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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약 60억원을 투자유치한 퍼블리 박소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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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콘텐츠 스타트업 퍼블리가 오늘 38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DSC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옐로우독, 메디아티 등 벤처캐피탈, 임팩트투자자, 미디어액셀레이터 등 투자자가 이번 투자에 참여했다.

퍼블리 박소령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2011년 8월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였다. 하버드대의 공공정책대학원인 케네디스쿨에 유학하던 박대표를 트위터에서 알게 되서 만나본 것이다. (나는 그때 라이코스CEO로 근무중이었다.) 세상 일에 호기심이 많고, 지적이고, 생각이 깊은 소령님에게 하버드 케네디스쿨과 경영대학원 투어를 부탁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소령님이 한국으로 돌아와 무슨 일을 할지 정하지 못하고 한동안 방황하던 것을 봤다. 그러다가 2015년 4월 미디어 스타트업을 창업한다고 해서 의외라고 생각했었다. 처음에는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해 보이지 않았고, 나중에는 콘텐츠를 위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만든다고 했다. (지금은 쏘카대표인) 이재웅대표가 엔젤투자를 하면서 창업을 부추겼다고 하던데 “한국에서 과연 미디어 스타트업이 가능할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언론계에서는 저런 모델이 될리가 없다고 악담을 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쨌든 퍼블리의 행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후 이제 거의 4년이 흘렀는데 박대표는 퍼블리를 “저게 과연 될까”에서 이제는 지식을 갈망하는 젊은 층에게 지지를 받는 고급 지식 콘텐츠 유료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 그리고 누적으로 약 6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투자자들의 지지를 끌어내는데도 성공했다. 오늘 투자유치소식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2017년 11월에 나라경제에 기고한 퍼블리 박소령 대표 인터뷰를 아래 다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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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 박소령대표 (사진 : 나라경제)

“당신에게 꼭 필요한 콘텐츠를 특별한 경험으로 제공합니다.”

언론계·출판계 등 고급콘텐츠를 다루는 업계인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이 있다. ‘퍼블리(Publy.co)’다. 많은 이들이 이 회사의 독특한 콘텐츠 실험이 과연 성공할지 주시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볼 수 있는 무료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퍼블리는 거꾸로 가치 있는 콘텐츠를 제값 받고 판매하겠다는 전략을 내걸고 출발했기 때문이다. 콘텐츠 유료화에 실패한 언론인들이나 책이 안 팔려 울상인 출판인들에게 이런 퍼블리의 시도는 무척 당돌하게 들린다. 그래서 퍼블리가 처음 시작할 때는 (나를 포함해서) “그게 되겠어?” 하고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퍼블리 박소령 대표는 창업한 지 2년여 만에 1만5천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그리고 그중 절반을 평균 3만원 이상을 내는 유료고객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또 다음(Daum) 창업자인 이재웅 씨의 초기 투자에 이어 캡스톤파트너스 등 잘 알려진 벤처캐피털(VC) 3사로부터 지난 8월 10억원을 추가로 투자받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2019년 2월 38억원을 추가로 투자받았다. 총 누적 투자금액은 약 60억원이다.) 이번 2017년 11월호에서는 프리미엄 콘텐츠 스타트업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일궈가고 있는 퍼블리 박소령 대표를 만나봤다.

박 대표에게 회사소개를 해달라고 하자 “퍼블리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파는 회사입니다. 특히 ‘지적콘텐츠’를 만들어 ‘유료’로 판다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고급콘텐츠를 제값 받고 판다는 뜻이다.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기획하고 판매하기 위해 퍼블리가 선택한 방법은 크라우드 펀딩이다. 인터넷에서 다수의 개인에게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해외에서는 킥스타터나 인디고고가 유명하며 국내에서는 와디즈나 텀블벅이 잘 알려진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다. 이런 사이트에서는 보통 손에 잡히는 아이디어 제품을 기획해 돈을 모으는 것이 일반적이다. 2015년 4월 퍼블리를 창업한 박 대표는 2016년 초 퍼블리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개설하고 콘텐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이 이용할까. 멀리 갈 것도 없이 나부터 퍼블리 프로젝트에 상당한 돈을 내고 참가했다. 나는 VC산업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다. 한국 스타트업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VC의 역할이 특히 크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실제 한국 VC생태계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깊이 알 수 있는 자료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한국벤처캐피털리즘-VC가 말하다> 행사 사진 – 출처 퍼블리

