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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루빈스타인쇼 : 손정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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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 본 동영상 소개. 데이빗 루빈스타인쇼 : 손정의편.

유튜브에 떠서 우연히 본 인터뷰 동영상. 데이빗 루빈스타인이라는 인물이 소프트뱅크 손정의회장을 인터뷰한다. 그런데 루빈스타인은 저널리스트가 아니다. 세계굴지의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의 창업자이자 CEO로 그도 역시 3조원 넘는 자산을 가진 억만장자다. 그런 대단한 인물이 지난해부터 블룸버그에서 자신의 인터뷰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이다. 한국나이로 70세쯤 되는 거부가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또 인터뷰어로서 통찰력있는 대답을 이끌어내는 질문으로 대담을 매끄럽게 이끌어 나가는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 지난해 빌 게이츠의 인터뷰부터 워렌 버핏, 에릭 슈미트, 필 나이트 등 대단한 인물 22명의 인터뷰가 온라인에 모두 공개되어 있는데 틈틈이 봐야겠다.

어쨌든 위 손정의 인터뷰를 보면 손회장 특유의 영어화법을 느낄 수 있다. 원어민처럼 아주 유창하게 말하지는 않지만 아주 쉬운 어휘를 사용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군더더기 없이 정확하게 전달한다. 일본식 영어액센트가 조금 있지만 천천히 말하고 비교적 정확한 발음으로 말해 영어원어민이 알아 듣는데 문제가 없다. 부드러운 미소와 유머, 제스쳐로 효과적으로 자신의 스토리를 전달한다. 즉, 정말 매력적인 화술을 지닌 사람이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어떻게 해서 100조원 펀드를 조성하게 됐는지 -어떻게 사우디왕자를 45분만에 설득해서 45B달러를 투자받았는지 -그가 어떻게 한국계라는 차별을 딛고 일본에서 성장했는지 -어떻게 16세의 소년이 끈질기게 60번 넘는 장거리 전화를 걸고 도쿄의 사무실까지 쳐들어가서 맥도널드재팬 회장을 만났는지 -어떻게 버클리 재학시절 하루에 5분씩 투자해서 전자사전을 개발해 처음으로 거액을 벌게 되었는지 – 마윈의 무엇을 보고 알리바바에 투자했는지 -왜 ARM을 인수했는지 등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의 인생에 돌아보는 마지막 질문에 “This is definitely exciting life. I’m having fun!”이라고 웃으며 답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주말에 시간 여유가 있는 분들은 가볍게 한번 보셔도 좋을 것 같다.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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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4일 at 8:36 pm

소프트뱅크 100조펀드와 4차산업혁명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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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프트뱅크가 100조원(정확히는 지금 환율로 대략 110조원)짜리 비전펀드를 만든 것이 세계적인 화제가 됐었다. 몇조짜리 벤처펀드만 되도 크다고 하는데 100조라니 전대미문의 규모이기 때문이다. 손정의회장이 이 펀드를 만들고 어떤 회사에 투자하고 있는지 정확히 공개된 바가 없었다. 그런데 7월21일 도쿄에서 가진 소프트뱅크월드 컨퍼런스 키노트발표에서 손회장이 그의 투자철학과 그가 투자한 10개회사를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다. 그 내용을 메모삼아 소개. 동영상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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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회장은 산업혁명시대에 증기기관 등 혁신을 낳는데 밑거름이 된 영국 자본가를 젠트리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소프트뱅크가 이 시대의 젠트리역할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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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시대는 신체능력의 확장이 핵심이었다면 정보혁명시대에는 지능의 확장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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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시대에 젠트리 자본가들이 최첨단기술의 스폰서역할을 했듯이 소프트뱅크가 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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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프트뱅크의 놀라운 투자실력을 자랑. 18년간의 IRR이 44%. 매년 44%씩 수익을 냈다는 뜻인데 한두푼도 아니고 대충 계산해서 11조를 투자해서 175조를 만든 투자자는 아마 손정의회장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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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야후재팬외에도 스프린트나 수퍼셀도 저렇게 높은 투자수익을 올렸다는 것은 몰랐던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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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분에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규모는 2016년 글로벌 VC 투자펀드총액인 7조엔보다 더 크다는 설명. (정말 그런지 조금 의심이 가지만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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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펀드에 돈을 댄 LP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애플, 퀄컴, 폭스콘 등.

