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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가로막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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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초 실리콘밸리에 다녀왔다. 한국은 4차산업혁명이 난리지 실리콘밸리에서는 “그게 도대체 뭐냐”는 분위기다. 실리콘밸리의 한국분들은 내게 “그게 도대체 뭐길래 한국에서 그 난리냐”고 핀잔을 준다. 그렇다고 실리콘밸리가 4차산업혁명의 본류인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로봇 등 개발을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공룡기업들의 엄청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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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2016년까지 구글의 연간매출. 출처 : Statista.com

구글을 보자. 구글의 2016년 매출은 약 894억불로 한화로 약 100조원이다. 한국의 일등기업 삼성전자의 2016년 매출 201조원의 절반정도다. 하지 영업이익을 보면 230억불, 즉 27조원정도다. 반도체 영업호조로 좋은 실적을 보인 삼성전자의 29조원과 2조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문제는 성장률이다. 삼성전자의 2016년 매출성장률은 겨우 0.6%인 반면 구글의 경우는 그 덩치에 22% 매출성장률을 기록했다. (3월초 현재) 구글의 시가총액은 사상최고가인 삼성전자의 282조원의 2.4배인 680조원이나 된다. 그것은 시장에서 구글의 미래가치를 삼성의 그것보다 더 높게 인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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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해야 할 부분은 구글의 미래에 대한 투자다. 구글은 검색, 유튜브 등 핵심부문이외를 기타 투자(Other bets)라는 이름으로 관리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사업인 네스트나 미래기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구글X, 자율주행차 사업인 웨이모, 바이오벤처사업인 버릴리 등이 이 영역에 속해있다. 이 부문의 지난해 적자는 29억불로 한화로 약 3조2천억원이다. 구글은 최근 몇년간 계속 이렇게 적자를 내면서도 계속 투자중이다. 구글이 얼마나 미래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바로 이 구글의 기타투자 영역이 바로 요즘 한국이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4차산업혁명의 승부처다.

이런 미래사업의 승부처는 돈싸움이다. 구글은 사물인터넷 스타트업인 네스트를 지난 2014년에 약 3조5천억원을 주고 인수했다. GM은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인 크루즈를 지난해 거의 1조원을 주고 인수했다. 포드는 지난 2월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아르고 AI에 향후 5년간 1조여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인재확보에 목마른 글로벌기업들은 그냥 해당 스타트업을 거액을 주고 통째로 인수해버리는 시대다.

<알리바바가 9천억원을 투자한 매직리프의 증강현실 홀로그램 데모 동영상>

중국기업들도 적극적이다. 시가총액은 296조원쯤 되는 알리바바는 미국의 미래기술 스타트업에 거액을 투자중이다. 지난해 알리바바는 증강현실(AR)기술을 개발하는 실리콘밸리의 매직리프라는 스타트업에 약 9천억원을 투자했다. 이처럼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IT삼인방의 실리콘밸리 투자는 삼성전자의 벤처투자를 최근 몇년간 압도하고 있다.

이런 투자전쟁에서 국내기업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네이버의 2016년 매출이 4조원이고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고 하지 글로벌 공룡 IT기업에 비하면 전투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지난해 12월 네이버는 사내 연구개발조직 네이버랩스를 분사시키고 향후 3년간 1천2백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랩스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로봇 등을 연구한다. 네이버의 과감한 투자소식은 반갑지  아직 한참 모자란다고 느꼈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이 분야의 치열한 글로벌경쟁속에서 그 정도는 소액투자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요즘 움직임이다. 방통위는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을 규제하겠다고 한다. 전통미디어를 제치고 막대한 광고수익을 올리기 때문이란다. 또 방송광고시장과 형평성차원에서 온라인광고규제를 검토해보겠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세계 미디어시장을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장악해 가는 시대에 방송광고시장도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그런데 방송사들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 그나마 잘되는 회사를 규제하겠다니 시대착오도 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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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요 IT기업들과 네이버, 카카오의 시가총액비교. (단위, 조원. 2017년 3월9일 종가기준)

