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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을 보완하는 라이드쉐어링 서비스
나는 우버 같은 라이드쉐어링서비스가 대중교통과 보완적으로 상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중국에서 다닐 때에도 한 30분정도 가는 목적지에 갈 때 근처까지 지하철로 가서 역부터는 디디추싱을 불러서 남은 1~3km거리를 간 일이 있다. 공유자전거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Boise)에서 리프트Lyft가 시의 공공버스와 흥미로운 제휴를 했다. 보이시 주민은 위 서비스 지역에 있는 14개의 버스정류장에서 리프트를 불러서 타면 2마일이내 거리를 2불만 내고 탈 수 있다. 초과 비용은 최대 6불까지 보이시 버스회사에서 부담한다. 2마일이면 3.2km로 서울이면 강남역에서 삼성역까지의 거리니 꽤 괜찮다. 대중교통이 부족한 미국의 도시에서는 해볼만한 제휴다.
시애틀 근교의 공공교통을 담당하는 피어스 트랜짓은 지난해 리프트와 제휴해서 기차와 버스 환승센터까지의 리프트라이드를 무료로 제공. 보통 주민들은 애매한 거리에 있는 기차역, 버스정류장에 가기 위해서 차를 몰고 가야하는데 주차공간도 모자라고 주차비도 들어서 곤란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목적지까지 그냥 차를 몰고 가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 문제가 있다. 그래서 이렇게 라이드쉐어링회사와 제휴하는 것은 시당국에도, 주민들에게도 편리하고 비용을 절약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서울 같은 대도시야 어떨지 모르지만 한국에서도 대중교통수단이 부족한 지방도시라면 이렇게 라이드쉐어링서비스를 이용해서 주민들을 위해 보완적인 모빌리티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텐데… 규제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다.
택시 vs. 라이드쉐어링 안전문제
중앙일보의 “카풀, 종일 영업은 불법” vs “공유경제 싹 자르나” 기사중 다음과 같은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승객 안전 문제를 놓고도 입장은 크게 갈린다. 양 과장은 “서울시는 택시 운전자의 전과기록을 면허 취득단계부터 관리하고 입사 후에도 범죄 기록을 꾸준히 조회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 분야는 문제 발생의 소지를 제도를 만들어 방지하고 있지만 민간 서비스는 책임이 불분명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과연 민간서비스는 책임이 불분명해서 더욱 위험할까. 이와 관련해서 중국의 라이드쉐어링 유니콘스타트업인 디디추싱의 광고에서 본 인상적인 부분을 소개하고 싶다. 디디추싱은 중국에서 우버를 이긴 라이드쉐어링 스타트업으로 하루 2천5백만번의 승차횟수를 자랑하는 종합교통앱이다. (참고 포스팅 : 우버를 능가하는 디디추싱앱 들여다보기) 1분당 2천번이상의 승차가 이뤄지는 셈이다. 그만큼 중국인의 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서비스가 됐다.
디디추싱은 승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 5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이 코믹한 5꼭지의 광고를 통해서 홍보하고 있다. 소위 ‘중국식 안전’이다. (디디추싱의 거의 모든 광고는 이런 식으로 여성승객을 출연시키면서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우선 개인자가용을 가지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디추싱 드라이버의 신원을 신분증, 운전면허증, 자동차등록증을 통해 다 확인한다.
두번째 (통화를 위한 임시번호가 표시되는) 안심번호를 통해서 고객의 전화번호가 드라이버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것이다.
세번째 디디추싱 드라이버는 운전을 시작할 때 얼굴인증을 통해서 본인임을 증명해야 한다. 마치 아이폰X의 페이스ID 등록을 하듯이 얼굴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인증한다. 또 음성인증도 통과해야 한다고 한다. (우버에서도 부정행위가 의심될 때는 이런 얼굴인증을 요구한다고 한다.)
네번째, 여정공유기능을 통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내가 타고 있는 차량번호, 도착장소, 도착 예정시간 등을 공유해줄 수 있다. 카카오택시의 안심메시지와 비슷한데 디디의 경우는 실시간으로 추적이 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자녀나 배우자가 돌아오는 시간에 딱 맞춰 집앞에서 마중을 나갈 수도 있겠다.
마지막으로 긴급구조버튼이다. 이 버튼을 누르면 원터치로 현재상황이 그대로 녹음되어 디디추싱에 전달되며 안전요원이 도움을 주기 위해서 조치를 취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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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기술을 이용해 민간 라이드쉐어링회사가 이 정도의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카카오택시나 풀러스 등 국내 회사들도 다는 아니지만 디디추싱처럼 이런 기능과 제도를 통해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중이다. 그런데도 “공공 분야는 문제 발생의 소지를 제도를 만들어 방지하고 있지만 민간 서비스는 책임이 불분명하다는 문제가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
나는 오히려 공공부문의 안전대책이 미흡한 것 같아 유감이다. 지난 3월 시사저널에는 아래와 같은 기사가 실렸다.
