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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V50 5G 첫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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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도움으로 새로 출시된 V50 5G버전 테스트를 해보게 됐다. 위 사진에서 보면 오른쪽에 있는 폰이다. 왼쪽 아이폰XR보다 조금 더 키가 크고 폭은 비슷하다. 두께는 V50이 더 얇다.

LG의 스마트폰은 전반적으로 품질이 좋고 특히 카메라가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프리미엄 폰으로서 뭔가 한방이 없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런데 이번에는 독특한 차별화요소가 등장했다. 바로 듀얼스크린이다.

왼쪽이 듀얼스크린이다. 6월30일까지 V50을 구매하면 원래 21만9천원짜리 제품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한다. 일종의 단단한 스마트폰 케이스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폰뒤에 파진 3개의 홈을 통해 듀얼스크린에 전원을 공급한다. 듀얼스크린자체는 무선으로 연결된다.

장착하면 이런 모습이다. 닫아두면 외부에서는 맨 위에 작은 LED등이 점멸하고 시간 등 표시는 안된다. 왼쪽과 오른쪽에는 스마트폰 버튼을 누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뒷면이다. 지문인식센서와 카메라가 오픈되어 있다. 듀얼스크린을 끼운 상태에서도 무선 충전이 잘 된다.

듀얼스크린을 펼치면 이렇게 나온다. 왼쪽 듀얼스크린 화면이 V50화면보다 약간 작다.

오른쪽 화면 끝에 살짝 나와있는 듀얼스크린 버튼을 누르면 화면전환, 보내기 등의 듀얼스크린 메뉴가 나온다. 이것으로 조작하면 된다.

올해 바르셀로나 MWC LG관에서 듀얼스크린을 처음 봤을 때는 “이런 것을 왜 만드나”하는 생각을 했었다. 당시 LG를 놀리는 사람도 많았다. 삼성이나 화웨이처럼 폴더블폰을 만들 역량이 안되니 궁여지책으로 이런 제품을 내놨나 했다. 하지만 삼성의 폴더블폰 스캔들이 터진 이후에 보니 듀얼스크린이 오히려 현실적인 대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써보니 나쁘지 않다. 위 사진처럼 한쪽에는 뉴스화면을 띄워 읽으면서 오른쪽화면에서는 페북질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세워놓고 유튜브 등을 보면서 뭔가 메모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런데 듀얼스크린 힌지가 적당한 각도로 잘 고정되지 않는 것이 흠이다.

듀얼스크린 폴더를 완전히 반대로 뒤집어서 스마트폰 화면이 앞으로 오도록 할 수도 있다.

듀얼스크린을 이용한 유용한 기능들이 꽤 있다. 그 중 카메라로 찍을 때마다 찍은 사진이 바로 듀얼스크린화면에 떠오르도록 하는 기능이 마음에 들었다. 게임패드 기능도 훌륭해 보인다.

듀얼스크린과 사용방법에 대해서는 위 아이티카노테크몽 유튜브 동영상이 아주 자세히 소개해놓았다.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

5G속도는 어떤지 궁금해서 선릉 사무실에서 측정해 봤다. 참고로 V50은 SKT 5G서비스로 가입했고 오른쪽 아이폰XR로는 LTE속도를 측정했다. 다행히 사무실에서는 5G가 월등히 빠르기는 했다. 하지만 비싼 5G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좀 더 기다려 봐야겠다.

V50은 그리고 보조금 전쟁이 벌어져서 무척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좀 비싼 5G 요금제는 감수해야 한다. 나는 월 150GB 사용에 7만5천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했는데 1년 사용 약정을 하면 25% 할인해준다고 해서 그것으로 했다. 중간에 해지하면 할인받은 만큼만 더 내면 된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다 좋았는데 막상 휴대하고 다니려니 문제가 있었다. 듀얼스크린을 끼우면 너무 커진다! (너무 당연하게) 배터리가 빨리 소모된다. 듀얼스크린 케이스 자체무게가 135g이다. V50에 장착하면 310g정도로 아주 묵직해진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부담스럽다. 가방에 넣어야 하는 수준이다. 또 배터리도 듀얼스크린을 같이 쓰니 저녁때까지 지탱하지 못했다. (5G라서 소모가 더 빠른지도 모르겠다.) 결국 특별히 쓸 일이 없는 한 듀얼스크린을 제거하고 V50만 주머니에 넣고 다니게 됐다.

