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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노키아 그리고 삼성전자
블랙베리라는 스마트폰이 있다. 한국에서는 별다른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캐나다의 블랙베리라는 회사가 만든 스마트폰의 원조 격인 제품이다. 전화에 컴퓨터 자판 같은 작은 물리적 키보드를 붙여서 이메일을 주고받기 편리하게 만든 점이 강점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해 아이폰이 등장한 뒤에도 몇년간 북미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가량을 점유했을 정도로 한때 세상을 호령했다. 전성기 블랙베리의 기업가치는 약 80조원에 이르는 등 ‘캐나다의 자존심’이란 이야기까지 들을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이 회사의 가파른 추락이 화제다. 블랙베리는 지난 분기에 약 1조원의 손실을 내고 곧 전체 직원의 40%인 45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아이폰의 등장 이후 급격한 시장의 변화와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창업자들을 포함한 경영진의 몇 가지 전략적 실수까지 이어지면서 불과 몇년 만에 북미 시장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1% 안팎으로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맛보며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참고 : 블랙베리의 몰락-업데이트(에스티마블로그))
블랙베리의 본사는 캐나다의 최대 도시 토론토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인구 약 10만의 소도시 워털루라는 곳에 있다. 이 거대기업의 몰락이 이 지역 경제에 끼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뉴스를 검색해봤다. 그런데 내 예상과는 다른 내용이 나왔다. 캐나다의 <시비시>(CBC) 방송 보도를 보면, 워털루는 오히려 수많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기반으로 삼아 혁신의 중심지로 재탄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 : 워털루의 불확실한 미래 CBC보도) 브렌다 핼로랜 시장은 “이 지역의 탄탄하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블랙베리에서 나온 인력들을) 충분히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희망 섞인 보도이기는 했지만 캐나다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릴 만큼 관련 인재와 스타트업이 워털루에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싶었다.
예전 세계 휴대폰시장을 호령했던 노키아가 있는 핀란드도 마찬가지다. 노키아의 몰락이 꼭 핀란드의 경제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은 핀란드가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로비오로 대표되는 워낙 탄탄한 벤처커뮤니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기울면서 해고된 노키아의 고급인력들이 시작한 스타트업이 400여개이고, 특히 최고 인재들이 더는 노키아만 바라보지 않으면서 벤처업계에 인재가 몰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참고: 왜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의 스타트업들에게 좋은 뉴스인가 WSJ블로그)
한국을 보자. 캐나다와 핀란드의 자존심 격인 기업들이 몰락한 마당에 세계적으로 승승장구하며 애플과 한판승부를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를 가진 우리 국민은 행복해야 할 것 같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는 한국의 국보급 회사다. 마땅히 자랑스러워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소위 ‘삼성고시’에 매년 10만명이 지원한다는 것이나 삼성전자로 인해 우리 경제가 실제보다 잘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다는 최근 보도를 접하고 우려를 금할 수 없었다. 취업을 바라는 한국의 수많은 인재들을 비롯해 나라 전체가 한 기업에 너무 심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 같아서다. (참고: ‘삼성 고시’ 후유증…삼성 “채용 방식 변화 고민중”(한겨레), 삼성전자에 가려진 경제 위기…’착시효과’ 우려(SBS보도))
삼성전자가 영원히 잘나간다는 보장은 없다. 기업은 잘될 때가 있으면 안될 때도 있다. 노키아와 블랙베리의 예에서 보듯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호황을 누리던 기업도 순식간에 운명이 바뀔 수 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상황은 삼성전자가 기침을 하면 나라가 독감에 걸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삼성 의존적이다.
핀란드나 캐나다처럼 대기업들이 위기를 맞을 때 탄력 있게 경제를 받쳐줄 스타트업 생태계가 한국에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스타트업들을 키워내는 데 정부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지원도 필요하다. 이들이 장차 삼성전자의 우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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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7일자 한겨레신문 ‘임정욱의 생각의 단편’ 칼럼으로 기고한 글.
맨마지막에 “삼성전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쓴 것은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에 쏟고 있는 관심과 정성에 비하면 한국의 스타트업커뮤니티에는 조금 소홀한 것이 아닌가 해서이다. (내가 과문해서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삼성은 1조2천억원짜리 펀드를 조성해 미국의 초기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로 했고 팔로알토에 오픈이노베이션센터라는 스타트업액셀러레이터도 열었다. IT의 메이저리그격인 실리콘밸리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이처럼 큰 투자를 하는데는 전혀 이의가 없다.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핀란드나 캐나다의 예처럼 대기업이 어려울 때 대신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스타트업커뮤니티를 한국에 키우는데도 삼성이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하는 생각에서 칼럼마무리를 이렇게 해봤다.
스티브 잡스 서거 2주기에 읽는 아이폰 탄생 비화
얼마전에 썼던 블랙베리에 대한 글에서 블랙베리창업자 라자리디스가 처음 아이폰을 접했을 때 느낀 충격에 대한 부분이 있다.
2007년초 마이크 라자리디스는 러닝머신에서 운동하면서 TV를 보다가 처음으로 애플 아이폰을 접하게 되었다. 아이폰에 대해서 그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몇가지 있었다. 그래서 그해 여름, (아이폰이 출시되고 나서) 그는 아이폰을 분해해서 내부를 들여다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것은 마치 애플이 맥컴퓨터를 휴대폰안에 구겨넣은 것 같잖아(It was like Apple had stuffed a Mac computer into a cellphone)”라고 그는 생각했다.
고교때부터 직접 오실로스코프와 컴퓨터를 만들었던 라자리디스에게 있어서 아이폰은 모든 게임의 규칙을 부수는 물건이었다. OS만 메모리에서 7백메가를 차지했고 프로세서가 2개 들어있었다. 반면 블랙베리는 프로세서 한개 위에서 돌아가며 겨우 32메가만 차지했다. 블랙베리와는 달리 아이폰은 인터넷이 제대로 돌아가는 브라우저를 가지고 있었다. 그 말은 아이폰이 AT&T 같은 이통사의 망을 교통체증상태로 빠뜨릴 것이란 얘기였다. 그런 일은 이통사가 허용하지 않던 것이었다. 반면 RIM(블랙베리)은 데이터사용량을 제한하는 원시적인 수준의 브라우저를 제공하고 있었다.
