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짧은 생각 길게 쓰기’ Category
뉴욕타임즈의 온라인저널리즘-샌더스키코치 인터뷰기사의 예
오늘 아침 뉴욕타임즈 1면. 성희롱스캔들로 지난 몇주동안 미국을 뒤흔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펜스테이트대학 전 미식축구코치 샌더스키의 인터뷰기사를 특종으로 실었다. (참고기사: 탐욕이 키운 미국판 도가니(시사인)) 오늘 하루종일 미국미디어들은 이 기사를 받아서 보도하기에 바빴다.
그런데 나는 아침에 뉴욕타임즈 종이신문에 실린 이 기사와 온라인판기사와 그 편집을 보면서 뉴욕타임즈가 얼마나 온라인에 적합한 리포팅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지 다시 실감했다. 간단히 소개해 본다.
우선 온라인프론트페이지톱에 사진이 아닌 동영상리포트를 달았다. 기사안으로 들어갈 필요가 없이 그냥 톱동영상을 터치하면 비디오가 재생된다. 9분짜리 인터뷰와 관련 사진을 잘 편집한 비디오리포트다.
인상적인 부분은 정식인터뷰 기사외에 주요 인터뷰의 오디오발췌를 따로 마련해 놓았다는 것이다. 이틀동안 인터뷰를 했다는데 모든 내용을 비디오로 찍을 수 없었고 오디오녹취를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중요한 부분을 1분~5분정도의 오디오파일로 일일이 편집해서 위처럼 제공하고 있다.
위처럼 샌더스키스캔들에 대한 23페이지짜리 배심원리포트원본을 그대로 제공하고 있는 것도 인상 깊다. 즉, 필요하면 독자가 직접 읽어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미국사회에 큰 논란을 일으킨 이번 스캔들의 당사자를 단독인터뷰해서 보도하는데 있어 뉴욕타임즈는 온라인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 샌더스키코치의 육성을 최대한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 듯 싶다. 주요 내용을 편집한 동영상을 제공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텐데 인터뷰내용의 핵심을 담은 오디오파일까지 일일히 편집해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을 다룬 법원의 공식문서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보도태도는 관련된 내용을 최대한 독자에게 있는 그대로 제공하고, 원하면 독자가 직접 사실관계를 판단하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뉴욕타임즈의 온라인에 대한 정성과 함께 자신감도 함께 읽을 수 있다고나 할까.
참고: 나의 NYT의 온라인저널리즘 관련한 포스팅리스트.
당신의 시각을 미국대법원과 비교해보기(NYT)
https://estima.wordpress.com/2010/07/25/nytinter/
많이 본 기사 유감
https://estima.wordpress.com/2011/04/24/mostviewed/
NYT를 읽으면서 느끼는 한국인터넷신문에 아쉬운 점 하나
https://estima.wordpress.com/2011/05/28/nytpublished/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미국언론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NYT)
http://wp.me/pihxG-iQ
온라인기사는 이 정도는 되야-NYT 김연아관련기사의 예
http://wp.me/pihxG-hq
라이코스를 방문한 비빔밥유랑단
몇주전 갑자기 “비빔밥유랑단이라고 합니다”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는 “장난치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5명의 젊은이들이 전세계를 일주하면서 한국음식의 자랑거리중 하나인 비빔밥을 홍보한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고 인터넷을 찾아보고는 절로 “정말 훌륭한 아이디어다”라고 무릎을 쳤다.
그것도 일부러 보스턴외곽에 위치한 우리 회사까지 와서 비빔밥 소개 이벤트를 해주겠다니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라이코스에 온 뒤로 직원들과 점심을 할때마다 일부러 좀 멀리 떨어진 한국식당(사실은 한국인이 오너인 스시레스토랑에서 한식메뉴를 몇가지 내놓는 것)에 자주 가고는 했다. 내가 한식을 꼭 먹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한국음식을 소개해주고 싶어서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모회사가 한국회사임에도 한국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한국음식을 한번도 먹어본 일이 없는 직원들이 태반이었기 때문이다. (보스턴은 아시아에서는 먼 곳이다. 좋은 아시안레스토랑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나는 주로 적극적으로 돌솥비빔밥을 권하고는 했는데, 건강식이고 맛이 좋아서 누구나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솥밥이 너무 뜨거워서 또 매워서 잘 먹지를 못하거나, 잘 비비지를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사장앞이라서 내색을 안한다 뿐이지 다시 와서 비빔밥을 또 먹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안타깝게도… 그래서 최근에는 나도 포기하고 거의 한식당을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일부러 한국의 젊은이들이 우리 회사에 와서 비빔밥을 홍보하고 직접 한그릇씩 서빙해준다고 하니 너무나 고맙고 기뻤다. 어제 점심시간에 많은 직원들이 모여서 비빔밥에 대해 배우고 직접 맛보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그 사진들.(비빔밥유랑단의 김수찬님에게 제공받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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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유랑단 덕분에 우리 직원들이 색다른 한국문화를 접하는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한국인사장으로서 참 기분이 좋은 일이었다. 오늘은 한 직원에게 이런 메일도 받았다.
Hi Jungwook, I just wanted to say thanks so much for the lunch yesterday. The food was spectacular, and it was great learning about Korean culture. It’s fantastic that you made the effort to get the bibimbap backpackers in here.
전세계를 돌며 100개의 비빔밥테이블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로 뭉친 5명의 젊은이들. 강상균, 김명식, 김수찬, 박현진, 정겨운. 이런 친구들이 진짜 문화대사가 아닌가 싶다. Thank you!