그러던 참에 퍼블리의 ‘한국벤처캐피털리즘 -VC가 말하다’라는 프로젝트를 접하게 됐다. VC로서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는 젊은 심사역 3명이 쓴 보고서를 제공받는 것과 함께 이들과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대표 등 시니어VC들이 모여 4시간 동안 진행하는 토론회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보고서 구매와 참가비용은 무려 14만원. 무료로 참석할 수 있는 콘퍼런스나 세미나가 넘쳐나는 시대에 황당할 만큼 비싼 가격이었다. 하지만 다른 어디서도 구하기 어려운 콘텐츠이기 때문에 큰마음을 먹고 등록했다. 약 50명분의 티켓은 오래지 않아 매진됐다. 토론회 당일 대부분 투자가였던 참석자들은 상당한 금액을 들인 만큼 전원 출석했고, 모두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충만한 훌륭한 분들이었다. 그날 인사한 여러 명의 투자가들과 이후 계속 교류를 하게 됐다. 또 일류 경영컨설팅 회사의 자료 못지않은 품질의 보고서 내용도 만족스러웠다. 콘텐츠를 얻는 것뿐만 아니라 고급 네트워킹까지 가능한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한 퍼블리의 기획력에 감탄했다.

‘한국벤처캐피털리즘 -VC가 말하다’는 뉴머니라는 책으로 만들어져 출간됐다.

이처럼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깊이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저자가 취재와 보고서 작성 계획을 퍼블리 홈페이지에 밝히고, 미리 설정해둔 가격에 맞춰 프로젝트 자금을 모금한다. 펀딩에 성공하면 디지털보고서를 발간하고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60개의 프로젝트를 시도했고 그중 5개가 펀딩에 실패했습니다. 50여개는 최종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낸 것이죠.”

기념비적인 프로젝트는 칸 광고제 프로젝트다.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칸 국제광고제는 광고시상식 이외에도 광고,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방대한 세미나와 워크숍이 진행되는 거대한 행사다. 광고와 게임전문가 2명이 현지취재를 해서 보고서를 전달하는 프로젝트에 500여명이 참여해 1,700여만원의 금액이 모였다.

어떤 연령층을 타깃으로 하느냐고 묻자 박 대표는 돈을 벌기 시작한 25세의 젊은 층이라 답했다.

“대학교육을 마친 이후 사회에 진출한 젊은이는 계속 뭔가 배움을 통해서 성장하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 공부, 시험 공부 사이트는 많아도 자기 자신의 지적 성장욕구에 적합한 플랫폼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시장에 공백이 있다는 생각으로 퍼블리를 만들었고, 그것이 맞아떨어진 것이죠.”


미디어에 대한 자신의 이상을 펼치는 퍼블리를 창업하기까지 박소령 대표는 먼 길을 돌아왔다. 서울대 경영학과 00학번인 박 대표는 졸업 후 맥킨지, 티플러스 등 경영컨설팅 회사에서 4년 반 정도 일했다. 이후 뜻한 바가 있어 2010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로 유학을 갔다가 2014년 한국에 다시 돌아왔다.

“미디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변화하는 세계를 대중에게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저널리스트의 역할에 끌렸습니다. 그래서 미디어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는데 제가 있을 곳을 찾지 못했어요. 초조해졌습니다.”

소위 ‘오버스펙’이었던 박 대표는 의외로 길어지는 백수생활에 방황을 하다가 젊은 창업자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이재웅 대표를 만났고, 이 대표의 권유로 창업에 나서게 됐다. 창업을 결심하는 데 이재웅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이다.

퍼블리는 이제 제법 축적된 콘텐츠를 기반으로 또 다른 유료화 모델도 시도 중이다. 두 달 전부터 월 2만1,900원을 내면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읽을 수 있는 멤버십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판매가 종료된 지난 콘텐츠도 읽고 싶다는 고객의 요구 덕분이다. 또 출판사 미래엔과 계약을 하고 고객의 호응이 컸던 콘텐츠를 재편집해 책으로 출판할 계획이다. (2019년 2월 현재 월정액 멤버십 서비스로 약 160개의 리포트, 1400편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박 대표는 앞으로 ‘스타트업’으로서 정체성을 갖기 위해 퍼블리의 기술 기반에 더 투자해나갈 방침이다.

“기술 기반의 콘텐츠플랫폼이 만들어져야 비즈니스를 더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콘텐츠 기획과 개발의 중요성을 동등하게 보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이나 책에서는 얻기 힘든, 살아 있는 고급정보에 굶주려 있는 사람이라면 퍼블리 사이트를 한번 방문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혹시 관심이 있다면 오프라인 행사에도 참여해 저자와 소통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퍼블리가 한국의 지적자본을 쌓아나가는, 새로운 시대의 고급콘텐츠 비즈니스 회사로 쭉쭉 성장해가기를 바란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2월 19일 at 10:43 pm

폭스뉴스와 페이스북이 합작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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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6일밤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을 보고 느낀 것 몇가지 메모.

