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2월 8th, 2015
새로운 혁신하드웨어시장에서 존재감이 떨어지는 한국
요즘 해외를 다니면서 스마트폰과 연동된 새로운 전자제품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스마트폰과 연동한 각종 블루투스 스피커, 고프로(GoPro) 같은 액션카메라, 운동량측정 웨어러블, 스마트와치 등 각종 IoT기기들, 그리고 드론이 엄청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미 가볍게 몇조시장은 될 것 같고 곧 수십조시장으로 급속히 성장할 것이다. 4월부터 애플와치가 나오면 이런 기기들에 대한 관심은 더욱 폭증할 것이다.
드론만 해도 약 1년반전에 미국에 있을때 엉성하고 비싼 제품들을 보고 “누가 저런 것을 살까”했었다. 그런데 위 애플스토어에 전시된 프랑스 패럿사의 제품처럼 지금은 사고 싶은 매력적인 드론 제품이 많이 보인다.
이런 시장에서 블루투스스피커는 보스(Bose)나 비트(Beat)아니면 죠본(Jawbone), 웨어러블은 핏빗(Fitbit), 미스핏(Misfit), 죠본, IoT기기들은 네스트(Nest), 버킨(Belkin) 등 그리고 드론은 중국의 DJI나 프랑스 패럿(Parrot)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급성장하는 시장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거의 제로다. 일부 블루투스스피커, 블루투스 헤드폰, 스마트와치 등을 생산하는 삼성, LG를 제외하고는 한국의 다른 업체가 만든 IoT기기는 눈씻고 봐도 찾아볼 수가 없다. 내가 과문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해외매체에서 소개하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
지난 1월의 CES때도 주목받는 한국제품은 거의 없었다. 삼성, LG에서 나온 제품도 주로 TV위주였을뿐 크게 화제를 끌만한 혁신적인 제품은 없었다. (물론 100% 없다는 뜻은 아니다.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은 제품들이 없었다는 뜻이다.)
반면 중국 심천의 세계 1위 드론 업체인 DJI같은 회사는 그야말로 대인기다. 이 회사의 드론 제품인 인스파이어나 팬텀은 요즘 매스컴 등에서 너무 자주 보인다. 이 회사는 세계 드론업계를 선도한다. 누가 중국업체가 짝퉁이나 만든다고 했던가. DJI의 제품은 디자인도 좋고 기능도 훌륭하다. 나도 하나 갖고 싶다.
또 프랑스는 드론으로 인기를 끄는 패럿이외에도 IoT분야에서 Withings, Netamo같은 회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CES에서 66개사의 스타트업들이 참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부분 IoT스타트업이 많았다.
그런데 한국은 이렇게 새로 떠오르는 분야에서 주목을 받는 회사가 정말 보이지 않는다. IoT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별로 없기도 하고 한국에는 이런 첨단 제품 시장도 전혀 형성되어 있지 않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있는 곳도 없다. 도대체 왜 그럴까. 한국에서 더이상 혁신은 나오지 않게 된 것일까.
창조경제를 한다고 난리인데 정작 창조적인 회사는 그다지 보이지 않게 된 것 같다. 정말 이래도 괜찮은 것일까.
스마트폰, 우버에 밀리는 자동차업계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서 공유. 나는 항상 스마트폰으로 인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변화가 자동차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를 뒷받침하는 내용을 CBS모닝쇼에서 들었다. (예전에 아이폰과 페이스북에 고객을 빼앗기는 자동차업계라는 글을 쓴 일도 있다.)
미국인의 자동차 소유대수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인당 평균차량소유대수가 2006년에 1.6대였던 것이 2011년에는 1.1대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것은 아마 2008년 금융위기의 영향도 있을 것이지만 그렇단다.
방송에 출연한 Quartz의 Tim Fernholz기자는 몇가지 이유를 들었다. 미국의 밀레니얼세대가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아져 자동차를 공유하게 됐다는 것. 자동차가 더이상 신분을 상징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 젊은이들이 도시로 몰리고 있다는 것. 베이비부머가 예전보다 덜 운전하게 됐다는 것 등이다.
그리고 1983년에는 18세의 80%가 운전면허증을 취득했으나 2010년에는 60%로 줄었다는 것이다. Tim은 “요즘 젊은이들은 부모에게서 벗어나고 싶을때 운전을 하고 쇼핑몰로 가는 것이 아니고 SNS를 한다”며 “사람들은 최신형 자동차를 사는 것보다 최신 스마트폰을 사는 것에 더 신경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경기가 살아나고 유가가 떨어지면서 미국의 자동차판매가 다시 늘어나고 있지만 자동차회사들은 이렇게 사람들이 운전을 하지 않게 된 현상을 염려하고 있고 그래서 자동차에 WiFi를 도입하고 스마트폰과 통합작업을 진행하며 ZipCar, Uber 등과 제휴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필요하면 스마트폰을 들고 Uber를 이용해 있는 곳으로 즉시 차를 부를 수 있게 된 것도 이런 현상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내가 저번에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우버를 이용했을때 운전기사가 한 말이 귓전에 남아있다. 그는 요즘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를 몰지 않고 우버나 리프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이렇게 쉽게 차를 이용할 수 있는데 누가 차를 필요로 하겠어요?”라고 말했다.
또 한가지는 전세계 대도시의 대중교통수단이 십여년보다 휠씬 좋아졌다는 것이다. 이제 세계 어느 도시에 가도 어렵지 않게 잘 운영되는 지하철이나 버스시스템을 접할 수 있다. 그리고 낯선 도시에서도 스마트폰과 구글맵을 이용해 쉽게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나만해도 한국에 돌아와서 거의 차를 운전하지 않는다. 웨어러블트래커를 차고 웬만하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한발자국이라도 더 걸으려고 노력한다. (참고 : 모바일앱과 핏빗덕분에 바뀐 내 생활습관) 꼭 필요하면 택시나 우버를 이용한다. 새로 차를 사지 않고 부모님의 차를 공유한다. 13년된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딱 하나 아쉬운 것은 내 스마트폰을 카오디오와 블루투스로 연결할 수 없는 것이다. 나중에 그게 아쉬워서 차를 업그레이드하게 될지 모르겠다.
위는 미국인들의 운전감소현상을 다룬 CBS모닝쇼 꼭지다.
추가로 이 글을 쓰면서 발견한 흥미로운 데이터 하나.
위 그래프는 미국하원의원들과 그 스탭들이 캠페인활동을 위해서 출장을 다닐때 이용한 교통영수증을 분석한 것이다. 2012년에는 약 2천8백건의 택시영수증과 함께 약 100건의 우버사용영수증이 보고되었다. 그런데 2014년에는 택시가 1천8백건으로 감소하고 우버이용이 2천8백건이 된 것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런 Ride서비스 이용이 2년사이에 60%가량 늘었다는 점이다. 우버의 편리성에 중독된 사람들이 자신의 차량이나 렌트카를 이용하기 보다 우버를 이용하게 됐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어쨌든 이렇게 빠르게 세상은 변하고 있다. 과연 10년뒤에는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