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EstimaStory.com

Thoughts on Internet

Posts Tagged ‘우버

우버를 능가하는 디디추싱앱 들여다보기

with 3 comments

중국에서 온 지인(한국인)을 만나다. 거의 2년만에 한국에 왔다고 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디디추싱과 모바이크가 없어서 불편하다는 말을 그가 했다. 베이징에서 그는 차가 없지만 출근시에는 공유자전거인 모바이크로 다니고 업무로 다닐 때나 집에서 가족과 외출할 때는 디디추싱으로 차를 불러서 이용해 불편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에 출장을 갔다가 우버를 써봤는데 디디추싱보다 별로였다는 말을 했다. 내가 보기에는 우버만한 서비스가 없는데 왜 그럴까 싶어서 그의 디디추싱앱을 보여달라고 했다.

Screen Shot 2017-10-24 at 10.42.42 PM

그의 아이폰 화면이다. 생활속에서 주로 쓰는 알리페이, 모바이크, 은행앱, 음식주문앱 등을 모아둔 폴더인데 한가운데 디디추싱이 있다.

Screen Shot 2017-10-24 at 10.42.58 PM

열어서 보니 굉장히 많은 서비스가 있다. 단순히 차를 부르는데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장 대표메뉴는 专车(좐처)다. 택시가 아닌 개인이 자기 차량으로 영업하는 일반차량을 부르는 서비스다. (당연히 한국에서는 불법이다.)

‘현재’라고 쓴 모드에서는 가고자 하는 곳을 입력하고 바로 차를 부를 수 있다. 미리 예약도 된다. (우버는 미리 예약이 안된다.)

Screen Shot 2017-10-24 at 11.01.27 PM

接送机(지에송지)는 공항에 가거나 아니면 공항에서 누구를 픽업해오는 서비스다. 본인이 직접 가지 않고도 차를 불러서 누군가를 송영할 수 있다. KE1202 처럼 편명을 적어주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서 출도착 시간에 맞춰 그에 맞는 터미널에 데려다 줄 것이다. 비행기가 연착을 하더라도 추가요금을 받지 않는다고 써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이런 부분도 우버에는 없는 것이다.

Screen Shot 2017-10-24 at 11.05.32 PM

또 包车(바오처)는 기사딸린 차를 일정시간동안 빌리는 메뉴다. 2시간, 4시간, 8시간, 10시간 단위로 차종과 요금이 나와있다. 위에 크게 나와있는 문구는 정식 영수증을 발급해준다는 것이다. 간이영수증으로 대충 처리해주거나 우편으로 영수증을 보내준다고 하고 안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서비스는 문제없이 투명하게 해주는  것 같다. 당연히 이런 서비스도 우버에는 없다.

Screen Shot 2017-10-24 at 11.06.06 PM

물론 택시도 된다. 出粗车가 택시다. 택시를 부르는 서비스에도 예약이 된다.

Screen Shot 2017-10-24 at 11.06.17 PM

快车(콰이처)는 좐처보다 더 싼 등급의 차다. 아마 경차 등을 가지고 있는 기사들이 나올 것 같다. 당연히 더 저렴하게 탈 수 있다. ‘호화차’라고 써있는 메뉴도 있는데 물론 럭셔리 고급차가 나오는 듯 싶다.

Screen Shot 2017-10-24 at 11.06.25 PM

베이징 시청에서 칭화대를 가는 경로를 디디앱에서 검색하는 화면이다. 디디추싱차를 부르는 것뿐만 아니라 버스노선, 지하철도 다 표시된다. 어딘가 가는 방법을 찾을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 공용자전거+대중교통, 혹은 디디추싱차를 불러서 타는 방법, 예상 요금 등이 다 나온다. 종합교통앱이다. 바이두지도 같은 지도앱을 따로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Screen Shot 2017-10-24 at 11.06.50 PM

顺风车(슌펑처) 순풍차라… 이게 뭔가 했더니 단거리나 장거리로 가는 차중에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카풀 또는 히치하이킹서비스라고 할까. 프랑스의 Bla Bla Car비슷한 서비스다. 시내와 도시간 두가지 경로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Screen Shot 2017-10-24 at 11.07.01 PM

代驾(다이지아)는 대리운전이다. 대리운전기사를 불러주는 메뉴도 있다. 대리운전이 우리나라에서만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디디는 더 세분화되어 있는 것이 특정 지점까지의 대리운전외에 시간단위로 대리기사를 쓸수도 있다. (包时代驾)

Screen Shot 2017-10-24 at 11.07.30 PM

自驾租车。렌트카다. 렌트카를 빌리러 가는 것이 아니고 여기서 차종을 골라서 신청을 하면 내가 있는 곳으로 차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고 한다.

Screen Shot 2017-10-24 at 11.08.13 PM

노인들을 위한 경로 택시 모드다. 아주 큰 글씨로 자신의 위치와 행선지를 입력하게 되어 있다. 그래도 모르겠으면 아래 전화버튼을 누르면 바로 전화가 상담원에게 연결되서 차를 부를 수 있다고 한다.

Screen Shot 2017-10-24 at 11.08.23 PM

공유자전거 메뉴도 있다. 디디추싱과 제휴회사인 Ofo의 자전거를 찾아서 쓸 수 있다.

Screen Shot 2017-10-24 at 11.08.36 PM

二手车, 중고차다. 중고차 거래도 된다.

Screen Shot 2017-10-24 at 11.08.43 PM

이처럼 디디추싱앱은 이동(Mobility)에 관한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몰랐는데 솔직히 감탄했다.

Screen Shot 2017-10-24 at 11.09.00 PM

고객센터 화면이다. 최근 승차내역이 맨 위에 나와있다. 물품분실 등 자주 물어볼만한 질문이 아예 버튼으로 되어 있어서 쉽게 문의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자주 묻는 질문에는 “기사가 길을 모릅니다”, “기사가 추가 비용을 요구합니다” 등이 올라와 있고 선택만 하면 쉽게 상담원에게 연결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에 출장 갔을 때 우버를 써봤는데 문제가 생겼을 때 디디추싱보다 휠씬 해결이 불편했다고.

Screen Shot 2017-10-24 at 11.09.07 PM

마지막으로 이처럼 디디추싱을 열심히 이용할 때마다 포인트(滴币)가 쌓인다. 그 포인트를 쓸 수 있는 쇼핑몰 같은 것이 있어서 물건도 사고 음식도 배달시킬 수 있다. 이 분은 얼마나 디디추싱을 많이 쓰셨는지 4천포인트쯤 가지고 계셨다. 참고로 위에 보이는 버거킹 햄버거세트를 39포인트면 살 수 있다.

디디추싱은 지난 4월에 약 50B(55조원)의 기업가치로 5.5B, 약 6~7조원을 투자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거의 우버에 육박하는 기업가치다.

지난 9월에는 디디추싱의 COO인 류청이 블룸버그 글로벌 비즈니스 컨퍼런스에 나와서 발표를 했다.

Screen Shot 2017-10-29 at 6.11.21 PM

이 발표에서 한 이야기를 보니 디디추싱은 이미 하루에 2천5백만번의 승차를 제공한다고 한다. 1분에 1700여회의 승차가 이뤄지는 셈이다.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인데 중국의 인구를 감안하면 계속 성장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보듯 2012년에 택시서비스로 시작해서 이렇게 다양한 서비스를 매년 추가하면서 급성장해온 것이다. 2015년초에 시작한 카카오택시의 경우 정확한 승차수를 찾을 수가 없어서 비교가 어렵다.

Screen Shot 2017-10-29 at 6.42.28 PM

디디추싱은 또 자기들이 교통체증, 이산화탄소 배출량, 교통사고도 줄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쨌든 디디추싱이 중국인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손에 쥔 회사가 된 것은 확실하다.

2년전에 상하이에서 봤을 때와 비교해 그동안 장족의 발전을 거듭한 디디추싱의 앱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한국은 정말 갈 길이 멀다고 느꼈다. 중국의 지인분은 어린 자녀가 있는데도 디디추싱 덕분에 차가 없어도 가족이 같이 다니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는 말을 했다. 앞으로 10년뒤, 20년뒤 자동차산업의, 교통수단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Written by estima7

2017년 10월 24일 at 11:46 오후

우버시대를 대비하는 일본의 택시업계

with 4 comments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반 자가용을 이용한 우버X서비스가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전세계를 흔들고 있는 승차공유(Ridesharing)혁명을 느끼기 어렵다. 일본도 한국못지 않게 규제가 엄격한 나라이며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승차공유서비스가 일본에 상륙하기 어렵고, 스마트폰발 교통혁명이 일본에서는 일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일본 택시업계의 변화를 지난 8월12일자 닛케이신문기사에서 잘 소개했기에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하고 내 생각을 덧붙여 봤다.

