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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일상화된 다양한 모빌리티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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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본 최근 MBC뉴스 리포트. 기자가 판교에서 MBC본사가 있는 상암으로 이동하면서 카카오T전기자전거, 타다, 쏘카, 킥고잉 전동 킥보드 등 다양한 모빌리티서비스를 이용해 봤다는 내용이다.

사실 이것이 요즘 내 일상이다. 자가용 없이 항상 대중교통으로 움직이는 나는 매번 어디로 갈 때마다 어떤 모빌리티수단을 이용해서 갈지 고민한다. 오늘 아침에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가면서 대치동 집에서 선정릉역까지 카카오택시앱을 이용해서 이동했다. 그런데 일반택시가 아니고 웨이고 택시가 왔다.

사실 집앞에 킥고잉 전동 킥보드가 있다면 그것을 이용한다. 택시비 3800원보다 싸고 소요시간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침에는 몇백미터를 걸어나가야 킥고잉을 만날 수 있다.

국회에서 상암동으로 이동하는데 타다를 쓸지, 그냥 택시를 탈지 고민했다. 그런데 의원회관앞으로 바로 택시가 왔길래 그냥 잡아 탔다. 타다를 이용하려고 했더니 수요가 많은 시간이라 그런지 요금이 1.1배라고 한다. 그래서 패스했다.

상암동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임무를 마치고 나왔다. 다시 선릉으로 돌아가야 한다. 상암동은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문제다. 한 15분을 걸어야 한다. 그런데 나오자마자 킥고잉 공유 킥보드가 보였다. 아니 상암동에 있는지 몰랐다. 주저 않고 이용했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한 800미터쯤 되는 것 같은데 덕분에 5분만에 이동했다. 이용료는 1천원.

어찌어찌 9호선을 타고 선정릉역까지 왔다. 간단히 밥을 먹고 스얼까지 가는데 선정릉을 끼고 또 800미터쯤 걸어야 한다. 킥고잉이 있길래 또 이용했다. 5분간 달려서 1천원 지불.

오후 2시부터는 선릉역 인근의 디캠프에서 매쉬업코리아 데모데이가 있었다. 참석. 끝나고 구 역삼세무서 사거리에 있는 팁스타운에서 모임이 있었다. 약 2km거리다. 그런데 선릉역과 역삼역사이를 지하철을 타고 간다면 9분 도보, 2분 지하철 승차, 13분 도보의 거리다. 총 25분쯤 걸린다.

디캠프 뒷골목에서 킥고잉을 찾아서 타고 갔다. 10분 걸렸다. 1500원 지불.

내가 좀 유난스럽게 이런 것을 좋아하고 시도를 해보는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강남의 뒷골목 길도 잘 알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해서 쾌적하게 다닐 수 있었다. 날씨가 따뜻해져서 꽤 탈만하고 재미있다. 무리하게 속도를 내지 않고 조심해서 타면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1~3km거리를 이동하는데 있어서 애매한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새로운 모빌리티서비스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지금 10여개 회사가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준비중이라고 한다. 이제 5월쯤 되면 모빌리티서비스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안전성 여부 등을 놓고 많은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하지만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하는데 있어서 정말 다양한 선택지가 등장할 것 같다. 소요 시간, 편의성, 비용 등에 따라 수십가지의 이동경로가 생길텐데 내 취향에 맞는 최적의 이동방법을 알려주는 서비스가 내게는 꼭 필요한 것 같다.

서울-부산 같은 장거리 이동까지 생각했을 때 기존 항공, 고속철, 고속버스 외에도 항공 좌석 공유(?), 카풀 등 정말 다양한 선택지가 늘어날 것이다. 고속도로위 휴게소에서 휴게소 사이만 움직인다고 하면 자율주행차 셔틀서비스도 의외로 빨리 상용화될 수 있다.

모빌리티서비스의 미래는 정말 예측 불허다. 앞으로 10년간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큰 변화가 이 영역에서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4월 9일 at 11:49 pm

모빌리티 빅뱅, 뒤쳐진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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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놀라운 뉴스를 접했다. 일본을 대표하며 세계최대의 자동차회사중 하나인 도요타와 역시 일본을 대표하는 이동통신회사이자 벤처투자회사이기도 한 소프트뱅크가 손을 잡았다는 것이다. 이날 양사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도요타 아키오 회장과 손정의회장이 웃으면서 악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30분에 걸쳐서 제휴의 의미를 설명하는 대담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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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회사는 모네테크놀로지라는 신회사를 합작으로 설립해 2020년중반부터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언론은 “열도를 뒤흔든 뉴스”라며 대서특필했다.

