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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맞서는 창업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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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20억 맞춰라, 인력·서버 갖춰라…끝없는 ‘규제 허들’ (중앙일보)

오늘 아침 중앙일보 3면에 국제송금 핀테크스타트업 모인의 서일석 대표 인터뷰 기사가 크게 실렸다. 2016년에 블록체인기술을 이용해 국제송금하는 아이디어로 창업해서 금융감독원장상을 받을 정도로 촉망을 받다가 이후 2년이 넘도록 규제를 헤쳐나가느라 큰 고생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과기정통부 규제샌드박스 제도에 1호로 접수했다.

그는 “그나마 이 정도 규정이 나온 건 핀테크산업협회와 함께 공무원들을 찾아다니며 송금업을 이해시키려 발품을 판 덕”이라고 했다. 그는 “규정이 나오기까지 세종시의 기획재정부, 여의도 금감원, 광화문의 금융위원회를 다니느라 교통비만 한 달에 백만원 넘게 쓴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은 시간과의 싸움인데 공무원들을 만나기 위해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교통비보다 더 아까웠다”고 덧붙였다. 공무원과의 미팅은 그나마 핀테크산업협회가 나서는 경우에만 겨우 성사됐다. 

중앙일간지에 이처럼 대서특필된 핀테크 스타트업 대표의 규제분투기 기사를 읽으면서 마치 예전에 비슷한 일을 본 것 같은 데자뷰를 느꼈다. 규제 관청을 뺑뺑이 도는 것 말이다. 기사를 검색해봤다. 약 4년반전 기사를 찾았다.

모바일 결제 新기술 갖고도 7개월째 관공서 헤매
한국NFC 대표가 말하는 ‘규제에 발목잡힌 창업기업'(조
선일보)

2014년 11월3일 조선일보 2면 톱기사다. NFC기술을 이용한 모바일간편결제솔루션을 개발한 한국NFC 황승익대표의 규제분투기다. 4년반전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황 대표는 이 신기술로 올 3월 창업했다. 하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사업을 시작하기는커녕, 여전히 관공서를 쫓아다니느라 바쁘다. ~중략~ 그는 처음 옥션·쿠팡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과 제휴를 맺기 위해 해당 업체를 찾아갔다. 하지만 “카드사와 제휴를 해오면 계약을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신용카드사를 찾아갔더니 이번엔 “금융감독원의 보안성 심의를 먼저 받아오라”고 했다. 금융감독원으로 가니 “은행·카드사나 결제대행(PG) 업체가 아니면 신청 자격이 없다. 회사의 지위 확인부터 하라”고 했다. 금융위원회에 질의서를 제출한 끝에 가까스로 ‘신청 자격이 없는 전자금융 보조업자’라는 답변을 받았다. 황 대표는 “우리 회사가 어떤 지위인지 확인하는 데만 1개월이 걸렸다”며 “금감원이나 금융위 담당자는 전화조차 잘 받아주지 않아서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어 가까스로 담당자를 만나는 편법까지 터득했다”고 했다.

모인 서일석 대표, 한국NFC 황승익대표, 이 두 창업가를 창업초기부터 잘 알고 있다. 옆에서 그들이 불합리한 규제와 책임을 회피하는 관공서 때문에 좌절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많다. 그런 이야기를 접하며 너무 황당해서 나 같으면 중도에 사업을 포기할 것 같다는 생각을 여러번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은 사업을 포기하기는 커녕 지치지 않고 계속 관공서를 찾아다니며 결국 문제를 풀어냈다. 그리고 어떻게 설득했는지 어려운 고비마다 국내외 투자사로부터 수십억을 투자받아 사업을 잘 이어가고 있다.

일본송금으로 시작한 모인은 이제 미국, 중국, 싱가포르까지 송금지역을 넓혔다. 한국NFC는 주력사업모델을 폰투폰페이로 바꿔서 일본에 진출했고 세계시장으로 확장중이다.

핀테크 영역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창업가의 입장에서 생각해서 조금만 규제를 적극적으로 풀어주고 새로운 회사들이 잘 되도록 도와줬다면 토스말고도 유니콘스타트업이 1~2곳은 더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나마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스타트업들의 규제를 적극적으로 풀어주려는 움직임이 요즘 나오는 것이 다행이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2월 11일 at 4:48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