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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시대에 벤처캐피탈이 시너지를 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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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크게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한국의 벤처투자액은 215백억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고 올해도 이같은 투자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추경예산 8천억원의 모태펀드 추가 투입으로 수많은 벤처펀드가 결성되서 내년도 벤처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의 변화 속도 이상으로 실리콘밸리나 중국의 스타트업생태계가 빨리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4 1조가치가 넘는 유니콘스타트업이 전세계에 1백개정도였는데 지금은 230여개가 됐다. 그중 절반은 미국에, 그리고 4분의 1 중국에 있다. 한국의 유니콘스타트업은 2014 쿠팡, 옐로모바일이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

하나 아쉬운 점은 한국에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스타트업이 적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라이드쉐어링, IoT, 로봇 등과 관련된 소위 딥테크(Deep tech) 스타트업의 절대 숫자가 부족하다. 이런 기술을 가진 이공계 대학 인재, 연구원, 대기업 엔지니어들이 활발하게 창업에 도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과도한 규제 등 여러가지 요인이 지적되고 있지만 이런 분야에 대해 과감한 투자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VC주도로 4차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스타트업이 많아지게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VC생태계가 변화해 나갔으면 하는 방향에 대해서 적어본다.

우선 스타트업에 돈만 투자해 주는 것이 아니고 차별화된 가치를 주는 VC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좋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명문VC들도 각자 자기들이 있는 가치를 창업자들에게 제시하며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그런 가치를 만들기 위해 VC들도 열심히 공부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인맥을 쌓는 등 노력한다. 내가 만난 많은 실리콘밸리VC들은 기본적으로 열린 사고와 폭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 자산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휴선을 소개해주거나 추가투자를 받을 있도록 연결해주고, 심지어는 M&A딜까지 VC들이 만들어낸다. 반면 한국의 창업자들은 아직도 VC 돈만 투자해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앞으로는 이런 인식이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변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들이 VC세계로 들어왔으면 싶다. 실리콘밸리에서 보면 성공한 창업가출신으로 VC 변신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페이팔을 창업한 피터 틸부터 앤드리슨호로비츠의 마크 앤드리슨, 호로비츠 같은 사람들이다. 애플, 구글 같은 회사에서 임원으로 많은 경험을 쌓은 뒤에 VC 변신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산업경험이 풍부한 인재들이 VC 된다면 스타트업의 성장과정과 창업자의 입장을 이해하며 투자후 도와줄 있다반면 한국VC 창업이나 산업계 경험이 있는 심사역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창업해서 엑싯을 경험이 있는 분들이 파트너로 포진하고 있는 본엔젤스 같은 회사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모태펀드나 성장금융 같은 LP들이 몇년이상의 투자경력이 있는 심사역을 펀드매니저로 요구하기 때문에 이런 산업경험이 있는 심사역을 뽑기 어렵다는 얘기도 들었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재들이 VC업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이런 조항도 좀 완화됐으면 한다.)

안정적인 수익율을 찾아 클럽딜을 추구하기보다 벤처캐피탈의 본질인 고위험 고수익의 딜에 과감하게 베팅해 수익을 올리는 VC 많아졌으면 한다. 남들이 절대 안될 같다고 생각하는 미친 아이디어에서 대박이 나올 있다. 유행을 쫓아 다같이 공평하게 나눠서 투자하는 것보다는 변화의 길목이 어디인지 미리 내다보고 남들보다 먼저 과감하게 투자하는 눈밝은 VC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모르는 타인의 침대에서 어떻게 자냐?” 황당한 아이디어 취급을 받았던 초기 에어비앤비에 세콰이어캐피탈의 그레그 맥커두는 58만불을 과감하게 투자했다. 이베이에 일찍 투자해 성공을 거둔 그는 남는 유휴공간도 거래할 있는 마켓플레이스가 나올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마침 눈에 뜨인 에어비앤비에 과감히 투자했고 세콰이어캐피탈의 에어비앤비 투자 지분은 지금 5~6조원 가치가 됐다.

