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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코스 이야기 16] 올핸즈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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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회사를 경영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는 (내가 생각하기에) 전사미팅이다. 미국직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올핸즈미팅’(All hands meeting)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모든 이들이 다 참여하는 미팅이란 뜻이다. 처음 들었을 때는 이 말이 꽤 생소하게 들려서 뭐냐고 다시 여러번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미국회사에서는 CEO를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정기적으로 이런 전사미팅을 소집해 회사의 경영상황을 전직원들과 공유하고 질문을 받고 답해준다. 회사의 매각이나 구조조정 등 큰 변화가 있을 때도 신속히 전사미팅을 소집해 직원들에게 설명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가 처음 라이코스에 갔을때 당시 있었던 한 한국인직원이 이렇게 조언해줬다. “정욱님, 영어를 더듬어도 상관없으니까 꼭 전사미팅을 갖고 회사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명해주세요. 미국사람들은 그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솔직히 나는 1대1 미팅을 편하게 여기는 성격이며 사람이 많을수록 말을 잘 못한다. 더구나 그것을 익숙치도 않은 영어로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크게 긴장이 됐다. 하지만 내가 CEO로 부임했을 당시인 2009년초는 리먼브라더스파산이후 미국경제가 얼어붙고 실업률이 2자리수까지 치솟은 몹시 암울한 시기였다. 추가 구조조정이 있을까 두려워하며 회사의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직원들에게 회사의 상황을 설명해주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회사의 상황이 파악된 한달여후 첫번째 전사미팅을 갖고 회사에서 가장 넓은 공간에 모인 60여명의 직원들앞에서 회사의 경영상황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후 매분기별로 회사의 실적과 나아갈 방향을 알리는 전사미팅을 꾸준히 가져갔다.

잊을 수 없는 것은 2009년 8월과 10월의 전사미팅이었다. 그 8월초에는 본사에 가서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사회 멤버들에게 라이코스의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보고했었다. 라이코스로 복귀한 다음에 바로 전사미팅을 열고 이사회에서 보고한 내용을 거의 그대로 전달했다. 긴 슬라이드를 만들어 회사의 실적, 제품리뷰,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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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3분기실적을 막 마감한 10월의 전사미팅에서는 회사가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회복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희망을 이야기했다. 유머러스한 내용으로 슬라이드를 만들어 솔직한 내 느낌을 전했다. 각 부문을 담당하는 매니저들이 짧게 직접 발표를 하도록 했다. 이후 직원들의 나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진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참고 : 라이코스 실적 3분기 실적공유미팅 )

다만 지나고 나서 후회하는 것은 이런 전사미팅시간에 질문을 거의 받지 않은 것이다. 질의응답에 익숙하지 않기도 했고 불편한 질문이 나올까봐 사실 걱정되기도 했다. 그런 질문은 나중에 팀별로 미팅을 할 때 소화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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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분기 가졌던 회사실적공유 전사미팅 이외에 또 자주 가졌던 것이 소위 ‘트렌드미팅’이다. 내가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테크놀로지트랜드나 인상적으로 본 짧은 TED같은 강연동영상을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같이 관람했다. 참가는 자유였고 보통 피자를 주문해서 간단한 식사로 제공했다. (미국에서 이런 이벤트를 가질때 가장 만만한 음식이 피자다.) 나중에 지나고 보니 이것도 직원들과 나의 유대감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사장이 첨단 업계 트렌드에 관심이 있고 직원들과 자신이 알게 된 것을 항상 공유하려고 한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CEO로서 직원들에 대한 이런 커뮤니케이션은 아무리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그때 실감했다. (참고 링크 : 라이코스 트랜드 세션-에스티마블로그 )

나중에 실리콘밸리에 가서 보니 잘되는 미국회사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CEO가 직접 주재하는 전사미팅을 자주 갖는다는 것이었다. 구글의 경우 매주 목요일에 TGIF미팅이라고 해서 전사미팅을 갖고 래리 페이지 CEO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나서서 회사의 경영내용이나 현안에 대해서 설명하고 질문을 받는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도 매주 전사미팅을 갖는다. 물론 이제는 전세계에 지사를 둔 몇천~몇만명 단위의 회사들이 되었기에 이 내용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한다. 이 두 회사는 매주 그런 미팅을 갖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서 몇번씩 확인을 했던 기억도 있다. 그런 거대기업의 CEO라면 엄청나게 바쁠텐데 매주 그렇게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

넷플릭스, 링크드인, 트위터 등 방문하는 회사마다 물어봤는데 분기별이나 한달에 한번씩 미팅을 갖는다는 점이 다를 뿐 전사미팅을 갖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였다. 올핸즈미팅을 갖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이런 적극적인 전사미팅을 통해 회사의 상황과 비전을 직원들과 솔직히 공유하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다.

이런 전사미팅 문화는 한국 기업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실행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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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8일 at 5: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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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코스 이야기 14] 떠있는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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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빨간 날’이 한국과 다른 점은 대부분 월요일이나 금요일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매년 화수목중에 걸려서 징검다리 휴일이 되던지 아니면 주말과 겹쳐서 모처럼의 휴식기회가 날라가는 한국과 달리 항상 긴 연휴를 즐길 수 있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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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워싱턴의 탄생일을 기념하는 미국의 기념우표(출처 : 위키피디아)

예를 들어 미국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의 생일인 2월 22일을 기념하는 프레지던트데이는 2월22일이 아니고 2월의 3번째 월요일에 쉰다. 미국의 현충일이라고 할 수 있는 메모리얼데이는 5월의 마지막 월요일에 쉰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11월의 4번째 목요일이다. 보통 다음날도 이어서 쉰다.