참조-비빔밥유랑단 홈페이지 http://plusminers.blog.me
애플과 소니의 선택과 집중
애플CEO 팀쿡의 예전 발언중에 이런 것이 있다. (훌륭한 아이디어에 매일같이 No를 연발하는 회사-애플 포스팅참조)
“The table each of you are sitting at today, you could probably put every product on it that Apple makes, yet Apple’s revenue last year was $40 billion. I think any other company that could say that is an oil company.” 당신들 책상위에 아마도 우리 애플이 만드는 전 제품을 올려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경쟁사들은 흘러넘칠 정도로 제품군이 많다는 뜻) 애플은 작년에 40B매출(약 46조원)을 올린 회사다. 이 정도 규모에 그렇게 할 수 있는 회사는 사실 얼마 없다. 아마 Oil회사뿐일 것이다.
그만큼 애플은 “선택과 집중”을 하는 회사라는 뜻이다. 뭐 일년에 스마트폰 모델을 단 하나만 내는 회사 아닌가.
그런데 비즈니스위크의 What is Sony Now? 커버스토리 기사를 읽다보니 이런 부분이 나온다.
More than 2,000 products from headphones to medical printers to Hollywood-grade 3D movie production equipment. Jeff Loff, a senior analyst with Macquarie Capital Securities in Tokyo, points out that Sony sells nine different 46-inch TV models in the U.S. and its mobile-phone joint venture with Ericsson offers more than 40 handsets. 소니는 헤드폰에서 의료용프린터, 3D영화제작장비까지 2천가지 제품을 생산한다. 46인치 TV의 경우에도 9가지의 다른 모델이 있고 에릭슨과 조인트벤처인 휴대폰비즈니스에서도 40가지가 넘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2천개의 제품을 테이블위에 올려놓으려면 몇개의 테이블이 필요할까? CEO가 자기 회사에서 만드는 모든 제품을 다 알 수 있을까? 소니는 이밖에도 생명보험회사도 하고, 영화사도 있고, 음반사도 있다…..
아이패드앱 하나하나가 TV채널이 되는 시대
막 새로 등장한 블룸버그TV 아이패드앱으로 경제뉴스를 시청하면서 정말 이제는 앱이 채널이나 다름 없다는 생각을 했다. (“Apps are the new channels.”, 존 그루버의 코맨트인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앱은 꽤 내용이 괜찮은 프리미엄경제케이블채널인 블룸버그TV를 공짜로 24시간 라이브시청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각종 부가정보도 얻고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예약해두면 자동으로 다운로드가 되서 오프라인으로 볼 수도 있다. 찰리로즈쇼 같은 전문 인터뷰프로그램도 온디맨드로 볼 수 있고 꽤 알찬 볼만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쌓여있는 콘텐츠의 보고다.
미국에 살아서 그렇기는 하지만 나는 요즘 실시간으로 꼭 시청해야하는 극히 드문 경우는 빼놓고는 거의 모두 아이패드나 아이폰으로 TV를 본다. TV관련 아이패드앱이 워낙 많이 나온 미국에서는 내 경우가 특별한 것이 이젠 아닐 것이다. 점점더 많은 사람들이 N스크린시대로 넘어가면서 TV스크린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것이 내 아이패드안의 TV뉴스폴더다. 미국의 4대메이저방송뉴스앱과 CNN이 있다. 여기에 경제뉴스로 WSJ Live와 블룸버그뉴스까지 가세한 것이다. 한번씩 눌러보면서 못본 뉴스 따라가기도 벅차다. (한국뉴스도 가끔 본다.)
TV쪽에는 케이블방송들의 앱을 좀 깔아놨다. 하지만 ABC방송앱만 들어가도 볼만한 미드들이 차고 넘쳐서 그것도 감당이 안될 지경이다.
이건 비디오폴더. 비디오팟캐스트 등으로 각종 뉴스, 강의, TED등을 본다. 유튜브는 뭐 말할 것도 없고… 넘쳐흐르는 콘텐츠에 유료로 사용하던 넷플릭스와 훌루는 당분간 해지했다.
어쨌든 가만히 위 앱들을 보면 하나하나가 막강한 TV채널이나 다름없다. 선택의 여지가 너무 많아서 고민된다. 도대체 케이블채널을 가입할 필요가 없다.
나꼼수가 6백만명의 청취경험자를 거느리며 기존 라디오를 완전히 우습게 만드는 시대다. 팟캐스트가 한국에서 이렇게 성공하고, 아니 US팟캐스트 다운로드 랭킹 1위를 달리는 프로그램을 배출할지 누가 상상이나 했으랴.
“나경원 네거티브 실체분석“이라는 한 대학생이 만든 유튜브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33만뷰를 올리는 시대다. 기성미디어 TV뉴스기자의 코를 납작하게 하는 일이다.
이처럼 스마트폰, 타블렛의 보급과 함께 지금은 기존 미디어패러다임이 완전히 무너지는 시대다. 이제 몇년안에 4G, LTE가 일반화되서 위와 같은 동영상앱을 wifi가 아닌 휴대폰데이터망에서도 고화질로 요금걱정없이 보게 된다면 기존 방송국은 어떻게 될까? 앱이 채널이 되는 시대에 신문사들이 종편에 일제히 뛰어드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일까?