한국의 VC들이 글로벌화가 됐으면 한다. VC 국내스타트업에만 투자해서는 글로벌한 시각을 가지기 어렵다. 글로벌한 기술 트렌드를 깊이 있게 알기도 어렵고 해외 VC 공동투자를 하면서 인맥을 쌓기도 힘들다. 그러다 보니 포트폴리오회사가 해외진출을 하거나 해외투자를 필요로 때도 적절한 도움을 주기가 어렵다. 반면 실리콘밸리출신으로 한국의 스타트업투자에 적극적인 알토스벤처스의 김한준 대표는 매년 알토스 코리아펀드의 해외LP들을 서울로 초청해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추가 투자를 권유한다. 쿠팡이 세콰이아캐피탈의 투자를 받고, 비바리퍼블리카가 페이팔에게 추가투자를 받는데 이런 김대표의 글로벌 인맥이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다.

조급하게 투자금 회수를 요구하기 보다는 투자스타트업이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인내력을 가지고 기다려주는 VC 많아졌으면 한다. 해외에 비해 우리 펀드의 수명이 짧아서 그렇기는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들었다. 기업이 본격적인 성장가도에 들어서기 전에 투자를 회수해서 조로하게 만들기 보다는 가능성이 있다면 인내력을 가지고 성장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고 도와주는 VC 됐으면 한다.

초기단계나 시리즈A보다 시리즈 B, C, D… 단계에서 수백, 수천억원을 투자할 있을 정도로 국내 VC들의 투자여력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국내VC들에게 받을 있는 투자자금은 200억원정도가 한계인 같다 불평하는 창업자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글로벌한 스타트업투자생태계가 점점 거대자본이 주도하는쩐의 전쟁 되고 있는 만큼 국내VC들의 펀드규모도 커져야 한다. 4차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1000억불, 즉 100조원이 넘는 규모다. 한번에 수천억에서 1조원까지 인공지능, 로봇, 핀테크 회사 등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 VC들의 투자사이즈도 글로벌수준으로 커져야 한다.

이런 변화들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현재 펀드조성을 공공자금에 의존하는 국내 VC생태계의 체질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다행히 한국스타트업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LP 있는 국내외 대기업, 펀드 등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민간LP 확보해 펀드를 만들고, 훌륭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하도록 도와줘 창업자들의 존경을 받는 훌륭한 VC들이 앞으로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필자가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도 이런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블루홀스튜디오 같은 유니콘스타트업을 직접 키워내고 수많은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해온 장병규 위원장은 “성장기에 접어든 스타트업에 큰 투자가 일어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의 VC투자생태계가 ’혁신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혁신스타트업을 쭉쭉 밀어줄 수 있도록 역시 혁신적으로 변화하기를 기대해 본다.

/벤처캐피탈협회가 발행하는 벤처캐피탈뉴스레터 11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11월 18일 at 9:04 오후

1조원짜리 에어비앤비 투자기회를 날린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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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타트업이 초기 투자받는데 있어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The Upstarts라는 책에서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이 있어 간단히 소개해 두고 싶다. 아래는 책의 한 부분을 요약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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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름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 당시 막 시작한 에어비앤비(Airbnb)가 초기투자금을 받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그들은 LA베이스의 페이지 크레이그라는 엔젤투자자를 만나게 됐다. 해병대출신인 그는 엔젤투자자로 변신해 숙박비즈니스에 투자할 기회를 찾다가 에어비앤비를 만나게 됐다.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의 열정과 성실한 자세에 반한 그는 25만불을 투자하기로 결심했다.(지금 환율로 약 2억8천만원) 6주간에 걸친 협상끝에 가을에 만나서 밸류에이션까지 합의하고 같이 저녁식사까지 했다. 다음날 사인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다음날 에어비앤비 CEO인 브라이언 체스키가 사인을 거부하고 투자를 받지 않기로 했단다. 그리고 이유도 제대로 말해주지 않았다.

책 저자인 브래드 스톤이 브라이언 체스키의 지인을 통해 취재한 바로는 식사를 마치고 술 한잔을 하면서 이 페이지 크레이그가 브라이언 체스키에게 있어 어려운 투자자(a difficult partner)가 될 것 같은 인상을 줬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right investor는 회사에 도움을 주지만 difficult partner는 회사에 끝없는 문제를 가져다 준다는 통설이 있기 때문에 피했을 것이란 얘기다.