도요타와 소프트뱅크는 물과 기름 같은 회사다. 그만큼 업종과 사업영역, 그리고 기업문화도 다른 회사다. 토요타는 연간 1천만대가 넘는 차를 생산하며 시가총액도 거의 300조원에 이르는 일본제조업의 간판기업이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3위의 이동통신회사이자 약 1백조원규모의 소프트뱅크비전펀드를 운영하는 벤처투자회사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보수적인 일본의 대기업과는 달리 세계를 놀라게 하는 큰 투자를 감행하는 승부사 기질을 가진 회사다. 야후, 알리바바 같은 혁신회사의 가능성을 일찍 알아보고 과감하게 투자한 것이 오늘의 소프트뱅크를 만드는데 밑거름이 됐다.

또 놀라운 것은 휠씬 큰 회사인 도요타가 먼저 소프트뱅크에 제휴를 제안했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20년전에 이미 인연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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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에 당시 막 성장하는 신흥기업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회장은 자동차 인터넷판매시스템을 가지고 가서 당시 도요타의 과장으로 일하며 대리점의 업무개선업무를 맡은 아키오회장에게 제안했다. (위의 사진이 20년전의 도요타 아키오 과장의 모습이다.)

그리고 아키오과장은 손회장의 제안을 거절했다. 아키오회장은 이번에 소프트뱅크에 제휴를 제안하면서 손회장이 그때 일을 기억하고 거절하면 어떻게 하나 생각했다고 한다. 손회장은 도요타의 제휴 제안에 깜짝 놀라서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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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오회장은 기자회견에서 20년전의 일을 설명하면서 “당시에는 자신이 젊고 미숙해서 그런 실례를 저질렀다”며 90도로 손회장쪽에 절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깜짝 놀란 장면이다. 세계최대 자동차회사의 총수가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자동차업계의 변화충격이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럼 도요타는 왜 이런 제안을 했을까. 20년동안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소프트뱅크는 우버, 디디추싱, 그랩, 올라 등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 등에서 승차공유의 강자 유니콘기업에 수십조원을 투자해 대주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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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설명한 소프트뱅크의 ‘모빌리티AI군’ 전략이다. 승차공유부터 자율주행, 물류, 리스, 렌탈, 지도 등 관련 회사에 광범위하게 투자해서 일종의 그룹을 이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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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승차공유에 있어서 소프트뱅크는 세계최대의 우버, 디디, 그랩, 올라 등 주요지역을 석권한 회사들에 투자했다. 자칭 글로벌라이드쉐어포트폴리오다.

도요타도 그랩에 10억불, 우버에 5억불을 투자하기는 했지만 전세계에서 승차공유플랫폼회사와 협업하기에는 부족했다. 더구나 앞으로 자동차 및 운송업계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에서 필요할때만 불러서 사용하는 Maas(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시장으로 변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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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회장은 발표에서 올해 이미 우버, 디디추싱, 그랩, 올라의 운임총매출이 100조원을 넘겨 3년만에 7배 성장했다고 자랑했다.

2030년까지 이 시장이 1조5천억불의 거대한 규모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토요타로서는 이 시장을 놓고 어차피 소프트뱅크와 경쟁아니면 제휴를 해야 할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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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가 합작해 설립한 모네테크놀로지는 승합차로 시험서비스를 거쳐 2020년중반까지 도요타가 만든 자율주행 셔틀 이팔레트를 투입해 수요대응형 고객운송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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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은 지금 고령화로 65세 이상 인구가 4명중 1명이다.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사람들이 10년전에 비해 12배로 급격히 늘고 있다. 그래서 직접 쇼핑을 하거나 병원에 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820만명이나 된다. 버스회사의 83%는 적자상태다. 또 의사가 없는 지자체 지역이 637지구에 달한다. 예산과 일손부족으로 이런 문제를 정부가 풀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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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와 소프트뱅크의 신회사는 이런 사회문제를 푸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통약자를 구제하고  지방교통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런 차세대 교통서비스로 사람들이 더 잘 활동할 수 있도록 하면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명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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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뉴스데스크 캡처

아이러니하게도 도요타와 소프트뱅크가 제휴를 발표하며 기자회견을 가진 4일 같은 날, 경기도 판교 카카오모빌리티 사옥앞에서는 택시노조 택시기사 5백여명이 카카오가 준비하고 있는 카풀 서비스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카풀서비스에 IT대기업이 들어오는 것은 불법이며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하지만 카풀서비스를 아무리 막아도 멀지 않아 자율주행차가 온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수는 없다. 하지만 카풀, 승차공유를 시도하는 한국회사들의 노력은 모두 좌절되고 있다. 새로 도전하는 회사도 없고 투자하겠다는 사람도 거의 없게 됐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의 Maas시장은 외국의 플랫폼업체에게 그대로 먹혀버릴지도 모른다. 한국의 택시업계도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협력을 통해 고객을 위한 서비스개선을 꾀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방향을 택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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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8일자 서울신문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8년 10월 9일 at 11:08 pm