이처럼 미국의 공휴일은 매년 예측 가능한 편이다. 그리고 주말에 이어서 연휴를 만끽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 능률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미국도 이렇게 된 것은 1968년에 소위 ‘월요일 공휴일법'(Uniform Monday Holiday Act)라는 것이 제정되면서부터다. 법을 통해 많은 공휴일이 월요일로 고정된 것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2014년부터 설, 추석, 어린이날에 한해 대체휴일제가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다.)

그럼 구체적으로 미국 직장인들이 어떤 날에 쉬는지 보자. 예를 들어 지난 2009년 라이코스는 다음과 같은 휴일을 지냈다. (회사마다 조금 차이가 있을수 있다.)

  • 정월초하루(New Year’s Day) 목요일 1월1일
  • 프레지던트데이(President’s Day-조지 워싱턴의 탄생일기념) 월요일 2월16일
  • 메모리얼데이(Memorial Day-미국의 현충일) 월요일 5월25일
  •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 금요일 7월3일 (원래는 7월4일이 독립기념일인데 2009년은 토요일과 겹쳐서 하루 일찍 쉼)
  • 노동절(Labor Day) 월요일 9월7일
  • 컬럼버스데이(Columbus Day-컬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날을 기념) 월요일 10월12일
  •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목요일 11월 26일
  • 추수감사절 다음날(Day after Thanksgiving-일명 블랙프라이데이라고도 하는데 자동적으로 휴일) 금요일, 11월27일
  • 크리스마스(Christmas Day) 금요일 12월25일

즉, 1월1일, 독립기념일(7월4일), 크리스마스(12월25일)을 제외하고는 휴일이 요일로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등이 주말과 겹치는 경우에는 금요일이나 월요일을 추가로 쉬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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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추세츠주 렉싱턴의 미닛맨 동상. 렉싱턴-콩코드전투를 기념.

각 주에 따라 공휴일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4월의 마지막 월요일은 보스턴에서는 패트리오츠데이(Patriots’ Day)다. 미국 독립전쟁의 시초인 렉싱턴-콩코드전투를 기념하는 날이다. 이날은 그 유명한 보스턴마라톤이 열리는 날이기도 해 보스턴은 축제분위기다. 나는 이것이 미국전체의 공휴일인줄 알고 캘리포니아에 사는 아는 미국인아저씨에게 전화를 했다. “오늘 안쉬세요?”, “오늘 왜 쉬어? 일하는 날인데.”, “오늘 패트리오츠데이잖아요. 휴일아닌가요?”, “그게 무슨 날인가. 처음 들어보는데.”

그리고 추가로 일종의 복지혜택으로 플로팅 할리데이(Floating holiday), 즉 ‘떠있는 휴일’이라는 추가 유급휴무일을 제공한다. 이 플로팅 할리데이는 원래는 유대인 등이 다른 민족이 자기들 고유의 종교나 명절을 기념해서 쉴 수 있도록 하는 뜻에서 생겨났다고 한다. 조직내 다양성을 위한 일종의 ‘배려’라고 할까.

어쨌든 라이코스의 경우는 매년 전 사원의 투표를 받아 위 공식공휴일에 더해 일년에 추가로 이틀간의 휴무일을 정했다. 2009년의 경우 그중 하루는 위에 언급한 패트리오츠데이였고 또 하루는 메모리얼데이주말 직전의 금요일이었다. 그때 하루를 더 붙여서 4일간의 연휴로 만들고 싶다는 사람들의 투표결과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반면 라이코스에서 회사 창립기념일에 쉬는 문화는 없었다. 창립기념일에 기념파티를 하거나 야유회를 가는 것은 몰라도 휴무를 한다는 얘기는 미국에서 들어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어쨌든 미국의 직장인들도 이런 공휴일이 낀 연휴를 손꼽아 기다린다. 우리가 추석연휴전날 일찌감치 일을 마무리하고 사무실을 나서는 것처럼 미국에서도 추수감사절연휴전날에는 직원들이 일찍 고향으로 떠날 수 있도록 매니저들이 배려한다. 추수감사절 연휴직전,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고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기원하는 전체메일을 매번 보냈던 기억이 있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2월 6일 at 3: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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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코스 이야기 13] 차별없이 사람 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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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코스에 있을때 처음 1년반을 나와 함께 일했던 콘트롤러(회사의 회계와 재무를 책임지는 재무팀장을 Controller라고 한다) 멜라니는 주위에서 워커홀릭으로 불렸다. 일에 대한 책임감이 무척이나 강했던 그녀는 매일밤 야근을 밥먹듯이 하고 필요하면 주말에도 나와서 일을 했다.

회계업무라는 것이 매주, 매달 데드라인이 있으므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는데 내가 좀 쉬어가면서 하라고 해도 “할 일이 많아서 어쩔 수 없다”며 항상 열심히 일했다. 일반적인 미국직원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그래서 본사에서도 그녀를 좋아했다.

조금 가까와지자 멜라니는 자신은 뉴햄프셔 소도시의 가난한 집의 딸로 태어나서 대학가느라 빌린 학자금대출을 이제 나이 서른에 다 갚았다는 얘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한마디로 억척스럽게 사는 평범한 백인처녀였다. (지금 생각하니 요즘 말하는 소위 ‘흙수저’다.) 그녀는 자신은 고생하는데 야근하지 않고 일찍 퇴근하는 팀원들을 가끔 원망하기도 했다. 물론 그렇다고 미국직장 분위기에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팀원들에게 무조건 야근을 강요하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갑자기 페이롤을 담당하던 줄리의 해고로 인해서 결원이 생기면서 추가로 재무팀원을 뽑아야 할 일이 생겼다. 기본적인 회계처리업무는 물론 온갖 잡무를 같이 맡아줄 사람을 뽑아야 했다. 나는 일에 있어서 무척 깐깐한 멜라니가 어떤 사람을 팀원으로 뽑을까 내심 궁금했다. 백인동네에서 성장한 멜라니가 자신과 비슷한 배경을 가진 부지런한 백인여성을 뽑지 않을까 예상했다. 오래지나지 않아서 멜라니는 새로 뽑기로 한 직원이라며 입사예정자를 데려왔다. 그런데 그 새로운 팀원은 내 예상과는 달리 젊은 중국여성이었다.

