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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는 음식배달 서비스 경쟁중
우버가 5월10일 IPO를 앞두고 전세계에서 상당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어 상당히 오래동안 흑자전환이 힘들 것 같다는 WSJ기사를 읽었다.

사람들이 아마존과 우버의 비교를 많이 하는데 설립후 8~10년차를 비교해 봤는데 매출은 우버가 아마존보다 높지만 적자규모에서 아마존과 우버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10년차일때 우버는 3조원정도의 적자였고 아마존은 그래도 7천억원정도의 흑자를 내는 상태였다.
또 하나 흥미롭게 본 것은 우버가 직면하고 있는 경쟁상황이다. 승차공유서비스와 음식배달 서비스에서 전세계에서 치열한 경쟁중이다.

위는 우버의 S-1에 나오는 그래픽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마켓리더이며 중국은 디디추싱, 동남아는 그랩, 러시아는 얀덱스의 주요주주다. 그 지역에서 철수하면서 우버를 경쟁사에 매각하고 지분을 받은 덕분이다. 중동에서는 지난 3월말 카림을 3.5조원에 인수했다.
그런데 우버의 가장 수익성이 높은 지역인 라틴아메리카에서 중국의 디디추싱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 한다. 우버 자신이 디디추싱 지분의 약 15%정도를 보유한 큰 주주이기도 하고, 우버의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디디의 가장 큰 투자자중 하나이기도 한 복잡한 관계인데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두 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음식배달시장에서는 도어대시라는 스타트업과 치열한 경쟁중이다. 역시 아이러니하게 도어대시의 큰 투자자중 하나가 소프트뱅크다. 도어대시가 부상할 때 우버는 인수를 검토했다. 당시 1.5B의 기업가치였는데 우버는 결국 인수하지 않았다. 지금 도어대시는 7B의 기업가치로 올라갔으며 미국 음식배달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 이런 경쟁 때문에 우버이츠는 원래 30%까지 받는 수수료를 낮춰 받고 있다고 한다.
급성장하는 인도 음식배달시장에서는 Swiggy와 Zomato의 도전을 받고 있다. 두 회사는 누적해서 거의 2조원을 투자받았다. Zomato는 지난 12월에 “No cooking December”라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정도로 공격적이다. 이때 모든 고객에게 50% 할인을 제공했다.
위 동영상은 50% 할인을 제공한다는 Zomato 광고다.

또 바로 얼마전 소프트뱅크는 콜럼비아의 Rappi라는 음식배달 스타트업에 1B, 1조원을 투자했다. 2015년 설립된 이 스타트업은 와이컴비네이터를 거쳐 세콰이어캐피탈, 앤드리슨호로비츠 등 미국의 명문VC들에게 투자받으며 라틴아메리카에서 급성장중이다. Rappi는 이번에 콜럼비아의 첫 유니콘 스타트업이 됐다. 우버이츠로서는 라틴아메리카에서도 버거운 경쟁상대가 생긴 셈이다.

이 밖에 칠레에는 신선식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인스타카트 같은 코너숍이란 회사가 있는데 월마트가 지난해 9월 약 2천6백억원에 인수했다.

또 음식부터 뭐든지 24시간, 20분내에 신속하게 배달해 준다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Glovo도 최근에 약 2천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회사는 유럽은 물론 라틴아메리카까지 공략중이다.
모바일앱을 통한 음식배달이나 신선식품 배송이 극단적일 정도로 잘 되어 있어서 지나칠 정도로 편리하게 되어 있는 것은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제법 있다. 나도 한국인은 배달의 민족이니까… 스마트폰을 통한 음식배달은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일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스타트업관련 이런 해외 테크뉴스를 접하고 조금만 조사해 보면 해외도 이런 트렌드는 마찬가지거나 오히려 더하다는 느낌이다.
손안의 수퍼컴퓨터, 스마트폰이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실시간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즉각 파악해서 전달할 수 있고, 바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보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을 하고 돈을 벌기 원하는 사람들을 플랫폼에 연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변화는 이 모든 사람들의 손에 스마트폰이 들려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기회를 본 소프트뱅크같은 글로벌 자본가가 아낌없이 돈을 대준다. 그리고 이런 우버, 디디추싱 그리고 각국의 급성장 스타트업들은 자국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빠르게 주변국가로 성장해 나간다.
이런 빠른 변화속에서 오히려 우리 스타트업은 너무 지나치게 협소한 한국시장에만 안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다. 다른 나라의 스타트업보다 새로운 시도를 일찍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작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리 작지는 않은 애매한 시장크기에 안주해서 해외진출이 너무 느린 편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쨌든 이런 변화를 타고 전세계 곳곳,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유니콘이 나오는 시대다. 이제는 더이상 이런 혁신 IT스타트업을 실리콘밸리에서 독점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각 시장의 상황에 맞춰 성장하는 그랩, 고젝, 올라 같은 로컬 강자들이 나와서 유니콘으로 쑥쑥 성장하고 있다. 우리도 세계적으로 확장하는 이런 신흥 유니콘기업들을 더 많이 키워낼 수 있었는데 규제라든지, 변화에 대한 지나친 우려 등으로 이런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