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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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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북해도)로 휴가를 다녀왔다. 정확히 10년전에 가족 휴가로 잠깐 삿포로에 다녀온 이후 10년만에 다시 찾았다. 청정지역의 이미지를 지닌 홋카이도는 북쪽에 위치해 여름에도 시원하고 습도가 낮아 쾌적하다. 북부 캘리포니아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

몇가지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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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인구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홋카이도의 면적은 남한의 85%정도로 약간 작은 정도. 그런데 인구는 5백38만명정도로 한국인구의 10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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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삿포로를 제외하고는 사람이 많이 보이는 곳이 없다. 길도 막히는 곳이 없다. 인기 관광지에 가봐도 그렇다.

지방도시나 마을의 경우는 인구 감소가 심각한 것 같다. 빈집처럼 보이는 곳들이 많다. 썰렁하다. 찾아보니 홋카이도 전체의 인구는 계속 조금씩 줄고 있고 삿포로만 인구가 조금 늘었다. 지방도시의 빠른 인구감소가 큰 문제라고 한다.

예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중국과 동남아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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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인구는 많아보이지 않는데 홋카이도의 주요 관광지마다 중국과 동남아관광객들이 넘친다. (물론 한국관광객도 많다.) 위 사진은 홋카이도의 유명과자인 시로이 코이비토(하얀연인)을 만드는 삿포로시의 시로이코이비토파크다. 과자를 만드는 공장을 예쁜 테마파크처럼 꾸며놓았다. 10년전에 이곳에 갔을 때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인산인해다. 그런데 그 관광객들이 대부분 중국인이나 동남아사람들이다. 그만큼 홋카이도가 중국과 동남아사람들에게 인기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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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중국 결제수단을 받는 곳도 많다. 특히 알리페이뿐만 아니라 위챗페이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여기저기 써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에어비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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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부모님 팔순 기념. 6명의 식구가 갔기에 호텔방을 3개 빌리는 것보다 에어비앤비가 나을 것 같아서 방 2개에 침대가 3개 있는 에어비앤비 아파트로 예약했다. (위 사진은 거실)

성수기라 그런지 가격이 아주 싸지는 않았지만 호텔에 가는 것보다는 경제적이고 무엇보다 저녁마다 가족이 다 거실에서 식사하거나 맥주 한잔하기 좋아서 만족스러웠다. 아파트의 위치도 스스키노역 바로 인근. 고층 아파트 건물이었는데 로비에서 보니 한국을 포함해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들락거리는 것이 많이 보여 거의 호텔 같은 느낌이었다. 요즘 조금 말도 많지만 이제는 일본에서도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숙박하는 것은 완전히 자리를 잡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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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은 이 집에 살지 않고 계속 에어비앤비로 빌려주기만 하는 것 같은데 집을 찾아서 체크인하는 방법부터 집에 있는 TV리모콘, 세탁기 등의 사용방법까지 엄청나게 꼼꼼하게 매뉴얼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보고 역시 일본인답다고 느꼈다.

본국 미국에서는 잊혀졌지만 홋카이도에서는 전설이 된 클라크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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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를 상징하는 아이콘중 하나는 클라크박사다. 삿포로의 히쓰지오카 전망대에 가면 그의 전신상이 있다. 또 홋카이도대학에 가면 그의 흉상이 서 있다. “Boys be ambitious!”라는 말을 남겼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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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박사를 모티브로 한 상품도 많이 나와 있을 정도다. 이 지역의 전설, 신화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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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래서 이 분이 홋카이도에 와서 뼈를 묻은 분인줄 알았다. 아니 최소한 10년이상은 홋카이도에 거주하면서 이 지역을 개척하고 홋카이도대학을 만드는 공헌을 한 줄 알았다. 그런데 관련 설명문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매사추세츠 농업대학 교수이던 클라크박사는 1876년 일본정부의 초청으로 홋카이도에 왔다.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9개월만에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가 당시 일본에 깊은 인상을 남기고 간 것은 맞지만 불과 9개월밖에 체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그가 만든 농업학교는 매사추세츠주립대가 됐지만 클라크박사는 거의 잊혀진 사람이 됐다. 나도 보스턴에서 3년반을 살았지만 그 동네에서 클라크박사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그가 9개월간 다녀온 홋카이도에서 클라크박사는 전설이 됐다.

맥주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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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에서는 겨울에는 눈축제, 여름에는 맥주축제가 열린다. 삿포로의 중심에 있는 오도리공원에 가보니 아사히, 기린, 삿포로 등 일본을 대표하는 맥주회사들이 각각 비어가든을 운영한다. 삿포로시민들이 다 쏟아져 나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이들이 나와서 맥주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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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열기에 감탄했다.

저렴한 여행지

Screen Shot 2017-08-13 at 10.41.12 PM많은 여행지들이 의외로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위는 노보리베츠의 지옥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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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이쪽에 있는 청의연못. 물에 알루미늄 성분이 많아 푸른 빛으로 보인다. 관광객이 넘쳐흐르는데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Screen Shot 2017-08-13 at 10.40.29 PM

후라노의 도미타농장. 아름다운 라벤더 농장인데 이곳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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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코탄의 카무이해변. 마치 캘리포니아의 해변 같은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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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홋카이도도 가는 곳마다 온천이 많다. 그중에 특히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온천 마을인 노보리베츠에서 ‘사기리탕’이라는 온천에 갔다. (위 사진) 어른 이용료가 420엔이다. 수건, 비누 등은 본인이 지참해야  하지만 온천으로서 탕의 품질은 깔끔하고 훌륭했다.

