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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10월 10th, 2015

마션의 원작자 앤디 위어의 1년8개월전 구글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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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5-10-11 at 8.12.49 AM

화제의 소설 마션(The Martian)을 읽고 영화도 봤다. 맷 데이먼 주연,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은 원작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살린 훌륭한 영화다. 다만 원작을 읽은 분들은 책에서 마크 와트니가 문제를 과학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이 많이 생략되어 있어서 아쉬웠을 것이다.

책과 영화의 여운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나는 유튜브를 검색해서 마션의 원작자인 앤디 위어가 1년8개월전에 구글에서 가졌던 강연동영상을 찾아냈다. 호기심에 약간 들여다본다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끝까지 다 봤다.

흥미로웠던 포인트 몇가지를 메모.

  1. 앤디 위어가 소설 집필을 위해 만든 Orbit이라는 프로그램. (14분 40초지점 소개)

Screen Shot 2015-10-10 at 11.10.17 PM

위어는 마션을 과학적으로 정확히 쓰기 위해서 실제 지구, 화성, 그리고 헤르메스호의 궤적을 시뮬레이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소설내에 나오는 헤르메스호의 항해궤도와 지구와의 통신소요시간 등은 모두 이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뒤에 쓴 것이라고 한다. 작품에 묘사되는 내용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직접 코딩까지 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소설가가 얼마나 많이 있을까.

2. 그가 마션을 출간하게 된 과정.(22분지점)

마션은 원래 그가 블로그에 토막토막 쓰던 글이다. 인기를 얻자 독자들이 “읽기 쉽게 한권의 전자책으로 엮어줄 수 없느냐”는 요청을 했다. 그래서 킨들에 넣어서 읽기 쉽도록 하나로 모아서 ePub, mobi 포맷으로 만들어서 그의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그러자 그것도 어렵다며 “킨들에서 다운받아 볼 수 있도록 아마존에 올려줄 수 없느냐”는 요청이 들어왔다. (전자책파일을 다운받아 킨들에 파일로 전송하는 것은 처음해볼때는 조금 복잡하긴 하다.)

그래서 그가 아마존 킨들플랫폼을 확인해보니 누구나 전자책을 쉽게 출간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다만 아마존은 자선단체가 아닌지라 최소가격으로 99센트를 부과하도록 되어 있었다. 어쨌든 독자를 위해서 그는 99센트에 아마존 킨들버전으로 책을 공개했다.

그리고 그는 아마존의 전자책 유통능력에 놀랐다. 그의 웹사이트에서 공짜로 공개한 것보다 휠씬 많은 사람들이 킨들을 통해서 그의 책을 99센트에 구매해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SF소설 랭킹 톱 10에 오르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됐다.

그렇게 조금씩 주목을 받게 되자 랜덤하우스의 줄리안이란 편집자가 그의 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위어에게 바로 접촉하지는 않고 북에이전트인 데이빗에게 “이 책 한번 읽어보고 출간계약을 할만한지 의견을 달라”고 했다. 그러자 데이빗은 책을 읽고 나서 “충분히 출간할 만한데 잠깐만 내가 먼저 이 작가의 전속에이전트로 계약해야 겠다”고 하고 위어에게 연락해서 먼저 에이전트계약을 했다. 순발력이 대단하다. 그리고 데이빗이 나서서 랜덤하우스와 출간계약을 해줬다.

마션의 미국판 북커버.

마션의 미국판 북커버.

한마디로 위어는 돈에도 관심이 없었고, 책을 유명출판사와 계약하는데도 전혀 관심이 없었다. 콘텐츠의 내용이 워낙 좋으니 독자의 호응으로 SF웹소설이 저절로 주류시장의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자가출판(Self publishing)이 가능한 아마존 킨들이라는 플랫폼의 힘이 있었다. 즉, 이런 전자책 플랫폼을 통해 앞으로는 숨겨진 좋은 작가들이 더욱 더 쉽게 나올 수 있게 될 것 같다.

