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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코스 이야기 19]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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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샌프란시스코옆의 버클리에서 2년동안 유학을 했고 동부보다는 주로 서부 실리콘밸리에 업무차 출장을 다녔던 나는 서부와 동부의 직장문화차이에 대해서 처음에는 잘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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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버클리 새더타워에서 샌프란시스코쪽을 바라본 모습 (직접 촬영)

실리콘밸리가 있는 북캘리포니아 베이에어리어지역이나 LA가 있는 남캘리포니아의 경우는 날씨가 항상 좋고 따뜻한 편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항상 여유가 있는 편이다. 비교적 친절하고 느긋하고 개방적이다. 직장에서 양복을 입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캐주얼하게 남방셔츠나 티셔츠를 입고 다닌다. 재킷도 걸치지 않고 셔츠만 입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보스턴의 라이코스도 인터넷기업이라 복장은 자유로웠다. 캘리포니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3년동안 일하면서 양복을 입고 출근한 기억이 한번도 없다.

***

그런데 동부의 문화가 다르구나하고 실감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실리콘밸리에서 알고 지내던 VC(벤처캐피털리스트)가 있었다. 그는 내가 보스턴으로 옮겨갔다고 하자 자기 회사의 보스턴본사에서 투자자와 벤처기업가들이 모이는 이벤트가 있으니 와보라고 초대해주었다. 보스턴 백베이의 하버드클럽에서 열린 행사에 나는 아무 생각없이 캐주얼한 복장으로 갔다. 캐주얼한 상하의에 재킷정도를 걸친 것이다.

그런데 행사장에 들어가보고 깜짝 놀랐다. 나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참석자들이 짙은 색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캘리포니아의 VC모임에 가보면 항상 모두 캐주얼한 차림이었는데 같은 VC모임이라도 동부의 분위기는 아주 달랐다. (뉴욕 월스트리트의 금융회사같았다고 할까) 그날 하루종일 내가 잘못된 복장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절부절했다. 나중에 보니 나처럼 자유롭게 입고 있는 사람들도 몇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이 VC들이 투자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이었다.

또 한번은 모욕적인 취급을 당한 일도 있었다. 라이코스의 전직 임원이 CEO인 회사에 방문한 일이 있다. 제휴할 일이 있지 않을까 해서 논의하러 간 것이었는데 그 중년의 백인CEO는 나와 같이 방문한 우리 회사 부사장인 에드의 이야기를 이야기를 듣다가 아무말 없이 갑자기 일어나 내 어깨를 툭툭 치면서 “바이바이”하면서 방을 나가버리는 것이었다. 황당해 하는 나에게 에드는 “우리와 협업할만한 것이 없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린 것”이라며 “원래 예의가 없는 사람이다”라고 모욕을 당한 내게 미안해했다. 사실 서부에서는 그렇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본 일이 없기에 “동부에는 저런 사람도 있구나”하고 생각하게 됐다. 물론 내가 재수가 없었을 수도 있다. 다행히도 미국에서 비즈니스하면서 그런 모욕적인 일을 당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

나는 동부의 전통적인 항구도시인 보스턴지역에서 3년, 서부의 샌프란시스코지역에서 대략 3년을 살아보았다. 내가 느낀 두 지역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토박이들이 사는 동네, 이방인들이 사는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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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버클리 새더타워에서 샌프란시스코쪽을 바라본 모습 (직접 촬영)

보스턴지역은 뉴잉글랜드지역 토박이들이 주류다. (뉴잉글랜드는 매사추세츠, 메인, 버몬트, 뉴햄프셔, 로드아일랜드, 커넥티컷주를 통칭하는 명칭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서깊은 고장인만큼 자기 동네에 대한 자존심이 남다르다. 라이코스직원들중에 대부분은 백인이며 대를 이어 뉴잉글랜드에 살아온 후손들이다. 다른 지역에 가서 살아보겠다는 모험심(?)이 거의 없다. 당연히 보수적인 편이며 스타트업에 가서 대박을 노리기 보다는 안정적인 대기업근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스턴 레드삭스, 보스턴 셀틱스, 뉴잉글랜드 패트리오츠 등 지역 프로스포츠팀의 성적에 열광하고 하나로 뭉친다.

