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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라는 것은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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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쉽게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회사를 경영하는 것 때문이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 이렇게 하면 안되는 것 아닌가. 내가 이렇게 게을러서 괜찮은가. 회사직원들이 이런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등등 걱정이 많다.

다음의 인수후 5년간 계속 적자가 이어지며 힘든 구조조정중인 어려운 상황에서 2009년 현재의 회사에 CEO로 부임했다. 정말 회사가 좋아질지 개인적으로 반신반의상태였다. 회사를 결국 정리해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상황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희망은 있었다. 그리고 끈기있게 이끌어간 결과 흑자반전에 성공했다.

2010년초부터 회사실적이 안정된 흑자기조로 반전되는 가운데 의외의 바이어가 나타났다. 그리고 3월부터 매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이제 겨우 본 궤도에 올랐는데 회사를 팔아야한다는 것이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봄부터 가을까지 Due Diligence(회사실사작업)하느라 정말로 힘든 나날을 보냈다.

흔히 인수합병딜이 언론에서 발표되는 것을 보면 쉽게 뚝딱 이뤄지는 것 같은데 실제로 겪어보니 그게 전혀 아니었다. 지겹도록 이어지는 자료요청, 밤낮으로 이뤄지는 컨퍼런스콜, 흔들리는 핵심직원들, 상대방의 의중을 놓고 벌어지는 끊임없는 줄다리기… 특히 한국회사끼리 인수합병도 아니고 “서울의 한국회사가 보스턴의 미국회사를 하이드라밧의 인도회사에 매각”하는 것이니 얼마나 복잡했던지… 더구나 그 인도회사의 인수합병담당임원과 프로젝트리더는 콜로라도 덴버에 있고, 우리쪽 변호사님은 뉴욕에 계셔 복잡성을 더욱 더했다. 서울-보스턴-덴버-뉴욕을 연결한 컨퍼런스콜이 백번도 넘게 이어졌다.(물론 내가 모두 참여한 것은 아니다. 이 콜에는 가끔 인도도 끼여들었다) 알아듣기도 힘든 법률용어로 싸우는 변호사들의 공방을 듣고 있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던지…(그것도 영어로!) 그러면서 회사는 회사일대로 챙겨야한다. 정말 버거웠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실적이 나온 것은 운도 따랐지만 무엇보다 다 직원들의 덕이다.

인도회사는 얼마나 깐깐한지 도대체 적당히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그 결과 항상 이잡듯이 뒤져서 옛날 자료를 찾아내 제공해야했다. 우리 키멤버들과 다음쪽 멤버, 변호사님들이 참 고생 많이 했다. 주위에는 절대 비밀로 하고 회사 핵심멤버들과 같이 준비를 하는 것도 정말 쉽지 않은 일이 었다. 인수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동요하는 핵심멤버들을 격려하고 힘을 복돋우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직원들에게는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회사의 장기 비전을 얘기하고 시치미를 떼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이제 다음주면 딜이 되고 끝날 것이라는 희망을 5월부터 해서 결국 발표한 것은 8월. 그 이후에도 세부사항을 합의하고 진짜 딜을 마무리(Close)하는 것은 거의 연말이 다 되서였다. 하나 해결하면 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최종 책임을 지는 사장으로서 “진짜 이 딜이 될 수 있을까” 매주 반신반의했다. 어쨌든 결국 좋은 결과를 낸데 대해 기쁘다. 하지만 다시 겪고 싶지는 않은 일이다. (정말 많이 배웠다. 후회도 많다. 다시하면 이렇게 안했을텐데 생각되는 일의 연속이다.)

딜을 완료하고 한숨 돌리고 나니 새로운 도전이 또 찾아왔다. 우리 회사를 인수한 것은 인도회사지만 실제 같이 일하게 된 것은 이스라엘회사(인도회사의 자회사)였다. 유태인과 이스라엘에 대해서 무지하던 내가 그들과 같이 일하면서 또 새로운 문화충격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엄청 공격적이고, 똑똑하고, 국제적 감각이 있는 이스라엘인들과 일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많이 배웠다. 하지만 또 다른 부담감이 쏟아졌다. 이 회사를 파악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그들은 많은 것을 알기 원했다. 그리고 항상 최종적인 의견은 내게 물었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또 나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고 그들과 또다른 신뢰관계를 쌓아야했다. 이제는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로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됐다. 신뢰를 쌓게 됐다. (개인적으로 이스라엘사람들에게 많이 감탄하고 있다.)

이런 과정들을 거치다보니 나도 모르게 회사에 소홀히 하게 된 것 같다. 다른 무엇보다 사람에 소홀히 했다. 50여명 규모의 회사에서는 사장의 존재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009년초 직원들과 가까이 있기 위해 개인사무실을 비워두고 직원들과 함께 있는 한구석 셀로 이동해서 지냈다. 지나다니면서 더 자주 얼굴을 보다보면 이야기도 한번이라도 더 하게 되고 밥이라도 한번 더 먹게 된다. 그러다보면 서로를 알게 되고 신뢰관계가 쌓일 수 있다.

그러다가 회사의 자리 재배치와 매니저들의 권유로 몇달전부터 반대쪽 구석 코너오피스로 옮겼다. 그런데 Out of sight, Out of mind라고 떨어져 있다보니 뭔가 불편하다. 어색하다. 역시 얼굴을 자주 봐야한다. 뭔가 사람들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느낌이다. 다시 핑계를 대고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

어쨌든 직원평가시즌을 맞아 평가서를 읽으면서 요즘 나태해진 내 자신을 생각한다. 나에 대한 평가가 제일 가혹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못하고 100% 회사일에 몰입하기 보다는 다른 일에 너무 시간을 빼앗기는 것 아닐까. 트윗을 너무하는 것 아닌가. 회사직원들에게 미안하다. 지난주는 특히 사람문제 때문에 하루종일 고민하고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진짜 회사의 전략과 비전을 고민해야할때에 내가 뭐하고 있나”하는 생각을 했다.  참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자괴감이 들어서다. 나도 언론에 등장해 웅대한 전략과 비전을 이야기하는 멋진 CEO가 부럽고 되고 싶은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런 부질없는 생각을 하다가 틈틈히 읽는 Management가이드에 무척 위안이 되는 구절을 발견했다. “아,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At the end of the day, management is about people. And the fact that you spend most of your time dealing with people problems simply means you are doing your job.

-The Wall Street Journal Essential Guide to Management

Written by estima7

2011년 1월 22일 at 11:5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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