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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를 추월한 핀두오두오
최근 중국의 인터넷 업계에서 내가 가장 놀랍다고 생각하는 회사가 있는데 핀두오두오(拼多多)다. 모바일앱베이스의 이커머스회사다. 한국에서는 아마 이 회사의 이름조차 들어온 일이 없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중국하면 대개 그냥 BAT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다. 그런데 사실은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양강구도고 바이두는 한참 처진다. 그런데 바이두가 계속 가라앉다가 이제는 새로 부상한 핀두오두오에 IT상장기업 랭킹 5위자리까지 내줬다고 해서 중국에서 화제다.

8월30일 현재 중국의 10대 인터넷 상장 회사 순위다.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한화로 544조원, 텐센트는 478조원이다. 3위부터는 크게 차이가 난다. 메이퇀디앤핑이 67조원, 징둥이 54조원 규모다. 최근 주가가 상승한 핀두오두오는 한화로 약 47조원의 시총으로 약 44조원 시총의 바이두를 크게 따돌렸다. 핀두오두오는 이 기세면 중국 이커머스 2위인 징둥(JD.com)도 추월할 기세다.

내가 핀두오두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18년 7월이었다. Pinduoduo라는 처음 들어보는 중국회사가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NYT기사를 통해서였다.

이 회사는 2014년 1월에 설립되어 2015년 9월에 앱을 내놓은 신생회사였다. 콜린 황이라는 창업자가 만든 회사다. 그는 오래전 구글에서 일한 일이 있는 엔지니어출신으로 게임회사 등을 창업했다가 핀두오두오를 시작했다. 그는 이제 약 21조원의 자산으로 세계 63위, 중국IT부호중 마윈, 마화텅에 이어 3위의 부자가 됐다.

내가 핀두오두오를 처음 알고 놀란 것은 불과 서비스를 시작한지 3년도 안되서 나스닥에 상장한 회사가 시가총액이 한화로 바로 25조원가량이 됐기 때문이었다. 당시 현대차의 시총이 많이 하락해서 25조원쯤 됐었다. 현대차만한 시총의 회사가 불과 3~4년만에 나올 수 있는가? 아무리 중국이라고 해도 거품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일년쯤 지나면 주가가 많이 빠지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안그래도 핀두오두오상장 직후 이 플랫폼에 가짜 상품이 많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핀두오두오는 이제 상장후 1년이 조금 더 지난 상황에서 (한화로 따져보면) 거의 두 배 가까이 주가가 상승했다.
위는 귀에 착착 감기는 CM송이 인상적인 핀두오두오 TV광고다. 핀두오두오는 그냥 사면 100위안짜리 상품을 위챗 등으로 연결해 친구와 함께 구매하면 반값에 가깝게 크게 깎아준다는 공동구매 전략으로 성공했다. 아주 쉽게, 또 게임을 결합한 방식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같은 고등교육을 받은 고소득층이 사는 1선도시의 고객을 겨냥해 성장한 타오바오(알리바바), 징둥 같은 경쟁사들과 달리 핀두오두오는 2, 3, 4선 도시의 평범한 주부나 노인층을 겨냥해서 큰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은 이제 남녀노소 누구나 스마트폰을 쓰고, 전국 어디나 모바일인터넷이 잘 터지며,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의 광범위한 보급으로 누구나 쉽게 모바일결제가 가능하다. 게다가 물류시스템도 잘 정비되어 있어 배송도 빠르다. 이런 환경을 핀두오두오가 십분 활용해 급성장을 해낸 것이다.
위 동영상은 핀두오두오가 직접 해외시장 IR을 위해서 만든 홍보비디오다. 단순히 싼 물건 뿐만 아니라 농산물 산지 직송 등으로 중국의 농민들을 돕고 고객들에게 신선하고 싼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유창한 영어로 회사의 전략을 설명하는 콜린 황 CEO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콜린 황은 2006년 구글 엔지니어 시절 워렌 버핏과 점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핏과 점심을 하는 경매 이벤트에 중국인으로서 처음으로 두안 용 핑이 60만불을 내고 당첨이 됐는데 그는 이 점심식사에 평소 아끼는 콜린 황을 데려갔던 것이다.
핀두오두오의 성장을 잘 분석한 슬라이드쉐어 자료가 있어서 링크해 둔다.
어쨌든 앞으로 계속 눈여겨 볼만한 중국 IT회사가 등장한 것 같아서 메모해 둔다. 멀지 않은 시기에 JD.com 징둥을 추월하는 것은 확실해 보이고 과연 알리바바의 아성까지 흔들지 두고 봐야겠다. 해외진출 여부도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