의 VC매칭펀드도 어마어마한 규모다. (2016년의 중국정부매칭펀드가 353B이라고 그래프에 나와있는데 믿기지 않음. 한국의 지난해 벤처투자규모가 많이 늘어서 겨우 3.3B수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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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식시장에서 주가를 봐도 이제는 중국의 AI회사들이 잘 나가고 미국을 앞서고 있다. 중국 5억명이 사용한다는 음성인식 기술을 제공하는 iFlyTek은 비슷한 기술회사인 미국의 Nuance의 시총을 앞섰다. iFlyTek은 이제 11조원이 넘는 규모고 뉴앙스는 5조가 되지 않는다.

인공지능 인식 카메라를 만드는 HikVision, 인공지능 로봇을 만드는 UBTECH 등이 시총이 크게 오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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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는 AI산업을 키우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밀어주고 있다. 미국은 오바마정권때 2016년 나온 백서이후에는 별다른 얘기가 없는데 중국 정부는 2017년 7월 AI산업발전 계획을 발표하고 19회 공산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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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는 이미 훌륭한 성공사례가 있다. 2010년 세계최대규모의 고속철도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정했는데 2016년에 2595대의 열차로 전세계 고속철의 60% 이상을 점유하는 실적을 올렸다.

2015년에는 리커창총리가 대중창업, 만인혁신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창업과 혁신을 강조했는데 2016년 중국에는 8000개의 스타트업 창업센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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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중국정부는 기술친화적(Pro-Tech)이다. 알리바바가 처음 나왔을때 말이 많았다. 세금문제는 어떻게 하냐. 알리바바가 금융을 할 수 있냐 등등. 그런데 정부는 성장하도록 놔두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정부는 정책을 써서 규제하기 보다 어느 정도 성장할때까지 놔두었다가 그 다음에 규제를 고려한다.

그리고 중국정부는 빠른 실험에 우호적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도덕적 문제나 형평성 문제, 프라이버시 문제 등을 먼저 따진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일단 제품을 만들어서 해본다. 해보고 나서 어떤 문제가 나오면 그 데이터를 가지고 고쳐나간다. 이런 방법이 옳다 그르다는 가치판단은 여기서 하지 않겠다. 중국에서는 그렇게 한다는 팩트만 이야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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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인공지능시대에 중국과 미국의 양강시대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렇게 됐다고 말하고 싶다.

***

카이후 리 박사의 이야기처럼 중국의 인공지능 발전속도가 엄청나다. 그리고 이제 기술주도권을 실리콘밸리가 중국에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미국사람들도 처음으로 하기 시작한 것 같다. NYT에는 며칠전 이런 기사가 실렸다. 위기감의 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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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estima7

2018년 2월 17일 at 9:37 pm

중국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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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위원회 제 1차 회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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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국가행사에 참석해서 이런 후기를 남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나를 위한 기록의 차원에서 간단히 메모. 오늘은 4차산업혁명위원회 제 1차 회의에 참석했다. 20명의 민간위원중 한 명으로 임명된 나는 지난 9월25일의 현판식에는 일본출장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오늘 회의는 청와대에서 하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상암동의 에스플렉스센터에서 했다.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는데 지난해 완공된 IT-미디어센터로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이 운영한다. 이 건물에는 TBS가 있는데 2층의 방송용 홀에서 행사가 열렸다. 청와대내부에서 하는 것보다는 외부에서 하는 행사가 보안검색 등이 간결해서 부담이 덜하다. (들어갈때 랩탑을 꺼내서 맡기지 않아도 되서 좋다.)

2시행사인데 나는 1시20분쯤 도착해 간단한 보안검색대를 통과한뒤 다른 민간위원들과 장관님들, 그리고 청와대분들과 인사하고 대화를 나눴다. 행사장 밖의 작은 복도에 차와 다과를 마련해 두고 서서 편하게 담소를 나누는 분위기였다. 지난 4년간 스타트업 관련해 많은 행사에 참가해서 그런지 의외로 아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좋게 인사를 나눴다.

