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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시대를 대비하는 일본의 택시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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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반 자가용을 이용한 우버X서비스가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전세계를 흔들고 있는 승차공유(Ridesharing)혁명을 느끼기 어렵다. 일본도 한국못지 않게 규제가 엄격한 나라이며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승차공유서비스가 일본에 상륙하기 어렵고, 스마트폰발 교통혁명이 일본에서는 일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일본 택시업계의 변화를 지난 8월12일자 닛케이신문기사에서 잘 소개했기에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하고 내 생각을 덧붙여 봤다.

참고 기사 링크 : タクシ運賃「る前に確定」実験:日本経済新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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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캡처 출처 : 유튜브 일본뉴스. 택시앱으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운임이 계산되어 나오고 선택하면 된다.)

-일본택시업계는 8월초부터 도쿄에서 승차전에 미리 운임을 결정하는 시스템의 실증실험을 시작했다. 택시승차앱으로 택시를 부르면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 운임이 나온다. 이 금액으로 결정해서 택시를 부르고 승차하면 미터기 요금에 상관없이 그 사전 결정 요금으로 요금이 결제된다. 예상이상으로 요금이 많이 나오는 고객의 불안을 해소해준다는 것이다. (장거리를 타고 갈 경우 일본은 택시요금이 워낙 비싸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이 가는 얘기다.)

4개 택시회사의 4천6백대가 이 실증실험에 참가한다. 여기서 나온 결과를 기초로 국토교통성이 새 제도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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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도 이용하기 쉽게 이 택시앱은 영어로도 된다.)

-이런 시도의 첫 성공사례는 올 1월부터 실시된 택시 기본요금 개선이다. 일본의 택시기본요금은 730엔으로 상당히 비싸다. 한국의 3천원보다 두배가 넘는 것이다.

-그런데 1월부터 도쿄의 택시기본요금이 730엔에서 410엔으로 절반정도로 떨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2km 730엔에서 1.052km 410엔으로 변경된 것이다. 또 거리에 따른 가산운임도 280m마다 90엔에서 237m마다 80엔으로 변경됐다. 즉 1.7km이하는 예전보다 더 싸고, 6.5km이상은 예전보다 더 비싸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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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요금을 730엔에서 410엔으로 할인한 도쿄의 택시들. ANN뉴스)

-도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가까운 역이나 명소 등을 찾는 단거리 승차(일본어로 チョイ乗り)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더 많이 택시를 이용하도록 기본요금을 낮춘다는 것이다.

-닛케이 기사에 따르면 이렇게 기본요금을 인하한 뒤 성과가 꽤 좋다. 대형 택시 4사의 반년간의 단거리 승차횟수가 예년과 비교해 2배 늘었다. (심지어 나도 얼마전 도쿄출장에서 단거리 택시를 탈 기회가 있었는데 비싼 요금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든 느낌을 받았다. 6.5km이상 갈 경우 요금이 더 올랐다는 지적도 있지만 지하철역이 여기저기 많은 일본에서 택시를 그렇게 장거리로 (자기 돈 내고) 탈 일은 많지 않다.)

-일본에서 택시운임은 허가제다. 택시운영 원가를 기초로 국토교통성이 복수의 운임체계를 사업자에게 제시하면 사업자가 선택한다. 과거에는 택시업계의 과도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요금인하를 규제했기 때문에 요금이 오르기만 했다. 단거리요금을 낮추고 장거리에서 요금을 올리는 식의 요금제변경은 이례적인 것이다. 승차앱으로 요금을 미리 확정하는 것은 택시업계로서는 처음해보는 시도다.

이런 개혁의 배경에는 우버로 대표되는 라이드쉐어의 존재가 있다. 일본에서는 개인차량영업이 금지되어 있어 지금까지는 우버가 허용되지 않았지만 법개정으로 이제 허용되는 것은 확실하다. 일본의 택시업계는 우버 등의 앱을 통한 사전요금결정의 편리성을 미리 받아들여 앞으로 있을 대경쟁시대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택시업계는 시장축소와 운전기사의 고령화, 일손부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난 10년사이에 이용객수는 30%가까이, 운송매출은 20%정도 감소했다. 또 65세이상 운전사가 지난해 28.4%에 달할 정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택시운전사를 하겠다는 사람도 없다.

