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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형제들 사무실 탐방 시즌 2
지난해 7월에 ‘배달의 민족’앱을 만든 잠실의 우아한 형제들 사무실에 들렀다가 받은 느낌을 “포스터로 가꿔나가는 기업문화”라는 포스팅으로 소개한 일이 있다. 그런데 이 글이 네이버탑페이지에 소개된 덕분에 거의 5만회의 조회수를 올리며 내 블로그사상 최고 페이지뷰의 주인공이 됐다.
어쨌든 그 우아한 형제들 사무실에 일이 있어서 며칠전 2번째로 방문할 기회를 갖게 됐다. 이번에는 작년 여름에 공사중이었다가 새로 확장한 10층 사무실을 구경할 수 있어서 사진을 또 많이 찍어두었다.
우아한 형제들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도 보기 힘든 독특하고 즐거운 기업문화를 가진 한국의 토종 스타트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혼자 보기 아까워 찍어둔 사진을 공유한다.
우아한 형제들 기업문화에 대한 내용은 얼마전 나온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의 “지각 출근 빼고 뭐든지 허용된다”기사를 참고.
세심하게 사무실 구석구석 투어를 시켜준 김봉진대표. 벽면의 ‘우아한 모의고사’는 회사의 핵심가치를 묻는 질문으로 만들어져 있다.
10층의 회의실 겸 세미나룸. 20여명 정도가 들어간 작은 세미나도 가능하고 사진촬영스튜디오로도 쓴다.
95명의 회사직원들이 인쇄된 뱃지들이 전시되어 있다. 회사에 입사하면 개성있는 모습의 사진을 찍게 되있고 그 사진을 뱃지로 만들고 출입증에 넣는다.
김봉진대표의 출입증이다. 가족을 소중히 하자는 마음에서 모든 직원의 출입증 뒷면에는 가족사진을 인쇄해 넣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탄산음료 등을 무제한 제공했는데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서 과일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책을 바꿨다. 과일은 모두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공급받는다.
사무실의 모습이다. 큐비클 같은 칸막이가 없고 모두 오픈된 공간에서 같이 일한다. 사무실에 음악을 틀어놓아서 약간은 시끄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조용히 있는 것 보다 서로 자유롭게 대화하고 떠들면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떠들면서 새로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이런 스툴형 의자를 사무실에 많이 배치해 놓아 다른 팀사람들도 자유롭게 옆자리에 와서 앉아서 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한다.
어떤 층 사무실에 들어가면서 이 등신대의 사진과 맞닥뜨려서 깜짝 놀랐다. 직원들의 출입증 사진중 포토제닉상을 받은 것을 확대해서 전시해놨다는 것이다.
회사내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라인메신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95명의 직원들이 모두 들어있는 대화방이 있고 여기서 계속 서로 이야기한다.
사내 공지사항도 이렇게 코믹하게 만들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등장인물도 실제 그 층에서 일하는 팀장님이다.
회사곳곳에 넘쳐나는 재치있는 글귀가 이 회사의 문화를 말해준다.
진지한 내용도 있다. 대회의실의 여닫이 문에 쓰여있는 글.
사내 곳곳에 책이 넘쳐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책값은 회사에서 무제한으로 지원해준다. 위는 우아한 형제 추천도서. 독서가인 김봉진대표의 자리에도 책이 한가득이다.
김대표가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 이 우유캠페인이다. 이제 이런 나눔을 실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창업자의 철학과 생각이 얼마나 기업문화에 큰 영향을 끼치는가를 우아한 형제들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멋진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하나하나 성취해 나가는 회사. 앞으로 우아한 형제가 어떤 회사로 성장해 나갈지 궁금하다.
포스터로 가꿔나가는 기업문화
잠실 석촌호수 인근의 ‘우아한 형제‘ 사무실에 방문했다가 “포스터로 가꿔나가는 기업문화”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봤다.