변화에 도태되지 않으려면 블룸버그TV처럼 빨리 먼저 변신하는 수 밖에 없다. 캐니발라이제이션을 걱정하지 말고 누구보다 빨리 새로운 플렛홈으로 옮겨가야 할 것 같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앱이 채널이 되는 시대. 나는 이 글을 쓰면서도 옆에 아이패드를 놓고 다비치의 노래동영상을 유튜브로 보고 있다.ㅎㅎ
“지금 바로 파로스로 갑니다!” 폭스영화사CEO의 잡스와의 일화.
미국 폭스영화사 CEO Jim Gianopulos의 스티브 잡스에 대한 회상. A Studio Chief Pens Revealing First-Person Steve Jobs Remembrance(The Hollywood Reporter)
이것도 잡스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인상적인 일화중의 하나이기에 요약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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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잡스와 몇년전부터 알고 지냈던 Jim은 영화를 아이튠스에 넣고자 하는 애플과 협상에 들어갔다. 9월에 발표를 하길 원하는 잡스는 아주 강력하고 열정적으로 스튜디오를 설득하려고 나섰지만 여름동안 협상은 교착상태에 머물렀다. 양측의 시각차가 너무 컸었다.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걸어오는등 너무나도 집요한 잡스에 시달리던 짐은 8월이 되자 몰래 그리스의 파로스로 휴가를 떠났다. 이렇게 하면 좀 일과 잡스에게 멀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잡스에게서 완전히 도망치지는 못했다. 아래는 잡스가 보낸 메일.
From: Steve Jobs
Date: Sat, 26 Aug 2006 16:51:12 -0700
To: Jim Gianopulos
Cc: Steve Jobs
Subject: I’m coming to Paros
Jim,
We need to talk and if that’s not possible over the phone or via e-mail, then I need to come to Paros and go for a walk on the beach with you and resolve this. The time is now to begin creating a new online distribution vehicle for movies, and Apple is the company to do it. I need your help.
How do I find you once I get to the airport on Paros?
Thanks,
Steve
파로스로 당장 날아오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실제로 그는 오지 못했지만 딜은 성사됐다. 그리고 그와 잡스는 절친한 사이가 됐다.
몇년뒤 Jim은 잡스에 의해 맥월드 키노트 행사에 초청되어 발표를 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런데 6천명의 열광하는 청중앞에서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큰 걱정이 되고 떨렸다. 그래서 잡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I don’t know how you do it, walking back and forth out there for an hour with no notes or teleprompter in front of all those people.” (스티브, 나는 도대체 당신이 노트나 텔레프롬프터도 없이 어떻게 저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지 모르겠소.)
그러자 그가 말했다. “It’s easy, you just imagine you have a few friends sitting around your living room and you’re telling them what’s new.”(그게 생각보다 쉽습니다. 거실에서 친구 몇명과 함께 있다고 상상하고 그들에게 새로운 것이 뭐가 있는지 이야기해준다고 생각하시죠.)
Jim은 이 충고를 그대로 따랐고 이후에도 대중연설이 있을때면 이 팁을 생각한다.
몇주전 Jim은 잡스의 CEO사임뉴스를 접하고 “일상적인 업무에서 드디어 벗어나게 된 것을 축하한다”고 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잡스가 전화를 했다. 병약한 목소리였지만 그는 아직 활기있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미래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다가 그가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했다.
“Hey, do me a favor, will you? Don’t let what happened to the music business happen to yours — keep coming up with better ways to provide people with your content.” (짐, 내 부탁을 좀 들어주겠소? 음악산업에 일어났던 일이 당신(영화산업)에게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계속해서 사람들이 당신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을 궁리해내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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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의 사망이후 미국의 수많은 잡지와 블로그에는 그와 일했던, 우연히 접촉했던 사람들의 잡스와의 일화를 나누는 글들이 넘쳐난다. 이런 글들을 읽을 때마다 정말 자기 일을 사랑하고 깊이 몰입하면서도, 대중문화와 사람 그리고 가족을 깊이 사랑한 한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애론소킨의 스티브 잡스와의 일화 -웨스트윙, 소셜네트워크의 각본가
애플캠퍼스구경을 온 한 가족의 사진을 찍어준 스티브 잡스 – 잡스를 못 알아본 가족이 더 황당하긴 함.
스티브잡스의 기억 by 스티븐울프람(매스매티카,울프람알파) 한글번역본. 아이폰4S에 들어간 Siri 와 울프람알파 의 관계를 알수있는 글
two minutes with steve (스티브와 함께 한 2분) -애플키노트에서 발표한 팀의 이야기
월터모스버그 : 내가 기억하는 잡스 WSJ의 테크칼럼니스트의 회상(한글)
굿바이, 스티브 잡스.
갑작스러운 스티브 잡스의 서거를 접하고 블로그에 뭔가 남겨야 할 것 같아 우선 그의 죽음을 전하는 신문들의 1면을 소개.
다가오는 죽음을 눈 앞에 두고도 그처럼 면밀하게 사후를 준비한 사람이 있을까 싶다. 팀 쿡을 후계자로 양성해 세계최고 가치의 회사를 원만하게 물려주고 퇴진, 자신의 전기출판을 마무리하고(10월25일출간예정), 그리고 애플의 새로운 보금자리청사진을 그리고…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을텐데도 모든 일에 솔선수범해서 마지막까지 자신이 직접 다 마무리하고 사라진 외계인 같은 사람….
Rest In Peace
내가 그동안 그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썼었던 블로그 포스팅 목록.