참고 기사 링크 : タクシ運賃「る前に確定」実験:日本経済新聞

Screen Shot 2017-08-14 at 6.29.05 PM

(위 캡처 출처 : 유튜브 일본뉴스. 택시앱으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운임이 계산되어 나오고 선택하면 된다.)

-일본택시업계는 8월초부터 도쿄에서 승차전에 미리 운임을 결정하는 시스템의 실증실험을 시작했다. 택시승차앱으로 택시를 부르면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 운임이 나온다. 이 금액으로 결정해서 택시를 부르고 승차하면 미터기 요금에 상관없이 그 사전 결정 요금으로 요금이 결제된다. 예상이상으로 요금이 많이 나오는 고객의 불안을 해소해준다는 것이다. (장거리를 타고 갈 경우 일본은 택시요금이 워낙 비싸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이 가는 얘기다.)

4개 택시회사의 4천6백대가 이 실증실험에 참가한다. 여기서 나온 결과를 기초로 국토교통성이 새 제도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Screen Shot 2017-08-14 at 6.29.20 PM

(외국인들도 이용하기 쉽게 이 택시앱은 영어로도 된다.)

-이런 시도의 첫 성공사례는 올 1월부터 실시된 택시 기본요금 개선이다. 일본의 택시기본요금은 730엔으로 상당히 비싸다. 한국의 3천원보다 두배가 넘는 것이다.

-그런데 1월부터 도쿄의 택시기본요금이 730엔에서 410엔으로 절반정도로 떨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2km 730엔에서 1.052km 410엔으로 변경된 것이다. 또 거리에 따른 가산운임도 280m마다 90엔에서 237m마다 80엔으로 변경됐다. 즉 1.7km이하는 예전보다 더 싸고, 6.5km이상은 예전보다 더 비싸진다는 것이다.

Screen Shot 2017-08-14 at 6.38.51 PM

(기본요금을 730엔에서 410엔으로 할인한 도쿄의 택시들. ANN뉴스)

-도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가까운 역이나 명소 등을 찾는 단거리 승차(일본어로 チョイ乗り)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더 많이 택시를 이용하도록 기본요금을 낮춘다는 것이다.

-닛케이 기사에 따르면 이렇게 기본요금을 인하한 뒤 성과가 꽤 좋다. 대형 택시 4사의 반년간의 단거리 승차횟수가 예년과 비교해 2배 늘었다. (심지어 나도 얼마전 도쿄출장에서 단거리 택시를 탈 기회가 있었는데 비싼 요금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든 느낌을 받았다. 6.5km이상 갈 경우 요금이 더 올랐다는 지적도 있지만 지하철역이 여기저기 많은 일본에서 택시를 그렇게 장거리로 (자기 돈 내고) 탈 일은 많지 않다.)

-일본에서 택시운임은 허가제다. 택시운영 원가를 기초로 국토교통성이 복수의 운임체계를 사업자에게 제시하면 사업자가 선택한다. 과거에는 택시업계의 과도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요금인하를 규제했기 때문에 요금이 오르기만 했다. 단거리요금을 낮추고 장거리에서 요금을 올리는 식의 요금제변경은 이례적인 것이다. 승차앱으로 요금을 미리 확정하는 것은 택시업계로서는 처음해보는 시도다.

이런 개혁의 배경에는 우버로 대표되는 라이드쉐어의 존재가 있다. 일본에서는 개인차량영업이 금지되어 있어 지금까지는 우버가 허용되지 않았지만 법개정으로 이제 허용되는 것은 확실하다. 일본의 택시업계는 우버 등의 앱을 통한 사전요금결정의 편리성을 미리 받아들여 앞으로 있을 대경쟁시대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택시업계는 시장축소와 운전기사의 고령화, 일손부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난 10년사이에 이용객수는 30%가까이, 운송매출은 20%정도 감소했다. 또 65세이상 운전사가 지난해 28.4%에 달할 정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택시운전사를 하겠다는 사람도 없다.

-일본의 택시업계는 생산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으로 다시 매력적인 산업으로 만들어 인재를 확보하고자 한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NTT도코모와 협업해 스마트폰 위치정보 데이터와 지난 승차데이터, 날씨 정보 등을 분석해 30분후의 수요를 예측해 택시를 효율적으로 배차한다든지, 로봇스타트업 ZMP와 협업해 자동운전 시스템을 개발한다든지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일본의 택시업계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것은 스마트폰앱을 통한 ‘합승택시’의 실현이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이용객들을 중계하는 앱을 만들어서 요금을 분담하도록 한다. 승객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평하게 이용거리에 맞게 요금을 분담시키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이것도 올해안에 실증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제 격심한 경쟁의 시대가 다가오는 가운데 일본의 택시업계가 ‘다른 교통수단보다 휠씬 비싸다’는 이미지를 해소하고 다시 성장할 수 있을지 택시 업계의 저력을 기대해 볼만 하다.

***

이상이 8월12일자 닛케이에 실린 기사내용 요약이다. 우버혁명의 무풍지대인 것은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기술의 발전으로 닥칠 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민관의 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우버 등 라이드쉐어링도 도쿄올림픽 등을 대비해 규제가 대폭 완화되어 허용될 것이란 예측도 할 수 있다. 이미 민박법 개정으로 에어비앤비에 대한 규제도 완화됐다.

심지어 일본의 전국택시연합은 라이드쉐어문제대책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지난해 10월 11항목의 대책안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대략 1. 첫승차 기본요금인하(거리단축으로) 2. 합승운임도입 3. 사전확정운임 4. 다이내믹프라이싱 5. 정액운임 6. 상호레이팅 7. 유니버설디자인 8. 택시전면광고 9. 제2종면허의 완화 10 방일외국인 등 부유층 수요에 대비한 서비스(프라이빗 리무진) 11. 승합택시 등이다. 올해 들어 1번은 실시, 3번은 실증실험 시작 등 하나하나 실행해가고 있다. 택시연합은 우버앱의 본격 상륙에 대비해 택시업계 전체 통일된 앱을 만들려고 한다는 내용도 나온다. 다른 나라의 택시업계가 겪은 어려움을 면밀히 관찰하고 같은 일이 일본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카카오택시가 나온지 벌써 2년이 넘었지만 택시를 호출해주는 기능이외에는 규제 때문에 그다지 진보가 없다. 지난 몇년간 우버가 80조원짜리 유니콘스타트업이 되었다든지, 지금은 4차산업혁명시대라느니 하고 이야기는 많이 되고 있지만 실제로 이런 교통혁명에 대비해서 구체적으로 규제를 풀거나 업계에서 미리 대비한다는 움직임은 없다.

바깥 세상의 변화가 아무리 빨라도 한국의 정부나 택시업계는 오히려 미동도 하지 않는 것 같다.  콜버스의 사례처럼 뭔가 시민들의 불편을 풀어주는 새로운 시도가 나와도 결국 업계의 반대와 정부의 규제(혹은 가이드)로 인해 사업은 어려움을 겪고, 그래서 투자길은 막히고, 결국 새로운 도전은 좌초하고 만다. 어떻게 이런 글로벌한 변화에 맞춰서 자신들의 기존 서비스를 고객들을 위해 더 낫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서 노력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일이 없다. 카풀앱 서비스가 뜬다니까 또 경찰의 단속이야기가 나올 뿐이다. 반려동물을 태워주는 서비스로 인기를 끄는 펫택시에 대해서도 택시업계의 반발 얘기부터 나온다.

한국의 택시업계의 사정이 일본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은 물론 알고 있다. 택시요금도 비싸고 큰 택시기업들이 많은 일본과 달리 한국의 택시업계는 정부보조금을 받는 영세업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정말 너무 미래에 대한 대비가 없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너무 보호만 해주고 어려워지면 택시회사에 지원금을 주니까 오히려 자립심이 없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이런 덕분에 한국은 앞으로 있을 ‘우버충격’에 있어 너무도 무방비 상태가 된 것 같다. 미국은 우버, 리프트, 중국은 디디추싱, 동남아시아는 그랩과 고젝, 중동은 카림 등 각 지역마다 이 분야에서 유니콘스타트업들이 나와서 급성장중이다. 이러다가 나중에 어쩔 수 없이 한국 시장이 열리면 우버, 디디추싱 등에 시장을 순식간에 열어주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카카오택시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봐야 하나.