실리콘밸리 회사들을 방문하다가 느낀 것인데 유난히 포스터가 사내에 많이 붙어있는 몇몇 회사들이 있었다. 기억나는 곳을 꼽자면 링크드인과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 내부에는 ‘아날로그랩’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디자이너들이 ‘웹디자인’을 하는 곳이 아니고 아날로그 디자인을 하는 곳이란다. 즉 사내에 메시지를 전파할 포스터 디자인, 로고디자인, 장식물 등을 만드는 곳이라고 한다. 인터넷회사라도 그만큼 눈으로 시각화해서 직접 보이는 메시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전할 비전, 메시지 등을 시각적으로 반복해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온라인 회사지만 사내 인트라넷으로 아무리 올려봐야 사실은 잘 안 읽는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사실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방문한 우아한 형제의 사무실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회사 곳곳에 장식한 독특한 포스터들이 회사의 문화와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유머감각이 넘치는 문구들이 이곳은 즐거운 일터라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더구나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투박한 모습의 한글폰트 ‘한나체’를 사용해서 더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배달산업을 발전시키자”.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회사의 비전 포스터가 인상적이다. 쉽고 명확하게 만들기!
버킷리스트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어려운 말 쓰지 않고 단도직입적이고 솔직하고 소박한 메시지가 멋졌다. 하나하나 읽어보시길. “가족들이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돈 많이 주는 회사”. 누구나 이런 곳에 다니길 원하지 않을까? (클릭하면 확대되므로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자세히 보시길.)
회사 방문 기념품으로 이렇게 사내에 붙여놓은 포스터를 넣어주었다. “효도하자” 같은 포스터도 있다.
폭소를 터뜨리게 만든 것은 기념품으로 받은 USB메모리다. ㅎㅎ 포스트잇에는 “까먹지 말자”라는 까먹기 힘든 문구가 적혀있다.
방문 기념사진을 10층의 피터팬홀(?)에서 찍었는데 여기에도 독특한 포스터들이 보인다.
우아한 형제 홈페이지에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이 있다. 이렇게 독특한 디자인과 메시지의 포스터가 회사안에 넘쳐나는 것은 김봉진대표가 디자이너 출신인 점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진을 깜빡 찍지 못했는데 회사내에 책이 넘쳐난다. 책값은 조건없이 무한지원이라고 한다. 책을 좋아한다는 것은 ‘배움’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작은 회사규모에도 불구하고 매달 (IT와는 상관없는)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문화도 인상적이다. 이런 강연내용에 대해서도 포스터가 붙어있다.
이런 문화를 가꿔나가는 우아한 형제가 어떤 회사로 성장해나갈지 미래가 기대된다. 분에 넘치게 환영해주신 김봉진대표 및 사원여러분 감사합니다. (블로그를 쓸 생각은 사실 없어서 사진을 별로 안찍었던 것을 후회중…ㅎㅎ)
(참고로 미국에서 우아한 형제의 프리젠테이션을 접하고 감탄을 한 일을 계기로 이번 방문이 이뤄졌습니다. 참고 포스팅 첫번째 해외 회사설명회에 도전한 우아한 형제들)
첫번째 해외 회사설명회에 도전한 우아한 형제들
오늘 알토스벤처스의 Annual meeting에 다녀왔다. 벤처캐피탈회사의 애뉴얼미팅행사는 투자펀드에 돈을 투자해준 투자자(LP-Limited partner라고 한다)에게 지난 일년간의 성과를 보고하는 이벤트다. 그리고 투자포트폴리오회사의 CEO들이 투자자들을 위해 회사소개 프리젠테이션이나 대담을 하고 끝나고 나서 같이 식사를 하며 어울리는 자리다. 즉 벤처투자펀드에 돈을 대는 투자자들, 벤처에 직접 투자하는 VC들, 벤처기업가들이 함께 모여서 교류하는 흥미로운 시간이다. 파트너이신 Han Kim이 초대해주셔서 또 한번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런 자리에 갈때마다 실리콘밸리의 다양성에 대해 느끼곤 한다. 알토스는 한국계 2명의 파트너와 캐나다출신 중국계 파트너 1명이 같이 일하는 VC다. CFO는 백인이다. 그렇다고 투자자들이 아시아쪽 사람들은 아니고 역시 다양하다. 포트폴리오벤처회사의 CEO들도 백인, 중국계, 한국계, 인도계 등등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이다. 서로 다양한 지역,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할때 재미도 있고 배우는 것도 많다. “우리는 테크놀로지에 열정을 가지고 있고 창업가들을 돕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라고 이야기하는 파트너들도 인상적이었다. (참고 링크 : Han Kim님의 알토스투자론)
무엇보다 오늘 감탄한 것은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 형제 김봉진대표, 이승민 전략기획실장의 탁월한 회사소개 프리젠테이션이었다. 김대표는 미국이 초행이고 이실장은 허니문이후 두번째 방문이라고 해서 사실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버벅대는 영어로 어색한 프리젠테이션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다 경험이고 투자여부가 달려있는 중요한 자리는 아니니까.