그런 다음 주요 포트폴리오 회사를 소개하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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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구글이 샀다가 소프트뱅크로 매각한 로봇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 MIT로봇연구실에서 92년 독립한 회사로 사실은 25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로봇 회사다. 갑자기 등장한 스타트업이 하루아침에 만든 기술이 아니었다. CEO인 마크 라이버트의 나이를 찾아보니 67세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Screen Shot 2017-07-30 at 10.37.58 PM약 6백여개의 저궤도 위성을 띄워 전세계에 값싸게 인터넷을 공급한다는 OneWeb의 그레그 와일러 CEO. 40대후반으로 소뱅에서 1조원이상 투자를 받았다. DC, 실리콘밸리, 플로리다 등에 사무실이 있는 미국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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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혈액채취 생체테스트로 암을 조기진단한다는 Guardant health의 헬미 엘토우키 CEO가 발표. 스탠포드 출신. 4천억정도 투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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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실시간 데이터분석회사인 OSIsoft의 팻 케네디 CEO. 1980년에 설립된 37년된 회사. 데이터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되면서 도약을 위해 큰 투자를 받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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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데이터 분석회사인 Nauto의 스테판 헥 CEO. 작은 장치를 차량에 설치하면 카메라를 통해 내외부의 데이터를 수집, 사고를 예방해준다고. 이 데이터를 통해 자율주행 기능까지 개발하려는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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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컬파밍 스타트업인 플렌티의 맷 바나드 CEO. 소뱅이 2천억이 넘게 투자했다는 농업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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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계 등 각종 머신을 자동화시킬 수 있는 로봇두뇌를 개발하는 브레인 코프의 유진 이지케비치 CEO. 소프트뱅크가 1천2백억원정도를 투자한 샌디에이고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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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마인즈의 빌 황. 내가 2015년말 베이징에서 실제로 만나봤던 분이 나와서 깜짝 놀람. 차이나모바일 CTO까지 한 분인데 로봇 등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고. 소프트뱅크와 폭스콘에서 3백억원넘게 투자받았다. 중국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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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Spatial OS라는 가상세계를 만드는 OS를 만든 임프로버블이란 스타트업의 허먼 나루라CEO가 나왔다. 소프트뱅크가 5천억원이 넘는 거액을 투자했다. 영국스타트업. 이번에 소개된 기업CEO중 유일한 20대… (그렇게 안보이지만 2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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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약 35조원을 주고 인수한 영국의 모바일반도체회사 ARM의 사이먼 시거스 CEO가 발표. IoT, 인공지능, 데이터 세상에 대해서 이야기.

손정의회장이 투자한 이 10명의 회사와 CEO를 보고 느낀 점.

  • 대부분 미국회사.(7개) 그중에서도 상당수가 실리콘밸리를 본거지로 한 회사. 임프로버블과 ARM은 영국회사. Cloudminds는 중국회사.
  • 전원 창업자가 남성. 대부분 백인 남성. 아시안은 중국의 빌 황.
  • 로봇, 위성인터넷, 인공지능 헬스, 데이터, 자율주행, 스마트팜, 로봇소프트웨어, 가상현실SW, IoT칩 등. 소위 4차산업혁명 아이템들.
  • 28세인 임프로버블의 CEO를 제외하고 대부분 40~50대의 중년CEO들. 상당한 경험을 쌓고 대부분 박사까지 마친 이공계 인재들이 창업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 듯.
  • 꼭 스타트업이라고 하기 민망한 회사도 많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5년, OSI소프트는 35년된 회사이며 그래서 CEO도 60~70대. 그동안 축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이제 때를 만나서 큰 투자를 받고 성장하려는 모습.

소프트뱅크가 일본회사인데도 불구하고 일본스타트업은 하나도 소개되지 않았다. 거의 전원 영어가 모국어이거나 모국어수준으로 하는 창업자들이다. 영국회사는 있지만 유럽본토회사가 없다는 것도 특이하다.

