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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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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북해도)로 휴가를 다녀왔다. 정확히 10년전에 가족 휴가로 잠깐 삿포로에 다녀온 이후 10년만에 다시 찾았다. 청정지역의 이미지를 지닌 홋카이도는 북쪽에 위치해 여름에도 시원하고 습도가 낮아 쾌적하다. 북부 캘리포니아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

몇가지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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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인구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홋카이도의 면적은 남한의 85%정도로 약간 작은 정도. 그런데 인구는 5백38만명정도로 한국인구의 10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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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삿포로를 제외하고는 사람이 많이 보이는 곳이 없다. 길도 막히는 곳이 없다. 인기 관광지에 가봐도 그렇다.

지방도시나 마을의 경우는 인구 감소가 심각한 것 같다. 빈집처럼 보이는 곳들이 많다. 썰렁하다. 찾아보니 홋카이도 전체의 인구는 계속 조금씩 줄고 있고 삿포로만 인구가 조금 늘었다. 지방도시의 빠른 인구감소가 큰 문제라고 한다.

예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중국과 동남아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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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인구는 많아보이지 않는데 홋카이도의 주요 관광지마다 중국과 동남아관광객들이 넘친다. (물론 한국관광객도 많다.) 위 사진은 홋카이도의 유명과자인 시로이 코이비토(하얀연인)을 만드는 삿포로시의 시로이코이비토파크다. 과자를 만드는 공장을 예쁜 테마파크처럼 꾸며놓았다. 10년전에 이곳에 갔을 때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인산인해다. 그런데 그 관광객들이 대부분 중국인이나 동남아사람들이다. 그만큼 홋카이도가 중국과 동남아사람들에게 인기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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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중국 결제수단을 받는 곳도 많다. 특히 알리페이뿐만 아니라 위챗페이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여기저기 써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에어비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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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부모님 팔순 기념. 6명의 식구가 갔기에 호텔방을 3개 빌리는 것보다 에어비앤비가 나을 것 같아서 방 2개에 침대가 3개 있는 에어비앤비 아파트로 예약했다. (위 사진은 거실)

성수기라 그런지 가격이 아주 싸지는 않았지만 호텔에 가는 것보다는 경제적이고 무엇보다 저녁마다 가족이 다 거실에서 식사하거나 맥주 한잔하기 좋아서 만족스러웠다. 아파트의 위치도 스스키노역 바로 인근. 고층 아파트 건물이었는데 로비에서 보니 한국을 포함해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들락거리는 것이 많이 보여 거의 호텔 같은 느낌이었다. 요즘 조금 말도 많지만 이제는 일본에서도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숙박하는 것은 완전히 자리를 잡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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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은 이 집에 살지 않고 계속 에어비앤비로 빌려주기만 하는 것 같은데 집을 찾아서 체크인하는 방법부터 집에 있는 TV리모콘, 세탁기 등의 사용방법까지 엄청나게 꼼꼼하게 매뉴얼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보고 역시 일본인답다고 느꼈다.

본국 미국에서는 잊혀졌지만 홋카이도에서는 전설이 된 클라크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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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를 상징하는 아이콘중 하나는 클라크박사다. 삿포로의 히쓰지오카 전망대에 가면 그의 전신상이 있다. 또 홋카이도대학에 가면 그의 흉상이 서 있다. “Boys be ambitious!”라는 말을 남겼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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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박사를 모티브로 한 상품도 많이 나와 있을 정도다. 이 지역의 전설, 신화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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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래서 이 분이 홋카이도에 와서 뼈를 묻은 분인줄 알았다. 아니 최소한 10년이상은 홋카이도에 거주하면서 이 지역을 개척하고 홋카이도대학을 만드는 공헌을 한 줄 알았다. 그런데 관련 설명문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매사추세츠 농업대학 교수이던 클라크박사는 1876년 일본정부의 초청으로 홋카이도에 왔다.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9개월만에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가 당시 일본에 깊은 인상을 남기고 간 것은 맞지만 불과 9개월밖에 체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그가 만든 농업학교는 매사추세츠주립대가 됐지만 클라크박사는 거의 잊혀진 사람이 됐다. 나도 보스턴에서 3년반을 살았지만 그 동네에서 클라크박사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그가 9개월간 다녀온 홋카이도에서 클라크박사는 전설이 됐다.

맥주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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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에서는 겨울에는 눈축제, 여름에는 맥주축제가 열린다. 삿포로의 중심에 있는 오도리공원에 가보니 아사히, 기린, 삿포로 등 일본을 대표하는 맥주회사들이 각각 비어가든을 운영한다. 삿포로시민들이 다 쏟아져 나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이들이 나와서 맥주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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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열기에 감탄했다.

저렴한 여행지

Screen Shot 2017-08-13 at 10.41.12 PM많은 여행지들이 의외로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위는 노보리베츠의 지옥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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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이쪽에 있는 청의연못. 물에 알루미늄 성분이 많아 푸른 빛으로 보인다. 관광객이 넘쳐흐르는데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Screen Shot 2017-08-13 at 10.40.29 PM

후라노의 도미타농장. 아름다운 라벤더 농장인데 이곳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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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코탄의 카무이해변. 마치 캘리포니아의 해변 같은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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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홋카이도도 가는 곳마다 온천이 많다. 그중에 특히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온천 마을인 노보리베츠에서 ‘사기리탕’이라는 온천에 갔다. (위 사진) 어른 이용료가 420엔이다. 수건, 비누 등은 본인이 지참해야  하지만 온천으로서 탕의 품질은 깔끔하고 훌륭했다.

****

홋카이도는 일본이지만 좀 다른 일본입니다. 북적거리지 않는, 마치 캘리포니아 같은 일본이라고 할까요. 저는 아름다운 꽃밭으로 유명한 후라노가 와이너리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와 비슷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입니다. 평원에 꽃밭과 와이너리가 있고 가운데 열차가 다닌다는 점이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감소라는 일본의 문제를 그대로 떠안고 있으며 관광에 있어서 앞으로도 큰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별 내용은 없지만 가볍게 기록삼아 포스팅합니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8월 13일 , 시간: 11:05 pm

2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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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이번 5월, 출장으로 삿포로를 난생처음 가 보았는데 도시치고는 사람이 많이 없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날씨도 정말 좋았습니다. 도심에 몇 백년 이상의 수령을 가지는 나무들이 많은 것도 신기하고 부러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겨울에 설경 속 온천을 가보고 싶네요. 🙂

    spcblack

    2017년 8월 14일 at 8:24 am

  2. […] via 홋카이도 단상 — 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Estima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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