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EstimaStory.com

Thoughts on Internet

Posts Tagged ‘일본

서울지하철과 도쿄지하철 디스플레이 UX비교

with 10 comments

Screen Shot 2017-10-06 at 9.59.04 PM

도쿄에 출장가면 항상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 엄청나게 비싼 택시에 비해 경제적인 대중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 감탄하는 것이 지하철내 디스플레이에서 보여주는 정보의 세심함이다. 요즘 도쿄의 지하철열차는 출입문위에 2개의 디스플레이가 있고 하나는 광고를 보여주고 또 하나는 승하차와 관련된 정보를 계속 보여준다.

Screen Shot 2017-10-06 at 10.00.14 PM

2009년 도쿄의 13번째 지하철 노선으로 개통한 후쿠토신센(부도심선)이 시부야역에 도착할 때의 디스플레이 화면 모습이다. 내가 있는 열차가 3번열차이며 열차에서 내리면 어느 쪽에 출구와 엘리베이터가 있는지, 어느 쪽으로 내리면 시부야 히카리에빌딩이나 마야마스언덕쪽으로 나갈 수 있는지가 알기 쉽게 표시되어 있다.

Screen Shot 2017-10-06 at 10.00.30 PM

도쿄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전철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JR야마노테선. 서울지하철 2호선처럼 원형노선으로 도쿄시내를 순환운행한다. 한바퀴 도는데 거의 한시간 걸리는 것이 2호선과 비슷하다. 야마노테선도 마찬가지로 출입문 위에 2개의 디스플레이가 있다. 내가 승차할 때마다 편리하게 생각하는 것은 앞으로 남은 역까지 몇분이 남았는지 보여주는 화면이다.

Screen Shot 2017-10-06 at 10.01.36 PM

반면 서울 지하철 2호선의 디스플레이는 승하차 출입문이 아닌 열차 중앙쪽에 붙여져 있어 보기가 불편하다. 또 모니터 스크린은 2개를 붙여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둘 다 같은 화면을 보여주고 있어서 아쉽다. 항상 광고를 틀고 있으며 내릴 역에 대한 정보는 아래쪽에 최소한으로 보여주고 있다.

Screen Shot 2017-10-06 at 10.22.38 PM

또 최근에는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페친 이기복님의 사진.) 나도 이런 경우를 자주 접해서 하차 역을 확인하기 위해 정차역 간판을 열심히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잦았다.

Screen Shot 2017-10-06 at 10.02.00 PM

서울에서 가장 최근(2009년)에 개통한 9호선의 경우는 조금 낫다. 하지만 출입문위의 디스플레이가 하나인 것이 아쉽다.

Screen Shot 2017-10-06 at 10.02.09 PM

보여주는 정보도 그렇게 친절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역과 역사이에서는 광고를 보여주다가 정차가 임박해서야 내릴 역 정보를 보여준다.

Screen Shot 2017-10-07 at 5.52.23 PM

Update: 5호선 지하철은 2개의 화면을 이용해 한쪽은 계속 광고를, 한쪽은 하차역정보를 보여줘서 도움이 된다. 내가 타본 지하철 노선중 가장 잘되어 있는 느낌.

***

일본 지하철의 각종 표지판, 내부 디스플레이, 티켓 자동판매기 등을 보면서 고객입장에서 디자인한 UX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됐다. 도쿄를 여행해보신 분들은 비슷하게 느끼셨을 것 같은데 역사 곳곳에 승객을 배려하는 각종 안내문이 적절하게 붙어있다. 또 그런 안내문이 이제는 영어, 한국어, 중국어 등 다국어로도 잘 표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Screen Shot 2017-10-06 at 11.02.56 PM

각 지하철역사에서 위처럼 다국어를 완벽하게 지원하는 세련된 UI의 승차권 판매기로 교체해 나가고 있다. 덕분에 외국인입장에서도 하등 불편하지가 않다. 가끔씩 디테일에 감탄하면서 “정말 고객입장에서 생각해봤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Screen Shot 2017-10-06 at 11.01.46 PMScreen Shot 2017-10-06 at 11.01.32 PM

위 사진은 하네다공항에 내리면 만날 수 있는 열차 티켓 구매 코너다. 외국인을 위한 영어로 된 안내문이 굉장히 잘 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부야, 신주쿠, 긴자, 롯퐁기 등 외국인들이 주로 가는 역으로 가는 다양한 방법을 영어로 설명하고 있다. 그래도 모르겠으면 항상 옆에 서있는 안내원에게 물어보면 자세히 안내해준다. 헷갈려 하는 것 같으면 안내원이 먼저 말을 걸어서 도와줄까요하고 물어본다.

반면 서울 지하철에서는 그런 세세한 배려를 느끼기 어려워서 조금 아쉽게 느끼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서울지하철이 크게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불친절하고 더럽고 비싸기만 한 미국 등 세계각국의 지하철과 비교하면 서울지하철은 훌륭하다. 당연히 평균이상이다.

하지만 이왕이면 고객을 조금 더 생각하고 이런 디스플레이나 표지판 등의 UX를 신경써서 만든다면 매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수백만명의 시민들은 휠씬 더 만족도가 높아질 것 같다. 그렇게 큰 예산이 드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설계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결국 얼마나 우리가 고객중심마인드를 가지고 설계하는가에서 달라지지 않을까.

Written by estima7

2017년 10월 6일 at 10:42 오후

우버시대를 대비하는 일본의 택시업계

with 4 comments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반 자가용을 이용한 우버X서비스가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전세계를 흔들고 있는 승차공유(Ridesharing)혁명을 느끼기 어렵다. 일본도 한국못지 않게 규제가 엄격한 나라이며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승차공유서비스가 일본에 상륙하기 어렵고, 스마트폰발 교통혁명이 일본에서는 일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일본 택시업계의 변화를 지난 8월12일자 닛케이신문기사에서 잘 소개했기에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하고 내 생각을 덧붙여 봤다.

참고 기사 링크 : タクシ運賃「る前に確定」実験:日本経済新聞

Screen Shot 2017-08-14 at 6.29.05 PM

(위 캡처 출처 : 유튜브 일본뉴스. 택시앱으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운임이 계산되어 나오고 선택하면 된다.)

-일본택시업계는 8월초부터 도쿄에서 승차전에 미리 운임을 결정하는 시스템의 실증실험을 시작했다. 택시승차앱으로 택시를 부르면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 운임이 나온다. 이 금액으로 결정해서 택시를 부르고 승차하면 미터기 요금에 상관없이 그 사전 결정 요금으로 요금이 결제된다. 예상이상으로 요금이 많이 나오는 고객의 불안을 해소해준다는 것이다. (장거리를 타고 갈 경우 일본은 택시요금이 워낙 비싸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이 가는 얘기다.)