“”난 도대체 애플은 어떻게 AT&T가 이것을 허용하게 한 것이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것은 네트웍을 다운시킬텐데..” 그리고 실제로 나중에는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더 글로브앤메일에서 발췌. 참고 포스팅 : 블랙베리의 몰락-더글로브앤메일의 기사를 읽고
당시 스마트폰시장의 톱에 있던 블랙베리의 창업자가 이렇게 충격을 받을 정도라면 엄청난 혁신이다. 도대체 그 당시 스티브 잡스는 어떻게 이런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인가 하는 생각을 윗 글을 읽으면서 했다. 저 당시의 혁신에 비하면 지금 아이폰5s, 5c의 혁신은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맞다.

NYT의 “And Then Steve Said, ‘Let There Be an iPhone’” 기사는 일요판 NYT와 같이 배달되는 NYT매거진에 실렸다. 사진은 천지창조에 빗대 아이폰의 탄생을 그린 이 기사의 삽화.
마침 스티브 잡스 2주기를 맞아 NYT는 “스티브께서 가라사대, “아이폰이 있으라”“(And Then Steve Said, ‘Let There Be an iPhone’-카사봉님이 이 긴 기사를 세심하게 번역해주셨다. 필독)라는 장문의 아이폰탄생비화를 게재했다. 이 글을 읽어보면 블랙베리 창업자가 어떻게 이런 제품이 나올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는 점이 납득이 될 정도로 아이폰개발이 대단히 어려운 프로젝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기사에서 읽은 몇군데 인상적인 부분을 인용한다. (카사봉님의 번역에서 그대로 인용)
2007년 1월 아이폰을 선보이기로 한 결정은 분명 도박이었다. 잡스는 새로운 종류의 휴대폰(애플이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종류였다)을 선보였을 뿐 아니라, 그 휴대폰은 잘 작동하지도 않는 프로토타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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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울정도로, 잡스는 이미 전화기 한 번 만들어 보라는 설득을 받아 왔었다. 전화기는 잡스의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대화 주제 중 하나였고, 애플이 아이포드를 만들었던 2001년부터 계속 제기돼 왔었다. 개념은 분명했다. 소비자들이 이메일과 사진, 음악용 기기로 하나를 원하지 두 세 개를 원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였으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잡스와 그의 경영팀이 그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알아볼 때마다 전화기 제조는 자살에 가까웠다. 휴대폰용 칩과 속도는 너무나 느려서 인터넷이나 음악, 영상 다운로드를 휴대폰 통신망으로 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메일 정도만 전화기에 붙일 만했지만 RIM의 블랙베리가 이미 그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나아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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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애플의) 간부와 엔지니어들은 아이포드의 성공으로 한껏 고양돼 있었기 때문에 휴대폰 만들기는 조그마한 매킨토시 만들기와 비슷하리라 여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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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는 아이폰에 수정된 버전의 오에스텐(모든 맥에 탑재돼 있다)이 들어가기 바랬다. 그렇지만 아무도 오에스텐과 같은 거대한 프로그램을 휴대폰 칩에 올려 놓을 시도를 하지 않았었다. 오에스텐을 거의 1/10로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코드 수 백만 줄을 없애거나 다시 작성해야 했으며, 칩이 2006년에나 나왔기에 엔지니어들은 칩 속도와 배터리 수명을 시뮬레이션하여 작업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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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스텐을 줄이고 멀티터치 스크린을 제조하기란 혁신적이기는 해도 어려웠다. 적어도 기업으로서 애플이 당시 갖고 있던 기술로는 말이다. 오에스텐 디자인을 다시 생각해서 집어 넣어줄 회사는 애플 말고 없었다. 액정이야 모든 노트북과 아이포드에 LCD를 넣으니 LCD 업체들을 애플도 알고 있기는 했지만, 휴대폰은 완전히 다른 분야였다. 그리고 2006년 아이폰 작업을 하고 나서야, 애플은 자신이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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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프로젝트는 너무나 복잡해서 애플 전체에 위협을 가할 때도 종종 있었다. 애플 내 수석 엔지니어들이 아이폰 프로젝트에 너무 매몰된 나머지 다른 일의 시한을 늦춰야 할 때가 발생해서였다. 아이폰이 애플을 다 덜어내느냐, 아니냐의 문제였다. 애플은 당시 대규모적인 제품 발표를 아이폰 외에 갖고 있지 않았다. 더군다나 아이폰 프로젝트의 한 수석 간부에 따르면 아이폰이 실패할 경우, 애플의 수석 엔지니어들이 실패 때문에 좌절하여 애플을 떠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이런 상상을 초월하는 난관을 뚫고 애플의 엔지니어들을 지휘해 초인적인 독재자, 스티브 잡스는 2007년 1월 맥월드에서 아이폰을 발표했다. 과연 이때 아이폰이 나오지 않았다면,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어내는데 결국 실패했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폰을 쓰고 있을지 궁금하다. RIP. 스티브 잡스.
블랙베리의 몰락-더글로브앤메일의 기사를 읽고
일주일전에 썼던 ‘블랙베리의 몰락-업데이트‘라는 글에서 아래와 같이 끝을 맺었었다. (1만회이상의 조회수를 올린 인기포스팅이었다.)
개인적으로 블랙베리가 이런 운명을 맞게 된 것은 전적으로 짐 발실리, 마이크 라자리디스 두 창업자 겸 CEO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 그 향후 파괴력을 이해하고 빨리 대응만 했어도 이런 비극적인 결말은 맞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50%의 마켓쉐어에 도취해서 잘난척하며 오만을 떨고 있는 동안 그들은 기둥뿌리가 썩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뭔가 바꿔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이미 버스는 한참전에 지나간 뒤였다. 기업을 이끌어가는 선장, CEO의 역할이 너무너무 중요한 이유다.
이 두 창업자는 블랙베리의 몰락과 함께 세계 언론과 월스트리트의 비판과 조롱에 시달렸다. 그래서 나도 위처럼 그들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적으로 썼던 것이다.

9월28일자 더 글로브앤메일 1면. 왼쪽부터 블랙베리 공동창업자인 짐 발실리와 마이크 라자리디스 그리고 현 CEO인 토스텐 하인즈. 발실리는 비즈니스부문, 라자리디스는 제품개발부문을 맡아왔다.
