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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코스 이야기 2] 낮에 하는 무비나잇 행사
라이코스 이야기를 연재하겠다고 해놓고 벌써 몇주가 흘렀다. 출장 등으로 여유가 없기도 했지만 왠지 뭔가 글을 잘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전혀 글을 못쓰겠다. 아무도 안 읽어도 되고 내 자신을 위해 기록을 남긴다는 마음으로 그냥 대충 쓰려고 한다. 우선은 스토리볼에 연재했던 내용을 좀 보완해서 하나씩 기록해 나가기로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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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코스CEO로 2009년 3월에 공식적으로 부임한 이후 한동안은 악착같이 비용을 줄였다. 어떻게 해서든지 흑자 전환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재무 팀장과 엑셀 시트의 비용 항목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서 이건 무엇인지 줄일 수 있는 것인지를 하나하나 물어보면서 몇백, 몇천불이라도 줄여나갔다.
콘트롤러(재무팀장)과 앉아서 이 비용이 무엇을 뜻하고 왜 필요한 것인지 물어봤다. 예를 들어 위는 각종 사무실운영비용인데 ‘아이언 마운틴’이라는 항목이 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어보니 종이로 된 오래된 서류를 아이언마운틴이란 회사에 보내면 아카이빙해서 보관해준다는 것이다. 미국회사들은 대부분 이용하는 서비스라는데 한국에서 온 CEO로서는 하나하나 물어보기 전에는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필요없는 출장, 컨퍼런스 참가 등도 모두 줄였다. 출장을 갈 경우에도 CEO부터 전 임원이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는 것으로 했다. 출장항공권이나 호텔예약조차도 비서나 여행사에 부탁하는 것이 아니고 익스피디아를 통해 직접 예약했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 복지에 신경을 쓸 틈이 없었다. 하지만 회사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다들 이해하고 참아주었다.
그러다 보니 반 년 후 조금씩 월별 수지가 개선되면서 소폭의 혹자로 돌아섰다. 기쁘기도 하고 너무 비용 절감만 외친 것이 미안하기도 해서 HR매니저 존과 상의해서 직원 사기진작을 위한 이벤트를 갖기로 했다.
큰 돈 들이지 않고 어떤 행사를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나온 것이 무비나잇(Movie Night)이었다. 직원들이 모두 다같이 근처 극장에 가서 영화를 관람하고 팝콘, 음료 정도를 회사비용으로 사준다는 것이다. 소박한 아이디어였다.
사실 한국에 있을 때도 비슷한 행사를 가진 일이 있기에 쉽게 이해가 됐다. 회사 일과가 끝나고 다같이 극장으로 출발해서 영화를 관람한 다음 나와서 맥주 한잔을 하고 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 운전을 하고 귀가해야 하고 근처에 술집도 거의 없는 보스턴 교외지역에서 영화를 보고 맥주 뒤풀이까지 하기에는 좀 무리다 싶었다. 그래서 영화만 보는 것으로 생각하고 HR매니저와 날짜를 잡았다.
그리고 무비 나잇 당일이 됐다. 오후 2시쯤 존이 내 자리로 와서 “이제 전 직원들과 극장으로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난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다.
“아니 무비 나잇은 이름 그대로 밤에 하는 행사가 아닌가? 왜 그걸 시퍼런 대낮에 하자고 하는 것이지? 게다가 회사에서 돈을 대주고 가는 것인데 왜 업무시간을 빼먹고 가야 하는 것이지?”
한국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이해가 안됐다. 솔직히 좀 화가 났다.
존에게 왜 2시에 나가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질문했다. 그러자 그가 당당하게 대답했다.
“영화가 끝나는 시간이 오후 5시를 넘으면 안됩니다. 5시이후는 패밀리 타임입니다.”
난 그 이야기를 듣고도 라이코스 직원들이 군기가 빠져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다른 미국회사도 그런지 궁금했다. 트위터를 통해 트친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다른 회사도 그런지 물어봤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회사에 다니는 다른 한국 분들의 대답이 돌아왔다. 대부분 자기들 회사도 똑같다는 것이었다. 회사에서 영화를 보러 갈 때는 일찍 가서 저녁시간이 되기 전에 영화가 끝나고 귀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결국 나는 순순히 직원들과 다같이 극장에 가서 즐겁게 영화를 관람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영화도 꼭 다같이 같은 영화를 볼 필요가 없었다. 본인이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해서 삼삼오오 같이 들어가서 감상했다.
