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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상에도 끄떡없는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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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가격을 인상했다. 미국에서 평균 13~18% 인상했으며 다른 나라에서도 잇따라 비슷하게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CBS모닝쇼에서 나온 그래픽이다.

각 스트리밍서비스들이 제공하는 가장 비싼 플랜 가격을 비교하면 이제는 단연 넷플릭스가 월등히 비싸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런데도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진뒤 주가가 오히려 올랐다.

작년 7월 피크때인 418불에는 못미치지만 354불까지 올랐다. 시가총액은 한화로 173조원이다. 디즈니의 시가총액 186조원에 바짝 다시 따라붙고 있다.

웬만한 가격인상에는 이제 고객이탈이 없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도 그렇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수는 전세계에 1억5천만명에 가깝다. 이제는 미국가입자가 5천1백만명으로 3분지 1정도밖에 안된다. 그만큼 글로벌화에 성공한 것이다. 2014년이후 가입자수는 3배가 늘었고 한달 가입비는 63%가 올랐다.

참으로 격세지감이라고 느끼는 것이 2011년 7월 넷플릭스가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와 DVD배송서비스를 분리해 과금하는 것을 선언하면서 사실상의 요금 인상을 선언했을때 난리가 났었다. 온라인스트리밍과 DVD서비스를 합쳐서 10불을 내던 것을 분리해서 각각 8불씩 내라고 했으니 그럴만했다. 갑자기 6불이 오른 셈이니까. 그때 넷플릭스의 노림수는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온라인으로만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콘텐츠가 별로 없는데도 그런 조치를 했다며 고객들은 분노했다. 당시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없었다. 할리웃스튜디오와 방송국에 콘텐츠를 의존했다. 넷플릭스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거의 없었다. 넷플릭스는 요금인상으로 미디어의 맹폭을 받았다. 고객이 80만명이 빠져나갔고 주가는 폭락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결국 요금인상계획을 철회했다. 그때 넷플릭스는 재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2013년 2월 넷플릭스는 첫번째 오리지널 시리즈인 하우스오브카드의 성공으로 화려하게 부활한다. 이후는 우리가 아는 바다.

이제는 오리지널콘텐츠가 너무 많이 나와서 따라가기도 어렵다. 2018년 넷플릭스는 345개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하루에 4시간씩은 일년내내 봐야 다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이 나오니 가격 인상에도 끄떡없이 버틸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제는 전세계 1억5천만명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내서 넷플릭스가 온갖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크라우드펀딩을 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오늘 한 기사를 보니 넷플릭스가 처음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2007년 1월에 넷플릭스 주식 1천불어치를 샀다면 오늘 1월15일에는 9만불이 된다는 내용이 나왔다. 즉 2007년에 약 1백만원을 투자해 두었다면 지금은 거의 1억원가까이 됐다는 말이다.

나는 사실 미국에 유학하던 2000년쯤부터 넷플릭스에 가입해서 DVD대여서비스를 이용했었다. 그리고 졸업하던 2002년 5월쯤에 넷플릭스가 상장했었다. 모르던 서비스도 아니고 너무 좋아해서 주위에도 자주 추천하던 서비스였는데 그 회사의 주식을 1천불어치라도 사두었으면 지금 어떻게 됐을까 생각해본다. 나는 지지리도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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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16일 at 11: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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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로 만화책 빌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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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만화책을 많이 읽었는데 나이를 먹으니 만화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는지 본지가 꽤 됐다. 그런데 요즘 넷플릭스에 일본 애니메이션이 꽤 올라온다.

그러다가 ‘크게 휘두르며’라는 흥미로운 야구 애니메이션을 접하게 됐다. 원제가 ‘おおきく振りかぶって’라는 만화인데 사실 일본 서점에 갈 때마다 이 책이 만화서적쪽에 돋보이게 진열되어 있는 것을 봤다. 그래서 한번 봤는데 너무 재미있다! 말레이시아 출장을 다녀오며 넷플릭스앱에 저장해 두고 26화를 순삭했다.

이후의 내용이 궁금해서 만화책으로 보기로 했다. 혹시나 해서 리디북스를 열어보니 과연 있다! 한 권을 하루동안 빌려보는데 500원이다.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이렇게 한 권씩 보기로 했다. 리디페이라는 새로운 결제 수단이 생겨서 결제도 아주 쉽다. 소액결제일 때는 비밀번호를 넣을 필요도 없이 클릭 한번으로 결제된다.