그런데 오늘 캐나다 최대 일간지인 더 글로브앤메일의 심층 취재기사 “블랙베리몰락의 내막: 스마트폰의 발명자가 어떻게 변화에 대한 적응에 실패했나”(Inside the fall of BlackBerry: How the smartphone inventor failed to adapt)라는 기사를 읽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이 기사는 20여명의 블랙베리 내부인들을 인터뷰해서 쓰여진 것으로 아이폰의 등장이후 블랙베리의 중역진과 이사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아주 재미있다.)
두 창업자들이 꼭 오만을 떨면서 아이폰의 위협을 무시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들은 나름대로 대처하려고 했지만 그 당시까지의 성공을 이뤄낸 블랙베리의 문화와 경영의사구조가 오히려 방해가 됐던 것이다. 바꿔 말하면 블랙베리라는 주로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오래된 소프트웨어플렛홈을 가진 제품이 아이폰이라는 파괴적인 혁신제품의 등장으로 인해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처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명의 창업자와 새로운 CEO로 분권화된 내부 의사결정구조가 혼란을 가중시키며 중요한 전략적 판단실수를 여러차례 가져왔다. 공동창업자간에도 의견이 대립했으며, 나중에는 새로운 CEO인 하인스의 반대에 두 공동창업자들은 좌절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 같은 통찰력 넘치는 강력한 단일리더의 존재가 아쉬운 부분이다.
기사에서 인상적으로 읽은 몇개 부분을 소개한다.
2007년 초 발표된 아이폰을 처음 접한 라자리디스(제품 개발부분을 담당한 창업자)의 이야기다.
2007년초 마이크 라자리디스는 러닝머신에서 운동하면서 TV를 보다가 처음으로 애플 아이폰을 접하게 되었다. 아이폰에 대해서 그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몇가지 있었다. 그래서 그해 여름, (아이폰이 출시되고 나서) 그는 아이폰을 분해해서 내부를 들여다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것은 마치 애플이 맥컴퓨터를 휴대폰안에 구겨넣은 것 같잖아(It was like Apple had stuffed a Mac computer into a cellphone)”라고 그는 생각했다.
고교때부터 직접 오실로스코프와 컴퓨터를 만들었던 라자리디스에게 있어서 아이폰은 모든 게임의 규칙을 부수는 물건이었다. OS만 메모리에서 7백메가를 차지했고 프로세서가 2개 들어있었다. 반면 블랙베리는 프로세서 한개 위에서 돌아가며 겨우 32메가만 차지했다. 블랙베리와는 달리 아이폰은 인터넷이 제대로 돌아가는 브라우저를 가지고 있었다. 그 말은 아이폰이 AT&T 같은 이통사의 망을 교통체증상태로 빠뜨릴 것이란 얘기였다. 그런 일은 이통사가 허용하지 않던 것이었다. 반면 RIM(블랙베리)은 데이터사용량을 제한하는 원시적인 수준의 브라우저를 제공하고 있었다.
“”난 도대체 애플은 어떻게 AT&T가 이것을 허용하게 한 것이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것은 네트웍을 다운시킬텐데..” 그리고 실제로 나중에는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공개적으로 라자리디스와 바실리는 아이폰의 부족한 배터리수명, 약한 보안성, 부족한 이메일기능 등을 조롱했다. 덕분에 나중에 그들은 거만하며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평을 받았다. 라자리디스는 “그건 마케팅입니다. 상대방의 약점에 대비해서 우리의 장점을 부각시켜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그렇게 말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내부적으로는 그는 아주 다른 메시지를 전파했다. “만약 아이폰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노키아가 아니라 맥과 경쟁하게 되는 겁니다” 그는 자신의 부하들에게 이렇게 말했었다고 회상했다.
아이폰의 가능성은 일찍 인지했지만 블랙베리를 쉽게 변화시킬 수는 없었다. 자바에 기반한 레거시OS소프트웨어에 기반하며 기업고객들을 상대하는데 특화된 블랙베리와 그에 맞게 형성된 내부 조직문화를 쉽게 바꿀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첫번째 기회를 날려버렸다. 아이폰이 등장한지 얼마 안돼 아이폰을 독점하고 있었던 AT&T에 대항하기 위해 버라이존은 블랙베리에 터치스크린 아이폰킬러를 만들어줄 것을 의뢰했다. 블랙베리는 ‘스톰’이라는 제품을 만들었지만 기대에 못미쳤다. 사용하기 어렵고 복잡한데다 버그가 많아서 반품이 늘어났다. 버라이존은 할 수 없이 구글과 모토로라에 의뢰해 안드로이드폰 ‘드로이드’를 내놓는다. 이때 블랙베리는 큰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할 수 있다. 드로이드를 계기로 안드로이드진영은 급성장하면서 점점 블랙베리의 마켓쉐어를 빼앗아간다.
또 흥미있는 부분은 실패로 돌아간 짐 발실리의 SMS 2.0계획이다.
2011년 마케팅부분을 담당한 공동창업자중 한명인 짐 바실리는 블랙베리의 최대강점중 하나인 인스턴트메시징소프트웨어인 BBM을 다른 기기까지 개방하는 것을 구상한다. BBM은 사실 왓츠앱, 카카오톡, 라인 같은 모바일메신저앱의 원형 같은 제품이다. 사용하기 편하고 안정성과 보안성도 높아서 블랙베리의 킬러앱이라고 할 만했다. 게다가 유료였다. 블랙베리는 당시 분기당 거의 9천억원상당의 매출을 BBM에서 올리고 있었고 마진은 90%에 달했다.
발실리는 인스턴트메시징플렛홈의 미래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것이 모바일시대의 킬러앱이 될 것이며 이 카테고리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사이즈의 회사가 나올 수 있다고 여겼다. 그는 유료였던 BBM을 이통사와 제휴해서 무료로 풀고 수익을 이통사와 나누는 SMS 2.0을 만드는 것을 꿈꿨다. 이통사와의 협상을 통해서 일부 회사의 동의도 얻어냈다.