****

홋카이도는 일본이지만 좀 다른 일본입니다. 북적거리지 않는, 마치 캘리포니아 같은 일본이라고 할까요. 저는 아름다운 꽃밭으로 유명한 후라노가 와이너리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와 비슷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입니다. 평원에 꽃밭과 와이너리가 있고 가운데 열차가 다닌다는 점이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감소라는 일본의 문제를 그대로 떠안고 있으며 관광에 있어서 앞으로도 큰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별 내용은 없지만 가볍게 기록삼아 포스팅합니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8월 13일 at 11:05 오후

샌드위치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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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Asia 2015에서 본 한 중국 드론업체의 부스.

CES Asia 2015에서 본 한 중국 드론업체의 부스.

한달전 상하이와 도쿄를 연달아 다녀왔다. 상하이에서는 CES아시아에 들렀는데 그야말로 중국인들의 창업열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스마트홈, 가상현실(VR), 드론, 웨어러블 등 새로운 분야에서 뭔가 만들겠다고 창업하는 회사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조잡해 보이는 제품이 많지만 이렇게 도전하고 뭔가 만들어낸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렇게 빠른 실행을 하다보면 실력이 쌓인다.

도쿄역앞.

도쿄역앞.

도쿄는 근래 20여년중 가장 분위기가 밝아보였다. 만나는 사람마다 “경기가 좋다”고 하고 시내곳곳에 새로 올라가는 빌딩 천지였다. 긴자거리에는 중국관광객이 흘러넘쳤다. 내가 출장가있는 동안 일본신문에는 “닛케이지수가 10일 연속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27년만의 일”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돈이 넘쳐나니 일본대기업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의지도 높았다.

이번 출장을 통해 내가 실감한 것 또 하나는 애플과 중국회사들의 공세에 샌드위치가 된 한국 대표기업 삼성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똑같은 이유로 어려움을 겪게 될 한국경제에 대한 걱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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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상하이에서 지하철을 타보니 애플의 약진, 삼성의 몰락이 그대로 느껴졌다. 차량을 이동해 가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수십명의 사람들을 관찰했는데 반이상이 아이폰이었다. 지난해 방문했을때와 비교해서 아이폰의 비중이 높아진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었다. 아이폰이외에는 샤오미, 레노보, 쿨패드 다양한 중국산 안드로이드폰이 많이 보였다. 삼성폰을 쓰는 사람은 거의 보기가 어려웠다.

상하이 현지분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신제품인 갤럭시S6 엣지도 거의 반응이 없다고 한다. 반면 샤오미는 여전히 잘 나가고 특히 샤오미 노트가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삼성의 문제는 소프트웨어라고 지적했다. 샤오미의 OS인 MIUI는 중국현지에 맞게 튜닝이 잘됐고 중국인에게 쓰기 편리하다. 반면 삼성은 그런 장점이 느껴지지 않고 오래 쓰면 쓸수록 소프트웨어가 느려진다는 평판이 있다는 것이다. 이 분의 경우 몇년전까지만 해도 샤오미를 깔봤고 삼성을 높이 평가했는데 이제는 반대로 생각하게 됐다. 지금은 샤오미 구매를 고려하고 있고 삼성은 다시 생각이 전혀 없어졌다.

이미 중국에서는 안드로이드폰은 다양한 현지브랜드가 제품이 쏟아져 나와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화웨이, 레노보, ZTE 같은 대기업외에도 오포, 메이주, 쿨패드 등 다양한 브랜드의 꽤 괜찮은 스펙의 중국스마트폰이 삼성폰의 절반값인데 삼성을 살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즉, 안드로이드시장은 중국업체들이 거의 평정했다.

아이폰은 중국의 비즈니스맨들과 젊은 여성층에서 특히 절대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내가 최근에 만난 알리바바의 임원들은 모두 아이폰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CES아시아전시장과 쇼핑몰, 공항 등에서 보면 젊은 여성일수록 예외없이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

일본 도쿄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아이폰점유율이 높은 일본이었지만 이제는 더 높아진 것을 체감했다.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들중 70%정도는 아이폰을 쓰는 것 같다. 일본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는 소니의 엑스페리아가 가장 많이 보였다. 역시 삼성폰은 볼 수가 없었다. 일본의 휴대폰판매랭킹을 집계하는 BCN사이트에서 찾아보니 갤럭시 S6는 34위에 불과하다.(6월21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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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전력투구한 명품 하드웨어폰인 갤럭시S6와 엣지가 왜 이렇게 먹히지가 않을까.

그것은 스마트폰업계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하드웨어만 잘 만들면 되는 시대는 끝났다. 소프트웨어나 관련 IoT제품 생태계로 차별화를 해야 한다. 애플이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 애플워치까지 소프트웨어로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해 놓았고 앱스토어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만들어놓았는지 애플유저들은 잘 안다. 하드웨어는 아이폰과 비슷하게 고급으로 만들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삼성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다.

샤오미의 제품은 요즘 한국의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인기다. 한국에서도 점점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샤오미의 제품은 뛰어난 가성비로 요즘 한국의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인기다. 한국에서도 점점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그런데 샤오미 같은 중국회사들은 그것을 삼성보다도 잘 한다.  샤오미는 중국고객들이 쓰기 편하게 최적화되어 있는 모바일 소프트웨어OS를 만들고 좋은 앱들을 발굴해 자체 앱생태계를 만들었다. 미밴드, 스마트체중계, 액션카메라 등 샤오미폰에서 쓰기 편하면서도 값이 싼 IoT제품을 쏟아내면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샤오미가 중국고객들을 충성스럽게 만드는 동안 삼성은 중국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와 생태계를 만드는데 실패했다. 이제는 애플조차 iOS에 중국고객을 의식한 각종 편의 기능을 넣는데 노력하고 있는 판국에 말이다.