나는 항상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거대한 미디어쇼라고 느끼고 있다. 미국의 미디어들은 대선과정을 통해서 높은 열독률과 시청률을 올리고 그를 통해서 돈을 번다. 지난 6일의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도 마찬가지였다. (아래 사진들은 폭스뉴스의 대선토론회를 보도한 NBC나이틀리뉴스와 CBS모닝쇼에서 캡쳐한 것들이다.)

Screen Shot 2015-08-09 at 9.47.20 AM

일단 어마어마한 행사장 규모. 클리블랜드 스포츠 아레나다. 보통 농구경기가 열리는 곳인데 2만명까지 수용가능하다고 한다. 대충 보니 대선토론을 보기 위해 1만명쯤은 온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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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의 공화당 대선후보가 나왔다. 지지율 여론조사로 이 10명을 선정한 것인데 여기에 못들어간 7명은 직전에 먼저 토론을 가졌다.

Screen Shot 2015-08-09 at 9.55.21 AM행사를 주최한 폭스뉴스에서는 3명의 앵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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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이 행사가 폭스뉴스와 페이스북의 공동주최였다는 점이다. 그래서 각 후보가 화면에 비칠때마다 양쪽으로 폭스뉴스와 페이스북 로고가 같은 크기로 보이도록 배치됐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얻고 또 젊은 층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폭스뉴스가 페이스북을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 이렇게 하면 방송사 행사에 인터넷회사가 협찬하는 것처럼 진행할 것 같은데 두 회사가 공동주최로 나온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만큼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크고 또 실제로 돈도 많이 협찬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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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토론은 그야말로 ‘썰전’이다. 말의 향연이다. 10명의 후보들은 3명의 사회자들에게 불편하고 어려운 질문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물론 사전에 질문내용은 알려주지 않는다. 열심히 예상질문을 공부하고 가야 한다.) 서로 치열한 공격을 하기도 한다. 준비되지 못한 후보는 망신을 당할 수 밖에 없다. (참고 포스팅 : 미국에서는 토론을 잘 해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릭 페리의 웁스 모우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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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썰전은 토론회가 끝나도 그대로 온라인으로 이어진다. 각 후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쏟아낸다. 사회자인 메간 켈리의 터프한 질문에 일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는 분을 삭이지 못했는지 새벽 3시에 트윗을 쏟아냈다.

이번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의 승자는 폭스뉴스와 페이스북일듯 싶다. 닐슨에 따르면 폭스뉴스는 이 2시간의 이벤트중계를 통해 2천4백만명의 시청자를 모았다. 2012년의 대선토론회에 비해 거의 2배의 시청자를 모은 것이다. 트럼프 효과인듯 싶다.

오죽하면 트럼프도 이런 트윗을 날렸다. 폭스뉴스는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폭스뉴스에 최고의 시청률을 안겨줬는데도 자신에게 그렇게 불편한 질문을 쏟아냈냐는 원망이다.

페이스북은 이 이벤트에 약 7백50만명의 유저가 2천만개의 포스팅, 댓글, 좋아요를 남겼다고 밝혔다.

확실히 TV와 소셜미디어의 결합효과가 있었을 듯 싶고 특히 젊은 층의 관심을 얻어내는데 도움이 됐을 것 같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선거라는 국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상업적인 미디어쇼로 변질되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사람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고 이런 치열한 토론쇼(?)를 반복적으로 진행하면서 최적의 후보를 찾아내고 부적합한 후보를 낙마시키는 필터링효과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어느 정도 정파적이긴 하지만 미국의 미디어가 정치로부터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도 2017년 대선에서는 가급적 많은 후보를 대선후보토론회에서 만나고, 열심히 그들의 토론을 시청하고, SNS를 통해서 같이 토론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한국의 미래를 위한 최적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할 수 있었으면 한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8월 9일 at 11:03 am

진격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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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4일자로 이 세상에 등장한지 10주년을 맞은 페이스북을 나는 한 7년정도 써왔다.