하지는 2012년초 그는 그 계획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회사내에서는 그 엄청난 수익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는 중역이 많았고 또 서비스보다는 하드웨어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새 CEO 하인스와 공동창업자인 라자리디스의 반대에 이 계획은 이사회에서 좌초되어 버렸다. 화가 난 발실리는 이후 모든 직위에서 사임하고 블랙베리를 떠났다. 심지어는 가지고 있던 주식도 다 팔아버렸다. (블랙베리는 2013년 후반인 이제야 BBM을 안드로이드와 iOS버전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이미 모바일메신저시장은 경쟁사들에게 다 선점된 상황이며 지금 내놓은 앱도 불안정한 서비스로 홍역을 앓고 있다.) 지난 2년간 왓츠앱, 카카오톡, 라인, 위챗의 눈부신 성장을 고려해보면 당시 그의 생각은 옳았다.
그런데 그 다음에는 다른 공동 창업자인 라자리디스가 좌절할 차례였다. 지난해 그는 완전한 터치스크린폰인 블랙베리Z10의 개발에 반대했다. 그 이유는 블랙베리유저들은 물리적 쿼티 키보드가 달린 기기를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최소한 물리적 키보드가 있는 제품을 터치스크린 버전과 같이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새로 CEO가 된 하인스와 그의 중역들은 라자리디스의 말을 듣지 않고 Z10의 개발을 강행했다. 그리고 올초에 발매된 Z10의 결과는 최악이었다. 블랙베리의 기존 사용자들은 아직 물리적 키보드가 있는 신제품을 원했다. 터치스크린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이미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에 만족하고 있었다. 기존 블랙베리와는 다른 새로운 터치스크린 OS로 업그레이드하면서 많은 아기자기한 블랙베리의 장점도 사라졌다. 지난 분기 블랙베리는 Z10 때문에 거의 1조원의 손실을 봤다.
크게 보면 두 창업자의 판단은 옳았다. 하지만 실행과정은 험난했다. 시장상황은 너무나 빨리 변했다. 쌍두마차로 사이좋게 이끌어가던 경영은 위기상황에서 걸림돌이 됐고 결국 새 CEO까지 가세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전략적 오판을 내리게 됐다.
경영이란게 어렵긴 하지만 IT업계의 변화도 너무 빠르다. 무서울 정도다. 블랙베리의 두 창업자들을 너무 혹독하게 비판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에 글로브앤메일의 기사 내용을 소개해 봤다.
블랙베리의 몰락-업데이트
1년 9개월전에 끝없이 추락하는 블랙베리(당시 회사명은 RIM)에 대해 짐 콜린스의 명저 “How the Mighty Fall”에 비유해서 글을 써본 일이 있다. 이른바 잘 나가던 기업이 침몰하는 5가지 단계묘사에 블랙베리가 딱 떨어진다고 생각해서다. 참고 링크 블랙베리의 몰락-How the Mighty Fall
그리고 블랙베리의 1조 적자와 4천명 감원 뉴스에 맞춰서 그 내용을 한번 업데이트해봤다.
Stage 1: Hubris Born of Success 1단계. 성공에 도취된 자만.
아이폰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세상은 일반소비자위주 마켓으로 바뀌고 있는데 기업시장, 공공시장고객위주로 큰 블랙베리는 계속해서 비즈니스시장을 고집한다. 스프린트같은 이통사조차도 카메라, 빅스크린, 뮤직플레이어 등의 기능을 넣어야하는 것 아니냐고 블랙베리에 건의했지만 공공시장고객들이 싫어할지도 모른다며 개발을 거부한다. 마진도 박하고 경쟁도 치열하다며 컨슈머마켓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한다. 성공에 도취한 자만이다.
Stage 2: Undisciplined Pursuit of More 2단계, 원칙없는 확장.
그러다가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한다. 이 시기 짐 발실리, 마이크 라자리디스 RIM의 두 공동창업자 겸 CEO들은 금전관련한 법적분쟁과 미국의 아이스하키구단인수 등 다른 일에 주의력을 빼앗기고 있었다. 아이폰이 가져올 파괴력을 과소평가한다. 하지만 아이폰 덕분에 스마트폰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블랙베리도 같이 순탄하게 동반 성장을 하게 된다.
Stage 3: Denial of Risk and Peril 3단계, 위험신호 무시, 긍정적인 데이터를 맹신.
아이폰의 도전에도 “우리는 여전히 잘나간다. 캐쉬가 많다. 펀더멘털은 끄떡없다”라고 블랙베리의 두 창업자들은 계속 언론에 나와 큰소리친다. 미디어가 우리의 잠재력을 몰라준다며 서운해한다. 당시에 아이폰이 급속히 뜨고 있었지만 블랙베리의 기업시장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 안드로이드폰은 이제 겨우 기지개를 펴는 시기였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블랙베리는 북미스마트폰시장의 거의 절반정도를 점유했다. 2008년 중반 주가는 최고치를 치면서 80조원가까운 시가총액을 자랑할 정도였다. 위험신호를 무시할 만했다고 할까.
Stage 4: Grasping for Salvation 4단계, 구원을 위한 몸부림. 추락을 막기 위한 급진적인 딜이나 변화를 추구하기 시작.
아이폰의 부상과 함께 2009년말 모토로라 드로이드가 등장하면서 안드로이드도 급부상을 시작한다. 블랙베리도 점점 OS에서 좋은 유저경험(UX)을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외부인재 영입을 시작한다. QNX등 OS업체를 인수한다. 이처럼 변화를 시도하지만 역부족이었다. 터치스크린제품 등 어중간하면서 초점을 잃은 다양한 모델을 내놓으면서 모멘텀을 잃어갔다.
명확한 전략부재와 설익은 개발상태에서 2011년 타블렛 제품 ‘플레이북’을 내놓고 대실패를 했다. 5백불에 발표한 모델을 결국 2백불까지 떨이 판매하고 5천억이 넘는 손실을 반영했다. 2010년 붕괴가 시작된 블랙베리의 시장점유율은 2009년 49%에서 2011년 10%로 급감했다. 2011년 6월 전체 직원의 11%인 2천명을 감원했다.
2012년 1월 두 창업자는 물러나고 COO였던 토스텐 하인즈가 새 CEO가 됐다. 하인즈는 사운을 걸고 신제품인 블랙베리 10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동시에 비용절감, 감원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기대감에 주가는 약간 오르기도 했다.
2013년 3월 블랙베리 Z10이 발표됐다. 블랙베리의 트레이드마크인 퀄티자판을 버리고 터치스크린을 채택한 제품이었다. 나름 미디어의 반응도 좋았다. 이런 제품을 좀 진작 내놓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반응이 많았다. 3분기동안 계속되던 영업적자도 소폭의 흑자로 반전됐다. 아직 회사의 현금이 많은 만큼 잘 하면 블랙베리가 부활할 수 있을 거라는 일각의 기대도 생겼다.