4개 택시회사의 4천6백대가 이 실증실험에 참가한다. 여기서 나온 결과를 기초로 국토교통성이 새 제도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Screen Shot 2017-08-14 at 6.29.20 PM

(외국인들도 이용하기 쉽게 이 택시앱은 영어로도 된다.)

-이런 시도의 첫 성공사례는 올 1월부터 실시된 택시 기본요금 개선이다. 일본의 택시기본요금은 730엔으로 상당히 비싸다. 한국의 3천원보다 두배가 넘는 것이다.

-그런데 1월부터 도쿄의 택시기본요금이 730엔에서 410엔으로 절반정도로 떨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2km 730엔에서 1.052km 410엔으로 변경된 것이다. 또 거리에 따른 가산운임도 280m마다 90엔에서 237m마다 80엔으로 변경됐다. 즉 1.7km이하는 예전보다 더 싸고, 6.5km이상은 예전보다 더 비싸진다는 것이다.

Screen Shot 2017-08-14 at 6.38.51 PM

(기본요금을 730엔에서 410엔으로 할인한 도쿄의 택시들. ANN뉴스)

-도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가까운 역이나 명소 등을 찾는 단거리 승차(일본어로 チョイ乗り)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더 많이 택시를 이용하도록 기본요금을 낮춘다는 것이다.

-닛케이 기사에 따르면 이렇게 기본요금을 인하한 뒤 성과가 꽤 좋다. 대형 택시 4사의 반년간의 단거리 승차횟수가 예년과 비교해 2배 늘었다. (심지어 나도 얼마전 도쿄출장에서 단거리 택시를 탈 기회가 있었는데 비싼 요금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든 느낌을 받았다. 6.5km이상 갈 경우 요금이 더 올랐다는 지적도 있지만 지하철역이 여기저기 많은 일본에서 택시를 그렇게 장거리로 (자기 돈 내고) 탈 일은 많지 않다.)

-일본에서 택시운임은 허가제다. 택시운영 원가를 기초로 국토교통성이 복수의 운임체계를 사업자에게 제시하면 사업자가 선택한다. 과거에는 택시업계의 과도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요금인하를 규제했기 때문에 요금이 오르기만 했다. 단거리요금을 낮추고 장거리에서 요금을 올리는 식의 요금제변경은 이례적인 것이다. 승차앱으로 요금을 미리 확정하는 것은 택시업계로서는 처음해보는 시도다.

이런 개혁의 배경에는 우버로 대표되는 라이드쉐어의 존재가 있다. 일본에서는 개인차량영업이 금지되어 있어 지금까지는 우버가 허용되지 않았지만 법개정으로 이제 허용되는 것은 확실하다. 일본의 택시업계는 우버 등의 앱을 통한 사전요금결정의 편리성을 미리 받아들여 앞으로 있을 대경쟁시대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택시업계는 시장축소와 운전기사의 고령화, 일손부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난 10년사이에 이용객수는 30%가까이, 운송매출은 20%정도 감소했다. 또 65세이상 운전사가 지난해 28.4%에 달할 정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택시운전사를 하겠다는 사람도 없다.

-일본의 택시업계는 생산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으로 다시 매력적인 산업으로 만들어 인재를 확보하고자 한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NTT도코모와 협업해 스마트폰 위치정보 데이터와 지난 승차데이터, 날씨 정보 등을 분석해 30분후의 수요를 예측해 택시를 효율적으로 배차한다든지, 로봇스타트업 ZMP와 협업해 자동운전 시스템을 개발한다든지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일본의 택시업계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것은 스마트폰앱을 통한 ‘합승택시’의 실현이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이용객들을 중계하는 앱을 만들어서 요금을 분담하도록 한다. 승객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평하게 이용거리에 맞게 요금을 분담시키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이것도 올해안에 실증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제 격심한 경쟁의 시대가 다가오는 가운데 일본의 택시업계가 ‘다른 교통수단보다 휠씬 비싸다’는 이미지를 해소하고 다시 성장할 수 있을지 택시 업계의 저력을 기대해 볼만 하다.

***

이상이 8월12일자 닛케이에 실린 기사내용 요약이다. 우버혁명의 무풍지대인 것은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기술의 발전으로 닥칠 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민관의 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우버 등 라이드쉐어링도 도쿄올림픽 등을 대비해 규제가 대폭 완화되어 허용될 것이란 예측도 할 수 있다. 이미 민박법 개정으로 에어비앤비에 대한 규제도 완화됐다.

심지어 일본의 전국택시연합은 라이드쉐어문제대책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지난해 10월 11항목의 대책안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대략 1. 첫승차 기본요금인하(거리단축으로) 2. 합승운임도입 3. 사전확정운임 4. 다이내믹프라이싱 5. 정액운임 6. 상호레이팅 7. 유니버설디자인 8. 택시전면광고 9. 제2종면허의 완화 10 방일외국인 등 부유층 수요에 대비한 서비스(프라이빗 리무진) 11. 승합택시 등이다. 올해 들어 1번은 실시, 3번은 실증실험 시작 등 하나하나 실행해가고 있다. 택시연합은 우버앱의 본격 상륙에 대비해 택시업계 전체 통일된 앱을 만들려고 한다는 내용도 나온다. 다른 나라의 택시업계가 겪은 어려움을 면밀히 관찰하고 같은 일이 일본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카카오택시가 나온지 벌써 2년이 넘었지만 택시를 호출해주는 기능이외에는 규제 때문에 그다지 진보가 없다. 지난 몇년간 우버가 80조원짜리 유니콘스타트업이 되었다든지, 지금은 4차산업혁명시대라느니 하고 이야기는 많이 되고 있지만 실제로 이런 교통혁명에 대비해서 구체적으로 규제를 풀거나 업계에서 미리 대비한다는 움직임은 없다.

바깥 세상의 변화가 아무리 빨라도 한국의 정부나 택시업계는 오히려 미동도 하지 않는 것 같다.  콜버스의 사례처럼 뭔가 시민들의 불편을 풀어주는 새로운 시도가 나와도 결국 업계의 반대와 정부의 규제(혹은 가이드)로 인해 사업은 어려움을 겪고, 그래서 투자길은 막히고, 결국 새로운 도전은 좌초하고 만다. 어떻게 이런 글로벌한 변화에 맞춰서 자신들의 기존 서비스를 고객들을 위해 더 낫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서 노력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일이 없다. 카풀앱 서비스가 뜬다니까 또 경찰의 단속이야기가 나올 뿐이다. 반려동물을 태워주는 서비스로 인기를 끄는 펫택시에 대해서도 택시업계의 반발 얘기부터 나온다.