20대중반의 후지에 장은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상하이에서 미국계 회계법인을 다니다 보스턴의 대학원으로 유학왔다. 그리고 2년동안 회계학을 공부, 졸업을 앞두고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영어가 모국어인 것도 아니고 미국체류경험은 2년정도다. 일단은 졸업후 1년간 유효한 OPT비자(학교졸업후 한시적으로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비자)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비자스폰서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도 멜라니가 외국인을 뽑았다는 것이 내게는 의외였다.

그래서 왜 후지에를 뽑았느냐고 멜라니에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똑똑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열심히 일할 것 같아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때 깨달았다. 능력만 된다면 미국회사에 들어가는데 인종이나 국적여부가 그렇게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물론 이렇게 쉽게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그 전까지 가지고 있던 미국회사에 대한 선입견과는 달랐다는 얘기다.)

이후 후지에는 멜라니의 기대대로 일을 잘했다. 중국인특유의 액센트가 있는 영어를 구사했지만 업무를 위한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영어를 잘했고 회계관련 업무도 금세 배워서 능숙하게 처리했다. 멜라니는 후지에를 열심히 가르치고 좋아했다. 마치 자신의 옛날 모습을 보는 것 같다는 말까지 했다. 그리고 또 팀에 한명을 더 충원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후지에가 추천한 그녀의 친구인 비슷한 경력을 지닌 중국여성을 또 한명 뽑았다. 그녀도 역시 일을 잘했다. 아 이렇게해서 중국인들이 미국회사에 자리를 잡아가는구나 싶었다.

이처럼 내가 경험한 미국회사에서는 일만 잘하면 인종이나 국적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분위기였다. 회사의 엔지니어들중에는 러시아출신, 인도출신, 중국출신 등이 있었다. 다 나름대로 자신의 역할을 잘하는 좋은 엔지니어들이었다. 다만 몇몇 외국출신 일부 엔지니어들은 맡은 일은 잘 했지만 커뮤니케이션에는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었다. 같이 대화를 해보면 영어에 액센트가 심해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처음에는 내가 영어실력이 떨어져서 못알아듣는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그들의 담당 매니저가 하루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그 친구들이 뭘 하자고 주장하는데 솔직히 뭘 말하려고 하는지 알아듣기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확실하게 처리하기 때문에 괜찮기는 한데 그 친구들에게 다른 사람을 관리하거나 리드하는 매니저역할을 맡기기는 어려워요.” 즉, 해야할 것이 명확한 시킨 일이나 혼자서 하는 일은 잘하지만 남들을 설득하고 이끄는 일은 쉽지 않다는 얘기다.

***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미국기업에서 경영진으로 올라가는 승진의 사다리가 소위 소위 뱀부실링(대나무천장-Bamboo ceiling)으로 막혀있다는 말이 있다. 물론 아직도 상당부분 존재하는 인종에 대한 차별, 편견, 선입견이 뱀부실링을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라이코스에서의 경험을 통해 뱀부실링은 물론 차별도 있겠지만 주류미국인에 비해 아시아계가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똑똑하고 성실한 아시아계가 취업은 잘하고 자기 몫은 충분히 하지만 미국회사의 경영진까지 올라가겠다는 야망과 노력은 좀 부족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미국회사는 능력주의다. 아니 미국사회전체가 다른 어떤 국가에 비해서 능력위주다. Meritocracy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바마 같은 사람이 48세의 젊은 나이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회사에 비해 실력만 있다면 인종, 국적, 학력, 나이 등에 구애받지 않고 뽑는 편이니 능력을 갖추고 계속 도전하다보면 문은 열린다. 열심히 일하고 능력있는 한국인들은 일단 미국회사에 들어가면 빨리 자리를 잡는다. 하지만 조직의 사다리를 올라가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나 리더십 능력 키우기에는 소홀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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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비즈니스의 인도계 CEO특집기사

이런 부분에서는 같은 아시아계지만 인도계들이 아주 적극적이다. 내가 만난 인도계 경영자들은 자신들에게는 뱀부실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미국에 어릴 때 이민간 사람도 아니고 나처럼 모국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온 사람도 이렇게 자신감 있게 이야기하는 것을 접하고 놀랐었다. 그리고 나서 몇년 뒤에 보니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도 모두 인도계 CEO로 바뀌었다.

우리 한국인들도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그리고 자신감 등을 보완한다면 앞으로 미국대기업에서도 많은 한국계 CEO들을 배출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어차피 차별 때문에 안될거야하는 선입관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반대로 우리 기업에서도 외국인이라고 차별하지 말고 능력이 있다면 과감하게 리더로서 기용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1월 31일 at 11:40 오후

[라이코스 이야기 12] 직장내 경조사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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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한국과 미국이 많이 다르다고 느낀 것은 직장내 경조사문화다.

한국에서는 직장인이 결혼한다고 하면 회사내의 관련부서를 돌면서 열심히 청첩장을 돌리는 것이 상례다. 보통 주말에 열리는 결혼식에 같은 부서의 사람들은 많이 참석해 축의금을 내고 축하해주는 편이다. 결혼당사자의 직속상관은 거의 반드시 참석하며 친한 직장동료들이 오지 않으면 섭섭해한다. 회사의 총무부서에서는 사장님 명의로 축하화환을 보내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장이 주례까지 서주는 일도 드물지 않다.