빅 곤도투라의 스티브 잡스와의 일화 잡스의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일화. 스티브 잡스가 황야에서 배운 것(NYT) 망나니같았던 잡스가 넥스트컴퓨터시대를 통해 어떻게 리더쉽을 키워왔는지 보여주는 기사. 애플의 인상적인 광고 2제 가슴 뭉클한 광고. 1984, Think Different 광고 이야기. Run by ideas, not hierarchy 스티브 잡스의 리더쉽에 대한 생각. 7년전의 맥월드취재기를 읽고 든 단상 2003년 맥월드 키노트행사에서 잡스를 실제로 처음보고 썼던 글.
굿와이프와 최고의 사랑으로 본 한미드라마제작시스템비교
9월25일 시즌 3가 시작된 ‘굿와이프'(The Good Wife)는 보기드문 명품드라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법정드라마속에 정치드라마가 조화롭게 녹여져 있는데다 주연여배우 줄리아나 마골리스의 명연기와 함께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돋보이는 근래에 보기 드문 수작이다.
특히 나는 이 작품을 보면서 그 치밀한 각본에 감탄했다. 우선 이 작품은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 2008년 뉴욕주지사 엘리옷스피처의 콜걸스캔들 기자회견당시 스피처의 옆을 지키고 서있는 ‘현모양처’의 모습에서 Good Wife의 영감을 떠올린 것이다. 그리고 비슷한 사례로 역시 남편이 섹스스캔들에 휘말린 힐러리 클린턴과 엘리자베스 에드워드의 경우, 이 두사람이 변호사라는 점에서 극중 알리시아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주인공인 알리시아가 난제에 봉착한 어려운 법정케이스의 변론을 맡아 마치 CSI요원처럼, 멘탈리스트의 패트릭제인처럼 매번 멋지게 해결해 나가는 법정드라마다. 에피소드마다 한가지씩 색다른 사건이 펼쳐진다. 이런 법정드라마와 동시에 부정을 저지르고 감옥에 투옥됐으나 다시 주검사선거에 출마하려는 야망을 불태우는 남편 피터와의 부부생활, 가족간의 갈등을 다룬 정치적 드라마가 같이 진행된다.
미국드라마는 보통 두가지 형식이 있다고 한다. 매회 한가지씩 다른 이야기를 다루는 “Procedural”(ex. NCIS), 몇년에 걸쳐 스토리라인이 진행되는 “Serialized shows”(ex. LOST)가 있다. 굿와이프는 이 두가지형식의 장점을 취한 하이브리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WSJ의 Cooking Up a Hit Show라는 기사참조.)
굿와이프는 또 특이하게도 무대는 시카고로 꾸며져 있지만 로케이션은 뉴욕에서 진행한다. 주연배우이며 한살짜리 아기의 엄마이기도 한 줄리아나 마골리스가 자신의 집이 있는 뉴욕에서 드라마를 찍기를 희망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뉴욕의 층이 두터운 연극-뮤지컬무대가 이 드라마에 훌륭한 배우들을 공급해주는 부수효과를 거두고 있다. (‘The Good Wife‘ Emerges as TV Refuge for Stage Actors – NYTimes) 한편 드라마의 작가진은 LA에 있어 매주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한다고 한다.
어쨌든 굿와이프를 보면서 관련기사들을 읽고 위키피디아의 설명을 들여다보니 미국드라마의 제작시스템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최근 2년동안 본 한국드라마는 마침 ‘최고의 사랑’밖에 없기에 한번 두 드라마의 제작환경의 차이를 내 나름대로 비교해봤다.
-마치 미국의 학교처럼 9월에 시작해 이듬해 5월에 마감하는 미국드라마.
굿와이프 시즌 1의 시작은 2009년 9월 22일. 에피소드 3화가 방영된 10월6일 다음날 CBS는 이 시리즈를 원래 계획했던 13 에피소드에서 23 에피소드로 연장하기로 결정한다. 즉, 시청율을 보고 결정한 것이다. 첫 시즌의 피날레에피소드는 2010년 5월25일에 방영됐다.
시즌 2를 만들 것인지는 2010년 1월14일에 결정됐다. 역시 좋은 반응에 CBS가 결정한 것이다. 5월에 방영이 끝나면서 잠시 여름휴가시즌을 갖고 시즌 2는 2010년 9월28일에 시작됐다. 23화로 구성된 시즌 2 피날레는 2011년 5월 17일에 방영됐다.
CBS는 2011년 5월 18일 시즌 3 계획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화요일 밤 10시에 방영하던 것을 일요일 밤 9시로 옮겼다.
즉, 내가 알게 된 것을 정리하면,
–미국드라마도 완전 사전제작시스템은 아니다. 드라마가 시작되는 9월말까지 보통 4~5편을 제작해놓고 시작한다. 그리고 첫 한달간의 시청율과 반응을 보고 연장여부(Full season pick-up)를 결정한다.
–미국 지상파 드라마가 방영되는 시즌은 마치 미국의 학교스케줄과 비슷하다. 9월말에 시작해서 5월중순이나 말에 끝난다. 여름동안은 쉰다. (배우, 스탭들도 여름휴가를 가져야하니까?)
-연장방영이 결정된 드라마 한 시즌은 보통 22~24화다. 이것이 대략 8개월에 걸쳐서 방영된다. 8개월은 34.7주다. 즉, 드라마가 방영되지 않고 넘어가는 주(hiatus)가 보통 10주가량은 된다.
주당 – 굿와이프 30분 vs. 최고의 사랑 2시간20분.