샌프란시스코지역은 캘리포니아토박이보다 전세계곳곳에서 이민온 이방인들이 주류다. 토박이들도 1840년대 골드러시당시부터 일확천금을 꿈꾸고 온 사람들의 후예다. 웬만한 회사에서 백인 비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인도, 중국계 등 아시아계의 비율이 대단히 높다. (백인들도 유럽 등등 세계각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많다.) 전통보다는 자유를 중시하고 모험정신이 높다. 그래서 스타트업에 뛰어드는데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월급보다는 스톡옵션으로 대박을 꿈꾸는 사람이 많다. 내가 살던 쿠퍼티노 같은 지역은 인도 이민자들이 주류고 (애플직원들을 빼고는) 백인을 보기 힘들 정도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지역스포츠팀에 열광하기는 하지만 이방인들이 많아서 그런지 보스턴사람들에 비하면 그 열광정도는 많이 떨어진다고 느꼈다.

보스턴 사람들은 캘리포니아를 마치 다른 나라처럼 느낀다. 비행기로 6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곳이니 그럴만도 하다. 평생 한번 캘리포니아에 못가본 사람들도 제법 있다. 오히려 정서적으로 보스턴과 비슷한 느낌의 유럽을 더 가깝게 느끼는 사람도 있다. 보스턴에서 런던까지도 비행기로 6시간 40분정도 걸린다. 캘리포니아와 비슷한 거리다.

캘리포니아에서 호기심에 보스턴 우리 회사에 와서 취직을 한 젊은 여성 디자이너가 있었다. 1년만에 다시 캘리포니아로 돌아간다고 회사를 그만뒀는데 HR매니저 존은 사내미팅에서 그 사실을 직원들에게 전하면서 그녀가 “캘리포니아 공화국”(Republic of California)로 돌아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보스턴에서 아시아는 너무 먼 곳

특히 보스턴에서 아시아는 너무도 먼 곳이다. 지금은 일본 도쿄와 중국 베이징에 가는 직항편이 생겼지만 내가 살던 2009년부터 2012년까지만 해도 보스턴에서 아시아로 가는 직항편이 하나도 없었다. 라이코스직원들과 이야기해보면 아시아에 한번도 못 가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제대로 된 한국음식점 등 아시아요리점이 많지 않은 것이 항상 아쉬웠다. (물론 어디까지나 캘리포니아와 비교해서.)

보스턴지역의 사람들은 뉴욕과 워싱턴DC와 같은 시간대에 위치해서 그런데 정치와 경제뉴스에 많이 민감하고 이야기화제로 많이 올린다. 반면 캘리포니아사람들은 동부에서 나오는 정치나 경제뉴스에 둔감하다. 거리와 함께 3시간의 시차가 있으니까 그런 것 같다. 중앙정부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런만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정부규제나 기존 전통적인 산업질서에 반하는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온다고 느낀다. 다만 샌프란시스코 지역사람들은 거의 IT이야기만 화제에 올리는 것 같아서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나중에 보니 위에서 소개한 나를 초대해준 벤처캐피털회사의 실리콘밸리사무소가 없어졌다. 나중에 그 VC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실리콘밸리사무소 VC들과 보스턴본사 VC들이 서로 싸우다가 실리콘밸리VC들이 보스턴회사를 나가 독립해버렸다는 것이다. 같은 미국인이라고 해도 문화차이로 인한 동부인와 서부인의 갈등이 제법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5월 7일 at 1:01 오후

[라이코스 이야기 18] 이메일 중심 업무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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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회사에서도 어느 정도 그렇긴 하지만 미국회사에서 이메일은 업무의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일이 이메일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메일만 잘 써도 능률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의 큰 문화차이를 보여주는 보이스메일