비용만 지불하면 원하는 스펙으로 스마트폰을 설계해주는 디자인하우스가 심천에는 1백여곳이 있다. 여기서 받은 설계도로 폭스콘 등에 스마트폰을 주문생산하는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스마트폰의 심천모델이다. (출처 : 닛케이비즈니스)

비용만 지불하면 원하는 스펙으로 스마트폰을 설계해주는 디자인하우스가 심천에는 1백여곳이 있다. 여기서 받은 설계도로 폭스콘 등에 스마트폰을 주문생산하는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스마트폰의 심천모델이다. (출처 : 닛케이비즈니스)

심천발 중국스마트폰의 도전도 무시할 수 없다. 하드웨어는 중국업체들에 의해서 평준화되고 있다. 그야말로 충분히 좋으면서도 (good enough) 가격은 프리미엄폰의 절반가격인 폰들이 넘쳐난다.  샤오미외에도 심천의 하드웨어생태계에서 수많은 가격대성능비가 뛰어난 저가 스마트폰이 넘쳐난다. 원플러스원 같은 스마트폰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들은 이제 중국내수시장을 넘어서 세계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런 폰을 한번 써본 소비자는 안드로이드폰을 아이폰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고 사려하지 않는다. 삼성의 프리미엄폰이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비용만 지불하면 원하는 스펙으로 스마트폰을 설계해주는 디자인하우스가 심천에는 1백여곳이 있다. 여기서 받은 설계도로 폭스콘 등에 스마트폰을 주문생산하는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스마트폰의 심천모델이다. (출처 : 닛케이비즈니스)

2014년 1분기와 2015년 1분기 중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비교

삼성의 중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은 급전직하중이다. 과연 4월에 출시한 갤럭시 S6로 얼마만큼 점유율을 만회했을까 궁금한데 내가 체감한 느낌으로는 큰 회복은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저만치 앞서가는 혁신기업 애플과 무서운 기세로 쫓아오는 중국의 스마트폰업체들. 삼성은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다. 그리고 사실 삼성이 처한 현실이 한국경제가 처한 그것을 그대로 투영한다. 여전히 혁신으로 앞서나가는 미국, 엔저로 호황을 맞은 일본, 창업열기를 통해 역동적인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중국, 이 틈바구니에서 한국은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가.

/최근 시사인에 기고했던 글을 보완.

Written by estima7

2015년 6월 20일 at 8:17 오후

에스티마의 심천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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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세계최대의 가전제품전시회인 라스베가스 CES에 다녀왔다.2년만의 방문이었다. 삼성과 LG의 거대한 부스의 위용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깜짝 놀란 것이 있었다. 중국, 그중에서도 심천기업들의 부상이었다. 참조: CES 단상-한국경제의 미래가 걱정된다

전체 참가사 3천6백개의 기업중 1천개가까이 중국기업이었고 그중 절반이 센젠(Shenzhen)을 회사이름에 넣은 심천기업이었다. CES안내책자에 4백여 심천기업의 이름이 4페이지 빼곡이 들어있었다. 심천회사 부스에 있는 몇몇 서양인들과 이야기해봤다. 왜 이렇게 심천에서 많이 왔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나 “심천은 전세계 전자제품의 수도니까”, “심천은 하드웨어의 실리콘밸리”라는 약간 잘난 척하는 대답이 돌아왔다. 심천은 어떤 곳일까 궁금했다. 그래서 좀 무리해서 기회를 만들어 2월초 심천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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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X의 제네럴파트너인 벤자민 조프와 함께.

심천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하드웨어엑셀러레이터 핵스(HAX)였다. 설립된지 3년쯤되는 핵스는 하드웨어스타트업을 단기간내에 집중적으로 육성해주는 곳이다. 세계최대의 전자상가라는 화창베이역앞에 있는 고층빌딩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프랑스인 제네랄파트너 벤자민 조프는 한중일 등 아시아에서만 15년을 살다가 심천에 정착한 사람이다. 그는 심천의 강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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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베이 전자상가내에 자리잡고 있는 부품가게들.

“심천에는 어떤 부품이든 쉽게 구할 수 있는 전자상가와 함께 소량으로도 시제품을 만들어주는 공장들이 가득합니다. 화창베이에는 10층짜리 규모의 전자상가빌딩이 한 20개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뭐든지 쉽게, 값싸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제품을 대량생산해서  전세계 어디로든지 배송할 수 있는 글로벌배송시스템이 갖춰져 있습니다.”

심천이 세계최고의 하드웨어생태계를 갖춘 곳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핵스는 심천의 하드웨어생태계를 이용해 외지에서 온 하드웨어스타트업이 빠르게 제품화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화된 스타트업육성센터다. 심천을 이용하고는 싶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는 외국 스타트업들을 위해 다리를 놔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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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베이 전자상가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HAX의 사무실.

현재 6번째 기수를 받아 육성중인 핵스에는 스타트업 15팀이 들어와 있다. 벤자민은 “지금 프로그램에 참가중인 15팀중 절반이 미국과 캐나다에서 왔고 4분지 1이 유럽팀 그리고 2팀이 중국, 1팀이 한국출신이다”라고 말했다. 핵스는 시제품출시이전의 유망한 스타트업을 골라 2만5천불을 투자하고 6%의 지분을 받는다. 이는 3명팀이 심천에 와서 4개월간 지내면서 시제품을 개발하는데 적당한 금액이다. 4개월동안 시제품을 완성한 이들은 ‘졸업식’격인 데모데이는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한다. 제품은 심천에서 만들었지만 이들의 투자자와 잠재고객은 실리콘밸리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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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은 실제 스타트업 창업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라며 누군가를 데리고 왔다. 여기서 1년전에 IoT(사물인터넷)카메라를 만들어서 킥스타터를 통해 펀딩에 성공했다는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 오토(Otto)의 데이빗이다. 그는 “심천에 대한 전설을 예전부터 들어서 한번 꼭 와보고 싶었다”며 “6개월전에 프로그램에 들어와 심천을 경험한 뒤로는 계속 샌프란시스코와 심천을 왕복하며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천의 강점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소량으로 주문하기도 어렵고 주문을 해도 받는데 몇달 걸리는 카메라부품을 심천에 와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것도 10분의 1가격에 구했다. 그게 진품이었는지는 내게 묻지마라.(웃음) 어쨌든 제품을 테스트하고 만드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어떤 카메라 센서는 온라인 타오바오몰을 통해 5개를 주문했는데 45분만에 배달을 받는 놀라운 경험을 하기도 했다. 알고 보니 부품가게가 내가 있는 곳 바로 아래층에 있었던 것이다! 이곳은 하드웨어엔지니어들에게는 천국같은 곳이다.”