일주일에 1회만 방영하는 미국드라마는 한시간 슬롯의 경우 중간광고가 들어가기 때문에 실제 방영시간은 43분이다. 굿와이프의 경우 한 시즌이 23화기 때문에 43×23=989분. 즉, 한시즌 16시간반분량을 방영한다. 12월, 1월 등에는 방영을 띄엄띄엄하기 때문에 대략 32~34주간 23~24회를 방영한다. 즉, 평균해보면 방영기간동안 매주 방영분량은 30분이 조금 넘는 셈이다. 대략 5회정도의 사전제작분량을 만들어놓고 방영기간중 계속 촬영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는 양이다.
반면 한국드라마는 어떨까 ‘최고의 사랑’의 경우를 놓고 계산해봤다. 한국드라마의 각 회 분량은 70분. 첫 방영은 2011년 5월4일, 16화 종영은 6월23일이다. 전체 방영분량은 70분x16회=1120분. 즉, 전체 18시간반 분량을 방영한 셈이다. 방영기간동안 매주 2회씩 단 한번도 쉰 일이 없으므로 주간 방영시간은 2시간20분이다.
즉, 단순계산으로 사전제작을 하지 않았다면 굿와이프의 경우 평균 일주일에 30분분량을, 최고의 사랑의 경우는 일주일에 2시간20분분량을 촬영하고 편집해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일주일에 긴 영화 한편을 찍는 셈인데 이게 가능할까 싶다. 한국드라마 제작진은 다 수퍼맨인듯.
제작진-미국은 팀, 한국은 개인에 의존하는 편.
굿와이프의 Executive producer로 매회 에피소드가 끝날때마다 크레딧이 나오는 것은 리들리-토니스콧형제다. 그 유명한 영화감독형제다. 하지만 이들은 총지휘자, 제작프로덕션사장쯤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세부 제작에는 관여하지 않는듯 싶다.
실제 굿와이프의 아이디어를 내고 드라마로 만들어낸 것은 로버트킹과 미쉘킹부부작가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처음에 드라마의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전체적인 얼개를 짠 경우다. “Created by”라고 크레딧에 표기된다. 하지만 이들 혼자서 드라마각본을 쓰는 것은 아니다. 대개 이런 Head writer 밑에 팀이 붙는다.
굿와이프의 경우 각 에피소드별로 나오는 독특한 법정케이스들을 보면 작가 한두명이 이런 소재를 발굴해 매주 각본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몇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는지 위키피디아의 에피소드리스트에서 일일이 세어봤다. 굿와이프 시즌 1의 경우 킹부부를 포함 12명이 참여했다. 킹부부가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것은 5번이다.
또 시즌1 의 연출자(감독)로는 16명정도 참여했다. 즉, 각 에피소드의 연출을 대부분 다른 사람들이 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연출자는 누가 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지 이런 시스템운영이 놀랍다.
시즌 2 후반부터는 스토리작가들이 참여하고 킹부부는 Teleplay, 즉 각본을 쓴 것으로 나온다. 이처럼 미국드라마는 팀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실감했다.작가들이 공동으로 @goodwifewriters라는 트위터계정까지 운영할 정도다. 킹부부의 인터뷰에 따르면 각 에피소드의 각본은 대개 방영 2달전에 넘기는 것 같다.
물론 전체적인 스토리를 짜고 제작을 총지휘하는 것은 Head writer다. 미국의 드라마작가도 감독, 프로듀서보다도 더 강력한 귄력을 휘두르며 배우캐스팅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한다고 한다. 마음에 안드는 배우를 극중에서 비참하게 사라지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WSJ –TV작가의 복수(Revenge of the TV writers)참고)
반면 최고의 사랑의 경우 각본은 홍정은, 홍미란 소위 홍자매가 쓴 것으로 되어 있다. 다른 작가가 참여했다는 이야기는 없다. 감독(연출)의 경우도 박홍균, 이동윤 2명이다. 굿와이프에 비해 일주일에 4배가 넘는 양의 드라마를 생산하는데 정작 투입되는 연출자와 작가는 굿와이프의 10~20%밖에 되지 않는다.
아이디어발안에서 각본까지-한달간의 과정
CBS.com의 굿와이프코너에 작가들의 블로그코너가 있다. 어떻게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각본으로 만들어내는가에 대해 아래와 같은 상세한 설명이 나와있다.
Once you have the general idea, how do you proceed from there?
It takes a lot of minds noodling it over for a week or two. It’s a very collaborative process. We sit around a big table in a big room, surrounded by dry erase boards, and break the story. (“Breaking” is room terminology for taking an idea and splitting it into individual story points -“beats”- within our five-act structure.) Our writers’ assistants will do research, we’ll talk to our legal and political consultants, and we’ll start blue-skying (brainstorming in the most unstructured, free-form way about what scenes or character beats we’d like to see in the episode.) Gradually, a shape begins to form. Then it’s a matter of pitching it to the showrunners for approval. Once they sign off, the story is officially “off the board” – which means it’s out of the writers’ room and into the hands of the one writer assigned to that episode. That writer then shapes the beats into an outline, and the outline becomes the template for the script.누군가 첫 아이디어의 씨앗을 가지고 들어오면 1~2주일정도 다같이 검토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것은 대단한 협업프로세스로 진행된다. 커다란 방의 화이트보드로 둘러싸인 커다란 테이블에 다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아이디어에 대해 작가의 조수들이 구체적인 리서치작업에 들어가고, 리걸-폴리티컬컨설턴트들에게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의견을 듣는다. 그런 다음에 Blue-skying작업에 들어간다. 블루스카잉은 각 장면과 캐릭터에 대해 아무 구속없이 자유롭게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것을 말한다. 서서히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기 시작한다. 그런 다음에 Showrunner에게 보여주고 승인을 얻는다. 일단 그들이 사인을 하면 스토리는 공식적으로 “off the board”상태가 된다. 즉, 작가들의 방을 떠나서 1명의 작가에게 맡겨진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작가는 아웃라인을 잡고 스크립트를 만들어낸다.