결론적으로 5G의 스피드를 체험해보고 싶은데 선택지가 비싼 갤럭시 S10밖에 없어서 망설이던 분들은 LG V50 구입을 고려해 볼만하다.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에 싸게 구매할 수 있는 듯 싶다. 6월30일까지 구매하면 의외로 쓸만한 듀얼스크린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하지만 5G서비스가 아직은 고가의 요금제인데 비해서 특별히 빠른 속도로 즐길만한 서비스도 아직 없고 5G로 접속이 안되는 지역도 아직 많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듀얼스크린은 괜찮기는 한데 항상 가지고 다니기에는 좀 크고 묵직하다는 문제도 있다. 원래 LG G, V시리즈가 그렇듯 카메라 품질도 훌륭하다. 다만 내장 스피커는 한쪽으로 소리가 몰려서 나는 듯 해서는 나는 좀 불만이다. 더 써봐야 알겠지만 일단 며칠 사용해 본 첫인상기는 여기까지.

Written by estima7

2019년 5월 15일 at 8:44 am

LG V30 3주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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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도움으로 그동안 사용하던 G6에서 V30으로 갈아타다. 아직도 내 메인폰은 아이폰(7). 대부분의 전화통화는 아이폰에서 하기 때문에 V30을 그렇게 엄청나게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항상 가지고 다니며 거의 모든 사진은 V30로 찍어서 SNS에 공유하고 있다. 3주정도 사용해보고 느낀 감상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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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무게 그리고 디자인

G5->G6->V30로 올라가면서 LG폰이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 확실히 체감이 된다. 이번에도 위에 보듯이 오른쪽 G6에 비교해서 왼쪽의 V30은 화면베젤이 줄어들면서 사이즈는 줄어들면서 화면은 오히려 커졌다. 화면크기는 G5 5.3인치에서 G6는 5.7인치로, 이번에 V30은 6인치로 커졌다.

키는 약간 더 커진 것 같지만 폭은 약간 줄어든 느낌이고 특히 더 얇아졌다. 158그램으로 더 가벼워지고 두께도 7.3mm로 더 얇아졌다. 아이폰 7이 휠씬 작은 폰인데도 같이 들고 다니면 무게에서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소재도 훌륭해서 고급스러운 글래스 메탈 재질이고 둥글게 처리된 엣지도 자연스럽다. 그립감이 아주 좋다. 특히 뒤의 지문센서버튼이 폰을 잡았을 때 검지손가락과 딱 맞는 위치에 있어서 쓰기 편하다.

카메라

카메라는 G6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느낌은 없다. 그렇다고 별로라는 뜻은 아니다. 충분히 좋다. 예전에도 강조했듯이 일반각과 광각의 듀얼카메라렌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LG폰의 큰 장점이다. 전시회나 컨퍼런스에서 전체 분위기를 담는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내게는 너무나도 필요한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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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사진은 같은 자리에서 위는 일반카메라, 아래는 광각카메라로 각각 찍은 사진이다. 상당히 앞에서 찍어도 이렇게 뒤로 물러서 찍은 것 같은 사진이 나오는 것이 의외로 편리하다.

다만 프론트카메라의 성능은 좀 그저 그렇다는 생각이다. 상당히 포샵을 한 것 같은 사진이 나오는데 그다지 자연스럽지가 않다.

스크린 화질은 내 막눈에 충분히 좋다. 아이폰 스크린과는 별 차이가 없다. 삼성보다는 못하다고 하는 지적도 있긴 하나… 보통 사람들에게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다.

배터리는 확실히 오래가는 것 같다. 아침에 100% 충전된 V30을 가지고 나가서 저녁먹고 집에 들어와도 보통 30~40%는 남아있다. 내가 이 폰으로 통화를 하지 않아서 그렇기는 한데 반면 사진을 많이 찍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쓸만한 배터리용량이다. 이것은 예전보다 확실히 개선된 느낌이다.

