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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로 치솟는 스타트업 밸류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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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로벌한 스타트업 투자가 얼마나 뜨거운지를 보여주는 블룸버그 보도 동영상이다. 특히 지난주에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에 엄청나게 큰 펀딩이 있었다고 한다.

소셜 뉴스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레딧이 7억불을 펀딩했다. 약 8천억원쯤의 거액인데 이 펀딩으로 레딧의 밸류에이션은 10B이 됐다. 약 11조원+다. 비상장 기업의 캡테이블 관리, 주주명부 관리 등을 도와주는 플랫폼인 카르타도 5억불을 펀딩했고 밸류에이션은 7.4B이 됐다. Rent-to-Own이라는 독특한 모델을 가진 디비홈 Divvy도 2억불을 펀딩하며 밸류에이션도 2B이 됐다.

이들의 밸류에이션이 정말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 레딧의 경우에는 7B에서 이번에 10B으로 오른 것이고, 카르타는 이전 밸류에 비해 2배, 디비는 4배가 오른 것이라고 한다.

이런 스타트업의 엄청난 거액 펀딩과 밸류 급등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위는 CB인사이츠가 집계한 글로벌 스타트업펀딩 통계인데 지난 2분기에만 무려 156B이 스타트업에 투자됐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에도 지난 7월 한 달만해도 스타트업 투자금이 무려 3조원에 달했다. 야놀자가 소프트뱅크비전펀드에서 2조원을 투자유치했기 때문이다. 야놀자의 밸류에이션도 위에 언급한 레딧과 비슷한 10조원이 됐다.

이런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전세계적으로 증시가 초활황인데다 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특히 좋다. 빅테크 회사들의 시총은 몇 배가 올랐다. 그 회사들에 투자했던 VC들도 이미 엄청난 수익률을 올렸고 그 덕분에 LP들에게 돈을 더 받아 더 큰 펀드들을 결성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렇게 시장에 돈이 넘치고 좋은 스타트업 투자 경쟁이 벌어지니 밸류에이션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다만 어느 정도 검증된 유명 후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돈이 더 많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기댈 곳이 없는 듣보잡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그래도 역시 펀딩이 어려울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이 역사상 스타트업 펀딩에 가장 좋은 타이밍인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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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15일 at 11:09 pm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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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은 테크스타트업의 상장 러시다. 리프트, 우버, 핀터레스트, 줌 등 유명 유니콘 스타트업들이 줄줄이 상장중이다. 그런데 내게는 듣보잡 유니콘이 하나 며칠전에 상장했다. 크라우드 스트라이크(Crowdstrike)라는 회사다. 클라우드를 통해서 보안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라고 한다. 역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다.

그런데 이 회사의 IPO가 대박을 쳤다. 공모가 34불도 높다고 했는데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두배로 뛰어오른 것이다. 지난 금요일 종가가 67.5불이다.

2011년 설립된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49.8M이다. 적자는 140M으로 아직 상당히 크다. 매출은 전년대비 두 배 성장했다. 이 회사가 표방하는 것은 보안소프트웨어시장에 있어서 세일즈포스 같은 회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즉, 클라우드위에서 작동하는 보안 소프트웨어다. 아마존 AWS위에서 작동하는 보안소프트웨어다.

클라우드라는 트렌드를 잡은 급성장 회사라서 그럴까. 매출액이 아직 시만텍의 5%밖에 안되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시가총액은 13B(약 15조원)로 보안SW업계의 거인 시만텍의 12B를 넘어섰다. 직원수도 시만텍은 1만2천명쯤 되는데 비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1500명정도 밖에 안된다. 시만텍은 37년된 회사다.

보안 업계에서도 거액을 투자받고 새로운 트렌드를 탄 이런 스타트업이 설립후 겨우 8년만에 상장해 기존 업계 1위회사의 시총을 넘어서는 일이 생기고 있다. 전세계 컴퓨팅업계의 트렌드가 설치형(On premise) 소프트웨어에서 클라우드로 바뀌면서 생기는 변화다. 어떤 회사든지 이런 세상의 변화를 외면하고 1위자리에 도취되어 안주하고 있다가는 순식간에 이런 도전자에 의해 밀려버리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할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이런 트렌드의 변화는 확실한 것 같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6월 16일 at 11:09 pm

유니콘 IPO붐으로 클라우드가 무서운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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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봤던 미국의 경제 뉴스다. 미국은 지금 테크 유니콘 스타트업들의 IPO붐이다.

