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3월 13th, 2011
아이패드2 간단한 첫인상
지난해 4월2일 아이패드 오리지널버전을 손에 넣은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 2011년 3월11일 아이패드2를 다시 손에 넣었다.
한국출장에서 귀국하느라 판매가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 5시, 샌프란시스코에서 보스턴사이 하늘위에 떠있을 남편을 위해 내 아내가 가까운 애플스토어에 나가 구매해다가 준 것이다. 솔직히 온라인으로 주문하던지, 토요일에 나가서 살까하는 생각도 있었다. 토요일오전 9시부터 판매가 시작된 지난해에는 주말내내 구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굳이 아내가 애플스토어에 나가보겠다고 했고 예상을 넘는 인원이 긴 줄을 서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시간동안 끈기있게 기다려 아이패드2를 구입해왔다. 그런데 거의 못살뻔했다고 한다. 거의 몇대 남지 않은 아이패드2를 간신히 건져온 것이다.
알고보니 미국전역의 애플스토어에서 금요일밤 아이패드2가 거의 매진되었으며 주말내내 구할 수가 없는 상태이다. 만약 아내가 2시간동안 기다려 사다주지 않았더라면 몇주는 걸려서 구입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약간 웃돈을 붙여서 팔수있을지도^^) 작년에 비해 확실히 애플이 수요를 잘못 예측한듯 싶기도 하다.
어쨌든 시차와 싸우며, 일본지진뉴스에 가슴이 무너지며, 오리지널아이패드의 백업데이터를 옮기느라 생각만큼 아이패드2를 제대로 써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리뷰를 쓰기보다는 일단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내 첫인상만 가볍게 공유한다.
-첫느낌
박스에서 꺼내자마자 받은 느낌은 “오리지널과 큰 차이가 없는 것 아닌가. 괜히 산 것 아닌가“하는 것이었다. 아내의 말로는 한번 만져보고 “업그레이드 안해도 되겠다”며 구입을 포기하고 돌아간 기존 아이패드사용자들도 많은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간신히 차례가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런 느낌을 받은 이유는 똑같은 크기에 화면해상도도 똑같기 때문인 것 같다. 아이패드를 집어든 첫 느낌은 “조금 가벼워진 것 같은데 그래도 아직 아주 가볍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킨들처럼 한손으로 들어도 전혀 부담없는 수준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컬러에 저 화면크기로 지금의 절반무게까지 가벼워지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두께는 확실히 얇아졌다. 오리지널 아이패드는 뭔가 뒷판이 볼록하게 튀어나온 느낌이 있어서 두꺼운 느낌이었는데 그것이 평평하게 얇아졌다. 알루미늄으로 된 뒷판과 가장자리 마무리가 깔끔하게 되어 있어서 잡고 있으면 오리지널 아이패드보다 더 단단하고 정돈된 느낌이 든다. 한마디로 감촉은 휠씬 좋아졌다.
스마트커버는 정말 신기하다. 아이패드에 자석으로 착 달라붙는 맛이 있어서 좋다. 스크린에 붙여서 닫으면 화면도 바로 꺼지고, 열어젖히면 화면이 바로 켜지는 것도 편리하다.
카메라는 실망이다. 스틸사진을 찍기 위해서 카메라앱을 실행했을때 화면은 큰데 비해 화질이 떨어지는 것이 역력하게 느껴진다. 아이폰4로 찍은 사진과 아이패드2로 찍은 사진을 비교해보니 역력하게 차이가 드러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아이패드로 스틸사진을 진지하게 찍을 생각은 없으니 이건 그냥 패스. (로마 바티칸에서 갤럭시탭으로 사진을 찍고 다니는 사람을 본 일이 있는데 좀 안쓰러웠다^^-갤럭시탭을 비하하는 의미가 아니라 그 큰 제품을 가지고 사진을 찍는 모습이 아주 부자연스러웠다는 뜻)
Facetime은 화면이 큰 관계로 그리 깨끗한 화질은 아니었지만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카메라의 성능이 떨어지기는 해도 앞으로 이 카메라를 응용한 색다른 앱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면이 크기 때문에 의외의 카메라응용방법이 많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큰 차이를 느낀 부분은 ‘속도’였다. 모든 면에서 확실히 체감이 될 정도로 앱사용에서도, 브라우징에서도 속도가 빨랐다. 오리지널아이패드와 아이패드2를 나란히 놓고 뉴욕타임즈나 한국포털사이트등을 동시에 열어봤는데 아이패드2가 월등히 빨리 전체페이지를 뿌려주었다. 마치 예전에 오리지널 아이폰이나 3G버전에서 3GS로 업그레이드할때의 쾌적한 느낌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뉴욕타임즈앱이나 더데일리 등의 앱도 동시에 실행해보았는데 아이패드2가 휠씬 빨랐다. (참고로 아이패드 1도 iOS 4.3으로 똑같이 업그레이드한 상태)
TabCritic의 iPad 1 vs. iPad 2 속도비교 비디오다. 어느 정도로 체감속도가 다른지 잘 비교해 볼 수 있다.
결론.
어디에서인가 읽은 말인데 아이패드2는 혁명적(Revolutionary)발전이라기보다는 진화적(Evolutionary)발전이다. 일년전의 아이패드의 충격은 없다. 다만 이제 겨우 일년간 열심히 따라잡아서 아이패드의 등짝이 보이기 시작하는 경쟁자들에게 다시한번 저만치 일년앞으로 달아나버린 업그레이드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마디로 일반대중을 위해 타블렛시장 1위 굳히기에 들어간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잠깐 써본 우리 가족들은 “더 얇고, 가볍고, 빠르다“라고 한다. 그것이 이번 업그레이드의 핵심인듯 싶다. 화면해상도가 조금만 더 올라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데 애플은 그것은 다음 버전의 과제로 미뤄둔 듯 싶다.
결론적으로 기존 아이패드 오리지널버전 사용자라면 굳이 무리해서 업그레이드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기존 아이패드도 사실 충분히 쓸만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 타블렛구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현재로서는 다른 제품을 고려할 이유는 없는 듯 싶다. 흔히 영어로 이야기하는 “No brainer”다. 디자인, 두께, 무게, 앱의 숫자 등 모든 면에서 경쟁자를 압도하는데다 가격까지 착하기 때문이다. 깜찍한 스마트커버도 독특한 애플다운 차별화요소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에서의 이야기다. 한글로 즐길 수 있는 아이패드콘텐츠가 부족한 한국에서는 좀 상황이 다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