문대통령은 1시50분쯤 도착했다. 우선 민간위원들과 악수를 나눈뒤 서울산업진흥원 주형철대표의 안내로 인공지능 대화기능이 내장된 뽀로로 캐릭터로봇 뽀로롯과 대화를 나눴다. 뽀로로는 아이코닉스 등과 함께 서울산업진흥원이 투자해 성공시킨 캐릭터다.

그리고 회의가 시작됐다. 민간위원 20명, 정부측 당연직 6명(과기정통부 장관, 산업부장관, 고용부장관, 벤처부장관(차관대참), 청와대 정책실장, 과기보좌관) 그리고 대통령까지 27명이나 앉은 정말 큰 둥근 테이블이 준비됐다.

예전 박대통령행사때는 일단 행사가 시작되면 휴대폰을 쓸 수 없도록 전파를 막았던 것으로 기억했는데 오늘 행사에서는 신기하게 전화를 그대로 쓸 수 있었다. 심지어 사진을 찍어도 될 것 같았다. 처음에는 눈치를 보면서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는 LG V30 스마트폰을 들어서 사진을 몇장 찍기 시작했다. 여기 올린 사진들은 모두 내가 직접 찍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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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표는 유방암 등 질환을 조기 검진하는 인공지능시스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인 루닛의 백승욱대표의 4차산업혁명 현황에 대한 발표. 백대표는 대한민국정부가 한국의 인재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여러가지 자유로운 시도를 하는 창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고, 또 R&D 연구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원하고, 인공지능의 원료인 데이터가 풍부하게 흘러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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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과기정통부 유영민장관의 4차산업혁명에 대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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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문재인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졌다. “혁신 창업 생태계를 만들겠다.”, “규제샌드박스를 만들겠다” 등이 특히 내 귀에 남았다.

이어서 2시반부터 장병규위원장이 진행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발언자 한명 한명 발언 내용을 미리 받아서 조율하고 리허설까지 했던 지난 정권의 행사와는 달리 이번에는 사전 준비가 없었다. 장위원장은 “소신껏 이야기해달라”고 미리 이메일로 주문했다.

하지만 민간위원이 20명이나 되는데 주어진 시간은 약 40여분. 나는 미리 생각해간 내용을 발언하면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이 됐다는 내 페이스북 포스트에 좋아요가 1500여개 달렸을 정도로 기대가 크다”고 세간의 기대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음은 발언 내용을 다시 기억을 더듬어서 메모한 것.

“사람중심의 4차산업혁명을 이야기하십니다. 그런데 많은 국민들이 인공지능기술이 발전되면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 아니냐고 걱정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아까 대통령님이 뽀로로와 대화를 하셨는데요. 이런 인공지능 인형, 강아지가 외로운 노인들의 벗이 된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일본의 소니는 강아지형 인공지능 로봇 아이보를 12년만에 다시 개발해 내년초에 내놓는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런 인공지능 강아지로봇이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뭔가 문제가 생기면 자식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또 미국 산호세의 4천명이 사는 한 중산층 은퇴자 커뮤니티에서는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이 노인들을 위한 무료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운전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한 발 역할을 하면서 자율주행기술도 테스트한다는 것입니다. 커뮤니티 자체가 규제프리존이 된 것입니다. 이처럼 뭐든지 많이 빨리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환경을 우리나라에서도 만들어 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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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위원장은 특유의 화법으로 진행을 아주 잘했다. 발언을 하고 싶어하는 위원을 지명해서 이야기를 듣고 그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고 대통령께 전달하면서 효과적으로 잘 진행해서 신기하게 느꼈다. 나중에 끝나고 나서 의외로 잘하시더라고 하니 “생각이 다른 투자자들을 모신 이사회를 오래 진행하다보면 내공이 쌓입니다. 그래도 처음에는 많이 긴장했네요”라고 하신다. ^^

3시15분쯤 되서 장위원장이 회의를 마무리하려고 하자 문대통령은 “시간이 더 있습니다. 말씀 못한 위원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습니다”라고 하셔서 한 10분정도 더 발언이 이어졌다.

