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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의 탄생-우마노
지난주 캐나다의 워털루대출신으로 미국의 일류회사에서 다양한 인턴십을 경험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학교 절친 2명과 스타트업을 창업한 우마노의 이안 멘디올라 CEO와 Umano Seoul Meetup행사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가졌다. (참고 링크 : 귀로 듣는 뉴스, 우마노앱)
그에게서 워털루대 학교생활, 인턴십, 창업, 우마노앱을 개발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이날 이안이 공유한 프리젠테이션 파일을 여기 공유한다. 그리고 간단한 내 감상.
1. 수많은 창업가를 낳는 워털루대의 독특한 교육방법.
블랙베리의 고향인 워털루에 있는 워털루대는 졸업할때까지 각각 6번의 4개월짜리 기업인턴십을 다녀와야 하는 Co-op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4달공부하고 4달일하러 다녀오는 터프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을 졸업을 하게 된다. 비즈니스위크지 기사에 따르면 워털루대의 엔지니어들은 매년 1600개회사의 7000개의 인턴십포지션에서 일한다. 지난해에 워털루학생들은 1억1천1백만불(대략 1200억원)의 돈을 벌었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야후 같은 실리콘밸리의 드림회사에서 보통 인턴을 거치는 워털루대학생들은 졸업할 때면 보통 2년간의 꽉찬 업무경력을 가지게 되므로 취업은 식은죽 먹기다.
이안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블룸버그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학생들은 보통 일년에 6~8만불 정도를 인턴을 하면서 벌기 때문에 졸업할때 학자금빚이 있는 친구가 거의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만큼 힘들기도 해서 그가 입학할때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과는 150명 정도였는데 졸업한 친구들은 50명이었다고 한다.
그는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학교동기 안톤, 프랍과 함께 인턴을 하면서 진한 우정을 쌓았다. 그때부터 “우리 언젠가는 스타트업을 같이 하자”는 도원결의(?)를 했다고 한다.
2. 학교에서의 비즈니스플랜 발표기회
학교에 다닐때 이안은 인턴십 경험을 바탕으로 팀을 이뤄 학교에서 비즈니스계획을 발표했다. 엔지니어들끼리 모인 팀이었으므로 실제 서비스를 만들어서 출품했다. 첫번째는 유튜브 음악동영상을 검색하는 방식으로 노래를 찾아주는 Zeus player였다. 열심히 설명했지만 별 반응을 얻지 못했다.
2010년 두번째 프로젝트는 TalkMESH라는 메신저앱이었다. 왓츠앱, Kik, 블랙베리메신저 등과 경쟁해서 좀더 친구들과 소셜하게 쓸수 있는 메신저 아이디어였다. 당시에 이 메신저를 발전시켜서 소셜게임을 접목시켜 돈을 번다는 플랜을 내놨으나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결국엔 자신의 아이디어를 한국의 카카오가 실현한 것 아니냐고 농담.)
3. 졸업후 블룸버그에서 일하다가 샌프란의 친구들과 합류.
졸업후 이안은 뉴욕의 블룸버그에 취직했다. 소프트웨어엔지니어로 일하면서 돈도 잘벌고 뉴욕을 마음껏 즐겼던 그였지만 계속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었다. 마침 절친 안톤은 구글에, 프랍은 캐나다 토론토의 SocialDeck이란 스타트업에 들어갔다.
그런데 얼마지나지 않아 SocialDeck이 구글에 인수되는 바람에 안톤과 프랍은 구글에 같이 있게 됐다. 이 두 친구는 이안에게 “샌프란시스코로 와라. 우리 같이 창업하자”고 손짓했다. 그래서 2012년말 결국 이안도 샌프란시스코로 향했고 세 친구는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다만 뭘 할지는 백지상태였다.
4. 뉴스를 읽어주는 앱, 우마노.
이 세 친구들은 뭘 만들지 궁리를 하다가 “테크크런치기사를 가지고 나가서 듣고 싶다”는 아이디어에 착안했다. 그래서 뉴스를 성우가 읽어주는 앱을 만들기로 했다. 9월에 만들기 시작해서 두달만인 11월에 완성했다. 그리고 연말까지 5천다운로드를 목표로 삼았다. (셋이서 대충 적당히 잡은 숫자였다.)
그런데 막상해보니 쉽지 않았다. 12월중순에도 다운로드수는 500개밖에 안됐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이들 세명은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연결하는 통근기차인 Caltrain을 타고 승객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면서 다운로드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중 한 승객이 #hustling(강매)라고 해쉬태그를 붙여 트윗을 하기도 했다.
행운은 의외의 곳에서 찾아왔다. 투자를 해달라고 만난 KPCB(VC)의 한 파트너가 애플의 앱스토어를 담당하는 지인에게 소개해주었다. 그리고 앱스토어의 뉴스섹션에 피처링됐다. 그리고 단숨에 5천다운로드를 넘었다.
우마노는 이후 다양한 매체에서 주목을 받으며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
5.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
아직 모두 싱글인 20대후반의 이 세 창업자의 부모님은 모두 토론토에 있다. 캐나다에 가족도 있고 각종 스타트업에 대한 혜택도 많을텐데 왜 굳이 (그 물가가 비싼) 샌프란시스코에 있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우연히도 놀라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구글 등에 다니는 좋은 엔지니어를 빼오기도 쉽단다. (스타트업으로 대박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좋은 회사 다니는 엔지니어도 잘만 꼬시면 데리고 올 수 있단다.) 우연히 애플의 앱스토어 담당자와 연결된 것도 그렇고 얼마전에는 우연히 소개로 연결된 Waze(구글에 1조에 인수된 이스라엘의 소셜내비 스타트업)의 CEO Noam Bardin이 엔젤로 참여했다. 그는 일주일에 한번씩 꼭 이안을 만나서 멘토링해준다.