범죄 전력자 채용 제대로 검증 안 돼…근본대책 시급히 마련해야
2월18일 전남 목포에서 20대여성이 성폭행을 피하려다 택시기사에 살해당했다는 끔찍한 내용이다. 범인은 전과 9범에다 여성을 감금하고 폭행한 전력까지 있었는데 택시기사로 채용되어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런 일이 전국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범죄를 방지하고 지금 타고 있는 택시의 정보를 가족과 친구에게 쉽게 공유해준다는 취지로 정부에서 보급한 안심택시 태그 서비스는 아무도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 예산만 낭비하고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 (출처 매경 : “불편하기만 하고…”길잃은 ‘택시 안심서비스’ ) 사실 이 서비스는 안드로이드폰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그나마 사용법이 복잡해 처음부터 아무도 안 쓸 것 같았다.
그리고 위 동영상에 소개된 것처럼 여성들은 지속적으로 택시를 이용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내가 이야기해본 대부분의 여성들은 택시를 타면서 불쾌한 일을 일상적으로 겪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 승차거부, 성희롱적인 발언, 카드결제 거부 하지만 이런 문제가 전혀 시정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부는 스타트업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업계질서를 흐뜨러트린다”고 무조건 거부를 할 것이 아니다. 왜 전세계적으로 이런 라이드쉐어링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이해하고 좋은 점은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새로운 서비스가 자극이 되서 기존 택시서비스도 함께 개선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특히 여성, 노약자, 외국인 관광객 등 택시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불편을 겪고 있는 층을 위해서 어떤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올 수 있는지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특히 이웃 일본의 택시업계는 우버시대를 대비해서 자신들의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다. (참고 : 우버시대를 대비하는 일본의 택시업계) 이번 풀러스 규제이슈에 있어서 시민의 편익을 높이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기대해 본다.
한국판 우버 ‘풀러스’, 나홀로 출퇴근 차량으로 온디맨드 모빌리티 완성
나는 매주 2~3번은 아침에 조찬모임에 간다. 보통 아주 이른 시간에 나서야 해서 지하철보다는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아파트문을 나서면서 카카오택시앱으로 택시를 불러서 타고 갔다. 그런데 요즘에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풀러스라는 카풀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내가 가려는 방향으로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이 나를 태워준다. 택시보다 20~30% 저렴하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앱에 현재 위치와 가려는 목적지를 입력한다. 그러면 몇분안에 같은 방향으로 가는 차량이 응답하면서 매칭이 이뤄진다. 쾌적한 차에서 운전사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지갑을 꺼내서 돈을 건넬 필요없이 그냥 내리면 된다. 요금은 미리 풀러스앱에 등록해둔 신용카드로 자동으로 결제된다. 해외에서 인기있는 우버와 비슷한 승차경험을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2월중순 한 국회의원과 여의도에서 아침일찍 약속이 있어서 풀러스를 켰다. 토요타 캠리를 모는 한 직장인이 연결되서 나를 태워줬다. 강남에서 신림쪽으로 출근하는데 약간 돌아가지만 나를 데려다준 것이다. 보통 택시비가 1만5천원 나오는 거리인데 풀러스로 1만원정도를 지불하고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돈도 적게 들지만 자원절약도 하고 있다는 느낌도 있다.
이런 서비스를 만든 것은 김지만 풀러스 창업자이자 이사회이사다. 그는 풀러스를 만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서울에서 출퇴근시의 자가용 86%가 혼자 타고 가는 것입니다. 사회전체적으로 보면 얼마나 낭비입니까. 사회전체의 효율을 높인다는 의미에서 풀러스같은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연속 창업자이기도 하다. 풀러스는 그의 두번째 회사다. 그는 차를 공유하는 카쉐어링플랫폼 쏘카를 2011년 30대의 차량으로 제주도에서 창업했다. 여기저기 다양한 곳에 주차되어 있는 쏘카 차량을 쉽게 찾아 모바일앱을 통해서 빌려서 필요한 만큼만 타고 반납하는 사업모델이었다. 차를 소유할 필요없이 필요할때 가볍게 빌려쓰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그게 되겠어”라는 주위의 냉담한 시선을 이겨내고 회사를 급성장시켰다. 2014년에는 미국의 베인캐피탈에서 180억원을 투자유치하고 2015년에는 SK 등으로부터 650억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제는 전국에서 5천대이상의 쏘카가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그는 이런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도전에 나섰다. 2015년 쏘카 CEO에서 물러나서 풀러스창업에 나선 것이다.
왜 그 고생을 해서 회사를 키워놓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했냐고 물었다.
“원래 스마트폰으로 바로 원할때 차를 빌려서 쓰거나, 아니면 차를 불러서 목적지로 타고 가는 온디맨드 모빌리티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제 목표였습니다. 쏘카로서 우선 스마트폰으로 차를 빌리는 서비스를 완성했고요. 이제 두번째로 스마트폰으로 차를 불러타는 서비스에 도전하는 겁니다. 어차피 이 방향으로 가려고 했는데요. 기민하게 다시 도전해서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서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또 풀러스를 창업했습니다.”