Written by estima7

2017년 8월 14일 at 10:29 오후

한국판 우버 ‘풀러스’, 나홀로 출퇴근 차량으로 온디맨드 모빌리티 완성

with one comment

나는 매주 2~3번은 아침에 조찬모임에 간다. 보통 아주 이른 시간에 나서야 해서 지하철보다는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아파트문을 나서면서 카카오택시앱으로 택시를 불러서 타고 갔다. 그런데 요즘에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풀러스라는 카풀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내가 가려는 방향으로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이 나를 태워준다. 택시보다 20~30% 저렴하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앱에 현재 위치와 가려는 목적지를 입력한다. 그러면 몇분안에 같은 방향으로 가는 차량이 응답하면서 매칭이 이뤄진다. 쾌적한 차에서 운전사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지갑을 꺼내서 돈을 건넬 필요없이 그냥 내리면 된다. 요금은 미리 풀러스앱에 등록해둔 신용카드로 자동으로 결제된다. 해외에서 인기있는 우버와 비슷한 승차경험을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2월중순 한 국회의원과 여의도에서 아침일찍 약속이 있어서 풀러스를 켰다. 토요타 캠리를 모는 한 직장인이 연결되서 나를 태워줬다. 강남에서 신림쪽으로 출근하는데 약간 돌아가지만 나를 데려다준 것이다. 보통 택시비가 1만5천원 나오는 거리인데 풀러스로 1만원정도를 지불하고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돈도 적게 들지만 자원절약도 하고 있다는 느낌도 있다.

Screen Shot 2017-05-01 at 9.56.19 PM

이런 서비스를 만든 것은 김지만 풀러스 창업자이자 이사회이사다. 그는 풀러스를 만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서울에서 출퇴근시의 자가용 86%가 혼자 타고 가는 것입니다. 사회전체적으로 보면 얼마나 낭비입니까. 사회전체의 효율을 높인다는 의미에서 풀러스같은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연속 창업자이기도 하다. 풀러스는 그의 두번째 회사다. 그는 차를 공유하는 카쉐어링플랫폼 쏘카를 2011년 30대의 차량으로 제주도에서 창업했다. 여기저기 다양한 곳에 주차되어 있는 쏘카 차량을 쉽게 찾아 모바일앱을 통해서 빌려서 필요한 만큼만 타고 반납하는 사업모델이었다. 차를 소유할 필요없이 필요할때 가볍게 빌려쓰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그게 되겠어”라는 주위의 냉담한 시선을 이겨내고 회사를 급성장시켰다. 2014년에는 미국의 베인캐피탈에서 180억원을 투자유치하고 2015년에는 SK 등으로부터 650억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제는 전국에서 5천대이상의 쏘카가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그는 이런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도전에 나섰다. 2015년 쏘카 CEO에서 물러나서 풀러스창업에 나선 것이다.

왜 그 고생을 해서 회사를 키워놓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했냐고 물었다.

“원래 스마트폰으로 바로 원할때 차를 빌려서 쓰거나, 아니면 차를 불러서 목적지로 타고 가는 온디맨드 모빌리티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제 목표였습니다. 쏘카로서 우선 스마트폰으로 차를 빌리는 서비스를 완성했고요. 이제 두번째로 스마트폰으로 차를 불러타는 서비스에 도전하는 겁니다. 어차피 이 방향으로 가려고 했는데요. 기민하게 다시 도전해서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서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또 풀러스를 창업했습니다.”

자가용차를 가지고 영업하는 우버는 한국에서 금지되어 있는데 어떻게 이런 풀러스같은 서비스가 가능할까?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는 유상운송 금지의 예외 조항으로 ‘출퇴근 시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를 명시해 두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자동차 이용에 필요한 경비를 포함한 유상운송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출퇴근 시 승용차를 함께 타는 카풀을 기반으로 실시간 매칭을 더한 풀러스는 합법입니다.”

엄격한 규제가 있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가능한 범위내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본 것이다. 그래서 풀러스는 출퇴근 시간인 평일 아침일찍부터 오전 11시까지, 그리고 오후에는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휴일에는 이용할 수 없다.

카풀이라는 틈새를 파고 들었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2016년 4월말 회사를 설립하고 개발한뒤 7월부터 판교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10월부터는 서울전역으로 확대했다. 반년도 안된사이 누적 35만명이 이용했다. 일주일에 이미 1만건이상의 승차가 일어나고 있고 올해 1백만명 이상 이용하는 것이 예상된다. 특히 한번 이용한 고객이 재이용하는 비율이 68%나 될 정도로 로열티가 높다. 승객과 기사가 서로 평점을 매기기 때문에 서로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대한다.  또 사고가 나도 문제가 없도록 라이더보험 등을 마련해 두었다.

그는 연속창업자답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며 집요한데가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우리투자증권 등 15년간의 직장생활동안에도 항상 자기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온라인다이렉트자동차보험, 항공사진-길거리사진을 이용한 온라인 지도서비스, 각종 인터넷관련 신사업개발이 그가 주로 했던 일이다.

일단 시작하면 비즈니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이 직접 이해해야 하며 또 완벽을 기한다. 풀러스를 창업하고는 택시운송업계를 잘 이해하고 싶어 택시운전 자격검정시험까지 봐서 자격증을 따고 택시운전까지 직접 해봤다. 지금도 그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풀러스 기사가 됐다가 승객이 됐다가 하면서 서비스를 개선할 부분을 직접 찾는다.

그는 조심스럽게 택시업계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한국인만큼 일상생활속에서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국민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택시업계는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택시공급이 많은 것 같지만 밤늦게라든지 정작 수요가 많을때는 택시를 잡기 힘듭니다. 스마트폰 덕분에 이제는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매칭하는 것이 쉬운데도 (규제 때문에)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의 말대로 스마트폰 덕분에 전세계는 교통혁명중이다. 전세계를 석권한 승차공유앱 우버는 기업가치 약 80조원을 자랑한다. 중국은 디디추싱이 이미 30조원이 넘는 가치의 스타트업이 됐고, 동남아시아에서는 그랩과 고젝이 수천억원의 투자를 받으며 가파르게 성장중이다. 이들 회사들은 GM, 토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쑥쑥 성장하고 있다. 반면 엄격한 규제로 이런 승차공유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불법인 한국만 이런 교통혁명의 무풍지대다.

김지만 창업자는 “결국 5년뒤 10년뒤 이런 승차공유플랫폼이 자율주행차와 결합했을때 도시인의 생활스타일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은 규제로 인해 이런 변화에서 뒤져있다는 것을 안타까와했다.

“밤에 강남에서 택시가 잡히지 않을때 풀러스가 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규제를 적용할 때는 기득권층을 보호하기 보다는 시민의 입장에서 혜택이 있는지를 보고 결정했으면 합니다.”

나도 지난해부터 미국출장을 갈때마다 더이상 렌트카를 빌리지 않게 됐다. 어디서나 우버를 이용하면 5분안에 차가 오는데 왜 불편하게 줄을 서가며 차를 빌려야 하나 싶어서이다. 우버같은 차량공유서비스는 이미 세계인의 일상생활을 바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싫은 좋든 세상은 이 방향으로 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누르면 바로 차가 오는 세상이다. 2009년에 아이폰이 한국에 못들어오던 당시를 생각해보자. 당시 다른 나라에 다 들어간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와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논란이 빚어지다 결국 KT에 의해 2009년 11월 아이폰이 한국에 상륙했다. 만약 그때 아이폰을 계속 막아서 몇년 늦게 한국에 들어왔다면 지금 어떻게 됐을까. 아이폰이라는 경쟁자에게 자극받지 못했다면 삼성의 갤럭시신화가 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교통분야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불법이라고, 업계질서를 흔든다고 막기보다는 조금씩 시민을 위한 편리한 서비스가 나오도록 열어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다양한 혁신 실험이 일어나도록 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김지만님 같은 혁신 창업가들이 한국에 더 많이 나와서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규제를 최대한 없애는 것이 꼭 필요하다.

