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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욱의 생각의 단편] 리더의 공감결핍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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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대기업에 다니는 몇몇 후배와 만났다. 이야기를 나누다 대기업에는 정말 고약한 임원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일부러 새벽 일찍이나 금요일 저녁에 회의를 잡는 고위 임원. 회의 중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사소한 일로 중간간부에게 면박을 주는 고위 임원. 실행하기 어려운 상사의 지시에 대해 부하가 납득할 만한 의견을 얘기했는데도 자신의 명령에 토를 단다며 책상을 내려치고 고성을 지르는 임원. 이런 얘기를 들으며 ‘어떻게 그런 사람들이 임원직에 올랐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설득보다는 자신의 지위와 권위로 부하를 움직이려고 한다는 것이다. “나는 너의 보스니까 너는 내 말을 들어야 돼”라는 식의 발상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보스일수록 부하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쉽다.

감성지능(EQ) 이론으로 유명한 미국의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은 이처럼 강한 권력을 지닌 리더일수록 공감능력결핍증후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지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솔직한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들이 승진해서 조직의 사다리 위로 높이 올라갈수록 아랫사람들은 상사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다가가지 못하며 직언도 어려워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될수록 그 고위 임원들은 부하들의 감정을 이해 못하게 되고 점점 더 자기중심적인 세계관 속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골먼에 따르면 공감능력에는 세 가지가 있다. 타인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인지적 공감능력과 타인의 감정에 즉시 공명할 줄 아는 감정적 공감능력, 그리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챙겨줄 줄 아는 감정이입적 공감능력이 있다. 리더들에게 이런 공감능력이 결핍되는 징후로서는 직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목표·전략 등을 수립하고 강요하거나, 직원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이해 못하고 차갑고 무관심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다. 골먼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자신에게 솔직한 의견을 말해주는 그룹을 찾거나 만들어서 끊임없이 경청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회사 안을 일부러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며 직원들과 격의 없는 시간을 보내는 리더나, 보스에게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은 회사 분위기를 조성하는 리더는 이런 증상에 빠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생각해보면 이것은 비단 일반회사 안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어떤 조직에서나 마찬가지다. 나도 내가 모시던 보스가 직급이 더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솔직한 말씀을 드리기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리더와 부하 간의 관계를 대통령·국회의원·고위관료와 국민 간의 관계로 바꿔서 생각해봐도 된다. 조직의 보스에게도 솔직한 피드백을 드리기 어려운데 하물며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기는 얼마나 어려울까. 재벌총수, 대통령이 되어 인의 장막에 싸이게 되면 그 앞에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기업의 임원이나 권력자나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말단 직원, 국민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기는 힘들어진다.

넬슨 만델라는 정말 탁월한 공감능력을 가진 리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흑백을 초월해 화합시키는 것을 넘어서 전세계의 리더들까지 그의 추종자로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그것을 가능케 했다.

넬슨 만델라는 정말 탁월한 공감능력을 가진 리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흑백을 초월해 화합시키는 것을 넘어서 전세계의 리더들까지 그의 추종자로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그것을 가능케 했다.

지난주 타계한 넬슨 만델라는 공감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27년간의 혹독한 감옥생활을 거치면서 그는 오히려 세상에 대해 달관했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 결과 백인·흑인을 모두 아우르는 대화합을 이뤄냈고 전세계 가는 곳마다 그에게 감복하고 따르는 추종자를 만들어냈다. 말로만 국민이 원하는 것이라고 외치며 실제는 국민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 정치인들도 ‘공감결핍증후군’에 걸리지 않았는지 돌아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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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9일자 한겨레 [임정욱의 생각의 단편] 칼럼을 블로그에 백업. 다니엘 골먼의 리더의 공감 결핍 증후군에 대한 글을 번역해 소개한 블로그 포스팅을 바탕으로 칼럼으로 다시 써본 글이다. 골먼의 글은 내게도 공감이 되는 글이어서 한번 번역해서 내 생각을 조금 덧붙여 소개해봤는데 페이스북에서 6천회이상의 공유와 함께 거의 4만뷰의 조회수가 나와서 나도 놀랐다.

이 글에 대한 이런 높은 관심은 한국의 조직에도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아랫사람의 어려움을 헤아리지 못하는 꽉 막힌 ‘불통’ 리더들이 가득하다는 뜻이리라. 공감능력을 키워주는 리더십교육이 절실하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12월 22일 at 12:34 오후

리더의 공감 결핍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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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대기업에 다니는 몇몇 후배들과 만났다. 이야기를 나누다 대기업에는 정말 고약한 임원들이 많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도) 일부러 새벽 일찍이나 금요일 저녁에 회의를 잡는 고위 임원. 회의 석상에서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사적인 일로) 중간 간부의 면박을 주는 고위 임원.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상사의 지시에 대해  부하가 납득할 만한 의견을 얘기했는데도 자신의 명령에 토를 단다며 서류를 내던지고 고성을 지르는 임원. 이런 얘기를 들으며 “어떻게 그런 사람들이 임원직에 올랐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Emotional intelligence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다니엘 골먼(사진출처:하버드비즈니스퍼블리싱)

Emotional intelligence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다니엘 골먼(사진출처:하버드비즈니스퍼블리싱)