주요 IPO예정 테크기업들 (그래픽 출처 CNBC)

그런데 이런 IPO붐의 놀라운 승자라니 누굴까 싶어서 봤다.

결론은 아마존 웹 서비스, 즉 AWS 얘기였다. 새로 상장하는 이들 테크기업들이 맹렬하게 AWS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Lyft는 2021년말까지 3억불(300M)만큼의 AWS를 쓰기로 계약해 두었다고 한다. 핀터레스트는 2017년 5월부터 2023년 7월까지 750M만큼을 계약해 두었다는 것이다. 장기 계약을 해서 비용을 낮추려는 것 같은데 어쨌든 이들 테크기업들이 얼마나 아마존 클라우드에 의존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우버나 슬랙 등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로 AWS를 엄청나게 쓰고 있다.

출처 WSJ

AWS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여주는 그래프다. 2018년의 AWS매출은 25억6천6백만불로 한화로 거의 30조원에 육박했다. 그리고 올해 매출 전망은 40조원이 넘는다.

출처 : Geekwire

올해 1분기도 큰 성장을 기록했다. 매출이 7.7B으로 전년대비 41%성장, 또 영업이익도 2.2B으로 55% 성장했다. 다만 분기별 성장률은 조금 둔화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게 아마존만 잘되는 것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비즈니스도 엄청 잘된다. MS의 클라우드서비스인 Azure는 1분기에 73% 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분기이익도 19% 증가했고, 주가가 급등해 시총 1조달러(1000B)을 돌파해 애플을 제쳤다.

유니콘스타트업들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글로벌하게 성장한다. 이들이 잘되면 잘될수록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잘된다. IT패러다임이 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껴서 메모해봤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4월 26일 at 10:27 pm

2019 알토스 애뉴얼 미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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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019년 3월20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알토스 애뉴얼 미팅에 다녀왔다.

알토스 애뉴얼미팅은 한국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실리콘밸리의 VC인 알토스벤처스가 주로 해외LP를 초청해서 한국스타트업생태계의 현황과 투자실적을 설명해주는 자리다. VC들은 보통 이런 행사를 일년에 한번씩 정례적으로 갖는다. 자신들의 펀드에 돈을 맡겨준 LP들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2시부터 4시까지는 LP들만을 대상으로 투자전략과 투자실적 등을 설명한다. 그리고 4시부터 6시까지는 LP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성장 포트폴리오 스타트업의 대표들이 와서 발표한다. 그리고 모두 칵테일 네트워킹을 하다가 7시반쯤부터 저녁식사를 갖는다.

멋진 기념품

나는 알토스코리아펀드에 돈을 출자한 LP가 아닌데도 2013년 김대표님이 홀인원을 할 때 같이 했다는 인연으로 매년 초청을 받고 있다. 오늘 본 내용을 공개할 수 있는 부분만 간단히 사진으로 공유해 둔다.

우선 LP들 전원이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한다. 국내 LP들도 있지만 미국과 중국, 홍콩 등에서 온 아시아LP들도 많다. 전문 투자회사, 패밀리오피스 등이 많다. 알토스를 통해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관심을 갖고 보게 된 분들이다. 행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 진행된다.

알토스파트너들이 슬라이드가 넘어갈 때마다 마이크를 넘기며 돌아가면서 설명을 한다.

알토스팀이다. 지난해 2천억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을 정도로 이제는 큰 VC가 됐는데 아직도 작은 팀이다. Han, Anthony, Ho는 10년이상 사진을 안바꾸고 있어서 실제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ㅎㅎ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는 펀드결성도 최고기록, VC투자액도 지난해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는 설명을 했다.

한국의 VC펀드들도 이제는 사이즈가 상당히 커졌다는 얘기다.

엑싯 환경도 좋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아직도 한국에서의 엑싯은 세컨더리 마켓이 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알토스벤처스는 지난해 정말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 한국의 5개 유니콘회사중 4곳이 알토스 투자회사라는 것이다. 쿠팡, 크래프톤(블루홀), 우아한 형제들(배민), 토스(비바리퍼블리카)다. 그리고 미국에서 알토스가 투자한 게임회사 로블록스(Roblox)가 유니콘이고 지난해 큰 수익을 가져다 줬다.