한국이라는 우물안에서 보면 네이버나 카카오가 큰 회사로 보인다. 하지 애플(시총 850조원), 구글(680조원), 마이크로소프트(580조원),아마존(469조원), 페이스북(460조원), 알리바바(296조원), 텐센트(297조원) 등과 비교하면 우리 기업들은 난장이(네이버26조, 카카오 5조6천억)에 가깝다. 정부는 각종 규제로 산업생태계의 경쟁력을 끊어버린 국내게임업계처럼 인터넷생태계도 또 규제로 압사시켜버리고 싶은 모양이다. 꼭 눈에 보이는 전자제품, 자동차, 선박, 철강 등을 들어야 큰 회사인가? 4차산업혁명의 주인공은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요리하는 인터넷-소프트웨어회사들이다. 제발 시대착오적인 규제로 미래의 주인공이 될 회사들을 옭아매지 말자.

***

3월7일자로 문화일보에 기고한 칼럼을 블로그에 좀 더 풀어서 썼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3월 9일 at 9:38 오후

페이팔의 분리와 글로벌모바일결제시장에 감도는 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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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온라인결제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9월30일 미국의 인터넷공룡 이베이(Ebay)는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페이팔(Paypal)의 분리를 결정했다.

온라인경매사이트로 유명한 이베이는 지금으로부터 12년전인 2002년 이메일로 돈을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지닌 페이팔이란 회사를 15억불에 인수했다. 이베이 경매사이트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회원들이 서로 돈을 주고 받기 쉽게 해주는 결제서비스로서 페이팔을 제공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인수이후 모회사인 이베이 경매사이트의 성장은 정체되어 있는 사이 오히려 자회사인 페이팔은 급성장했다. 개인간의 소액거래를 위해 시작된 페이팔이 아이디와 패스워드만 입력하면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일종의 간편결제서비스로 발전해나간 것이다. 미국의 웬만한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는 다 페이팔을 결제수단으로 제공한다. 신용카드결제보다 편리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애용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널리쓰이는 휴대폰결제가 미국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것도 페이팔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베이매출의 40%를 차지하는 페이팔은 30조원이상의 기업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내 개인적인 경험. 다음에서 빌링을 담당했을때 휴대폰결제를 통해 다음캐쉬를 구매하는 경우가 아주 높았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20~40%사이였던 것 같다. 휴대폰결제는 수수료가 높고 수금이 아주 늦어서 이 비중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었다. 미국 라이코스에 가서 보니까 온라인매출비중에서 한국에서의 휴대폰결제비중만큼이 페이팔을 통한 매출이었다. 아이디, 패스워드만 넣으면 되는 페이팔이 쉽기 때문인지 미국에서 문자메시지를 활용한 휴대폰결제방식은 거의 발을 붙이지 못했다.)

그럼 이베이는 왜 페이팔의 분사를 결정했을까. 온라인결제시장에서, 특히 모바일결제시장에서 격심한 경쟁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페이팔이 직면한 경쟁상황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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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애플의 도전이다. 애플은 지난달 더 커진 아이폰6와 함께 애플페이를 발표해서 주목을 받았다. 애플페이는 아이폰6에 새로 들어간 NFC칩을 이용해서 돈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신용카드나 은행계좌를 아이폰6에 저장한 다음 결제단말기에 아이폰을 가져다대고 지문으로 인증해서 대금을 지불할 수 있다. 아이디나 패스워드입력조차 필요없이 손가락을 대는 것으로만 결제를 할 수 있어 혁신적이다. 애플페이에는 비자, 마스터, 아멕스 등 신용카드사들은 물론 뱅크오브아메리카, 체이스은행 등 미국의 대형금융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 오프라인뿐만이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아이폰사용자들은 애플페이를 통해서 쉽게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애플페이의 부상은 페이팔에게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스트라이프API를 이용한 모바일결제화면.

스트라이프API를 이용한 모바일결제화면.