추가로 산업부, 고용부, 과기비서관의 발언을 듣고 대통령 말씀으로 마무리. 장위원장은 “사람중심의 4차산업혁명”, “민관팀플레이가 중요하다”라고 정리했다. 그리고 사진 촬영을 하고 행사는 끝났다.

대통령직속이라고 하지만 워낙 큰 위원회다. 뭔가 직접 실행하는 조직이라기 보다는 자문위원회의 성격이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열정과 진정성이 넘치는 장병규위원장이 맡아주셨다는데 희망을 걸고 있다. 뭔가 혁신을 위해서 필요한 변화에 대해서 정부쪽에 건의하고 설득한 수 있는 채널역할을 이 위원회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은 그런 방향으로 변화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볍게 메모 끝.

Written by estima7

2017년 10월 12일 at 12:03 am

네이버 웨이브 스피커 첫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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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게 네이버 웨이브 스피커가 도착했다. 라인 신중호대표의 배려다. 동봉된 카드에 “DISCO 열혈이용에 감사 드립니다”라고 써있다. 아직 정식 시판하지 않는 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를 먼저 써보고 이야기를 퍼뜨려 달라는 뜻 같다. 별 기대하지 않고 집에 가지고 왔다.

나는 이미 재작년부터 아마존 에코를 쓰고 있다. 주방에서 가볍게 음악을 듣거나 라면 끓일 때 타이머로 쓰고 있는데 솔직히 요즘에는 자주 쓰지 않는다. 와이프는 본인이 듣고 싶은 음악이 잘 안나와서 마음에 안든다고 한다. 사실 에코는 미국에서의 사용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올초에는 미국출장길에 구글 홈도 사왔다. 그런데 이것은 처박아두고 아예 쓰지 않는다. 에코도 있는데 이것까지 두고 불편한 영어로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쓸 일이 사실 없다…

어쨌든 그래서 인공지능 스피커에 대해서는 나름 안다고 생각해서 웨이브 스피커는 별 기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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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박스 디자인이 훌륭하다. 언박싱 과정도 좋다. 사용자를 배려해 깔끔하면서도 군더더기 없게 디자인되어 있다. 애플 못지 않다. 역시 네이버라고 생각했다.

스피커를 꺼내서 전원 아답터를 연결하고 복잡한 설정과정을 거칠 생각을 하니 좀 짜증이 났다. 그런데 같이 들어있는 안내카드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서 클로바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받으니 간단했다. 네이버앱에서 이미 로그인을 해둔 덕분에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또 입력하지 않아도 되서 편리했다. 앱에서 버튼 한번으로 웨이브스피커를 찾아서 연동하고 wifi를 선택해 패스워드를 입력하니 끝이다. 설정과정이 아마존, 구글보다 더 쉬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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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샐리야. 비틀즈 노래 틀어줘”라는 식으로 말하니 쉽다. 카드에 써있는대로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잘 대답한다. 음악도 처음에는 1분 맛보기로만 틀어줬는데 네이버뮤직 이용권 쿠폰을 입력하고 나니 전곡을 들을 수 있게 됐다. 한국노래를 쉽게 들을 수 있으니 조금 감동적이다. 뉴스를 들려달라고 하니 YTN속보를 연결해준다.

샐리의 목소리는 적절히 여성스럽고 자연스럽다. 반응속도가 아주 즉각적이지는 않은 것 같지만 별 무리없이 내 말을 잘 알아듣고 대답한다. 스피커의 음질도 저음이 적당하고 아마존 에코나 구글 홈보다 좋다고 느꼈다. 샐리가 명령에 반응할 때마다 스피커 아래쪽의 조명색깔이 바뀌는데 그것도 괜찮다.

무엇보다 전원아답터를 빼고도 배터리로 작동해 집안 여기저기 가지고 다니면서 들을 수 있는 점도 훌륭하다.