한국은 정부가 스타트업을 강하게 밀고 있고 대기업들도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투자와 육성이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도 했다. 특히 올초 문재인대통령이 주요 스타트업대표들을 만났는데 그중 알토스회사가 많다는 얘기도 했다.

그래서 한국의 창업자들이 가장 투자받고 싶어하는 VC로 그 유명한 소프트뱅크를 꺾고 1위를 했다는 언급도 있었다.

여기까지가 1부였다. 2부는 LP이외에 알토스투자사 창업자들과 다른 투자사까지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알토스 포트폴리오중 LP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유망 스타트업의 발표를 들었다.

첫번째 발표는 타다(쏘카)의 박재욱 대표였다. 거의 초기단계부터 투자하는 알토스가 예외적으로 후기 투자를 한 경우라고 한다. 급성장하는 타다의 가능성을 본 것이다.

박대표는 한국의 모빌리티시장이 세계에서 손꼽을 수 있을 정도로 큰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했다. 타다는 지난해 10월에 3백대 정도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지금 벌써 7백여대로 서비스중이며 계속 빠르게 성장중이라고 했다. 야심이 대단하다.

두번째 발표는 마이리얼트립의 이동건대표다. 개인여행가이드제공에서 종합 개인여행플랫폼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번째는 아이디어스의 김동환대표다. 온라인 핸드메이드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한다. 5천 500여명의 작가들이 입점해 액세서리, 가죽공예, 도자기, 천연비누, 수제먹거리 등 약 9만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 다음은 Growth Session이다. 홍콩의 캐피털월드인베스터스의 Sugi Widjaja가 사회자로 배민의 김봉진대표, 토스의 이승건대표, 크래프톤의 배동근CFO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했다. 이승건 대표의 영어실력에 감탄. 토스를 통해 제공되는 수협의 예금 서비스로 2개월간 20만계좌가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했다. 나도 그래서 그 자리에서 토스로 수협적금통장을 만들어 봤는데 2분만에 개설했다.

이후 약 1시간동안 저녁식사가 시작되기 전 홀에서 창업자들, 투자자들과 자유로운 대화의 시간이 이어진다.

그리고 저녁식사. 매년 안소니가 자신의 한국어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선보이는 순서가 있었는데 이제는 안하는 것 같다.

많은 훌륭한 창업자들과 만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기도 했다. 프리미엄 면도날 온라인 구매 서비스 와이즐리의 김동욱 대표.

토스 이승건 대표에게 거의 5년전에 봤을 때는 영어를 그렇게 잘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어떻게 그렇게 일취월장 늘었냐고 했다. 이대표는 유학경험이나 해외장기체류경험이 없다. 그랬더니 “해외투자를 받기 위해서 필요하니까 열심히 노력했더니 잘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 스타트업의 매력을 설명하고 교류의 기회도 만드는 이런 VC들의 애뉴얼미팅 행사가 좀 더 많아지면 좋을 것 같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3월 20일 at 11:50 pm

세계적으로 유명한 창업자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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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스벤처스 김한준 대표님의 페이스북 포스팅을 보고 공감이 가서 나도 몇마디 덧붙여 메모. 세계적으로 유명한 창업자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분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이 가는 내용을 적은 것이라고 한다. (그 유명한 창업자가 누구인지는 나중에 개인적으로 물어봐야겠다.)

* 개발팀 숫자가 빨리 많아지니 너무 힘들었다. 재미도 덜 있었고. 진짜 잘하는 몇 명이 그저그런 몇 십명보다는 나은것같다.

위 말을 읽고 스티브 잡스의 예전 발언이 생각났다. 잡스는 아래 인터뷰 동영상에서 SW업계에 있어서 A급인재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대개의 경우 보통 인재와 최고의 인재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택시기사를 예로 들어볼까요. 최고의 운전기사와 보통의 기사는 한 30%정도 능력에서 차이가 날 것입니다. 보통 인재와 최고 인재의 생산성은 20~30% 정도 나고 2배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일반적인 업계에서는 아주 큰 편입니다. 그런데 SW업계는 다릅니다. 보통과 최고의 차이는 50배, 심하면 100배가 납니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런 선택받은 A플레이어를 찾는데 내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B플레이어로 타협하지 않습니다.”