한국의 택시업계의 사정이 일본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은 물론 알고 있다. 택시요금도 비싸고 큰 택시기업들이 많은 일본과 달리 한국의 택시업계는 정부보조금을 받는 영세업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정말 너무 미래에 대한 대비가 없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너무 보호만 해주고 어려워지면 택시회사에 지원금을 주니까 오히려 자립심이 없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이런 덕분에 한국은 앞으로 있을 ‘우버충격’에 있어 너무도 무방비 상태가 된 것 같다. 미국은 우버, 리프트, 중국은 디디추싱, 동남아시아는 그랩과 고젝, 중동은 카림 등 각 지역마다 이 분야에서 유니콘스타트업들이 나와서 급성장중이다. 이러다가 나중에 어쩔 수 없이 한국 시장이 열리면 우버, 디디추싱 등에 시장을 순식간에 열어주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카카오택시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봐야 하나.

Written by estima7

2017년 8월 14일 at 10:29 오후

홋카이도 단상

with one comment

일본 홋카이도(북해도)로 휴가를 다녀왔다. 정확히 10년전에 가족 휴가로 잠깐 삿포로에 다녀온 이후 10년만에 다시 찾았다. 청정지역의 이미지를 지닌 홋카이도는 북쪽에 위치해 여름에도 시원하고 습도가 낮아 쾌적하다. 북부 캘리포니아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

몇가지 단상.

Screen Shot 2017-08-12 at 7.13.18 PM

줄어드는 인구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홋카이도의 면적은 남한의 85%정도로 약간 작은 정도. 그런데 인구는 5백38만명정도로 한국인구의 10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Screen Shot 2017-08-12 at 7.33.33 PM

그래서 그런지 삿포로를 제외하고는 사람이 많이 보이는 곳이 없다. 길도 막히는 곳이 없다. 인기 관광지에 가봐도 그렇다.

지방도시나 마을의 경우는 인구 감소가 심각한 것 같다. 빈집처럼 보이는 곳들이 많다. 썰렁하다. 찾아보니 홋카이도 전체의 인구는 계속 조금씩 줄고 있고 삿포로만 인구가 조금 늘었다. 지방도시의 빠른 인구감소가 큰 문제라고 한다.

예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중국과 동남아관광객

Screen Shot 2017-08-12 at 7.43.13 PM

현지 인구는 많아보이지 않는데 홋카이도의 주요 관광지마다 중국과 동남아관광객들이 넘친다. (물론 한국관광객도 많다.) 위 사진은 홋카이도의 유명과자인 시로이 코이비토(하얀연인)을 만드는 삿포로시의 시로이코이비토파크다. 과자를 만드는 공장을 예쁜 테마파크처럼 꾸며놓았다. 10년전에 이곳에 갔을 때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인산인해다. 그런데 그 관광객들이 대부분 중국인이나 동남아사람들이다. 그만큼 홋카이도가 중국과 동남아사람들에게 인기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Screen Shot 2017-08-13 at 10.36.57 PM

그러다보니 중국 결제수단을 받는 곳도 많다. 특히 알리페이뿐만 아니라 위챗페이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여기저기 써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에어비앤비

Screen Shot 2017-08-12 at 7.56.47 PM

이번 여행은 부모님 팔순 기념. 6명의 식구가 갔기에 호텔방을 3개 빌리는 것보다 에어비앤비가 나을 것 같아서 방 2개에 침대가 3개 있는 에어비앤비 아파트로 예약했다. (위 사진은 거실)

성수기라 그런지 가격이 아주 싸지는 않았지만 호텔에 가는 것보다는 경제적이고 무엇보다 저녁마다 가족이 다 거실에서 식사하거나 맥주 한잔하기 좋아서 만족스러웠다. 아파트의 위치도 스스키노역 바로 인근. 고층 아파트 건물이었는데 로비에서 보니 한국을 포함해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들락거리는 것이 많이 보여 거의 호텔 같은 느낌이었다. 요즘 조금 말도 많지만 이제는 일본에서도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숙박하는 것은 완전히 자리를 잡은 듯 싶다.

Screen Shot 2017-08-13 at 10.09.49 PM

집주인은 이 집에 살지 않고 계속 에어비앤비로 빌려주기만 하는 것 같은데 집을 찾아서 체크인하는 방법부터 집에 있는 TV리모콘, 세탁기 등의 사용방법까지 엄청나게 꼼꼼하게 매뉴얼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보고 역시 일본인답다고 느꼈다.

본국 미국에서는 잊혀졌지만 홋카이도에서는 전설이 된 클라크박사

Screen Shot 2017-08-13 at 10.14.19 PM

홋카이도를 상징하는 아이콘중 하나는 클라크박사다. 삿포로의 히쓰지오카 전망대에 가면 그의 전신상이 있다. 또 홋카이도대학에 가면 그의 흉상이 서 있다. “Boys be ambitious!”라는 말을 남겼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Screen Shot 2017-08-13 at 10.15.12 PM

클라크박사를 모티브로 한 상품도 많이 나와 있을 정도다. 이 지역의 전설, 신화라고 할까.

Screen Shot 2017-08-13 at 10.15.00 PM

나는 그래서 이 분이 홋카이도에 와서 뼈를 묻은 분인줄 알았다. 아니 최소한 10년이상은 홋카이도에 거주하면서 이 지역을 개척하고 홋카이도대학을 만드는 공헌을 한 줄 알았다. 그런데 관련 설명문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매사추세츠 농업대학 교수이던 클라크박사는 1876년 일본정부의 초청으로 홋카이도에 왔다.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9개월만에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가 당시 일본에 깊은 인상을 남기고 간 것은 맞지만 불과 9개월밖에 체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그가 만든 농업학교는 매사추세츠주립대가 됐지만 클라크박사는 거의 잊혀진 사람이 됐다. 나도 보스턴에서 3년반을 살았지만 그 동네에서 클라크박사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그가 9개월간 다녀온 홋카이도에서 클라크박사는 전설이 됐다.

맥주천국!

Screen Shot 2017-08-13 at 10.31.38 PM

삿포로에서는 겨울에는 눈축제, 여름에는 맥주축제가 열린다. 삿포로의 중심에 있는 오도리공원에 가보니 아사히, 기린, 삿포로 등 일본을 대표하는 맥주회사들이 각각 비어가든을 운영한다. 삿포로시민들이 다 쏟아져 나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이들이 나와서 맥주를 즐긴다.