아이패드로 만화책을 읽는 것이 사실 종이 만화책으로 읽는 것보다 더 편하다. 화면도 넓고 누워서도 보기 편하고…

어쨌든 세상 참 좋아졌다. 10년전만해도 만화가게나 도서대여점에 가서 빌려와서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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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8일 at 10:55 오후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성공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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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한국시장에 1월6일 처음 상륙한지 한달이 지났다. 첫 한달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서 호기심에 가입해본 사람들이 많을텐데 이제 두번째달부터는 유료로 전환됐다. 한달 사용요금은 화질이나 동시시청가능여부에 따라 미화 8불에서 12불사이다. 역시 한달에 만원내외하는 한국의 경쟁서비스에 비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콘텐츠가 빈약하다고 비판을 받았다. 한국영화나 드라마 등 한국콘텐츠가 크게 부족하며 빅뱅이론이나 모던패밀리 등 보통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미국드라마도 많지 않다. 미드골수팬이 아닌 일반대중이 넷플릭스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미국에서 넷플릭스를 오랫동안 사용해 본 사람으로서 나는 결국 넷플릭스가 한국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2001년 미국 유학시절 당시 DVD우편대여서비스를 하던 넷플릭스를  우연히 알게 되어 처음 고객이 됐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왔다가 다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에 거주하는 동안 인터넷 VOD서비스로 변신한 넷플릭스를 꾸준히 이용해 왔다.

지난 15년간 내가 지켜본 넷플릭스는 수없이 회사가 망할 수도 있는 위기를 돌파하며 미디어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간 혁신기업이다. CEO 리드 헤이스팅스의 초지일관 비전과 직원을 프로야구선수처럼 대하는 독특한 조직운영이 이 회사가 지금까지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결국 승승장구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에서 넷플릭스가 ‘찻잔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나는 결국 장기적으로 넷플릭스가 유튜브처럼 한국시장에서 자리잡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은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다.

첫번째 이유는 넷플릭스는 단기승부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한국을 포함한 130개국가로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한국시장만을 공략하는 것이 아니다. 190개국 글로벌시장 동시진출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에 들어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적인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한국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한국에서 초기 반응이 시원찮다고 쉽게 서비스를 접을 것이 아니란 얘기다. 글로벌전략을 한국에서도 장기적으로 밀어붙일 것이다. 로컬에 현지 서비스를 위해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인력을 채용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 회사는 도대체 한눈을 팔지 않는다. 매달 고객에게 일정액을 받고 고객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불편없이 볼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한다. 97년, 18년전 창업이후 계속 그렇게 해온 기업이니 쉽게 얕볼 수 없다.

두번째는 압도적인 사용의 편이성이다. 넷플릭스는 결제하는데 액티브X도 필요없고 한번 로그인해두면 다음부터 아이디, 패스워드를 귀찮게 다시 물어보지도 않는다. 스마트폰이든, 타블렛이든, 랩탑컴퓨터든 어디서 어떤 브라우저로 봐도 잘 재생된다. 여러 기기를 옮겨가면서 봐도 이전 기기에서 보던 장면에서 그대로 이어져서 편리하다. 광고도 전혀 없다. 이런 편리함을 경험한 한국고객들은 한번 가입하면 넷플릭스를 잘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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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다양한 넷플릭스 독점콘텐츠다. 넷플릭스 한국서비스에는 화제작 ’하우스 오브 카드’는 아직 빠져있지만 데어데빌, 제시카 존스, 나르코스 등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한 개성있는 오리지널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그리고 계속 새로운 프로그램이 추가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콘텐츠구매및 제작비용으로 6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또 봉준호감독의 신작 ‘옥자’의 제작비 5천만불(약6백억원)을 투자한다고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향후 한국드라마프로덕션을 통해 한국드라마시리즈를 직접 제작할 가능성도 크다. 나중에 넷플릭스에서 ‘응답하라 1988’같은 히트작이 안나오리란 법이 없다. 향후 한국인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가 대거 투입된다면 넷플릭스의 한국시장에서의 영향력이 국내 방송국을 넘어설지도 모른다. (미국에서는 이미 그렇게 되고 있다.)

네번째는 결국 젊은 세대의 TV시청 습관이 실시간시청에서 보고 싶을때 즉시 보는 온디맨드시청으로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어린 아이들이 TV와 넷플릭스를 동일시한다는 얘기도 있다. 유튜브가 한국에서 자리잡은 것처럼 넷플릭스도 결국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시간문제다.

