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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모빌리티 서비스 반대,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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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정주환 대표는 스타트업 창업자 출신이다. 2011년 써니로프트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가 2013년 카카오에 인수되면서 카카오에 합류했다. 카카오에 들어가서 스타트업 인수에 앞장섰다. 2015년 626억원을 들인 록앤롤(김기사) 인수, 2016년 파킹스퀘어 인수, 올해 2월 252억원을 들인 럭시 인수는 모두 그가 주도한 작품이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일이 많은데, 적어도 정 대표에게는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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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정 대표는 카카오택시를 선보여 교통 소비자들이 택시를 부르기 쉽게 했다. 또 택시기사들에게도 길을 헤매면서 손님을 찾지 않아도 되도록 해줬다.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서 외자 유치도 했다. 2017년 미국의 TPG 캐피탈 컨소시엄에서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우버의 투자자이기도 한 TPG는 카카오가 한국에서 우버 못지않은 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런 거액을 투자했다. 정 대표는 한국의 창업과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의 일등공신인 셈이다. 카카오택시를 통해 국민의 편익도 높였다. 정부가 표창장을 몇 개 줘도 모자랄 정도다.

그런 정 대표가 요즘 택시업계의 ‘공공의 적’으로 몰렸다. 카풀 서비스 때문이다. 카풀은 원래 차라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택시업계는 카풀이 시작되면 손님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내세워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택시의 생존권 문제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같은 논리로 택시 손님은 새로운 전철 노선이 생길 때마다, 광역버스 노선이 생길 때도 줄어든다. 그렇다면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이 생길 때마다 택시는 모두 결사반대해야 할까.

전 세계가 모빌리티 혁신으로 난리다. 미국·중국·유럽·동남아 사람들에게 이미 우버·디디추싱·그랩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는 일상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당연한 서비스가 됐다. 여기서 더 나아가 짧은 거리는 공유 자전거, 전동공유 스쿠터 등을 이용해서 이동하는 방식으로 모빌리티 서비스는 진화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도 뜨겁다. 이런 모든 변화가 다 택시를 위협한다.

한국처럼 ‘라이드 쉐어링’에 반대하는 일본의 택시업계는 최소한 뭔가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의 전국택시연합은 라이드쉐어문제대책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2016년 10월 11항목의 대책안을 발표했다. 예를 들어 택시승객을 늘리기 위해 자진해서 승차 후 최초 1㎞의 기본요금을 730엔에서 410엔으로 내렸다. 일본어나 영어로 택시를 부를 수 있는 모바일 앱도 만들었다. 또 합승·승차 전 고정 요금제 등 고객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테스트 중이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승객편의성을 높인 새로운 택시모델로 교체중이다. 심지어 외국관광객을 위해 외국인 택시운전사를 채용하고, 외국어 학습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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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뉴스데스크 캡처

그런데 한국의 택시는 지난 몇 년간 머리띠를 두르고 길거리에 나와서 무조건 반대하는 것 외에 한 것이 무엇이 있나. 고객에게 더 친절하게 하겠다고 다짐한 것이 있는가. 심야 시내 택시 수급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한 것이 있는가. 이런 상황에서 서비스 개선은 없이 택시요금만 인상할 거라고 한다(서울의 경우 기본요금 3000원을 4000원으로 인상 검토 중).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정보기술(IT)로 무장한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은 전통산업에 두려움을 준다. 하지만 IT를 잘 활용하면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사납금에 허덕이며 박봉에 고생하는 택시 기사들에게 새로운 교통 기업의 등장은 더 나은 벌이 기회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 새로운 한국형 우버 서비스가 등장하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이뤄질 수 있다.

그리고 교통 소비자들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더 쉽게 다닐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이면 그 부가효과로 경제활동도 왕성해질 수 있다. 한국에서 불편한 교통수단 때문에 곤란을 겪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의 역할은 기득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보호하면 보호할수록 업계는 더 안주하게 된다. 서비스 개선은 안중에도 없고 요금 인상만 계속 주장할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는 택시회사만 보호하고 박봉의 택시기사들은 더 어려운 상황에 빠져든다. 아무도 택시기사를 하려는 사람이 없게 되고, 업계는 계속해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아우성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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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기술개발 투자가 엄청나다. GM·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소프트뱅크 등 IT기업들과 손잡고 수십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에 손잡을 파트너가 없어서 해외에 나가서 돈을 투자하고 있다. 외국에 좋은 일자리만 만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좌시할 것인가. 세상을 바꿔보려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도전을 꺾지 말아야 한다. 히쳐, 이리오, 차차, 풀러스 등 그동안 도전했던 많은 창업가들이 계속 좌절하고 있다. 이렇게 계속 좌절하면 앞으로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다. 정부의 용기 있는 판단을 바랄 뿐이다.

/ 중앙일보에 시론으로 기고한 글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8년 10월 19일 at 8:01 오전

모빌리티 빅뱅, 뒤쳐진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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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놀라운 뉴스를 접했다. 일본을 대표하며 세계최대의 자동차회사중 하나인 도요타와 역시 일본을 대표하는 이동통신회사이자 벤처투자회사이기도 한 소프트뱅크가 손을 잡았다는 것이다. 이날 양사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도요타 아키오 회장과 손정의회장이 웃으면서 악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30분에 걸쳐서 제휴의 의미를 설명하는 대담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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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회사는 모네테크놀로지라는 신회사를 합작으로 설립해 2020년중반부터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언론은 “열도를 뒤흔든 뉴스”라며 대서특필했다.