How long does it take to write an episode?
From the initial idea to the shooting draft… usually about a month, although we’ve taken a lot more time and a lot less.이같은 과정은 대개 아이디어발안단계에서부터 각본까지 한달정도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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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홍자매 작품의 팬이다. 한국에 있을 때 마이걸과 환상의 커플을 아주 재미있게 봤다. 그래서 ‘최고의 사랑’이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기에 큰 기대를 하면서 거의 2년만에 한국드라마를 오랜만에 시청했다. 그런데 결과는 솔직히 실망이었다.
처음 몇화는 흥미롭게 봤다. 하지만 후반으로 넘어갈수록 뭔가 밀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갈등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질질 끄는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어 지난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이 과도하게 사용되거나 주변인물들의 지엽적인 에피소드가 필요이상으로 많이 나왔다. 뭔가 억지로 내용을 늘린다는 느낌이었다. 특히 마지막 몇회는 안해도 될 것을 일부러 16화에 맞추기 위해서 억지로 만들어 집어넣은 것 같았다.(소위 팬서비스?)
또 한가지 내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은 과도한 PPL의 등장이다.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비타민워터…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너무 도가 지나치니 제품도 좋지 않게 보이고, 드라마의 질도 같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작품을 해외에 수출할 생각으로 만들었을 텐데 해외시청자들에게 한국내수용 제품의 PPL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물론 글로벌시장을 고려해 PPL을 한 경우도 드물게 있긴 하겠지만)
최고의 사랑에 열광하는 한국의 시청자와는 달리 내가 이렇게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게 된 것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호흡이 빠른 미국드라마에 익숙해져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특히 왜 우리는 굿와이프처럼 밀도있는 치밀한 드라마를 만들기가 힘들까를 생각해 위와 같은 비교를 한번 해보았다. 해보고 나니 오히려 이해가 간다. 반대로 생각하면 한국의 드라마 제작진은 소수정예로 매주 미국드라마의 4~5배가 되는 분량을 만들어내야하는 열악한 상황에 있는데 오히려 이정도 품질의 드라마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기적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대장금이나 선덕여왕 같은 작품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래도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좀 시스템을 바꿔야 할 때가 된 것이 아닐까? 무조건 노가다로 쥐어짜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이제는 좀 체계적으로 작가를 양성하고 스탭, 배우들에게도 좀 휴식시간을 주고 더 많은 배우들에게 기회를 주는 선진시스템으로 이행했으면 싶다.
그래야 우리의 한류콘텐츠가 천편일률적인 사랑놀음 스토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차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헐리웃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는 날을 기대한다.
난 주위 미국인, 이스라엘인들에게 항상 “한국은 아시아의 헐리웃”이라고 자랑한다.
“Shut up, listen up.”
오늘 내 커리어코치이자 멘토이신 이스라엘 아주머니 사라와 저녁을 같이 했다.
이 분은 30여년전 이스라엘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 오신뒤 EMC 등 IT업계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뒤 은퇴, 지금은 컨설턴트로 이스라엘과 보스턴을 오가며 일하시는 분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양쪽을 이해하는 이 분을 통해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기업문화에 대해 많이 배웠다.
오늘은 마침 지난번 내가 이스라엘출장때 겪은 경험을 이야기했다.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본사 사람들과 함께 회의를 하는데 그렇게 격렬하게 논쟁을 하고 공격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처음봤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어떻게 교육을 받고 문화가 형성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두가 Extrovert(아주 외향적인 사람)처럼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사실 그런 부분이 너무 지나쳐서 내향적인 성격인 나는 좀 불편하기도 했다. 서로 자기가 먼저 말하겠다고 나중엔 다같이 고함을 질러댈 정도였다. 워크숍이 끝나고 나니 오히려 우리 미국에서 온 멤버들에게 “왜 너희들은 그렇게 조용하냐. 좀 Speak up해라”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사라는 원래 이스라엘에서는 그렇게 교육을 받고 자라기 때문에 정말 사람들의 성향이 공격적인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자신도 이스라엘에 있을 때 그랬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조심스럽게 한마디했다.
“Extroverts can learn from being quiet, listen up and be strong leaders.“(공격적인 사람은 조용히 있으면서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그렇게 해서 좋은 리더가 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사실은 아래 글이 떠올라서 했던 말이다. “Shut up”이라는 말을 쓰기가 부담스러워서 돌려말한 것이었다.
Introverts can learn to step up, speak up and be strong leaders.
Extroverts can learn to shut up, listen up and be strong leaders.
그러자 사라가 문득 떠오른 것이 있다는 듯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줬다. (아주 정확하지는 않지만 생각나는대로 옮긴다)
“내가 30여년전에 미국에 왔을때는 지금처럼 영어를 잘 하지 못했다. 그때는 이스라엘도 영어로 나오는 TV방송도 없던 시기였다. 이스라엘회사에 취직을 했는데 내가 맡은 일은 동부의 고객회사들을 담당하는 것이었다. 동부의 도시들을 출장다니며 기존 제품 구매고객들이 서비스계약까지 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제품가격의 20%해당하는 금액을 매년 서비스유지보수비용으로 내도록 계약을 따내는 것이었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빠듯한 예산을 운영하는 각 기업의 구매담당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는 영어도 못하는데다 미국문화도 몰랐기 때문에 미팅을 하면서 그들이 하는 말의 절반도 못 알아들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서 배운대로 공격적이고 논쟁을 좋아하는 내 강한 리더쉽성향은 살아있었다. 그들은 특별히 필요없을 것 같은 유지보수서비스를 매년 계약을 맺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주저했다. 어떻게 그들을 설득해야할까?
