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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11월 7th, 2012

전문가들의 해외뉴스요약, 테크니들과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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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현지의 한국인들이 보기에 한국언론의 미국관련뉴스는 아쉬운 점이 많다. 시차 때문에 느리게 전달되기도 하거니와 미국현지에서 일어나는 일을 깊이 있게 전하기 보다는 너무 표피적으로 번역위주로 전달하는 경우도 많다. 또 핵심을 놓치고 지엽적인 부분만을 전달하거나 틀린 내용을 내보내는 일도 있다. 보통 언론사별로 워싱턴에 1~2명, 뉴욕에 1명정도 특파원을 내보내는데 사실 그 인력으로 미국내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중요뉴스를 깊이있게 취재해 보도하는 것이 무리이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언론 국제뉴스의 ‘비어있는 부분’을 채우고 싶은 열망에 직접 특파원역할을 자청하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매일처럼 미국의 따끈따끈한 뉴스를 취사선택, 요약해 한국인들을 위해 제공한다. 블로그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가 이런 일을 가능하게 했다. 해외정보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유용한 테크니들(www.techneedle.com)과 뉴스페퍼민트(www.newspeppermint.com)을 소개한다.

테크니들과 윤필구이사

테크니들(트위터 @techneedle)은 실리콘밸리의 월든인터내셔널이란 벤처캐피털회사에서 근무하는 윤필구이사(@philkooyoon)가 시작한 사이트다. 올해 5월에 시작됐다. 그는 한국의 벤처창업자들을 많이 만나다보니 의외로 실리콘밸리나 미국의 테크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어나 시차 때문에 그랬던 것이다. 남보다 빠른 정보가  실리콘밸리에서는 큰 힘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윤이사는 그래서 미국 테크업계의 중요뉴스를 요약해서 한글로 전달하면 필요한 사람들에게 큰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실리콘밸리쪽의 전반적인 흐름이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뉴스를 매일 10개씩 선정해 그 요점을 한글로 간단하게 작성해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다. 혼자서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뜻이 맞는 실리콘밸리의 테크업계종사자들인 이호찬씨(@kortechban) , 안우성씨(@woosungahn), 노범준씨(@ronbjro)를 섭외해 같이 분야를 나누어 매일 자투리시간을 이용해 뉴스를 정리한다.

주로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업데이트해 한국의 독자들이 아침 출근길에 미국 현지소식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윤이사는 “실리콘밸리의 소식을 어느 매체보다도 신속하고 간결하게 전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비전”이라고 말했다.

뉴스페퍼민트와 이효석박사

올 7월부터 시작된 뉴스페퍼민트(트위터 @newspeppermint)는 동부의 하버드대에서 박사후과정에 있는 이효석씨(@hyoseok)가 주도해서 시작했다. 그도 “세상은 점점 좁아지는데 한국에 소개되는 외신뉴스의 양은 매우 적고, 그것도 잘못 전달되는 것이 많다”며 “그래서 중요한 외신뉴스를 모바일에서 읽기 쉽게 짧게 요약해서 전하는 매체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박사도 뜻이 맞는 동료를 찾아서 공동작업을 하고 있다. 하버드대학원에서 정치경제학 박사과정에 있는 유혜영씨(@hyeyoungyou)와 SBS 국제부기자출신인 남편 송인근씨가 뉴스페퍼민트에 같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전문분야를 살려 정치, 경제, 비즈니스, 과학분야의 읽을만한 기사를 매일 10개씩 골라내서 읽기 쉽게 요약해 제공한다. 주요테크뉴스를 전하는 테크니들과 달리 뉴스페퍼민트의 관심분야는 아주 넓다. 뉴욕타임즈같은 유력지의 기사외에 과학전문지인 사이언티픽아메리칸의 “남녀간에 친구사이가 가능할까요?” 같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글까지 발굴해서 소개한다.

이들 사이트는 고급두뇌들이 하루 몇시간씩 공을 들여서 만드는 것에 비해서 아직 방문자수는 미미하다. 테크니들은 하루 2천명내외, 뉴스페퍼민트는 하루 1천명내외의 독자가 방문한다. 하지만 이들은 쉬지 않고 꾸준하게 매일 기사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뉴스를 정리, 요약하면서 자신들도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도 큰 이유다.

미국의 동부와 서부에 포진한 최고의 고급두뇌들이 매일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해외뉴스중에 꼭 읽을만한 것들을 골라준다는 점에서 이 두개의 사이트를 강력 추천한다.

/시사인 최근호에 썼던 칼럼입니다.

사족: 윤필구이사, 이효석박사 둘다 가깝게 지내는 지인으로서 처음 사이트 시작할 때 조금하다가 그만두지 않을까 우려했습니다.하지만 지금까지 끈기있게 열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저도 놀랐습니다. 테크니들, 뉴스페퍼민트의 큰 발전을 기원하면서 소개했습니다.^^ -임정욱. 