* 개발 잘하는 사람하고 개발자 잘 이끄는 사람하고는 다른 것 같다. 괜히 잘하는 개발자를 다른 개발자들 manage 하라고 했다가 이것도 저것도 안되었다.

현역시절 최고의 선수가 감독으로도 꼭 잘한다는 법은 없는 것과 같은 얘기다. 개발자의 세계도 비슷한 것 같다. 한국에서는 개발실력이 뛰어난 엔지니어가 승진해서 CTO까지 맡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CTO가 전체 개발조직을 총괄한다. 그런데 내가 예전에 미국에 가서 알게 된 것은 많은 테크회사에서 CTO는 조직운영을 맡지 않는다는 것이다. CTO는 그 회사의 기술로드맵이나 비전을 그리는 일을 하고 기술 관련해서 외부에 회사를 대변하는 얼굴 역할을 한다. 그리고 내부의 개발 조직은 보통 VP of engineering이나 Director of engineering 같은 직함을 가진 매니저능력을 가진 사람이 맡아서 운영한다. CTO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 이들은 직접 개발을 하지 않고 프로젝트 운영을 한다고 할까. 내가 경험한 바로는 그렇다.

* 무지 빨리 성장하는 회사들은 안에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 개판이다. 간신히 고쳐나가면서 빨리 크는거다. 모든 것을 정상적으로 잘 처리하는 회사치고 빨리 성장하는것 못봤다.

이 말씀에 가장 공감이 갔다. 미친듯이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들이 많다. 그런데 그런 회사 내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실은 정말 문제가 많고 개판이다”라는 이야기를 나도 그동안 많이 들었다. 알고 보면 엉망이고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99년, 2000년쯤에 한메일과 카페 등으로 쭉쭉 성장하던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미팅을 다녀온 사람들은 “직원들이 너무 건방지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학교 동아리 같다.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한다. 창업자가 성격이 괴팍하고 경쟁자 실무진에게 전화해 소리를 지른다”고 했다. 회사가 뜨는 것은 일시적 거품이고 저러다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얘기도 했다. 미국에 가서도 보면 구글도 한때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내부 의사결정과 일하는 방식이 체계적이지 않고 너무 혼란스럽고 직원들에게 공짜밥을 너무 많이 주는 등 돈을 많이 써서 주저 앉을 것이란 얘기였다. 2005년인가 2006년쯤 그런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요즘도 비슷하다. 잘 나가는, 쑥쑥 크는 회사들에 대해서 뒷담화가 난무한다. 그 회사 사실은 운영이 엉터리다, 직원들을 갈아 넣어서 희생시킨다, 창업자가 성격이 나쁘다더라, 공동 창업자들이 다 떠났다더라, 비즈니스모델이 말이 안된다, 대기업들이 정색하고 들어가면 곧 망한다… 등등. 들어보면 그럴듯 해서 나도 같이 걱정이 될 정도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자. 어떤 사람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잘 하나? 신입사원일때부터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실행하는 원숙한 40, 50대의 부장, 임원처럼 하는 사람이 있을까. 회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다 배워가면서 크는 것이다. 처음에는 미숙하지만 열정과 패기로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다.

또 창업자가 온화하고 착하고 직원들이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해서 회사가 빨리 성장할 수 있을까. 현실은 스티브 잡스나 제프 베조스처럼 독한 사람이 회사를 빨리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직원처우보다 고객을 우선시한다. 얼핏보기에 황당한 결정을 내리며 미친듯이 일하는 창업자들이 많다. 당연히 모든 직원이 만족하기 어렵다. 공동창업자도 의견이 안맞아서 나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어떻게 직원들이 다 만족할까. 잡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얌전하게 하는 보통 회사들을 제치고 빠르게 성장한다.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들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하나하나 고쳐나가면서 크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빠르게 성장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인지하고 고쳐나가는 능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자리를 잡으면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느냐는 것이다. 그런 능력이 있는 회사가 좌초하지 않고 나중에 유니콘이 된다.