****

나라경제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김지만님은 이 인터뷰 직후에 풀러스 CEO에서 물러났고 김태호님이 대표를 이어받았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5월 1일 at 10:12 오후

실리콘밸리에서 뜨고 있는 오토테크 스타트업

with 2 comments

이 포스팅내용과 관련해서 8월11일 목요일 오후 5시에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 오토테크 미니 컨퍼런스를 개최합니다. 제가 요즘 오토테크 트렌드에 대해서 발표하고 카페인, 팝콘사, 지오라인, 볼트마이크로 등 오토테크스타트업들이 소개세션을 갖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참석신청페이지 링크. http://onoffmix.com/event/75096
***
지난 5월7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테슬라의 자율주행(Autopilot)모드중 일어난 첫번째 인명사고로 시끄럽다. 테슬라 오너인 조슈아 브라운이 자율주행모드에서 트럭트레일러와 충돌해 사망한 사고로 지난해 10월 공개한 이후 찬사를 받던 테슬라의 자율주행기능이 완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은 아직 멀었고 자율주행차 기술개발이 큰 도전에 직면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편 오히려 이런 사고가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 기술 발전과 관련 제도 정비가 가속화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아이티클 최완기대표는 “이런 사고들을 통해 자율주행차기술이 더 보완되고 발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CB인사이츠오토테크도표
[사진설명 – 급증하고 있는 오토테크 스타트업들을 정리한 CB인사이츠의 그래픽]
사실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거운 분야는 ‘오토테크’다.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차량공유, 디지털지도 등 각종 첨단 자동차 관련 기술에 실리콘밸리투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기자동차가 보급되면서 자동차가 점점 전자제품화되고 있고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보강해서 자동차가 움직이는 인공지능 컴퓨터 로봇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첨단기능을 맞보기 위해서 꼭 새로운 첨단 고급자동차를 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앱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사고를 예방하면서 자동차운행을 보다 똑똑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자동차에 센서와 컴퓨터장치 등을 추가로 장착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자율주행차로 개조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 키트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자동차가 완전자율주행으로 가는 과도기에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운전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인간의 운전부담을 줄여주고 교통시스템을 효율화한다. 이런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주목받는 해외 스타트업회사들을 소개한다.
넥사앱
[넥사의 스마트폰앱. 주위 차량의 사고 이력 조회를 해준다. 사진출처 넥사]
넥사라는 이스라엘스타트업은 차량용 블랙박스카메라를 대체하는 스마트폰용앱을 개발하는 회사다. 이 회사의 앱은 인공지능 블랙박스라고 할 수 있다. 앞에 가는 자동차들중 부주의한 운전을 하는 차를 발견하면 차번호를 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한다. 데이터를 wifi로 회사서버로 전송한다. 이미 7백만대의 주행정보가 입력되어 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위험한 차가 근처에 보이면 경고해준다. 또 사고가 많이 나는 지역이나 도로지점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미리 운전자에게 경고해 준다.
안전운전스마트폰센서들-우버
[우버앱은 GPS, 가속기센서, 자이로스코프 등의 스마트폰 센서를 통해 우버운전사의 안전운전이력을 감지해 보여준다. 사진출처 우버]
우버안전운전점수
우버는 최근 업그레이드를 통해 우버운전사의 운전스타일을 모니터링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즉, 스마트폰 우버앱을 통해서 운전사의 주행속도와 가속이나 브레이크패턴을 측정해 얼마나 안전하게 운전하는지를 보여주도록 했다. 매번 주행중 얼마나 자주 급가속을 하거나 급브레이크를 밟았는지 알 수 있다. 또 스마트폰의 자이로스코프센서를 통해서 주행중에 운전사가 문자 등을 보내기 위해서 전화를 움직이는 것도 확인해 경고를 보낸다. 너무 지나치게 쉬지 않고 오래 운전하면 쉬라고 경고메시지를 보낸다. 이런 방식으로 매번 운행시마다 안전운전기록을 보여줘 우버의 1백만명의 운전사들이 안전운전을 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에서도 이런 시도가 이뤄진다. SK텔레콤은 T맵 최신 버전에 주행이력을 바탕으로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안전습관’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2013년 구글이 약 1조원을 들여 인수한 내비게이션앱 웨이즈도 최근 흥미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웨이즈 이용자중 실리콘밸리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을 매칭시켜 주는 웨이즈 카풀서비스의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것이다. 이미 카풀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는 우버, 리프트 등과 경쟁을 시작한 셈이다. 한편 브라질에서는 웨이즈에 주소를 잘못 입력해서 범죄율이 높은 지역으로 들어갔다가 살해당한 여성의 사례도 나왔다. 그래서 웨이즈는 범죄율이 높은 지역으로 운전해 들어갈 때에는 경고로 알려주는 기능을 탑재하기로 했다.
크루즈오토매이션자율주행키트장착아우디
크루즈오토매이션자율주행센서
[크루즈 오토메이션의 자율주행키트를 장착한 아우디자동차. 사진출처 크루즈 오토메이션]
기존 자동차를 해킹(?)해서 자율주행자동차로 바꾸겠다는 도전을 하는 스타트업들도 있다. 이들은 기존 자동차에 센서와 컴퓨터키트를 붙여서 비교적 값싸게 자동운전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내세운다. 얼핏 들으면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과소평가할 수 없다. 이런 스타트업을 대기업이 거액에 인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우디자동차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하는 3천5백불짜리 키트를 개발한 크루즈 오토메이션이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을 GM이 지난 3월에 인수했다. 인수가는 약 7억불정도였다. 겨우 40명정도의 3년된 작은 스타트업을 인수하는데 한화로 7~8천억원을 지불한 셈이다. 자율운행기술을 빠르게 향상시키기 위해 GM은 이런 거액의 딜을 감행한 것이다.
Screen Shot 2016-08-05 at 3.46.55 PM
크루즈오토메이션은 GM인수후 쉐보레 볼트에 자사의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해 샌프란시스코에서 테스트중이다.
콤마아이자율주행테스트차
[콤마아이의 자율주행키트를 장착한 어큐라자동차. 사진출처 콤마아이]
콤마아이라는 스타트업은 한술 더 뜬다. 어큐라 자동차에 장착하면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는 1천불짜리 키트를 개발중이다. 이 회사는 쇼퍼(Chffr)라는 스마트폰앱을 통해서 사용자들의 운전패턴 데이터를 흡수해 자율주행기능을 더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위에 소개한 넥사처럼 차량블랙박스앱으로 작동하면서 운전중 주위 데이터를 수집함과 동시에 우버앱처럼 운전자의 주행속도, 가속 및 브레이크패턴을 통해 운전습관을 분석해 차량의 자율주행기능이 향상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콤마아이를 창업한 조지 호츠는 2007년 아이폰을 첫번째로 해킹한 경력이 있는 천재개발자다.
Otto자율주행트럭
[자율주행트럭키트를 개발중인 스타트업 Otto의 트럭. 사진출처 Otto]
구글의 자율주행차프로젝트에서 핵심역할을 담당했던 앤서니 리반도우스키와 테슬라와 애플엔지니어 등이 모여서 만든 오토(Otto)라는 스타트업은 기존 대형트럭을 자율주행차로 만들어주는 애프터마켓 키트를 개발중이다. 트럭운전사들이 고속도로에서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운전대나 액셀, 브레이크페달없이 주행하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죽스(Zoox)라는 스타트업은 미국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근까지 총 2천3백억원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이런 식으로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에는 속속 등장하고 있다.
***
인간의 도움이 전혀 없이 운행하는 완전자율주행차는 언제 나올지 모른다. 하지만 그 수준으로 가는 단계에서 자동차주행을 더욱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각종 기술은 나날히 발전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앱을 통해서 수집되는 각종 데이터가 첨단기술없이 스마트폰에 의존해 운전하는 자동차 운전자들의 안전까지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 슬라이드 쇼에는 JavaScript가 필요합니다.