Screen Shot 2017-08-13 at 10.31.12 PM

그 열기에 감탄했다.

저렴한 여행지

Screen Shot 2017-08-13 at 10.41.12 PM많은 여행지들이 의외로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위는 노보리베츠의 지옥온천.

Screen Shot 2017-08-13 at 10.40.44 PM

비에이쪽에 있는 청의연못. 물에 알루미늄 성분이 많아 푸른 빛으로 보인다. 관광객이 넘쳐흐르는데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Screen Shot 2017-08-13 at 10.40.29 PM

후라노의 도미타농장. 아름다운 라벤더 농장인데 이곳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Screen Shot 2017-08-13 at 10.39.59 PM

샤코탄의 카무이해변. 마치 캘리포니아의 해변 같은 느낌을 받았다.

Screen Shot 2017-08-13 at 10.49.52 PM.png

특히 홋카이도도 가는 곳마다 온천이 많다. 그중에 특히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온천 마을인 노보리베츠에서 ‘사기리탕’이라는 온천에 갔다. (위 사진) 어른 이용료가 420엔이다. 수건, 비누 등은 본인이 지참해야  하지만 온천으로서 탕의 품질은 깔끔하고 훌륭했다.

****

홋카이도는 일본이지만 좀 다른 일본입니다. 북적거리지 않는, 마치 캘리포니아 같은 일본이라고 할까요. 저는 아름다운 꽃밭으로 유명한 후라노가 와이너리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와 비슷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입니다. 평원에 꽃밭과 와이너리가 있고 가운데 열차가 다닌다는 점이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감소라는 일본의 문제를 그대로 떠안고 있으며 관광에 있어서 앞으로도 큰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별 내용은 없지만 가볍게 기록삼아 포스팅합니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8월 13일 at 11:05 오후

사진으로 보는 스얼 재팬부트캠프 2016

with one comment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의 실력있는 스타트업을 일본에 소개하는 재팬부트캠프행사를 3년전부터 매년 갖고 있다. 지난 11월 28일부터 3일간 가진 이 프로그램의 주요 일정을 사진으로 소개한다.

이번 행사에는 다음의 8개팀이 참가했다.

screen-shot-2016-12-04-at-10-36-26-pm

1. 모인 블록체인 기반의 빠르고 쉬운, 안전하며 저렴한 한국-일본 해외송금 서비스
2. 스캐터랩 당신의 행복한 연애를 돕는, 실용적이고 믿을 수 있는 콘텐츠 <연애의 과학>
3. 시어스랩 재밌고 독특한 비디오를 누구나 쉽게 촬영할 수 있는 셀카 동영상 앱 <롤리캠>
4. 크로키닷컴 여성 쇼핑몰을 한 곳에 모아 개인 취향에 맞는 상품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는 서비스
5. 쿨잼 허밍만으로 나만의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쉬운 작곡 앱 <Hum-on>
6. 텐핑 실시간 소문내기를 통해 보상받는 모바일 네이티브 광고 네트워크
7. 폴라리언트 세계최초 편광현상 기반 3차원 위치/자세 측정 기술 사용 모바일 VR용 모션컨트롤러
8. 플리토 실시간 통합 번역 플랫폼

screen-shot-2016-12-04-at-10-08-00-pm

월요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프로그램의 첫 방문지는 전 NHN재팬 대표를 역임한 천양현회장의 코코네라는 회사였다. 직원 230명, 포케고로라는 아바타SNS앱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이 회사의 기타무라 인사부장과 한희진 디자인실장이 우리 일행을 환대해주셨다.screen-shot-2016-12-04-at-9-53-39-pm

코코네 사무실의 위치가 에비스였기 때문에 끝나고 나서 2km정도를 행군해 다이칸야마의 T-site를 방문했다. 지적자본론으로 유명한 마스다 무네아키의 츠타야 서점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잠시 전열을 고른뒤 역시 근처 시부야에 있는 글로벌브레인 사무실로 향했다.

screen-shot-2016-12-04-at-10-12-00-pm

일본유수의 벤처캐피털인 글로벌브레인은 우리 재팬부트캠프일행을 위해서 특별한 나잇피치 행사를 개최해주었다. 글로벌브레인과 교류관계가 있는 대기업과 미디어관계자들을 초청해서 스타트업의 피칭을 듣는 것이다.screen-shot-2016-12-04-at-10-12-27-pm

스타트업얼라이언스를 간단히 소개했다.screen-shot-2016-12-04-at-10-13-00-pm

막 도착해 빠르게 통역과 함께 리허설을 끝낸 플리토 이정수대표의 발표로 시작했다.screen-shot-2016-12-04-at-10-14-12-pm

8팀의 발표가 끝나고 자유로운 네트워킹 시간이 시작됐다.screen-shot-2016-12-04-at-10-15-00-pm

글로벌브레인의 CEO 유리모토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2시간동안 뒷편에 서서 모든 스타트업의 발표를 지켜보았다. #놀랐다 지난 3월 사무실을 방문해 인사를 드렸을때 약속한 것이라며 철저히 지켜주셨다. 이날 행사에는 테크크런치재팬, 테크인아시아, 닛케이신문 기자까지 다 참석했다.screen-shot-2016-12-04-at-10-15-20-pm

첫날의 바쁜 행사를 마치고 호텔로 귀환. 시오도메의 빌라폰테뉴호텔. 가성비가 뛰어난 나의 11년 단골호텔.screen-shot-2016-12-04-at-10-15-35-pm

화요일 9시30분부터는 일본시장 진출 세미나. 첫 스타트는 일본의 스타트업전문미디어 더 브리지의 편집장 이케다상부터.screen-shot-2016-12-04-at-10-15-51-pm

두번째는 한화 드림플러스재팬의 금동우 본부장.screen-shot-2016-12-04-at-10-16-19-pm

세번째는 본엔젤스재팬 김범석대표.screen-shot-2016-12-04-at-10-16-29-pmscreen-shot-2016-12-04-at-10-16-59-pm

네번째는 어센드네트워크 박세용대표.screen-shot-2016-12-04-at-10-17-08-pm

다섯번째는 라인 정기현 CBO의 발표.screen-shot-2016-12-04-at-10-17-22-pm

그 다음에는 인근에서 사온 맛있는 도시락을 먹으며 네트워킹.screen-shot-2016-12-04-at-10-17-38-pm

세미나 뒤에는 바로 키오이쵸의 야후재팬 신사옥으로 이동해 야후재팬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피칭을 시작.screen-shot-2016-12-04-at-10-17-59-pmscreen-shot-2016-12-04-at-10-18-41-pm