이처럼 몇년동안 블랙베리는 추락을 멈추고 다시 살아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Stage 5: Capitulation to Irrelevance or Death 5단계. 시장에서 무의미한 존재가 되거나 죽음을 향해 다가감.
하지만 2013년 후반기부터는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5단계에 진입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내부적으로 Z10도 완전히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했는지 8월 블랙베리는 특별위원회미팅을 갖고 회사의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옵션을 고려한다고 발표했다. 이 뉴스는 많은 기업고객들이 완전히 블랙베리에서 다른 경쟁제품으로 돌아서도록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회사직원들이 사용할 중요한 보안 커뮤니케이션기기를 향후 진로가 불투명한 회사의 제품으로 구매할 리가 있겠는가.
2013년 9월 블랙베리는 거의 10억불의 손실과 함께 4500명의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기대를 모았던 신제품 Z10이 거의 안팔린 탓에 할수없이 거의 1조원의 재고를 손실처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2011년 플레이북의 재고 5천억을 손실처리한 일의 데자뷰다.
위 발표가 놀라운 것은 월스트리트는 2분기매출을 30억불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그 절반밖에 안되는 16억불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만큼 Z10 등 블랙베리폰이 안팔렸다는 것이다. 또 그나마 줄어들지 않고 유지하고 있었던 31억불정도의 현금보유고가 2분기에 5억불이 줄어든 26억불로 떨어졌다. Z10의 마케팅비용과 재고물량 때문에 현금이 빠르게 소모되기 시작한 것이다. 현금까지 바닥이 난다면 블랙베리의 미래는 없다.
1년9개월전에 블랙베리의 몰락에 대해서 처음 글을 썼을 때는 그래도 혹시나 블랙베리가 재기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그래도 충성스러운 고객과 좋은 제품을 보유한 회사 아닌가. 주위에 블랙베리를 쓰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지만 Z10의 발표로 조금이라도 다시 약진을 할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제 블랙베리를 쓰는 사람은 거의 멸종단계에 접어들었다. 요즘에는 정말 블랙베리를 쓰는 사람을 주위에서 본 기억이 없다.
오늘 블랙베리에 대한 NYT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At their peak, just a few years ago, BlackBerry smartphones were symbols of corporate and political power. When President Obama took office he made keeping his BlackBerry a personal priority, and when BlackBerry service had a hiccup so did business on Wall Street.
But after being upstaged time and again by industry rivals, the devices may soon remain only in memories.겨우 몇년전 그들의 전성시대에 블랙베리스마트폰은 기업과 정치파워의 상징이었다. 오바마가 백악관에 입성할때 그는 블랙베리를 개인적으로 챙겼다. 그리고 블랙베리서비스가 장애가 생기면 월스트리트도 몸살을 겪었다.
하지만 업계의 경쟁자들에게 추월당한 지금 블랙베리는 곧 우리의 기억속에만 남게 될 것 같다.
정말 냉정하고 잔인한 테크업계의 현실이다. 아까 TV에서 본 블룸버그뉴스의 기자는 “이제 곧 블랙베리의 부고기사를 써야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블랙베리는 이제 어딘가로 통째로 헐값에 인수되던가, 사모펀드 등에 넘어가 상장폐지되서 특허, 소프트웨어 등을 나눠서 조각조각 팔리던가하는 수순밖에 남지 않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블랙베리가 이런 운명을 맞게 된 것은 전적으로 짐 발실리, 마이크 라자리디스 두 창업자 겸 CEO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 그 향후 파괴력을 이해하고 빨리 대응만 했어도 이런 비극적인 결말은 맞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50%의 마켓쉐어에 도취해서 잘난척하며 오만을 떨고 있는 동안 그들은 기둥뿌리가 썩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뭔가 바꿔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이미 버스는 한참전에 지나간 뒤였다. 기업을 이끌어가는 선장, CEO의 역할이 너무너무 중요한 이유다.
71세 미국 여성언론인의 테크기기 활용 사례
지난 주말판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읽은 레슬리 스탈이라는 한 여성언론인의 “My tech essential”코너. 레슬리는 어떤 이슈에 대해서 심층취재로 보도하는 인기프로그램인 CBS 60 Minutes를 진행하는 고정 멤버중 한 명이다. 워낙 베테랑이고 노련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해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본인이 어떻게 첨단 테크기기를 이용하며 콘텐츠를 소비하는지에 대해서 쓴 이 글도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프로필을 찾아보니 내 짐작보다 휠씬 나이가 더 많은 71세다! 어쨌든 70대의 미국의 백인여성의 미디어사용습관이 이 정도까지 디지털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간단히 의역해서 소개해본다.
킨들
“항상 출장을 많이 다니는 나는 킨들에 푹 빠져있습니다. 나는 매일처럼 책, 잡지, 신문을 읽는데 있어 킨들에 전적으로 의지합니다. 신문이 제대로 안나올때는 즉각 아마존에 전화를 걸어서 불평할 정도입니다. 킨들은 내게 있어서 뗄래야 뗄수없는 관계가 됐습니다. 이건 벌써 6번째 킨들이고요. 스크린을 손가락으로 터치해서 넘기는 모델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글자를 크게 해서 읽습니다.”
애플TV
“애플TV로는 영국TV프로그램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블랙베리
“나는 워낙 구식이라 아직도 블랙베리를 씁니다. 엄지손가락으로 타이핑을 할 수 있고 실수도 적기 때문입니다. 테크놀로지에 있어서 내 이론은 가만히 오래 서 있으면 트랜드가 다시 내게로 돌아올 것이라는 겁니다.”
아이패드
“난 아이패드는 킨들이 고장날 경우를 대비해서 백업용으로 가지고 다닙니다. 하지만 내 아이패드의 앱은 거의 대부분 손녀를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곰돌이 푸라든지 도라도라도라, 컷더로프, 앵그리버드 같은 앱이 있습니다. 그리고 크로스워드퍼즐 참고용으로도 이용합니다. 그 정도입니다.”