이런 변화는 실리콘밸리와 이스라엘의 기술기반 스타트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자율주행관련 센서기술은 모빌아이라는 이스라엘기업이 앞서 있으며 최근 BMW, 인텔과 협업해 완전 자율주행차를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도 이 모빌아이의 센서를 쓴다. 원래 그래픽카드칩으로 유명한 엔비디아도 맹렬하게 자동차용 자율주행칩을 개발중이다.
특히 구글, 테슬라, 애플 등에서 자율주행이나 디지털지도관련해서 일하던 핵심인력들이 빠져나와 속속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트렌드에 주목할만 하다. 이런 스타트업에 실리콘밸리VC들이 거액을 투자하고 GM 등 대기업이 더 큰 금액에 인수하는 선순환이 시작됐다. 이런 변화는 완성차판매이후에 또 큰 시장을 형성하는 애프터마켓시장에서 또 큰 변화를 초래할 조짐이다.
반면 한국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규제로 인해 우버 등 승차공유, 카풀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지 못하고 주행관련 데이터분석도 쉽지 않다. 자율주행분야 관련해서도 차량 센서 분야도 취약하며 관련 법령도 정비되어 있지 못하다. 관련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도 거의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급변하는 전세계 자동차산업 트렌드에서 한국은 외톨이가 될 수 있다. 이런 변화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8월 5일 at 4:04 오후

우버식 교통혁명에 완전히 뒤쳐진 대한민국

with 6 comments

최근 몇년간 전세계 곳곳으로 출장을 다니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 자가용을 몰고 다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사람들의 이동방식이 크게 바뀔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자가용을 타고 다닌다.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위시로 많은 사람들이 그냥 스마트폰으로 차를 불러서 타고 다니기 시작한다. 직접 자동차를 몰지도 않는다. 심지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지도 않는다. 차를 소유할 필요도 없어진다. 스마트폰으로 차를 불러서 이용하는 것이 너무 편하고, 심지어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더 싼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요금은 계속 내려간다.

최근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트랜스링크 캐피털코리아 허진호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우버에서 기본 설정이 UberX에서 UberPool로 변경되었는데, 신경 안 쓰고 신청하다 보니 거의 UberPool을 타고 다녔다. 예전 우리의 ‘택시 합승’인 셈인데, 실제로는 intelligent routing으로 추가로 걸리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정.말. 싸.다.
SF 다운타운에서 팔로알토까지 최저 17불, 최고 40불. 50km가 넘는 거리를 고려하면, 최저 가격의 경우 우리나라 택시와 비슷한 수준. 이제는 rhetoric이 아니라 economically도 ‘차를 팔고 우버만으로도 살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고 본다. 실질적인 ‘사회적 혁신’이 가능해지는 티핑 포인트를 넘어 섰다는 생각. 20여년 SF 출장 다니면서 온전히 렌터카 없이 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처럼 우버가 시작한 교통혁명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하루 수백만명이 전세계에서 우버를 이용하면서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묶어서 움직이면서 이용가격을 계속 낮춘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니 더욱 많은 사람들이 우버드라이버로 참여해 네트워크효과는 더욱 커져간다.

이처럼 우버가 시작한 교통혁명이 세계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남는 차량을 나눠서 탄다는 의미로 이런 서비스를 승차공유(Ridesharing)서비스라고 한다.

그리고 각 지역마다 우버와 경쟁하는 로컬의 강자들이 있다. 미국의 리프트, 비아, 중국의 디디추싱, 동남아시아의 그랩, 인도의 올라, 유럽의 블라블라카, 라틴아메리카의 캐비파이 등이 지역강자들이다. 이런 서비스에는 속속 거액이 투자되고 있다. 우버는 벌써 10조원가까이 투자받았다. 리프트에는 GM이 6천억을 투자했다. 5월중순 애플이 중국의 디디추싱에 10억불을 투자한다는 뉴스가 나왔고 또 5월말에는 토요타가 우버에 투자했고, 폭스바겐도 Gett에 3억불을 투자했다는 뉴스가 쏟아져 나왔다. 

Screen Shot 2016-05-29 at 10.31.02 PM

Bloomberg TV

 

Screen Shot 2016-05-29 at 9.17.31 PM

이런 뉴스를 보고 포브스 기자인 브라이언 솔로몬은 이런 트윗을 하기도 했다. 승차공유서비스와 자동차회사의 커플이 거의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리고 계속 새로운 회사들이 이 분야에 쏟아져 나온다. 예를 들어 모바일메신저 바이버를 일본의 라쿠텐에 1조원에 매각한 이스라엘 창업가 탈몬 마르코는 주노(Juno)라는 승차공유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곧 뉴욕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Screen Shot 2016-05-29 at 10.32.28 PM

이처럼 전세계 곳곳에서 승차공유서비스가 생겨나 무서운 속도로 성장중인데 한국만 엄격한 규제로 인해 진공상태다. 콜버스 등 비슷한 서비스를 해보려는 스타트업들은 각종 규제와 기존 업계의 반발로 고전하고 있다.

위기에 처한 국가기간산업인 조선, 해운산업에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어서 지원하는 것까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승차공유 비즈니스도 미래산업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웬만하면 규제를 풀고 허용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대로 몇년동안 글로벌 공룡 서비스들이 이 분야에서  자리를 잡고 나면 새로운 한국업체가 끼여 들어갈 틈도 없어질지 모른다.

한국에는 우버 같은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부르는 정도의 단순한 비즈니스라고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심지어 컴공과교수분은 제자들을 겨우 그런 회사에 보낼 없다. 우버가 어떤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지 모르겠다 말하는 것도 들었다.

Screen Shot 2016-05-29 at 10.42.30 PM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이들 온디맨드 업체들은 결국 근미래에 인공지능 로봇 자동차를 굴릴 플랫폼을 장악해가는 회사들이라고 말이다. 안드로이드를 만든 앤디 루빈은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진정한 의미의 AI 기기는자율 주행차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결국 자동차는 인류가 일상속에서 가장 빈번하게 이용하게 인공지능 로봇이 가능성이 크다. 매일 전세계에서 수백, 수천만명을 실어나르는 플랫폼을 가진 이들 승차공유 업체들이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는데 있어 최적의 기반을 가진 회사가 것이다.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는데 필요한 고객과 운행 이력, 실시간 교통정보, 디지털 지도 등 관련 데이터를 이미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우버는 카네기멜론대의 인공지능연구소 인력을 대거 흡수해가서 독자적으로 무인자동차를 개발중이다. 우버의 계획대로라면 우버는 5년뒤, 10년뒤 하루에 몇억명이 넘는 사람을 이동시키는 운송 플랫폼이 될지도 모른다.

Screen Shot 2016-05-29 at 10.25.15 PM

우버가 피츠버그시에서 가동중인 자율주행차 (Photo by Uber)

정부는 알파고 충격에 인공지능을 국가전략사업으로 설정한다고 했다. 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하고 5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 가장 중요한 인공지능 플랫폼을 가진 회사들이 한국에서 나올 수가 없는데 말이다. 우버의 대항마가 될만한 회사가 한국에도 있었다면 이미 현대차가 투자하고 제휴했을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한국에는 그런 회사가 없다. 카카오조차도 규제 때문에 카카오택시플랫폼을 성장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승차공유 분야에서 한국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나올 있도록 스타트업들을 그냥 놔두었으면 좋겠다. 카카오든 콜버스든 마음껏 뭔가 만들어 있도록, 그리고 힘을 키워서 다른 나라에도 진출할 있도록 가만 놔두자. 다행히 최근에 통근 카풀서비스를 제공하는 풀러스, 공항승차공유서비스를 제공하는 벅시 , 택시 빈자리 공유서비스 캐빗 등 새로운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이들 회사 창업자들을 만나서 얘기해보면 제일 걱정하는 것이 항상 ‘규제’다. 승차공유서비스도 미래산업이라고 생각하고 키우는 방향으로 규제가 완화되길 기대한다. 제발 좀 스타트업들을 그냥 놔두자.

Written by estima7

2016년 5월 29일 at 11:01 오후

싱가포르와 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 탐방

leave a comment »

최근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세계전기통신연합(ITU)이 개최한 ‘아시아 디지털사회정책 포럼’ 에 초청받아 다녀왔다.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에 대한 소개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인데 항공료, 숙박비 등도 모두 ITU에서 부담해줬다. 덕분에 동남아시아 정부관련인사들에게 한국스타트업생태계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싱가포르와 태국의 스타트업동네도 잠시나마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Screen Shot 2016-05-05 at 6.44.31 PM

내가 참여한 세션 발표와 토론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맨 왼쪽의 보니는 인도네시아 창조경제국 소속 공무원인데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마쳤다. 최문기 전미래부장관의 제자라고.