몇몇 안 보이는 얼굴들도 있었다. 물어보니 영화에 별로 흥미가 없는 직원들은 회사에 남거나 일찍 집으로 갔다고 한다. 회사 행사라고 모든 직원들을 다 강제로 가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이 일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직장 문화의 차이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예전 직장에서는 직원들의 단합회식은 업무시간이 끝난 저녁에 하는 것이 당연했다. 심지어 단합대회 워크숍을 토요일에 가는 것도 당연하게 여겼다. 그리고 열외는 인정되지 않았다. 중병이 걸린 것이 아니면 모두 참석해야 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이런 문화가 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최소한 미국의 직장은 한국보다 더 구성원들이 가족 중심적으로 살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
[라이코스이야기 1] 매니저들과 저녁 같이 먹기
내가 보스턴인근 월쌤(Waltham)에 위치한 라이코스의 CEO로 발령을 받은 것은 2009년 2월이었다. 2008년말 리먼브라더스가 붕괴하면서 전세계에 금융위기가 도래해 세상이 얼어붙은 때였다. 미국의 실업율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상승하던 때였다.
미국 유학 경험은 있지만 미국직장에서 일을 해본 경험은 없었던 나로서는 이런 암울한 분위기에서 어떻게 미국인들 80여명으로 구성된 회사를 끌어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더구나 10여명을 구조조정으로 내보내는 와중이어서 직원들은 혹시 자기도 잘릴 수 있다는 공포심에 휩싸여 있는 상황이었다. 사무실을 걸어 다니다 보니 PC화면에 이력서를 띄우고 다듬고 있는 직원들도 보일 정도였다. 후일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회사를 구하러 온 것이 아니라 회사의 문을 닫으러 온 것이라고 믿는 직원들도 많았다.
직원들과 친밀해지기 : 차 한잔하면서 담소.
어떻게 하면 나를 저승사자로 대할 직원들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까. 내가 택한 방법은 1:1 면담이었다. 한 사람당 30분씩 최대한 시간을 내서 차 한잔을 놓고 만나서 이야기했다. 일단 아무 얘기나 하다 보면 친밀감이 형성될 것 아닌가. 직원들도 새로운 CEO가 뭔가 들으려고 한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2002년 MBA졸업후 7년동안 영어를 쓸 일이 별로 없어서 도대체 영어가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하다보니 영어도 늘었다. 하루에 몇명씩이라도 부지런히 이렇게 대화를 했더니 한달이 지나니 거의 대부분의 직원들과 안면을 틀 수 있었다. 심지어 어떤 인도계 직원은 “이 회사에 10년을 다녔는데 CEO와 직접 1대1로 이야기해본 것은 처음”이라며 지나치게 흥분해 당황하기도 했었다.
물론 뒤숭숭한 상황에서 본사에서 온 CEO에게 처음부터 친밀하게 속에 있는 이야기를 털어놓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설사 있었다고 해도 돌이켜보면 다 살아남기 위해서 내게 잘 보이려고 했던 것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이름과 얼굴을 익혀 놓으니 서로 휠씬 대하기가 편해졌다.
직원들과 친밀해지기 : 같이 점심 먹기
그리고 점심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한두 명씩 같이 식사를 하기로 했다. 사람은 밥을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 쉽게 마음을 열게 된다는 것이 내 경험이었다. (혼자 밥을 먹지 않는 것은 기자시절부터 베인 버릇이다.) 미국사람이라고 그게 다르겠냐 싶었다. 그리고 밥을 같이 먹고 내가 돈을 내면 고마워하고 기뻐했다. (물론 이것은 회사비용으로 했다.) 사장하고 같이 밥을 먹는다고 꼭 사장이 자신 몫까지 계산해 줄 것이라고 생각 않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웬만하면 윗사람이 밥값을 내는 한국식 문화를 적용한 결과 많은 직원들의 환심을 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내 점심시간은 하루에 한번이기 때문에 단시간에 모든 직원들과 밥을 먹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일단은 매니저급부터 같이 식사하기 시작했다. (1년쯤 지나니까 거의 전 직원과 점심을 한번씩은 따로 할 수 있었다.)