일년이 지난뒤 회사는 내게 동부뿐만이 아니라 중부, 서부까지 미국전체를 관할하도록 더 큰 역할을 맡겼다. 내가 세일즈매니저로서 성공적으로 일을 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럼 내가 어떻게 했을까?
비결은 내가 구매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줬다는데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내가 영어를 잘 못했기 때문에 (할수없이) 입을 닫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입을 닫고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 위해 열심히 경청했다. 그런데 그들은 내가 우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에 흡족해했고 결과적으로 매번 성공적인 딜을 해낼 수 있게 됐었다. 결국 “shut up, listen up”이 효과를 거둔 것이다.
그게 내가 미국에서 처음 배운 중요한 레슨이었다.”
Update : 방금 우리 재무팀장과 1대1 미팅을 하면서 문득 느낀 것인데 내가 미국에 와서 2년반동안 그럭저럭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위 사라아주머니와 비슷한 이유가 아니었던가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영어가 짧고 미국비즈니스를 잘 몰랐기 때문에 어쨌든 열심히 듣고 이해하려는 태도를 견지했다. 그런 모습이 직원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것 아닌가 싶다. 물론 언제까지나 그렇게 하기에는 한계도 있지만.
IT 세상 적응을 위한 7가지 계명
얼마전 우리회사에 6년동안 근무하던 한 나이지긋한 매니저가 사의를 표하고 퇴사했다. 그가 담당하던 업무는 인터넷광고운영.(Ad operation) 광고주, 광고에이전시들과 연락해서 우리 사이트에서 인터넷광고가 무난히 게재되도록 그 결과를 재무부서와 경영진에게 보고하는 일이었다. 그가 떠나기 전에 작별인사를 나누면서 그만두는 이유를 물었다.
“이 업계는 너무 변화가 빨라서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데 이젠 지쳤고, 나로서도 할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이젠 조금 쉰 다음에 IT가 아닌 다른 업종으로 갈 생각이다.”
일반인은 잘 모르지만 미국의 인터넷광고분야에서도 하루가 멀다하게 새로운 신기술이 속속 쏟아져 나온다. 아주 세밀한 광고타겟팅기술과 함께 모바일-소셜-비디오광고분야 등에서 매일처럼 새로운 상품과 트랜드가 쏟아져 나온다. 인터넷광고담당자로서 좋은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이런 변화를 이해하고 계속 공부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자신의 일에 적용해 테스트해봐야 한다. 사실 젊은 사람도 힘에 겨워하는데 대학생 아들을 둔 이제 50대인 그 분이 두 손을 든 것도 이해가 간다. 인터넷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즐기는 나도 일주일만 뉴스를 안보면 확 뒤쳐지는 느낌인데 오죽할까.
트위터, 페이스북, 아이폰으로 상징되는 소셜-모바일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지 4~5년이 되어 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지기는 커녕 점점 더 거세지는 변화의 물결은 더욱더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성공에 도취해 잠깐만 방심해도 순식간에 휩쓸려가게 떠내려가게 된다. 세계최대의 휴대폰제조업체였던 노키아와 블랙베리의 RIM 등이 대표적이다. “추락하는 새는 날개가 없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지경이다. 불과 몇년사이에 이들 기업의 주가는 반토막이상이 났고 지금은 인수합병설에 시달리는 등 수모를 겪고 있다.
특히 얼마전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소식은 한국의 대표IT기업들을 그대로 강타하기도 했다. 이 뉴스뒤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는 한동안 크게 떨어졌다. 그리고 한국의 언론은 스마트폰과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미리 내다보지 못하고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구글 수석부사장)을 옛날에 냉대했던 한국업계에 질타를 가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빨리 이런 변화의 물결을 감지하고 대비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과 소프트웨어산업이 거의 이제 모든 산업분야에 미치는 파괴력을 생각하면 이젠 모두가 이런 모바일-소셜 트랜드를 잘 이해해야 할 것 같다. 더구나 조직의 리더라면 더욱 그렇다. 아래는 내가 생각하는 요즘 세상에 대처하는 법이다.
첫번째로 우선 주저하지 말고 최신 기기를 구입해서 이용해 본다.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해하는데 있어 직접 본인이 써보지 않고 이해하기는 어렵다.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컴퓨터, 전자책리더 등을 직접 이용해보자.
두번째로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등 소셜미디어를 직접 사용해본다. 이야기를 듣거나 관련 기사를 읽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직접 사용해봐야 진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분야에 맞는 영향력있는 인사들을 팔로우하면서 정보를 습득한다.
세번째 중요한 이슈의 경우 외국현지언론의 기사, 외국의 블로그를 정독해본다. 국내기사만 읽는 것보다 외국현지기사를 읽어보면서 비교해보는 훈련을 한다. 외국의 현지뉴스가 한국에 소개되면서 한국중심으로 시각이 굴절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트랜드가 실시간으로 국내에도 전해지는 요즘이기 때문에 이런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뉴욕타임즈나 월스트리트저널의 테크섹션이 특히 좋다. 외국업계 유명인들의 테크블로그를 읽는 것도 시야를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된다.