Audible (이것은 기기가 아니고 audible.com 서비스를 뜻함. 오디오북을 다운로드받아서 들을 수 있는 서비스. 참고 : 오디오북 단상)
“우리는 뉴욕에서는 차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편과 여행을 갈 때는 보통 Audible.com에서 오디오북을 다운로드해서 렌터카에서 듣곤 합니다. 보통 오디오북 내용에 푹 빠져서 집에 돌아올 때까지 계속 듣게 됩니다. 하지만 보통은 (오디오북으로 책을 끝내지 않고) 하드커버책을 읽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손녀를 만나러 다녀온 최근의 여행에서는 오디오북으로 시작한 책을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하드커버로 사서 읽었습니다.”-(왜 킨들로 책을 안사고 하드커버로 읽는다는 것인지 이 부분은 조금 의문.)
위 내용에 관심을 가지고 소개하는 이유는 내가 잘 알고 있는 60대의 백인 여성 2분이 있는데 위 사례와 아주 비슷하게 미디어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둘 다 킨들을 통해서 많은 책을 읽고 있으며 아이패드도 잘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한 분은 아이폰, 다른 한 분은 안드로이드폰을 사용중이다. 또 두 분다 Audible.com에 가입해서 오디오북도 열심히 듣고 있다. 이런 사례를 보면 이미 미국의 디지털콘텐츠시장이 이미 엄청나게 크게 성장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테크 기기가 이렇게 원래 첨단기기 사용에 약한 연령층에 보급되기 위해서는 우선 사용하기 쉬워야 하고 또 콘텐츠가 풍부하고 구매하기 쉬워야 한다. 새로운 기기의 보급과 동시에 사용하기 쉽고 콘텐츠가 풍부한 플렛홈이 동시에 제공되어 균형있게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소니 등이 거의 10여년전부터 일찌기 전자책리더 리브리에 등을 판매하면서 전자책 보급에 나섰지만 실패했던 것은 이런 풍부한 콘텐츠플렛홈을 같이 제공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이팟, 아이폰이 이렇게까지 성공한 것은 아이튠스라는 플렛홈을 같이 제공하면서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60~70대도 언제쯤 되면 이렇게 테크기기를 다양하게 쓰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게 될지 궁금하다. 콘텐츠산업의 부흥을 위해서는 돈이 있고 시간이 있는 연령층이 콘텐츠를 골고루 다양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인터뷰하는 60 Minutes 레슬리 스탈.
블랙베리의 몰락-How the Mighty Fall
예전부터 생각했던 것인데 블랙베리 RIM의 사례는 MBA수업용 케이스스터디 감으로 딱이다.
(사실 2002년초 버클리에서 MBA과정을 밟던 중에 RIM에 대해서 팀프로젝트를 했던 일이 있다. 당시 흑백 이메일전용디바이스를 내놓던 이 회사에 주목해서 전화도 되는 블랙베리를 내놓고 뜰 것이라고 발표했었는데… 당시엔 ‘스마트폰’이라는 용어조차 없었다.)
요 몇달간 끝없이 추락하는 RIM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짐콜린스의 명저 “How the Mighty Fall”에 나온 잘 나가던 기업이 침몰하는 5가지 단계묘사에 딱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예전 침몰하는 RIM의 내부사정에 대한 WSJ의 흥미로운 기사를 참고로 해서 대충 가볍게 정리해봤다.
Stage 1: Hubris Born of Success 1단계. 성공에 도취된 자만.
세상은 컨슈머위주의 마켓으로 바뀌고 있는데 계속해서 비즈니스시장을 고집. 스프린트같은 이통사조차도 카메라, 빅스크린, 뮤직플레이어 등의 기능을 넣어야하는 것 아니냐고 RIM에 건의했지만 공공시장고객들이 싫어할지도 모른다며 개발을 거부. 마진도 박하고 경쟁도 치열한 컨슈머마켓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함.
Stage 2: Undisciplined Pursuit of More 2단계, 원칙없는 확장.
그러다가 2007년 아이폰 등장. 이 시기 RIM의 두 창업자들은 금전관련한 법적분쟁과 미국의 아이스하키구단인수 등 다른 일에 주의력을 빼앗겼음. 하지만 스마트폰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블랙베리도 같이 순탄하게 같이 성장.
Stage 3: Denial of Risk and Peril 3단계, 위험신호 무시, 긍정적인 데이터를 맹신.
아이폰의 도전에도 “우리는 여전히 잘나간다. 캐쉬가 많다. 펀더멘털은 끄떡없다”라고 큰소리치는 창업자. 미디어가 우리의 잠재력을 몰라준다며 서운해함. 아이폰이 급속히 뜨고 있었지만 블랙베리의 기업시장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고 안드로이드폰도 겨우 기지개를 펴는 시기. 2008년 중반 주가는 최고치를 치면서 80조원가까운 시가총액을 자랑.
Stage 4: Grasping for Salvation 4단계, 구원을 위한 몸부림. 추락을 막기 위한 급진적인 딜이나 변화를 추구하기 시작.
아이폰의 부상과 함께 2009년말 모토로라 드로이드가 등장하면서 안드로이드도 급부상을 시작. RIM은 점점 유저경험의 중요성을 깨닫고 외부인재를 영입, QNX등 인수, 변화를 시도하지만 역부족. 터치스크린제품 등 어중간하면서 초점을 잃은 다양한 모델을 내놓으면서 모멘텀을 잃어감. 특히 블랙베리타블렛을 내놓으면서 타깃층을 비즈니스유저로 할 것인지, 일반 대중으로 할 것인지로 대혼란. 2011년 3월 이메일어플리케이션 등 핵심SW가 준비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플레이북을 발표해 큰 화를 초래함. 내부적인 갈등으로 간부들이 떠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제품이 탄생. 결국 플레이북을 아무도 안삼. 블랙베리의 마켓쉐어 붕괴가 본격적으로 시작.
Stage 5: Capitulation to Irrelevance or Death 5단계. 시장에서 무의미한 존재가 되거나 죽음을 향해 다가감.
새로운 블랙베리 모델발표, 플레이북 발표 등 새로운 시도가 실패, 또는 연기되면서 RIM은 2011년을 최악의 한해로 마감.
- 미국에서의 블랙베리 마켓쉐어는 2009년 49%에서 2011년 10%로 급감(Canalys).
