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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12월 30th, 2018

중국여행에서 유용하게 쓴 앱(1) 위챗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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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좀 긴 중국여행을 다녀왔다. 쿤밍, 리장, 다리 등 중국 윈난성의 핵심 도시 3곳을 갔다. 항상 그렇듯이 스마트폰에 크게 의존한 여행이었다. (8년전 썼던 글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대략 따져보니 위 8개앱을 가장 많이 쓴 것 같다. 가장 많이 쓴 것은 위챗(페이), 바이두지도, 디디추싱이다. 그야말로 필수앱이다. 그리고 부족한 중국어실력을 보완하기 위해 바이두통역앱, 네이버중한사전앱을 썼다. 현지 정보는 바이두앱을 이용해서 검색했다. 물론 여행정보를 한글로 검색하고 가끔 한국뉴스도 보기 위해서 네이버앱을 썼다. 그런데 네이버블로그는 중국에서 블록되어 있어서 그것을 보기 위해서 VPN을 켜고 검색을 해야 했다. 어쨌든 그중에 가장 많이 쓴 위챗, 바이두지도, 디디추싱앱에 대해 가볍게 메모해 본다.

중국인의 삶을 지배하는 수퍼앱, 위챗

위챗페이는 그야말로 중국을 여행하는데 있어서 든든한 만능 결제 도구라는 기분이 들었다. 길거리 노점상, 자판기, 택시, 식당, 편의점, 심지어 관광지 매표소까지 만능으로 통했다. (위챗페이에 대해 처음 경험하고 지난 3월에 썼던 글.)

역의 창구에도 이렇게 알리페이, 위챗페이 사인이 큼지막하게 붙어있다.

고속버스터미널의 표 자동판매기다. 여기서도 화면에 나오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바로 지불된다. 심지어 고속도로에서 요금 징수하는데서도 위챗페이가 사용가능했다.

어느 가게나 이런 식으로 모바일페이 QR코드가 있다. 저것을 위챗으로 스캔하고 내야할 금액을 입력하면 된다.

조금 큰 식당이나 점포는 POS와 통합되어 있어서 내가 QR코드를 보여주면 상점에서 스캔해서 결제한다. 결제하면 메시지로 확실하게 기록이 남아 영수증을 안받아도 되고 쿠폰 같은 것이 자동으로 저장되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스캔인식률도 좋고, 속도도 빠르고,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도 없이 얼굴인증(아이폰)으로 결제가 가능하니 이용하기가 너무 쾌적했다. 전화번호가 없는 데이터유심으로 바꿔끼워서 폰을 사용했는데도 다시 전화번호 인증 등을 요구하지 않는 등 사용에 있어서 까다롭지 않아서 좋았다.

심지어 절에서 시주를 받는 것까지 QR코드가 걸려있는 것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불상앞에 있는 저 QR코드를 스캔하니 오른쪽의 화면이 나왔다. 저기 금액을 입력하고 결제하면 바로 절에 시주를 하게 되는 것이다.

얼마나 QR코드 사용이 일반화됐으면 부동산중개소도 이렇게 물건마다 사진대신 QR코드를 붙여놨다.

특히 식당에서 계산서를 달라고 할 필요가 없이 테이블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 바로 위챗페이로 계산하는 것은 정말 편리했다.

식당에서 주문을 하고 계산할때 내 66번 테이블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봤다. 그러니까 내가 주문한 음식내역이 떠오른다. 식당주문시스템과 연동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주문내역을 확인하고 결제버튼을 눌러서 위와 같이 지불을 완료했다. 물론 처음부터 이것으로 음식을 주문해도 된다. 나중에 두번째로 이 식당체인에 갔더니 위챗페이로 자동으로 20위안 할인 쿠폰이 들어와 있어서 또 결제할 때 유용하게 사용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이번 여행에서 카드를 쓰는 사람을 단 한명도 보지 못했다. 대부분 모바일페이고 가끔 현금을 쓰는 사람들이 보인다. (물론 현금이 안통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중국의 신용카드회사인 유니온페이(은련)도 로고가 위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카드결제가 아니라 QR코드결제방식을 홍보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중국사람들은 이제 카드를 전혀 안들고 다니게 된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유니온페이도 신용카드방식을 고수해서는 힘들겠다 싶었다.