-일본의 택시업계는 생산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으로 다시 매력적인 산업으로 만들어 인재를 확보하고자 한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NTT도코모와 협업해 스마트폰 위치정보 데이터와 지난 승차데이터, 날씨 정보 등을 분석해 30분후의 수요를 예측해 택시를 효율적으로 배차한다든지, 로봇스타트업 ZMP와 협업해 자동운전 시스템을 개발한다든지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일본의 택시업계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것은 스마트폰앱을 통한 ‘합승택시’의 실현이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이용객들을 중계하는 앱을 만들어서 요금을 분담하도록 한다. 승객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평하게 이용거리에 맞게 요금을 분담시키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이것도 올해안에 실증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제 격심한 경쟁의 시대가 다가오는 가운데 일본의 택시업계가 ‘다른 교통수단보다 휠씬 비싸다’는 이미지를 해소하고 다시 성장할 수 있을지 택시 업계의 저력을 기대해 볼만 하다.

***

이상이 8월12일자 닛케이에 실린 기사내용 요약이다. 우버혁명의 무풍지대인 것은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기술의 발전으로 닥칠 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민관의 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우버 등 라이드쉐어링도 도쿄올림픽 등을 대비해 규제가 대폭 완화되어 허용될 것이란 예측도 할 수 있다. 이미 민박법 개정으로 에어비앤비에 대한 규제도 완화됐다.

심지어 일본의 전국택시연합은 라이드쉐어문제대책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지난해 10월 11항목의 대책안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대략 1. 첫승차 기본요금인하(거리단축으로) 2. 합승운임도입 3. 사전확정운임 4. 다이내믹프라이싱 5. 정액운임 6. 상호레이팅 7. 유니버설디자인 8. 택시전면광고 9. 제2종면허의 완화 10 방일외국인 등 부유층 수요에 대비한 서비스(프라이빗 리무진) 11. 승합택시 등이다. 올해 들어 1번은 실시, 3번은 실증실험 시작 등 하나하나 실행해가고 있다. 택시연합은 우버앱의 본격 상륙에 대비해 택시업계 전체 통일된 앱을 만들려고 한다는 내용도 나온다. 다른 나라의 택시업계가 겪은 어려움을 면밀히 관찰하고 같은 일이 일본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카카오택시가 나온지 벌써 2년이 넘었지만 택시를 호출해주는 기능이외에는 규제 때문에 그다지 진보가 없다. 지난 몇년간 우버가 80조원짜리 유니콘스타트업이 되었다든지, 지금은 4차산업혁명시대라느니 하고 이야기는 많이 되고 있지만 실제로 이런 교통혁명에 대비해서 구체적으로 규제를 풀거나 업계에서 미리 대비한다는 움직임은 없다.

바깥 세상의 변화가 아무리 빨라도 한국의 정부나 택시업계는 오히려 미동도 하지 않는 것 같다.  콜버스의 사례처럼 뭔가 시민들의 불편을 풀어주는 새로운 시도가 나와도 결국 업계의 반대와 정부의 규제(혹은 가이드)로 인해 사업은 어려움을 겪고, 그래서 투자길은 막히고, 결국 새로운 도전은 좌초하고 만다. 어떻게 이런 글로벌한 변화에 맞춰서 자신들의 기존 서비스를 고객들을 위해 더 낫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서 노력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일이 없다. 카풀앱 서비스가 뜬다니까 또 경찰의 단속이야기가 나올 뿐이다. 반려동물을 태워주는 서비스로 인기를 끄는 펫택시에 대해서도 택시업계의 반발 얘기부터 나온다.

한국의 택시업계의 사정이 일본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은 물론 알고 있다. 택시요금도 비싸고 큰 택시기업들이 많은 일본과 달리 한국의 택시업계는 정부보조금을 받는 영세업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정말 너무 미래에 대한 대비가 없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너무 보호만 해주고 어려워지면 택시회사에 지원금을 주니까 오히려 자립심이 없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이런 덕분에 한국은 앞으로 있을 ‘우버충격’에 있어 너무도 무방비 상태가 된 것 같다. 미국은 우버, 리프트, 중국은 디디추싱, 동남아시아는 그랩과 고젝, 중동은 카림 등 각 지역마다 이 분야에서 유니콘스타트업들이 나와서 급성장중이다. 이러다가 나중에 어쩔 수 없이 한국 시장이 열리면 우버, 디디추싱 등에 시장을 순식간에 열어주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카카오택시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봐야 하나.

Written by estima7

2017년 8월 14일 , 시간: 10:29 오후

2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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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니스트티켓이 먼저 하였습니다. 검색 바랍니다.^^

    익명

    2017년 8월 22일 at 10:0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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