동료가 아닌 회사 상사의 자녀가 결혼하는 경우에도 회사직원들이 열심히 결혼식에 참석하기도 한다. 결혼시즌이 되면 사내외에서 지나치게 많은 청첩장을 받아 부담이 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반면 미국에서는 직장상사는 물론 회사동료까지 거의 아무도 결혼식에 초대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자신의 결혼소식을 주위에 알리기는 해도 같은 팀의 동료들도 전혀 초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회 등에서 하는 격식을 갖춘 결혼식일수록 더 그렇다고 한다. 그리고 초대받지 못하는 것을 주위에서도 당연하게 여긴다. 많은 사람을 초대하는 캐주얼한 결혼식의 경우 직장동료를 초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도 그 직장동료들과 회사를 떠나 좋은 친구관계이기 때문에 초대하는 것이다. 직장동료여서 초대하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는 자신의 결혼식을 회사에는 전혀 알리지 않고 숨기는 경우도 있었다. 라이코스에서 오래동안 근무한 데비는 역시 10년동안 같이 일한 자신의 상사 짐이 결혼식을 숨겨서 섭섭하고 화가 났었다고 내게 털어놓은 일이 있다. 짐이 일주일동안 휴가를 간다고 사라졌는데 회사밖의 지인중 누가 “그가 결혼한다”고 말해줬다는 것이다. 그래서 데비는 지역신문을 뒤져서 그의 결혼식소식을 확인했다. 그런데 일주일뒤 ‘허니문’에서 돌아온 짐은 아무 말없이 계속 시치미를 떼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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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계인 신부 도리와 결혼한 조는 유대식 결혼식을 올렸다. 그래서 랍비가 주례를 보고 후파라는 차양밑에서 결혼식을 올리며 서약이 끝나고 신랑이 보자기로 싼 유리컵을 오른발로 깬다. 바로 그 순간.

하지만 나는 회사직원의 결혼식에 초대받는 행운을 누렸다. 회사의 IT담당 매니저인 조는 자신의 결혼식에 나와 다른 몇몇 동료를 초대해줬다. 그의 신부가 유대인이었던 덕분에 나는 처음으로 랍비가 주례를 서는 유대식 결혼식을 볼 수 있었다. 미국에서 결혼식에는 보통 축의금은 내지 않는다. 대신 결혼할 커플이 자신들이 필요한 물품을 담은 ‘위시리스트'(Wish list)를 초대받은 사람들에게 보낸다. 보통 아마존같은 온라인쇼핑몰의 링크로 되어 있는데 보통은 그 중에서 선착순으로 선물을 골라서 ‘웨딩기프트’로서 결혼식에 가지고 간다. 나의 경우는 책을 좋아하는 신부를 위해서 전자책리더인 ‘킨들’을 선물했었다. 하지만 조가 직장동료들을 결혼식에 초대한 것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고 나중에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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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이 끝나고 피로연이 열렸다. 신랑, 신부가 부모님과 함께 춤을 춘다.

그리고 미국회사는 보통 결혼하는 직원에게 공식적으로 화환을 보내거나 축하금을 지급하는 경우는 없는 편이다. 라이코스도 그랬다. 하지만 일부 회사문화에 따라 축하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장례식문화도 다르다. 한국에서는 결혼식과 마찬가지로 가급적이면 회사동료의 가족장례식에 문상을 가는 문화다. 궃은 일일수록 더 챙기라고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직원본인이 사고로 고인이 된 경우나 고인이 된 동료의 가족을 직접적으로 아는 경우가 아니면 회사동료에 관련된 장례식에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직원가족의 부음을 알게 되면 회사에서는 과일바구니나 꽃바구니를 보내서 조의를 표시한다. HR매니저인 다이애나는 회사대표로서 장례식에 간 일도 가끔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가족의 장례식을 회사동료들에게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경우에는 주위에서 이야기를 들었더라도 본인앞에서는 일부러 모른 척해주기도 했다. 어쨌든 나는 본인이 감추고자 하지 않는 경우에는 회사에서 꽃바구니를 보내서 조의를 표시했다. 하지만 내가 장례식까지 갈 필요는 없었다.

이런 문화는 경조사는 개인의 사생활 영역이라고 여기고 침범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의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듯 싶다. 특히 자신의 가족사 등 사생활을 주위에 노출시키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이런 경우 가까운 주변 동료들에게도 결혼여부 등 자신의 사생활을 전혀 털어놓지 않는다. 주위에서는 그런 사람을 가르켜 “그는 아주 비밀스러운 사람이다(He’s very private person)”란 표현을 쓰곤 했다.

싫든좋든 이런 문화 덕분에 내가 라이코스CEO로 재직한 3년동안 조의 결혼식에 참석한 일이 내 유일한 미국에서의 직장내 경조사경험이었다. 내 생각에 라이코스는 백인중심문화의 뉴잉글랜드에 위치한 회사라 좀 보수적이고 드라이한 편이었을 것 같다. 회사마다 문화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이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5년전 나를 결혼식에 초대해주었던 조는 지금 아브람이라는 귀여운 아들을 얻어서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아들바보인 그의 모습을 가끔 접한다. 참 좋은 세상이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1월 30일 at 10:30 오후

[라이코스 이야기 11] 재택근무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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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코스 사무실에서 바깥을 내다본 풍경. 가을 모습.

미국의 직장생활에서 한국과 다르다고 느낀 것중의 하나가 재택근무에 너그러운 분위기였다.

재택근무는 회사에 나오지 않고 집에서 근무하며 회사업무를 보는 것을 말한다. 우리 회사에서는 보통 ‘Work from home'(WFH)이라고 했는데 텔레커뮤팅(Telecommuting)이라고도 한다. 꼭 집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면 ‘원격근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인터넷, PC, 스마트폰, 화상회의소프트웨어 등 기술의 발전으로 어디서나 회사안에 있는 것처럼 업무를 볼 수 있게 된 최근 10년간 이런 원격근무가 미국에서는 급증추세다.