2004년 2월 하버드대학의 내부 SNS로 등장해 성장하던 페이스북은 약 2년반만인 2006년 9월 이메일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나는 2007년 당시 처음 페이스북을 써보고 친구들의 새로운 소식을 끊임없이 전달해주는 그 뉴스피드의 장점에 매료됐었다. 그리고 나는 페이스북이 아주 잘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처럼 엄청난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SNS로, 시가총액 172조원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공룡기업으로 성장할 줄 몰랐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2007년 당시 야후의 1조원 인수제안을 차버린 겁없는 젊은이로 화제가 된 일이 있다. 그가 소유한 페이스북 주식가치는 지금 29조원어치쯤 된다.)

2007년 당시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인데 이제 페이스북은 한국에서도 아주 잘 나가는 것 같다. 일단 지난해말 한국으로 귀국한 내가 페이스북을 미국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이 쓰게 됐다. 트위터로 올리는 글보다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이 더 많은 반응을 받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많은 글을 쓰는 나로서는 어느 경로를 통해 내 독자들이 내 블로그에 오는지를 항상 볼 수 밖에 없다. 몇년전까지만해도 내 블로그 유입경로 1위는 트위터였다. 내가 많은 트위터팔로어가 있기도 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면 일단 트위터에 올려서 공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내 블로그에 트래픽을 몰아주는 1등매체는 압도적으로 페이스북이 됐다. 지난 한달간 내 블로그통계를 보니 구글-네이버 등 검색엔진의 4배가까운 트래픽을 페이스북이 가져다 주었다. 내 글이 주로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되면서 회자되었기 때문이겠지만 사람들이 콘텐츠를 페이스북을 통해서 접하고 공감하면 또 적극적으로 주위와 공유하기 때문인 것 같다. 똑같은 글을 8만여명의 팔로어가 있는 트위터와 2천여명의 페친과 팔로어가 있는 페이스북에 동시에 똑같이 공유해도 페이스북을 통한 반응이 휠씬 크게 느껴진다. 나는 페이스북의 파워를 이렇게 직접 체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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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파괴력을 지닌 페이스북이 10주년을 맞아 페이퍼(Paper)라는 모바일앱을 새로 출시했다.

나오자마자 대호평을 받고 있는 이 앱은 기존 페이스북앱을 대체하는 아름다운 앱이다.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에 맞게 아래부분에 돌아가는 카드처럼 펼쳐지는 페친들의 소식을 돌려가면서 보다가 자세히 읽고 싶으면 위로 스와이프해서 올리면 된다. 보고 나서는 손가락으로 다시 아래로 밀어서 내리면 된다. 아주 자연스럽다.

주목할만한 점은 기존 페이스북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이 페이퍼앱에 뉴스를 모아주는 섹션기능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주요속보뉴스를 전해주는 ‘헤드라인’, 기술업계관련 뉴스를 모아주는 ‘테크’, 대중문화뉴스를 전해주는 ‘팝라이프’, 스포츠뉴스를 전해주는 ‘스코어’ 등 흥미로운 분류의 19개의 섹션이 있다. 그리고 각 섹션에는 뉴욕타임즈, CNN 같은 전통매체부터 허핑턴포스트, 테크크런치 같은 온라인미디어들도 뉴스를 공급한다. 각 기사마다 ‘좋아요’숫자와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댓글을 바로 볼 수 있다.

나는 조금 사용해보고 모든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이 페이퍼앱으로 갈아탄다면 일반인들의 뉴스소비패턴을 크게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루종일 페이스북을 손에서 떼지 못하는 사람들이 손가락질 한번으로 페친들이 공유하는 흥미로운 뉴스에 접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만약 페이스북이 한글버전 페이퍼앱을 내놓고 그 섹션은 한국뉴스로 채운다면 현재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앱에서 뉴스를 읽는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소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페이스북 페이퍼앱은 이같은 페이스북의 야심이 드러난 신병기다. MIT테크놀로지리뷰는 “페이퍼는 당신이 뉴스를 페이스북에서 읽도록 만들 것이다”(Paper Will Make You Want to Read News on Facebook)라는 제목의 기사를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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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주가추이(출처:Google Finance)

페이스북의 주가추이(출처:Google Finance)

2012년 5월 큰 기대속에 뉴욕증시에 상장한 페이스북은 공모가인 38불에 휠씬 못미치는 주가로 큰 곤욕을 치렀다. 지난해 6월에는 주가가 22불까지 떨어지는 치욕을 겪기도 했다. 월스트리트는 페이스북의 수익모델과 모바일대응능력에 의문을 표시했고 페이스북의 공모가는 과대평가된 것으로 치부됐다.

