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크레이그리스트로 팔기
5년동안 잔고장 전혀 없이 보스턴과 쿠퍼티노에서 우리 가족을 무사히 실어날라준 토요타 시에나를 얼마전 새 주인에게 떠나보냈다.
차파는 것에 대한 두려움(어렵고 복잡할까봐)이 있어서 그냥 딜러에게 가서 넘길려고 했는데 Gibs Song 님의 조언으로 Craigslist에 올렸다.시에나는 수요가 높을 것이니 쉽게 팔수 있을 것이란 말씀이었다. 여기서 뭔가 사 본 일은 있어도 팔아본 일은 없었는데 첫 경험이었다.
크레이그리스트는 크레이그 뉴마크라는 사람이 95년도에 처음 만든 일종의 벼룩시장게시판이다. 어찌보면 단순한 정보를 주고받는 거대한 게시판의 집합인데 미국인들의 생활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이곳을 통해서 미국인들은 온갖 정보를 주고 받는다. 이 사이트덕분에 이전에 Classified ad가 주수익원이었던 미국의 신문사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2009년형 토요타 시에나 LE모델은 중고차시세가 얼마나 하는지 Kelley Blue Book이란 사이트에서 검색해서 찾아보면 된다. 이 켈리블루북은 중고차매매에 있어서 모두가 참고하는 골든스탠더드격인 사이트다. 1918년에 설립됐고 1996년부터 웹사이트를 운영했다니 역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어쨌든 차를 잘 세차하고 사진을 여러장 찍어서 포스팅했다. 가입과 포스팅이 그다지 복잡하지 않았다. (이메일과 전화번호로 인증. 본인인증은 아니고 아무 전화로 해도 된다.) 차에 스크래치나 약간 들어간 부분 등 작은 흠집이 있었는데 사진에 잘 보이게 하고 글 내용에도 그 사실을 밝혔다.
전화를 받기는 싫어서 이메일로만 연락을 받겠다고 했는데 며칠사이에 10여통의 메일을 받았다. 대부분 “차를 보고 싶으니 바로 전화를 달라”며 자신의 전화번호를 밝힌 것들이다. 메일을 주고 받을때도 rcc9la26d7534400a6a03514c34f9200@reply.craigslist.org 같은 식으로 메일주소가 변환되서 전달되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서로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어서 좋다. (메일을 주고 받아도 서로의 실제 이메일주소가 공개되지 않는다.)
처음으로 차를 보러온 사람은 근처 10분거리에 사는 중국인이었다. 차를 잠시 둘러보고 동네를 10분정도 운전해보고 본네트를 열어보고 몇가지 질문을 한 다음 바로 사겠다고 했다. 워낙 연락이 많이 와서 가격은 깎아주지 않겠다고 했더니 5초쯤 생각하다가 “I’ll take it.”
너무 쉽게 팔았다.
Smog Check를 받고 넘겨줘야 한다고 해서 동네 정비소에 가서 40불내고 체크를 받았다. 그리고 며칠뒤 차를 넘기는 날 같이 근처 은행에 가서 그가 인출하는 현금을 은행직원에게서 직접 받았다. 그 다음 자동차 타이틀과 키를 넘기고 타이틀의 소유 Transfer 신고탭을 잘라서 Seller와 Buyer정보를 입력해서 DMV로 우편으로 부치고 절차를 끝냈다. (참 그리고 자동차보험회사에도 알리고 계약을 해지했다. 보험에이전시 담당자와 이메일로 물어보고 서류양식을 받은 뒤 사인해서 스캔해서 보내서 끝냈다. 전화통화를 할 필요가 없다.)
딜러에게 파는 것보다 1000~1500불정도 더 받은 것 같다. 사실 가격을 더 높게 불러도 될 뻔했다. 2009 Toyota Sienna LE를 2009년 27000불 조금 넘게 주고 사서 14000에 매각. 거의 정확히 5년을 소유하면서 5만4천만마일을 달렸는데 차 가격만으로만 따진 소유비용은 월 220불 조금안되게 들었던 것 같다. (유류비, 보험, 각종 유지비용제외)
교훈.
1. 토요타의 캠리나 시에나 같은 베스트셀링카가 왜 인기가 있는지 알겠다. resale value도 좋고 빨리 팔린다.
2. Craiglist가 생각외로 괜찮다. 허접해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써보니 (내 예상보다) 의외로 시스템이 잘되어 있었다.
한국에서 직접 자동차를 팔아본 일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캘리포니아에서는 이처럼 쉬웠다. 기억해두고 싶어서 간단히 메모.
사이트명에 s가 빠져서용… Craigslist입니다-
MJ
2014년 6월 29일 at 12:20 pm
아차~ 감사합니다.
estima7
2014년 6월 29일 at 1:05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