그러다가 지난 주말에 조선일보에서 다니엘 골먼의 ‘리더의 공감결핍증을 나타내는 징조’(The Signs of a Leader’s Empathy Deficit Disorder)라는 글에 대한 요약 번역 기사를 읽었다. (원본 출처: 링크드인) 무척 공감이 가는 글이기에 기억해 두고자 한번 직접 번역해봤다. 위 후배들의 상사임원들이 바로 이런 공감결핍증을 가진 사람들인 것 같다. 그들이 승진해서 조직의 사다리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아래 사람들은 상사에 대한 공포로 인해 직언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될수록 그들 고위임원들은 부하들의 감정을 이해못하게 되고 점점더 자기 중심적인 세계관속에 빠지며 부하들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일반 회사안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어떤 조직에서나 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나도 내가 모시던 분이 직급이 더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직언을 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읽으면서 보스와 리더, 직원, 부하 등의 용어를 대통령, 국회의원, 고위관료, 국민 등과 바꿔서 생각해봐도 된다. 조직의 보스에게도 솔직한 충언을 드리기 어려운데 하물며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기는 얼마나 어려울까.

아래는 The Signs of a Leader’s Empathy Deficit Disorder 번역.

당신의 조직에 있는 두 명의 사람을 떠올려 봅시다.. 한 명은 당신보다 하나나 두 직급위에 있는 사람이며 다른 한 명은 바로 당신 아래 직급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두 명에게 동시에 이메일을 받았다고 상상해보세요. 그 두 개의 이메일에 답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아마도 당신은 당신보다 높은 사람에게 받은 이메일에는 바로 답장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받은 이메일은 나중에 짬이 날때 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응답시간의 차이는 조직에서 서열을 나타내는데 이용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좀 더 일반적인 법칙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우리는 우리보다 권력이 쎈 사람들에게는 관심을 더 기울이며 힘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관심을 적게 기울인다는 것입니다.

권력과 집중력간의 관계는 미팅에서 처음으로 만난 두 사람의 접촉모습을 들여다보면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단지 첫 5분간의 대화만을 보더라도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 대해 눈을 덜 마주치거나 고개를 덜 끄떡이는 식으로 관심을 덜 기울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부유한 집안출신과 가난한 집안출신의 대학생간에도 나타납니다.

이런 이메일응답시간 분석은 엔론의 몰락과 함께 당시 모든 직원들의 이메일데이터베이스가 증거자료로 공개되면서 가능하게 됐습니다. 이메일분석을 통한 조직에서의 소셜네트워크 분석프로젝트는 컬럼비아대학이 진행했으며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정도가 권력서열을 따라갈 때 공감능력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서로에게 이혼이나 인생에서의 굴곡에 대해서 털어놓을때 상대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공감을 표현합니다.  또 사람의 얼굴표정에서 감정을 읽어내는 공감능력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보다 더 뛰어납니다.

사회생활에서 나타나는 이런 사실은 리더들에게 하나의 위험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가장 효과적인 리더들은 설득이나 영향력발휘, 동기부여, 경청, 팀워크, 협업 같은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공감능력에에는 3가지종류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인지적(cognitive) 공감능력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에 대해 생각하는지, 즉 타인의 세계관에 대해서 느낄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당신이 전달해야 할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감정적(emotional) 공감능력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즉시 공명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세번째로는 감정이입적 관심(empathic concern) 공감능력입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것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을 표현할 줄 아는 능력입니다. 

리더십 공감능력결핍의 징후는 부하를 대하는 리더의 행동에서 가장 잘 나타납니다.  여기 몇개의 공통적인 징후가 있습니다. 

1. 부하가 보기에 말이 안되는 지시사항이나 메모는 보스가 직원들의 위치에서 세상을 보지 못하고 직원들이 납득이 될만한 수준의 말로 풀어내는데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낮은 인지공감능력의 징후는 막상 그 목표를 수행해야할 직원들에게 납득이 가지도 않고 말도 안되는 전략이나 계획, 목표입니다.

2. 부하들을 당혹스럽게(upset) 하는 공식발표나 명령입니다. 이것은 보스가 직원들의 감정적인 현실을 제대로 읽지 못하며 부하들에게 대해서 무지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3. 직원들이 힘들어하는 일에 대해 보스가 차갑게 대하거나 무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감정이입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부하들은 보스가 차갑고 무심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방어적이 됩니다. 예를 들어 혁신을 위해 모험을 감수하는 것을 꺼리게 됩니다.

높은 지위에 있는 리더일수록 공감결핍증에 빠질 위험이 큽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지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솔직한 피드백을 주는 사람의 수는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리더가 주위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을 주기를 꺼리게 됩니다. 

공감결핍증을 피하는 방법중 하나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빌 조지가 말하는 ‘트루노스그룹’(True North Group)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 그룹은 당신의 지인들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또 하나는 당신에게 격의없이 대할 수 있는 (아마도 회사바깥의) 동료들의 비공식그룹을 만들어서 정기적으로 접촉하는 것입니다. 아니면 조직안에서 신뢰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만드는 것입니다. 

회사안을 일부러 어슬렁거리며 직원들과 친밀해지기 위한 가벼운 시간을 갖는 친화력이 높은 (High-contact) 리더들은 공감결핍으로부터 면역력을 갖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보스에게)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은 (그래도 무사할 것이라는) 회사분위기를 만드는 리더들도 마찬가지로 면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12월 8일 at 10:08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