화창베이의 전자상가상인들이 크고 작은 공장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스타트업에 아주 우호적이라는 것도 강점이다. 조프씨는 “몇십개, 몇백개의 소량을 주문해도 제품의 가능성을 보고 기꺼이 만들어 주는 공장주인들이 많다”며 “이중에서 백만개이상씩 파는 히트상품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공장쪽도 같이 모험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핵스에서 제품을 준비하는 BBB의 최재규대표는 “한국의 공장들은 대기업눈치를 엄청보면서 스타트업을 상대해주려하지 않는다”며 “반면 영어가 잘 안통해도 어떻게든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오픈마인드로 스타트업을 대하는 심천의 분위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핵스는 전세계에서 온 하드웨어스타트업이 심천의 하드웨어생태계를 이용해 빠르게 시제품을 만들도록 도와준뒤 4개월 프로그램이 끝나면 이 팀들을 모두 샌프란시스코로 데리고 가서 투자자들에게 제품을 선보이는 데모데이를 갖는다. 조프씨는 “심천이 훌륭한 하드웨어생태계를 가지고 있지만 중국은 얼리아답터마켓은 아니다”라며 “이들이 만든 혁신적인 제품을 사줄 최고의 얼리어답터마켓은 역시 아직도 미국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데모데이를 갖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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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에는 세계최대의 전자제품 공장이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의 제품 대부분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의 공장이 심천시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한국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싶다며 공장구석구석을 안내해준 조슈아 다이씨는 “폭스콘은 혁신 전자제품을 스타트업과 같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사물인터넷(IoT)분야에서 같이할 스타트업을 전세계에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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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만명이 일한다는 폭스콘공장은 그야말로 작은 도시였다. 1백여개의 건물들이 있고 12개의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는 심천 폭스콘내에는 공장직원들이 생활하는 아파트같은 모습의 기숙사들과 함께 수퍼마켓, 은행, 우체국, 식당 등이 자리잡은 상가건물들도 있었다. 이런 거대기업조차 스타트업과 일하겠다는 모습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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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국전자제품하면 짝퉁을 연상하지만 그런 면에서도 심천은 변화하고 있었다. 화창베이전자상가에는 생각보다 짝퉁제품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대신 곳곳에 자리잡은 비공식 애플과 샤오미가게를 통해서 애플과 샤오미의 대결구도를 느낄 수 있었다.

아이폰6와 함께 다시 중국스마트폰 시장 1위를 탈환한 애플과 샤오미, 화웨이, 레노보와 각종 중국신생 스마트폰 브랜드들의 각축속에 삼성이 밀리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참고 포스팅 : 중국시장에서 각축을 벌이는 애플, 샤오미 그리고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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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스마트폰 브랜드인 메이주. 지난 2월초 알리바바가 이 회사에 6천5백억을 투자한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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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시장에서 세계 1위인 심천의 DJI는 변화하는 중국의 신세대 전자업체를 상징한다. 2006년 프랭크 왕이 설립한 이 회사는 연간 수천억원규모로 추정되며 급팽창하고 있는 세계 민간드론시장의 1위업체로 드론시장에서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DJI 창업자 프랭크 왕. (사진 출처 DJI)

DJI 창업자 프랭크 왕. (사진 출처 DJI) RC비행기 매니아가 드론 스타트업의 창업자가 된 경우다.

한강시민공원에서 날려본 DJI 팬텀 2.

한강시민공원에서 날려본 DJI 팬텀 2.

카메라를 달아서 멋진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이 회사의 팬텀2 모델은 전세계에서 드론매니아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드론중 하나다. 전세계 드론관련 뉴스에 가장 자주 나오는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이 회사는 해외제품을 카피해서 빠르게 내놓는 다른 중국회사들과는 달리 자신만의 오리지널한 제품을 내놓는다.

최근 4년간 직원수가 50명에서 3천명이상으로 급증할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실리콘밸리의 명문VC들이 투자하겠다고 몰려드는 회사다. 얼마전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들은 루머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명문VC인 시콰이어캐피털이 기업가치 2조원에 이 회사의 구주를 인수했으며 지금은 기업가치가 10조원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사실 많은 드론매니아들은 DJI가 중국회사인지도 모를 정도다. DJI는 새롭게 떠오르는 신세대 중국테크회사를 상징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실제로 팬텀2를 사서 날려보고 이 회사의 기술력에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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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심천은 급성장하며 전세계의 하드웨어혁신을 빨아들이고 있다. 생각이상으로 현대화된 심천시내 곳곳에 첨단빌딩이 속속 건설되고 있었다. 거리도 깨끗한 편이며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도 잘 정비되어 있었다. 심천에서 뻗어나가는 중국의 기세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소수의 대기업에 성장과 혁신을 의존하는 한국경제는 이대로 괜찮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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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2일 at 3:29 오후

“아시아에서 가장 창업의욕이 강한 사람들이 중국인이다.”-벤자민 조프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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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은 심천에서 만든 소형 아이폰짝퉁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몇만원 안하는 이런 폰이 훌륭하게 작동한다.  심천의 제조능력을 우습게 보면 안된다"고 말했다.

벤자민은 심천에서 만든 소형 아이폰짝퉁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몇만원 안하는 이런 폰이 훌륭하게 작동한다. 심천의 제조능력을 우습게 보면 안된다”고 말했다.