업무관계로 만난 사람과도 아무 거리낌없이 휴대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용건으로도 상대방의 휴대폰으로 주저없이 전화를 거는 편인 한국문화는 미국에서는 무례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미국인들은 비즈니스관계에서 예고 없이 전화를 잘 걸지 않는 편이다. 모르는 번호에서 온 전화는 잘 받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전화를 받을 수 있는데도 자동으로 보이스메일(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게 놔두는 경우가 많으며 남겨진 메시지를 들어본 다음에 필요하면 콜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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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생활할 때는 그렇게 많이 쓰던 보이스메일 기능을 한국에 오니 전혀 쓸 일이 없다

문자메시지를 애용하는 한국문화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폭설로 인한 휴교 같은 대량으로 학부모들에게 보내야 할 메시지도 문자로 안보내고 자동녹음된 전화메시지로 알려준다. 알림전화를 받지 못하면 음성메시지로 남겨지는 방식이다. (미국에서는 전화나 문자를 받는 편에서도 요금을 부담한다. 그래서 스팸문자에 특히 민감하다.)

보통 아주 절친한 사이가 아닌 경우 보통 비즈니스파트너에게 미리 이메일을 보내서 “오늘 몇시쯤 전화통화가 가능하냐. 용건은 무엇이다”라고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확인하고 통화일정을 잡는 경우가 많다. 컨퍼런스콜 일정이 잡히면 캘린더(일정관리)소프트웨어의 초대기능을 통해서 참석자들에게 초대메일을 보내고 Yes나 No로 응답해서 참석여부를 조율한다.

워낙 다양한 시간대와 생활문화가 존재하는 나라다 보니 멀리 떨어져 있는 거래처와의 통화는 서로 업무시간이 겹치지 않을 수도 있고 서로의 식사시간, 가족시간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예고없는 전화걸기를 피하는 것이다.

내가 경험한 미국의 비즈니스 이메일문화

어쨌든 이메일은 미국직장생활의 기본이다. 내가 경험한 미국 비즈니스이메일문화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격식 없이 짧게 쓴다.

정말 용건만 간단히 쓰는 편이다. “Hi John.” 같은 식으로 가볍게 시작해 용건으로 곧바로 들어간다. 오랜만에 연락하는 경우에도 “I hope this email finds you well.”, “I hope all is well with you.” 같은 간단한 안부뒤에 용건만 이야기한다. 그리고 Best, Best wishes 등의 맺음 인사와 함께 끝맺는다. 생각해보면 간결하게 쓰는 것이 더 어렵다.

2. 답장이 빠르다.

데스크탑PC에서든 스마트폰에서든 이메일을 받으면 보는 즉시 답장하는 사람이 많다. 이메일을 보내면 당연히 답장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전화해서 “이메일보냈으니 확인하고 답장바란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답장도 “Yes”, “OK”같은 식으로 아주 간단히 답하는 사람이 많고 마치 채팅하듯 이메일을 교환할때가 많다. 이메일 교환속도가 업무의 스피드와 직결되기 때문일 것이다.

3. 참조(cc)를 잘 활용한다.

이메일을 보낼때 업무에 직접 관여하는 상대방외에 관련해서 그 내용을 알아야 할 사람들을 참조자로 잘 집어넣는 편이다. 답장을 할 때는 꼭 전체답장(Reply all)을 해서 정보를 다 같이 공유한다. 나중에 길게 이어진 이메일교환내용만 봐도 무엇을 어떻게 논의했는지 알수있도록 한다. 물론 지나치게 참조자를 많이 남발해 집어넣는 것은 꺼꾸로 공해다. (한국에서는 전체답장을 안하고 메일보낸 당사자에게만 답장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가끔 당황스럽다.)

4. 이메일자체가 업무상 효력이 있다.