와이프는 인공지능 둘도 부족해서 또 데려왔냐고 외롭냐고 핀잔을 주는데 앞으로 와이프가 더 애용하게 될 것 같다.

결론적으로 웨이브에 대해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역시 네이버가 만드니 뭔가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앞으로가 기대된다. 이상 간단한 웨이브 첫 인상!

Written by estima7

2017년 8월 28일 at 8:16 pm

인공지능(AI)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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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VC인 앤드리슨호로비츠의 프랭크 첸이 만든 ‘AI의 약속’이라는 프리젠테이션. 인공지능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산업현장에 적용되서 세상을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 46분간에 걸쳐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인공지능의 역사와 딥러닝에 대해서 알기 쉽게 잘 설명해서 화제가 됐던 지난해 그의 동영상의 후속편이다.)

특히 그는 1970년대에 나온 관계형 데이터베이스가 나중에 모든 소프트웨어에 적용되면서 많은 정보를 저장하고, 분류하고, 계산하는데 도움을 준 것처럼 인공지능기술도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인공지능은 많은 일들을 저렴하게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한다. AI makes it cheap…이라는 것이다. 사람을 써서 많은 돈을 들여서 하던 일을 큰 돈 안들이고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다는 뜻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치열하게 인공지능스타트업을 만나고 투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인만큼 통찰력있게 인공지능기술이 여러 분야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설명한다. 그 중 몇가지 내게 인상적인 것들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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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사물을 인식하는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핀터레스트 같은 서비스에 사진안의 사물을 인식하고 비슷한 온라인쇼핑몰의 제품을 추천해주는 기능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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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보이는 사진을 보고 보통 인간이라면 식탁이라는 정도까지만 구별해 낼 것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Eames라는 유명한 디자이너의 작품이라는 것까지 알고 비슷한 제품을 추천해준다.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까지 다 파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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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인공지능에게 보여주면 사진 설명을 적절하게 써준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일련의 사진을 보여주면 그 진행 맥락에 맞는 스토리도 만들어낸다. 알고리듬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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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단순히 기사만 써주는 것이 아니다. 요리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인공지능에게 보여주면 각 적절한 부분을 사진으로 분석, 편집해서 요리책처럼 만들어 준다. 사람에게 시키면 하루종일 걸릴 일인데 순식간에 해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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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고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어떤 사물을 묘사한 텍스트를 주면 사진 같은 그림을 만들어준다. 위는 “뾰족한 부리를 가진 노란 새”같은 텍스트에 따라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그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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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제품 스케치만 제공했는데 인공지능이 색깔 등을 채워놓은 것이다. 디자이너의 역할도 상당부분 대신한다.

인공지능은 영화 예고편 편집도 한다. 위는 IBM왓슨이 많은 공포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학습한 다음에 자동으로 생성한 영화 Morgan 예고편이다. 그럴 듯 하다. 사람의 일을 많이 덜어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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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피드는 수많은 동영상중에 어느 동영상이 어느 나라에서 잘 먹힐지를 인공지능으로 파악해 번역한다. 내가 10여년전에 신문사에서 일할 때 매일 나오는 수백개의 신문 기사중에서 영어판, 일본어판, 중국어판으로 번역할만한 기사를 골라내는데 편집자들이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 한국에 대한 뉴스라지만 각 나라 독자마다 관심을 갖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을 잘 골라내야 조회수가 높아진다. 그런데 이제 인공지능에게 시키면 순식간에 알아서 잘 찾아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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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페이지짜리 자료를 읽고 요약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인공지능이 내게 온 자료들을 순식간에 읽고 요점만 정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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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과정에서 상대방이 트럭 하나분의 증거자료를 쏟아놓고 갔다. 수십명을 동원해서 다 읽어봐야 할 판이다. 하지만 이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인공지능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계가 다 자료를 읽어보고 문제가 될 만한 부분만 찍어주니 그것만 보면 된다.