이것을 보면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큰 투자를 받아 성장하는 소위 4차산업혁명 스타트업은 어느날 갑자기 탄생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름 오랜 경험을 가진, 뛰어난 실력을 가진 검증된 이공계 인재가 창업해서 어느 정도 업계에서 인정을 받아야 이렇게 큰 투자를 받으며 본격적인 성장을 시도해볼 수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도 최고수준 공대의 세계적 명망을 가진 교수와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의 최고수준 기술임원들이 같이 이런 창업을 하면 소프트뱅크에게 투자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손정의회장은 요즘 아침에 눈을 뜰때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문한다고 한다. 투자할만한 회사를 찾으러 다니느라 전용기를 타고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손회장이 거액을 투자하는 4차산업혁명 스타트업이 한국에서도 나와야 할텐데…

*손정의회장은 발표에서 특별히 ‘4차산업혁명’, ‘4차산업혁명 스타트업’이라고 지칭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런 인공지능, IoT, 로봇, 데이터, 스마트파밍 등의 기업들이 한국에서는 4차산업혁명기업이라고 불리기에 이 블로그글의 제목을 그렇게 달아봤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7월 30일 at 11:44 pm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인도네시아시장-이스트벤처스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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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말에 열린 소프트뱅크 벤처스포럼 2016에서 아시아에 활발하게 투자하는 이스트벤처스의 발표를 들었다. 좀 시간이 지났지만 그 내용을 간단히 메모해두고 싶어서 소개. 싱가포르주재로 동남아에 활발히 투자하는 Willson Cuaca의 발표였다. 그는 인도네시아 출신이다. 이스트벤처스는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일본유학, 믹시를 거쳐 VC를 창업한 바타라 에토의 회사.  일찍 동남아시아에 투자하기 시작해 이제는 이 지역에서 상당히 인지도가 있는 VC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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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벤처스의 투자로 인도네시아에서 5천개의 일자리가 생겼다는 것에 우선 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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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스타트업을 경영하는 것은 마치 파도를 타는 것과 같다고 비유. 너무 빠르지도 않게, 늦지도 않게 쓰러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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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초기투자자의 역할은 초기스타트업이 불확실성에 잘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이야기.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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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6천만명으로 중국, 인도, 미국에 이은 세계 4위의 인구대국이다. 인도네시아의 인터넷사용자수를 다른 동남아국가들과 비교한 그래픽. 싱가포르는 거의 점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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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현재는 2009년의 중국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다. 인도네시아의 앞으로의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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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가능성은 자카르타같은 대도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직 개발이 덜된 작은 소도시에 있다는 얘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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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도네시아 국민중 은행계좌를 가진 사람의 비율(Bankable)은 21%밖에 되지 않는다. 그들은 주로 도시에 몰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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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은행계좌가 없는,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된 사람들(Unbankable)이 거의 8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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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금융인프라와 사회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이기 때문에 오히려 핀테크, 물류 서비스 등에 기회가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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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aca는 그래서 인도네시아에 필요한 것은 로봇, 인공지능, 무인자동차 등의 첨단기술이 아니라고 말했다. 금융에서 소외된 국민들을 위한 핀테크와 국민 대부분이 종사하는 농업관련한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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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는 자신은 지금 희망에 차있다는 얘기를 했다. 지금의 조코위대통령이 너무 자랑스럽다는 말을 했다. 조코위대통령은 스타트업을 믿고 진심으로 밀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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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벤처스의 스타트업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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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8일에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활약하고 있는 Wide Asia의 박상훈 님과 OKHOME의 김대현 대표님을 모시고 인도네시아 미니 컨퍼런스를 스얼에서 갖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와주세요.

http://onoffmix.com/event/82359

Written by estima7

2016년 11월 3일 at 9:57 pm

창업자의 호기심은 기업의 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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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에 보도된 소프트뱅크 손정의회장 닛케이신문 인터뷰와 NYT의 구글 래리 페이지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서 세상을 바꾸는 기업을 만들어낸 창업자들에게는 뭔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마르지 않는 호기심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그 기업의 성장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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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회장은 닛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모범으로 여기는 경영자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일본에서는 혼다자동차의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郎)상을 가장 좋아합니다. 제가 젊었을 때 혼다상과 같은 치과에 다닌 인연으로 그의 생일을 축하해 드리자 자택에서 열리는 파티에 초청받은 일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젊었고 무명이었습니다. 그 곳에는 거물급 인사들이 가득 있었습니다. 하지만 혼다상은 나를 붙잡고 “PC란 것이 무엇이냐?”, “CPU(중앙연산처리장치)라는 것은 뭐냐?”, “그것이 진화하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 등 계속해서 질문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설명을 해드리면 그는 눈을 반짝거리며 “그런 것이구나! 대단하다!”라며 진심으로 감동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혼다자동차가 잘 나가는 이유는 여기에 있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감동해주는 할아버지(오야지)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혼다의 엔지니어들이 얼마나 열심히 할까 하는 생각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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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혼다 소이치로를 검색하니 ‘엔지니어’라고 나온다.