어쨌든 넷플릭스의 한국진출은 침체된 한국의 콘텐츠산업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새로운 글로벌TV네트워크로 부상하고 있는 넷플릭스플랫폼을 잘 활용하면 한국콘텐츠를 세계로 유통시킬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를 타고 전세계를 휩쓸었던 것처럼 한국영화나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타고 글로벌하게 인기를 얻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넷플릭스는 매너리즘에 빠진 국내 방송시장이나 인터넷동영상시장에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국내 사용자들이 불편한 불법다운로드서비스를 이용하기 보다는 넷플릭스 같은 정액제서비스를 이용하게 함으로서 동영상 불법복제시장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길 수도 있다. 넷플릭스의 한국진출이 한국콘텐츠산업계에는 위협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라고 내가 생각하는 이유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2월 20일 at 11: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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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위니 비. 옷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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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넷플릭스를 처음 써본 것은 2001년이었다.(당시는 미국에서도 듣보잡이었다.) 버클리유학당시 영화DVD를 빌려서 연체 걱정없이 얼마든지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됐었다. 내 기억에 한달에 20불을 내고 DVD 3장을 빌릴 수 있었다. 매달 20불을 내는 한 그 3장의 DVD는 내 소유나 마찬가지였다. 다본 DVD는 우편으로 반납하고 새로운 DVD를 받는데 아무리 자주 바꿔도 배송비용은 무료였다. 넷플릭스를 쓰기 시작하면서 비싼 DVD를 사서 소유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2000년대 후반 브로드밴드가 미국에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VOD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겼지만 그 이전까지 넷플릭스는 DVD렌탈서비스였다.

그런데 오늘 이런 넷플릭스의 DVD렌탈개념을 ‘여성의류’에 도입한 흥미로운 서비스를 접했다. 그위니 비(Gwynnie bee)라는 사이트다. 2012년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4년째에 접어드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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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여성의류를 빌려주는 사이트다. 주로 사이즈 10이상의 풍성한 몸매를 가진 여성을 위한 옷을 대여해준다. (의류광고에는 날씬한 여성만 나오지만 실제 미국여성의 75%는 사이즈10이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사이트는 넷플릭스 모델을 도입했다. 한달에 79불을 내면 옷 3벌을 계속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옷이 싫증이 나면 박스에 넣어서 돌려주면 되고 그러면 미리 선택해둔 새로운 옷이 배달되어 온다. 넷플릭스 DVD처럼 배송비용은 추가로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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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벌의 옷을 빌릴 경우에는 한달에 35불, 2벌의 옷을 동시에 빌릴 경우는 59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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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방송 보도를 보니 이 회사는 오하이오주에 큰 웨어하우스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미국전역으로 옷을 배송한다. 대여후 다시 돌아오는 옷은 철저하게 세탁이나 드라이크리닝을 하고 다림질을 해서 보관한다고 한다. 대여할 때는 옷에 이상이 없는지 3번이상 철저하게 체크한 뒤에 배송한다. 이건 마치 DVD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배송하는 넷플릭스와 똑같다. 그렇게해서 고객에게 안심감을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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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위니 비는 지금까지 3백만개의 상자를 배송했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기존 시장에 나와있는 기성복 의류를 구입해서 대여를 한다.  이 회사가 커져서 더 자본력이 생기면 넷플릭스가 ‘하우스 오브 카드’를 직접 제작하는 것처럼 유명디자이너와 계약해 독점 디자이너의류를 제공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그위니 비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전통적인 ‘소유’의 개념이 무너져 가고 진정한 ‘공유 경제’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는 집도, 자동차도, 옷도 소유할 필요가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냥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사서 소유할 필요가 없이 필요한 만큼 빌려서 쓰면 되는 시대로 우리는 진입하는 것 같다.

Update : 이 글을 쓰고 나서 바로 트친과 페친분들이 한국에도 그위니 비 같은 옷 렌탈서비스가 있다고 알려주셨다. 원투웨어다. http://wanttowear.kr 지난해 중반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것 같은데 가격은 그위니 비보다 좀 비싼 듯 싶다.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의 반응을 얻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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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estima7

2016년 1월 21일 at 11:42 오후

스시 나카자와 – 넷플릭스와 페이스북 덕분에 뉴욕에 온 스시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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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모닝쇼에서 인상적으로 본 뉴욕의 ‘스시 나카자와’라는 레스토랑에 대한 이야기다. 뉴욕의 2만4천개 레스토랑중에서 NYT의 별 네개 평점을 받은 6개 레스토랑중 하나다. 위에 나오는 Unlikely duo 왼쪽이 알렉산드로 보르고뇽, 오른쪽이 나카자와 다이스케다. 다음은 이 레스토랑의 탄생스토리.