둘째는 모바일페이먼트 스타트업 스트라이프(Stripe.com)의 도전이다. 아이랜드출신의 패트릭 콜리슨, 존 콜리슨 형제가 2009년 보스턴에서 창업한 스트라이프는 모바일결제분야의 떠오르는 신성같은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모바일앱에서 카드를 통한 결제를 쉽게 해주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글로벌하게 139가지 통화를 지원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은행계좌이체, 비트코인, 더나아가 중국의 알리페이까지도 지원하기 때문에 글로벌한 비즈니스를 하는 모바일회사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명문액셀러레이터인 와이컴비네이터출신인 이 스타트업은 올초 1조8천억원규모의 기업가치로 시콰이어캐피탈, 앤드리슨호로비츠 등 명문VC들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스트라이프는 애플페이의 파트너사로 참여하기도 했고 페이스북, 트위터의 온라인쇼핑 파트너로 선정되어 이 SNS의 뉴스피드와 타임라인에 등장할 바이(Buy)버튼의 결제부분을 담당하게 된다. 페이팔에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경쟁상대로 부상중인 것이다. 페이팔은 모바일 결제분야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스트라이프의 경쟁자인 시카고의 모바일결제 스타트업 브레인트리(Braintree)를 약 8천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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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알리페이의 도전이다. 9억개의 계좌를 가지고 중국과 아시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온라인결제서비스 알리페이가 세계 곳곳에서 페이팔과 격돌하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알리바바의 성공적인 뉴욕증시상장과 함께 미국에서도 알리페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IPO로 두둑한 현금을 갖게 된 알리바바의 이베이인수설까지 나올 지경이다. 알리페이가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시장과 전세계를 누비는 중국관광객들을 발판으로 세계시장진출에 나선다면 그 위력은 대단할지도 모른다.

이런 격심한 경쟁상황속에서 페이팔이 빠른 의사결정으로 사업을 해야 하는데 모회사인 이베이때문에 빠른 의사결정이 어렵다는 말이 많았다. 예전에 페이팔에 다녔던 지인에게 페이팔이 거대비즈니스기는 하지만 워낙 오래된 공룡같은 회사라 레거시가 많아 변화가 힘들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도 있다.

이런 글로벌 온라인결제시장의 변화는 이제 한국에도 강건너 불이 아니다. 온라인 결제환경의 국내법이 바뀌면서 페이팔이나 알리페이가 자본금과 인력 등 특정 요건을 갖춰 전자금융거래업자로 등록하면 한국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공인인증서, 액티브X 등의 글로벌스탠더드와는 동떨어진 환경 때문에 낙후되어 버린 한국의 온라인결제시장에도 이제 큰 변화의 바람이 닥칠지 모른다.

/시사인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0월 11일 at 8:06 오후

중국의 인터넷 삼두마차 B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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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만났다. 그는 네이버의 메신저 서비스 ‘라인(LINE)’이 글로벌 시장에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미국 페이스북이나 중국 텐센트 같은 글로벌 공룡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잠이 안 올 정도라고 전했다. 그리고 그는 “그래도 한국에서 그런 공룡들과 대적할 수 있는 회사는 네이버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글로벌 모바일메신저전쟁에서 왓츠앱, 위챗, 라인은 3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슬라이드)

글로벌 모바일메신저전쟁에서 왓츠앱, 위챗, 라인은 3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슬라이드)

네이버의 라인은 동남아시아와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해마다 수천억원을 신문 방송 광고 등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붓는 텐센트의 메신저 서비스 ‘위챗(Wechat)’과 격돌하고 있다. 여기에 페이스북 역시 지난 2월 16조원을 들여 모바일 메신저 스타트업인 ‘와츠앱(WhatsApp)’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 시장을 놓고 한·미·중 간 삼국지를 예고하고 있다.

라인이 성공하면서 네이버는 주가가 급등, 시가총액 26조원으로 국내 4위까지 상승했다.(5월말현재) 하지만 중국의 인터넷 삼두마차 ‘BAT’에 비하면 아직 한참 아래다. BAT는 중국 인터넷 기업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의 머리글자를 딴 말이다.