동영상에 나온 내용중 몇가지만 소개했는데 프랭크 첸은 이런 방식으로 인공지능이 가져올 현장의 변화에 대해서 설명한다. 모두 실제 개발되서 서비스되고 있는 것들을 사례로 든 것이다. 그럼 이런 변화에 각 조직의 리더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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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첫번째로 수많은 인공지능 툴에 대해서 배우라고 권한다. 텐서플로우 등 많은 인공지능 툴이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고 매주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어떤 툴이 있고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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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직내의 사람들을 인공지능에 익숙해지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수많은 온라인강의가 있는등 리소스는 넘치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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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해 배운 사람들이 그것을 조직내에서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여유'(room)을 주라고 한다. 한 일본의 엔지니어가 오이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위해 인공지능 오이 자동분류시스템을 만든 것처럼 이런 아이디어들이 여기저기서 마음껏 꽃피우게 하는 환경을 만들라는 것이다.

어쨌든 흥미로운 동영상이라 공부가 많이 됐다. 나는 20년전 신참기자일때 사진 설명을 쓰는 것 같은 단순업무를 한 경우가 많았다. 그때 반복적인 업무가 지겨워서 항상 컴퓨터로 어떻게 자동화할 수 없을까 하는 상상을 했었다. 지금이라면 정말 많은 것을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5년, 10년뒤는 정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8월 19일 at 11:33 pm

Right time, right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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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일 서울대 제4차 산업혁명 아카데미 입학식에 가서 한 격려사.
***
 
4차 산업혁명 아카데미 수강생 여러분 축하합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이런 시기에 이런 내용을 공부할 수 있다니요.
 
지금은 변곡점의 시대라는 생각을 합니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입니다.
 
제가 조선일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95년쯤은 인터넷이 막 뜰 때였습니다. 인터넷을 쓰기는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복잡했습니다. 모뎀으로 PPP소켓 뭐 그런 방법으로 느린 인터넷을 힘들게 전화선으로 연결하던 시기였습니다. 이메일주소조차 무슨 암호 같아 보였습니다. 이메일주소의 구조(?)를 설명하는 기사를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97년 5월 한메일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누구나 쉽게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더이상 이메일이 어려운 것이 아니게 된 것이죠. 그 해에 아마존도 IPO를 했습니다. 야후가 떴습니다. 2000년의 닷컴버블기가 있기는 했지만 이후 구글이 뜨면서 완전히 인터넷세상이 왔습니다.
 
2007년에는 아이폰이 나왔습니다. 바로 이 즈음 2007년 봄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강연을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다들 보지도 못한 아이폰의 실력을 과소평가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 당시 애플의 시총이 100조원을 넘으면서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앞섰습니다. 겨우 뮤직플레이어를 만드는 회사가 어떻게 세계 반도체 1등 회사를 앞서냐고 삼성전자 임원들이 화를 내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몇년이 지나자 모두 아이폰의 파괴력을 알게 됐습니다. 2011년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습니다. 애플의 시총이 당시 세계 1위이던 시총 400조원의 엑손 모빌을 앞질렀습니다. 지금은 애플의 시총은 900조원쯤 됩니다. 구글은 모바일퍼스트를 선언했습니다. iOS와 안드로이드가 세상을 장악하게 됐습니다. 누구나 쉽게 스마트폰을 쓰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 물결을 빨리 알아차리고 창업하거나 제대로 대응한 회사들이 지금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세돌9단에 대한 알파고의 승리는 또 하나의 변곡점을 예고했습니다. 이제 인공지능의 시대입니다. 그리고 그 물결에 탄 회사들의 시가총액이 치솟고 있습니다. 지난해 겨우 차를 8만대 생산하고 1조원의 적자를 낸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그 1백배가 넘는 차량을 생산하고 몇조씩 흑자를 내는 GM, 포드, BMW보다 앞섭니다. 말도 안되는 일이 또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자본시장이 미래가치에 투자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테슬라가 전기차, 자율주행차, 신재생에너지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입니다.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인공지능은 지금은 당장 어렵고 복잡해 보입니다. 하지만 인터넷과 이메일이 처음에 그랬듯, 스마트폰이 처음에 그랬듯, 3~4년이 지나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아주 쉬운 기술로 바뀔 것입니다. 스탠포드대의 인공지능 권위자 앤드류 응 교수는 “인공지능은 새로운 전기”라고 했습니다. 전기처럼 인공지능도 쉽게 쓸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바뀔 미래를 빨리 배우고 공부해두는 것은 중요합니다. 여러분들이 배울 커리큘럼을 보니 아주 부럽습니다. 저도 배우고 싶습니다.
 