자가용차를 가지고 영업하는 우버는 한국에서 금지되어 있는데 어떻게 이런 풀러스같은 서비스가 가능할까?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는 유상운송 금지의 예외 조항으로 ‘출퇴근 시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를 명시해 두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자동차 이용에 필요한 경비를 포함한 유상운송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출퇴근 시 승용차를 함께 타는 카풀을 기반으로 실시간 매칭을 더한 풀러스는 합법입니다.”
엄격한 규제가 있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가능한 범위내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본 것이다. 그래서 풀러스는 출퇴근 시간인 평일 아침일찍부터 오전 11시까지, 그리고 오후에는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휴일에는 이용할 수 없다.
카풀이라는 틈새를 파고 들었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2016년 4월말 회사를 설립하고 개발한뒤 7월부터 판교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10월부터는 서울전역으로 확대했다. 반년도 안된사이 누적 35만명이 이용했다. 일주일에 이미 1만건이상의 승차가 일어나고 있고 올해 1백만명 이상 이용하는 것이 예상된다. 특히 한번 이용한 고객이 재이용하는 비율이 68%나 될 정도로 로열티가 높다. 승객과 기사가 서로 평점을 매기기 때문에 서로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대한다. 또 사고가 나도 문제가 없도록 라이더보험 등을 마련해 두었다.
그는 연속창업자답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며 집요한데가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우리투자증권 등 15년간의 직장생활동안에도 항상 자기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온라인다이렉트자동차보험, 항공사진-길거리사진을 이용한 온라인 지도서비스, 각종 인터넷관련 신사업개발이 그가 주로 했던 일이다.
일단 시작하면 비즈니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이 직접 이해해야 하며 또 완벽을 기한다. 풀러스를 창업하고는 택시운송업계를 잘 이해하고 싶어 택시운전 자격검정시험까지 봐서 자격증을 따고 택시운전까지 직접 해봤다. 지금도 그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풀러스 기사가 됐다가 승객이 됐다가 하면서 서비스를 개선할 부분을 직접 찾는다.
그는 조심스럽게 택시업계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한국인만큼 일상생활속에서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국민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택시업계는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택시공급이 많은 것 같지만 밤늦게라든지 정작 수요가 많을때는 택시를 잡기 힘듭니다. 스마트폰 덕분에 이제는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매칭하는 것이 쉬운데도 (규제 때문에)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의 말대로 스마트폰 덕분에 전세계는 교통혁명중이다. 전세계를 석권한 승차공유앱 우버는 기업가치 약 80조원을 자랑한다. 중국은 디디추싱이 이미 30조원이 넘는 가치의 스타트업이 됐고, 동남아시아에서는 그랩과 고젝이 수천억원의 투자를 받으며 가파르게 성장중이다. 이들 회사들은 GM, 토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쑥쑥 성장하고 있다. 반면 엄격한 규제로 이런 승차공유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불법인 한국만 이런 교통혁명의 무풍지대다.
김지만 창업자는 “결국 5년뒤 10년뒤 이런 승차공유플랫폼이 자율주행차와 결합했을때 도시인의 생활스타일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은 규제로 인해 이런 변화에서 뒤져있다는 것을 안타까와했다.
“밤에 강남에서 택시가 잡히지 않을때 풀러스가 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규제를 적용할 때는 기득권층을 보호하기 보다는 시민의 입장에서 혜택이 있는지를 보고 결정했으면 합니다.”
나도 지난해부터 미국출장을 갈때마다 더이상 렌트카를 빌리지 않게 됐다. 어디서나 우버를 이용하면 5분안에 차가 오는데 왜 불편하게 줄을 서가며 차를 빌려야 하나 싶어서이다. 우버같은 차량공유서비스는 이미 세계인의 일상생활을 바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싫은 좋든 세상은 이 방향으로 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누르면 바로 차가 오는 세상이다. 2009년에 아이폰이 한국에 못들어오던 당시를 생각해보자. 당시 다른 나라에 다 들어간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와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논란이 빚어지다 결국 KT에 의해 2009년 11월 아이폰이 한국에 상륙했다. 만약 그때 아이폰을 계속 막아서 몇년 늦게 한국에 들어왔다면 지금 어떻게 됐을까. 아이폰이라는 경쟁자에게 자극받지 못했다면 삼성의 갤럭시신화가 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교통분야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불법이라고, 업계질서를 흔든다고 막기보다는 조금씩 시민을 위한 편리한 서비스가 나오도록 열어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다양한 혁신 실험이 일어나도록 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김지만님 같은 혁신 창업가들이 한국에 더 많이 나와서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규제를 최대한 없애는 것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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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경제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김지만님은 이 인터뷰 직후에 풀러스 CEO에서 물러났고 김태호님이 대표를 이어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