야후재팬 직원들을 위한 피칭을 갖고 잠시 휴식한 뒤에 7시반부터 일본 IT 업계 한인 X 한국스타트업 밋업이 시작. 1백명이 넘는 분들이 와주셨다. 이런 큰 공간을 제공해준 야후재팬에 감사!screen-shot-2016-12-04-at-10-22-56-pm

맛있는 도시락을 제공. screen-shot-2016-12-04-at-10-22-01-pm

나의 간단한 한국스타트업생태계 업데이트에 이어 네이버 윤영찬부사장의 인사말. 그리고 스타트업대표들의 열정적인 발표, 패널 토론 등이 이어짐.screen-shot-2016-12-04-at-10-23-27-pmscreen-shot-2016-12-04-at-10-24-05-pm

그런 다음 생산적인 네트워킹 시간. 거의 밤 11시까지 이어졌음. 스타트업의 대표들에게는 일본의 한인IT커뮤니티와 연결을 만드는 귀중한 시간이 됐다.screen-shot-2016-12-04-at-10-23-48-pm

수요일 아침은 마지막으로 일본VC들을 대상으로 한 미니데모데이를 갖는 시간.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의 스타트업인큐베이팅 공간인 신주쿠의 스타트업 베이스 캠프에서 행사를 갖다. 한국담당인 에비하라상의 전격적인 도움 덕분.screen-shot-2016-12-04-at-10-28-08-pm

20여명 가까운 일본 투자자들이 왔는데 심사위원으로는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 에비하라상, 디지털거라지 다카히로상, DCM의 하라상이 수고해주심.

screen-shot-2016-12-04-at-10-26-41-pm

폴라리언트는 VR포지셔닝디바이스를 직접 데모까지 해서 보여주는 열정.screen-shot-2016-12-04-at-10-28-53-pm

끝나고 시장. 일본진출 Boot상은 시어스랩.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Camp상은 지그재그.screen-shot-2016-12-04-at-10-29-37-pmscreen-shot-2016-12-04-at-10-29-46-pmscreen-shot-2016-12-04-at-10-29-54-pm

이후 활발한 점심을 겸한 네트워킹시간이 이어졌다.screen-shot-2016-12-04-at-10-30-11-pm

마지막으로 멋진 사진으로 재팬부트캠프를 마감.japanbootcampall4

마지막으로 스얼의 재주꾼 이유진 매니저가 뚝딱뚝딱 만든 재팬부트캠프 소감 동영상. 감사합니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12월 4일 at 11:21 오후

일본은 스타트업의 불모지인가

leave a comment »

일본은 스타트업의 불모지인가. 전세계에 스타트업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일본은 아직도 도요타, 소니, 캐논 같은 대기업의 나라이며 요즘은 청년층 취업이 잘 되서 젊은이들의 창업의지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구글이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아시아에 처음으로 캠퍼스서울을 개소할 때 “왜 일본에 먼저 내지 않았느냐”고 구글 관계자에게 물어본 일이 있다. 그러자 “일본의 스타트업 열기가 그렇게 뜨겁지 않아서 그렇다”는 대답을 들은 일도 있다. 일본도 한국 못지 않게 규제가 엄격해서 일반 자가용을 가지고 택시영업을 하는 우버X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핀테크도 일본은 무풍지대였다.

Screen Shot 2016-04-10 at 9.32.20 PM

파이오니어스페스티벌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매년 5월에 열리는 스타트업축제다. 지난 3월23일 처음으로 파이오니어스 아시아행사가 도쿄에서 열렸다. 비엔나시 부시장과 파이오니어스 CEO 등과 함께 찍은 사진. 닛케이신문 주최로 열린 행사라 그런지 일본의 큰 대기업들이 대거 스폰서로 나섰다.

그런데 내가 지난 3월말 도쿄에서 열린 ‘파이오니어스 아시아’라는 스타트업 컨퍼런스에 다녀오면서 일본도 더 이상 스타트업 열풍의 예외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다음은 일본의 스타트업 업계의 최근 변화에 대해 내가 느낀 점이다.

Screen Shot 2016-04-10 at 9.37.16 PM

우선 일본열도에도 핀테크열풍이 상륙했다. 한국보다 정확히 일년이 늦었지만 그 열기는 한국 못지 않다. 지난해말부터 핀테크혁명에 대해 보도해 온 일본최대의 경제신문인 닛케이신문은 3월 닛케이핀테크라는 온라인전문지를 창간했다. 컨퍼런스참관권을 포함한 일년구독료가 48만6천엔, 즉 5백만원에 달한다. 경제주간지마다 핀테크특집을 커버스토리로 올리고 있다. 서점에 가보니 ‘핀테크혁명, 드디어 일본 상륙’이란 제목의 책이 맨앞에 진열되어 있다.

Screen Shot 2016-04-10 at 9.42.50 PM

일본의 금융1번지라고 할 수 있는 마루노우치 도쿄은행협회빌딩에는 지난 2월1일 피노라보(FinoLab)라는 곳이 생겼다. 미츠비시도쿄UFJ은행, 미츠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 등 일본의 3대메가뱅크본점이 있는 이 거리에 핀테크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공간이 생긴 것이다. 우선 16팀의 일본 유망 핀테크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일본최대의 광고대행사인 덴츠가 운영하는 이 핀테크육성센터에는 매일처럼 전국의 금융관계자가 찾아온다. 일본의 3대메가뱅크와 전국의 지방은행들은 핀테크관련조직을 신설하거나 기존 조직에서 핀테크 연구와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월8일에는 KTB솔루션 등이 한국에서 참가한 코리안핀테크데모데이라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Screen Shot 2016-04-01 at 3.44.06 PM

Screen Shot 2016-04-10 at 9.49.03 PM

머니트리에는 일본의 3대 메가뱅크가 모두 투자했다.

일본에는 이미 사업이 상당한 궤도에 오른 핀테크스타트업도 많다. 개인자산관리분야에는 머니포워드와 머니트리가 유명하다. 머니포워드는 350만명, 머니트리는 1백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이들은 모든 은행과 신용카드들의 사용내역을 자동으로 연결해 분석해 주는 일종의 온라인가계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에 대응되는 일본의 금융기관은 약 2600개사로 거의 모든 은행, 증권사, 카드사 등에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놀랍게도 머니트리의 경우 호주인인 폴 채프먼CEO를 비롯해 직원의 절반이 외국인일 정도로 국제화된 팀이다. 머니트리는 일본의 3대메가뱅크계열 벤처캐피털에서 모두 투자받았다.