이처럼 어디서나 결제가 쉬워지니 중국에서는 IoT를 응용한 각종 자판기 비즈니스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 것 같다. 현금을 받고, 인식하고, 거스름돈을 내주는 복잡한 절차없이 쉽게 결제가 가능해지니까 그렇다.

공항의 커피자판기다. 알리페이, 위챗페이만 된다.

중국전역에서 대히트한 오렌지주스 자판기다. 생오렌지를 짜내서 즉석에서 신선한 주스를 만들어준다. 마셔보니 괜찮았다.

역시 중국전역에 많은 노래방박스다. 여기서 위챗페이로 결제하니 자동으로 내가 부른 곡이 위챗으로 해서 연동되서 기록됐다.

심지어는 공원의 전망관람용 망원경도 동전이 아닌 모바일페이로 결제하게 되어 있다.

모바일페이로 지불하고 쓸 수 있는 안마의자도 중국 전역의 공항, 역에 모두 보급되어 있었다. 가는 곳마다 있다.

참고로 모바일페이를 쓸 수 없는 한국 찜질방의 안마의자다. 의자마다 이렇게 현금수거통을 붙여놔야 한다. 모바일페이가 적용된 중국의 안마의자에 비해 확장성이 떨어지고 유지보수비가 더 들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위에서 소개한 것은 내가 8일동안 경험한 것의 일부다. 중국인들은 얼마나 일상생활에서 위챗페이를 더 편리하게 쓰고 있을까 싶다. 놀라운 것은 베이징, 상하이 같은 1선도시뿐만 아니라 내가 가본 쿤밍, 리장, 다리 같은 작은 도시들의 어떤 가게, 노점상들도 다 문제 없이 모바일페이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카드가 안된다는 곳은 거의 대부분이다. 그런데 모바일페이가 안되서 현금만 받는다는 곳은 한 곳도 못본 것 같다. (내가 대부분 처음부터 위챗페이로 결제해서 그런 탓도 있다.) 예전에는 안된다고 했던 관광지 요금소에서도 문제없이 위챗페이로 결제가 됐다. (아참, 모바일페이가 안되는 곳이 한군데 있었다. 쿤밍시의 지하철요금 자판기다. 현금만 됐다. 하지만 내가 가본 베이징, 상하이, 청두 등 다른 도시의 지하철은 가능하니 쿤밍도 조만간 바뀔 것 같다.)

텐센트는 정말 어마어마한 플랫폼을 만들었구나 싶었다. 위챗이라는 강력한 메신저와 결합된 위챗페이가 알리페이보다는 더 경쟁력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위챗페이는 직접 써보기 전에는 그 편리함을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에서 위챗페이에 대한 글만 읽어서는 그 편리함을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런데 국가의 통화금융시스템을 이렇게 2개의 회사에 전적으로 의존해도 괜찮을까.

그리고 과연 카카오페이가 위챗페이처럼 성장할 수 있을까. 지금 보면 잘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카카오페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알리페이같은 좋은 경쟁자가 필요하다. 한국에서 그 역할을 네이버페이나 토스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제로페이는 개인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거대한 결제 플랫폼을 보안문제도 해결하며 신속하게 처리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해야 한다. 또 길거리의 노점상부터 노인층까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쉽게 만들고 또 대대적인 (현금인센티브) 마케팅을 해야 하는데 정부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민간기업도 쉽지 않은 일을 정부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어쨌든 결론적으로 모바일페이만 보면 중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결제선진국이 된 것 같다. 그만큼 편하다.

Written by estima7

2018년 12월 30일 at 10:43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