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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 성공할 스타트업 감별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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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은 스타트업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다니는 일이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니까 문제가 없다. 새로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일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좀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대학생들에게 무조건 “창업하라”고 하는 분위기다.

대학을 졸업할 때 이미 다양한 인턴활동과 창업활동으로 많은 경험을 쌓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회사경영의 ABC도 모르는 풋내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어린 학생들이 제대로 된 사회경험을 쌓기도 전에 창업에 나선다고 성공할 리가 없다. 십중팔구 실패하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실패에서 배울 수도 있다. 하지만 어설픈 창업으로 귀중한 청춘의 몇년간을 날리는 것은 인생의 첫단추를 잘 끼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허송세월한 실패의 시간은 재취업을 하려고 해도 별로 도움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현실인데 무조건적으로 “젊은이여 창업하라”고 바람을 넣는 요즘 분위기가 마음에 걸린다는 얘기다.

그래서 나는 가끔 대학에서 강연할 때는 바로 창업에 나서기보다는 유망한 작은 스타트업에 가서 먼저 일을 배우라고 조언한다. 그렇게 몇년간 일하며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동안 나중에 자신의 회사를 시작할 때 필요한 지식, 기술, 경험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런데 얼마전 시애틀출장에서 핫시트(Hot Seat)의 저자이자 경험 많은 스타트업 CEO인 댄 샤피로를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핫시트는 스타트업CEO를 위한 조언을 담은 책이다.) 그에게 내 생각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그것이 최선의 대답”이라며 동의했다. 자신의 생각을 더 자세히 들려줬다. 남겨두고 싶은 좋은 얘기라 그의 대답을 아래처럼 기록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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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wforge CEO Dan Shapiro (Photo by Jungwook)

[댄 샤피로] 스타트업 창업을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타트업에 들어가서 일해보는 것입니다. 그 스타트업은 당신 뭔가 배울 수 있을 만큼 적당히 크고, 또 그 조직안에서 뭔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볼 수 있을만큼 작아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스타트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대충 10명에서 40명사이의 스타트업회사에 들어가서 일해보라고 합니다.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우버나 리프트 같은 소위 유니콘 회사를 말하는 것 아닙니다. 직접 대화가 가능한 현명한 경영진이 있고 빠른 성장을 하는 회사이면 됩니다.

이런 회사에 가려면 우선 그 회사의 리더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나서 “나는 이 회사를 내 커리어의 시작점으로 하고 싶습니다. 나는 이 회사를 성공시켜 내 인생최고의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하도록 하세요. 단순히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하세요. 기술에 관심이 있으면 CTO와, 경영에 관심이 있으면 CEO 와 이야기하세요. 그리고 “나는 당신과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나는 이 회사가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직접 지켜보고, 기여하고, 나중에 내 회사를 만들고 성공시키는데 필요한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하세요. 훌륭한 리더라면 이런 자세를 가진 사람이 회사에 들어오는 것을 아주 좋아할 겁니다.

[임정욱] 어린 친구가 장차 직장상사가 될 사람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이 괜찮을까요. 건방지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댄 샤피로] 아니요. 10명~40명 규모의 회사의 리더라면 당연히 좋아할 겁니다. 그런 사람이 오면 단순히 평범한 직원 하나를 충원시킨 것으로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 사람에게 경영진은 더욱 중요한 일을 맡길 겁니다. 만약 그런 친구가 4년동안 내 회사에서 열정적으로 일하고 나서 자신의 회사를 창업한다고 “댄, 내가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줘요”라고 말한다면 나는 발벗고 나서서 도와줄 겁니다. 투자자도 그런 사람을 소개받기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만약에 그가 취직해서 일한 스타트업이 실패했을 경우에도 장점이 있습니다. 그를 채용한 보스는 정말로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채용한 직원이 새출발을 하도록 더 열심히 도와줄 겁니다. 이렇게 스타트업월드에서 인맥네트워크를 쌓는 것은 장기적인 성공에 있어서 핵심요소가 됩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을 직접 창업할 때는 자기 돈을 집어 넣고 시작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리고 외부투자를 받거나 회사가 이익을 낼 때까지 몇년동안은 거의 돈을 집에 가져가지 못합니다. 이것은 정말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고통스러운 단계를 버티지 못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스타트업을 위해 일하게 된다면 돈을 받으면서 스타트업운영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에 다니는 것만큼 돈을 많이 받을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아주 빠른 속도로 스타트업에 필요한 경험을 배울 수 있습니다.