10월 28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파이오니어스페스티벌에서 벤자민 조프(Benjamin Joffe)를 만났다. 프랑스출신으로 2000년부터 아시아에서 14년째 살고 있는 그는 독특한 존재다. 처음에는 일본에서 살기 시작해서 한국과 일본을 자주 왕래하며 동아시아의 인터넷마켓을 분석해왔다. 그러다가 2000년대중반부터는 중국으로 옮겨서 활동하기 시작해 지금은 중국 심천에서 헥셀레이터(HAXLR9R)라는 하드웨어엑셀러레이터를 운영하며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블로거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다양한 IT컨퍼런스에서 발표한 덕에 나도 10년전부터 그의 글이나 발표슬라이드를 자주 접했는데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는 처음이었다.

그의 이야기중 기억에 남는 부분 몇가지 메모.(잊어버리기 전에…)

“중국인들의 창업의욕은 지금 아시아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너도나도 창업으로 큰 성공을 하고 큰 돈을 벌어보겠다는 의욕이 넘친다. 좋은 인재들이 창업으로 뛰어들고 있다. 알리바바의 마윈같은 사람이 큰 롤모델역할을 하고 있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한국, 일본, 대만에는 좋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거의 없다. 이 3국의 문제는 좋은 엔지니어나 디자이너가 모두 대기업안에 있고 바깥으로 안나온다는 점이다. 인재들은 삼성, 소니 같은 대기업만 가려고 한다. 그래서 좋은 하드웨어기업이 안나오는 것 같다.”

“중국인들에게는 한국인이 삼성, LG만큼 매력적으로 여기는 대기업이 없다. 중국인에게 하이얼, 레노보, 화웨이 등은 별로 쿨하지 않다. 그래서 스타트업에 많이 뛰어드는지도 모르겠다. 스타트업하다가 망하면? 다시 대기업 골라서 가면 된다. (어떤면에서 선택의 여지가 많은 미국과 비슷하다.)”

(중국에 좋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많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중국스타트업은 기술에는 강하나 비즈니스에는 약한 편이다. 중국인은 전략적인 사고가 없고 차별화에 대한 생각이 없다. 중국에는 얼리아답터가 많지 않다는 것도 약점이다. 다만 심천은 하드웨어스타트업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중국은 작은 공장부터 큰 공장까지 여러가지 스케일의 회사들이 있다. 특히 작거나 중간사이즈의 공장들은 스타트업프랜들리하다. 프로토타입을 쉽게 만들수 있으며 어떤 부품이라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전세계로 배송하는 시스템도 최고이며 필요하면 백만단위까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대응력도 뛰어난 곳이다.”

(샤오미에 대한 질문에 대해)

“나도 샤오미의 내부사정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모른다. 하지만 휴고 바라와 이야기해본 일이 있다. 샤오미는 상당히 저력이 있는 회사다. 앞으로도 계속 잘 될 것으로 본다.”

(한국의 스타트업에 대해)

“최근 1~2년간 한국에 가보지 못해서 최근 상황은 모르겠다. 하지만 예전에 내가 받은 인상은 스타트업에 좋은 엔지니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롤모델이 없다. 히어로가 필요하다. 그리고 실패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 문화도 문제다. 중국은 뭐랄까. Everybody wants to be the boss의 분위기다. 그래서 스타트업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나는 스타트업을 하는데 있어서 Self promotion능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과 자신의 회사를 잘 마케팅해서 글로벌무대에서 홍보하는 능력이다. 미국인과 이스라엘사람들이 이걸 특히 잘하는데 한국이나 유럽사람들도 약하다. 한국은 또 나라가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것이 문제다. 어느 정도 비즈니스가 되면 내수시장에 안주하려고 하지 않나. 중국이나 미국처럼 아예 시장이 큰 것도 아니고, 이스라엘처럼 아주 작은 것도 아니고, 어정쩡하다는 것이 오히려 글로벌진출에 장애가 되는 것 같다.”

벤자민이 다시 한국에 방문하게 되면 요즘 한국의 스타트업 열기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하게 될지 궁금하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2월 7일 at 8:01 오후

급부상중인 중국의 하드웨어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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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크런치 베이징이라는 행사를 참관하러 7년만에 중국에 다녀왔다. 중국국내외의 다양한 인터넷업계인들이 모여서 최신트랜드에 대해 소개, 토론하고 스타트업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나 제품을 소개하는 행사다. 이 행사를 통해서 그야말로 쑥쑥 성장하는 중국의 스타트업의 저력을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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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행사의 주인공은 다양한 하드웨어 스타트업이었다. 손위의 컴퓨터인 스마트폰과 연결해 실시간으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기에 대한 기술을 일컫는 ‘사물인터넷(IOT)’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거대한 내수시장과 막강한 제조업역량을 가지고 있는 중국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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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eck

몇가지 내 눈길을 끈 제품을 소개해 본다. 스마트워치 등 전세계적으로 웨어러블기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기존 운동량을 측정하는데서 더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이 보였다. 파이넥(Fineck)이라는 업체는 여성용 목걸이형으로 생긴 웨어러블디바이스를 내놓았는데 운동량을 측정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몸의 평형상태를 측정해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지, 바른 자세로 걷고 있는지도 측정해주는 기기다.

‘랑’이라는 여성용 스마트체온계는 아이를 갖고자하는 부부를 위한 기기다. 수면중에 착용하고 있으면 생리주기, 배란일 등을 측정해서 임신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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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NTVR이란 업체는 페이스북이 3조에 인수해 화제가 된 오큘러스와 비슷한 3차원가상현실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다. 이 헤드셋을 쓰고 게임을 하면 현실감있게 입체적으로 즐길수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거기서 더 나아가 총모양의 조이스틱 등까지 일체형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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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봇이란 회사는 자동차의 시거잭에 꽃아두면 차의 주행기록, 연료소모량 등을 스마트폰으로 언제든지 확인하고 차량을 분실했을 때도 GPS기록을 통해 찾을 수 있는 기기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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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온도나 공기청정도를 조절하거나 가스유출센서역할을 하는 제품도 나왔다. Ambi(앰비)라는 회사는 집안의 에어콘과 연결해 실내온도를 최적으로 유지해주고 스마트폰을 통해서 원격으로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을 내놨다. 어떻게 에어콘을 제어하느냐고 했더니 적외선통신을 통해 에어콘의 리모콘을 대체한다는 방식이었다.

