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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은 약탈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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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행사에서 한 발표자가 “스타트업은 약탈자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 분의 설명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음식배달을 가능하게 한 배달의 민족은 ‘죄악’이라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이 지난해 올린 3천2백억원 매출은 자영업자들의 고혈을 빼먹은 것이란 설명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과연 그런가. 배달의 민족은 세상에 필요없는 서비스를 만들어 중간에 통행세를 걷는 새로운 약탈자인가. 음식배달주문을 스마트폰으로 하는 것은 전세계적인 트렌드다. 짜장면을 전화로 주문해 배달시켜 먹는 것이 옛날부터 일상화된 한국에서는 일찍 시작된 트렌드지만 음식배달이 일반화되지 않은 해외에서는 좀 늦게 시작됐다. 하지만 이제 미국, 유럽, 동남아, 남미 등에서도 우버이츠, 도어대시, 딜리버루 같은 음식배달 회사들이 엄청난 매출을 올리며 성장중이다. 한국의 2위 업체인 요기요는 독일의 다국적 음식배달 회사 딜리버리히어로가 한국에 만든 회사다.

배달의 민족이 일찍 시작하지 않았으면 다른 누가 똑같은 서비스를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업체가 하지 않았어도 해외서비스가 들어와서 국내 시장을 장악했을 것이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이런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이다.

좋은 음식을 편리하게 주문해서 집에서 먹고자 하는 고객을 섬기는 것이 이런 음식배달 스타트업이 하는 일이다. 그렇게 해서 고객을 음식점에 연결해준다. 그런데 그 일을 공짜로 해주기는 어렵다. 전국의 음식점 데이터베이스와 메뉴를 디지털화해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고객의 주문을 받아 실시간으로 식당에 알려주고 또 음식값을 대신 받아서 식당에 지불해 줘야 한다. 이렇게 해서 배달원이 가서 제대로 집을 못찾거나 음식값을 못 받아 와서 식당이 손해 보는 일을 방지해 준다. 임대료가 비싼 좋은 상권에 있지 않아도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가게가 더욱 많이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것을 모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고용해서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배달의 민족을 알려야 하니 광고도 해야 한다. 꽤 큰 투자가 들어간다. 음식점에게 받는 수수료나 광고료는 이렇게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다.

비즈니스의 기본은 이처럼 사람들이 원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그에 합당한 가격을 받는 것이다. 이것을 왜 약탈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광고료를 받거나 6~12%대의 수수료를 받는 국내업체들에 비해 해외에서 우버이츠나 도어대시 등 글로벌 음식배달서비스는 수수료율이 20~30%에 이른다. 심지어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TV홈쇼핑채널들이 제품을 판매하면서 납품업체들에게 받는 수수료율은 38~54%에 달했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새로운 시도를 해서 기존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는 회사들은 모두 죄악이겠다. 스마트폰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종이책에서 떠나게 만들고 앱스토어를 통해 역시 판매가 이뤄질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 애플과 구글도 죄악인가.

또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은 통행세를 걷는 탐욕스러운 자본가라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이들은 남들이 안하는 어려운 문제를 풀려고 도전하는 창업가에게 투자해주는 자본이다. 실패하면 돈을 잃는 것을 감수하고 그렇게 한다. 담보를 잡고 돈을 대출해주는 은행과는 다르다. 배달의 민족처럼 성공해서 벤처캐피탈에게 큰 수익을 올려주는 회사도 있지만 그보다는 실패해서 돈을 잃는 경우가 더 많다. 투자 실패가 쌓여 조용히 사라져가는 벤처캐피탈도 많다. 탐욕스럽다고 비난할 수는 있겠지만 실패를 감내하고 투자해주는 이런 투자자본이 있어야 혁신이 나온다. 이런 벤처캐피탈이 없었으면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혁신회사들은 나오지 못했다.

뭔가를 이뤄낸 창업가를 응원하기보다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분위기도 아쉽다. 25세에 한국에 돌아와 티켓몬스터를 창업한 신현성대표는 이런 얘기를 했다. 폭풍성장을 해서 회사를 미국 리빙소셜에 매각했는데 처음 나온 기사가 “천억 벌고 먹튀했다”여서 속상했다는 것이다.

박수를 쳐주지 못할 망정 이렇게 깎아내리고 비난하는 분위기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막는다. 성공한 창업가들이 나와서 젊은이들에게 좋은 영감을 주기보다 자꾸 뒤로 숨게 만든다.

항상 대기업중심의 한국경제가 문제라고 한다. 대기업중심 경제가 문제라면 이런 대기업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많이 나오고 그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그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트업은 약탈자가 아니다. 재벌중심의 한국경제를 변화시킬 수 있는 희망이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7월 13일 at 9:08 오후

한국 VC 어워드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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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VC어워드행사에 처음으로 참석

지난 12월 5일 KVIC 모태펀드가 주최하는 한국VC어워드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해 보다.

상 받으신 모든 분들에게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처음 참석해서 느낀 아쉬운 점 몇가지를 메모해 두고 싶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VC들이 다 모여서 상을 받는 자리인데요. VC이외에는 온 사람들이 거의 없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시상 내역에 대한 보도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VC업계 분들을 위한 내부 잔치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상은 많았는데 무엇이 최고상인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문외한인 저에게는 그랬습니다. 이왕 시상을 한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와 VC회사를 뽑아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았습니다. 상은 많은데 각 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비업계인도 이해하기 쉽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축하공연, 축사 이후에 바로 시상이 진행되고 이후 식사를 하는 순서였는데요. 이왕이면 올해의 VC트렌드는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는 키노트 강연 같은 것이 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최소한 수상한 VC중에서 투자철학이 무엇이고 어떻게 성공을 거두었는지에 대한 강연 같은 것이 있으면 다같이 많이 배웠을텐데 아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태펀드입장에서도 지난 1년을 돌아보는 리뷰 같은 것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또 중요한 의미가 있는 스타트업들이 회사소개 발표를 해주는 것도 좋았을텐데 싶었습니다. 해외VC들이 매년 하는 애뉴얼미팅처럼 한해의 성과도 듣고 새로운 트렌드도 배울 수 있는 자리였으면 합니다.

