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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시대에 벤처캐피탈이 시너지를 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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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크게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한국의 벤처투자액은 215백억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고 올해도 이같은 투자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추경예산 8천억원의 모태펀드 추가 투입으로 수많은 벤처펀드가 결성되서 내년도 벤처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의 변화 속도 이상으로 실리콘밸리나 중국의 스타트업생태계가 빨리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4 1조가치가 넘는 유니콘스타트업이 전세계에 1백개정도였는데 지금은 230여개가 됐다. 그중 절반은 미국에, 그리고 4분의 1 중국에 있다. 한국의 유니콘스타트업은 2014 쿠팡, 옐로모바일이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

하나 아쉬운 점은 한국에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스타트업이 적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라이드쉐어링, IoT, 로봇 등과 관련된 소위 딥테크(Deep tech) 스타트업의 절대 숫자가 부족하다. 이런 기술을 가진 이공계 대학 인재, 연구원, 대기업 엔지니어들이 활발하게 창업에 도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과도한 규제 등 여러가지 요인이 지적되고 있지만 이런 분야에 대해 과감한 투자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VC주도로 4차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스타트업이 많아지게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VC생태계가 변화해 나갔으면 하는 방향에 대해서 적어본다.

우선 스타트업에 돈만 투자해 주는 것이 아니고 차별화된 가치를 주는 VC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좋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명문VC들도 각자 자기들이 있는 가치를 창업자들에게 제시하며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그런 가치를 만들기 위해 VC들도 열심히 공부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인맥을 쌓는 등 노력한다. 내가 만난 많은 실리콘밸리VC들은 기본적으로 열린 사고와 폭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 자산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휴선을 소개해주거나 추가투자를 받을 있도록 연결해주고, 심지어는 M&A딜까지 VC들이 만들어낸다. 반면 한국의 창업자들은 아직도 VC 돈만 투자해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앞으로는 이런 인식이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변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들이 VC세계로 들어왔으면 싶다. 실리콘밸리에서 보면 성공한 창업가출신으로 VC 변신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페이팔을 창업한 피터 틸부터 앤드리슨호로비츠의 마크 앤드리슨, 호로비츠 같은 사람들이다. 애플, 구글 같은 회사에서 임원으로 많은 경험을 쌓은 뒤에 VC 변신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산업경험이 풍부한 인재들이 VC 된다면 스타트업의 성장과정과 창업자의 입장을 이해하며 투자후 도와줄 있다반면 한국VC 창업이나 산업계 경험이 있는 심사역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창업해서 엑싯을 경험이 있는 분들이 파트너로 포진하고 있는 본엔젤스 같은 회사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모태펀드나 성장금융 같은 LP들이 몇년이상의 투자경력이 있는 심사역을 펀드매니저로 요구하기 때문에 이런 산업경험이 있는 심사역을 뽑기 어렵다는 얘기도 들었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재들이 VC업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이런 조항도 좀 완화됐으면 한다.)

안정적인 수익율을 찾아 클럽딜을 추구하기보다 벤처캐피탈의 본질인 고위험 고수익의 딜에 과감하게 베팅해 수익을 올리는 VC 많아졌으면 한다. 남들이 절대 안될 같다고 생각하는 미친 아이디어에서 대박이 나올 있다. 유행을 쫓아 다같이 공평하게 나눠서 투자하는 것보다는 변화의 길목이 어디인지 미리 내다보고 남들보다 먼저 과감하게 투자하는 눈밝은 VC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모르는 타인의 침대에서 어떻게 자냐?” 황당한 아이디어 취급을 받았던 초기 에어비앤비에 세콰이어캐피탈의 그레그 맥커두는 58만불을 과감하게 투자했다. 이베이에 일찍 투자해 성공을 거둔 그는 남는 유휴공간도 거래할 있는 마켓플레이스가 나올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마침 눈에 뜨인 에어비앤비에 과감히 투자했고 세콰이어캐피탈의 에어비앤비 투자 지분은 지금 5~6조원 가치가 됐다.

한국의 VC들이 글로벌화가 됐으면 한다. VC 국내스타트업에만 투자해서는 글로벌한 시각을 가지기 어렵다. 글로벌한 기술 트렌드를 깊이 있게 알기도 어렵고 해외 VC 공동투자를 하면서 인맥을 쌓기도 힘들다. 그러다 보니 포트폴리오회사가 해외진출을 하거나 해외투자를 필요로 때도 적절한 도움을 주기가 어렵다. 반면 실리콘밸리출신으로 한국의 스타트업투자에 적극적인 알토스벤처스의 김한준 대표는 매년 알토스 코리아펀드의 해외LP들을 서울로 초청해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추가 투자를 권유한다. 쿠팡이 세콰이아캐피탈의 투자를 받고, 비바리퍼블리카가 페이팔에게 추가투자를 받는데 이런 김대표의 글로벌 인맥이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다.

조급하게 투자금 회수를 요구하기 보다는 투자스타트업이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인내력을 가지고 기다려주는 VC 많아졌으면 한다. 해외에 비해 우리 펀드의 수명이 짧아서 그렇기는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들었다. 기업이 본격적인 성장가도에 들어서기 전에 투자를 회수해서 조로하게 만들기 보다는 가능성이 있다면 인내력을 가지고 성장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고 도와주는 VC 됐으면 한다.

초기단계나 시리즈A보다 시리즈 B, C, D… 단계에서 수백, 수천억원을 투자할 있을 정도로 국내 VC들의 투자여력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국내VC들에게 받을 있는 투자자금은 200억원정도가 한계인 같다 불평하는 창업자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글로벌한 스타트업투자생태계가 점점 거대자본이 주도하는쩐의 전쟁 되고 있는 만큼 국내VC들의 펀드규모도 커져야 한다. 4차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1000억불, 즉 100조원이 넘는 규모다. 한번에 수천억에서 1조원까지 인공지능, 로봇, 핀테크 회사 등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 VC들의 투자사이즈도 글로벌수준으로 커져야 한다.

이런 변화들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현재 펀드조성을 공공자금에 의존하는 국내 VC생태계의 체질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다행히 한국스타트업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LP 있는 국내외 대기업, 펀드 등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민간LP 확보해 펀드를 만들고, 훌륭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하도록 도와줘 창업자들의 존경을 받는 훌륭한 VC들이 앞으로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필자가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도 이런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블루홀스튜디오 같은 유니콘스타트업을 직접 키워내고 수많은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해온 장병규 위원장은 “성장기에 접어든 스타트업에 큰 투자가 일어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의 VC투자생태계가 ’혁신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혁신스타트업을 쭉쭉 밀어줄 수 있도록 역시 혁신적으로 변화하기를 기대해 본다.

/벤처캐피탈협회가 발행하는 벤처캐피탈뉴스레터 11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11월 18일 at 9:04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