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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틸 강연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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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5일 오후 3시반에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에 있는 서울컨벤션에서 피터 틸 강연회를 개최했습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는 피터 틸의 ‘제로투원’한국판을 발간한 한경BP와 함께 네이버 후원으로 이 강연회를 개최했습니다. 기록해 두고 싶어서 간단히 그 후기를 써봅니다.

원래 저는 Zero To One이라는 책이 지난 9월 미국에서 출간됐다는 것은 알았지만 미리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한경BP에서 연락을 주셔서 “번역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하셔서 그때는 고사했습니다. 도저히 여유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 뒤에도 계속 추천사를 부탁하시는등 제게 연락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유럽 출장 등으로 바빠서 사실 추천사도 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책이 나오고 나서 1월에 연락을 또 주셔서 피터 틸을 초청하는 건으로 의논을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피터 틸이 한국 강연을 하면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를 위해서 좋은 자극이 될 것 같아서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했습니다.

고민은 어떻게 하면 피터 틸이 한국에 오게 할 수 있을까에서 시작됐습니다. 피터 틸이 대중강연에 적극적이고 일본에서도 책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아시아투어를 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에 오도록 꼬셔보는 정중한 편지를 하나 써서 보내보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개런티를 얼마 줘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전용기를 타고 다니는 사람에게 퍼스트클래스 비행기표를 보내주는 것도 말이 안되고요. 돈이 아쉬운 사람은 아니니 일단 좋은 명분을 담은 편지부터 보내보자고 이야기했습니다. (피터 틸의 자산은 2조3천억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힐러리 같은 정치인들은 몇억을 줘야 옵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안되서 한경BP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피터 틸이 오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먼저 제안을 한 것이 아니라 그쪽에서 먼저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한국에 가겠다고 연락이 왔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강연료나 여비는 전혀 지불하지 않고 강연회를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행사장 대관료와 통역비용 등은 저희가 부담했습니다.)

그렇게해서 피터 틸의 내한 일정이 정해졌습니다. 그는 학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각각 한번씩 두번의 대중강연회와 방송, 신문 각각 한번의 인터뷰를 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연세대에서 강연회를 갖고 일반인 대상 강연회는 저희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 맡아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언론은 방송은 KBS, 신문은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저희 25일 일반강연회는 3시반에 시작하는데 가능하면 그가 한국의 스타트업사람들을 좀 만나서 잠시라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강연시작전에 조촐한 간담회를 준비했습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대표, 미미박스의 하형석대표, 퓨처플레이의 류중희대표, 매쉬업엔젤스의 이택경대표 등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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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예상했던대로) 직전 일정인 KBS 녹화가 늦게 끝나서 피터 틸은 30분이상 지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정확히 25분 정도 가볍게 대화를 나누다가 강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피터 틸은 참 열정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그를 처음 만나면서 엄청나게 바쁜 일정에 지쳐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사실 첫인상이 조금 지쳐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피곤하지 않느냐”라고 했더니 아니라고 특유의 열정적인 목소리로 이야기하더군요. 그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특히 한국이 활기차게 느껴진다는 얘기를 여러번했습니다. 빈말인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자기 말만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창업 생태계는 어떠냐?”, “한국에도 Y콤비네이터 같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가 있느냐” 등등 질문을 하면서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피터 틸 “아이디어만 좋으면 창의적 인재는 따라온다” 간담회에서 오간 이야기를 소개한 한국경제 박병종기자의 기사입니다.

전날 인터뷰를 한 조선일보 윤형준기자는 “피터 틸이 질문에 대해 아주 열정적으로 열심히 대답해줘서 아주 즐거운 인터뷰였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성공한 사람들을 실제로 만나보면 거만하거나 질문에 대해 대충대충 성의없이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피터 틸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물론 한국에 대해서 깊이 있게 잘 알고 있지는 못했습니다.

