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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12월 25th, 2014

스시 나카자와 – 넷플릭스와 페이스북 덕분에 뉴욕에 온 스시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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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모닝쇼에서 인상적으로 본 뉴욕의 ‘스시 나카자와’라는 레스토랑에 대한 이야기다. 뉴욕의 2만4천개 레스토랑중에서 NYT의 별 네개 평점을 받은 6개 레스토랑중 하나다. 위에 나오는 Unlikely duo 왼쪽이 알렉산드로 보르고뇽, 오른쪽이 나카자와 다이스케다. 다음은 이 레스토랑의 탄생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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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이태리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알렉산드로 보르고뇽은 2012년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Jiro Dreams of Sushi’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이 작품은 도쿄 긴자역의 지하에서 투철한 장인정신으로 스시레스토랑을 운영하는 85세의 스시장인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일본 스시레스토랑의 모습에 매료된 그는 “저기서 일하는 스시장인을 꼭 여기로 데려와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다큐는 2011년 작품인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미국에서 입소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올해 일본을 방문한 오바마를 아베가 이 레스토랑에 초대해 식사하기도 했다. 오바마는 별로 좋아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영화에서 본 외국에 있는 인재를 자기가 있는 곳으로 데려온다? 보통 사람은 그냥 이런 생각을 하고 지나쳤을 것이다. 그런데 보르고뇽은 달랐다. 그는 실행에 옮겼다. 다큐멘터리 마지막부분에 나오는 크레딧에 나오는 스시장인들의 이름을 받아적었다. 그리고 그는 다큐에서 11년째 스시를 배우고 있던 견습 나카자와 다이스케를 페이스북에서 찾았다. 혹시나하고 검색해봤는데 나카자와 같은 사람을 찾은 것이다. 그 사람이 다큐에 나오는 나카자와인지 확신할 수 없었던 그는 무작정 자기소개를 담은 페북메시지를 구글번역기로 일본어로 번역해 보냈다. 그리고 두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한편 나카자와는 2011년 3월의 대지진을 겪고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미국으로 건너온 상태였다. 시애틀에서 지로선생님의 제자가 하는 스시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었다. 보르고뇽은 나카자와를 뉴욕으로 초청해서 자신의 이태리레스토랑을 구경시켜줬다. 그리고 3개월뒤 그를 뉴욕으로 다시 불러서 “같이 스시레스토랑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아이가 4명이나 있는 나카자와로서는 이런 변화는 큰 모험이었을 것이다. 나카자와와 보르고뇽은 가족끼리 같이 만나기도 하면서 서로를 알아갔다. 그리고 보르고뇽에 대한 신뢰가 쌓인 나카자와는 결심을 했다. 2013년 2월 그들은 계약서를 썼다. 스시는 나카자와가 책임지고 레스토랑경영은 보르고뇽이 책임지는 방식이었다.

이들의 동업은 4개월만에 대박이 났다. 뉴욕타임즈가 스시 나카자와를 별점 4개로 평가해줬기 때문이다.

The Student Does the Master Proud(스승이 자랑스러워할 제자:스시 나카자와) 
Restaurant Review: Sushi Nakazawa in the West Village

CBS모닝쇼에 출연해 어눌한 영어로 “단지 스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위한 종합적인 경험(Total experience)를 제공한다”고 말하는 나카자와의 말이 인상적이다. 어쨌든 자기보다 3살 어린 보르고뇽을 “My brother”라고 칭하는 모습에서 서로간의 깊은 신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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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편을 감명깊게 넷플릭스에서 본 것에 끝내지 않고, 해외에 있는 인재를 찾아내서 뉴욕으로 데려오고, 또 가족까지 설득해서 사업을 같이 시작한 보르고뇽이라는 사람의 안목과 실행력이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뛰어난 프로그래머를 찾아내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 같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보르고뇽 덕분에 지금은 뉴욕의 스타쉐프가 된 나카자와가 미국에 오지 않고 일본에 그대로 남아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도 보지 않을 저예산 다큐멘터리가 글로벌하게 큰 화제가 되게 만든 넷플릭스의 힘도 그렇고, 사람을 쉽게 찾고 연결해주는 글로벌한 네트워크를 지닌 페이스북의 파워를 다시 실감한다. 어쨌든 생각할 점이 많은 흥미로운 뉴스꼭지여서 블로그에 소개해본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2월 25일 at 10:06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