장인정신으로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를 만들어낸 혼다 소이치로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 짐작이 간다. 그는 생전에 직원들에게 사장님으로 불리는 것을 싫어했고 ‘오야지'(할배)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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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래리 페이지의 집착이 구글의 비즈니스가 됐는가”라는 NYT의 기사에는 이런 부분이 나온다.

3년전 록히드마틴의 핵융합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엔지니어인 찰스 체이스씨가 구글이 주최하는 컨퍼런스에 갔을 때다. 그는 소파에 앉아있었는데 처음보는 남자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그들은 20분동안 핵융합반응을 통해 어떻게 태양에너지 같은 클린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 토론했다. 그리고 나서 체이스씨는 그 남자의 이름을 물어봤다.

“저는 래리 페이지라고 합니다.” 그제서야 체이스씨는 자신이 억만장자인 구글의 창업자 CEO와 이야기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에게는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아’하는 투의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우리는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했죠.”

래리 페이지는 이제는 지주회사 알파벳의 CEO를 맡고 그룹(?)의 주력인 구글의 CEO자리는 순다 피차이에게 맡겼다. 그리고 자신은 구글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쓴다.

래리 페이지는 과학자나 엔지니어들이 모이는 컨퍼런스에 가서도 전혀 티를 내지 않고 행사의 대부분 자리를 지키고 내용을 다 듣는 경우가 많아 주위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너무 자연스럽게 청중들속에 녹아들어가 실리콘밸리밖에서 온 사람들의 경우 그가 구글의 창업자인지 전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넘치는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이렇게 행동하는 것인데 컴퓨터 공학과 교수였던 래리 페이지의 아버지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로보틱스컨퍼런스 등에 아들을 데리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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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래리 페이지의 이름을 검색하니 ‘컴퓨터 과학자’로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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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의 호기심을 이야기하니 네이버 김상헌대표께 들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이야기도 생각난다.

 

 

김 대표는 2011년 11월,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벤처투자가인 유리 밀너(YuriMilner)의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았다. 밀너의 생일파티에는 실리콘밸리의 유명 인사들이 다 모여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의 인터넷 기업 CEO에게는 관심조차 없다는 듯 건성으로 인사를 하고는가버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풀이 죽어 있던 김 대표 앞에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서 있었다. 김 대표는 자신이 한국 최고의 검색엔진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CEO라고 소개했다.

그러자 저커버그가 예상외로 반색을 하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네이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궁금한 것이 많은데 내일 우리 회사에 와서 좀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없겠느냐”. 다음 날 아침 비행기로 귀국할 예정이었던 김 대표가 정중히 거절하자 저커버그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다음에 오면 꼭 연락해달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김 대표는 다른 오만한 실리콘밸리 거물들과 달리 의외로 겸손하고 호기심 많은 저커버그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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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를 구글에서 검색하니 ‘컴퓨터 프로그래머’라고 나온다.

이렇게 호기심이 넘치는 창업자들이 이끄는 회사들이 잘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 래리 페이지의 알파벳(구글)은 곧 시가총액에서 애플을 꺾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회사로 등극할 전망이다. 생각해보면 역시 호기심이 넘치는 창업자 CEO 스티브 잡스가 사라진 애플이 쭉쭉 떠오르는 구글과 페이스북을 상대하기 벅찰 것 같다.

우리에게는 이렇게 호기심 넘치는 창업자 CEO가 건재한 회사가 있는가? 한국의 재계에 이런 사람들이 이끄는 회사가 별로 없다는 것이 한국경제가 가진 숙제가 아닐까 싶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1월 24일 at 10:45 pm

인상깊었던 소프트뱅크벤처스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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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벤처스 코리아의 문규학대표님 초청으로 오늘 W호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벤처스 포럼에 다녀왔다. 참 바람직한 행사였다는 생각에 사진위주로 기록을 남겨둔다.

Screen Shot 2013-11-19 at 9.05.16 PM첫번째로 소프트뱅크 본사의 미야우치 켄 부사장이 소프트뱅크의 역사와 비전을 설명하는 키노트스피치를 했다. 그는 손정의사장 다음의 No. 2다. 1981년 손정의사장이 소프트뱅크를 창업하면서 귤상자위에 올라가 2명의 직원앞에서 “장차 10조원매출을 올리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한 얘기부터 시작했다. 이 3명으로 소프트뱅크가 시작됐으며 그 2명의 직원은 그 다음주에 회사를 떠났다고 한다. 🙂

Screen Shot 2013-11-19 at 9.05.34 PM손정의사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이 한장의 슬라이드에 잘 나타나 있다. 미국 야후에의 투자, 중국 알리바바에의 투자, 일본을 브로드밴드 대국으로 만든 야후BB사업, 도박과도 같았던 보다폰 인수를 통한 이동통신사업에의 진출, 그리고 최근의 미국 스프린트인수건까지.