다만 한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론 공부만 하지말고 트렌드의 흐름을 꿰뚫어보라는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10년마다 바뀌는 큰 흐름이 있습니다. 이 트렌드를 잘 이해하고 그 물결에 미리 올라타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번째는 스타트업에 주목하라는 것입니다. 이런 트렌드에 대기업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단시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스타트업입니다. 여러분들이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에 들어가서 단시간에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고, 아니면 대기업의 인공지능 담당자로서 빠르게 움직이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더 큰 성취를 이룰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큰 기회도 많은 시기입니다. 이런 물결에 탈 수 있는 여러분들은 어떤 면에서 행운아입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MS의 빌 게이츠, 썬마이크로시스템의 스캇 맥닐리 등은 모두 동년배입니다. 당시 PC혁명에 올라탄 세대입니다. 비슷하게 네이버의 이해진의장, 다음의 이재웅 대표, 넥슨의 김정주회장 등은 모두 동년배입니다. 역시 비슷하게 인터넷이라는 트렌드에 동시에 올라탄 것입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이런 큰 물결에 탈 수 있는 기회가 놓여있는지 모릅니다.
 
스폰지처럼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고 창의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공부벌레가 되지 말고 인생도 즐기면서 사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미래를 잘 내다보고 앞으로 right time에 right place에 있기를 바랍니다. 건투를 빕니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6월 13일 at 6:11 pm

인공지능시대에 구글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회사는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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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2006

2006년 당시의 페이스북 모습. 출처 ( https://blog.shareaholic.com/happy-facebook-ipo-day-10-screenshots-of-the-old-facebook-designs/)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을 쓰기 시작한지 11년쯤 됐다. (내 지메일 메일함을 뒤져보니 2006년 10월에 가입했다.) 당시 하버드대에서 나온 대학생들을 위한 SNS라는 얘기를 듣고 호기심에 가입해 본 것이었다. 그때만해도 한국사용자는 거의 전무했다. 당시만 해도 친구와 가족끼리 안부나 나누는 서비스가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이런 큰 인기를 얻고 이런 글로벌 공룡 IT기업이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에 내가 다니던 다음의 주위 동료들에게 페이스북을 소개해도 다들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여겼다. 나를 포함해 다들 한국사람은 싸이월드나 카페 같은 것을 쓰지 페이스북 같은 외국서비스를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페이스북은 한국인은 물론 전세계 20억명이 쓰는 서비스가 됐다. (전세계 인구가 70억인데 7명중 2명은 페이스북을 쓰는 셈이다. 14억인구의 중국에서는 페이스북이 막혀있고 인터넷이 잘 안되는 저개발국도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대단하다. 인터넷보급률이 높은 어느 정도 경제규모의 나라에서는 국민들이 대부분 활발하게 페이스북을 쓰고 있는 셈이다.)

나는 지금은 매일 페이스북에 10개이상의 글을 올린다. 내 관점에서 중요한 IT업계뉴스나 흥미로운 이슈를 내 생각을 덧붙여서 올린다. 가끔은 몇천개의 좋아요가 붙기도 하고 수백번씩 공유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길을 가다가 모르는 분에게도 “페이스북 잘 보고 있습니다”라는 인사를 가끔 받는다. 예전 신문기자 시절에 “기사 잘 보고 있습니다”라는 인사를 받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다. 그런데 그때보다 나를 알아보는 사람은 휠씬 늘어났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덕분이다. 내가 페이스북자체가 강력한 미디어라고 느끼는 이유다.