지난해 테헤란로펀딩클럽에서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 대표에게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가 더 잘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 질문을 한 일이 있다. 그러자 박대표가 이렇게 대답했다.

“생태계 구성원들의 따뜻한 시각이 필요하다.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투자도 하고 운영도 하니 여러 상황을 보는데 보통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지만 서비스 기준으로 유저가 500만 명이 넘으면 그때부터 정확하게 욕을 먹는다. 사실 대중들이 인지한다 뿐이지 그 회사는 성장 단계로 아직 많이 미숙한 초기회사인데도 그렇다. 시샘이 나서일 수도 있고, 작은 실수를 못 참아서 일수도 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떤 회사의 긴 여정을, 10년 정도는 애정을 가지고 바라봐주는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Written by estima7

2019년 3월 2일 at 9:39 pm

2019 글로벌 유니콘 스타트업 업데이트 : 한국스타트업이 6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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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네모로 표시한 것이 한국 스타트업.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기업가치가 10억불(오늘 환율로 1조1천284억원)이 넘는 유니콘 스타트업을 전세계적으로 집계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조사회사 CB인사이츠가 1월22일 기준으로 글로벌 유니콘 클럽 인포그래픽을 업데이트했다. 작년에 8월 버전이 260개였는데 지금은 309개회사로 대폭 늘어났다. 이 회사들의 총 기업가치는 1085B이며 총합해서 261B을 투자받았다. 특기할만한 것은 이번에 한국스타트업이 3곳이 늘어나서 6곳이 됐다.

기존 쿠팡, 옐로모바일, L&P코스메틱외에 블루홀스튜디오, 우아한 형제(배민),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새로 들어갔다. 한국스타트업의 위상을 글로벌하게 높인 것 같다. 이제는 너무나 많은 회사들이 한장의 그래픽에 들어가서 나눠서 보지 않으면 어떤 회사들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하나하나 나눠서 들여다 봤다.

가장 유니콘이 많은 분야는 인터넷 소프트웨어 서비스쪽이다. 전체의 26% 유니콘이 여기에 해당한다. 게임카테고리가 따로 없어서 그랬는지 배틀그라운드로 글로벌한 성공을 거둔 블루홀이 여기에 들어가 있다. 기업가치는 5B.

Saas회사로서 슬랙, 워드프레스의 오토메틱 등이 보인다. 중국의 인공지능회사들인 센스타임, 페이스++도 보인다. 중국의 영어교육스타트업인 VIPKID도 있다.

게임회사로 로블록스(Roblox)도 보인다.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실리콘밸리 회사다. 알토스는 쿠팡, 블루홀, 우아한 형제, 비바리퍼블리카에 로블록스까지 무려 5개의 유니콘스타트업에 투자한 VC가 됐다. 앞으로 얼마나 더 나올지…

전자상거래에는 쿠팡이 9B의 평가액으로 들어가 있고 우아한 형제가 2.6B으로 새로 들어갔다. 여기서는 에어비앤비가 29.3B의 평가액으로 가장 비싼 유니콘이다. 시장이 큰 중국회사들이 많다. 그 사이에 인도네시아의 토코피디아, 불카라팍, 인도의 스냅딜, 호텔스타트업 OYO도 보인다. 안경 스타트업 와비파커, 운동화스타트업 올버즈도 있다.

핀테크에는 한국스타트업으로 처음 토스가 들어갔다. 여기서는 중국의 Lu.com이 38B로 제일 크다. 트랜스퍼와이즈, 스트라이프, 크레딧카마, 로빈후드 등 이제는 유명한 핀테크 스타트업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유럽의 챌린지뱅크인 Monzo, Revolut 등도 보인다. (카카오뱅크도 들어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인도의 페이TM(One97), 폴리시바자(인슈어테크) 등도 눈길을 끈다.

기타 영역에 메디힐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L&P코스메틱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이제는 힘이 빠진 옐로모바일도 들어있다. 전자담배로 급성장중인 (논란도 많은) Juul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포켓몬고의 나이앤틱, 중국 선전의 로봇회사인 유비테크, 공유오피스 Wework 등이 눈에 띈다. 그리고 특이하게 중국의 다이소인 미니소Miniso도 있다…

헬스케어스타트업 분야에 한국회사가 있으면 좋을텐데 없어서 아쉽다. DNA분석을 통해 건강정보 등을 주는 23andme, 온라인 보험 플랫폼 오스카, 의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인 Zocdoc 등이 눈에 익은 회사다.