Screen Shot 2013-11-19 at 9.05.56 PM창업부터 지금까지 소프트뱅크는 1천3백여개의 인터넷기업에 투자해왔다고 한다. 소프트뱅크가 없었으면 세계 인터넷업계 지형도가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까지 든다. 적어도 소뱅이 없었으면 일본의 인터넷업계지도는 지금과 크게 달랐을 것이다.

Screen Shot 2013-11-19 at 9.06.11 PM그래서 소프트뱅크의 직원수는 지금 10만명이 넘는다. 손정의 사장은 여전히 귤상자위에 서있다.

Screen Shot 2013-11-19 at 9.06.39 PM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은둔자'(문규학사장이 소개하면서 쓴 표현) 넥슨 김정주 회장의 키노트발표였다.

흥미롭게도 김회장은 미국의 코미디언 Louie C.K.의 페이스북현상을 조롱하는 스탠드업 코미디동영상을 보여주면서 키노트를 시작했다. 어쨌든 코믹한 이 동영상을 통해 많은 웃음을 유도해냈다. (물론 이 동영상 후반부의 민망한 부분까지는 가지 않고 중간에 끊었다.)

Screen Shot 2013-11-19 at 9.06.59 PM그리고 위에 보이는 사진 두개가 김회장의 사무실이라고 한다. 왼쪽은 샌프란시스코, 오른쪽은 뉴욕의 사무실.

Screen Shot 2013-11-19 at 9.07.18 PM직접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Prezi를 이용한 프리젠테이션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김회장이 이야기한 내용은 IDINCU 김동호대표가 순발력있게 잘 정리해주었다. 링크:넥슨 김정주 회장 키노트 @ SoftBank Ventures Forum 2013 나도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Lyft에 엔젤투자를 하셨다고 해서 순간 부럽다는 생각이… 🙂  김회장께 오랜만에 인사라도 드리려고 했는데 순식간에 가버리셔서 아쉬웠다. 예전에는 가끔 연락도 드리고 뵙고는 했는데 이젠 너무 대단한 분이 되셔서 차마 연락을 못하겠다는…

추가로 한국경제 기사로 김회장의 이날 발언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소개한다. 링크: 김정주 넥슨 회장 쓴소리 “한국 IT업계, 게임에만 편중”(한국경제)

어쨌든 오늘 소프트뱅크 포럼의 주인공은 소프트뱅크 벤처스 코리아가 투자한 포트폴리오회사의 창업자들이었다.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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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많은 훌륭한 한국의 스타트업을 알게 되었고 훌륭한 창업자들 분의 이야기를 듣고 인사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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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Re의 경우 뉴욕앱경진대회에서 교육용앱으로 1등을 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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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1등의 사진인화서비스 Snaps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됐고 박재욱대표의 VCNC 해외진출 스토리도 흥미로웠다. 위 사진은 곧 발표된다는 Between 2.0 스크린샷.

Screen Shot 2013-11-19 at 9.09.27 PM행사가 끝난 뒤 뒷풀이 파티까지 정말 세심하게 신경을 쓴 창업자들을 위한 행사였다.

Screen Shot 2013-11-19 at 9.09.48 PM뒷풀이 파티에서 마술쇼까지.

문규학대표님은 2001년이후 12년만에 이렇게 큰 대외행사를 가진 이유에 대해 “한국의 스타트업을 해외에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셨다. 키노트나 패널토론 같은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뒤쪽에서 열린 각종 미팅이었는데 한국의 소뱅 포트폴리오 스타트업들을 만나보기 위해서 본사에서 대거 40명이나 왔다는 것이다. 안그래도 내가 잠깐 이야기한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온 친구는 한국의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모처럼 많이 만날 수 있게 되서 흥분된다고 이야기했다.

