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EstimaStory.com

Thoughts on Internet

Archive for 8월 2nd, 2015

미래의 은행

leave a comment »

Screen Shot 2015-08-02 at 9.30.10 PM

얼마전 테크스타런던(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의 디렉터인 타쿠 로(Tak Lo)와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궁금증이 생겨서 “어떤 핀테크서비스를 즐겨쓰냐”고 물어봤다. 런던이 핀테크로 아주 뜨거운 상황이기 때문에 궁금해서였다. 그러자 그는 “트랜스퍼와이즈(Transferwise.com)를 즐겨쓴다”고 대답했다. 홍콩출신에 미국시민이며 지금은 런던에 살고 있고 출장을 자주 다니는 그는 국제송금을 할 일이 많은데 트랜스퍼와이즈는 은행에 가서 하는 것보다 싸고 아주 편리하다는 것이다. 그는 트랜스퍼와이즈가 영국에서 엄청나게(huge) 인기가 있다며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그래서 그의 아이폰 Finance폴더를 보여달라고 해서 찍어두었다. 일견 평범하다. 바클레이스은행(영국), 시티은행(미국), HSBC은행(홍콩) 등 은행앱중심이다. (그가 어느 나라에 은행계좌를 가지고 있는지 대충 짐작된다.) 그리고 돈을 자주 송금해서 그런지 트랜스퍼와이즈앱이 중심에 있다. 그리고 자산을 관리해주는 핀테크스타트업인 Nutmeg의 앱이 들어있다. 그는 그가 가장 안쓰는 것이 페이팔이라고 했다. 조만간 지워버릴 것이라고 한다. 그럼 그 자리를 아마 또 다른 핀테크스타트업의 앱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나는 그의 폴더를 보면서 결국 미래의 은행은 이같은 스마트폰의 앱을 모아놓은 폴더자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몇년안에 애플페이나 삼성페이가 일반화되면 현금을 가지고 다닐 필요도 줄어들고 자연히 ATM현금카드도 필요없게 될 것이다. 은행은 단지 내 월급을 받거나 예금해두는 역할을 할 뿐이다. 종이통장을 가지고 있을 필요도 없고 은행지점에 실제로 갈 일도 없게 된다.

대부분의 금융활동은 트랜스퍼와이즈나 Nutmeg같은 핀테크스타트업의 앱으로 하게 될 것이다. 소비자는 예금, 대출, 송금, 카드, 결제 등 다양한 금융활동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앱을 골라서 쓰기만 하면 된다. 은행의 언번들링(Unbudling)현상이 스마트폰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이다.

unbundling-of-european-bank-v2

실제로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은행의 언번들링현상이다. 그래픽 출처 : CB Insights

한국에서도 송금이라면 Toss같은 각 분야에서 특화된 앱이 나오고 있다. 이런 앱들이 앞으로 스마트폰의 한자리를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1~2개 허가해주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기존 은행과 비교해서 크게 차별화되지 않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나와봐야 각 분야에서 특화된 핀테크스타트업보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기는 어렵다. 소비자입장에서는 기존 은행의 지루하고 불편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다양한 핀테크스타트업이 내놓은 기발한 아이디어의 금융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 더 좋다.

이런 의미에서 작은 핀테크스타트업이 기존 서비스를 혁신해 나가는데 있어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걷어내고 기존 금융기관과의 협업관련 장벽을 제거해 주는 것이 정부당국이 할 일이다. 그런데 우선 순위를 대기업위주의 인터넷전문은행 라이센스를 주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잡은 금융위에 대해서 좀 유감이다. 한국인의 스마트폰 금융폴더에도 다양한 핀테크스타트업의 앱으로 가득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 우리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해외 핀테크스타트업들의 앱들이 들어와서 자리잡게 될 것이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8월 2일 at 10:25 오후

스타트업에 게시됨

Tagged with , ,

[라이코스 이야기 3] 미세한 문화의 차이

leave a comment »

연재한다고 해놓고 너무 글을 안써서 무안. 그래서 이번에는 가볍게 쉬어가는 글. 미국직장에서 느낀 미세한 문화의 차이.

Screen Shot 2015-08-02 at 9.10.35 AM

처음 라이코스에 CEO로 부임해 갔을 때의 내 사무실이다. 비어 있던 방 하나를 쓰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이런 매니저들의 방을 ‘오피스(office)’라고 부른다. 당신 방(room)에 가는 것이 아니라 오피스에 간다고 한다. 처음 라이코스에 갔을 때 임원들과 General Counsel(법무팀장정도), HR매니저가 자기 오피스가 있었다.

Screen Shot 2015-08-02 at 9.26.59 AM

그리고 일반 직원들과 중간매니저들은 이런 큐비클에서 근무한다.

Screen Shot 2015-08-02 at 9.27.12 AM

개인 공간은 좀 넓은 편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사무실안에 혼자 있으니 직원들과 도통 소통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얼마 안있어 직원들과 가까이 있기 위해서 사무실을 포기하고 직원 근무공간 구석으로 HR매니저와 함께 옮겨 갔다. 그렇게 하니 출퇴근할 때나 커피 한잔 하러 갈 때나 화장실을 드나들때 복도에서 직원들과 마주치는 기회가 수십배는 늘어났다. “Hi Jungwook”, “Hi Chris” 그렇게 인사를 교환하고 잡담 한마디라도 더 하게 되니 직원들과 휠씬 가까워 졌다.Screen Shot 2015-08-02 at 9.11.57 AM

그런데 오피스에 있건 바깥 오픈된 자리에 있던 처음에 적응이 안되는 일이 있었다. 사람들이 내가 자리에 없을 때 종이 서류를 놓고 갈 때는 책상위에 놓지 않고 내 의자위에 놓고 간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모르고 깔고 앉으면 어떻게 하나 하고 황당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가만 보니 다들 그렇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니 중요한 서류를 놓치지 않고 바로 발견하는 장점은 있었다. 미세한 문화의 차이다.

사족 : 라이코스를 떠난 뒤 몇년간 이런 습관을 잊고 있다가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이기대이사가 내 의자에 서류를 이렇게 놓고 가서 다시 떠올렸다. 역시 미국에서 일할 때 배운 습관이라고 한다. 테크앤로 구태언변호사도 김앤장에서는 이렇게 한다고 전해줬다. (경칭생략)

Written by estima7

2015년 8월 2일 at 10:08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