LG폰이 큰 찬사를 받는 것이 음질이다. Hi-fi Quad DAC을 지원하기 때문에 뛰어난 음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아이폰과 달리 아직 오디오 헤드폰 잭이 있다. 하지만 애플 에어팟을 쓰기 시작한 뒤로 유선 이어폰과는 안녕을 고한 까닭에 V30으로는 음악을 거의 들어보지 않았다. 어떤 리뷰에서는 V30을 사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뛰어난 음질이라고 하는데 그 부분은 나는 판단하기 어렵다. 이어폰 없이 듣는 내장 스피커의 음질은 그다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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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들어간 구글어시스턴트

또 하나 특기할만한 V30의 기능은 ‘구글 어시스턴트’다. 구글 음성 비서가 처음으로 들어간 국내 스마트폰이다. “OK Google”이라고 부르면 구글 신이 나와서 내 명령을 듣고 수행해 준다.

사실 몇번 테스트하기는 했지만 열심히 써보지는 않았다. 구글 검색엔진에 최적화된 영어버전과 달리 한국버전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예를 들어 “여기서 광화문까지 얼마나 걸려”라고 물어보면 대답대신 “다음을 확인해 보세요”라고 하면서 카카오내비앱을 설치하라고 한다. (미국에서 써보면 구글맵의 교통 상황 등을 확인해 몇분 걸린다고 답해준다.) 최적화가 필요하다.

그래도 내 말을 아주 잘 알아듣는다는 점은 신기하다. 구글의 음성인식 정확도가 정말 높다는 생각을 한다. 연락처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달라거나 문자를 말로 명령해서 보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잘 설정하고 사용한다면 꽤나 유용할 듯 싶다.

사실은 내게 제일 유용한 LG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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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나온지 몇달이 되었는데도 뒤늦게 알고 아주 기쁘게 쓰고 있는 기능이 LG페이다. 앱에 신용카드와 교통카드를 저장한 다음 플래스틱 카드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 삼성페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현대카드를 저장하고 신용카드와 교통카드 겸용으로 사용해봤다. 지하철을 이용할 때는 앱을 구동할 필요가 없이 그냥 가져다 대기만 하면 된다. 배터리가 떨어져도 쓸 수 있다.

신용카드의 경우에도 삼성페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쓰면 된다. 초기 화면에서 화면을 위로 쓸어올리면 카드가 나타나고 지문으로 인증해서 결제 단말기에 가져다 대면 끝이다. 내 예상보다 휠씬 쉬웠다. 식당, 마트, 편의점 등에서 사용해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단지 스타벅스에서 “아직 LG페이와 계약이 안되서 사용이 안됩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모든 식당, 상점에서 이미 삼성페이로 교육(?)이 된 덕분인지 스마트폰 결제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올초까지 미국에서 애플페이를 쓰려고 할 때 아직도 설명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해외미디어에서 큰 관심과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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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관점에서 이번 V30에서 달라진 점은 해외미디어의 관심이다. 특히 많은 해외 테크미디어, 유튜버들이 수많은 LG V30 리뷰를 내놓고 있다. 대부분이 “LG, did it!”이라는 식으로 이번에 LG가 대단히 좋은 제품을 내놓았다는 칭찬이 많다. 대체적으로 훌륭한 디자인, 뛰어난 비디오 촬영기능, 듀얼카메라, 뛰어난 음질, 경쟁제품에 비해 적당한 가격 등을 언급하고 있다. 단점으로는 그저 그런 프론트카메라, LG의 안드로이드UI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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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같은 안드로이드폰으로서 갤럭시 노트 8과 비교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V30이 괜찮다는 평이 있다.

어쨌든 예전에는 LG폰에 대한 관심 자체가 거의 없었던 점과 비교하면 이 정도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자체가 큰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결론

V30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라면 반드시 고려해볼만한 폰이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에 좀 물렸거나 좀 다른 경험을 원하는 분이라면 괜찮을 듯 싶다. 떨어지지 않는 성능에 더 저렴한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페이 못지 않은 LG페이가 들어갔다는 것도 국내사용자들에게는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현금과 카드없이도 버스, 지하철을 이용하고 웬만한 카드결제는 V30하나로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과연 V30으로 LG의 스마트폰 부문이 이제는 좀 턴어라운드가 가능할지 기대해본다.