3. 화성의 모래폭풍.(32분40초지점)

마션은 대단히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쓰여진 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옥의 티가 있는데 그것은 도입부에 나오는 모래폭풍이다. 화성의 대기밀도는 지구에 비해서 극히 낮기 때문에 주인공 마크 와트니가 부상을 입고 날라갈 정도의 모래폭풍이 생길 가능성은 아주 낮다. 작가인 위어는 이 강연 동영상에서 “비밀인데 사실은 화성에 강력한 모레폭풍은 없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극적인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 이 부분은 타협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

Screen Shot 2015-10-11 at 10.46.54 AM

앤디 위어는 이 구글에서의 강연을 책이 정식 출간된지 이틀만에 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 편한 분위기다. 유명해지기 전이어서 그런지 청중도 많지 않다. 덕후스러운 분위기가 넘치는 구글직원들의 질문도 재미있고, 그런 질문에 자신있게, 재치있게 답하는 위어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NASA의 조직과 내부 정치가 너무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다고 혹시 직접 취재하고 쓴 것인지 상상한 것인지 물어보는 질문에 “다 만들어낸 것이다.(Made it all up!)”이라고 일말의 주저도 없이 자신있게 대답하는 모습이 매력적이다.(29분20초지점)

낙천적인 성격에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유머러스하게 문제의 해결방법을 과학적으로 모색하는 마션의 주인공 마크 와트니의 캐릭터는 앤디 위어 그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20세기 폭스사가 판권을 사갔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 책이 영화화될지 모른다는 얘기도 한다.

또 그는 당시 모바일아이언이라는 회사의 안드로이드개발자로 일하고 있었는데 다음 책이 계약되면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작가가 될 것이라는 말을 한다. 지금은 아마도 그렇게 됐을 것이다.

어쨌든 그의 강연동영상에서 기술의 진보에 대해 항상 낙천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실리콘밸리 사람들의 모습을 봤다. 이 책을 쓴 계기도 사람을 화성에 보낸다면 어떻게 할까를 과학적으로 상상해보면서 쓰기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앤디 위어에게서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긱(Geek-덕후)의 모습을 봤다. (자기는 자신을 Dork이라고 표현한다. Dork은 Geek보다도 더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다. 좀 심한 오타쿠라고 할까.)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실리콘밸리가 실리콘밸리인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깨달은 것. 미국에서는 이런 과학소설이 실제로 사람들에게 우주탐사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주는 강력한 로켓같은 추진력을 낸다. 그렇게 해서 미국의 과학기술이 항상 세계를 리드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10월 10일 at 11:38 오후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한국의 기업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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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간의 불공정한 내부거래는 그 기업의 자체 경쟁력을 갉아먹는 것은 물론이고 수많은 스타트업들의 비즈니스 기회를 앗아간다.

어떤 대기업이 글로벌시장에 내놓고 경쟁해야 하는 하드웨어제품이 있다고 해보자. 그리고 하드웨어는 인터넷에 연결해 사용하는 요즘 유행하는 사물인터넷(IoT)제품이다. 그런데 제품을 개발하고 서비스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클라우드(Cloud)서비스도 IT계열사에서 만든 것만 써야 하고, 콘텐츠플랫폼을 올릴 통신망도 계열통신사의 것만 가능하고, 핵심부품도 관련계열사가 만든 것위주로 써야 한다면 어떨까. 제품을 배송하는데 필요한 물류도 관련 계열사를 써야 하고, 광고 마케팅도 계열사인 광고대행사만 써야 한다면 어떨까. 분야에서 최고로 잘하는 회사들의 서비스를 써서 제품을 만드는 경쟁사와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

그리고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해 쓰는 사무용소프트웨어까지 계열 IT회사에게 의뢰해서 개발시킨다면 어떨까. 설사 외부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쓰더라도 관련 계열사를 통해서만 구입하게 한다면 어떻게 것인가.

결국 제품의 원가가 높아진다. 제품의 경쟁력도 떨어진다. 계열사끼리의 비즈니스는 결국 거져먹는 장사라고 생각하고 잘하려고 노력도 안할 것이다. 한마디로 안에서는 경쟁이 없는 것이다.

해외 같았으면 이런 방식으로 경영하는 회사는 일찌감치 경쟁에서 밀려서 탈락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하는 것이 그동안은 먹혔다. 덩치를 키워서 그룹의 물량만 내부에서 소화해도 먹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계열회사를 통해서 외부소프트웨어 등을 구입할 때는 갑을관계를 이용해 최대한 가격을 깎아서 오히려 비용을 줄일 있었다심지어 그룹 임직원들에게 다른 경쟁사의 제품을 쓰지 못하게 하고, 계열사의 제품을 그룹임직원과 가족에게 강매하는 경우도 있다.