당시 나는 보스턴에 단신 부임이었다. 가족들은 몇 달 뒤에 오기로 되어 있었다. 나는 회사 바로 앞에 있는 Extended Stay America라는 모텔에 장기 투숙중이었다. 보스턴에는 아는 사람도 전혀 없었다. 회사에 나가는 것 외에는 할 일도 없었고 쓸쓸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직원들과 이야기하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부족한 내 영어 실력을 보완하는 영어 회화 연습 시간이라고 위안을 삼기도 했다.
한국식 친밀해지기 : 저녁 약속
그런데 문제는 저녁시간이었다. 5시에서 6시사이에 직원들은 거의 다 집에 가버리는데 나는 밥을 같이 먹을 사람이 없었다. 모텔에 돌아가서 한국에서 사온 3분카레나 컵라면을 먹기도 했는데 그것도 조금 지나니 질렸다. 저녁 6시이후에는 사무실에 별로 사람이 없고 모텔방은 빛이 잘 안드는 골방같은 곳이어서 있기가 싫었다. 그래서 주요 매니저들에게 “저녁을 같이 먹자”고 물어보기 시작했다.
미국의 패밀리 타임
그런데 저녁을 같이 먹자고 했더니 몇몇 매니저의 얼굴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단박에 OK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와이프에게 물어보고 알려주겠다”는 답이 많았다. 아니 그걸 왜 와이프에게 물어보지? 이 사람들 알고 보니 공처가들이구나했다. 어쨌든 그런 식으로 한 2주일 정도 거의 매일 저녁시간에 매니저들을 데리고 저녁을 먹었다. 맥주 한두 잔을 곁들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건 점심과 달리 별로 호응도가 높지 않은 것 같았다. 이래저래 집에 일이 있다고 변명을 하면서 빼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조금 더 가까워진 매니저에게 저녁을 하면서 진심을 물어봤다. 그 친구는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라 아내와 별거 중이었다.
그 친구왈 “여기서는 웬만하면 모두 점심약속으로 하지 저녁약속을 하는 경우는 없다. 비즈니스 때문에 저녁을 하는 경우는 거래처 사람이 출장을 와서 계약을 하거나 하는 중요한 경우에 한하지 웬만해서는 저녁약속을 잘 잡지 않는다. 특히 결혼한 기혼자의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한국 모회사에 낙하산으로 온 저승사자 같은 사장이 “저녁 먹자”하니까 내키지 않으면서도 따라 나온 것이었다. 사장이 저녁 먹자고 하면 있는 약속도 취소하고 따라오는 한국식 문화에 익숙해진 나의 실수였다.
1년쯤 지나서 휠씬 친밀해진 HR(인사) 담당 매니저 존과 그때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그 존은 “미국에서는 웬만하면 저녁은 가족과의 시간(패밀리타임)으로 간주하며 아주 중요한 일이 아니면 가족이 있는 사람에게 저녁시간을 내달라고 회사에서 요구 못한다. 자꾸 그런 일이 반복되면 배우자에게 이혼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때 내가 그걸 모르고 실수한 것이라고 따끔하게 한마디했다.
자기가 좋아서 회사에 남아있는 것이라면 괜찮지만 회사에서 직원에게 패밀리 타임을 건드리면서까지 회식(?) 등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닫게 된 계기였다. 예전에 미국에서 공부도 하고 그렇게 많이 출장을 다녔지만 미처 몰랐던 것이었다. 항상 상대방에게 시간을 청할 때 가족과 함께 하는 저녁시간을 침범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미국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었다. 너무 바쁘게 사는 한국인은 여기에 너무 무감각해진 듯 싶다.
