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9월 4th, 2011
Run by ideas, not hierarchy
흔히들 잡스를 신경질적으로 디테일에 집착하는 마이크로매니저, 부하를 괴롭히는 폭군으로 묘사하는 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전 소개했던 구글 빅 곤도투라의 잡스와의 일화에서도 “일요일날까지도 부하를 괴롭히는 최악의 보스”라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내가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은 도저히 그런 식으로 회사를 경영해서는 애플같은 회사를 키워낼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더구나 애플이 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인류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위대한 제품을 만들어낸 세계최대 가치의 회사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 편집광적인 리더가 이끄는 회사는 단기적인 성공을 거둘지는 모르지만 결국 인재들이 떠나가며 오래지 않아 붕괴하기 마련이다.
스티브 잡스가 아무리 인류가 낳은 천재라고 해도 그도 결국 한명의 인간일 뿐이다. 4만명 직원이 있는 회사를 독불장군이자 마이크로매니저 혼자서 이끌어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혹시 토목공사만 하는 건설회사라면 또 모르겠는데 애플은 창의력이 핵심역량인 IT회사다.
그렇지만 가끔씩 흘러나오는 스티브 잡스의 디테일에 대한 병적인 집착 관련한 에피소드는 그의 리더쉽에 대한 오해를 더욱 깊게 할 뿐이었다. 애플의 임원들과 직원들은 모두 스티브 잡스의 말 한마디에 벌벌 떠는 꼭두각시들일까? 분명히 그의 리더쉽에는 뭔가가 있다. 그렇다면 그는 도대체 평소에 회사를 어떻게 이끌어갈까? 그런 궁금증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궁금증에 대한 어느 정도의 답을 얻은 것이 지난해의 D8컨퍼런스다. WSJ의 베테랑기자 월트 모스버그와 카라 스위셔도 평소에 잡스가 애플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며 보내는지 의문이었던 것 같다. 이 대담에서 그들은 아주 작심을 하고 직설적으로 물어본다. 그리고 잡스의 답변을 들어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이 대화에서 그의 리더쉽의 일단을 엿볼 수 있기에 한번 옮겨봤다.(위 동영상 처음부분부터 3분40초부분까지의 이야기다. 아래 스크립트에서는 생략하고 어설프게 번역한 부분이 많기에 꼭 직접 동영상을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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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a: “What do you do all day?”(당신은 하루종일 무엇을 하면서 보냅니까?)
Jobs: “I have one of the best jobs in the world. I get to hang out with some of the most talented, committed people around and together we get to play in this sandbox and build these cool products….(나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가장 재능이 넘치며 열정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이런 저런 실험을 합니다. 그리고 멋진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Mossberg : What is your personal role? (개인적으로 애플에서 맡고 있는 롤이 무엇인가요.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합니다. 정말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Jobs : Apple is an incredibly collaborative company. You know how many committees we have at Apple? Zero. We’re organized like a start-up. We’re the biggest start-up on the planet. And we all meet 3 hours once a week to discuss our business, everything we do…and there’s tremendous teamwork at the top and that filters down throughout the company.(애플은 놀라울 정도로 협업이 잘 되는 회사입니다. 애플에 위원회가 몇개있는지 아나요? 제로입니다.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는 마치 스타트업처럼 조직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입니다. 우리는 일주일에 한번 3시간씩 만나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서 토의합니다. 그리고 우리 임원진은 대단한 팀웍을 가지고 있고 그 팀웍이 회사전체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And teamwork is dependent on trusting the other folks with come through their part without watching them all time. That’s what we do really well.(팀웍은 각 분야를 맡고 있는 친구들을 감시하지 않고 잘 할 것이라고 믿고 맡기는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정말 잘하는 것입니다.)
Jobs: What I do all day is meet with teams of people and work on ideas and solve problems to make new products, to make new marketing programs, whatever it is. (내가 하루종일 하는 일은 팀원들과 만나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궁리해내거나 신제품을 만드는데 있어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마케팅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등입니다.)
Mossberg: And are people willing to tell you you’re wrong? (그럼 직원들이 (잡스가 틀렸을때) 당신이 틀렸다고 기꺼이 발언을 하는지요?)
Jobs: (laughs) Yeah.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럼요.”)
Mossberg: I mean, other than snarky journalists, I mean people that work for… (내 말은, 짜증나는 기자들이 아닌, 당신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 직원들이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느냐는 것이죠.)
Jobs: Oh, yeah, no we have wonderful arguments. (아, 물론이죠. 우리는 항상 멋진 논쟁을 벌입니다.)
Mossberg: And do you win them all? (그럼 당신이 항상 모든 논쟁을 이기겠지요?)
Jobs: Oh no I wish I did. No, you see you can’t. If you want to hire great people and have them stay working for you, you have to let them make a lot of decisions and you have to, you have to be run by ideas, not hierarchy. The best ideas have to win, otherwise good people don’t stay. (아닙니다. 내가 모든 논쟁을 다 이겼으면 좋겠지요. 하지만 그럴수 없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만약 뛰어난 사람들을 채용하고 그들이 당신을 위해서 계속 일하게 하고 싶다면 그들이 많은 결정을 직접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결정은 회사의 계급에 따라 이뤄져서는 안되며 아이디어에 따라 이뤄져야 합니다. 최고의 아이디어가 항상 논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훌륭한 사람들은 회사를 결국 떠나게 됩니다.)
Mossberg: But you must be more than a facilitator who runs meetings. You obviously contribute your own ideas. (하지만 잡스 당신은 단순히 회의를 진행하는 사람이 되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요? 자신의 아이디어로 기여하고 있는 것 아니었습니까?
Jobs: I contribute ideas, sure. Why would I be there if I didn’t? (물론 나도 내 아이디어를 내놓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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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요약하면 잡스의 리더쉽은 “Trust에 기반한 Teamwork”, “아이디어존중(You have to be run by ideas, not hierarchy)” 그리고 이런 권한이양(Empowerment)의 리더쉽을 통해 인재들을 끌어안는다는데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어떤 훌륭한 인재도 압도하는 그의 비전과 통찰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그의 별명중 하나는 “Talent Magnet”이라고 한다. 물론 그의 이런 리더쉽이 젊은 시절부터 자연적으로 갖춰진 것은 아닐터이고 오랜 시간동안 시련을 겪으면서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잡스가 황야에서 배운 것.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