소프트뱅크가 매년 이런 좋은 행사를 이어가기 바라며 다른 한국의 VC들도 이렇게 창업자들에게 자극이 되는 좋은 행사를 자주 가졌으면 한다. 물론 스타트업얼라이언스도 한국의 창업자들을 위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심히 찾아볼 생각이다. 🙂

Written by estima7

2013년 11월 19일 at 10:14 pm

“기뻐서 어쩔 줄 모르겠다” 손정의사장의 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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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서 어쩔줄 모르겠다.”

어젯밤에 올라온 일본 인터넷미디어 ITMedia의 톱기사 제목이다. 어제 오후 2009년 4월~12월기의 결산설명회를 가진 소프트뱅크 손정의사장의 “오늘은 기뻐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코맨트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내가 봐도 참 손정의사장 대단하다. 기뻐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심정이 이해가 간다.  2006년 1조7천5백억엔을 투입해 보다폰재팬을 인수해 이동통신사업에 뛰어든 이후 온갖 어려움을 딛고 드디어는 경쟁사 NTT도코모, KDDI를 압도하는 실적을 낸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또 아이폰이 일본에서 안될 것이라는 일년전의 온갖 부정적인 전문가들의 여론속에서도 아이폰을 일본에 도입해 지난해 대성공을 이뤄냈다는 점에서도 손정의 사장의 비저너리적인 혜안은 인정을 받은 셈이다.

특히 이런 결산설명회를 ‘Twitter와 Ustream’이라는 새로운 미디어로 라이브중계했다는 점에서도 보수적인 일본 금융계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결산발표회 직전에 소프트뱅크가 Ustream에 18억을 출자해 최대주주로 부상했다는 소식도 진짜 깜짝 뉴스였다.

위의 사진은 IT Media에서 따왔다. 정면의 스크린에서는 결산설명회자료를 비추고, 왼쪽의 화면에서는 Ustream TV를 통해 결산설명회를 생중계했다. 손사장의 발언하나하나마다 Ustream 중계화면 오른쪽에 트위터유저들의 관련트윗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진짜 ITMedia의 기사에 언급된 것처럼 연간 2조엔(25조원)매출을 올리는 상장기업 CEO 오너로서는 정말 대담한 모습이었다.

손사장은 Ustream에 대한 출자를 “종래의 TV는 전파대역으로부터 방송국의 숫자도 제한되고 송신을 위해 대규모 장비가 필요하지만 Ustream은 누구나 미디어가 될수있다. 문자가 트위터라고 하면 생방송은 Ustream. 웹2.0시대의 신문이 Twitter라고 하면 TV방송국은 Ustream이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결산설명회중에 iPhone을 이용해 즉석에서 Ustream중계시범을 보이기도 했다고.

손사장은 결산설명회 직전에 Ustream에 대한 출자를 알게된 트위터유저로부터 “Ustream전용의 스튜디오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자 “알겠습니다. 그럼 만들어보죠”라고 바로 답하는 순발력도 보였다.

지난해말부터 트위터에 본격입문한 손사장은 “트위터로 뭔가 날리면 즉시 한국어, 중국어, 영어로 코맨트가 들어오고 Twittbird로 원터치로 번역해서 읽을 수 있다. 시간과 거리, 국경의 벽을 넘어서 사람들과 연결되는 희열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순간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을 가장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트위터에 대한 감상도 이야기했다고.

아이폰도 지난한해 명실상부한 일본최고 히트휴대폰으로 부상했다. 아이폰에 대한 온갖 부정적인 예측을 넘어서 “아마도 전년대비 성장율로 보면 세계최고일 것”이라고 할 정도의 대히트를 만들어냈다고 자랑스러워했다.(일본컨퍼런스에서 느낀 1년만의 변화 포스팅 참고)

어쨌든 손정의사장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한국의 웬만한 재벌이상의 세계적인 부를 거머쥐었으면서도 그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에 나선다. 새로운 글로벌트랜드, 기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정확한 미래에 대한 예지력을 지녔다.(물론 모든 투자를 다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과감한 투자결정으로 성공율을 높인다) 그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직도 직접 아이폰을 쓰고 트위터를 쓰고 Ustream같은 어찌보면 작은 회사에 대한 투자의사결정을 한다. 아직도 결산설명회에 직접 나서서 사업실적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한다.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우리도 이런 멋진 대기업오너가 있으면 좋겠다.

하도 감탄스러워서 기사를 보고 간단히 옮겨봤다. ㅎㅎ 하지만 소프트뱅크임직원들은 이런 보스밑에서 죽어나겠다.

Written by estima7

2010년 2월 2일 at 5:02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