처음에는 재택근무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내 시각

한국의 웬만한 회사 관리자들은 다 그렇듯 나도 처음에는 이런 재택근무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팀관리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팀원들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일을 하고 있는지 놀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또 집에서 가족과 함께 있으면 일에 집중할 수가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일과 가정생활이 분간할 수 없게 섞여버리지 않을까.

라이코스에 간지 얼마되지 않아서 재택근무에 대한 그런 내 부정적인 시각을 더욱 굳히게 한 일이 있었다.

재무담당임원이었던 케빈이 매주 금요일에 회사에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그는 자동차로 한시간이상 떨어진 곳에서 출퇴근했다. 출퇴근시간의 살인적인 교통체증을 고려하면 하루에 3시간까지 길에서 소비할 수 있는 경우였다. 그래서 그는 예전 사장에게 매주 금요일은 재택근무를 하겠다고 허락을 받아놨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은 집에서 일할때 주위의 방해를 받지 않기 때문에 가장 생산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좀 뜨악했다. 당시 회사는 흑자전환을 위해서 강도 높은 비용절감, 각 부문 사업 재진단 등 할 일이 많았다. 그런데 핵심업무를 맡고 있는 임원이 매주 4일밖에 회사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꺼림칙했다. 자진해서 철회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재택근무는 자신의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말하는 그에게 계속 금요일 재택근무를 허용해줘야할지 고민이 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알고 보니 재무팀의 직원들은 케빈이 금요일에 거의 일을 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왜냐하면 그가 금요일에는 별도 미팅(컨퍼런스콜)도 잡지 않고 이메일에 답도 잘 안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일부 직원들은 골프애호가이며 케이프콧의 골프코스내에 위치한 집에서 사는 그가 매주 금요일에는 골프를 즐길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결국 그는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떠났다.

또 라이코스는 당시 캘리포니아와 뉴저지에 재택근무를 하는 영업담당 직원을 1명씩 채용하고 있었다. 매출확대를 위해 실험적으로 채용해 본 것이었지만 역시 이렇다할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그들도 몇달뒤 회사를 떠났다.

이렇게 나는 “집에서 무슨 일을 한다는거야?”라는 재택근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미국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보니 필요할 때 재택근무를 하는 것은 아주 일상적인 미국의 직장문화였다. (물론 모든 미국 회사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그렇다고 할 수 있겠겠다.) 재택근무에 대한 내 부정적인 시각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재택근무의 필요성에 대해 이해하게 되다

내게 직접 보고하는 매니저들중에서도 “의사와 약속이 있다”, “베이비시터가 오지 못해서 애들을 대신 봐줘야 한다”, “집에 고장난 곳을 고치러 수리공이 오기로 되어 있다. 그래서 집을 지키고 있어야 한다.” 등등 다양한 이유로 오늘은 집에서 근무하겠다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의 직장 같으면 나부터도 “집에서 일하겠다”는 말을 하지 못했을 것이고 설령 개인 용무가 생겨서 반나절이상을 회사에 못가게되면 개인반차를 냈을 것이다. 그런 재택근무 문화가 없는 많은 한국의 직장상사들은 부하들이 그런 요구를 하면 “당신 제 정신이냐”는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천재지변이 나도 웬만하면 직장에 출근을 해서 상사에게 눈도장을 찍는 것이 한국직장의 미덕이 아니던가. 나도 그렇게 배웠다. 그래서 처음에는 개인용무를 위해 휴가를 쓰지 않고 재택근무를 요청하는 이런 일을 불편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미국인들의 생활을 이해하게 되니 그들이 재택근무를 해야하는 이유가 납득이 되기 시작했다. 일단 직장주변의 아무 병원이나 쉽게 갈 수 있는 한국과 달리 의료보험제도가 복잡한 미국에서는 몸이 아플때 자신이 지정한 집근처의 의사에게만 가야하는 경우가 많다. 또 어린 아이들을 혼자 놔두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차가 없으면 꼼짝도 할 수 없는 미국의 상황에서 부부가 교대로 아이들을 챙겨야 하는 일이 잦다. 더구나 웬만한 미국의 가정은 2명이상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부부가 아침저녁으로 아이들을 통학시키느라 분주한 경우가 많다. 아파트같은 공동주택이 아닌 단독주택에 사는 경우가 많은 미국인들의 경우 집에 생기는 잦은 하자를 직접 처리하고 수선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가까이 모시고 사는 연로한 부모님을 수발하기 위해서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렇게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면서 나는 재택근무에 대해서 너그럽게 변했다. 주어진 일을 기한안에 처리하고 집에서도 바로바로 이메일이나 전화에 응답하기만 한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재택근무 허용은 중요한 복지혜택중 하나”

더구나 나와 같이 일한 HR매니저 존과 다이애나는 재택근무에 대해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들은 대기업과 비교해 고액의 연봉을 줄 수 없는 우리같은 회사는 필요한 경우에 재택근무 같은 유연한 근무시간제도를 제시하는 것이 좋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재택근무허용은 직원에 대한 중요한 복지혜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채용인터뷰를 진행하다보면 후보자가 회사가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분위기인지 물어보는 경우가 있었고 그것이 입사를 결심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직하겠다고 알려온 엔지니어중에 새로 일할 회사가 재택근무를 완전히 허용하기 때문에 옮긴다고 이야기한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소프트웨어엔지니어 구인난이 심각한 미국에서는 사는 지역에 관계없이 실력만 있으면 무조건 채용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그리고 재택근무의 장점으로 꼽은 것이 집에서 일하는 것이 생산성이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잦은 전화나 동료의 방해를 받지 않고 일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단독주택에 사는 많은 미국인들은 집에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오피스공간(Home office-일종의 서재같은 곳)을 따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자동차기름값이 해마다 치솟는 상황에서 재택근무는 기름값을 절약하고 친환경적인 새로운 시대의 근무형태라는 것이다. 부정하기 어려웠다.