구매지출결의(Purchase Order)나 대외 계약체결 같은 건이 아니면 별도의 결재문서없이 웬만한 회사내부의사결정은 이메일을 통해서 끝내는 경우가 많다. 이메일이 공식 결재문서로서의 효력이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관련자를 cc해서 메일로 회람하는 전자결재 같이 생각하면 된다. 대기업이 아니고 작은 규모의 회사일수록 더욱 그렇다. 미국회사들은 (구매결정시스템 등을 빼고) 전자결제소프트웨어를 잘 쓰지 않고 이메일로 그 역할을 대신한다.

5. 회사이메일만 쓴다. 개인이메일주소를 섞지 않는다.

회사일에 야후메일이나 지메일 같은 개인이메일을 쓰는 것은 금기시되어 있다. 회사이메일주소도 john.wood@icn.com 같은 식으로 자신의 이름을 기본으로 작명한다. 회사이메일에 Honeybee@icn.com movielover@icn.com 같은 식으로 닉네임 이메일주소를 쓰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솔직히 본 기억이 없다.) 이런 이메일주소를 보면 미국비즈니스맨들은 프로페셔널하지 않다고 여길 것이다. 미국회사와 비즈니스를 할 때는 꼭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6. 사람소개는 이메일로.

많은 새로운 비즈니스가 사람 연결에서 나온다. 그런데 미국에서 많은 회사-사람소개는 실제 만남없이 단순히 이메일을 통해서 이뤄진다. 소개시켜주려는 사람이나 회사가 멀리 떨어져있어서 물리적으로 직접 만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소개이메일을 잘 써야 유능한 비즈니스맨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지난 몇년간 미국에서 몇백번은 넘게 소개메일을 쓰거나 이메일로 사람을 소개받았던 것 같다. 그 중 실제로는 못만나본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이런 경우 “Nice to meet you over email.”보다는 “It’s great to connect with you”라고 이메일로 인사하는 것이 낫겠다.

7. 이메일박스는 (당연히) 회사소유다.

회사에서 해고가 되면 가장 먼저 회사 이메일박스부터 차단이 된다. 업무이메일에 담겨있는 내용이 회사의 재산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영업담당자가 해고되면 후임자에게 전임자의 이메일박스를 통째로 주기도 한다. 영업상 중요한 내용이 다 들어있기 때문이다.

8. 이메일은 증거자료다.

업무상 사고가 생기거나 소송이 걸리면 이메일이 증거자료가 된다. 법원명령에 따라 이메일을 모두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수가 있다. 고의로 이메일을 삭제하는 것은 증거인멸시도가 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쓰는 회사 이메일은 나중에 남들이 다 들여다 볼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사적인 이메일이나 감정섞인 이메일은 자제해야 한다. 나중에 만천하에 다 드러나서 망신을 당할 수가 있다. (내가 라이코스를 나오면서 3년치의 이메일이 남았다. 소송을 거치면서 인도회사쪽에서 그 이메일을 변호사를 시켜서 모두 리뷰했다. 잘못한 일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나중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

미국과는 사뭇 다른 한국의 이메일문화

이런 이메일문화에서 일해온 미국인들은 다른 나라회사와 일하면서 이메일답장이 느리거나 거의 없다고 불평을 하는 경우가 많다. 라이코스직원들도 모회사인 다음에 대해서 이메일 답장이 없거나 느리다는 불만이 많았다. 얼굴도 보지 못하고 이메일로만 소통하는 상황에서 그런 일이 계속되면 신뢰가 사라진다.

미국회사에서 일하는 한국분들도 한국회사와 업무이메일을 교환하면서 답답해 하는 경우가 많다. 이메일을 한국쪽에 보냈는데 답장이 없고 함흥차사인 경우가 많아 꼭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로 수신여부를 확인하고 이메일답장을 독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업무내용을 한국에서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교환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해를 하지 못한다. 업무히스토리는 이메일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이메일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 제때 답장을 하지 않아 주위의 원성을 사는 직원도 있었다. 너무 이메일을 많이 받아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온 메일은 잘 답장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업무관련해서 평판이 나빠지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슬랙이 가져오는 변화