영문을 모르던 페이지 크레이그는 몇년뒤 지인을 통해서 당시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이 그를 “Crazy marine”(미친 해병)으로 결론내리고 마음을 바꿨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이런 엄청난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한 이 책의 저자에게 이메일로난 그들이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아서 화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구글에서 내 이름을 검색해보면바보같은 돈‘(dumb money)라고 나와 있었거든요. 그게 제 이미지였습니다. 그 일이 제가 커리어경험을 다듬고, 창업자들에게 더 프렌들리한 브랜드를 만들어 좋은 투자를 할 수 있게 한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물론 아주 비싼 교훈이었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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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보면 당시 에어비앤비는 만나는 투자자마다그게 되겠냐며 거절을 당하고 있던 시절이다. 그런 상황에서 거의 3억원이나 되는 투자금을 거절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브라이언 체스키는 이 투자자의 성향과 평판을 보고 막판에 투자받는 것을 철회했다.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이 페이지 크레이그라는 투자자도 반성하고 자신의 좋은 브랜드를 쌓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실리콘밸리가 확실히 평판시스템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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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당시보다도 이런 평판시스템이 휠씬 강화됐다. 내가 올초에 버클리에 갔다가 유명한 엔젤투자자인 코슬라벤처스의 벤 링 Ben Ling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는엔젤투자를 할 때는 빨리 결정을 내려줘라. 안할 것이면서 질질 끌지 마라고 다양한 나라에서 온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그러면서 “Founder talks”라고 덧붙였다. 창업자들에게 안좋은 투자자라는 인상을 남기면 그들이 온라인 등에서 이야기하게 되고 그게 당신의 평판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장차 좋은 딜에 들어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당시 페이지 크레이그 25만불을 투자해서 한 10~20%의 지분을 투자했더라면 지금 그 가치는 못해도 1~2조원이 됐을지도 모른다. 에어비앤비의 지금 기업가치가 거의 40조원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글을 쓰고 그의 이름 Paige Craig를 구글링해보고 흥미로운 글을 찾아냈다. 그가 에어비앤비에 투자기회를 놓친 경험에 대해서 “Airbnb, My $1 Billion Dollar Lesson”이라 제목으로 쓴 블로그 글이다. 블로그에서는 책과는 조금 다르게 브라이언 체스키가 막판에 투자를 안받기로 한 이유를 YC(와이콤비네이터)에 들어가기로 했기 때문인 것으로 썼다. 어쨌든 인상적인 것은 아래 부분이다. 

“에어비앤비 같은 딜을 놓친 것은 너무 뼈아프다. 하지만 이런 거절을 통해 큰 교훈을 얻었다. 퇴짜를 먹은 뒤에 나는 내가 밖으로 나가서 더 훌륭한 지식을 흡수하고, 인맥을 만들고, 투자자로서의 브랜드를 쌓아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처음 에어비앤비를 찾아냈을 때는 투자자세계에서 난 아무 것도 아니었다. 노바디(Nobody)였다. 하지만 그 이듬해 나는 미국전역을 돌아다니며 창업자와 투자자를 만나는데 썼다. 수십개의 이벤트에 참석하거나 내가 이벤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가능한한 많은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최대한 많이 읽고 공부했으며 1대1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나서 비로소 다음 딜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지금 페이지 크레이그의 이름으로 검색하면 좋은 회사에 많이 투자한 꽤 훌륭한 투자자로 나온다. 깔끔한 위키피디아 소개페이지까지 있다. 저절로 된 것이 아니고 그가 다년간 노력해서 쌓은 것이다. 그리고 그 동네에서는 이런 레벨의 투자자가 된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다. 그래야 유명 스타트업의 딜에 들어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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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 좋은 스타트업이 몰리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다. 이처럼 경쟁을 통해 실력을 갖추고 높은 신뢰도와 좋은 평판을 쌓은 스타트업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의 스타트업투자생태계도 이렇게 평판시스템으로 바뀌어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봤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6월 11일 at 8:52 오전

투자받을때 기억해야 할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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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컨퍼런스에서 Qeexo(킥소) 이상원대표가 소개한 스타트업이 투자받을때 주의해야 할 할 3가지 내용. 본인도 처음에는 몰랐는데 시행착오를 거쳐서 느낀 것이라고. 이대표의 발표내용에 내 생각을 곁들여서 메모. 이상원대표 발표 동영상 링크.

“May take longer than you think”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정말 그렇다. 그런데 많은 스타트업CEO들은 투자피칭을 시작하면서 투자받는 것을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VC를 처음 만나서 아무리 빨리 딜이 이뤄져도 3개월에서 4개월은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딜 진행이 잘 되는 것 같아도 막판에 어그러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운영 자금이 최소한 6개월에서 9개월정도 남아있는 시점에서 펀드레이징을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미리미리 준비하라.