[라이코스 이야기] 연재를 시작하며
2013년 8월 다음의 임선영본부장에게 “스토리볼에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대표 글을 싣고 싶은데 소개 좀 부탁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알았다고 하자 “정욱님도 한번 써보시면 어떠냐”는 답장을 받았다. 그것이 계기가 되서 가볍게 10편정도 라이코스에서의 경험을 써보려고 했던 것이 ‘한국 vs 미국직장 1mm 차이‘ 스토리볼 연재가 됐다. 10편에서 20편, 20편에서 30편까지 연장하며 매주 2편씩 쓰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했다. 급히 쓰느라 엉성하게 쓴 글이 대부분이었는데 편집자인 민금채님의 노력과 감칠맛 나는 박소라님의 일러스트 덕분에 분에 넘치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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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09년 2월 역시 다음CEO가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최세훈대표로부터 라이코스CEO 발령을 받았다. 사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나를 2006년 다음으로 인도한 석종훈대표의 사임이후 내 다음내부에서의 진로에 대해 “그만둬야 하나”하는 고민을 하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다음에서 서비스혁신본부장, Daum Knowledge Officer, 대외협력본부장을 거쳐 글로벌센터장을 맡고 있었다. 글로벌이라고 해도 당시 다음은 일본과 중국지사를 닫고 라이코스는 경영난에 빠져있는 상황이라 별로 대단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따로 면담 몇번 한 것이외에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최대표가 나를 라이코스대표로 보내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다음이 2004년 당시 1억불을 주고 인수한 라이코스는 다음에게 있어 애물단지나 다름 없었다. 매년 수백만불의 적자를 내면서 네이버와의 경쟁에 힘겨워하는 다음의 뒷다리를 잡았다. 한국에서 직항편도 없는 보스턴에 위치한 회사를 원격으로 다음이 경영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미국동부와 서울의 시차가 14시간이 나고 서로 업무시간이 겹치지 않는 탓에 양사의 커뮤니케이션조차 쉽지 않았다.
2008년 가을 미국 리먼브러더스의 붕괴이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당시 분위기는 흉흉했다. 미국의 실업율은 두자리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내가 라이코스 발령을 받은 당시에도 라이코스 직원 20여명을 구조조정하는 논의를 진행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코스에 CEO로 가는 것 자체가 사실 두려운 일이었다. MBA학위를 받기 위해 미국에서 2년간 유학한 것 외에는 미국에서 제대로 일해본 경험이 없는 내가 과연 미국 회사를 맡아서 꾸려갈 수 있을까. 더구나 나를 도와주는 다른 한국인직원과 팀으로 같이 가는 것도 아니고 홀로 가는 단신부임이었다.
당시 다음의 윤석찬님은 “정욱님, 이건 축하할 일이 아니죠? 구조조정하고 회사 문닫으러 가시는 것인가요”라고 내게 이야기했을 정도였다. 그래도 나는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했다. 언젠가 한번은 더 미국에서 살아보고 싶었는데 잘 된 것 아닌가. 실패해도 최소한 영어회화 수업은 잘 받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아닌가 하는 좀 유치한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나서 라이코스 CEO로서 지난 3년간은 정말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이었다. 경영상황은 호전됐지만 그안에서 여러가지로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겼다. 대충 3년간 벌어진 주요한 일은 다음과 같다.
2009년
- 20여명 구조조정.
- 4가지 큰 법률소송중 3개는 합의. 1개는 패소. 2백50만불을 배상.
- 15년 라이코스 역사상 첫 흑자 달성. (매출 약 2천4백만불 EBITDA 약 50만불)
2010년
- 라이코스를 인수하겠다는 Ybrant라는 인도회사와 회사 매각협상 진행.
- 옐로북과 연간 1천2백만불 매출 계약 체결.
- 라이코스를 3천6백만불(4백20억)에 Ybrant로 매각 발표.
- Ybrant는 인수대금을 현금으로 2백만불만 지불.
- 나머지 인수대금은 라이코스의 2010년 경영성과에 따라 정산하기로 합의.(Earnout딜)
- 라이코스를 인수한 Ybrant 이스라엘 자회사의 지휘하에 라이코스 경영 시작.
- 8백여만불 흑자 달성. (매출 약 2천9백만불)
2011년
- 회계감사 결과 2010년의 예상보다 높은 흑자로 최종인수가가 약 600억여원가량으로 산출.
- 매각발표금액보다 약 200억원이 더 높은 가격.
- Ybrant와 다음간에 최종 인수가 관련한 분쟁이 갈등이 발생.
- 다음이 Ybrant를 뉴욕법원을 통해 소송.
- 다음은 Ybrant가 라이코스의 현금을 마음대로 빼갈 수 없도록 TRO(일종의 가처분조치)를 뉴욕법원에서 받아냄.
2012년.
- Ybrant는 2월에 급거 이사회를 소집해 임정욱 CEO를 해임.