어쨌든 김대표가 처음 인사말을 하고 회사소개는 이실장이 진행하는 식으로 프리젠테이션은 시작됐다. 10분정도의 회사소개가 끝나고 나서 Q&A는 김대표가 한국말로 대답하고 이실장이 통역을 했다.
우선 ‘우아한 형제’라는 회사 이름을 어떻게 영어로 옮길까 했는데 ‘Woowa Brothers’라는 절묘한 이름을 택했다. 그리고 ‘Elegant’와 ‘Wow’의 두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해 웃음을 유발했다.
그리고 미국의 도시들에 견주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서울 등 대도시에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단시간내에 세계최고의 모바일대국이 됐으며, 음식 배달문화가 흥한 한국에 대해 소개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 같은 이유로 배달의 민족앱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을 간결한 슬라이드로 설득력있게 잘 설명했다.
그리고 특히 3분짜리 회사소개비디오를 참 잘만들었다. 영어 나레이션 설명이 없이도 적당히 코믹한 애니메이션과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적절한 영어설명문구, 그리고 내용에 잘 어우러지는 배경음악으로 인해 청중들 모두 집중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이후에 배달의 민족 앱에 대해서 추가로 설명하는데도 이 동영상이 큰 도움을 줬다. 김봉진대표가 역시 디자이너출신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우아하고’ 수준높은 회사소개동영상이었다.
이실장의 영어는 겨우 미국에 2번째 방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유창하고 발음도 좋아서 미국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영국이나 호주 같은 곳에서 공부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런데 끝나고 얘기해보니 정말 한국에서만 공부한 토종영어라고 해서 또 놀랐다. (외국유학을 안가고도 저렇게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니 난 뭔가 싶어 자괴감에 빠질 정도였다..)
오늘 행사에서는 3개의 회사만 소개프리젠테이션을 했는데 미국현지의 회사들보다 오히려 우아한 형제들이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질문도 많이 나왔다.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해외진출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김대표는 일단 해외진출을 고려하고 준비중이라고 대답했던 것 같다. 앱 자체의 완성도도 높고 미국의 경쟁서비스인 Seamless에 못지 않은 높은 사용율 그리고 음식주문 Payment model을 더해가면서 비즈니스모델을 진화하고 있다는데 다들 좋은 인상을 받은 것 같았다. 잘만하면 얼마든지 글로벌마켓에 도전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다들 생각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한국스타트업의 수준이 이젠 참 많이 올라갔다는 것을 실감한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이렇게 실력이 되는데 자꾸 나와서 도전하고, 서로 배운 것을 나누고, 서로 자극하면 더욱더 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두드리면 열린다. 우아한 형제 파이팅!
(우아한 형제는 참 독특한 회사라는 것을 개성있는 직원소개페이지를 보면서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