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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셜네트워크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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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오늘 개봉한 영화 ‘소셜네트워크’를 보고 오다.

잘 알려진대로 소셜네트워크는 소설 ‘Accidental Billionaire’에 기반을 두고 각색된 영화로 페이스북의 창업비화를 다루고 있다. 하버드대를 다니며 페이스북을 시작한 마크 저커버그가 공동 창업한 친구들의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소송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영화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어떻게 페이스북이라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로 전세계 인터넷시장을 석권했는가에 대한 과정을 다룬 이야기가 아니다. 모든 등장인물이 실명이고 실제로 일어난 일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다큐멘터리라고는 할 수 없다. 기술혁명을 통한 진보를 다룬 사실적인 영화라기보다는 한 편집광적이고 내성적인 천재 하버드대 1학년생이 펼치는 사랑, 우정, 배신, 음모 등이 섞여있는 한편의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배경도 멋진 것이 세계인들이 동경하는 최고의 지성의 전당, 하버드대 캠퍼스와 세계의 IT혁명을 이끄는 실리콘밸리를 무대로 펼쳐진다.

등장인물들도 입체감과 개성이 넘쳐흐른다. 마크 저커버그를 연기한 주인공 제시 아이센버그는 내성적이며 천재이며 편집광적인 너드(Nerd) 마크 저커버그를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저커버그의 친구역할을 한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며 특히 냅스터 공동창업자이자 초기 페이스북 경영에 참여한 풍운아 숀 파커역의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연기에 나는 매료됐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함께 현재과 과거를 넘나드는 뛰어난 편집이 영상미를 살렸다. 옛날에 ‘세븐’을 보고 데이빗 핀처라는 감독이 정말 천재라고 생각한 일이 있는데 소셜네트워크를 보고 역시 ‘명불허전’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영화의 무대로 펼쳐지는 하버드와 실리콘밸리는 공교롭게도 내가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다. 버클리에서 2년간 유학을 하면서 팔로알토에 자주 놀러갔으며, 작년에 보스턴으로 이주한뒤에는 하버드대 구경을 여러번 간 일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마침 영화의 배경으로 눈에 친숙한 하버드캠퍼스가 계속 나와서 기분이 묘했다.

어쨌든 페이스북을 소재로 한 영화가 나온다고 하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성공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그게 영화소재가 될 수 있을까?”, “소셜네트워크의 확산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인가?”하는 의문이 계속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나중에 감독이 데이빗 핀처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뭔가 작품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데이빗핀처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마크 저커버그는 이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될까봐 전전긍긍한 모양이다. 최근 뉴워크 공립학교에 대한 1천2백억의 기부도 이 영화개봉을 앞두고 이미지재고용으로 한 것이라는 의심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받은 개인적인 느낌은 마크가 그렇게 나쁜 놈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마크가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소송한 친구들이나 마크가 자기를 배신했다고 소송한 친구의 경우도 100% 그 친구들이  맞고 마크는 도둑놈이라는 식으로 그려지지는 않았다. 모두가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다.

오히려 영화사에 남는 불후의 명작 ‘시민 케인’이 언론재벌 랜돌프 허스트를 다뤘던 것처럼 영화 ‘소셜네트워크’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작금의 새로운 미디어거물(Media Mogul)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세계에서 가장 젊은 부호이며 세계 2위의 인터넷사이트가 된 페이스북의 CEO가 미디어거물이 아니면 도대체 누가 거물이겠나)  11월 18일에 한국에 개봉한다는데 페이스북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꼭 한번 보시기를 권한다.

사족 : 부족한 영어실력과 따발총 같은 주인공 마크저커버그의 대사때문에 알아들을 수 없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특히 배우들의 대사와 배경음악이나 소음이 심하게 섞이는 경우가 리스닝이 어렵다. (Bar나 레스토랑에서의 신) DVD가 나오면 자막과 함께 다시 한번 봐야할 것 같다. 대사를 100% 알아들을수 있었다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사족2: 영화를 보면 자기들의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저커버그를 고소한 윙클보스쌍둥이가 나온다. 아주 개성있는 캐릭터인데 이 아주 똑같이 생긴 2명의 쌍둥이를 보면서 “과연 진짜 쌍둥이배우를 고용한 것일까, 아니면 특수효과일까”가 궁금했다. 그만큼 연기와 배경의 조화가 완벽했다고나 할까. 그런데 보고 나서 검색해보고 알았다. 1명이었다. 참 놀라운 세상이다.

Update : 주말 흥행실적이 궁금했는데 소셜네트워크가 23M을 벌어들이며 지난 주말미국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실 블록버스터급 영화도 아니고 주연배우급중에 알려진 스타급배우는 저스틴 팀버레이크밖에 없었기에 1위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다. (그리고 대개 이 정도로 평단의 일치된 박수를 받는 경우 대중은 외면한다^^) 아마도 지금은 영화계에 있어 여름시즌과 연말 추수감사절 사이의 소강상태같은 시기라서 그런 모양이다. 사실 소셜네트워크만큼 주목을 끄는 경쟁영화가 없기도 했다.

Written by estima7

2010년 10월 1일 at 10:52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