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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가 만든 신선식품배송서비스, 마켓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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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마켓컬리의 김슬아대표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탄복했다. 평소 “스타트업은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는 문제를 남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는 조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마켓컬리의 김대표는 정말로 본인의 불편(직장 여성으로서 시간이 없어 신선식품을 쇼핑할 시간이 부족하다. 낮에 집에 없어 배송물품을 받기 어렵다.)을 남다른 방법(전국의 좋은 신선식품을 찾아내 새벽에 배송해 아침에 고객이 문앞에서 픽업할 수 있도록 한다)을 해결해낸 것이다. 그것도 불과 3년만에 지난해 53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를 키웠고 올해 목표를 그 3배인 1600억원으로 잡고 있다. 마켓컬리는 고성장을 지향하는 스타트업의 정의에 그대로 부합한다.
너무 감탄스러워서 김대표와 대화한 내용중 인상적인 부분을 페이스북에 메모했는데 무려 거의 2천회의 좋아요와 400회가까운 공유가 이뤄졌다. 그만큼 마켓컬리를 좋아하고 애용하는 팬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스크린샷 2018-01-13 오전 4.13.19
 
아래는 페이스북에 메모했던 내용이다. (약간 보완)
 
-김슬아대표는 웰슬리대 정치학과 출신. 즉 문과생! 골드만삭스 등을 거쳐 베인앤컴퍼니에서 8년정도 일하다가 창업. 6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5년 1월1일 회사설립. 이제 겨우 만 3년 넘은 회사.
-맛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직장인으로서 쇼핑갈 시간이 없어서 본인이 필요한 서비스를 만든 것이 마켓컬리. 즉 본인의 불편함을 문제해결. 처음에는 모바일앱도 없이 아주 단순한 웹서비스로 2015년 5월에 사이트 런칭.
-현재 상품수 3천개. 회원수 50만. 30대여성이 가장 많이 이용. 12월 매출액 80억. 지난해 전체 매출액 530억. 올해 1600억 매출 목표. 현금 흐름은 이미 흑자.
-마켓컬리는 맛있는 것을 좋아하는 덕후들의 회사. 어느 정도냐 하면… 김슬아대표는 자기돈을 들여서 마켓컬리에서 파는 모든 상품(3천개..)을 다 사봤다고. (구매과정 테스트, 시식 등등 필요로) 자기 월급보다 더 많이 구매한 달도 많다고.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것을 파는 것은 고객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 우리가 사랑하는 제품을 파는 것이 사명.
판매하는 모든 제품은 다 직접 먹어보고 파는 것. 그러다 보니 살이 많이 쪄서… 공동창업자 박길남이사는 30kg 체중이 늘었다가 다이어트해서 빼고… 자신을 포함 직원들이 다 체중이 크게 늘었다고.
-전 직원이 120명. 물류센터에 30명. 본사에는 90명이 있는데 아직도 을지로 위워크에 있다. 밖에 사무실을 얻는 것보다 아직까지는 그게 더 싸고 효율적이다.
-어떻게 해서 신선식품을 매일밤 11시까지 주문을 받아서 새벽에 바로 배송을 해줄 수 있느냐고 질문. 기존 주문데이터에 의거해 주문이 들어올만큼 정확히 맞춰 전국에서 사입해서 준비해 놓기 때문에 그렇다고. 직접 만든 데이터 예측 시스템의 승리. 디테일의 승리.
우리는 기술회사가 아니다. 우리는 기술을 잘 모른다. 신기술 잘 모르고 관심도 없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열심히 구글링을 해서 찾아본다. 물류센터 효율화를 해야 하는데 어떤 복잡한 문제가 있다고 하자. 구글링해서 찾아보면 다 어딘가 방법이 있더라. 오픈소스로 있거나 그런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전세계 어딘가에 있다. 연락해서 물어보면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그렇게 해서 문제를 해결한다. 이렇게 해서 인공지능 머신러닝으로 우리의 수요예측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리고 블록체인 개념을 이용해 농산물의 품질보증을 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마켓컬리는 자체적으로 IOT 기술, 현장 실사를 통해 농축산물에 대한 생육 정보를 수집하고 이것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저장, 배포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데 그 배포방식으로 블록체인기술을 써보려고 한다.
-해킹사태 덕분에 많이 배웠다.(지난해 9월에 해킹사고로 고객정보유출) 어떤 면에서 더 커지기 전에 일찍 터져서 다행이었다. 잘 수습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계기로 보안에 취약한 데이터센터에 있는 서버를 다 빼고 AWS로 시스템을 다 옮겼다. 그런데 그리고 나서 알게 된 것이… 전자금융업을 하려면 클라우드를 쓰면 안된다는 것이다. 예치금 기능을 넣거나 일부 오픈마켓방식을 시도하려고 했는데 그러려면 전자금융업 허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예치금 기능 등은 깨끗이 포기했다.  보안을 위해서 클라우드로 간 것인데 완전 어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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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마켓컬리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주기 위해서 나오는 모든 문제를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해결한다는 스타트업의 기본에 충실한 회사다. 조직이 한 몸이 되서 이처럼 집중력을 가지고 있을 하니 대기업이 마켓컬리의 영역에 들어와서 쉽사리 이길 수가 없다. 고객들도 팬이 되서 열광하면서 쓴다. 마켓컬리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만든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스템을 이제는 전국의 식품업자들에게 오픈해 그들이 신선식품을 편하게 배송할 수 있는 물류 플랫폼으로 진화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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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어떤 분에게 질문을 받았다. “우리 청년들에게 예전과 같은 열정을 느끼지 못하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는 것이다. 저는 천만의 말씀이라고 대답했다. 그분이 요즘 스타트업대표들을 많이 만나보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마켓컬리의 김슬아 대표처럼 요즘 많은 스타트업대표들은 정말 똑똑하고 실력도 있고 열정도 있다. 게다가 예전 세대가 갖지 못한 뛰어난 글로벌감각까지 가지고 있다. 젊은이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세대가 쓸데없이 만들어놓은 각종 불합리한 규칙, 규제만 없으면 얼마든지 이들이 실력을 펼칠텐데 안타깝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의 비트코인,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만 봐도 너무나 어르신들의 걱정이 지나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좀 젊은 친구들이 마음껏 하보고 싶은 것을 해볼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 그러면 제2, 제3의 마켓컬리 같은 회사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Written by estima7