정확히 2년전 싱가포르를 방문한뒤 다시 처음 동남아시아권에 간 것인데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스타트업 바람이 동남아시아에서도 예외 없이 불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2년전과 비교해 크게 확장된 싱가포르의 스타트업 단지

포럼 참석 전에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싱가포르도 우리나라처럼 정부가 앞장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었다. 싱가포르 정부는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 스타트업 생태계의 허브로 만들기 위해 예비 창업가와 스타트업 기업 유치를 위한 정책을 적극 펴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유망 스타트업 기업에 직접 투자하고 해외 스타트업 기업들의 아시아 지사를 유치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Screen Shot 2016-05-05 at 6.34.48 PM

2년전 방문했을때 찍은 블록71 건물 빌딩.

싱가포르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이 ‘블록71’이다. 블록71은 싱가포르국립대 인근에 자리한 스타트업 단지다. 2년 전 이 곳을 방문했을 때는 구로공단처럼 보이는 허름한 공장형 건물에 수많은 스타트업 관련 지원기관이 모여 있었다. 2년 동안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해 다시 가 봤더니 상전벽해라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큰 변화가 있었다.
Screen Shot 2016-05-05 at 6.38.53 PM

블록71 스타트업단지가 확장되고 있는 모습. 79, 73 건물은 이제 모두 오픈했고 그 옆에 휠씬 더 큰 빌딩을 건설중이다. 사진 출처 TechinAsia.

우선 스타트업 건물이 블록79와 블록73 건물들로 확장됐다. 예전에는 근처에 커피숍이나 식당도 찾기 힘들 정도로 외진 장소였지만 지금은 이 건물들 사이에 거대한 식당가와 공연장까지 들어서 젊은이들로 북적거렸다.
Screen Shot 2016-05-05 at 6.46.45 PM

왼쪽 건물이 블록 79다.

Screen Shot 2016-05-05 at 6.47.03 PM

블록79뒤에는 거대한 후드코트와 공연장이 생겨서 젊은이들이 밤낮으로 모여든다.

새로 생긴 블록79 건물 3층에는 싱가포르 최대의 협업 공간(코워킹 스페이스)인 배쉬(Bash)가 자리잡고 있었다. BASH는 Building Amazing Startup Here의 약자라고.
싱가포르 정보통신부(IDA) 주도로 지난해 2월 문을 연 700평이 넘는 공간에는 스타트업부트캠프핀테크, 플러그앤플레이, 핀랩 등 수많은 해외 액셀러레이터(육성업체)들이 들어와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었다. 마침 스타트업부트캠프핀테크가 10팀의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을 선발, 3달간의 집중 양성과정을 시작하고 있었다.

Screen Shot 2016-05-05 at 6.46.20 PM

Screen Shot 2016-04-29 at 2.48.55 PM

스타트업부트캠프 핀테크.

Screen Shot 2016-04-29 at 2.48.25 PM

배쉬의 브루어리에서 행사가 열리고 있는 모습.

 배쉬의 브루어리(맥주양조장)이라고 부르는 공간에서는 수시로 다양한 스타트업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건물 각 층마다 다양한 스타트업과 벤처투자회사들이 들어차 있었다. 서울 강남의 테헤란밸리를 능가하는 활기와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Screen Shot 2016-05-05 at 6.54.11 PM

각 빌딩 입구마다 각종 행사와 구인광고 등이 빼곡히 붙어있었다.

Screen Shot 2016-05-05 at 6.45.44 PM

이 기존 빌딩들옆에 더 넓은 부지에 제2 단계 빌딩이 건설되고 있다.

동남아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랩과 우버의 대결

Screen Shot 2016-04-29 at 2.42.36 PM
길거리에서는 스마트폰 교통 혁명이 벌어지고 있었다. 특히 말레이시아 출신 스타트업으로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그랩(Grab)이 약진 중이었다. 2011년 말레이시아에서 스마트폰용 앱을 이용해 택시를 부르는 서비스로 출발한 그랩은 우버의 대항마로 성장하고 있다. 택시 호출 서비스로 시작한 그랩은 이제는 ‘우버X’처럼 개인이 보유한 차량을 이용해 택시 영업을 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출퇴근 시 운전자가 같은 방향의 동승자를 저렴한 가격에 태워주는 ‘그랩히치’라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싱가포르정부가 그랩이나 우버를 규제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현지에 계신 분에게 했다. 그랬더니 택시 등이 모자라는 것이 사실이어서 그랩, 우버 등을 정부가 묵인하고 있는 것 같다는 대답을 들었다.
Screen Shot 2016-04-29 at 2.40.22 PM
그랩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쿠알라룸푸르, 페낭 등 말레이시아 9개 도시에서 활발하게 영업 중이다. 지금까지 1,000억원 이상을 투자받은 그랩은 싱가포르 곳곳에서 거대한 광고판을 통해 공세를 펼치고 있고,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다른 나라까지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우버와 그랩은 동남아 각국에서 현지 상황에 맞는 ‘우버모토’ ‘그랩바이크’ 등 독특한 서비스를 내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서비스들은 동남아시아 도시들의 심각한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차량 대신 오토바이를 스마트폰으로 호출하는 서비스다. (방콕에서 한번 써보려고 용감하게 우버모토를 신청했는데 호출한 오토바이가 결국 오지 않아서 써보질 못한 것이 유감이다.)
그랩은 최근 싱가포르에 200명 규모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우버도 싱가포르에 250여명이 근무하는 동남아시아 본사를 개설하고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구글의 싱가포르 거점에는 3천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싱가포르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폭 늘리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외국기업을 유치하는데 있어서 싱가포르정부의 능력이 정말 탁월하다는 생각을 했다.

‘스타트업 타일랜드’로 변신하는 태국

Screen Shot 2016-05-05 at 7.19.30 PM

내가 방문한 시기에 스타트업 타일랜드 행사가 열렸다. 미래부 최양희장관도 참석했다.

태국도 최근 ‘스타트업 타일랜드’를 선언했다. 정부가 5억7천만달러(약 6천500억원)의 창업펀드를 조성, 2년 내 태국의 스타트업 기업을 1만개까지 늘리겠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태국 부총리를 포함한 정부 사절단은 지난달 우리나라를 방문,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등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도 돌아보고 갔다.
태국의 디지털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는 급격하게 이용자가 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보면 가늠해볼 수 있다. 태국의 이동통신업체 DTAC의 앤드류 크발세스 최고전략책임자는 “태국의 스마트폰 이용자 가운데 라인과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100%”라고 말했다.
Screen Shot 2016-05-05 at 7.25.03 PM

앤드류 DTAC CSO의 발표중 한 슬라이드. 태국인들이 하루에 스마트폰을 쓰는 시간이 평균 7시간에 이르고 그중 라인이나 페이스북을 쓰는 비율이 거의 100%에 이른다고. 스마트폰 중독에 있어 세계최고 수준인 듯 싶다.

지난해 9월 기준 태국 인구 6,700만명 가운데 3,700만명이 매달 페이스북을 사용했다. (지난해말 기준 우리나라의 월간 페이스북 이용자 수 1,600만명의 두 배가 넘는다.) 라인의 태국이용자수는 3,300만이다. 태국인들의 페이스북 평균 이용 시간도 하루 2시간35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페이스북과 라인은 모두 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태국 정부가 나서 스타트업 육성 계획인 스타트업 타일랜드를 선언한 배경이 수긍이 간다. 이렇게 스마트폰을 열심히 쓰는 국민들이 있는데 해외서비스만 쓰니까 아쉽다는 것이다. 토종 태국스타트업이 만든 모바일서비스가 나와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Screen Shot 2016-05-05 at 6.44.57 PMScreen Shot 2016-05-05 at 6.45.07 PMScreen Shot 2016-04-29 at 2.53.23 PMScreen Shot 2016-04-29 at 2.52.47 PM
이 같은 스타트업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태국의 첫 번째 스타트업 협업 공간 ‘허바’(Hubba)다. 일반 주택을 개조해 만든 아담한 공간에 수십 명의 창업자들이 모여 자유롭게 일을 하고 있었다. 이곳을 이용하는 태국인과 외국인 비율이 5 대 5다. 일본 벤처투자업체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는 아예 이 곳에 태국지사 사무실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Screen Shot 2016-04-29 at 2.54.31 PM

허바 2층에 있는 태국 스타트업 스토리로그. 맨 오른쪽이 CEO 피포다.