너브에어(NervAir)라는 제품은 인공지능형 공기청정기였다. 외부 날씨, 대기오염도 등 데이터를 인터넷을 통해 수집해서 알아서 적절한 수준으로 공기정화를 해준다고 한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중국의 대도시에 걸맞는 제품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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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쓸 일이 많이 있을까 싶었지만 가스렌지 등에서 가스가 유출되면 자동으로 감지해서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케플러라는 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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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eepace라는 제품은 침대에 벨트처럼 장착하는 수면측정 센서다.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숙면여부를 측정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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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온 이 스타트업은 아이패드를 끼워서 넣어서 놀 수 있는  TuTu라는 인형을 판다. 칫솔, 당근 등 아이템을 인형에게 주면서 가지고 놀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해 이처럼 흥미로운 제품들을 내놓은 중국의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보면서 한국에 와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만한 수준높은 회사가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미국의 크라우드펀딩사이트인 킥스타터에 제품을 공개해 글로벌마케팅과 함께 초기 제작비마련을 꾀하고 있었다. 제품가격도 대부분의 IOT제품이 그렇듯 1백~1백50불수준에 책정되어 있었다.

셴젠(심천)에서 하드웨어전문 엑셀러레이터를 하는 벤자민 조프는 키노트발표를 통해 강력한 제조업경쟁력을 가진 중국이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시작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것을 강조했다.

벤자민 조프는 키노트발표를 통해 강력한 제조업경쟁력을 가진 중국이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시작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같은 중국하드웨어 스타트업의 부상은 우연이 아니다. 테크크런치차이나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한 하드웨어전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헥스의 벤자민 조프씨는 “선전은 하드웨어의 실리콘밸리”라며 “하드웨어의 르네상스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벤자민 조프는 하드웨어의 르네상스시대가 온 이유를 1. 프로토타이핑이 아주 쉬워졌고 2. 글로벌공급망이 아주 좋아졌으며 3. 킥스타터 등을 통해 자금조달이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

벤자민 조프는 하드웨어의 르네상스시대가 온 이유를 1. 프로토타이핑이 아주 쉬워졌고 2. 글로벌공급망이 아주 좋아졌으며 3. 킥스타터 등을 통해 자금조달이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

이런 모습을 보며 겨우 4년밖에 되지 않는 스타트업이나 다름없는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추월해서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1위에 오르며 급성장을 하게 된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느꼈다.

이제 중국의 스타트업들의 수준은 확실히 우리를 능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시대에 한국은 과연 어떻게 경쟁해야 하는가. 테크크런치 베이징 행사를 보면서 한국의 근미래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8월 30일 at 7:34 오후

샤오미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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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베이징에 갔다가 요즘 가장 ‘핫’한 회사인 샤오미에 한국스타트업들과 함께 갈 기회를 얻게 됐다. (말랑스튜디오 김영호대표님 감사합니다!) 샤오미가 어떤 회사인지는 예전에 썼던 글을 참고하면 좋다.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중국의 신성, 샤오미

샤오미본사는 베이징의 외곽지역인 하이디엔이라는 곳에 있었다. 뭐랄까 서울로 치면 좀 상암동 같은 분위기? 웬지 팬택이 생각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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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로비 분위기. 놀란 것은 그다지 보안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 우리 일행을 맞아준 샤오미 직원을 만나서 이름 등 등록절차 없이 방문스티커 하나씩을 받고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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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한창 출근하고 있는 오전 10시쯤이어서 엘리베이터가 번잡한 가운데 다같이 올라가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옆으로 CEO 레이 준이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내 옆에 꽉 차서 문이 닫히려는 엘리베이터에 뛰어들었다. 나도 모르게 가볍게 목례하자 싱긋 웃으며 손을 들어 인사하며 직원들 사이에 끼여서 올라갔다. 위에 보이는 옷차림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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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회의실에 들어가서 간략한 회사소개를 받았다. 원래 킹소프트라는 소프트웨어 회사 CEO출신인 레이 준과 전 구글차이나 임원이었던 린빈이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다. 이 두 창업자의 배경을 보면 샤오미가 소프트웨어를 중시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겠다. 회사의 분위기는 무척 수평적이어서 직원 누구나 레이 준에게 메일이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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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구글에서 영입한 휴고 바라를 아주 비중있게 소개했다. 구글에서 안드로이드를 총괄했던 그의 지난해 샤오미 이적은 실리콘밸리에 큰 충격(?)을 주고 샤오미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호기심천국인 그는 샤오미에서 일하는 것에 무척 만족하는 듯 싶다. (휴고 바라의 중국인터넷마켓 이야기 포스팅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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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설명. 불과 3년전 30만대를 판매했던 샤오미는 올 상반기에만 2611만대를 판매했다. 2분기에는 중국시장에서 삼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표 출처 한겨레신문.

표 출처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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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해 출하목표량은 6천만대라고 한다. (참고로 LG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4760만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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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놀란 부분. 고객상담(CS)직원이 1700명이 있는데 모두 본사소속 직원이라고. (샤오미의 전체직원은 7500명) 이들이 일주일내내 24시간 온오프라인 고객응대를 한다고 한다. 고장난 전화기를 가지고 갔는데 한시간내에 수리가 안되면 무조건 새 것으로 교환해 준다고. 실제로 미팅에 같이 있었던 플래텀 조상래대표가 고장난 샤오미 M3를 일요일에 전화해서 바로 센터로 가지고 가서 신속하게 수리했다는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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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대부분의 판매가 이뤄지는 곳은 MI.com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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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UI는 안드로이드를 변형한 샤오미의 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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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UI는 전세계에 5천만명의 유저가 있고 26개국어버전이 나와있으며 매주 업데이트된다는 것이 특징. 업데이트수가 이미 180회를 넘었다고. 그런데 좀 지난 자료인지 홈페이지에는 7천만명의 유저가 있다고 나온다.