장점

-매끈한 디자인. 무게에 비해 큰 화면과 좋은 그립감.

-하루를 사용하는데 충분한 배터리.

-듀얼 카메라.

-기대이상의 사용성을 보여주는 LG페이.

-앞으로 다양한 활용이 기대되는 구글 어시스턴트.

-(내게는 큰 의미가 없지만) 뛰어난 음질과 이어폰 잭.

단점

-그저 그런 프론트카메라.

-내장스피커가 별로.

 

Written by estima7

2017년 10월 29일 at 11:14 pm

LG가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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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반전에 In the plex라는 책을 읽다가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과 삼성전자에 관한 흥미로운 일화를 발견해 블로그에 소개했었다.

그런데 (물론 내 블로그를 보고 쓰신 것은 아니겠지만) 이 내용이 중앙일보 칼럼 “[이철호의 시시각각] S급 천재를 걷어찬 삼성”에 소개되고, 또 구글의 모토롤라인수뉴스이후 “안드로이드 걷어찬 삼성, 품에 안은 구글”(조선일보)등 계속 뉴스를 타고 있다.

그러면서 언론은 괜히 “삼성은 앤디 루빈이라는 S급 인재를 놓쳐서 작금의 스마트폰전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엔 그것은 틀린 얘기다. 2005년 당시에는 누구도 지금의 이런 트랜드를 예견하기 어려웠고 당시 삼성이 앤디 루빈의 회사를 인수한다고 해서 지금의 안드로이드처럼 키울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사실 앤디 루빈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으로 치고 나온 덕을 단단히 본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스마트폰이 이처럼 빨리 성장할 수 있을지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쨌든 구글의 모토롤라인수와 관련해 오늘 실린 WSJ의 기사 “The Man Behind Android’s Rise“, 즉, “안드로이드의 아버지”에 대한, 앤디 루빈을 조명한 기사에서 또 우리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있는 흥미로운 부분을 포착했다.

In mid-2007 he faced a setback when LG Electronics Co. backed out of a deal to build the first Android phone, said a person familiar with the matter. Mr. Rubin then turned to little-known HTC Corp., which had built a phone for Microsoft.

(2007년중반, 앤디 루빈은 LG전자가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을 만든다는 딜을 포기하면서 시련을 겪었다고 그와 가까운 지인이 말했다. 루빈은 결국 잘 알려지지 않은 대만의 HTC라는 주로 MS스마트폰을 만들던 회사와 함께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을 내놓게 된다.)

구글-모토롤라딜이후 스마트폰업계 지형도(WSJ그래픽)

역시 WSJ의 이 보도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LG가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을 내놓고 구글과의 관계를 지금의 HTC처럼 긴밀하게 가져갔다면 윗 그림의 HTC와 LG의 위치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잘 알려진대로 대만의 신흥휴대폰제조업체인 HTC는 스마트폰에 올인, 특히 최근 몇년간 구글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인 G1, 그리고 넥서스원 등을 내놓으면서 급성장한 회사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시가총액이 노키아를 넘어서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반면 LG전자가 스마트폰에 대한 대응에 늦어 고전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있다.

결국 LG전자에도 기회는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런 사례를 통해 기회가 보였을때 트랜드나 패러다임의 변화를 빨리 이해하고, 멀리 내다보고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회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Update : 어제밤에 WSJ의 앤디 루빈에 대한 기사를 읽다가 LG에 대해서 흥미로운 언급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가볍게 윗글을 썼다. (나는 WSJ를 온오프라인유료구독을 해서 전문을 읽을 수 있는데다 항상 내일 조간을 그 전날 밤에 확인하고 자는 편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소식이 조금 빠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서 보니까 삼성 이어 엘지도 ‘안드로이드폰’ 걷어 찼었다(한겨레), 앤디루빈, 2007년엔 LG전자에 안드로이드 제안했었다?(디지털타임즈) 두 군데서 이 내용을 받았다. 나도 WSJ를 인용한 것이니 상관없지만 위 블로그에 쓴 내 생각을 그대로 인용해서 깜짝 놀랐다. 별 생각없이 두서없이 쓴 글인데 (온라인기사기는 하지만) 매스컴을 통해 나가다니. 이것 참 앞으로 글을 쓸 때는 조심해야겠다. (그런데 그럼 이것도 일종의 특종인가??)

