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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비전펀드 1, 2와 라틴펀드 포트폴리오

5월12일 소프트뱅크 결산발표회에 나온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1, 2와 라틴펀드 포트폴리오 회사들에 대해서 간단히 메모해 둔다.
2016년말 100B규모로 결성되어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1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출자해서 정확히는 98.6B, 한화로는 111조원의 규모로 결성됐다. 사상최대규모의 벤처펀드다.

여기서 투자한 회사가 92개사다. 약 3년여만에 그 엄청난 자금을 다 투자했다. 그리고 그중 유일한 한국회사인 쿠팡이 올초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엑싯, 소프트뱅크에 가장 큰 투자수익을 가져다 줬다. 비전펀드에서 나온 이익이 37조원쯤 되는데 여기서 30조원가까이가 쿠팡에서 나왔다. (물론 회계상 이익이다.)

소프트뱅크비전펀드2는 펀드1이 위워크 투자 실패 등으로 한창 비판받을 2019년말쯤 결성됐기 때문에 펀드레이징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비전펀드 1에 비해서는 펀드 사이즈가 작다. 30B규모다. 이 돈을 출자한 회사도 소프트뱅크 본사 단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95개사나 투자했을 정도로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한국회사로는 유일하게 김동신 대표의 센드버드가 들어가 있다. (물론 엄밀하게 얘기하면 쿠팡이나 센드버드나 미국법인 회사다.)
라틴아메리카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라틴펀드도 벌써 37개사에 투자했다. 이 펀드의 규모는 5B이다.

위는 라틴아메리카의 유니콘 기업 랭킹이다. 여기서 6개사가 소프트뱅크 라틴펀드에서 투자한 회사들이라고 한다. 대부분은 아마 소프트뱅크가 투자하면서 유니콘이 됐을 것이다.
위에 나온 3개 펀드 포트폴리오사는 모두 224개사인데 불과 3개월전의 발표에서는 164개사였다. 즉, 3개월만에 무려 60개사에 투자한 것이다. 휴일을 빼고 영업일에 하루 한 곳씩 투자를 집행한 셈이다. 무서운 투자속도다.
센드버드 김동신 대표에게 얼마전 들은 얘기가 있다. 비전펀드2에서 투자검토를 한다고 해서 “48시간내에 결정해주지 않으면 클로즈할거다”라고 했더니 “47시간만에 투자결정을 해서 알려줬다”는 것이다. 수백억에서 수천억, 많게는 수조원의 투자를 집행하는 회사가 참으로 대단하다. 비전펀드에서 투자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앞으로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
유통과 외식산업의 지각변동
요즘 집에서 아내와 함께 쿠팡, 마켓컬리를 자주 이용한다. 부담없이 걸어서 갈 만한 큰 마트가 주위에 없고 주말에 코스트코나 이마트에 가기에는 번거롭다. 모처럼 가려고 마음 먹었는데 휴무일인 경우도 꽤 있었다. 그런데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서비스는 갈수록 좋아진다. 어제 “이런 트렌드의 변화로 대형 마트도 참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마침 오늘 SBS뉴스에서 그런 내 생각을 그대로 반영한 기획 리포트를 내보냈다.
밤 11시이전에만 주문을 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아파트 문 앞까지 배송해주는 마켓컬리가 인기다. SBS뉴스는 마켓컬리 배송센터를 방문해 이런 트렌드를 소개했다. 마켓컬리가 연 이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 쿠팡 등 경쟁사들이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하다. 이처럼 먹을 것을 아침에 받아서 냉장고에 채워두니 마트에 갈 일이 없어진다.
그 다음으로 소개된 트렌드는 회식 대신 간편식을 하거나 혼술을 하는 트렌드다. 요즘 보면 간편식도 갈수록 다양해 지고 맛도 괜찮다. 위 리포트에 나오는 마켓컬리의 간편식은 나도 시켜서 먹어봤다. 배달도 너무 잘된다. 회 같은 것도, 멀리 떨어져 있는 맛집의 음식도 쉽게 앱을 통해 배달받아 즐길 수 있다. 52시간으로 인한 변화가 아니더라도 굳이 식당에 가서 먹을 이유가 없다. 식당이 괜히 장사가 안되는 것이 아니다.
SBS는 그래서 한때 공룡으로 전통시장, 자영업자들을 집어삼킬 것 같았던 대형마트가 위기라고 전한다. 2012년부터 7년 연속으로 성장이 마이너스라는 것이다.

경기가 나쁘다기 보다 고객이 변했고, 이들이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주문이 뜨고, 오프라인이 타격 받는 것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중국 가도 대형 오프라인 몰이 장사가 잘 안되는 것이 느껴진다. 완다그룹 같은 부동산 대기업이 큰 위기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아마존, 인스타카트, 도어대쉬 같은 회사들의 공세에 집에서 편하게 신선식품 쇼핑을 하고 음식을 시켜먹는 트렌드가 미국에서도 자리잡고 있다.
이런 세상의 변화를 빨리 읽고 공부하지 않으면 대처하기 어렵다. 너무 빨리 변한다. 기존의 안정적인 기득권 회사들에게는 참으로 어렵고 피곤하기도 하고, 또 도전하는 사람과 회사에게는 많은 기회가 있는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