[임정욱] 하지만 그런 작은 스타트업회사들은 망할 확률도 높습니다. 어떻게 그 중에서 성공할 만한 회사를 가려내서 들어갈 수 있을까요? 이것은 항상 제가 학생들에게서 받는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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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스타트업중 어떻게 장차 성공할 유망 스타트업을 가려내서 들어갈 수 있을까.

[댄 샤피로] 성공할만한 회사를 미리 가려내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오랜 시간 그 일을 해온 VC들도 잘 못하는 일인데 사회초년병이 쉽게 잘 할 수 있을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장차 페이스북처럼 될 회사와 얼마 지나지 않아 망할 회사에 들어가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조언을 합니다. 성공할 회사를 찾아내는데 있어 프로 투자자들과 같은 기준을 이용하라고요.

우선 트랙션(Traction)을 보세요. (그 회사의 제품이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올리고 있는지 보라는 뜻.) 누가 그 회사의 제품, 서비스를 쓰고 있는지 알아보고 물어보세요. 그들이 만족하고 있는지, 좋은 입소문이 나오고 있는지 보세요. 프로투자자처럼 시간을 들여서 숙제를 하세요. 왜냐하면 당신이 그 회사에 들어간다는 것은 당신의 시간, 인생은 물론 당신이 다른 더 좋은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투자한다는 뜻이니까요.

두번째로 그 회사의 재무상태를 보세요. 재무상태를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회사가 은행에 얼마만큼의 예금을 가지고 있는가 입니다. 돌려말하지 말고 물어보세요. 어떤 회사는 말을 안해줄 겁니다. 그럼 가지 마세요.

그 회사가 그동안 얼마나 투자를 받았는지, 한달에 얼마만큼의 현금을 사용하는지 (burn rate) 매출은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세요. 물론 자세히 말해주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최소한 그런 질문을 통해 그 회사의 재무상태에 대해서 대충의 ‘감’은 잡을 수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20명 이하의 작은 회사라면) 투자자와 이야기해보세요. 잡오퍼를 받으면 회사에 이야기해서 투자자를 소개해 달라고 하세요. 그리고 투자자에게 “왜 그 회사를 좋아하는지, 왜 투자했는지, 그 회사의 장래를 어떻게 보는가”에 대해 물어보세요. 투자자가 누구인지를 보세요. 유명한 벤처캐피털리스트가 투자한 것인지 아니면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창업자의 친구가 투자한 것인지 알아보세요. 잘 알려진 좋은 VC가 투자한 회사는 아무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투자한 회사보다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큽니다.

마지막으로는 팀과 이야기해보세요. 그 팀이 성공할만한 제품을 만들만한 역량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었는지 보세요. 그리고 당신이 매일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은 사람들인지 생각해보세요. 팀의 역량이 성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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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이 한국적인 현실에서 다 맞다고 볼 수는 없다. 어찌보면 지극히 미국적인 접근 방법이다. 머리에 피도 안마른 녀석이 건방지게 투자자를 소개해달라고 했다고 합격을 취소해 버릴지도 모른다. 나중에 창업하겠다고 하면 지레 안뽑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이야기한 트랙션, 재무상태, 투자자, 팀은 일리가 있는 포인트다. 그리고 너무 당연해서 이야기하지 않은 것 같은데 들어가려고 하는 회사의 창업자가 어떤 사람인가가 제일 중요할지 모른다. 대학생 여러분은 참고하시길.

Written by estima7

2016년 4월 2일 at 9:34 오후

스타트업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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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샤피로의 핫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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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시트’라는 책을 감수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감수의 글을 썼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위한 아주 재미있는 책이다. 얼마전 시애틀 출장을 간 김에 일부러 이 책의 저자인 댄 샤피로를 연락해서 만나기까지 했다. 그와 나눈 이야기와 책의 흥미로운 내용을 일부 블로그로 소개하고 싶은데 게으르기도 하고 짬이 안나서 하지 못했다. 일단 감수의 글부터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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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가 왜 강한가”라는 이야기를 할 때 나는 항상 이렇게 설명한다. 실리콘밸리의 강점중 하나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실패를 겪고, 또 다시 시작해 성공시켜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어서 그렇다고. 실리콘밸리는 전세계의 어떤 곳보다 그런 사람들이 많은 곳이며 그리고 그들의 경험과 지식이 적극적으로 전파되고 공유되는 문화를 갖고 있다고.