좋은 회사를 마다하고 스타트업창업에 나선 것에 대해서 세 창업자의 부모님들이 걱정하지 않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별로 걱정 안하신다”는 대답. 대학다닐 때부터 언제든지 원하면 좋은 회사들어가서 돈 잘 벌수 있다는 것을 실증해 보였기에 설사 스타트업이 실패해도 다시 금방 취직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단다.
“일하면서 밥은 어떻게 먹냐“고 질문했다. 그랬더니 조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항상 책상에서 먹는다.(I always eat at the desk)” 심지어는 식사를 사서 먹지도 않는단다. 자기는 주말에 일주일간 먹을 음식을 다 요리해 놓은 다음에 포장해서 냉장고에 차곡차곡 넣어 놓고 매일 회사에 2개씩 가져 가서 점심과 저녁으로 책상에 앉아서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아침부터 밤 9시~10시사이 퇴근할 때까지 맹렬하게 일에 집중한다. 공동창업자들이나 동료들과 같이 나가서 밥 안먹냐고 하니 다들 자기책상에 앉아서 각자 먹는다고 한다. 밥 먹으면서 대화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어차피 항상 서로 대화하니까 괜찮다고, 다들 그런거에 별로 신경 안 쓴다고 한마디. 술 마실 일도 한달에 한두번밖에 없다고 한다. 앱개발과 업데이트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디자이너이자 iOS개발자이기도 한 이안은 예전부터 친구들보다는 자기가 창업을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하고 투자자도 만나보는 등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CEO를 맡게 됐다. 어리지만 참 똘똘한 친구다.
이안을 보면서 훌륭한 스타트업과 창업자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대학때부터의 교육과 스타트업을 둘러싼 주위 환경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대학과 창업환경도 이처럼 변화하기를 기대해본다.
귀로 듣는 뉴스, 우마노(Umano)앱
전자신문에 정진욱기자와 함께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이라는 시리즈인터뷰를 한달에 한번씩 진행하고 있다. 흥미로운 기술이나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해외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코너인데 지난번에 소개했던 오디오 뉴스앱 ‘우마노(Umano)’가 제법 호평을 받아 블로그에도 간단히 소개해 본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유용하게 사용하는 앱중 하나다.
우마노는 뉴스를 읽어주는 앱이다. 그런데 그냥 라디오뉴스같은 방송뉴스가 아니고 “신문이나 잡지, 블로그” 등의 기사를 “취사선택”해서 “실제 성우가” 읽어준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물론 영어권뉴스에 국한된 얘기지만 우리는 읽고 싶은 좋은 기사가 있는데 바빠서 못읽는 것들이 있다. 나의 경우 뉴욕타임즈나 테크크런치 같은데 실리는 테크기사중 특히 그런 것이 많다. 그런 경우 이것을 누가 내게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우마노는 그런 점에서 딱 가려운데를 긁어주는 듯한 앱이다.
일단 비즈니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뉴스카테고리의 기사가 있다. 뉴스소스는 NYT, 뉴요커, 패스트컴퍼니 등 주로 신문과 잡지, 블로그다. 특히 창업-건강-테크관련 기사가 많이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다. 기사 리스트에서 +버튼을 누르면 그 기사가 플레이리스트로 들어간다. 우마노에서 골라서 성우가 직접 읽은 기사가 하루에 약 70개가량 올라온다. 짧으면 1~2분, 길면 7~8분정도의 기사들이다.
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간 기사들은 wifi상태에서 다운로드받았다가 오프라인상태에서도 들을 수 있다. (월 4불짜리 프리미엄버전에서만 되는지도 모르겠다.) 듣고 싶은 기사를 플레이리스트에 골라두었다가 들으면 좋다. 각 기사는 어떤 성우가 읽었는지가 나온다. 성우입장에서는 자신을 홍보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도 있는 셈이다.
소셜기능이 있어서 내 페이스북친구들이 어떤 기사를 좋아했는지를 공유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주로 어떤 기사를 들었는지도 통계로 다 나온다. 이런 취향을 반영해서 자동으로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해주는 기능도 있다. 특히 괜찮은 것은 “View Original Article”을 누르면 원글의 링크가 뜬다는 점이다. 알아듣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바로 원문과 대조해서 읽어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쓸만한 것은 검색기능이다. 우마노에는 현재 1만1천여개의 오디오기사가 쌓여있는데 덕분에 검색하면 꽤나 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예전에 못읽었던 어떤 토픽의 기사들을 찾아서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두고 운전할때 들으면 편리하다.
우마노는 SoThree라는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이 만들었다. 구글출신이자 캐나다 워털루공대 출신 3명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회사라 SoThree라는 이름이라고 한다. 첫선을 보인지 1년쯤 지났는데 그 기능이 날로 일취월장하고 있다.
영어공부삼아 오디오북을 듣고 싶은데 너무 길고 어려워서 힘들다는 분들에게 특히 우마노가 좋을 것 같다. 관심분야의 뉴스만 골라서 부담없이 반복해서 들을 수도 있고 원문과 대조해보기도 쉽기 때문이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버전이 모두 나와 있다. 다운로드는 http://umanoap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