이후 2년간의 지리한 법정공방후 2014년 5월 싱가폴에서 열린 중재재판에서 다음은 Ybrant에게 99.9% 승소했다. 하지만 밀린 매각대금 4백여억원은 아직도 못받고 있다.
어쨌든 라이코스CEO로 재직한 3년간 나는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미국회사를 경영하는 것 외에도 미국인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통해 직장생활을 하면서 조금이나마 미국이라는 사회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사실 말도 못할 정도로 힘든 일이 많았다. 간신히 회사의 경영이 호전되고 있을때 보스턴 법원에서 소송에 패소해서 3백만불을 배상하라는 뉴스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한달이면 끝날줄 알았던 회사의 매각 협상이 거의 반년을 이어갈 때는 정말 지쳤다. 회사 매각후 엄청나게 터프한 이스라엘 사람들과 일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더구나 알고보니 그들이 엉터리 회사였고 그나마 경영이 호전되고 있었던 라이코스를 말아먹으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됐을때는 절망적이었다. 갈등이 있었던 임원 때문에 온갖 마음고생을 하다가 결국 해고하는 일도 정말 어려웠다. 인터넷회사로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일은 정말 쉽지 않았다. 그리고 분쟁이 붙은 다음과 Ybrant의 중간에서 라이코스를 중립적으로 경영하던 반년간은 바늘방석에 있던 것 같았다. 오히려 그들이 나를 갑자기 해고해줬을때 후련한 마음이 들었다고 할까.
스토리볼 덕분에 이런 내 경험의 일부나마 나눌 수가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다. 하지만 스토리볼에 썼던 내용은 대부분 가벼운 한미간의 직장 문화차이에 대한 글이나 좋았던 일을 중심으로 썼다. 힘들었던 일, 후회되는 실수 등은 쓰지 못했다. 그래도 라이코스에서 경험한 일들을 추가로 더 써놓을 수 있을때 나를 위해서라도 기록으로 남겨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스토리볼 연재내용을 중심으로 추가적으로 보완해 가면서 내 블로그에 ‘라이코스 이야기’를 남겨놓으려고 한다. 항상 부족한 글이지만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읽어주시길….
[라이코스이야기 1] 매니저들과 저녁 같이 먹기
16년만의 첫 흑자
오늘은 올해 들어서 첫 회사 전체 미팅을 갖고 라이코스멤버들과 기쁜 소식을 공유했다. 그것은 라이코스가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
이미 지난해 3분기에 다음이 라이코스를 인수한 뒤 첫 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한 바 있는데 4분기에도 조금더 개선된 영업흑자를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한화 약 10억가량의 소폭 흑자(Net Income)를 낸 것이다.
이 흑자는 기본적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 덕분이기도 하지만 다같이 노력해서 적은 인원으로도 전년과 비슷한 매출을 올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여러가지 행운과 불운도 함께 했다. (라이코스가 1994년 창립의 나름 오래된 인터넷회사라 규모는 작아졌지만 참 많은 풀어야할 숙제를 갖고 있었다.)
컴퍼니 미팅을 준비하면서 아주 옛날 자료까지 찾아보면서 놀랐던 것은 올해로 창립 17년째를 맞는 라이코스가 2009년 이전까지 단 한번도 흑자였던 적이 없다는 점이다. 94년 카네기멜론에서 시작해 96년 IPO(상장), 2000년 스페인의 테라네트웍스에 매각, 2004년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매각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15년동안 계속 적자를 내왔다. 어떻게 보면 넷스케이프, 야후 등과 비슷한 인터넷의 여명기에 시작해 성공적인 IPO를 거쳐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한번도 제대로 된 비즈니스모델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지난해 라이코스는 본업인 Search-Games-Web Publishing 비즈니스에서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 연초의 구조조정비용 및 여러가지 예상치 못한 비용지출에도 불구하고 일부 행운도 따라 최종적인 흑자를 보고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 미팅에서는 약 10분동안 짧게 지난해 우리가 처했던 어려웠던 상황을 리뷰하고, 지난 15년간의 라이코스의 역사와 매출, 손실액을 간략히 보여줬다. 그리고 지난해 우리가 드디어 16년만에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을 선언했다.
“We should be proud of our achievement!”