새로 나온 MIUI 7의 홍보비디오. 멋지고 직관적인 좋은 OS임에는 틀림없어 보이나 너무 애플의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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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흥미로운 것은 MIUI 테마다. 일종의 런처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테마를 유저들이 만들어서 공개하고 유료로 팔수도 있다. 테마를 만들어서 돈을 많이 버는 디자이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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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앱스토어는 파편화되어 있는 중국의 안드로이드앱마켓에서 4위. 그런데 고객충성도가 무척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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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는 플래텀 조상래대표의 MI3폰을 좀 만져봤는데 꽤 디자인, 사용성도 좋고 샤오미 앱스토어가 쓰임새좋게 잘 만들어져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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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플러리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아이폰유저보다 샤오미유저가 평균 앱 사용시간이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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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는 홈페이지에서 티셔츠도 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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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과의 소통도 하고 있다. 특히 충성고객들의 커뮤니티가 홈페이지에 형성되어 있다. 마치 다음 팬카페+블로그 같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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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과 어떻게 소통을 해서 이렇게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만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샤오미임원이 최근에 낸 책도 있다. 제목은 ‘참여감’.

샤오미 홈페이지를 둘러보니 온라인커뮤니티 운영 노하우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MI.com홈페이지가 모든 것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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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인 회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약 500미터 떨어진 MI스토어가 있는 다른 빌딩에 있는 샤오미 사무실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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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분위기의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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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쓰는지는 모르겠으나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미끄럼틀도 있다.

10시출근해서 밤 10시까지 일하는 문화라고 한다. 12시간 일하는 문화. 농담아니라 진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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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만 살 수 있는 샤오미의 제품을 실제로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는 MI스토어. 중국의 대도시마다 1곳씩만 만들어놓았다고 한다. 휴대폰케이스, 헤드폰, 충전기 등의 악세사리를 제외하고 스마트폰, 미패드 등의 제품은 ‘절대로’ 판매를 안한다. 그냥 구경만 할 수 있는 곳이다. 이제 중국 전역에 약 20곳쯤 될 것이라고. (Update: 상하이의 MI스토어에서 미패드를 사셨다는 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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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토어와 분위기가 너무 비슷하다. 청색 셔츠를 입은 직원들까지 흡사하다. 다만 지니어스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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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샤오미에서 궁금했던 점 하나는 아무리 싸다고 해도 몇십만원짜리 제품을 어떻게 그렇게 온라인에서 순식간에 많이 판매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지난해 연간 5조원이상의 매출을 올린 기업이다. 한국같으면 공인인증서도 필요하고 워낙 복잡해서 모든이들이 그렇게 쉽게 온라인쇼핑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안내를 해준 샤오미의 찰리씨에게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거의 모든 온라인결제가 알리페이로 이뤄진다. 진짜 쉬워서 별 문제가 안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자기의 휴대폰을 꺼내서 실제로 보여준다. 온라인쇼핑몰인 타오바오에 들어가서 어떤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은뒤 결제로 알리페이를 선택하자 아래 화면처럼 패스워드만 입력하면 바로 결제가 완료된다. (페이팔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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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서 샤오미를 방문해서 받은 가벼운 인상을 메모해봤다.

마지막으로 샤오미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잘 나가는 회사의 실적보다도 우리를 맞아준 직원들의 친절함이었다. 회사에 들어가는데 있어 복잡한 보안절차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스티커하나를 나눠주고 붙이라는 것 정도. 회사내에서도 마음껏 사진을 찍으라고 놔두었다. 찍어서 SNS에 올리든 어떻게 하든 전혀 상관없다는 자세였다. 아마 회사의 보안체계가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아서 그랬겠지만 어쨌든 신선했다.

우리를 안내해준 MIUI담당 신디는 중앙대에서 유학한 경력이 있어서 조금 서툴지만 한국어로 설명해주려고 노력했다. 4년전부터 샤오미에 조인했으니 창업멤버나 다름없는데도 전혀 뽐내지 않는 겸손한 모습이었다.

거의 2시간동안 회사에 대한 설명도 해주고 우리 스타트업일행의 서비스에 대한 설명도 듣고 500미터 떨어진 MI스토어에 가서 안내까지 해준뒤에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샤오미 직원들은 떠나는 우리 일행이 모두 택시를 잡을때까지 기다리고 도와주었다. (변두리 지역이라 택시가 거의 오지 않았다. 모두 떠나는데 한 20분정도는 걸렸다.)

급성장하는 잘 나가는 회사의 직원들이 거만하게 행동하지 않고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이 내게는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말랑스튜디오 김영호대표의 이야기에 따르면 대체로 샤오미의 문화가 그렇다는 것 같다.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돌풍이 과연 계속될지 아니면 예전 HTC가 그랬듯이 순식간에 몰락할지 알 수 없다. 너무 애플을 베낀 듯한 디자인과 분위기도 “이래도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샤오미가 갑자기 과대평가 받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중시문화와 고객을 충성스럽게 만드는 노하우, 온라인을 통한 판매, 박리다매라는 독특한 전략으로 이뤄낸 샤오미의 성공은 확실히 범상치 않은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회사의 미래가 과연 어떻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8월 19일 at 11:46 오후

만리장성 인터넷을 경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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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간의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에 다녀왔다. 테크크런치 차이나를 참관하고 베이징 조양구에서 주최하는 OTEC이란 스타트업행사에 출전하는 한국 스타트업 9개팀의 발표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2008년이후 가본 적이 없는 중국에 대해서 좀 학습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 만리장성인터넷을 흠뻑 느끼고 왔다. 영어로는 Great Firewall이라고 한다. 누가 세상에는 인터넷과 차이나넷 두개가 있다고 하던데 정말 그렇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데이터로밍을 한 내 스마트폰에서는 접속이 되지만 현지 wifi로 인터넷을 연결해서 인터넷을 쓰려고 하자 안되는 것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처음엔 일부 사이트에 연결하는데 속도가 느려서 접속이 안되는 것인가 했는데 그게 아니고 중국사이트들은 빠르게 접속이 가능하고 미국쪽 사이트들은 막혀있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네이버, 다음 등 한국사이트들은 비교적 접속이 원활한 편이었다.)