- 대재앙으로 판명난 플레이북으로 RIM은 엄청난 재고를 떠안게 됨. 5백불에 발표한 모델을 결국 2백불까지 디스카운트판매. 하지만 그래도 안팔림. 결국 최근 5천5백억원정도를 관련 손실로 반영.
- 지난 10월 전세계에서 대규모 블랙베리 장애사태가 일어나 고객들이 이메일을 쓸수 없게 됨. RIM의 12년역사에 최대 장애사태로 아이폰4S 발표와 맞물려 열받은 고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감.
- 블랙베리10 OS발표연기. 내년초 발표되어야 할 이 OS가 내년말로 연기됐다고 발표. 즉, 내년말까지 아이폰, 안드로이드, 윈도스폰의 협공을 손가락만 빨며 지켜보아야 할 상황.
- 지난 3분기 순이익은 $265M으로 1년전 같은 분기의 $911M보다 77% 하락.
- RIM은 이번 4분기 블랙베리판매량을 1천1백만대~ 1천2백만대로 낮추어 예상. 이것은 지난해 4분기의 1천4백90만대판매량보다 휠씬 떨어진 것임. Update : 결국 4분기 판매량을 1천1백만대로 발표.
- 올초 CEO로 임명된 Thorsten Heins는 현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 2달전 그는 CEO에 임명되자마자 1성이 RIM의 전략적 방향에 문제는 없으며 큰 변화가 필요없다고 말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음. 이번 그의 태도는 크게 바뀐 것임.
- 공동 CEO이자 이사회임원이기도 한 Jim Balsillie가 사임하고 회사를 완전히 떠난다고 발표. (너무 늦었지만) 그리고 COO와 CTO도 사임을 발표. 회사의 최고경영진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는 중.
- 하지만 매출은 계속 급속히 추락중. 전년 동기 대비 25% 하락. 타블렛 등에서 생긴 손실을 반영하느라 125M 적자를 기록. 전화사업은 아직 약간 흑자라고는 하지만 이 추세가 계속되면 적자가 되는 것은 얼마 남지 않았음.
- CEO Heins는 Consumer마켓에서 회사의 포커스를 Enterprise시장으로 다시 돌리겠다고 이야기. 하지만 모바일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뀐 상황에서 이런 전략수정이 먹힐지는 의문. 회사매각이나 전략적 제휴(라이센싱) 같은 것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 비관적인 뉴스속에서 그나마 CEO가 위기를 천명한 것은 그나마 희망적인 신호라는 해석이 많음. 그래도 과연 RIM의 회생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견해가 우세.
한때 미국스마트폰시장의 절반을 호령하던 블랙베리가 이렇게 급격하게 몰락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두 창업자CEO의 오만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유니클로 야나이회장의 “과거의 성공은 빨리 쓰레기통에 버려라”라는 말을 명심하고, 아이폰이 등장했을때 모든 것을 빨리 바꾸기 위해서 노력했으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어제 베스트바이와 타겟의 모바일코너에 가서 둘러보니 아이폰+안드로이드폰의 협공속에 이제 블랙베리는 존재감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Canalys의 분석에 따르면 2011년 3분기 미국의 블랙베리점유율은 9%까지 떨어졌다고 하는데 내가 느끼기에 4분기에는 거의 5% 수준까지가지 않을까 싶다.
짐 콜린스의 How the mighty fall의 5단계. 즉, 더이상 마켓에서 Relevant하지 않은 “있으나 마나한 제품을 가진 회사”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록 인도네시아같은 개발도상국시장에서 블랙베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워낙 저가형 모델로 인기를 끝고 있는 것일뿐 그 우위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노키아도 비슷한 처지였다)
과연 누가 RIM을 구할 수 있을까. 월스트리트는 지금 지극히 회의적인데 1년뒤 RIM의 모습을 점쳐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트위터를 바라보는 두 저널리스트의 상반된 시각
오늘 흥미로운 글을 2개 읽었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기자들 사이에서도 소셜미디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여러가지로 갈리는 듯 싶다. 무엇보다도 두 개의 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소개하고 싶다.
우선 The New Yorker에 실린 George Packer의 에세이 “Stop The World” (패커씨는 평소에는 정치와 외교문제를 다루는 기사를 주로 쓰는 저널리스트다)
지난주 금요일에 온라인에 올라온 이 글은 트위터서치엔진 Topsy로 확인해보면 1천번이상 RT가 되면서 트위터에서 대화제를 불러왔다. 왜 그랬을까?
이 글은 트위터를 ‘까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패커씨는 이렇게 말한다.
The truth is, I feel like yelling Stop quite a bit these days. Every time I hear about Twitter I want to yell Stop. The notion of sending and getting brief updates to and from dozens or thousands of people every few minutes is an image from information hell. (사실은 나는 매일같이 멈추라고 소리치고 싶다. 트위터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멈추라고 소리치고 싶다. 매분마다 짧은 업데이트를 수십명 혹은 수천명의 사람들에게 보내고 받는다는 생각은 정보지옥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더 나아가 “Twitter is crack for media addicts“(트위터는 미디어중독자에게는 마약이다)라며 “It scares me, not because I’m morally superior to it, but because I don’t think I could handle it.(내가 도덕적으로 더 낫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것을 통제할 수 없을거란 생각때문에 트위터는 나를 두렵게 한다)”라고 말한다.(번역이 좀… 죄송)
재미있는 것은 그는 자신은 블랙베리도, 아이폰도, 구글폰도 없으며 앞으로 iPad를 구입할 생각도 없는 사람이라는 고백. 그는 자신이 사실 스마트폰이 없다는 것을, 구식 삼성폰을 쓰고 있다는 것을 취재원이 알아차리지 않도록 주의한다고 한다.(자신을 깔볼테니까) 대신 주로 취재를 다니는 워싱턴DC를 (뉴욕에 거주) 앰트랙(기차)으로 다녀오면서 전화는 끄고 랩탑은 가방에 넣어두고 고요한 두시간동안의 독서를 즐긴다는 고백.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취재원이 일정을 바꾸는 이메일을 보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역에 내리면 인터넷이 되는 장소를 찾아 이메일을 확인한다고.(취재원들은 그가 블랙베리를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인터넷이 안되는 곳에서는 할 수 없이 집에 있는 와이프에게 전화해 자신의 이메일을 확인시킨다고 한다.