“Interest” is NOT “Demand”.

어떤 VC는 스타트업의 발표를 보고 냉혹하게 “이 사업은 안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VC는 데모를 보고 흥미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흥미와 관심(Interest)을 보이는 것과 당신의 회사에 투자하겠다고 구체적인 요구(Demand)를 하는 것은 다르다는 얘기다.

그런데 많은 초보 스타트업CEO들이 여기서 착각을 한다. VC가 조금만 호의적으로 대하거나 흥미를 보여주면 “아 이제 투자받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하고 들뜨게 된다. 더 이상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 사실은 더 많이 VC를 만나서 이런 흥미를 더 끌어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투자요구를 끌어내야하는데 그것을 못하게 된다.

VC를 많이 만나보지 못한 초보 창업자는 누군가의 호의에 감동을 받고 착각을 하게 된다. VC는 투자할 생각은 없으나 제품이나 사업모델에 흥미가 있어서, 아니면 원래 친절한 편이라 잘 대해주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투자까지 이어지는 것은 다른 얘기일 수가 있다. 그리고 그 VC가 좋아하더라도 다른 파트너의 동의까지 얻어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 딜이 어그러지는 경우도 있다. 냉정해야 한다.

“It’s not done until you see the money in the bank.”
“돈이 통장에 들어오기 전에는 끝난 것이 아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다. 다 됐다고 생각하고 마지막 사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투자회사에서 갑자기 고위임원이 틀어버려서 망연자실해 하는 경우도 봤다. 투자하기로 한 대기업이 마지막에 투자계약서에 갑자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독소조항을 넣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딜을 깨버린 경우도 봤다. 돈이 통장에 들어와야 딜이 완료된 것이다.

***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투자피칭은 감정이 무뎌질 때까지 계속하고 거절하는 투자자들의 피드백을 꼼꼼히 받아서 개선해 나가야 한다. 거절당했다고 상처받을 필요가 없다. 처음에는 지인이나 멘토, 어드바이저의 소개를 받아서 자신에게 투자 안할 것 같은 (다른 분야의) VC들을 (연습삼아) 먼저 만나서 피드백을 받는 것이 좋다. 그들의 솔직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발표내용을 보완한 뒤 진짜 투자를 받기를 원하는 중요한 VC를 만나는 것이 좋다. (몇년전 내가 아는 스타트업을 KTB이호찬대표에게 먼저 보내서 이런 피드백을 받게 한 일이 있다.)

이상 킥소 이상원대표, KTB실리콘밸리 이호찬대표 등 에게 듣고 내가 직접 경험한 내용을 짬뽕한 메모를 써봤다. 나는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지만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제품과 서비스가 뛰어나다고 반드시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창업자들의 강한 멘탈과 주위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발표내용을 개선해 가는 유연성이 중요하다. 자신감에 차 있는 것도 필요하지만 남의 말을 안 듣는 것은 곤란하다.

어쨌든 스타트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자본 싸움이 중요하며 그런 의미에서 VC에게 투자를 잘 받는 것은 스타트업창업자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다. 겨울이 오고 있다지만 좋은 제품을 가진 스타트업창업자들은 어려움을 다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4월 17일 at 10: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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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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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기무라 마사유키 토마츠 벤처서포트 해외영업부장.

왼쪽이 기무라 마사유키 토마츠 벤처서포트 해외영업부장. 스타트업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다.

얼마전 한국의 스타트업컨퍼런스에 참석하러 방한한 토마츠벤처서포트의 기무라 마사유키 해외영업부장을 만났다. 토마츠벤처서포트는 일본의 대형회계법인인 딜로이트토마츠의 자회사로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연결하고 자문하는 역할을 하는 회사다. 기무라상은 공인회계사로서 일하면서도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아 주말마다 열심히 스타트업을 만나고 각종 회계자문을 하면서 도와줬다고 한다. 그러다가 2010년부터는 아예 자회사로 옮겨서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수립, 펀딩, 상장 등을 자문해주고 대기업들의 스타트업투자를 돕고 있다. 그는 올해부터는 실리콘밸리로 파견되서 일본스타트업의 해외진출과 해외스타트업의 일본진출을 돕는 일을 맡고 있다. 이런 일을 하는 토마츠벤처서포트는 도쿄에 30명, 전국에 150명정도의 직원이 있다고 하니 일본에서 스타트업열기가 만만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기무라상이 일본의 스타트업투자열기에 대해서 내게 해준 이야기를 그의 슬라이드를 곁들어 메모해봤다. 그는 발표자료를 한글로 번역해서 가져왔다.Screen Shot 2015-06-14 at 11.19.56 AM