Written by estima7

2011년 8월 16일 at 10:50 pm

미국 노부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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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내의 영어선생님부부가 자신의 집에 저녁초대를 해주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아내는 지난해부터 렉싱턴도서관에서 영어과외를 받고 있는데 일흔살의 자원봉사 백인할머니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즉, 공짜로 지도해주신다) 이 활달한 할머님이 우리 가족을 모두 초대해 주셔서 그 분 남편이신 빌할아버지와 딸 부부 그리고 그 손자 4명을 만났다.

일흔이 넘으신 할아버지께서는 아직도 현역이시다. 평생 보스턴인근의 테크놀로지업계에서 일하셨다는 이 분은 지금도 25명짜리 오일계측기기를 만드는 벤처기업의 CEO시다.  재미있는 점은 이 분이 애플을 무척 싫어하신다는 것. 지난해 사셨다는 HTC EVO를 꺼내서 보여주시며 “안드로이드는 아이폰보다 오픈되어 있는 시스템”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신다. 앱은 무지 많이 깔려있지만 전화기능외에는 거의 이메일과 인터넷브라우징, 카메라기능만 쓰신다고. 4G네트워크인데도 모든 것 다 포함해서 월 사용료가 69불밖에 안한단다.(스프린트, 꽤 괜찮은 딜인듯 싶다) 그리고 아이패드는 애들 장난감일뿐이라고 평가절하하신다. 애플은 “모든 것을 자기들이 통제하려고 해서 싫다”며 2년전에 300불에 산 이머신스 넷북이 끝내준다고 들고 나와서까지 자랑하신다. ㅎㅎ 심지어는 다음달 손자생일에 선물로 주려고 중국출장길에 사왔다는 싸구려 안드로이드타블렛까지 몰래 보여주신다. 그런데 우리가 가져온 아이패드에 손자들이 우르르 달라붙어서 게임에 열중하는 모습을 가르키며 “그래도 아이패드가 더 인기있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그래서 저건 어차피 토이라고 하지 않았냐”고 여전히 평가절하하신다.ㅎㅎ

할머니에게는 작년 추수감사절선물로 킨들을 사드렸는데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너무 잘쓴다. 이젠 킨들버전이 없는 책을 제외하고는 모든 책을 다 킨들로 사서 본다”고 하신다. 심지어는 딸에게도 킨들을 선물해주고 딸과 같은 아마존계정으로 책을 사서 서로 같이 나눠서 본다는 것이다. “책이 어떤 원리로 킨들로 쏙쏙 들어오는지 내가 이해할 길은 없지만 두꺼운 책을 여러권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 너무 편리하다”고 하신다.

이 노부부의 흥미로운 공통점하나는 두 분다 현대차를 가지고 계신다는 것. 할아버지는 산타페를, 오랫동안 엘란트라를 타시던 할머니는 얼마전 신형소나타로 바꿨는데 너무 마음에 든다고 좋아하신다. 현대차는 아주 훌륭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다.

딸 부부는 남편은 평범한 LG폰을, 부인은 Palm Pre를 쓰고 있다. 왜 Palm Pre를 쓰냐고 했더니 폰을 사러갔을때 그것으로 권유받기도 했고 예뻐서 샀다고 했다. 우리는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전화가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애플을 싫어하는 할아버지지만 손자들을 위해서 아이팟터치를 몇개 사두었다고 했다. 3살부터 8살까지의 4명의 손자는 할아버지집에 오면 아이팟터치부터 찾는다고 한다. 다같이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패드가 화제가 오르자 3살짜리도 자기도 아이패드를 안다며 대화에 끼여든다. 3살짜리까지 아이패드를 안다니 정말 대단한 애플이다.

