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토럼과 구글폭탄
아이오와코커스에서 8표차로 밋 롬니에 이어 2위가 된 펜실베니아상원의원 릭 샌토럼.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거의 꼴찌를 달리다가 막판에 아이오와에 큰 공을 들여 급부상했다. 그런 그를 보니 갑자기 ‘구글폭탄’이 떠오른다.
2003년 동성애자들에 대해 적대적인 발언을 했던 그는 이 일로 게이들의 반감을 산다. 그중 Dan Savage라는 저널리스트는 구글을 통해 샌토럼에게 복수를 한다. Dan은 http://spreadingsantorum.com이라는 사이트를 만들고 동성애자들의 도움으로 상호링크를 늘리는 방식으로 Search Engine Optimization을 통해 구글검색결과에서 이 블로그의 순위를 높인 것이다. 이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Santorum이라는 단어의 뜻을 (독특하게) 재정의하는 것이다. 아래와 같이.
위 그림은 위 http://spreadingsantorum.com에 접속하면 처음 나오는 것이다.(뜻은 뭐 번역하지 않겠다.) 구글에서 Santorum을 검색하면 지난 9년동안 아래와 같은 구글검색결과가 나타났다.
아이러니하게도 릭샌토럼을 설명하는 위키피디아페이지는 3번째이고 첫번째와 두번째 검색결과는 Dan Savage가 만든 릭샌토럼을 조롱하는 블로그검색결과다. 4번째는 이 릭샌토럼 구글폭탄에 대해서 설명하는 위키피디아페이지다.
미국사회에서 구글의 막강한 파워를 고려하면 지난 9년간 릭 샌토럼이 겪었을 고충은 이해하고도 남을만하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 유명 국회의원의 이름을 검색했는데 첫번째와 두번째 검색결과로 고약한 내용의 국회의원을 조롱하는 사이트가 떠올랐다고 상상해보자.
릭 샌토럼은 지난 9년동안 여러차례 공식, 비공식 채널을 통해서 구글에 시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내가 이 일에 대해서 알게 된 것도 지난해 ABC방송의 인터뷰에서 그가 구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들어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불법적인 콘텐츠나 구글의 웹마스터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극히 제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검색결과에서 콘텐츠를 (인위적으로) 삭제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Google does not remove content from our search results, except in very limited cases such as illegal content and violations of our webmaster guidelines.”)
어쨌든 릭 샌토럼이 미국공화당 주요대선후보로 부상한다면 이 구글검색결과에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구글이 알아서 검색결과를 수정해줄 것이라는 것은 아니고, 그의 공식페이지나 위키페이지를 링크한 사이트들이 늘어나면서 구글랭킹에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쨌든 거의 당내경선에서 거의 꼴찌를 달리던 그가 아이오와내 99개 카운티를 홀로 전부 순회하는 열정을 보인 끝에 예상치 않은 결과를 끌어내는 듯 싶다. 결국 공화당대선후보는 롬니로 결정되겠지만 그래도 샌토럼의 노력은 인정해줘야 할 듯 싶다. 샌토럼하니 문득 구글폭탄건이 생각나서 가볍게 적어봤다.
update: 사실 이 이슈에는 구글의 알고리즘 원칙, 미디어가 되어버린 검색엔진을 놓고 정치인들과 빚는 갈등,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 표현의 자유문제, 서치엔진최적화(SEO) 등 많은 논쟁거리가 있다. 구글이 잘했다는 것도 Dan Savage가 잘했다는 것도 아니다. 한국의 경우와 비교해서 생각해볼만한 내용도 많다. 더 자세한 내용은 서치엔진전문가인 대니설리번이 지난 9월에 쓴 “Should Rick Santorum’s “Google Problem” Be Fixed?”포스팅을 참조하시길. – Update :지금 수정하기 전에 실수로 악용하는 사람들 뒤에 (SEO)를 붙였음. 개인적으로 SEO를 어뷰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물론 선을 넘어가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실수였다는 것을 밝힘.
우리 나라 같으면 당장 고소 들어갔을 것 같은데…
컨텐츠 제작자 쪽에는 어필하지 않고, 구글에만 시정을 요청했다는 것인가요?