최근에는 이런 미국의 이메일중심문화에 조금 변화가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슬랙(Slack)같은 이메일을 대체하는 업무도구 소프트웨어가 나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팀 협업용 게시판+메신저 같은 슬랙을 쓰면 메일을 많이 보내지 않고도 원활하게 일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비슷한 소프트웨어로 잔디(Jandi)가 나와있다. 하지만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은 그래도 이메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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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런 미국식 이메일문화는 좋다고 생각한다. 미국회사들이 재택근무나 원격근무를 허용하는 것도 이처럼 이메일을 효율적으로 업무에 사용하는 문화가 확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는 (모든 회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고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이메일을 잘 안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높은 고위층분들중에는 받기만하고 전혀 답장을 안하시는 분들이 있다. 대신 문자나 카톡을 선호한다. 또 회사 업무에 개인이메일을 쓰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기업임원이나 고위공무원중에 버젓히 명함에 개인이메일을 적어놓은 일이 있어서 어처구니가 없게 느낄 때가 있다. 미국의 문화가 무조건 좋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과 사를 구분하는 프로페셔널한 이메일문화가 확립되어 있다면 업무의 진행속도도 빠를 것이고 무엇보다도 업무 히스토리가 잘 보존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글로벌비즈니스를 진행하기도 수월해진다. 한국의 이메일문화도 바뀌기를 기대해 본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2월 14일 at 3:10 오후

“회사의 진정한 문화는 보상, 승진, 해고가 결정한다”-남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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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Storm Ventures

사진출처: Storm Ventures

오늘 스톰벤처스 남태희매니징디렉터(변호사)의 코너오피스 인터뷰가 뉴욕타임즈에 실렸다. 이 코너오피스는 매주 NYT일요판에서 미국의 주요 기업리더들과 문답을 통해 리더십에 대해서 탐구하는 코너다. 주옥같은 인터뷰가 많다.

마침 남변호사는 내가 실리콘밸리에 있을때 만나뵙고 대단한 내공에 감탄했던 분이다. 미국에 5살때 가족과 함께 이민을 가서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됐으나 실리콘밸리로 가서 결국 벤처캐피털리스트로 변신한 분이다.

인터뷰내용중 기업문화에 대한 문답이 인상적이라서 기억해두려고 번역해봤다.

질문은 “당신은 수많은 다양한 기업문화를 지켜봐왔다. 문화에 있어서 무엇이 가장 큰 차이를 가져오는가”라는 것이었다. 그러자 남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내게 있어서 문화란 사람들이 위에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일일이 지시를 받지 않아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문화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결국 회사안에서 누가 승진되며, 누가 연봉을 올려받고, 누가 해고되는지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물론 CEO는 우리 회사의 문화는 이런 것이라고 공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진정한 문화는 보상(compensation), 승진(promotions), 해고(terminations)에 의해 정의됩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회사내의 누가 성공하고 실패하는지 관찰하면서 문화를 형성하게 됩니다. 회사내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회사가 어떤 것에 가치를 두는가를 보여주는 롤모델이 됩니다. 그리고 그러면서 회사의 문화가 형성됩니다.

“Culture, to me, is about getting people to make the right decision without being told what to do. No matter what people say about culture, it’s all tied to who gets promoted, who gets raises and who gets fired. You can have your stated culture, but the real culture is defined by compensation, promotions and terminations. Basically, people seeing who succeeds and fails in the company defines culture. The people who succeed become role models for what’s valued in the organization, and that defines culture.”

“만약 CEO가 회사의 비전선언문의 일부로서 기업문화가 어떤 것인지 공식화하고 그것이 회사의 (누가 보너스를 받고 승진하고 해고되는지에 기반한) 비공식적인 문화와 일관성을 가지고 합치된다면 최고의 기업문화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공식적인 문화와 실제 비공식문화가 서로 일치하지 않으면 회사조직내에는 혼란(chaos)이 발생합니다.”