네번째, 그래도 좋은 책은 찾아서 꾸준히 읽는다. 업계의 깊이있는 내용을 전해주는 것은 책만한 것이 없다. 책을 긴 호흡으로 읽고 큰 맥락을 읽는 힘을 키운다. 감명깊게 읽은 책은 저자의 트위터계정이나 블로그를 팔로우해 계속 지식을 흡수한다. 역시 영어원서를 그대로 읽을 수 있으면 더 좋다. (번역되어 나오지 않는 좋은 책들이 많다.)
다섯번째, 오픈마인드한 태도를 견지한다. 항상 내가 틀렸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남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너무 변화가 빠른 세상이라 어제 불가능했던 일이 오늘 가능해지기도 한다. “내가 해봤는데”라는 말을 하기 전에 요즘은 상황이 어떻게 됐는지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여섯번째, 일단 틀렸다는 것을 깨달으면 시간낭비하지 말고 빨리 인정하고 방향을 전환한다.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지 않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사람으로 주위의 호감을 얻을 수 있다.
일곱번째, 내가 얻은 지식은 모든 채널을 통해 남들과 나눈다. 나눌수록 더 많이 돌아와서 더 배울 수 있게 된다.
위에 열거한 7가지 내 나름대로의 계명은 어찌보면 당연한 내용 같지만 조직에서 리더로 올라설수록 너무 바빠져서 실제로 실행할 수가 없는 것이 한국 직장인들의 현실이다. 하지만 간부가 되서 비서나 부하가 올리는 보고서만 읽고 어떤 사안에 대해서 이해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실제로 본인이 이용해보고 체득해야만 미래를 내다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더구나 요즘처럼 무섭게 세상이 변하는 때는 더욱 그렇다.
(시사인에 기고했던 글을 약간 보완해 다시 게재합니다.)
애플의 인상적인 광고 2제
‘1984’ 애플매킨토시 TV광고
84년 1월 수퍼볼광고로 방영. 82년에 ‘블레이드러너’를 끝낸 리들리스콧이 감독. 조지오웰의 소설 1984에서 빅브라더에게 조종당하는 대중을 깨우는 맥킨토시를 상징. 여기서 빅브라더는 IBM을 은유. 스티브 잡스는 이 광고에 열광했으나 애플이사회멤버들은 이 광고를 싫어하며 반대. 이미 확보한 90초의 에어타임을 다시 팔아버리라고 압력. 스티브 워즈니악은 “이사회가 반대하면 내 개인비용으로라도 방영시키겠다”고 하기도. 우여곡절끝에 30초에어타임은 팔아버리고 60초분량을 결국 방영. 이후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 역사상 최고의 광고가 됨.
The Simpsons – Steve Mobs 패러디
심슨즈다운 코믹한 패러디.
모토롤라 줌 수퍼볼광고(2011)
재미있는 것은 모토롤라의 이 광고에서 1984년에 IBM에 조종당하던 일반 대중이 이제는 애플에 조종당하는 것으로 나옴. 모토롤라가 결국은 구글손에 넘어간 것도 아이러니.
‘Think Different’ TV광고(1998년)
<나레이션>
“Here’s to the crazy ones. The misfits. The rebels. The troublemakers. The round pegs in the square holes. The ones who see things differently. They’re not fond of rules, and they have no respect for the status quo. You can quote them, disagree with them, glorify and vilify them. About the only thing you can’t do is ignore them because they change things. They push the human race forward. And while some may see them as crazy, we see genius. Because the people who are crazy enough to think they can change the world, are the ones who do.”
(여기 미친 사람들이 있다. 부적응자. 반항아. 문제아들. 우리 사회의 틀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 사물을 다르게 보는 사람들. 그들은 정해진 규칙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현재에 안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인용하거나, 그들을 부정하거나, 추켜올리거나,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그들은 세상을 바꾸기 때문이다. 그들은 인류를 진보시킨다. 어떤 사람들은 그들을 미친 것으로 보지만 우리는 그들에게서 천재성을 본다. 자기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미친 사람들이야 말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광고 등장인물
Albert Einstein, Bob Dylan, Martin Luther King, Jr., Richard Branson, John Lennon (with Yoko Ono), Buckminster Fuller, Thomas Edison, Muhammad Ali, Ted Turner, Maria Callas, Mahatma Gandhi, Amelia Earhart, Alfred Hitchcock, Martha Graham, Jim Henson (with Kermit the Frog), Frank Lloyd Wright and Pablo Picasso.
잡스가 97년 애플CEO로 복귀한뒤 마케팅전략을 바꾸고 첫번째로 만든 광고캠페인. 잡스가 이 인물들을 좋아했고 집에 흑백포스터를 많이 걸어놓고 있었다고. 전적으로 그의 의지와 지휘로 만들어진 광고캠페인. 죽어가던 애플브랜드를 다시 살리고 대중과 언론의 관심을 다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음.
The Crazy One — Steve Jobs tribute
우연히 발견한 스티브 잡스에 헌정하는 동영상. 위의 Think Different광고 나래이션에 스티브 잡스의 사진을 재구성했음. 잡스의 CEO사임소식에 한 팬이 만든 것 같음. 사실 위 Think Different광고는 마치 스티브 잡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음. 위 나레이션에서 “Them”을 “Him”으로 바꾸면 딱 맞아떨어진다는 느낌…
잡스는 정말 세상을 바꾼 혁신적인 제품을 소개한 사람으로서 뿐만 아니라 광고계에 기념비적인 마케팅캠페인을 끌어낸 사람으로서도 기억에 남을 것임. 그의 삶 자체가 거의 모든 앵글에서 봐도 드라마틱하며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된다는 점이 놀라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