택시안에서 느낀 “소프트웨어가 먹어치우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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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4년쯤 전에 “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 치우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마크 앤드리슨의 WSJ기고글을 블로그에 소개한 일이 있었다. 그는 그 글에서 “소프트웨어기업이 세상을 지배하는 트랜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며 넷플릭스, 아이튠스, 판도라, 픽사까지 소프트웨어기업들이 업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썼다. 그리고 그는 특히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기업들이 이런 소프트웨어혁명이 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앞으로 10년동안 기존 업계의 강자와 소프트웨어로 무장한 반란군의 대결이 엄청나게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는 요즘 들어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다는 것을 특히 실감하고 있다. 특히 며칠전 카카오택시앱으로 불러서 탄 택시에서 그것을 실감했다.

아침에 종로쪽으로 갈 일이 있어서 집을 나서면서 카카오택시앱으로 택시를 불렀다. 이렇게 하면 택시를 잡으러 움직이는 3~5분정도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서면서 카카오택시앱에 목적지인 종로의 XX빌딩을 입력했다. 그리고 바로 도착한 택시에 탑승했다. 그러자 택시기사님이 목적지를 물어보지 않고 스마트폰 카카오택시앱에 있는 “김기사로 목적지 안내하기”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바로 김기사앱이 길안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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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탄 택시의 내부 모습. 위 오른쪽의 큰 내비게이션을 쓰지 않고 아래 스마트폰의 김기사앱을 사용.

보통 요즘 택시를 타면 대부분의 택시기사들이 목적지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한 뒤에 출발한다. 터치스크린화면을 통해서 입력하느라 애를 쓰면서 몇분을 허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김기사앱을 자동연결해서 사용하니 정말 편리해보였다.

보통은 이렇게 목적지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하느라 길에서 어정쩡하게 시간을 허비한다.

보통은 이렇게 목적지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하느라 길에서 어정쩡하게 시간을 허비한다.

도착할 즈음에 실제로 김기사를 연동해서 쓰는 것이 편하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도착 예상시간도 신기하게 들어맞고 편리하네요”하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음카카오의 김기사 700억 인수설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닐 것이다.) 기사님과 이야기하면서 깨달은 것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카카오택시앱을 주로 쓰게 되면 커다란 택시콜단말기와 내비게이션단말기가 필요없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내리면서 카드를 내고 카드결제단말기를 이용해 요금을 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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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버앱을 사용할 경우 위의 모든 택시콜 단말기, 내비게이션, 카드결제기, 택시미터기를 앱하나가 대체한다. 고객은 우버앱을 통해서 소개받으며 목적지로 가는 길은 내비게이션으로 자동으로 안내된다. 가는 동안 요금은 우버앱이 자동으로 계산해준다. (남산터널 등의) 유료도로 톨게이트 등을 지날때 기사가 낸 돈도 자동으로 계산되서 요금에 포함된다. 승객은 요금을 계산하지 않고 그냥 내리지만 우버앱에 미리 입력해둔 카드정보를 통해 자동으로 지불된다. 요금은 우버의 몫(20%)를 제외하고 기사의 계좌로 자동으로 이체된다.

콜롬비아의 한 우버 기사가 운전하는 모습.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콜롬비아의 한 우버 기사가 운전하는 모습.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심지어 우버는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인 스포티파이와의 제휴를 통해 자동차안의 라디오역할까지 하려고 한다. 일개 소프트웨어에 지나지 않는 우버앱 하나가 스마트폰을 타고 택시미터기, 카드결제기, 택시콜 단말기, 내비게이션을 모두 무용지물로 만드는 셈이다. 그리고 차를 가지고 있는 누구나 택시영업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소프트웨어가 많은 것들을 삼켜버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파괴적인 혁신을 한 회사가 마크 앤드리슨이 예언한대로 기존 택시업계와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스마트폰이라는 마법의 기기에 올라탄 수많은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모든 분야에서 파괴적 혁신을 일으키며 마찰을 만들어낼 것이다. 아니 이미 만들고 있다. 낡은 규제틀로는 이런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기존 규제의 틀을 완전히 재정립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택시안에서 했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4월 19일 at 8:40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