세계인터넷기업 시가총액순위를 보면 20위안에 이미 중국기업이 4개가 있다. 여기에 알리바바가 IPO를 하면 3~4위로 들어가게 된다. 순위안에 한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네이버가 있다.(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

세계인터넷기업 시가총액순위를 보면 20위안에 이미 중국기업이 4개가 있다. 여기에 알리바바가 IPO를 하면 3~4위로 들어가게 된다. 순위안에 한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네이버가 있다.(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

홍콩 증시에 상장한 텐센트는 시가총액이 130조원대에 이른다. 시가총액이 약 160조원쯤되는 페이스북과도 어깨를 견줄 만하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바이두 시가총액은 60조원대이며, 조만간 나스닥 상장을 예고한 알리바바는 시가총액이 텐센트를 앞질러 150조원에서 250조원 사이로 예상되고 있다. BAT는 미국 인터넷 대륙을 지배하는 구글과 페이스북에 맞먹는 가치를 확보한 셈이다. 일본 최대 인터넷 기업인 야후재팬 시가총액이 26조원대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인터넷 시장을 미국과 중국의 I2로 부르는 게 무리가 아니다. 창업자 재산도 이해진 의장이 1조원대인 반면, BAT를 지휘하는 삼제(三帝) 로빈 리, 잭 마, 포니 마는 모두 재산 가치가 10조원을 넘는다.

월별 방문자수로 선정한 세계인터넷회사순위에서도 중국업체들이 치고 올라가고 있다.

월별 방문자수로 선정한 세계인터넷회사순위에서도 중국업체들이 치고 올라가고 있다.

BAT에는 해외 유학을 마치고 미국 현지 기업에서 잔뼈가 굵었던 글로벌 인재들이 가득하다. 바이두의 로빈 리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 등 미국 미디어에 등장해 인터뷰할 때 통역 없이 진행하며,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도 직접 영어로 강연하고 질의응답을 유창하게 마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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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박철호씨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핵심 엔지니어로 일하던 중국계 직원들이 모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회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들이 합류하면서 바이두 등 중국 내 인터넷 기업들 기술 역량이 실리콘밸리 굴지 기업들 못지않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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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자국민뿐 아니라 글로벌 인재 확보에 열정적이다. 지난해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제품 담당 부사장인 휴고 바라를 전격 영입하자 실리콘밸리가 웅성거렸다. 3개월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르웹 콘퍼런스에 나타난 휴고 바라는 중국 모바일 시장의 엄청난 규모와 혁신성을 설파했다. (참고포스팅: 휴고바라의 중국인터넷마켓 이야기)

팔로알토의 텐센트 미국지사.

팔로알토의 텐센트 미국지사.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큰손 투자자로 군림하고 있다. 텐센트는 오래전부터 팔로알토 유니버시티 거리에 미국 지사를 내고 활발한 투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리콘밸리 투자 동향을 연구하는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2011년 이후 미국 스타트업 24곳에 1조8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특히 지난 1년 사이 급격히 투자를 늘리는 알리바바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 모바일 메신저 앱 스타트업 탱고에 3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자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텐센트는 게임 회사인 에픽게임스에 2012년 3300억원, 디자인 쇼핑몰인 Fab.com에 2013년 1500억원을 투자했다. 텐센트는 한국에도 손을 뻗쳐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했고, 통합된 다음카카오 지분의 9.9%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미국투자현황(출처 CB Insight)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미국투자현황(출처 CB Insights)

지난해 실리콘밸리 모바일 앱 검색 기술 회사인 퀵시(Quixey)가 한국 기업들에 소개된 일이 있었는데, 한국 기업은 하나같이 이 회사의 기술을 반신반의하면서 투자나 제휴를 주저하고 있는 사이 알리바바가 나서 과감하게 500억원을 투자해 버렸다. 삼성전자는 실리콘밸리의 많은 스타트업을 만나기만 하고 실제 투자나 인수까지 이어지지 않는다고 원성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 기업들의 기민한 투자 활동은 대조적이다. 이들은 중국 내에서도 적극적으로 관련 기업 인수·합병에 나서며 중국 스타트업 업계를 화끈하게 달구고 있다.