한국의 경우 보안문제 등의 우려로 금융기관이 외부스타트업이 고객데이터를 긁어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온라인가계부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프리(Freee)라는 핀테크회사는 클라우드회계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소규모기업이 엑셀 등을 쓰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회계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이다. 벌써 50만명의 비즈니스가 쓰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에는 원하면 회사의 재무데이터를 외부와 실시간으로 공유해줄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해 일본의 지방은행인 기타구니은행은 복잡한 대출심사과정 없이 중소기업에 효율적으로 대출을 해줄 수 있게 됐다.

또 아마존재팬은 쇼핑몰 입점상인에게 복잡한 심사절차없이 현금흐름과 성장성 등을 보고 바로 대출해주는 아마존렌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못지 않게 지극히 보수적으로 알려진 일본의 금융업계에서 이미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핀테크스타트업이 나오고 있고 금융기관들과 폭넓은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놀라왔다. 공인인증서, 액티브X 등을 사용해야만 하는 규제 때문에 갈라파고스화된 한국의 금융업계와 달리 일본만 해도 금융IT환경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르고 있고 글로벌회사들이 들어와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Screen Shot 2016-04-10 at 9.52.19 PM

두번째로는 내가 변화를 느낀 것은 실력있는 일본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부상이다. 내가 참석한 파이오니어스아시아 컨퍼런스의 최종결선에서 우승한 휠(WHILL)은 이 행사에서 만난 수많은 일본의 하드웨어스타트업중 하나였다. 이 회사는 기존의 사용하기 불편하고 디자인도 흉한 휠체어를 대폭 개선한 스마트 전동휠체어를 개발했다. 미래형 디자인에 스마트폰앱을 이용해서 제어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심지어 목적지를 설정하면 자동운전으로 가는 기능까지 있다.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만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얼마전 FDA승인을 받고 전세계로 판로를 개척중이다.

Screen Shot 2016-04-01 at 3.46.13 PM

내가 인상적으로 본 것은 이 회사의 창업자 3명이다. 자동차회사인 닛산, 전자회사인 소니, 카메라-의료기기회사인 올림퍼스 출신의 30대 엔지니어 3명이 의기투합해서 창업했다. 각각 자동차, 카메라, 의료기기 엔지니어가 모인 것으로 스마트 휠체어를 만들기 위한 이상적인 조합이었다. 이들을 보니 대기업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던 일본의 엔지니어들이 이제 스타트업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장인정신을 가진 일본의 엔지니어들이 스타트업으로 가면 어떻게 될까.

컨퍼런스 행사장에서 만난 본엔젤스 김범석 일본지사장은 “시부야에 가보면 낡은 빌딩들 구석구석 사무실에 자리를 잡고 독특한 제품을 개발하는 일본의 창업자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세번째로 느낀 것은 일본 대기업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에는 정부의 거창한 창업지원정책이나 멋진 창업지원공간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많은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IMG_8210IMG_8219

그런 모습을 단적으로 볼 수 있는 곳이 모닝피치라는 행사다. 도쿄 신주쿠에서는 매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두시간동안 열리는 이 행사는 스타트업 4~5팀이 발표하고 대기업이나 벤처캐피털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만남의 장이다. 이번 4월 첫째주에 열린 모닝피치는 144회째로 핀테크특집이었다. 3년동안 꾸준히 운영된 것이다. 150명이 참석할 수 있는데 매번 미리 신청하지 않으면 일찍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커피는 커녕 물 한잔 주지 않는데도 대기업관계자들이 꽉꽉 들이차서 스타트업의 발표에 귀를 기울기고, 열심히 질문하고, 끝나고 명함을 교환하고 돌아간다. 정부의 입김 없이 완전히 민간기업중심으로 이런 행사가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이밖에 글로벌하게 투자하는 일부 일본VC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DG벤처스의 다카히로상은 요즘 폴란드에 자주 출장을 다닌다고 했다. 폴란드에 좋은 스타트업이 많다는 것이다. “펀드에 지역제한이 있지 않느냐. 해외에 그렇게 제한없이 투자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하자 “외부출자를 받지 않은 DG그룹 자체 펀드로 투자하기 때문에 괜찮다. 좋은 회사라면 세계 어디라도 투자할 수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DG그룹은 가가쿠닷컴의 모회사로 MIT미디어랩 디렉터인 조이 이토가 창업자중 한명인 회사다.)

Screen Shot 2016-04-10 at 9.58.06 PM

잠시 유리모토CEO에게 인사하러 들른 시부야의 글로벌브레인 사무실에서 투자기업 포트폴리오를 보니 MIT의 인공지능로봇 스타트업 Jibo라든지 스마트도어락 회사인 샌프란시스코의 오거스트 같은 유명회사들의 이름도 보였다. 물론 비트파인더, 팀블라인드 등 한국스타트업에도 많이 투자했다.

***

이처럼 조용히 내실있게 성장하는 일본의 스타트업들을 보면서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꼈다. 일본은 적어도 역량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스타트업과 협업할 수 있는 생태계가 되어 있는 나라다. 게다가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충분한 크기의 내수시장도 있다. 일본의 스타트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외국인인재들도 많다. 일본의 스타트업생태계는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지는 않지만 서서히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 일본기업들이 내향적이며 글로벌행사에 나와서 적극적으로 홍보를 잘 하지 않으니 잘 보이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정부가 대대적인 ‘창조경제’ 드라이브를 펼치는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는 일견 활발해 보인다. 잘 꾸며진 큰 규모의 스타트업지원센터들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하지만 헤이딜러, 콜버스의 사례에서 보듯이 아직 시대착오적인 규제는 여전하다. 한국인들로만 이뤄진 스타트업들은 다양성이 부족하다. 높은 기술과 자본이 필요한 하드웨어분야에서의 창업과 성공사례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한국대기업의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도 이제 시작이다.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마음껏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도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고, 대기업 등 민간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활발한 투자와 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자생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한국일보에 기고했던 글을 보완했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4월 10일 at 10:14 오후

샌드위치 삼성

with 2 comments

CES Asia 2015에서 본 한 중국 드론업체의 부스.

CES Asia 2015에서 본 한 중국 드론업체의 부스.

한달전 상하이와 도쿄를 연달아 다녀왔다. 상하이에서는 CES아시아에 들렀는데 그야말로 중국인들의 창업열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스마트홈, 가상현실(VR), 드론, 웨어러블 등 새로운 분야에서 뭔가 만들겠다고 창업하는 회사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조잡해 보이는 제품이 많지만 이렇게 도전하고 뭔가 만들어낸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렇게 빠른 실행을 하다보면 실력이 쌓인다.