어찌보면 큰 유니콘회사들이 가장 각축을 벌이는 곳이 이 온디맨드영역이다. 승차공유회사들이 주로 이쪽에 포진해 있다. 프랑스의 브라브라카, 중동의 카림, 중국의 디디추싱, 미국의 Gett, 인도네시아의 고젝, 싱가포르의 그랩, 미국의 우버, 리프트, 인도의 올라, 유럽의 택시파이 등 많이 보인다. 음식배달, 심부름, 쇼핑대행 플랫폼으로 도어대시, 포스트메이츠, 인스타카트가 보인다.

소셜앱으로는 핀터레스트, 레딧 등이 눈에 들어온다. 중국의 짧은 동영상앱인 콰이쇼우, 인도의 옐프인 조마토, 캐나다의 메신저인 Kik등이 보인다.

하드웨어는 유니콘이 나오기 쉽지 않은 영역이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회사는 세계 드론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중국 선전의 DJI다. 이번 CES에서 폴더블폰으로 화제를 모은 로욜도 들어가 있다.

자동차 플랫폼회사나 자율주행 기술을 가진 주로 중국과 미국의 회사들이다. 자율주행 중국 회사인 Pony.ai, 그리고 미국의 Zoox가 보인다. 중국의 전기차 회사인 시아오펑도 보인다.

미디어쪽에는 중국의 바이트댄스가 있는데 현재 가장 비싼 유니콘이다. 기업가치가 75B으로 우버의 72B보다 조금 높다. 버즈피드, Vox미디어, VICE 등 미국에서 잘나가는 온라인미디어회사들이 포진해 있다.

트래블테크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공유스쿠터업체인 버드와 라임이 들어가 있다. (분류가 좀…) 동남아시아의 여행 플랫폼인 Traveloka와 Klook도 여기에 벌써 들어와 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분석회사에는 그 유명한 팔란티어소프트웨어가 보인다.

전체 유니콘스타트업의 절반인 49%가 미국회사다. 중국의 비중은 약간 떨어져서 27%가 됐다. 3번째는 16개사의 영국(5%), 4번째는 14개사의 인도(4%)다. 예전보다 영국 유니콘이 상당히 많아진 것 같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도 비슷한 스타트업 인포그래픽을 만들고 있지만 카테고리 분류가 쉽지 않다. 위에서도 좀 납득이 안되는 분류가 있는데 나름 노력해서 저 정도한 것이 아닐까 싶다.

오해하면 안될 것이 유니콘스타트업은 어디까지나 투자를 받으면서 기업 평가액이 10억불을 넘은 회사를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잘되는 회사도 외부 투자를 전혀 받지 않으면 위 리스트에 들어갈 수가 없다. (투자를 받지 않은 회사는 사실 객관적인 기업가치 평가가 정확히 안되기 때문이다.) 또 상장(IPO)를 하거나 대기업에 M&A가 되서 엑싯(Exit)이 되면 위 리스트에서 빠진다. CB인사이츠가 잘 몰라서 못넣은 회사도 많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회사들이 가장 이 리스트에 들어가기 쉽다.

비즈니스가 잘되고 있는지 애매모호한 상태인데도 예전에 10억불이상 기업가치로 투자받았다는 이유로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애매한 유니콘도 제법 있다.

유니콘 조련사 알토스벤처스 김한준 대표

어쨌든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블루홀, 우아한 형제들, 비바리퍼블리카가 한꺼번에 새로 들어갔다. 아마 알토스벤처스에서 잘 자료제공을 해서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포트폴리오 스타트업중에 5개의 유니콘을 보유한 VC라니 정말 대단하다. 그것도 모두 초기단계에 투자해서 유니콘이 됐다는 점에서 글로벌 어느 VC와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 실적이 아닐까 싶다.

승차공유, 디지털헬스케어, 핀테크 등에서 한국이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가 더 활성화된다면 어렵지 않게 10개가 넘는 유니콘이 한국에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공부삼아 메모.

Written by estima7

2019년 1월 23일 at 6:08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