강연을 시작하기 직전에 저는 그의 강연 내용이야 사실 책 내용으 요약해 전달하는 것이니까 강연은 짧게 하고 Q&A를 길게 하면 좋겠다고 그에게 말했습니다. “인터렉션이 많은 것이 좋다”며 그도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강연을 길게 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한 20분만 해줬으면 했는데 한 30여분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피터 틸에게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며칠간 고심했습니다. 나름 고심해서 질문을 많이 만들어두었고 트위터, 페북을 통해서 사전질문도 받았습니다. 뻔한 내용보다는 제가 정말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고자 했습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의미있는 질문을 하고 답을 받고자 했습니다. 질문내용은 강연회 시작 몇시간전에 미리 페이스북을 통해서 공개했습니다. 저는 특히 핀테크쪽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질문을 2개 했습니다. “당신이 창업한 페이팔은 한국에서 서비스가 안되고, 당신이 투자한 트랜스퍼와이즈는 한국에서는 불법이다”라는 얘기를 하니 웃더군요.

현장에서는 Symflow라는 모바일 강연Q&A플랫폼을 통해 청중들의 질문을 직접 받았습니다. 거의 1천명의 청중이 오셨는데 직접 손을 들고 질문을 하기엔 어려운 분위기였기 때문이었습니다.

4시가 조금 넘은 시점에서 Q&A세션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준비한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준비한 질문을 반정도 소화한 시점에서 4시30분에 세션을 끝내달라는 메시지가 메신저로 와서 당황했습니다. 피터 틸을 수행하는 매니저가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그 메시지를 받은 시점에서 5분이내에 끝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끈질기게 더 질문했습니다. 그리고 청중에게서 질문도 Symflow를 통해 1개를 받아서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분위기가 좋아서 그랬는지 피터 틸이 질문을 1개 더 받겠다고 해서 청중질문을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당시 Symflow를 통해서 놀랍게도 총 79개의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그중에 겨우 2개밖에 소화하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래도 제 질문이 재미있었는지 피터 틸이 미소를 지으면서 잘 대답을 해줘서 보람이 있었습니다. 원래 끝내달라고 한 시간보다 한 15분 더 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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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틸은 강연회가 끝나고 공저자 블레이크 매스터스와 나란히 앉아 책에 사인도 열심히 해주고 갔습니다. 솔직히 공항으로 바로 떠나야 하는 바쁜 일정이었는데 책 사인회시간을 냈다는데 좀 놀랐습니다. 굉장히 줄을 선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다 사인을 해주고 갔습니다. (정작 저는 책에 사인을 못받았습니다.) 그는 행사를 마치고 대만, 일본, 한국에 이어 마지막 일정인 베이징으로 갔습니다. 전용기를 타고.

정신없이 행사를 진행하느라 정작 피터 틸과 무슨 얘기를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가 대답하는 동안 스마트폰을 곁눈질하면서 남은 시간도 체크하고 Symflow로 들어오는 청중 질문도 신경쓰고 그러느라고 신경이 곤두서 있었습니다.

강연 Q&A내용은 워낙 많은 미디어에서 잘 정리해주셨습니다. 아래 기사들을 읽어보시면 됩니다.

제로투원 저자 피터틸 강연후기(아웃스탠딩)

피터 틸 9문9답 “독점이 나쁘다고? 성공하려면 독점하라”(이코노믹리뷰)

원래 영어가 짧은데다 그런 자리에서 영어로 대담을 하면 더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고 청중들에게 대화내용 전달도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저는 한국말로 질문하고 피터 틸은 통역을 통해서 질문 내용을 전달받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질문 내용을 통역사에게 미리 전달하기도 해서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일본에서 그렇게 하기에 따라했습니다.)

어쨌든 저는 제로투원에 대한 한국독자들의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지는 몰랐습니다. 강연회 공지를 온라인에 올렸을때 1천명이 불과 몇시간만에 이렇게 빨리 매진될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무료강연이기 때문에 No show가 절반가까이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했습니다만 거의 1천명 다 와주셨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만큼 지금 한국의 창업열기가 뜨겁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번 강연회는 총력을 다해서 SNS에서 밀어봤습니다. #ZeroToOne 해시태그로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최대한 많이 버즈(Buzz)가 일어나도록 했습니다. SNS를 많이 보시는 분들은 그래서 25일에 저희 강연회 내용을 담은 트윗이나 페북 포스팅을 피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피터 틸 강연 생중계 트윗 모음.

이번 강연회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상으로 피터 틸 강연회를 마친 간단한 소감 메모를 마칩니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2월 28일 , 시간: 11: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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