하하. 패커씨는 결국에는 자신도 블랙베리를 사야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가끔 공포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다. 정치담당 저널리스트로서 블랙베리가 없이 취재하는 것은 마치 군인이 방탄조끼와 위성전화없이 전쟁에 임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잘알고 있지만 자신의 양심(?)에 비춰 타협하기 싫다는 것. 아~ 정말 읽으면서 “이 사람은 Old School이구나“하고 생각했다.
이 글은 어떤 면에서 트위터를 공격한다기 보다는 “테크놀로지가, 급변하는 세상의 변화가 싫은 한 저널리스트의 푸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역설적으로 미국의 정치담당 기자들도 스마트폰을 안쓰면 원시인취급을 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긴 뭐 오바마부터 백악관스탭들이 다 블랙베리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니까)
그런데 이 글에 대해서 오늘 NYT의 Nick Bilton씨가 강력한 반박의 글을 썼다. 제목은 “The Twitter Train Has Left the Station“(트위터열차는 이미 역을 떠났다)
빌톤씨는 패커씨의 글에 대해서 “그의 트위터에 대한 의심은 직접 써보지도 않고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듯 하다. 누가 레스토랑에 직접 가서 먹어보지도 않고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혹평을 내린다면 어떨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트위터가 미디어중독자를 위한 마약이라면 차라리 날 디지털마약딜러라고 불러라! 하지만 트위터는 현대정보사회의 중요한 요소다. 패커씨와 다른 비판자들은 비판하기 전에 적어도 트위터를 시도는 해봐야한다”고 썼다.
그리고 그는 어떻게 기업들이 트위터를 이용해서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는지, 우주비행사조차도 트위터를 이용해서 소통하는 이야기, 특히 트위터가 어떻게 뉴스유통의 모습을 바꿔놓고 있는지 이란과 아이티 등의 사례를 들어서 설명했다.
그리고 이렇게 끝을 맺는다. 왜 “트위터열차는 이미 역을 떠났다”고 글의 제목을 붙였는지 알만하다.ㅎㅎ
Ironically, Mr. Packer notes how much he treasures his Amtrak rides in the quiet car of the train, with his laptop closed and cellphone turned off. As I’ve found in previous research, when trains were a new technology 150 years ago, some journalists and intellectuals worried about the destruction that the railroads would bring to society. One news article at the time warned that trains would “blight crops with their smoke, terrorize livestock … and people could asphyxiate” if they traveled on them.(역설적으로 패커씨는 그가 랩탑을 닫고 휴대폰을 끈 상태로 그가 얼마나 조용한 앰트랙열차의 주행을 즐기는지 적었다. 하지만 기차가 새로운 기술이었던 150년전에는 일부 저널리스트와 지식인들이 철도가 사회에 가져오는 파괴현상에 대해서 걱정했다. 당시 한 기사에서는 기차가 “연기로 곡물을 망치고, 가축을 죽이고, 사람들을 질식시킬수있는 것”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I wonder if, 150 years ago, Mr. Packer would be riding the train at all, or if he would have stayed home, afraid to engage in an evolving society and demanding that the trains be stopped. (나는 만약 150년전이었으면 패커씨가 과연 기차를 승차했을지 궁금하다. 아니면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두려워하며 열차를 멈추라고 요구하며 집에 칩거하고 있었을지 모르겠다)
패커씨도 빌튼씨도 모두 아주 유능한 저널리스트다.(위의 링크를 눌러보시면 두 분의 경력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어쨌든 온라인을 통해 이런 재미있는 공방전이 오고가는 것이 재미있다. 빌튼씨를 비롯한 대다수의 NYT기자들은 확실히 테크놀로지의 변화를 잘 이해하고 적응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nytimes.com에 나타나고 있다.
이 공방전을 정리하는 트윗으로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찾았다.
블랙베리냐, 넥서스원이냐.

넥서스원의 Soft Keyboard (from Engadget)
요즘 많은 미국의 얼리아답터들이 아이폰과 넥서스원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양이다.
오늘 유명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이자 블로거인 Fred Wilson의 ‘The Quandary’라는 포스팅을 흥미롭게 읽었다. Quandary는 ‘난처한 지경’이라는 뜻.
원래 열렬한 블랙베리유저인 그는 얼마전 구글에게서 ‘넥서스원’을 선물 받았다. 그는 상당히 호의적인 간단한 리뷰를 쓰기도 했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구글폰 넥서스원이나 아이폰으로 못하는 곤란한 점을 토로한 것. 바로 타이핑이다.
Tom Sella pointed to my Google phone and asked me ‘can you type a three or four paragraph email on that?’ I thought about it and honestly answered ‘no, I can’t.’ (탐셀라가 내 구글폰을 가르키며 물어봤다. “3~4문단짜리 이메일을 이걸로 쓸 수 있나?” 나는 잠시 생각한뒤 솔직히 대답했다. “아니 못해”)
설명인즉, 블랙베리로는 긴 이메일을 문제 없이 쓸 수 있는데 반해서 아무리해도 넥서스원이나 아이폰의 소프트키보드로는 긴 문장을 쓸수가 없다는 것. 그래서 브라우징만 넥서스원으로 하다가 답장할 이메일에 표시를 한다음 나중에 데스크탑에서 몰아서 답장을 한다는 설명이다.
나도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우리 회사의 사내변호사의 경우는 얼마나 블랙베리로 빨리 입력을 하는지 한번은 엄청나게 긴 이메일을 보내왔는데 그걸 블랙베리로 다 작성을 했다고 해서 깜짝 놀란 일이 있다. 그래서 블랙베리가 미국 비즈니스사회에 그렇게 빨리 퍼졌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우리 회사 부사장의 경우는 블랙베리로는 운전중이라도 한손타이핑이 가능하다고 자랑을 늘어놓길래 제발 그러지 말라고 한 일도 있다. 빨리 답장안해도 되니까.
이처럼 아이폰이 다 좋은데 도저히 블랙베리처럼 빠르게 타이핑을 할 수 없는 점이 유일한 불만이라는 이야기를 주로 현재 아니면 예전 블랙베리유저들에게 많이 들었다. 넥서스원도 비슷한 문제에 봉착한 모양이다.
참고로 프레드윌슨은 위 포스팅을 헬스클럽에서 자전거(정확히는 elliptical) 타면서 블랙베리로 작성했다고 한다. 대단한 공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