예전부터 많이 들어서 페이스북, 트위터가 막혀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구글도 완벽하게 막혀 있는지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것은 검색엔진인 Google.com만 막혀있다는 것이 아니다. 구글의 거의 모든 서비스, 즉 유튜브, 지메일, 구글맵, 구글캘린더 등 거의 모든 것이 안된다. 회사이메일을 구글시스템을 써서 쓰는 회사들이 요즘 많은데 그런 회사들의 경우도 중국출장을 가서 일을 하려면 손발이 완전히 묶인다고 보면 된다. (같이 간 플래텀의 조상래대표가 그런 경우인데 그래서 중국출장을 갈 때마다 중국메일로 자동포워딩을 해놓는다고 한다.)

글로벌 인터넷의 인프라 역할을 하는 구글이 막혀있다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구글의 앱엔진 같은 클라우드서비스를 이용해 서비스를 하는 사이트나 구글의 애드센스 같은 광고를 붙여놓은 사이트는 (혹은 모바일앱은) 중국에서 사이트의 접속이 원활하지 않고 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이나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는 경우는 아직 괜찮은지도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안심할 수가 없다. 언제 막힐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 뉴욕타임즈 아이패드앱. 목요일날 열어본 것인데 월요일부터 계속 업데이트가 안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뉴욕타임즈 아이패드앱. 목요일날 열어본 것인데 월요일부터 계속 업데이트가 안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블로그도 중국에서 막혀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미국의 블로그플랫폼인 wordpress.com위에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사이트방문자통계를 보니 과연 중국으로부터의 방문은 거의 없었다.) 중국지도부에 대해서 비판적인 기사를 자주 쓰는 뉴욕타임즈는 사이트가 원천 봉쇄되어 있었다. 아이패드의 뉴욕타임즈앱으로도 전혀 읽을 수가 없었다. 예전에 동북공정 기사를 써서 중국정부의 노여움을 산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일보 중국어판도 접속이 되지 않았다. 예전에 티스토리도 막혔다가 풀렸다고 하는데 다음블로그는 아직 막혀있었다. 외국사이트의 경우 지금 당장은 접속이 되더라도 그야 말로 언제 갑자기 막힐지 모르는 것이다.

얼마전 중국에서 차단이 되서 문제가 됐던 카카오톡, 라인은 내가 방문하는 동안은 중국인터넷망에서 테스트해본 결과 되기는 했는데 가끔 전송에러가 나면서 불안정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이러니 당연히 위챗이 중국에서 막강한 점유율을 자랑할 수 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중국사람들은 도대체 이런 절름발이 인터넷을 쓰는 것이 불편하지 않을까? 그리고 중국내에서 생활하는 중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사람들은 불편해서 어떻게 인터넷을 쓸까. 그런 물음을 가져봤다.

그림 출처 : 마이클 안티의 테드발표 동영상.

그림 출처 : 마이클 안티의 테드발표 동영상.

중국인들은 중국서비스만 쓰는 한 불편하지 않을 것 같다. 위 그림에 보이는 것처럼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를 대체하는 중국의 인터넷서비스들이 다 존재한다. 단순 카피캣으로 출발했지만 중국인의 구미에 맞게 진화를 거듭해서 거대회사로 성장한 회사들이다. 모바일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하철에서 중국인들의 스마트폰화면을 어깨너머로 들여다 보니 바이두, 위챗, 유쿠 같은 앱들이 홈스크린을 장악하고 있었다. 외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영어정보 검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아무 문제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서구 못지 않은 다양한 중국산 인터넷서비스가 나와있는 것이다. 불온한 정보(?)만 보지 않는다면 볼만한 콘텐츠가 넘쳐나는 점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다.

그리고 중국내의 외국인들은 VPN을 써서 인터넷에 접속한다고 한다. VPN소프트웨어나 앱을 깔면 해외에서 인터넷을 접속하는 것처럼 해서 페이스북 등의 해외인터넷을 쓸 수가 있는 것이다. 구글로 China vpn을 검색하면 VPN을 찾아서 설치하는 방법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귀찮기 짝이 없다. 게다가 VPN을 통해 접속하는 해외인터넷은 느리다. 또 이런 VPN구멍을 찾아서 중국당국은 열심히 막는다. 막히면 또 새로운 VPN방법을 찾아서 다시 해야 한다. 평범한 중국인들이 이런 방법까지 써서 해외인터넷에 접속할리가 만무하다.

하드웨어도 이제 소프트웨어와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는 요즘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해외업체들도 중국에서는 주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애플 아이폰을 아직 중국인들이 엄청나게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애플의 iCloud가 중국에서 막히면 어떻게 할 것인가. iMessage나 페이스타임을 중국인들이 못쓰게 차단시켜버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애플의 중국전략에 심대한 타격이 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글을 쓰고 있다가 Techneedle의 “애플, 중국 사용자 데이터를 차이나 텔레콤이 운영하는 서버에 보관키로“기사를 접했다. 그렇다.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계속 하려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언제까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정말 장기적으로 중국의 미래에 도움이 될까. 그런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중국방문이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8월 16일 at 7:12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