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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피드백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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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백악관에서 또 이메일하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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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오바마이메일에 숨겨진 과학”에서도 썼지만 참으로 백악관이나 민주당진영에서 보내는 메일은 참 영리하다. 우선 제목이 너무 평범하고 보내는 발신인도 평범한 사람이름으로 되어 있어서 얼핏보면 친구나 아는 사람이 개인적으로 보낸 메일으로 착각하고 바로 지우지 않고 무심코 열어보게 된다. 이 이메일도 제목이 “What’d you think?”라고 약간 장난처럼 적혀있다. 하지만 메일의 내용은 진지하다. 지난 화요일저녁의 오바마의 State of the union, 연두교서연설이 어땠냐는 질문이다.

어쨌든 이 이메일을 클릭해서 오바마의 연두교서 페이지를 열어보고 적극적으로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는 미국의 문화를 다시 한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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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바마의 연두교서사이트의 맨 윗부분은 동영상을 붙여놓았다. 연두교서 연설을 다시 처음부터 동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연설의 전체 내용스크립트가 길게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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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놀란 것은 연설 스크립트에서 위에 보이는 것처럼 연설문의 각 문단이나 주요부분을 하일라이트로 선택할 수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짧은 의견을 보낼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전체연설내용에 대해서만 의견을 받는 것이 아니라 연설내용 토픽 하나하나 세밀하게 다 의견을 받는 방향으로 웹사이트를 디자인했다는 것이다. 정말 적극적으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연두교서사이트를 보면서 새삼 다시 느꼈는데 미국에 살면서 보면 이처럼 열심히 고객의 피드백을 받는 문화가 곳곳에 뿌리박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리뷰를 쓴다. 예를 들면 아마존이나 Yelp, Airbnb, Tripadvisor같은 회사는 고객의 리뷰 없이는 존립할 수 없는 회사다. 사람들은 참 신기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편지로, 전화로, 온라인댓글, 리뷰 등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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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묵었던 Airbnb 집주인이 나에 대해서 평가한 리뷰. 난 이런 것이 있는 줄도 몰랐다. 평소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예전에 Airbnb를 이용했을때 예상치 못했던 것이 내가 묵는 호스트를 평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집주인도 손님인 나를 평가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양방향 피드백이 일상화되어 있다.

대학에서도, 컨퍼런스에서도, 짧은 강연장에서도 행사가 끝나면 바로 피드백 평가서를 주면서 써달라고 하는 경우가 흔하다.

일상생활에서 너무나 피드백이 일반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며칠전 오렌지카운티에 출장을 갔다가 공항에서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타는데 공항직원이 엽서를 준다. 택시가 친절한지 써서 보내달라는 것이다. 모든 승객에게 다 준다.

그것도 모자라 택시를 탔더니 아래와 같은 안내문이 창에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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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s the ride? 택시를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느냐는 얘기다. 쉽게 문자나 인터넷으로 피드백을 보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호기심에 스마트폰으로 바코드를 읽어봤다. 그랬더니 바로 아래와 같은 간단한 페이지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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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할 것 하나 없이 아주 쉽게 의견을 보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메일이나 전화번호는 옵션이다. 꼭 밝히지 않아도 된다. 우연히도 기사가 한국분이셔서 “It was a pleasant ride”라고 적었다.^^

이렇게 레스토랑이나 택시회사 등이 쉽게 고객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TellTheBoss.com라는 회사도 있다.

물론 미국에 살아보면 엉망인 서비스들도 많다. 하지만 곳곳에서 이처럼 열심히 고객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사람들은 꼭 비판만 하지 않는다. 칭찬도 많이 한다. 그리고 그런 칭찬과 비판을 통해서 좀더 나은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것 같다.

그냥 문득 든 생각을 써봤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2월 14일 , 시간: 11:59 pm

10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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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미국의 피드백문화 – “미국에 살면서 보면 이처럼 열심히 고객의 피드백을 받는 문화가 곳곳에 뿌리박혀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꼭 비판만 하지 않는다. 칭찬도 많이 한다. 그리고 그런 칭찬과 비판을 통해서 좀더 나은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것 같다.”  […]

  2. 전체 텍스트의 부분부분에 의견을 달 수 있는 시스템은
    꼭 얼마전에 문을 닫은 오픈마루의 레몬펜을 닮았네요 ㅎㅎ
    피드백 이벤트를 통해 사은품을 받을 정도로 애용하던 서비스였는데 서비스 종료가 되는 바람에 참 아쉬웠던..
    서비스 종료가 섭섭하고 아쉬웠던 서비스가 딱 두 개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레몬펜이고 또다른 하나가 아이위랩의 위지아입니다.. ㅠㅠ

    P.S. 써놓고보니 뜬금포스러운 댓글이네요; ㅈㅅ합니다 헤헤;

    주영재

    2013년 2월 15일 at 8:09 am

    • 레몬펜 기억합니다. ㅎㅎ 위지아도 들어봤는데 뭐더라…

      estima7

      2013년 2월 15일 at 1:31 pm

  3. 특히 Amazon이나 eBay의 판매자들은 피드백에 엄청 민감하더라구요.

    Ellery

    2013년 2월 15일 at 1:36 pm

    • 참 한국과 다르다고 느끼는 것 중의 또 하나는, 피드백이 참 serious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내용의 소재나 글, 제품에도 아주 상세하고 진지한 피드백이 달리고, 그것에 대해 또 반론에 반론, 댓글에 댓글이 나오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냥 “ㅋㅋ” 수준의 의미 없는 댓글들이 많은 것에 비해…

      Greg Shin

      2013년 2월 16일 at 7:59 am

  4. 전에 소개해준 민박사이트 고객들한테 주인도 평가를 하는 군요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kimjunho79

    2013년 2월 16일 at 4:22 pm

  5.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올바른 방향을 보여 주는것 같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이런한 서비스 부분에 대한 피드백문화가 정착 되는 길이 보였으면 합니다… 한번은 전화상으로 너무 많은 질문들을 해서 곤란 한 적도 있었는데요 … 이렇게 간단한 한마디 피드백 정도는 좋고 의견 기재 하는 사람도 부담이 적을것 같네요 ..

    내용 감사 …. 교육에 있어서도 이러한 피드백 문화가 잘 가꾸어져 있을 거라고 생각 합니다만…..미국쪽 교육 피드백 문화는 어떠한지 알고 싶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시면 한번 블로그 해줌심 감사 ~~

    rapael99

    2013년 2월 17일 at 4:16 pm

  6. 미국의 피드백 문화

    Booil Ted Joung

    2013년 5월 1일 at 5:25 am

  7. […] 귀찮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피드백을 중요시하는 미국 문화와 관련된 이 분의 블로그 글을 보고 참 많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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