재택근무는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회사밖 주위에도 재택근무를 하는 분들이 많았다. 이웃에 사는 한 한국 선배는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한 미국대기업으로 이직했다. 그런데 그 회사는 보스턴에 지사가 없는 관계로 선배는 100% 재택근무를 하게 됐다. 처음에는 편하고 좋다고 하던 선배는 1년여가 지난 뒤에 그 회사를 떠났다. 하루종일 집에서 일을 하는 것이 답답하기도 하고, 대화를 같이할 동료가 없으니 뭔가 소외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게다가 승진과 커리어 관리에 있어서도 불이익이 있을 것 같아서 걱정하던 선배는 오히려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며 재택근무를 잘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분위기의 미국회사로 옮겨갔다. 꼭 재택근무가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그때 느꼈다.

반면 나는 미국에서도 규칙적으로 일찍 사무실에 나가고 적당한 시간에 너무 늦지 않게 퇴근했다.  집이 20분거리로 가깝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기도 했다. 사장이 항상 회사에 같이 있다는 존재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장은 언제나 회사내의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존재가 아니던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더 익숙하고 능률이 높았다. 모두 자신에게 맞는 근무형태를 찾아서 실천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재택근무 문화를 위해 필요한 것들

그렇다면 직장에서 재택근무를 자리잡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무엇보다도 그에 걸맞는 문화가 먼저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첫번째로 회사가 직원을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직원들이 일을 성실히 할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재택근무를 요청하는 경우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랬다고 믿어주고 직원들도 누가 보지 않더라도 성실히 일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두번째로 성과로 직원을 평가하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 아침에 일찍 나오고 늦게까지 자리를 지키고 남아있는 근태로 직원을 평가하는 회사라면 재택근무에 대해 너그럽지 않을 것이 당연하다. 반면 어디에서, 하루 몇시간동안 일을 하느냐와 상관없이 주어진 일을 얼마나 잘 완수하는지 성과위주로 평가하는 회사라면 재택근무자체에 대해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세번째로 직원들이 해야하는 일과 목표 등이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어야 한다. 회사의 비전과 목표가 확실하지 않고 직원의 평가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회사라면 재택근무를 악용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디서나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회사의 IT업무시스템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쓰기 편한 이메일, 메신저, 전자결재시스템, 화상회의소프트웨어 등이 준비되어 있고 보안시스템도 너무 복잡하지 않아야 회사밖에서도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재택근무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미국에서도 재택근무를 전면적으로 허용해야 하느냐에 대해 아직도 말이 많다. 예전에 마리사 마이어 야후CEO가 전면적으로 사내에서 재택근무를 금지한 것도 미국전역에서 큰 논란을 불렀다. 특히 일과 육아, 가사를 동시에 가져가야 하는 경우가 많은 여성의 입장에서 재택근무전면금지는 가혹한 조치라는 비난이 뒤따랐다.

마지막으로 이런 재택근무문화때문에 미국회사가 부럽다고 하지 말자.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가차없이 해고당할 수 있는 곳이 미국직장문화다. 미국에서도 승진에 욕심이 있는 야망있는 직장인의 경우 재택근무여부에 관계없이 어디서나 밤낮없이 일하고 한밤중이나 주말에도 이메일에 답장을 보낸다.

야후CEO 마리사 마이어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성과리뷰에서 목표에 미치지 못한 직원 5백명정도를 해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리 회사 좋은 회사라고 그런 복지혜택에 취해서 일을 게을리 하다가는 어느날 갑자기 일자리를 잃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곳이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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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30일 at 10: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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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코스 이야기 10] 승진과 수시 연봉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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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6-01-28 at 9.17.58 AM

라이코스의 한 팀이 프로덕트 개발과정에서 토론하는 모습.

2009년 라이코스에 CEO로 부임했을 당시 그 전년도에 있었던 리먼브러더스은행 붕괴여파로 미국경제는 완전히 얼어붙은 상태였다. 더구나 적자행진을 거듭하던 라이코스는 직원 수십명을 잘라내는 구조조정을 진행중이었다. 그래서 직원들의 연봉도 전원 동결하기로 했다. 당시 분위기가 너무 암울했던지라 누구도 임금동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저 잘리지 않고 회사에 다닐 수 있는 것만도 감사하는 분위기였다고 할까.

어쨌든 매정하기는 했지만 인건비절감을 위해서 올해는 전혀 임금인상을 해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을 만났다.

6월쯤이었나. 한 직원을 승진시켜주게 되었다. 직함이 그냥 ‘엔지니어’였는데 ‘시니어 엔지니어’로 올려주기로 했다. (라이코스는 관리자커리어로 가지 않고 계속 코딩을 하는 엔지니어의 경우는 SW Engineer/Senior SW Engineer/Principal SW Engineer의 타이틀을 부여했다.)

HR매니저인 존은 본인에게 예전부터 약속했던 승진이기 때문에 꼭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계속 약속했던 승진을 요구하고 있고 안해주면 회사를 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 정도 타이틀을 바꿔주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허락했다. (미국에서는 서로 이름만 부르지 직함을 부르는 일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직함을 바뀌어도 본인과 주위 사람 몇몇 외에는 거의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존의 설명에 따르면) 승진과 함께 연봉인상도 같이 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전사적으로 연봉동결을 선언했는데 그 친구의 연봉만을 꼭 올려줘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연말에 상황을 봐서 성과를 평가하고 전직원의 연봉을 인상해줄 때 같이 하면 안되냐고 말했다. 근무연수와 직급에 따라 연봉테이블이 정해져있는 호봉제를 운영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승진만 시켜줘도 본인에게는 충분히 고마운 일이 아닐까 싶었다. 연봉조정과 맞물리는 연말승진인사가 아닌 경우 한국에서 팀원하다가 팀장이 됐다고 바로 연봉도 따라 올려준 기억은 없었다.