개인에게 대응 하는 방식이 더 큰 반발을 일으킨다고 판단한건지..
속 사정은 어떤지 모르지만, 흥미롭네요 ^^
wintony
2012년 1월 4일 at 1:16 am
어제 자기전에 문득 생각나서 가볍게 적어본 것인데요. 제가 한국에서 겪은 경험까지 보태서 사실 10배는 더 쓸 수 있는 글입니다만… (시간이 많이 걸려요.ㅎㅎ)
당연히 그 블로그의 저자에게도 항의를 했겠지요. 그래도 상원의원인데요. 하지만 이게 동성연애자그룹과의 실력대결이 되서 마음대로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대니설리번의 지난 9월의 글을 한번 천천히 읽어보세요.
http://searchengineland.com/should-rick-santorums-google-problem-be-fixed-93570
estima7
2012년 1월 4일 at 7:22 am
그리고 에스티마 님은 은근슬쩍 구글폭탄에 꽤나 무게있는 한표를 보태주는데..
yonghokim
2012년 1월 4일 at 2:36 am
무게를 실어주는 것은 아니고요. 그냥 이런 일이 있다고 소개한 것 뿐입니다..^^
estima7
2012년 1월 4일 at 7:26 am
링크 하셨음요 ㅎㅎ
yonghokim
2012년 1월 4일 at 10:52 am
그리고 동성연애자보다는 동성애자가 politically correct 한 표현입니다..
yonghokim
2012년 1월 4일 at 10:54 am
앗,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고쳤습니다. 그리고 “링크하셨음요”는 무슨 뜻이신지?
estima7
2012년 1월 4일 at 12:27 pm
감사합니다.
에스티마님이 그저 현상을 소개만 하신 것 같지만.. 소개하면서 Spreading Santorum 웹사이트에 링크를 하셨습니다. 링크를 했으니 구글 폭탄 랭크가 올라가지 않겠습니까..
yonghokim
2012년 1월 6일 at 2:29 am
앗, 그렇군요. 미처 그걸 생각못했네요! 저도 일조를…
estima7
2012년 1월 6일 at 9:33 am
이 사건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어뷰징(SEO)이라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구글 입장에서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따르고 관심있는 웹페이지를 상위로 올렸을 뿐이니까요..
구글 입장에서는 꽤나 곤란할 것 같습니다..
박남욱
2012년 1월 4일 at 8:41 am
제가 위에 어뷰징이라고 쓰지는 않았는데요? 그리고 SEO는 어뷰징이 아니죠. 어뷰징을 했다면 구글이 punish를 했을 겁니다. 말씀하신대로 많은 사람들이 링크한 페이지를 위로 올렸을 뿐이죠.
이런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구글CEO 에릭슈미트도 비슷한 문제로 곤란을 겪은 적이 있지요. 한번 원칙을 무너뜨리면 그 다음부터 대응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구글도 원칙을 고수하는 것 같습니다.
estima7
2012년 1월 4일 at 9:06 am
SEO는 어뷰징이 아닙니다. SEO에 대해서는 이미 관련 교재도 나와 있는 상황인 걸요. SEO를 어뷰징이라고 보는 것은 우리나라 검색엔진의 왜곡된 견해라고 생각합니다.
Bomil Suh (@bmsuh)
2012년 1월 5일 at 4:33 am
지금 보니까 제가 위에 좀 오해의 소지가 있게 글을 썼네요. 수정했습니다.
estima7
2012년 1월 5일 at 11:04 am
우리나라 포털들은 평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완전 상황이 다르기는 할 것 같습니다. 권력이 없는 측에 대하여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사례를 비교해 보는 것이 매우 재미 있겠네요. 이런 일들을 학문적으로 다루고 글을 쓴다면 좋은 책이 될 것 같습니다.
김세윤
2012년 1월 5일 at 4:29 am
예를 들어 갤럭시S 이렇게 검색했는데 제품 홈페이지 다음에 갤럭시 안티카페가 나오고 부정적 블로그가 줄줄히 검색되어 보이면 큰 타격을 받겠네요 근데 이런걸 조작할수도 있다니 …
kimjunho79
2012년 1월 8일 at 3:43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