이 곳에 둥지를 튼 태국 스타트업 ‘스토리로그’는 이용자들이 스마트폰 앱으로 이야기를 올리고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창업자 피포는 전세계 스타트업 업계에서 경전처럼 꼽히는 ‘린스타트업’을 읽고 자극을 받아 스토리로그를 시작했다. 그는 통신업체들이 개최하는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고배를 마셨다가 나중에 합격해 초기 투자 자금도 받고 멘토도 소개받았다. 현재 스토리로그는 매달 50만명 이상이 이용한다. 이제 초기 투자를 받은 것을 넘어서 휠씬 더 큰 스타트업에서 추가투자를 받아서 시리즈A단계로 들어간다고 한다. 그의 창업과 성장스토리는 여느 한국스타트업창업자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동남아서 큰 존재감 없는 우리 기업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의 중요성에 눈을 뜨고 투자를 시작했지만 놀랄 만큼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그랩 같은 교통혁신 서비스와 전자상거래, 핀테크 서비스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 ITU행사에서 가장 사람들의 관심이 높았던 세션은 의외로 핀테크세션이었다. 질문이 끝도 없이 나왔다.
Screen Shot 2016-05-05 at 8.41.45 PM
동남아 전역에서 비즈니스를 확장해가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이통사 Axiata의 발표에서 인상적으로 본 슬라이드다. 크레디트카드는 물론 은행계좌조차 없는 동남아국가 사람들에게 스마트폰은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마트폰이 장차 금융의 중심이 될 것이란 얘기다.
Screen Shot 2016-05-05 at 8.47.25 PM

미얀마의 웨이브머니 홈페이지. 노르웨이 이통사인 텔레노어와 미얀마 요마은행의 모바일머니 조인트벤처다.

ITU포럼에 참석한 브래드 존스 ‘웨이브머니’ 최고경영자는 “금융 인프라가 낙후돼 국민의 절반 가량이 신용카드도 없고 은행계좌조차 없는 미얀마에서도 최근 모바일 머니가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다”며 핀테크 스타트업이 일으키고 있는 변화의 단면을 보여줬다.
중국과 일본의 자본과 유럽과 미국의 기업들은 이를 보고만 있지 않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동남아의 디지털 경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뛰어들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최근 동남아시아의 아마존으로 통하는 온라인쇼핑몰 ‘라자다’를 약 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유럽 통신업체와 호주 은행들도 동남아 스타트업들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영역에서 우리 기업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라인을 한국회사라고 여긴다면 라인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Screen Shot 2016-05-05 at 8.54.12 PM

태국에서 열린 라인 타일랜드 미디어데이 행사 모습. 사진출처 라인.

싱가포르와 태국 방콕 곳곳에 있는 일본계 백화점과 일본대기업들의 광고를 보며 일본자본의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것도 여전히 실감했다.
아직 늦지 않았다. 동남아시아의 많은 정부와 스타트업들은 앞서있는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교류하며 경험을 배울 수 있길 갈망한다. 아직 비어있는 영역이 많은 동남아시아시장에 우리 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
한국일보에 기고했던 글을 보완하고 사진을 더 집어넣어서 포스팅.

Written by estima7

2016년 5월 5일 at 9:13 오후

우버와 테슬라가 바꾸는 실리콘밸리

with 10 comments

Screen Shot 2016-03-27 at 10.11.06 AM

2007년 코넬대 존슨 비즈니스스쿨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다니던 2007년 여름 코넬대학교에서 2주간 공부를 한 일이 있었다. 그 당시 코넬공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막 실리콘밸리에 다녀왔다는 얘기를 듣고 “얼마나 자주 실리콘밸리에 가느냐”는 질문을 한 일이 있다. 그러자 그는 “일년에 최소한 3~4번은 가려고 한다. 별일이 없어도 가서 구글이나 야후같은 회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야 트렌드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이후 그 대화가 내 뇌리에 남아있다. 이후 다음 본부장시절, 보스턴의 라이코스CEO시절에도 기회가 되면 실리콘밸리에 자주 갔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1년반동안은 실리콘밸리에 살기도 했으며 2013년말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실리콘밸리를 자주 찾고 있다.

왜 자주 가는가? 코넬교수의 이야기처럼 실리콘밸리는 미래를 일찍 읽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2008년 1월 출장을 갔다가 당시 내가 만난 사람들 대부분이 아이폰 아니면 블랙베리를 쓰는 것을 보고 스마트폰시대의 도래를 직감하기도 했다. 그리고 회사(다음)에 복귀해서 “모바일시대를 빨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2008년 1월에 다음 게시판에 썼던 글 링크)

 

 

Screen Shot 2016-03-16 at 9.40.42 AM

사진설명 : 이번 출장에서 들른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 컨퍼런스에서는 일론 머스크가 제안한 혁신적인 교통수단인 하이퍼루프 터널이 전시됐다.

그런데 요즘 들어 또 다시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미래를 느끼기 시작했다. 3월초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출장을 다녀왔는데 교통, 물류 그리고 자동차산업까지 이르는 영역에 있어 신기술과 공유경제의 거대한 츠나미가 세상을 덮치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우버와 테슬라 때문이다.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빠르다.

***

뉴욕같은 대도시의 시내에서만 지내지 않는 이상 미국 출장에서는 렌터카가 필요하다. 대중교통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에 안그러면 도대체 다닐 수가 없다. 하지만 출장 갈 때마다 매번 차를 빌리고 반납하는 과정이 번거로웠다. 모르는 길을 운전하는 것도,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주차를 하는 것도 스트레스였다. 그런데 이번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출장에서는 처음으로 차를 전혀 빌리지 않고도 불편없이 지낼 수 있었다. 우버 덕분이다.

내가 실리콘밸리의 남쪽인 쿠퍼티노에 살던 2013년 당시에는 우버를 써보고 싶어도 쓸 수 없었다. 우버는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 시내에서만 되는 서비스였다. 외곽도시에서는 당연히 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가서 써보니 달랐다.

Screen Shot 2016-03-27 at 10.36.12 AM

사진설명 : 에어비앤비로 구한 마운틴뷰의 숙소. 아주 조용한 동네였다.

샌프란시스코에서 60km 정도 남쪽에 있는 마운틴뷰의 한적한 동네에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구했다. 그런데 구석진 곳이었는데도 우버로 차를 호출하면 매번 5분만에 차가 왔다. 동네 수퍼 같은 5분짜리 짧은 거리를 가자고 해도 승차거부 같은 것도 없었다. 다만 고객의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는 평소보다 더 비싼 요금(Surged price)를 내고 타야 한다. 하지만 감수할만 했다. 워낙 기본요금이 택시보다 요금이 쌌고 이용하기 편리했기 때문이다. (한번은 일반요금의 2.7배까지 내봤다.)

예전에 쿠퍼티노나 마운틴뷰에서 샌프란시스코시내나 공항까지 가려면 택시요금을 팁을 포함해서 100불에서 150불까지 내야 했다. 그리고 택시를 최소한 1시간전에 예약을 해두고 택시가 오기 전에 나가서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우버는 한 50불이면 된다. 집에서 앉아서 스마트폰 버튼을 누른뒤 잠시 기다리고 있다가 우버차가 오는 것을 스마트폰에서 확인하고 바로 나가면 된다. 혁명적인 변화다.

Screen Shot 2016-03-16 at 9.22.28 AM

사진설명 : 시애틀의 우버홉 서비스.