그런데 존은 한사코 안된다는 것 아닌가. 타이틀을 바꿔주면 거기에 맞춰서 연봉도 바로 올려줘야한다는 것이었다. 단 1천불이라도 올려줘야 하고 미국에서 그것은 상식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직원입장에서도 당연히 승진과 함께 연봉인상도 기대한다는 것이다.

옥신각신하다가 결국은 내가 졌다. 전체 연봉동결은 했지만 이번 건만은 예외상황으로 인정하고 약간 연봉을 인상해줬다.

한번은 또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직원에게 일을 조금 더 많이 맡기게 되었다. 디자이너로서 자기가 맡은 일만 하던 한 평직원의 능력을 인정해 다른 부서의 디자이너까지 같이 관리하게 한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도 HR매니저는 “그 직원의 책임과 일이 늘어나게 되었으므로 어느 정도 연봉인상을 해줘야 한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번에도 “연말에 가서 성과평가할때 한꺼번에 같이 적용해주면 안되는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존은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일이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연봉에 반영해주고 성과에 대한 평가는 나중에 따로 적용하는 것이 공평하다”라고 답하는 것이 아닌가. 이번에도 결국은 그렇게 했다.

나중에 지나고 보니 승진이나 업무범위 확대에 대해서 즉각 연봉에 반영해주는 것은 미국직장에서 일반적인 일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당사자가 바로 반발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것이 합리적인 것 같았다. 승진이나 업무범위확대는 결국 일을 더 시키고 책임을 늘린다는 뜻인데 바로 그에 맞게 보상도 늘려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후에도 연말이 아니라 연중내내 수시로 연봉을 조정할 일이 있었다. 어떤 직원은 다른 곳에서 더 좋은 오퍼를 받았다며 연봉인상을 안해주면 회사를 떠나겠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괘씸하게 여겨질 때도 있었지만 그 친구가 나가고 새로 직원을 뽑고 적응시키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해보면 맞춰주는 것이 합리적일 때가 많았다.

아니면 어떤 직원의 담당매니저나 HR매니저가 그 직원의 연봉수준이 시장의 평균수준에 비해 너무 낮다며 미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고 선제적인 연봉인상을 제안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모든 요구를 다 수용한 것은 아니지만 꽤 자주 연봉조정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런 선제적인 연봉인상이나 수시연봉조정은 취업시장에서 몸값이 높은 엔지니어의 경우에만 주로 적용이 됐다. 쉽게 대체가 가능한 경영지원, 마케팅 등의 직원들은 이런 요구를 하는 법이 없었다. 미국경제가 회복되면서 엔지니어에 대한 스카우트 전쟁이 더욱 치열해졌고 능력있는 엔지니어들은 충분히 몸값을 올려서 이직이 가능해졌기 때문인 것이다. 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필요할 때마다의 연봉인상은 최소한의 조치였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헤드헌터의 전화가 오고 링크드인을 통해 각종 제안이 오는 좋은 엔지니어들에게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을 할 여지를 주면 안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런 일을 겪으면서 미국직장에서는 구성원에게 승진과 책임의 확대를 요구할 때는 반드시 보상도 그에 맞춰서 해줘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핵심인재들의 보상은 반드시 시장수준(market rate)에 맞춰서 해줘야 나중에 탈이 없다는 것도…

Written by estima7

2016년 1월 28일 at 9:55 오전

[라이코스 이야기 8] 해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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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코스에 항상 명랑하고 친절하며 동료들의 대소사를 잘 챙겨주는 인간미 넘치는 여성직원이 있었다. ‘줄리’라고 해두자. 줄리는 자신이 직접 만든 쿠키나 케이크를 회사로 가지고 와서 동료들에게 나눠준다든지, 동료직원의 생일을 기억해뒀다가 꼭 챙겨준다든지, 점심시간에 자신이 주도해서 게임시간을 마련하는 일 등을 좋아하는 일종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당연히 직원들사이에 평판도 좋고 인기있는 사람이었다. 내 생일도 세심하게 챙겨줘서 감동했다. 회사분위기를 살리는데 이런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은가.

그런데 하루는 HR매니저인 존이 심각한 얼굴로 와서 미팅을 청했다. 그는 “줄리에게 문제가 생겼다. 당장 해고해야 한다”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깜짝 놀랐다. 일단 줄리가 무슨 문제를 일으킬만한 사람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사 무슨 문제가 있더라도 어떻게 그렇게 매몰차게 당장 회사에서 내쫓을 수가 있는가.

자초지종을 확인해 봤다. 줄리는 직원들의 급여를 처리하는 페이롤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녀는 세금, 의료보험료 등을 떼고 직원들의 급여를 계산해 매달 입금하는 일을 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급여는 일반 직원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해 원래 받아야하는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가져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담당 팀장이 발견했고 존에게 알려왔다는 것이다. 존은 사내변호사인 마크에게 그 사실을 의논했는데 회사가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는 당사자를 바로 해고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마크의 의견이었다.

나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줄리인데 이 문제에 대해서 본인에게 알리고 한번 기회를 줘야하지 않냐고 이야기했다. 내가 보기에 아주 큰 거액을 더 가져간 것도 아니었다. 한번에 한 백불이 될까.

하지만 존도 단호했다. 바로 내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은 줄리와 ‘친구’라고 할 정도로 가깝지만 일은 일이라는 것이다. 안그러면 나중에 회사가 큰 피해를 입는다는 얘기였다. 줄리와 만나서 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정말 (고의적으로) 그랬다는 것이 인정되면 바로 해고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불과 몇시간뒤 존과의 미팅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줄리는 총무담당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상자에 짐을 꾸려 바로 회사를 떠났다. 약 5년동안 라이코스에 재직했던 그녀는 회사에서 아주 평판이 좋은 직원이었지만 동료들에게 작별인사를 할 시간도 없었다.