VC들이 투자한 스타트업 창업자들도 같이 와서 축하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았을텐데요. 이번에 많은 VC들이 상을 받는데 일등 공헌을 한 블루홀스튜디오 장병규 대표가 안오셔서 아쉬웠고요. 펄어비스, 카버코리아 등도 와계셔서 성공담을 이야기해주셨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빅히트만 오셨더라고요.

시상한 VC분들이 모두 대단한 분인 것은 많지만 대중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분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존 도어, 마크 앤드리슨, 벤 호로비츠, 빌 걸리 같이 창업자들에게 유명한 VC들이 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타트업창업자들이 이 VC나 대표분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거의 모를 겁니다. 이 분들이 좀 더 활발하게 투자철학을 창업생태계에 설파하시고, 대중적으로도 홍보를 많이 하셔서 일반인들에게도 유명한 VC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 시상식은 너무 모태펀드 위주, LP의 입장에서의 시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창업자의 입장에서 볼 때 최고의 VC가 누구인지, 누구에게 투자받으면 내 회사가 가장 잘 성장할 수 있겠는지 알 수 있는 시상 내용이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생각이 틀릴 수 있지만 그래도 메모해 두고 싶어서 블로그에 적어 둡니다. 

Written by estima7

2018년 12월 8일 at 11:50 오후

스타트업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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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자녀의 말도 귀담아 들어라-스냅챗투자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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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에이거 (사진출처 Lightspeed 홈페이지)

상장 첫날 약 39조원의 시가총액으로 데뷔한 스냅에 초기투자해 약 1조7천억원의 수익을 거둔 라이트스피드 벤처파트너스 배리 에이거의 블로그글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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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딱 5년전의 일이다. 집에 와서 부엌에 들어갔더니 고2인 딸 나탈리와 친구들이 전화기를 보면서 웃고 있다. 그게 뭐냐고 물었다.

“아빠, 이 앱 몰라요? 스냅챗이라고 해요.”

“몰라. 그게 뭔데.”

“사진을 찍어서 친구들에게 보내요. 그리고 친구들이 열어본 뒤 10초뒤에 사라져요.”

“그래? 어떤 사진을 보내는데?”

“친구들사이에 공유할만한 웃기고 황당한 사진들요. 요즘 앵그리버드와 인스타그램과 함께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있어요.”

앵그리버드와 인스타그램은 알겠는데 스냅챗은 처음 들어봤다.

“얼마나 자주 쓰는데?”

“하루에 5~6번 보내곤 했는데 지금은 30번쯤요!”

딸의 친구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남자애들도 쓰니?”

그러자 마침 아들 앤드류가 들어오면서 말했다. “네. 우리도 많이 써요.”

오호.. 이거 흥미로운데. 내 VC파트너인 제레미 리우에게 이야기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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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배리와 제레미는 스탠포드대학으로 찾아가 이 앱을 만든 2명의 학생 에반과 바비를 찾아냈다. 열흘뒤 라이트스피드는 스냅에 48만5천불(약 5~6억원)을 초기투자했다. 그리고 라이트스피드 사무실 한켠을 이들을 위한 업무공간으로 내줬다. 이후 후속투자까지 라이트스피드는 약 8백만불을 투자했으며 그 수익은 이번 상장으로 15억불(약 1조7천억원)까지 불어났다.

스냅에 대한 라이트스피드의 첫 투자가 딱 떨어지는 50만불이 아니고 48만5천불이었던 이유. 배리의 자녀들이 다니는 마운틴뷰의 사립고교가 1만5천불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해줬음. 그 덕분에 그 고교는 2천4백만불의 평가수익을 얻게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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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의 큰 수익을 낸 역대 VC투자 분석. 라이트스피드는 스냅투자에서 166배의 수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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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느낀 교훈 2가지.

1. 좋은 투자를 하려면 고등학생자녀의 이야기도 흘려들어서는 안된다.

일상생활속에서의 남다른 관찰력과 또 실행력이 필요하다. 배리 에이거스가 처음 스냅챗에 대해 들었을때는 스냅챗의 일일 사용자가 10만명밖에 안됐다고 한다. 그때 대수롭지 않게 그냥 넘겼더라면 이런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없었을 것이다.

2. 창업자 입장에서 좋은 투자를 받으려면 VC가 먼저 찾아오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만든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퍼뜨려서 촉이 발달한 좋은 VC가 먼저 알고 찾아오도록 하면 좋다. 얼마전 테헤란로펀딩클럽에서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문규학대표는 “VC에게 어떻게 접근하면 좋은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역설적으로 말씀드리자면 VC에게 먼저 안 다가가는 것이 제일 좋다. 정말 좋은 기업에겐 VC가 먼저 찾아간다. 못 믿겠지만 사실이다. 투자 안 받겠다고 버티는 좋은 기업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 무림의 고수끼리는 실력자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모두 알고 있고 실제로 먼저 가서 만남을 청한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3월 4일 at 1:51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