하지만 우버의 가능성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대중교통수단마저 대체해버릴 가능성이 보였다고 하면 과언일까. 우버는 시애틀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우버홉(UberHop)이란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애틀외곽에서 시애틀시내로 출퇴근하는 수요가 높은 노선 12개를 정해서 카풀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다. 정해진 장소에서 10분마다 차가 출발한다. 요금은 현재는 홍보기간이라 단 1불이다. (원래는 3~ 5불.) 택시를 타면 가볍게 수십불이 나올 구간을 승용차를 타고 단돈 1불에 출퇴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콜버스가 이쪽에서는 이미 우버를 통해서 유연하게 실행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Screen Shot 2016-03-16 at 9.16.38 AM

사진설명 : 샌프란시스코에는 이미 콜버스와 유사한 형태인 ‘채리엇버스’가 활발하게 운행되고 있다. 스마트폰앱으로 신청해서 타는 버스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샌프란시스코에서 50km이상 떨어져있는 마운틴뷰시에서 우버 카풀서비스를 이용하면 20~25불에 갈 수 있게 됐다. 합승을 하는 조건인데 신청을 하니 5분만에 집앞에 차가 와서 집근처 5분거리의 다른 장소에서 한 일본인을 태워서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그리고 나를 샌프란시스코에 먼저 내려주고 동승한 일본인의 마지막 행선지로 향했다. 내가 먼저 내렸기 때문이긴 하지만 효율적인 동선 최적화로 거의 시간에서 손해보는 것이 없었다. 혼자 택시를 타면 1백불이 휠씬 넘게 나오는 거리다. (이 정도면 한국의 택시요금보다도 싸다.) 또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는 우버풀을 선택하면 다른 사람과 합승을 하는 조건으로 7불의 고정요금으로 우버를 이용할 수 있다.

Screen Shot 2016-03-16 at 9.18.21 AM

사진설명 : 샌프란시스코에 가는데 요긴하게 이용한 Pool to SF서비스. 1인당 20불이면 갈 수 있어 버스, 기차 등 대중교통을 갈아타며 가는 것보다 시간도 절약되고 요금도 크게 비싸지 않았다.

우버가 이렇게 할 수 있는 힘은 데이터와 네트워크의 힘이다. 매일 전세계에서 수백만번씩 사람들을 실어나르면서 쌓인 데이터를 가지고 이동 수요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우버운전사를 배치시키고 값싼 요금을 매긴다. 여러 승객들의 이동경로를 최적화시켜 빠르게 합승을 시켜서 1인당 요금을 더욱 낮춘다. 이렇게 하니 수요는 계속 증가한다. 또 공급에 비해 수요가 높으면 그 순간에 요금을 올린다. 그런데 해서 우버운전사들이 러시아워에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도록 한다. 데이터없이, 일률적 요금체계로 영업하는 택시회사들이 우버를 이기기 어려운 이유다. 우버고객과 우버드라이버가 계속 늘어나면서 우버의 시스템은 갈수록 더 효율성이 높아진다.

Screen Shot 2016-03-16 at 9.19.10 AM

사진설명 : 샌프란시스코의 택시는 마치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처럼 보였다.

택시회사들만 곤란을 겪게 될까. 사실 렌터카회사도 마찬가지다. 차없이도 이렇게 쉽고 싸게 다닐 수 있는 세상에 누가 렌터카를 빌리려 할 것인가. 기사를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렌터카회사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고 렌터카요금이 내려가고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Screen Shot 2016-03-27 at 10.45.08 AM

이미 미국에서는 우버사용이 렌터카사용을 앞질렀다는 보도가 나왔다. 출처 : CBS모닝쇼

여파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한 우버드라이버는 내게 “이제 누가 차가 필요하겠어요”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 회사인 타파스미디어의 김창원대표도 이렇게 말할 정도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사람들이 차를 팔고 있어요. 필요가 없게 됐거든요. 차를 가지고 있으면서 내는 감가상각비, 보험료, 주유비용 등보다 우버를 이용하는 것이 더 싸기 때문에 차를 처분하는 것이죠.” 한술 더 떠서 고글로벌컨설팅의 노영희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우버를 샌프란시스코에서 금지하면 폭동이 날 거예요.” 그만큼 사람들이 우버의 편리함에 길들여졌다는 얘기다.

Screen Shot 2016-03-16 at 9.21.03 AM

사진설명: 사람 만나는 재미로 자투리시간에 우버를 한다는 샌프란시스코 토박이.

또 하나 흥미롭게 느낀 것은 내가 만난 우버드라이버들이다. 총 19회 이용했는데 무뚝뚝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친절했다. 다양한 성별, 인종, 연령대의 사람들이 나왔다. 심지어는 한국분도 계셨다. 반정도는 승객들과 대화를 즐겼다. 우버드라이버를 하는 중요한 이유중 하나가 돈을 버는 것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즐겁다는 것이다.

한 백인할아버지는 우버를 시작한지 한달이 조금 넘었는데 우리가 첫번째 한국에서 온 손님이라고 좋아했다. 워낙 운전을 안정적으로 하면서도 고객을 편하게 해줘서 마음이 편했다. 한 백인청년은 “몸이 아파서 풀타임으로 일을 못하는 상황인데 집에만 있지 않고 나와서 우버드라이버를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니 정신건강에 좋다”고 쉬지 않고 떠벌였다. 샌프란시스코 토박이라는 한 우버드라이버는 큰 트럭을 몰고 나와서 “이 차 기름값 생각하면 별로 버는 것도 없는데 운전하는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재미있어서 일이 끝나면 우버앱을 켜고 몇시간씩 운전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마지막날 우리를 공항으로 데려다 준 필리핀계 여성은 “개인적으로 작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우버를 통해서 스타트업 투자자들을 많이 만난다”며 “이들을 서로 소개해 주는 일을 한다”고 명랑하게 말했다. 그리고 나와 명함을 교환했다.

신기하게도 우버가 노동자를 착취한다고 언성을 높이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렇게 했다가 낮은 별점을 받을까봐 그런 것일까.) 또 할아버지와 여성드라이버가 “우리 같은 사람들을 우버가 드라이버로 쓰길 원한다”고 말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고 안전하게 운전을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란다. 이들을 보고 싫든 좋든 이런 새로운 방식의 일자리가 미래에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당장 나부터 나이 먹어서 은퇴하면 이런 일을 하게 될지 모른다.

Screen Shot 2016-03-16 at 6.44.43 AM

사진설명 : 일년반전에 우버에 갔을 때 대외협력담당 나이리와 찍은 사진.

샌프란시스코의 우버 본사에도 지인을 만나러 잠깐 들렀다. 1년반전에 처음 가봤을때는 막 새로운 사무실로 이전했을때였다. 한 층이 축구장보다도 큰 곳인데 2개층정도를 확장해서 쓰고 있었다. 1년반전에는 한국인직원이 1명있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이번에는 8명을 한꺼번에 만났다. 우버가 무섭게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구글 같은 회사에서도 우버로 굉장히 많이 옮기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컨퍼런스에서 멋진 발표로 화제를 모았던 ‘실리콘밸리의 흙수저’ 강태훈님도 최근 우버로 이직했다.

***

Screen Shot 2016-03-16 at 9.18.06 AM

사진설명 : 지인의 테슬라 모델S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대기업에 다니는 지인을 오랜만에 만났다. 그는 전기자동차인 테슬라 모델S를 타고 왔다. 그는 이 차를 2년전쯤 샀는데 이제는 가솔린엔진차로는 도저히 돌아갈 수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차를 회사주차장에서 충전하기 때문에 주유소에 갈 일이 없는데다 엔진이 없기 때문에 일년내내 차를 정비할 일도 없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이 차에는 도대체 불만이 없어요.” 그의 말이다. 내가 만난 많은 실리콘밸리사람들은 자동차업계도 곧 아이폰화가 될 것이라는 말들을 했다.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된다는 얘기다.

Screen Shot 2016-03-16 at 9.17.08 AM

사진설명 : 테슬라의 신차 모델X

서울에 있으면 이런 변화를 느끼기가 어렵다. 하지만 세상은 이렇게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알파고 덕분에 인공지능의 파워를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회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공지능을 투자하고 있다. 무인자동차는 사실 인공지능 로봇자동차다. 이런 자동차들은 이미 실리콘밸리의 거리를 누비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우리 생각보다 휠씬 빨리 상용화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실리콘밸리의 빠른 변화를 보고 있으면 덜컥 겁이 난다. 사람들은 준비가 안됐는데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하는 것이 아닌가. 혁신속도가 너무 빠른 실리콘밸리회사들을 좀 말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든다. 이들 회사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내야할 세금을 회피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반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에는 규제도 많은데다, 보수적인 대기업들 중심의 한국경제는 이런 변화에 깜깜하다. 한국의 산업계는 앞으로 다가올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 이미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 실리콘밸리에 갈 때마다 이런 걱정이 깊어간다.

***

3월21일자 네이버레터에 기고했던 [지금 실리콘밸리에서는]이라는 글.

Written by estima7

2016년 3월 27일 at 10:59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