Written by estima7

2012년 11월 7일 at 5: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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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기기와 콘텐츠 홍수 속의 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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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인근 애플스토어에 나가 새로 나온 아이패드 미니를 만져보았다. 예전보다 크기만 작아지고 새로운 혁신은 그리 없다고 느낀 제품이지만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둘 것은 분명해 보였다. 아이패드 미니는 올해 미국에 홍수처럼 쏟아져나온 태블릿 컴퓨터들의 대미를 장식하는 제품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태블릿, 윈도폰, 구글의 넥서스 시리즈, 아마존의 킨들 시리즈,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 등 전세계를 뒤덮어가는 첨단기기의 행진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나는 인터넷업계에서 일하기도 하거니와 첨단기기를 사서 직접 써보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기에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면 일부러 무리해서라도 사서 써보는 편이다. 그런 나도 이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 나오는 스마트 기기의 융단폭격에 피곤을 느끼고 있다. 사서 쓴 지 몇 달 지나지 않은 첨단기기도 금세 구형으로 전락하는 세상이다. 게다가 이미 집에 있는 티브이, 랩톱컴퓨터, 태블릿컴퓨터, 스마트폰까지 해서 스크린이 10개가 훨씬 넘는다. 그러다 보니 4명의 가족이 대화 없이 각자 자기만의 화면을 뚫어지게 들여다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 기기를 통해 편리하게 소비하는 콘텐츠도 실은 피로를 가중시킨다. 앱만 실행하면 공짜이거나 얼마 안 되는 돈으로 볼 수 있는 영화·드라마가 사방에 널려 있다. 사놓고 읽지도 못하는 전자책이 내 스마트 기기 속에 잔뜩 들어 있다. 엄청난 양의 신문·방송 뉴스도 터치 몇 번이면 스마트 기기로 다 볼 수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인들이 추천해주는 좋은 정보는 얼마나 많은가. 꼭 읽어봐야겠다고 별마크를 해놓았다가 못 읽고 그냥 넘어가는 글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읽고 싶어서 사놓은 좋은 책들도 끈기를 갖고 읽지 못하고 중단해버린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것들은 고스란히 마음속에 부담으로 남는다. “시간이 없는 것이 한”이라는 말을 되뇐다. 이처럼 나는 정보의 풍요 속에서 생활하며 오히려 깊이 알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정보 편식자가 돼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곤 한다.

예전엔 이런 고민이 없었다. 콘텐츠가 희소했기 때문이다. 20여년 전을 돌이켜보면 아침마다 구독하던 조간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여유롭게 읽었다. 신문광고에서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고 동네서점에 들렀는데 마침 없어서 주인아저씨에게 주문해달라고 부탁한 일도 있었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구매한 책을 아껴서 음미하며 읽곤 했다. 티브이에서 주말의 명화 시간에 보고 싶은 영화를 할 때에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기다렸다가 온 가족이 꼼짝 않고 집중해서 봤다. 기다리던 가수의 레코드판이 나오면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서 워크맨으로 닳아빠질 때까지 듣고 또 들었다. 그처럼 콘텐츠를 귀하게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터치 한번이면 책, 신문, 잡지, 영화, 음악 등 온갖 콘텐츠가 순식간에 내 손안에 들어오는 시대가 됐다. 빌 게이츠가 ‘당신 손가락 위의 정보’가 세상을 바꾼다고 20여년 전 설파했던 세상이 눈앞에 있다. 내가 꿈꾸던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가끔은 좀 피곤하다. 꼭 이렇게 많은 정보가 필요한가? 너무 지나치게 편리해진 것이 아닌가? 스마트폰은커녕 휴대폰도 없던 세상에서도 우리는 행복하게 살지 않았는가?

스마트 기기와 디지털 콘텐츠의 홍수 속에 앞으로 더욱 많은 이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게 될 듯싶다. 평소 모바일혁명의 찬미자인 나도 가끔은 정보의 유통이 적고 느린 세상으로 도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이 오히려 괴롭다.

/2012년 11월 6일자 한겨레 칼럼.

사실 3년전에 “콘텐츠의 홍수속에서 너무 괴롭다”는 글을 쓴 일이 있었다. 그때의 글을 지금 다시 읽고 생각해보니 콘텐츠와 정보의 홍수현상이 3년전보다 더 가중이되면 되었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지금은 쏟아져 나오는 흥미로운 앱들까지 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잔뜩 쌓여있고 다들 내가 한번만 실행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넘쳐나는 훌륭한 콘텐츠로 즐거움을 느껴야하는데 반대로 조금씩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니 정말 아이러니다.

방법이 없다. 욕심을 버리고 진짜 중요한 정보만 취사선택하고 시간을 잘 활용해 내가 정말 재미를 느끼는 콘텐츠만 즐겨야겠다. 휴우~

Written by estima7

2012년 11월 7일 at 2:51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