“If the C.E.O. can outline, as part of the vision statement, what the stated culture is, and if that official proclamation of culture is aligned and consistent with the unofficial culture — based on who gets raises and promotions and who gets fired — then you have the best culture. When the two are disconnected, you have chaos.”

위 글을 읽고 “과연”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장이 아무리 우리 회사의 최고 가치는 ‘청렴’(integrity)이라고 강조해도 거래처담당자에게 뇌물을 써서 높은 매출을 올린 영업담당자를 임원으로 승진시키고 보너스까지 준다고 하면 직원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과연 자신들도 청렴하게 일을 하려고 할까.

어떤 회사 사장이 “우리 회사는 직원들의 창의력을 존중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 우리 회사는 실리콘밸리회사처럼 운영한다”고 항상 자랑하고 다닌다고 하자. 그런데 정작 본인은 사내회의석상에서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의견을 낸 사람을 강등시키고, 해고하고, 결국 예스맨만 승진시켜 자신의 심복으로 쓴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아무리 매일처럼 리더가 창의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들 그 조직은 과연 창의성이 넘치는 문화를 갖게 될까.

조직을 이끄는 리더는 회사의 문화에 맞는 인재에게 적절한 보상과 승진을 제공하고 문화에 맞지 않는 사람은 내보내거나 아예 뽑지 말아야 한다. 대내외적으로 내세우는 문화와 실제 인사가 일치해야 한다. 지향하는 문화와 실제 조직내 인사가 일치하지 않으면 혼란이 발생한다. 사실 우리는 전국민이 그것을 매일처럼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Written by estima7

2015년 6월 28일 at 7:27 오후

칭찬과 격려, 감사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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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NBC나이틀리뉴스를 보다가 미소를 머금었다. 시카고트리뷴이 지난주에 큰 고생을 한 보스턴글로브의 동료들에게 피자를 쏜 것이다. 그것을 단신뉴스로 가볍게 다루고 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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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일주일간 전 편집국기자들이 잠 한숨 제대로 자지 못했을 보스턴글로브는 이 소식을 신문 블로그코너를 통해서 전했다. (링크: Chicago Tribune sends pizza, kind words to Boston Globe staff)

사진:NBC뉴스 캡처

사진:NBC뉴스 캡처

보스턴지역의 인기피자가게인 Regina pizza 라지사이즈를 수십개 주문한 듯 싶다.

Screen Shot 2013-04-23 at 5.21.15 PM시카고트리뷴은 위와 같은 편지를 보스턴글로브에 보냈다.

We can only imagine what an exhausting and heartbreaking week it’s been for you and your city. But do know your newsroom colleagues here in Chicago and across the country stand in awe of your tenacious coverage. You make us all proud as journalists.

We can’t buy you lost sleep, so at least let us pick up lunch.

Your friends at the Chicago Tribune.

우리는 여러분들과 여러분의 도시가 얼마나 힘들고 가슴아픈 일주일을 보냈는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기 시카고와 전국에 있는 신문사의 동료들이 여러분의 집요한 뉴스리포트에 감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십시오. 여러분은 저널리스트로서 우리가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우리가 여러분들의 잠을 보충해줄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점심이라도 사겠습니다.

시카고트리뷴에 있는 여러분들의 친구들이.

정말 멋지지 않은가? 나는 정말 이런 미국의 칭찬과 격려, 감사의 문화가 좋다.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일으키는 원동력이다. 이런 진정성, 위트가 녹아있는 감사의 메모 한장에 사람의 마음이 움직인다.

이것을 뉴스로서 다뤄준 NBC나이틀리뉴스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브라이언 월리암스의 마지막 멘트도 좋았다.

“전국에 있는 많은 병원과 경찰서들도 보스턴에 있는 동료들에게 같은 일을 했다.” (A lot of hospitals and police departments around the country have done the same for their colleagues in Boston as well.)

NBC나이틀리뉴스 링크 Chicago Tribune uses pizza to thank Boston Globe 

Written by estima7

2013년 4월 23일 at 6:00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