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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을 떠나는 스캇 포스톨을 보며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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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애플의 차기 CEO후보로 거론되던 스캇 포스톨이 갑자기 물러나는 모습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전설적인 CEO를 계승해 리더쉽을 확립중인 팀 쿡 CEO에게는 자존심이 강한 포스톨이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인사이드애플’과 각종 언론보도에 묘사된 포스톨은 천재적이긴 하지만 강한 정치적 야심으로 주위와 충돌을 일삼는 인물로 그려져 있다. 특히 NYT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애플맵스캔들 당시에도 애플맵의 문제가 과장되었다며 회사의 공식적 사과에 사인하지 않겠다고 버틴 것이 이번 인사의 주요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그가 자의에 의해 물러난 것이 아니고 해고(Fired)됐다고 표현했다. 또 파워블로거 존 그루버는 그렇기 때문에 팀 쿡이 내보낸 보도자료 어디에도 스캇 포스톨의 그동안의 노고에 대해서 고마와한다는 표현(Thank you)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나는 특히 애플맵이 이렇게 문제가 많은 상태에서 출시가 됐음에도 지난 애플키노트에서 포스톨이 애플맵을 ‘the most beautiful, powerful mapping service ever.’이라고 표현했다는 것을 주목한다. 불완전한 제품을 이런 식으로 내놓는 것은 잡스치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한술 더 떠서 사과까지 거부했다면 그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그리고 NYT는 포스톨과 조니 아이브가 같은 미팅룸에 앉는 것을 거부할 정도로 사이가 틀어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포스톨의 해고를 두고 내부에서 나왔다는 이런 표현이 재미있다.

“This was better than the Giants winning the World Series,” he said. “People are really excited.” (이건 샌프란시스코자이언츠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것보다 더 좋은 일이다. 사람들은 정말 흥분하고 있다.)

나도 이런 비슷한 경향의 친구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 팀 쿡의 입장이 이해가 간다.

예전에 있던 회사에 실적은 뛰어난데 리더쉽에 큰 문제가 있는 간부가 있었다. 대략 이런 문제였다.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해석한다. 자기편 아니면 다 적이다.
-회의석상에서 항상 자신에게 유리한 굿뉴스만 이야기한다. 어렵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결과 회사의 문제점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어려워진다.
-자신이 다 알고 있는 양 청산유수로 이야기한다. 다른 동료를 약간 깔보듯이 말한다. 자기가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동료들의 자신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을 자신에 대한 시기로 해석한다.
-자신의 부서를 일종의 섬으로 만든다. 사일로다. 자신의 부하들이 다른 팀과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도록 한다. 반면 팀내에서는 다른 팀에게서 자신의 부하들을 지키고 보호해주는 자애로운 보스의 이미지를 만든다.

-부하들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잘 트레이닝을 시켜주지도 않는다. 정보는 자신이 독점한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즉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

이 친구가 회사에 끼친 공로도 컸기에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고자 노력했다. 일부러 술을 마시면서 직설적으로 그 친구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고쳐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 친구 한 사람 때문에 제대로 회의를 진행하기가 힘들었다. 서로 불신이 싹텄다. 그 친구와는 같이 미팅을 하지 않겠다는 다른 간부조차 나왔다.

결국 해고할 수 밖에 없었다. 스캇 포스톨의 Out을 보면서 그 친구와 겪었던 일이 오버랩됐다.

그 친구를 해고하고 회사 전체에 보낸 메일에서 그 친구에 대한 Thank you가 빠져있었다. 해고시 그런 단어를 넣으면 안된다는 조언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오래 고생한 사람에게 미안했지만 그것이 미국식 해고방법인 것 같았다.

오늘 애플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간의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변화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그렇다. Collaboration이다.

Update : 어제 썼던 내용에서 팀 쿡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포스톨에 대한 Thank you가 빠져있다고 했는데 내 착오였다. 이메일이 아니고 보도자료였다. 존 그루버의 글을 읽고 깨닫게 되었는데 쓰면서 착각해서 이메일이라고 했다. @philkooyoon님의 제보에 따르면 오늘 팀쿡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포스톨에게 Thank you 메시지를 넣었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10월 30일 at 12:57 오전

경영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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