지난 1년간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된 회사구조를 만드는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진짜로 달릴 때다. 다시 라이코스가 옛날의 영광(?)을 되찾는 것은 어렵겠지만 최소한 우리 고객들에게는 의미있고 사랑받는 서비스로 다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새로운 성장엔진도 찾아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개인적으로 지난 1년간 라이코스와 함께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한국에서는 결코 알 수 없었던 많은 어려움을 현장에서 라이코스현지멤버들과 부대끼며 배우고 해결해 나갔다. 단순히 문화적 차이라고만은 말하기 힘든 글로벌비즈니스의 수많은 장벽과 어려움을 직접보고 느꼈다는 것이 큰 수확이다. 이방인 CEO와 함께 고생해준 라이코스멤버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Lycos Trends Session : The search innovations in Google
오늘 오래간만에 라이코스 사내 트랜드 세션을 가졌다. 격주로 점심시간에 모여 피자를 먹으며 인터넷업계에서 돌아가는 트랜드 비디오를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세션.
큰 부담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흥미로운 업계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극도 되고 공부도 되고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지 않을까 하는 바램에서 시작한 시간. 벌써 4번째. 다들 바빠서 별 준비를 못한 것 같아서 이번 시간은 내가 구글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기로 했다. 대충 순서를 정해서 구글의 프로모션비디오를 보여주는 시간…(너무 무성의한가?)으로 하기로 했다. 제목은.
기록용으로 보여준 순서대로 유튜브 embed. 우선 리얼타임서치. 구글이 트위터 등의 실시간검색결과를 자체 검색결과페이지내에 창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을 보여준다.
다음은 일본어음성검색. 이번에 오픈한 중국어와 일본어음성검색의 퀄리티가 놀랄만한 수준이라는 것을 설명.
구글 고글스. 비주얼서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다. 내가 지난번 블로그포스팅에서 소개한 Droid를 이용해 실제로 사용해본 결과를 소개.
개인화 검색. 특히 보스턴에서 “SOX”를 검색하면 보스턴 레드삭스결과가 가장 먼저 나온다는 점을 강조.
구글의 Favorite Places. QR코드를 이용해 모바일검색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다. 동영상 화면에 나오는 바코드에 내 아이폰 카메라를 가져다 대고 즉석에서 정보를 읽어내는 모습을 시연. 너무 잘되는 모습에 다들 탄성.
너무 구글이야기만 하면 지겨운 것 같아서 Foursquare 창업자 Dennis Crowley의 “Turning the Real World into a Game”이라는 웹2.0Expo뉴욕에서의 발표 비디오도 소개. 내가 근처 이태리식당의 Mayor라는 점.(주로 노인들만 가는 식당이라서…) 실제로 팔로알토의 University Cafe에서 체크인했을때 주위 바의 쿠폰을 받은 일등을 소개했다. 세션 끝난 뒤에 여러명의 직원들이 친구신청.
그 다음에는 아이폰을 통해 펼칠 수 있는 상상력의 세상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스탠포드대의 아이폰오케스트라 동영상을 소개.
여기까지 보고 이야기를 끝내려고 했는데 한 친구가 다 같이 공유해서 보고 싶다며 세션 소개중에 나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TED동영상중의 Sixth Sense Technology 발표를 다같이 보자는 것. MIT미디어랩의 상상력에 다들 깊은 인상을 받음.
흥미로운 것은 이 비디오를 며칠전 트위터에서 @ikechoi님이 내게 소개해주셨다는 것. 사람이 생각하는 것은 다 비슷한가 보다ㅎㅎ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stima7 구글의 비주얼검색과 관련해서 올초에 비슷한 데모가 TED에서 있었습니다. 조금 다른 컨셉이긴 하지만… http://www.ted.com/talks/pattie_maes_demos_the_sixth_sense.html”
이번에는 모든 동영상을 미리 다운받지않고 Youtube에서 HD로 바로 보여줬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Youtube는 시청각교육의 최적의 도구!
어쨌든 잘 나가는 회사들 이야기기는 하지만 바깥 세상이 얼마나 빨리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라이코스구성원들이 좋은 자극을 받기를 기대한다. 특히 상상력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이야기를 끝내고 회사체험용으로 구입한 Droid폰을 전사원이 돌아가면서 써보기로 했다고 선언. 다들 조금이라도 안드로이드폰이 여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해보기를 기대. “실제로 써봐야만 알 수 있다!”