페이스북의 월간사용자수와 매출그래프(출처 : WSJ)

페이스북의 월간사용자수와 매출그래프(출처 : WSJ)

그러나 페이스북은 지난해 중반부터 쑥쑥 실적이 좋아지더니 4분기 매출 25억9천만달러(약 2조7천억원), 순이익 5억2천300만달러(5천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3%, 순익은 800% 증가한 놀라운 실적을 보여줬다. 특히 전년동기 76%가 늘어난 광고매출중 53%가 모바일에서 나온 광고매출로 이제 페이스북은 명실상부한 ‘모바일’회사라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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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페이스북이 2012년에 1조원(발표금액)으로 인수한 인스타그램이다. 인수당시만해도 1조원이란 금액에 압도되서 “매출1원도 없는 회사를 어떻게 저런 엄청난 돈을 주고 사나”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딜에 주식교환이 섞여있던 탓에 최종인수금액은 8천억도 안되는 735M이 됐다.

인스타그램은 그뒤 급성장해서 이젠 트위터의 규모를 넘본다. 매출도 이제 슬슬 나기 시작한다. 페이스북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젊은층이 떠나고 있다는 부분을 보완해주는 효과도 있다. 이젠 735M이라는 금액도 헐값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돈 조금 아낄려고 그랬는지 아니면 금액이 비싸다고 생각했는지 확신이 없었는지.. 인스타그램을 놓쳐버린 트위터로서는 이제 가슴을 칠 일이 됐다. 트위터는 앞으로가 진짜 위기가 아닐까 싶다.

1조원의 인수제의를 차버린 경험이 있어서 그랬을까. 아니면 그냥 행운일까. 저커버그의 수를 읽는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스타그램인수딜은 이제와서 보면 ‘신의 한수’다.

어쨌든 10주년을 맞아 내놓아 대호평을 받고 있는 페이퍼앱은 이런 페이스북의 쾌진격이 당분간 이어진다는 상징처럼 보인다. 앞으로 페이스북이 미디어업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궁금하다.

/지난주 시사인 IT칼럼으로 기고했던 글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2월 15일 at 10:35 am

미래의 미디어변화를 엿볼 수 있는 Pew Research Center의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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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w Research Center라는 미국조사기관이 있다. 미디어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주로 연구하는 기관인데 어제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것이다.

지난 10년동안 매년 같은 시기에 조사한 사람들이 뉴스를 어떤 미디어를 통해서 소비하느냐에 대한 조사다.  질문은 “당신은 국내외뉴스를 어떻게 해서 접하는가이고 TV, 신문, 인터넷, 라디오, 잡지중 2개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이 조사내용을 보면 미디어의 미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다.

아직도 TV가 강력한 매체지만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고 2008년부터는 인터넷이 신문을 앞서기 시작한 것을 알수있다. 올해 발표된 내용중 흥미로운 부분은 18~29세 젊은이들의 미디어소비성향이다.

놀랍게도 이 연령대에서는 인터넷이 TV까지도 1등뉴스소스로 확실하게 제쳐버린 것을 알 수 있다. 젊은이들이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모든 정보를 접하는 요즘 세태를 생각하면 뭐 놀랄 일도 아니지만…

매년 이런 새로운 습관을 가진 젊은 세대들이 늘어나는 미국에서 미디어의 미래가 어디에 있는지는 이 그래프로 확실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좀 헷갈리기도 한다.  사실상 인터넷은 TV와 신문, 잡지, 라디오까지 다 빨아들이고 있다. 인터넷과 다른 매체를 쉽게 구분지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

내 경우는 매일 NBC방송의 Nightly News를 매일 Podcast로 다운받아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보고, 드라마 30Rock을 Roku박스의 Hulu Plus를 통해 TV로 시청하며, NYT와 월스트리트저널을 웹이나 아이패드앱으로 읽고 있으며, 라디오는 인터넷라디오인 판도라나 NPR앱을 통해서 듣는다. 참, 잡지도 아이패드로 보고 있다. 책도 킨들이나 아이패드로 읽고 있다. 종이로 보는 것은 아침에 사무실로 배달되어 오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유일하다.

10년전과 비교해서 내가 매일 소비하는 콘텐츠는 거의 5배는 늘어나지 않았을까 싶은데 전달경로가 모두 인터넷이고 소비는 랩탑, 아이폰, 아이패드로 한다. 오로지 그 차이다. 나는 여전히 신문, 책, TV, 잡지 등을 사랑한다. 새로운 경로와 매체를 통해서 소비할 뿐이다.

또 10년뒤의 이 설문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Written by estima7

2011년 1월 5일 at 5:2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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