2018년 1월 13일 at 4:48 오전

한국스타트업 vs 해외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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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신년호에 실린 신년좌담회 기사에서 모비두의 이윤희 대표가 스타트업입장에서 규제가 어떻게 스타트업의 발목을 잡는지를 실감나게 설명해서 그 부분을 소개.

이윤희= 우리 회사는 사람에게 들리지 않는 소리에 정보를 실어 전송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모바일 결제 및 인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고, 롯데 L페이가 우리 기술을 쓰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 모바일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는데 전자금융업 등록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자본금이 20억원 있어야 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인력을 갖춰야 하는 등 요건이 복잡했다. 서비스 준비하는 것도 버거운데 등록 절차가 너무 힘들었다. IT 서비스를 하다 보니 서버 환경이 중요한데, 전자금융업 등록을 하게 되면 클라우드 서버 사용이 금지된다. 그럼 우리가 직접 서버를 구입해야 하고, 고객들이 얼마나 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여러 대의 서버를 물리적으로 갖춰야 하는 비합리적인 상황이 된다. 반대로 전자금융업 등록이 되면 회사가 안전하니까 클라우드를 써도 된다는 접근이 맞지 않을까 싶은데 오히려 규제권 안에 들어가는 게 두려운 상황이다.

스타트업의 강점은 가벼운 몸으로 뭐든지 빠르게 실행해 빠르게 실패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시도중에서 고객이 원하는 스윗스팟(Sweet spot)을 찾았을 때 자원을 집중해서 키워나가는 것이다. 이게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자본금을 20억원을 투입하고, 서버를 구입하고, IT인력을 X명이상 확충하고, 복잡한 문서 등 등록절차를 거치게 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 물론 필요해서 규제를 만들었겠지만 작은 회사가 사고를 쳐봐야 얼마나 치겠는가. 좀 큰 다음에 규제해도 되지 않을까. 시대에 맞지 않는 이런 비합리적인 규제는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아래는 예전에 내가 이런 소소한 규제상황과 관련해서 한국스타트업과 해외스타트업을 비교해서 만들어본 슬라이드다. 스크린샷 2018-01-04 오전 10.22.56

클라우드, 오픈소스 등을 마음껏 활용해서 적은 인력으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해외스타트업. 액티브엑스, 공인인증서, 복잡한 동의를 요구하는 약관, 클라우드나 오픈소스 사용 금지, IT인력 몇명이상 고용, 자본금 얼마 이상 확충 등에 머리를 싸매며 제품을 개발하는 한국스타트업. 어느 쪽이 더 경쟁력이 있을지 상상해 보자.

 

Written by estima7

2018년 1월 4일 at 10:38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