도쿄역앞.

도쿄역앞.

도쿄는 근래 20여년중 가장 분위기가 밝아보였다. 만나는 사람마다 “경기가 좋다”고 하고 시내곳곳에 새로 올라가는 빌딩 천지였다. 긴자거리에는 중국관광객이 흘러넘쳤다. 내가 출장가있는 동안 일본신문에는 “닛케이지수가 10일 연속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27년만의 일”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돈이 넘쳐나니 일본대기업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의지도 높았다.

이번 출장을 통해 내가 실감한 것 또 하나는 애플과 중국회사들의 공세에 샌드위치가 된 한국 대표기업 삼성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똑같은 이유로 어려움을 겪게 될 한국경제에 대한 걱정이었다.

Screen Shot 2015-06-21 at 3.27.48 PM

우선 상하이에서 지하철을 타보니 애플의 약진, 삼성의 몰락이 그대로 느껴졌다. 차량을 이동해 가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수십명의 사람들을 관찰했는데 반이상이 아이폰이었다. 지난해 방문했을때와 비교해서 아이폰의 비중이 높아진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었다. 아이폰이외에는 샤오미, 레노보, 쿨패드 다양한 중국산 안드로이드폰이 많이 보였다. 삼성폰을 쓰는 사람은 거의 보기가 어려웠다.

상하이 현지분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신제품인 갤럭시S6 엣지도 거의 반응이 없다고 한다. 반면 샤오미는 여전히 잘 나가고 특히 샤오미 노트가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삼성의 문제는 소프트웨어라고 지적했다. 샤오미의 OS인 MIUI는 중국현지에 맞게 튜닝이 잘됐고 중국인에게 쓰기 편리하다. 반면 삼성은 그런 장점이 느껴지지 않고 오래 쓰면 쓸수록 소프트웨어가 느려진다는 평판이 있다는 것이다. 이 분의 경우 몇년전까지만 해도 샤오미를 깔봤고 삼성을 높이 평가했는데 이제는 반대로 생각하게 됐다. 지금은 샤오미 구매를 고려하고 있고 삼성은 다시 생각이 전혀 없어졌다.

이미 중국에서는 안드로이드폰은 다양한 현지브랜드가 제품이 쏟아져 나와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화웨이, 레노보, ZTE 같은 대기업외에도 오포, 메이주, 쿨패드 등 다양한 브랜드의 꽤 괜찮은 스펙의 중국스마트폰이 삼성폰의 절반값인데 삼성을 살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즉, 안드로이드시장은 중국업체들이 거의 평정했다.

아이폰은 중국의 비즈니스맨들과 젊은 여성층에서 특히 절대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내가 최근에 만난 알리바바의 임원들은 모두 아이폰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CES아시아전시장과 쇼핑몰, 공항 등에서 보면 젊은 여성일수록 예외없이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

일본 도쿄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아이폰점유율이 높은 일본이었지만 이제는 더 높아진 것을 체감했다.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들중 70%정도는 아이폰을 쓰는 것 같다. 일본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는 소니의 엑스페리아가 가장 많이 보였다. 역시 삼성폰은 볼 수가 없었다. 일본의 휴대폰판매랭킹을 집계하는 BCN사이트에서 찾아보니 갤럭시 S6는 34위에 불과하다.(6월21일 현재)

Screen Shot 2015-06-21 at 2.51.03 PM

삼성이 전력투구한 명품 하드웨어폰인 갤럭시S6와 엣지가 왜 이렇게 먹히지가 않을까.

그것은 스마트폰업계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하드웨어만 잘 만들면 되는 시대는 끝났다. 소프트웨어나 관련 IoT제품 생태계로 차별화를 해야 한다. 애플이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 애플워치까지 소프트웨어로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해 놓았고 앱스토어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만들어놓았는지 애플유저들은 잘 안다. 하드웨어는 아이폰과 비슷하게 고급으로 만들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삼성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다.

샤오미의 제품은 요즘 한국의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인기다. 한국에서도 점점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샤오미의 제품은 뛰어난 가성비로 요즘 한국의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인기다. 한국에서도 점점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그런데 샤오미 같은 중국회사들은 그것을 삼성보다도 잘 한다.  샤오미는 중국고객들이 쓰기 편하게 최적화되어 있는 모바일 소프트웨어OS를 만들고 좋은 앱들을 발굴해 자체 앱생태계를 만들었다. 미밴드, 스마트체중계, 액션카메라 등 샤오미폰에서 쓰기 편하면서도 값이 싼 IoT제품을 쏟아내면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샤오미가 중국고객들을 충성스럽게 만드는 동안 삼성은 중국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와 생태계를 만드는데 실패했다. 이제는 애플조차 iOS에 중국고객을 의식한 각종 편의 기능을 넣는데 노력하고 있는 판국에 말이다.

비용만 지불하면 원하는 스펙으로 스마트폰을 설계해주는 디자인하우스가 심천에는 1백여곳이 있다. 여기서 받은 설계도로 폭스콘 등에 스마트폰을 주문생산하는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스마트폰의 심천모델이다. (출처 : 닛케이비즈니스)

비용만 지불하면 원하는 스펙으로 스마트폰을 설계해주는 디자인하우스가 심천에는 1백여곳이 있다. 여기서 받은 설계도로 폭스콘 등에 스마트폰을 주문생산하는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스마트폰의 심천모델이다. (출처 : 닛케이비즈니스)

심천발 중국스마트폰의 도전도 무시할 수 없다. 하드웨어는 중국업체들에 의해서 평준화되고 있다. 그야말로 충분히 좋으면서도 (good enough) 가격은 프리미엄폰의 절반가격인 폰들이 넘쳐난다.  샤오미외에도 심천의 하드웨어생태계에서 수많은 가격대성능비가 뛰어난 저가 스마트폰이 넘쳐난다. 원플러스원 같은 스마트폰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들은 이제 중국내수시장을 넘어서 세계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런 폰을 한번 써본 소비자는 안드로이드폰을 아이폰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고 사려하지 않는다. 삼성의 프리미엄폰이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비용만 지불하면 원하는 스펙으로 스마트폰을 설계해주는 디자인하우스가 심천에는 1백여곳이 있다. 여기서 받은 설계도로 폭스콘 등에 스마트폰을 주문생산하는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스마트폰의 심천모델이다. (출처 : 닛케이비즈니스)

2014년 1분기와 2015년 1분기 중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비교

삼성의 중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은 급전직하중이다. 과연 4월에 출시한 갤럭시 S6로 얼마만큼 점유율을 만회했을까 궁금한데 내가 체감한 느낌으로는 큰 회복은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저만치 앞서가는 혁신기업 애플과 무서운 기세로 쫓아오는 중국의 스마트폰업체들. 삼성은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다. 그리고 사실 삼성이 처한 현실이 한국경제가 처한 그것을 그대로 투영한다. 여전히 혁신으로 앞서나가는 미국, 엔저로 호황을 맞은 일본, 창업열기를 통해 역동적인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중국, 이 틈바구니에서 한국은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가.