Update: 이 포스트를 올리고 나서 MIT Media Lab의 SixthSense기술 비디오의 좀더 업데이트된 버전이 있다는 것을 @coolpint님이 알려주셨다. (이래서 트위터가 좋다는^^) 감사합니다! 이 기술을 최초로 생각하고 만들어낸 Pranav Mistry라는 MIT미디어랩 박사과정 학생이 고향인 인도에서 열린 TED India에서 발표한 동영상이다. 이런 뛰어난 인재를 전세계에서 흡수해서 연구하게 하는 미국대학의 힘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동영상은 아래. Pranav의 홈피는 http://www.pranavmist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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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코스의 첫 흑자
어제 내게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발표가 있었다. 다음의 3분기 실적발표. 그중 짧은 기사하나
다음 “라이코스로 처음 이익냈다”-컨콜(3보)-이데일리
모두가 노력한 결과 다음은 지난 3분기 사상최고의 매출액과 이익을 냈다.
더 기쁜 것은 라이코스가 더이상 본사의 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음이 라이코스를 인수한지 5년여. 라이코스는 매년 수백만달러의 적자를 내며 본사에게 짐이 되어왔다.
그런데 5년만에 처음, 자력으로 약 1백만불정도의 분기 흑자를 냈다.(영업흑자) 비록 구조조정과 가혹한 비용절감으로 이뤄낸 것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고생하고 같이 노력해서 최악의 상황에서 예상이상의 결과를 이뤄낸 라이코스임직원들에게 감사한다.
내가 이곳 CEO로 처음 발령받아 온 것이 3월15일. 미국에서의 첫 직장생활을 CEO로, 구조조정이 휩쓸고간 회사에서, 금융위기로 미경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실업율이 끝도 없이 오르는 상황에서, 아는 사람하나 없는 보스턴에서 하게됐다. 처음엔 정말 막막했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실적공유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의 하나. 도대체 적자를 면할 수나 있을까 막막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반년동안 참 많이 배웠다. 미국 회사 경영하는 법, 자금 운영, 은행거래, 직장문화, HR management, Recruiting, 미국인터넷마켓… 미국유학도 했었기 때문에 좀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많이 달랐다. 선입관이 많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런 과정을 통해 미국인 직원들과 대화하며 그들의 생각을 많이 이해하게 된게 큰 수확이다.
특히 분기실적을 공유하는 시간을 통해 전 직원에게 회사의 상황을 솔직히 설명하며 이해를 구한 것이 어느 정도는 효력을 발휘한 듯 싶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직도 대부분 라이코스의 주력서비스는 취약하고 어디 내놓고 경쟁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거의 십년간 믿고 이용해준 순박하고 충성스러운 로열고객들이 지탱해주고 있는 형편이다. 그들이 더 실망하기 전에 빨리 우리 제품을 더 낫게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와 노력도 같이 해야한다. 정말 갈 길이 멀다.
머나먼 아시아에서 갑자기 날아온, 영어도 버벅대는 CEO를 믿고 따라와준 라이코스직원들에게 감사한다.

사내 실적공유 프리젠테이션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며 이 그림을 보여주자 다같이 폭소가 터졌다.
Lycos 3분기 실적공유세션
내가 라이코스에 온지도 벌써 7개월.
오늘로 3번째 Quarterly Review를 가졌다. 1분기의 절망. 2분기의 살짝 희망 그러나 6월의 실적 악화로 인한 걱정. 새롭게 등장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 그러나 3분기실적은 다시 큰 희망을 가져다줬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짤막하게 라이코스식구들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벼락치기로 준비한 10여분짜리 리뷰였지만 처음에 내가 와서 얼마나 불안감을 안고 시작했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지난 몇년간 그리고 1, 2분기 라이코스의 실적. 그리고 크게 개선된 3분기실적. 그래서 이제는 자신감을 갖게 됐고 이런 어려운 시기를 같기 헤쳐낸 라이코스식구들에게 감사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뿌듯한 시간.

그리고 모처럼 직원 사기진작을 위해 다같이 인근 극장에 간다. 내가 선택한 영화는 ‘좀비랜드’.
내가 이야기한 뒤 각 프로덕트매니저가 각각 5분씩 리뷰를 했다.

서치를 담당하는 에드

WebPub의 제임스

게임의 크리스

오퍼레이션의 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