아무래도 업이 그렇다보니 미국인들을 만나도 이런 테크놀로지 이야기를 화제로 많이 올리는 편이다. 그러면서 요즘이야말로 정말 빠르게 트랜드가 변해간다는 것을 느낀다. 일흔이 넘은 노부부가 안드로이드스마트폰, 킨들을 만족스럽게 쓰는 시대다. 또 일년, 이년뒤에는 얼마나 변해있을까.

뒤뜰에 테니스코트가 있어 놀랐다. 생각해보니 한번 만들기만 하면 큰 비용이 들지는 않겠다.

Written by estima7

2011년 3월 26일 at 9:39 pm

사요나라 아이폰-내가 안드로이드로 옮기는 이유(Newsweek칼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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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독설로 유명한 Newsweek의 테크칼럼니스트 Daniel Lyons가 “Sayonara, iPhone: Why I’m Switching to Android“란 제목의 컬럼을 공개했다. 잘 안터지는 AT&T서비스에 질려서 안드로이드로 옮길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안드로이드2.2 Froyo발표를 보고 바꾸기로 마음을 굳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독설과 함께 자세히 적어놓았다. 그의 시각에 전적으로 동감.

(구글 안드로이드 2.2 Froyo데모 동영상)

확실히 그는 “이제는 아이폰을 버리고 안드로이드로 가도 되겠다”는 확신을 가진 듯하다. 사실 나도 어제 위 데모동영상을 보고 많이 놀랐다. 그리고 이제는 안드로이드폰을 메인으로 쓰고 테더링해서 보조로 아이패드를 쓰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모토로라 Droid를 써보면서 안드로이드를 처음 사용해봤는데 당시에는 아이폰보다 많이 떨어진다고 느꼈었다. 덜 친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겨우 반년사이에 많이 따라잡았다. 참고 : 일주일간 써본 Droid리뷰

사실 안드로이드2.2는 아이폰을 능가하는 면도 많이 보였다. 의도적으로 애플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근슬쩍 애플을 조롱하는 센스도 만점이었고 무엇보다 이제는 “애플을 이길 수 있다”는 구글의 자신감이 보이는 것 같았다.

특히 대놓고 애플을 조롱하는데 구글말고 어떤 회사가 이렇게 할 수 있으랴. 특히 안드로이드 2.2와 아이패드의 자바스크립트 실행속도를 비교하는 부분은 압권이었다.

안드로이드 데모 동영상의 8분정도 지점부터 보면 된다.

Vic Gundotra가 “Draconian future, a future where one man, one company, one device, one carrier would be our only choice.”라며 애플의 그 유명한 1984년 맥킨토시 TV광고를 패러디한 위 포스터도 인상적이었다.

Daniel Lyons는 심지어는 “Apple now is chasing Google”이라고까지 말한다. 어쨌든 경쟁은 좋은 것이다. 아이폰이 아무리 좋아도 이제 사람들이 아이폰에 싫증을 낼 때도 됐다.

더구나 아이패드까지 갖게 되니까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서로 중복된다는 느낌도 있다. 앞으로 이 대단한 두 회사의 불꽃튀는 경쟁이 기대된다. 아무쪼록 선의의 경쟁을 해주시고 서로의 감정까지 너무 상하게 하는 그런 공격은 하지 마시길…..

참고로 Daniel Lyons는 원래 굉장한 독설가로 유명한 사람이다. The Secret Diary of Steve Jobs라는 블로그로 유명하기도 하며, 지난 1월의 아이패드 발표때 육두문자를 날리며 “기대를 져버런 형편없는 제품”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이패드 발매 직전 리뷰에서는 “Why the iPad will change everything”이란 제목의 Newsweek커버스토리로 아이패드에 대한 태도를 돌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뭐 그가 변덕이 죽끊듯하는 줏대없는 저널리스트라는 뜻은 아니다. 성격이 너무 화끈한 듯 싶다ㅎㅎ)

Written by estima7

2010년 5월 22일 at 5:52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