이 사건에서 내가 놀란 것은 너무나 신속한 해고절차와 그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본인,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리고 비교적 냉정하고 무관심한 직원들의 태도였다. 소위 ‘정’으로 묶인 한국의 직장문화에서는 이런 경우 적어도 며칠간은 시간을 두고 의사결정을 하거나 주위 동료들이 구명운동을 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해고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해고가 결정되는 순간 전산담당직원에게 연락해 해고되는 직원의 회사메일계정부터 정지시킨다. 법적으로 그 직원의 회사메일계정은 회사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해고되는 당사자도 담당 팀장과 배석한 HR담당자에게 그 사실을 통고받고는 속으로는 화가 나겠지만 크게 감정을 노출하지 않고 짐을 싸서 바로 회사를 떠난다.

Screen Shot 2016-01-25 at 10.34.45 PM

영화 Up in the air에서의 조지 클루니

보통은 직원들의 고충을 잘 들어주는 HR매니저도 유사시에는 이처럼 전광석화처럼 해고절차를 진행한다. 존은 예전 직장에서 마치 영화 업인디에어에 나오는 해고전문가 조지 클루니처럼 해고를 많이 해야하는 일을 담당했었다고 한다. 아무리 해도 개선이 되지 않는 문제직원을 식별해내 담당매니저와 함께 의논을 하고, 해당직원에게 시한부 경고를 주고, 그래도 변화가 없으면 해고절차에 들어가는 식이다. 사람이 좋아보이다가도 유사시에는 아주 단호하고 냉정하게 해고당사자에게 해고사실을 통고한다. 그는 해고를 통고하는 면담자체를 힘들어하는 담당매니저를 도와서 일을 처리해준다.

공식적으로 미국에는 법적으로 회사가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하지만 회사규정에 따라 ‘세버런스 패키지(Severance package)‘라는 일종의 위로금이 해고당사자에게 지급된다. (근속 기간에 따라 적립해두는 퇴직금이 아니기 때문에 이직 등의 이유로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나는 경우는 이 세버런스를 받지 못한다.) 대기업들은 대개 근속연수에 따라서 어느 정도의 세버런스를 지급한다는 사내규정이 있다. 하지만 작은 회사들이나 그리 너그럽지 않는 규정을 가지고 있는 회사의 경우는 세버런스를 아예 지급하지 않거나 겨우 2주치~한달치 봉급정도를 주기도 한다.

세버런스는 저축을 거의 하지 못하는 미국직장인들에게 다음 직장을 잡을 때까지 생활비로 쓰라는 의미가 크다. 회사와 협상(보통은 HR매니저와 담판)을 통해서 의료보험연장이나 스톡옵션 보전 등 보다 좋은 조건의 세버런스를 챙기는 경우도 있다. 회사는 세버런스를 주면서 해고되는 직원이 각서에 서명하게 한다. 이 돈을 받는 대신 회사에 소송을 걸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소송을 걸면 받은 돈을 다시 돌려줘야 한다.

회사를 떠날바에야 제발로 나가는 것보다 해고절차를 밟아주기를 은근히 바라는 경우도 있다. 자기가 자진해서 그만두면 한푼도 받을 수 없는데 반해 해고가 되면 세버런스도 받을 수 있고 주정부에서 제공하는 실직자수당도 받을수 있는 자격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회사가 직원을 쉽게 해고할 수 있다. 미국 노동법에는 ‘At-will employment’라고 나와 있는데 회사는 특별한 이유없이도 언제든지 직원을 해고할 수 있다는 계약관계를 말하는 용어다. 당사자가 아무 잘못을 하지 않았더라도 회사의 경영사정으로 부서 하나를 다 날려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다만 나이, 성별, 인종 등에 따라 차별해서 부당하게 해고했다가는 큰일이 날 수 있다. 꺼꾸로 부당해고라고 회사가 소송당해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굉장히 조심을 한다.

줄리 사건이후 나는 이런 미국의 해고문화에 익숙해졌다. 떠나는 사람도 안에 남는 사람들도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이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조직문화에 균열을 일으키거나 업무에 적합하지 않은 직원의 경우는 HR매니저가 담당 매니저 등 여러 직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본인면담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한다. 보통 한달정도의 시간을 준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게 와서 해고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곤 했다. 망설이는 내게 존은 “(그 직원이) 적합하지 않은 업무에 남아있는 것은 본인에게도 불행이고 팀웍에도 큰 해가 된다”고 설득하곤 했다. 문제직원 때문에 다른 더 능력있는 직원이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더십에 문제가 있어 팀원들의 원성을 사던 한 매니저의 경우는 해고가 진행되고 나서 팀분위기가 살아나기도 했다.

또 해고가 되서 회사를 떠난 직원들의 경우 오래지 않아서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엔지니어들의 경우는 쉽게 좋은 직장을 잡았다. 워낙 좋은 회사들이 많고 새로운 스타트업이 계속 태어나는 보스턴지역의 특성 덕분인 것 같았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다고 해야 할까. 정말 부러운 부분이었다. 링크드인으로 해고된 이들이 어디로 갔는지 확인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한 경우가 많았다.

일견 비인간적으로 보이는 이런 미국의 해고문화는 큰 국토에 개인주의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미국이라는 나라이기 때문에 가능한지도 모른다. 자기가 사는 교외의 집과 회사사무실만을 자동차로 챗바퀴 돌 듯 하는 미국인들은 해고된 직장동료를 평생 다시는 볼 일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저녁에 따로 회식문화도 없고, 동문회 같은 것도 없는 편이기 때문에 동료간에 끈끈한 정이 쌓일 틈이 없다. 일에서 ‘감정’이 분리되어 있다. 다시 말하지만 ‘드라이’한 문화다. 미국의 해고문화는 그 드라이한 직장문화의 한 단면이다.

우리와는 정서가 다르다. 술먹고 푼다는 것은 없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1월 25일 at 10: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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