KTB벤처스 샌프란시스코 지사 이호찬 대표는 “이미 중국본토의 벤처생태계에 흐르는 자금이 실리콘밸리의 그것을 능가하는 것 같다”면서 “중국 벤처캐피털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미래를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NC소프트 황순현전무의 한국엔 섬뜩한 경보 “IT 세상도 ‘I2’ 시대”글과 함께 ‘알리바바 미국 상장의 의미’에 대한 특집기사로 실렸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6월 6일 at 9:10 오후

대기오염이 중국 온라인쇼핑의 가장 큰 성장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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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출처 : 블룸버그TV

화면출처 : 블룸버그TV

알리바바가 지난 11월11일 빼빼로데이에 하루 약 6.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배기홍님이 6.2조원이란 포스팅에서 전하듯 엄청난 금액이다. 11월 11일은 알리바바가 대폭 세일을 하는 쇼핑 페스티발 데이란다. 지난해 같은 날 알리바바의 매출 3.3조원의 거의 2배다. 중국 시장의 성장율이 이렇게 엄청나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참고로 위 동영상은 이 소식을 전하는 중국 CCTV의 영어뉴스다.

그런데 오늘 블룸버그TV에 나온 한 중국애널리스트의 말을 듣고 또 놀랐다. (이 뉴스 리포트 동영상 링크) 전혀 생각지 못한 ‘공해(Pollution)’, 즉 중국의 대기오염을 이런 온라인쇼핑 급성장의 요인으로 지목해서다.

Screen Shot 2013-11-20 at 10.58.37 PM이 차이나마켓리서치회사의 쉐인 레인이란 사람은 알리바바는 정말 대단한 회사고 중국 온라인쇼핑은 매년 50%씩 성장할 것을 예상한다면서도 거침없이 아래와 같은 말을 해서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중국소비자들은 단지 싼 가격이나 오프라인매장보다 더 폭넓은 제품 라인업 때문에 온라인쇼핑을 선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공해’ 때문에 온라인쇼핑을 선호합니다. 공해는 중국 온라인 쇼핑의 가장 큰 성장요인입니다. 특히 올해의 대기 오염지수가 정말 나빠서 중국의 소비자들은 외부에 나가서 쇼핑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중국의 오프라인 백화점 등은 매출이 저조합니다. 그래서 특히 알리바바처럼 온라인쇼핑에서 이미 소비자들에게 큰 신뢰를 쌓은 회사에게 더 큰 기회가 있습니다.”

“공해가 온라인쇼핑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요? 그건 좀 황당한 얘기네요.(That’s crazy) 그런 얘기는 들어본 일이 없는데요.”(앵커)

“아닙니다. 투자자들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올해 1월의 대기오염 지수는 제가 본 최악이었습니다. 베이징의 공기는 국제건강기구가 선정한 사람이 살만한 공해 한계치의 20배로 측정되었습니다. 게다가 올해부터 중국의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앱으로 공해지수를 측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공해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있는지 알게 된 겁니다. 전 지금 뉴욕에 출장와서 깨끗한 푸른 하늘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제 가족을 이리 옮겨와서 살고 싶은 심정입니다. 상하이의 공해도 정말 심각합니다. 공해가 온라인쇼핑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대충 듣고  의역해서 적어본 것인데 얼마나 중국의 공해가 심각한 것인지 알만하다.

지난 여름에 한 중국 벤처기업의 CEO와 쿠퍼티노에서 밥먹으면서 이야기한 일이 떠오른다. 쿠퍼티노에 집과 가족이 있는 그는 지난 10여년간 베이징의 회사와 쿠퍼티노를 왔다갔다 했다고 한다. 그런데 자식들도 다 대학을 갔다고 해서 “애들도 장성했는데 왜 쿠퍼티노의 집을 정리하고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느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단호한 대답.

“너 베이징 공기가 얼마나 나쁜지 아냐. 난 가능하면 거기서 일만 하고 웬만하면 미국에 와 있으려고 한다. 사람 살 곳이 아니다. 할 수만 있으면 미국에 사는 것이 좋다.”

캐나다 밴쿠버부터 캘리포니아까지 미서부 집값 상승요인의 상당부분이 중국인들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 🙂 알리바바가 대단한 회사지만 이런 요인도 있다는 것이 재미있어서 메모.

Written by estima7

2013년 11월 20일 at 11:31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