그럼 페이스북의 성공요인은 뭘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첫번째로 보통 사람의 일상사를 효과적으로 나누고 서로 반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에 들어가면 나오는 화면이 ‘뉴스피드’인데 이것을 보고 있으면 내 친구들의 일상을 그대로 알 수 있다. 일부러 친구들의 페이지에 하나씩 방문하지 않아도 알수 있게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일종의 개인화포털인 셈이다. 관심이 가는 소식은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쓰면 된다. 단순한 것 같지만 이런 시스템은 페이스북이 처음 만든 것이다. 폭발적인 초기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두번째로는 모바일로의 성공적인 전환이다. 데스크톱웹에서 시작한 회사가 모바일시대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2004년 시작한 페이스북은 PC화면에 최적화된 서비스로 시작했다. 아이폰은 2007년에 나왔다. 2010년즈음이 되서야 많은 회사들이 모바일앱을 만들며 모바일대응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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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페이스북은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로 전환한 것은 물론, 그에 맞는 모바일광고플랫폼을 만들어 돈을 쓸어담고 있다. 지난해 페이스북이 올린 약 31조원의 매출중 80%이상이 모바일광고에서 왔다. 앱이코노미시대에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모바일앱을 광고하고 설치시키는데 있어서 페이스북만한 매체가 없기 때문이다. 덕분에 페이스북은 요즘 돈을 갈쿠리로 쓸어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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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2017년 1분기 실적. (출처 : The Motley Fool)

지난 2017년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이 80억불로 지난해 같은 동기보다 49% 상승했다. 이익은 31억불로 76%나 상승했다. 분기매출을 6조원이상 내는 회사가 아직도 이렇게 무섭게 성장하면서 영업마진도 41%나 유지한다는 것이 놀랍다. 모바일광고시장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다.

세번째로 과감한 인수합병(M&A)전략이다. 창사이후 페이스북은 약 60여개의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2012년 매출도 하나도 없던 14명짜리 SNS회사를 1조원을 주고 인수했을때는 다들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 회사가 인스타그램이다. 지금은 트위터를 능가할 정도로 컸고 인스타그램 인수는 IT역사상 가장 훌륭한 인수로 칭송받고 있다. 페이스북은 모바일메신저 스타트업인 왓츠앱도 2014년 약 20조원에 인수했다. VR스타트업인 오큘러스도 거의 3조원에 인수했다. 이런 과감한 인수는 페이스북이 경쟁회사를 앞서나가며 새로운 혁신을 흡수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의 리더십이다. 창업 초기 야후 등 수많은 회사들이 조단위 인수금액을 제시하며 회사를 팔라고 했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인류를 연결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끊임없이 회사를 성장시켰다. 항상 호기심을 잃지 않고 책을 읽고 외국어(중국어)를 공부한다. 수평적인 리더십으로 직원들과 대화하며 소통한다. 안팎에서 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그가 경영자로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가 건재한 동안은 페이스북은 흔들리지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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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년반전 실리콘밸리의 페이스북본사를 방문해 입사한지 얼마 안된 지인과 이야기한 일이 있다. 그는 “안에 들어와서 보니 회사의 성장세가 엄청나고 마크 저커버그의 리더십도 대단하다. 이 회사가 결국 구글을 넘어서는 회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페이스북의 주가가 90불대였는데 지금은 150불정도 된다. 당시 기억으로 시총 300조원정도였던 페이스북이 지금은 거의 500조원짜리 회사가 된 것이다. (당시 그 이야기를 듣고 바로 주식을 사지 않은 것을 계속 후회하고 있다.)

전세계 인류의 일상사를 파악하는데 있어서 구글의 검색데이터 못지 않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회사는 페이스북이 유일하다. 데이터가 승부를 좌우하는 인공지능시대에 구글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회사가 페이스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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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에 기고했던 글을 좀더 자세히 써봤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5월 21일 at 11:42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