/최근 시사인에 기고했던 글을 보완.

Written by estima7

2015년 6월 20일 at 8:17 오후

일본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 열기

with 3 comments

왼쪽이 기무라 마사유키 토마츠 벤처서포트 해외영업부장.

왼쪽이 기무라 마사유키 토마츠 벤처서포트 해외영업부장. 스타트업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다.

얼마전 한국의 스타트업컨퍼런스에 참석하러 방한한 토마츠벤처서포트의 기무라 마사유키 해외영업부장을 만났다. 토마츠벤처서포트는 일본의 대형회계법인인 딜로이트토마츠의 자회사로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연결하고 자문하는 역할을 하는 회사다. 기무라상은 공인회계사로서 일하면서도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아 주말마다 열심히 스타트업을 만나고 각종 회계자문을 하면서 도와줬다고 한다. 그러다가 2010년부터는 아예 자회사로 옮겨서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수립, 펀딩, 상장 등을 자문해주고 대기업들의 스타트업투자를 돕고 있다. 그는 올해부터는 실리콘밸리로 파견되서 일본스타트업의 해외진출과 해외스타트업의 일본진출을 돕는 일을 맡고 있다. 이런 일을 하는 토마츠벤처서포트는 도쿄에 30명, 전국에 150명정도의 직원이 있다고 하니 일본에서 스타트업열기가 만만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기무라상이 일본의 스타트업투자열기에 대해서 내게 해준 이야기를 그의 슬라이드를 곁들어 메모해봤다. 그는 발표자료를 한글로 번역해서 가져왔다.Screen Shot 2015-06-14 at 11.19.56 AM

그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스타트업투자금액은 2006년 1천4백억엔대에 이를 정도였지만 계속 감소하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반토막이 됐다. 그리고 2012년에는 5백억원대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의 스타트업붐을 타고 2014년에는 1천1백억엔대까지 회복됐다. 그리고 올해에는 2006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투자열기에 비해 의외로 투자금을 받은 스타트업의 수는 오히려 소폭 하향세다. 이에 대해 기무라상은 “아직도 일본에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창업이 활발하지 못하다”며 “특히 실패하면 다시 대기업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두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문화때문에 일본에서는 좋은 인재들이 스타트업으로 덜 가는 편인데 이것도 최근에는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Screen Shot 2015-06-14 at 4.39.47 PM

어쨌든 그런 이유로 해서 소수의 좋은 일본스타트업은 몸값이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 스타트업별 평균 투자금액은 2006년의 5천만엔에 비해 2014년은 7천2백만엔으로 휠씬 높아졌다.

Screen Shot 2015-06-14 at 11.20.41 AM

그리고 몇백억원규모의 거액 자금조달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뉴스, 구노시 등의 모바일뉴스앱을 내는 스타트업들도 수백억원의 펀딩에 성공했다.

Screen Shot 2015-06-14 at 11.22.07 AM

이런 일본의 스타트업 열기속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대기업의 CVC설립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CVC는 Corporate Venture Capital의 약자로 대기업이 스타트업투자를 목적으로 만든 벤처펀드를 말한다. 야후재팬 같은 인터넷기업이 YJ캐피탈이란 약 2천억원규모의 벤처캐피털을 만들어서 모바일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추세가 인터넷기업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NTT도코모, KDDI 같은 이동통신회사와 니콘, 오므론 같은 제조업체 그리고 심지어는 후지TV, 도쿄방송같은 미디어까지 CVC를 만들고 스타트업투자에 나서고 있다.

Screen Shot 2015-06-14 at 11.23.00 AM

또 KDDI, NTT도코모 등은 스타트업육성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

Screen Shot 2015-06-14 at 2.35.43 PM

일본의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에 관심이 아주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토마츠가 매주 개최하는 모닝피치 이벤트다. 매주 목요일 아침 7시에 도쿄 신주쿠에서 일본의 대기업 신규사업담당자 150명이 모여서 스타트업 4~5개사의 발표를 듣고 열띤 질문을 던진다. 지금까지 90회이상 개최됐고 50건이상의 사업제휴가 이뤄졌다. 이번 7월16일에는 한국의 스타트업 2팀이 참가할 예정이기도 하다.

Screen Shot 2015-06-14 at 11.23.39 AM

일본내의 스타트업 몸값이 너무 올라가고 투자할 스타트업의 숫자가 부족하다보니 이들은 해외에까지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라쿠텐은 호창성, 문지원부부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비키(ViKi)를 2013년에 약 2천억원에 인수했다.

Screen Shot 2015-06-14 at 11.24.00 AM

이밖에도 모바일게임회사인 DeNA는 비트윈앱으로 유명한 한국의 VCNC에 투자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소프트뱅크가 쿠팡에 약 1조원을 투자했다. 이처럼 리쿠르트, KDDI,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 등은 해외투자가 가능한 펀드를 조성하고 적극적으로 해외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기무라상은 이것은 한국스타트업에게도 일본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런 일본 대기업의 스타트업투자열기는 한국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 조금 다르다. 정부의 스타트업지원정책이 거의 없는 일본에서 이런 대기업의 움직임은 자발적인 것이다. 기무라상은 급격히 변화하는 디지털경제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부의 혁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오픈이노베이션’철학이 일본기업에서는 대세가 됐다고 말한다. 반면 한국의 대기업들은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오픈하고 스타트업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일본기업들처럼 완전히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다. 정말 필요를 느끼서 한다기보다는 정부의 창조경제정책에 화답하는 느낌이 강하다.

회계법인인 토마츠가 스타트업생태계육성에 나서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한국에서는 정부기관에서 하는 일을 민간에서 한다. 토마츠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이런 활동을 한다. 스타트업들이 성장해서 장차 그들의 중요한 클라이언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보수적인 문화의 일본대기업들도 이처럼 변신하고 있다는 것은 놀랍다. 글로벌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싫든 좋든 혁신을 더 빨리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한국의 대기업들도 스타트업과의 소통이 필수다. 한국의 대기업들도 늦기 전에 빨리 이 점을 깨달았으면 한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6월 14일 at 5:29 오후

스타트업에 게시됨

Tagged with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