(비록 실리콘밸리는 아니고 시애틀에 살고 있지만) 이 책의 저자 댄 새피로도 그런 풍부한 스타트업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중의 하나다. LA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리얼네트웍스 같은 시애틀의 테크 대기업을 거쳤다. 그리고 10년전인 2005년 그의 첫번째 스타트업인 온텔라를 창업했다. 온텔라는 스마트폰이 나오기 이전 시대에 휴대폰에 들어있는 사진을 온라인으로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포토버킷이란 당시 유명했던 스타트업에 매각됐다. 그의 두번째 스타트업인 스파크바이는 온라인쇼핑몰의 물건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쇼핑검색엔진이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구글에 매각됐고 그는 구글의 자회사CEO로 2년넘게 일했다. 그의 3번째 스타트업인 로봇터틀스는 보드게임을 통해 코딩의 개념을 배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었다. 그의 이 제품은 킥스타터에서 당시 가장 많은 돈을 모금해 화제를 모았었다. 그는 다시 또 도전을 시작해 2014년부터는 글로우포지라는 3D레이저프린터를 만드는 스타트업을 시작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한마디로 그는 스타트업창업자로서 겪을 수 있는 과정을 대부분 경험했다. 소프트웨어 대기업에서 제품개발 과정을 관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B2B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을 창업해 대기업과 협업했다. 그리고 매각했다. 그런다음 쇼핑검색엔진을 창업해 바로 구글에 팔고 또 인수된 스타트업회사의 창업자로서 구글에 들어가 일해봤다. 그리고 자신의 어린 자녀들을 위한 보드게임을 만들어 당시 뜨고 있는 크라우드펀딩사이트에 공개해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이번에는 하드웨어스타트업에 도전중이다. 실리콘밸리에서도 소프트웨어에서부터 하드웨어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가진 창업가를 만나기는 힘들 정도다. 그 과정에서 그는 아마도 수백번 이상의 투자협상과 회사 매각협상을 경험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한마디로 360도 전방위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CEO라고 할 수 있다.

시트는 그가 자신의 경험을 그대로 녹여서 진솔하게 써낸 책이다.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스타트업을 창업해서 초기 제품을 개발하고, 투자자들에게 열심히 제품과 비즈니스계획을 발표한 뒤 투자를 받고, 회사를 경영하고, 또 매각하는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수많은 경우에 대해서 과장하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위주로 풀어냈다. 특히 투자과정에서 어떻게 벤처캐피털들을 소개받는지, 투자자에게 피칭하기 위한 발표자료는 어떻게 만드는 것이 좋은지 등에 대해서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면 쓰기 어려운 아주 현실적인 내용으로 조언한 것이 인상적이다.

이 책은 우선 스타트업 창업자나 구성원들이 읽기에 적합하다. 공동창업자와 함께 창업하고 지분을 나누는 방법, 벤처캐피털리스트나 엔젤 등 투자자들에게 효과적으로 투자를 받는 방법, 이사회를 잘 운영하는 방법 등 현실적인 교훈과 팁이 가득하다. 물론 주로 미국의 스타트업문화를 담고 있어서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도 일부있다. 하지만 많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해외진출을 준비하고 있고 실리콘밸리VC에게 투자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알아두면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많다.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도 점차 진화하면서 미국처럼 변화해 하고 있기도 하다.

직접적으로 스타트업과 관련이 없더라도 평소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도 추천할만한 책이다. 창업자의 관점에서 스타트업의 창업부터 매각까지의 과정이 잘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어떻게 창업되고 투자받아 성장해 나가고 매각을 통한 엑싯을 하는 것인지 궁금한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무쪼록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에서도 댄 새피로와 같은 경험을 한 창업자들이 후배들을 위해 이런 좋은 책을 많이 써내기를 기대한다. 이런 경험과 노하우를 혼자서만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은 이들과 나눠야 전체 생태계가 건강하게 발전해 나갈 수가 있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3월 20일 at 11:21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