그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스타트업투자금액은 2006년 1천4백억엔대에 이를 정도였지만 계속 감소하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반토막이 됐다. 그리고 2012년에는 5백억원대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의 스타트업붐을 타고 2014년에는 1천1백억엔대까지 회복됐다. 그리고 올해에는 2006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투자열기에 비해 의외로 투자금을 받은 스타트업의 수는 오히려 소폭 하향세다. 이에 대해 기무라상은 “아직도 일본에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창업이 활발하지 못하다”며 “특히 실패하면 다시 대기업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두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문화때문에 일본에서는 좋은 인재들이 스타트업으로 덜 가는 편인데 이것도 최근에는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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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런 이유로 해서 소수의 좋은 일본스타트업은 몸값이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 스타트업별 평균 투자금액은 2006년의 5천만엔에 비해 2014년은 7천2백만엔으로 휠씬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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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백억원규모의 거액 자금조달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뉴스, 구노시 등의 모바일뉴스앱을 내는 스타트업들도 수백억원의 펀딩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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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본의 스타트업 열기속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대기업의 CVC설립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CVC는 Corporate Venture Capital의 약자로 대기업이 스타트업투자를 목적으로 만든 벤처펀드를 말한다. 야후재팬 같은 인터넷기업이 YJ캐피탈이란 약 2천억원규모의 벤처캐피털을 만들어서 모바일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추세가 인터넷기업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NTT도코모, KDDI 같은 이동통신회사와 니콘, 오므론 같은 제조업체 그리고 심지어는 후지TV, 도쿄방송같은 미디어까지 CVC를 만들고 스타트업투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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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KDDI, NTT도코모 등은 스타트업육성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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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에 관심이 아주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토마츠가 매주 개최하는 모닝피치 이벤트다. 매주 목요일 아침 7시에 도쿄 신주쿠에서 일본의 대기업 신규사업담당자 150명이 모여서 스타트업 4~5개사의 발표를 듣고 열띤 질문을 던진다. 지금까지 90회이상 개최됐고 50건이상의 사업제휴가 이뤄졌다. 이번 7월16일에는 한국의 스타트업 2팀이 참가할 예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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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내의 스타트업 몸값이 너무 올라가고 투자할 스타트업의 숫자가 부족하다보니 이들은 해외에까지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라쿠텐은 호창성, 문지원부부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비키(ViKi)를 2013년에 약 2천억원에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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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모바일게임회사인 DeNA는 비트윈앱으로 유명한 한국의 VCNC에 투자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소프트뱅크가 쿠팡에 약 1조원을 투자했다. 이처럼 리쿠르트, KDDI,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 등은 해외투자가 가능한 펀드를 조성하고 적극적으로 해외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기무라상은 이것은 한국스타트업에게도 일본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런 일본 대기업의 스타트업투자열기는 한국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 조금 다르다. 정부의 스타트업지원정책이 거의 없는 일본에서 이런 대기업의 움직임은 자발적인 것이다. 기무라상은 급격히 변화하는 디지털경제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부의 혁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오픈이노베이션’철학이 일본기업에서는 대세가 됐다고 말한다. 반면 한국의 대기업들은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오픈하고 스타트업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일본기업들처럼 완전히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다. 정말 필요를 느끼서 한다기보다는 정부의 창조경제정책에 화답하는 느낌이 강하다.

회계법인인 토마츠가 스타트업생태계육성에 나서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한국에서는 정부기관에서 하는 일을 민간에서 한다. 토마츠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이런 활동을 한다. 스타트업들이 성장해서 장차 그들의 중요한 클라이언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보수적인 문화의 일본대기업들도 이처럼 변신하고 있다는 것은 놀랍다. 글로벌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싫든 좋든 혁신을 더 빨리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한국의 대기업들도 스타트업과의 소통이 필수다. 한국의 대기업들도 늦기 전에 빨리 이 점을 깨달았으면 한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6월 14일 at 5: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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