그룹의 대표상품을 만드는 핵심회사는 이렇게 해서 국내시장을 장악했고 여기서 얻은 힘을 바탕으로 해외에는 국내보다 싸게 제품을 팔아서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갔다.

이런 식으로 하다보니 이런 성을 쌓은 성의 성주(소위 오너) 입장에서는 왕국의 규모를 크게 키우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리고 일단 성의 규모가 커지면 정부와 언론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중요했다. 각종 사업권, 면허를 정부로부터 얻고, 독점시장에 경쟁자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규제의 틀을 지키는 것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런 카르텔을 언론이 문제삼지 않도록만 하면 웬만해서는 성은 무너지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오너들은 계열사의 사장은 누가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게 됐다. 어차피 내부거래로 쉽게 장사하는 이상 계열사의 사장들은 듣는 충성스러운 사람을 월급쟁이로 앉히면 된다능력보다는 이런 문화를 깨지 않는 충성심이 우선이다. 그러니 이런 문화를 이해 못하는 외국인 경영자는 데리고 온다.

샌프란시스코에 보면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타겟으로 삼은 B2B소프트웨어스타트업들의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본다. 이 Onelogin이라는 스타트업은 유니콘스타트업(가치가 1조이상되는 비상장스타트업)을 겨냥해 이런 광고를 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타겟으로 삼은 B2B소프트웨어스타트업들의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본다. 이 Onelogin이라는 스타트업은 유니콘스타트업(가치가 1조이상되는 비상장스타트업)을 겨냥해 이런 광고를 냈다.

문제는 이런 한국의 대기업위주 기업생태계가 작은 물고기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간다는 것이다. 이런 기업관행은 수많은 작은 회사들이 대기업과 공정한 거래를 있는 기회를 앗아간다. 대기업을 상대로 판로를 개척한다고 해도 대기업 IT계열사들을 통해서 을이나, 관계로 해서 값싸게 간접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팔게 된다. 당당하게 자신의 제품을 가지고 대기업과 파트너십을 가져간다는 것은 꿈같은 얘기다. 오히려 거래 중소기업이 잘 되는 것 같으면 거래단가를 깎거나 계약을 파기하는 방식으로 견제한다.

이런 불공정한 거래, 카르텔구조를 깨야 혁신적인 제품을 가진 작은 회사들이 비즈니스를 키워갈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런 문화가 없어지지 않는한 성공한 회사들도 성장하면 다른 기업과 똑같이 계열사를 만들어서 성을 쌓게 된다. 규모가 커지는데 따라 계열 IT회사를 만들고, 건설회사를 만들고, 광고회사를 만든다. 덩치를 키우는데 급급하다. 어줍잖게 그룹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행세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니 동반성장을 하는 건전한 생태계는 없고 재벌 그룹사들의 크고 작은 생태계만 넘친다. 그런 생태계가 유지되도록 정부가 라이센스를 주고 보호막을 쳐준다. 오너가 범법을 저지르더라도 타이밍을 봐서 사면해 준다. 큰 기업이 어려워지면 국책은행을 동원해서 구제금융을 해준다. 이런 정부의 따뜻한 도움에 대기업들은 대규모투자계획과 채용계획을 발표하면서 화답한다. 이것이 한국적 기업생태계다. 실리콘밸리에서 보는 것처럼 작은 기업들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만을 가지고 급성장을 하기는 힘들다. B2B시장은 막혀있고 B2C시장의 많은 길목도 대기업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실리콘밸리 스톰벤처스의 남태희디렉터를 만났다. 그 분은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한국대기업생태계의 문제를 그림까지 그리며 설명해주셨다. 위쪽이 B2C, B2B시장이고 아래쪽이 스타트업, 그 중간이 Goto market채널이다. 빗금친 부분이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곳이다. 즉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피해 위로 올라가기가 극히 어렵다.

미국은 수많은 기업들이 자신의 전문분야에만 집중하고,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성장하는 혁신중심 기업생태계를 갖고 있다. 역동적이다. 우리와 기업생태계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 일본만해도 일찌기 재벌이 해체되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휠씬 다양성이 존재하는 기업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해외출장을 다니며 외국의 상대적으로 건전한 기업생태계를 보면서 부러웠다. 한국의 이런 재벌중심 기업생태계와 문화가 바뀌어야 진정한 창조경제가 이뤄질 것 같다. 결국 공정한 시장을 위한 감시자가 되야 하는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의 분발을 촉구한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10월 10일 at 8:04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