도요타와 소프트뱅크는 물과 기름 같은 회사다. 그만큼 업종과 사업영역, 그리고 기업문화도 다른 회사다. 토요타는 연간 1천만대가 넘는 차를 생산하며 시가총액도 거의 300조원에 이르는 일본제조업의 간판기업이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3위의 이동통신회사이자 약 1백조원규모의 소프트뱅크비전펀드를 운영하는 벤처투자회사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보수적인 일본의 대기업과는 달리 세계를 놀라게 하는 큰 투자를 감행하는 승부사 기질을 가진 회사다. 야후, 알리바바 같은 혁신회사의 가능성을 일찍 알아보고 과감하게 투자한 것이 오늘의 소프트뱅크를 만드는데 밑거름이 됐다.

또 놀라운 것은 휠씬 큰 회사인 도요타가 먼저 소프트뱅크에 제휴를 제안했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20년전에 이미 인연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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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에 당시 막 성장하는 신흥기업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회장은 자동차 인터넷판매시스템을 가지고 가서 당시 도요타의 과장으로 일하며 대리점의 업무개선업무를 맡은 아키오회장에게 제안했다. (위의 사진이 20년전의 도요타 아키오 과장의 모습이다.)

그리고 아키오과장은 손회장의 제안을 거절했다. 아키오회장은 이번에 소프트뱅크에 제휴를 제안하면서 손회장이 그때 일을 기억하고 거절하면 어떻게 하나 생각했다고 한다. 손회장은 도요타의 제휴 제안에 깜짝 놀라서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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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오회장은 기자회견에서 20년전의 일을 설명하면서 “당시에는 자신이 젊고 미숙해서 그런 실례를 저질렀다”며 90도로 손회장쪽에 절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깜짝 놀란 장면이다. 세계최대 자동차회사의 총수가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자동차업계의 변화충격이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럼 도요타는 왜 이런 제안을 했을까. 20년동안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소프트뱅크는 우버, 디디추싱, 그랩, 올라 등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 등에서 승차공유의 강자 유니콘기업에 수십조원을 투자해 대주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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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설명한 소프트뱅크의 ‘모빌리티AI군’ 전략이다. 승차공유부터 자율주행, 물류, 리스, 렌탈, 지도 등 관련 회사에 광범위하게 투자해서 일종의 그룹을 이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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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승차공유에 있어서 소프트뱅크는 세계최대의 우버, 디디, 그랩, 올라 등 주요지역을 석권한 회사들에 투자했다. 자칭 글로벌라이드쉐어포트폴리오다.

도요타도 그랩에 10억불, 우버에 5억불을 투자하기는 했지만 전세계에서 승차공유플랫폼회사와 협업하기에는 부족했다. 더구나 앞으로 자동차 및 운송업계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에서 필요할때만 불러서 사용하는 Maas(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시장으로 변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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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회장은 발표에서 올해 이미 우버, 디디추싱, 그랩, 올라의 운임총매출이 100조원을 넘겨 3년만에 7배 성장했다고 자랑했다.

2030년까지 이 시장이 1조5천억불의 거대한 규모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토요타로서는 이 시장을 놓고 어차피 소프트뱅크와 경쟁아니면 제휴를 해야 할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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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가 합작해 설립한 모네테크놀로지는 승합차로 시험서비스를 거쳐 2020년중반까지 도요타가 만든 자율주행 셔틀 이팔레트를 투입해 수요대응형 고객운송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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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은 지금 고령화로 65세 이상 인구가 4명중 1명이다.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사람들이 10년전에 비해 12배로 급격히 늘고 있다. 그래서 직접 쇼핑을 하거나 병원에 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820만명이나 된다. 버스회사의 83%는 적자상태다. 또 의사가 없는 지자체 지역이 637지구에 달한다. 예산과 일손부족으로 이런 문제를 정부가 풀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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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와 소프트뱅크의 신회사는 이런 사회문제를 푸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통약자를 구제하고  지방교통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런 차세대 교통서비스로 사람들이 더 잘 활동할 수 있도록 하면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명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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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뉴스데스크 캡처

아이러니하게도 도요타와 소프트뱅크가 제휴를 발표하며 기자회견을 가진 4일 같은 날, 경기도 판교 카카오모빌리티 사옥앞에서는 택시노조 택시기사 5백여명이 카카오가 준비하고 있는 카풀 서비스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카풀서비스에 IT대기업이 들어오는 것은 불법이며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하지만 카풀서비스를 아무리 막아도 멀지 않아 자율주행차가 온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수는 없다. 하지만 카풀, 승차공유를 시도하는 한국회사들의 노력은 모두 좌절되고 있다. 새로 도전하는 회사도 없고 투자하겠다는 사람도 거의 없게 됐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의 Maas시장은 외국의 플랫폼업체에게 그대로 먹혀버릴지도 모른다. 한국의 택시업계도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협력을 통해 고객을 위한 서비스개선을 꾀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방향을 택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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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8일자 서울신문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8년 10월 9일 at 11:08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