***

뉴욕에서 이태리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알렉산드로 보르고뇽은 2012년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Jiro Dreams of Sushi’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이 작품은 도쿄 긴자역의 지하에서 투철한 장인정신으로 스시레스토랑을 운영하는 85세의 스시장인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일본 스시레스토랑의 모습에 매료된 그는 “저기서 일하는 스시장인을 꼭 여기로 데려와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다큐는 2011년 작품인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미국에서 입소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올해 일본을 방문한 오바마를 아베가 이 레스토랑에 초대해 식사하기도 했다. 오바마는 별로 좋아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영화에서 본 외국에 있는 인재를 자기가 있는 곳으로 데려온다? 보통 사람은 그냥 이런 생각을 하고 지나쳤을 것이다. 그런데 보르고뇽은 달랐다. 그는 실행에 옮겼다. 다큐멘터리 마지막부분에 나오는 크레딧에 나오는 스시장인들의 이름을 받아적었다. 그리고 그는 다큐에서 11년째 스시를 배우고 있던 견습 나카자와 다이스케를 페이스북에서 찾았다. 혹시나하고 검색해봤는데 나카자와 같은 사람을 찾은 것이다. 그 사람이 다큐에 나오는 나카자와인지 확신할 수 없었던 그는 무작정 자기소개를 담은 페북메시지를 구글번역기로 일본어로 번역해 보냈다. 그리고 두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한편 나카자와는 2011년 3월의 대지진을 겪고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미국으로 건너온 상태였다. 시애틀에서 지로선생님의 제자가 하는 스시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었다. 보르고뇽은 나카자와를 뉴욕으로 초청해서 자신의 이태리레스토랑을 구경시켜줬다. 그리고 3개월뒤 그를 뉴욕으로 다시 불러서 “같이 스시레스토랑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아이가 4명이나 있는 나카자와로서는 이런 변화는 큰 모험이었을 것이다. 나카자와와 보르고뇽은 가족끼리 같이 만나기도 하면서 서로를 알아갔다. 그리고 보르고뇽에 대한 신뢰가 쌓인 나카자와는 결심을 했다. 2013년 2월 그들은 계약서를 썼다. 스시는 나카자와가 책임지고 레스토랑경영은 보르고뇽이 책임지는 방식이었다.

이들의 동업은 4개월만에 대박이 났다. 뉴욕타임즈가 스시 나카자와를 별점 4개로 평가해줬기 때문이다.

The Student Does the Master Proud(스승이 자랑스러워할 제자:스시 나카자와) 
Restaurant Review: Sushi Nakazawa in the West Village

CBS모닝쇼에 출연해 어눌한 영어로 “단지 스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위한 종합적인 경험(Total experience)를 제공한다”고 말하는 나카자와의 말이 인상적이다. 어쨌든 자기보다 3살 어린 보르고뇽을 “My brother”라고 칭하는 모습에서 서로간의 깊은 신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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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편을 감명깊게 넷플릭스에서 본 것에 끝내지 않고, 해외에 있는 인재를 찾아내서 뉴욕으로 데려오고, 또 가족까지 설득해서 사업을 같이 시작한 보르고뇽이라는 사람의 안목과 실행력이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뛰어난 프로그래머를 찾아내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 같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보르고뇽 덕분에 지금은 뉴욕의 스타쉐프가 된 나카자와가 미국에 오지 않고 일본에 그대로 남아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도 보지 않을 저예산 다큐멘터리가 글로벌하게 큰 화제가 되게 만든 넷플릭스의 힘도 그렇고, 사람을 쉽게 찾고 연결해주는 글로벌한 네트워크를 지닌 페이스북의 파워를 다시 실감한다. 어쨌든 생각할 점이 많은 흥미로운 뉴스꼭지여서 블로그에 소개해본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2월 25일 at 10:06 오후

케이블채널과 넷플릭스의 공생-브레이킹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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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린 고등학교 화학선생이 돈을 벌기 위해서 마약을 제조하고 결국에는 마약단 두목이 되는 스토리의 드라마가 있는데 굉장히 재미있다는 얘기를 몇년전 처음 동생에게 들었다. “아니 어떻게 그렇게 비도덕적이고 황당한 내용의 드라마가 있지? 완전 막장이네”라는 것이 당시 내 반응이었다. 그런 줄거리가 재미가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모습도 이상해보였다. 하지만 어떤가 몇편 간을 보다가 단번에 내리 몇시즌을 보게 됐다. 미국의 케이블채널 AMC에서 방영하는 ‘브레이킹배드‘라는 드라마 이야기다.

지난 일요일 시즌 5의 피날레(최종회)가 방영된 이 작품은 최근 미국에서 장안의 화제라고 해도 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가입해서 보는데 월 20불쯤 내야 하는 유료케이블채널인 AMC에서 방영하는 작품인데도 지상파방송 프로그램에 못지 않은 화제를 뿌렸다.

흥미로운 것은 이 ‘브레이킹배드’가 소위 Live linear TV(방송시간대에 바로 시청하는 것)과 On demand TV(넷플릭스, 아이튠스 등)의 시너지를 올린 첫 작품이라는 것이다. 보통은 넷플릭스나 아이튠스로 TV를 보는 현상 때문에 TV시청율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브레이킹배드는 넷플릭스에 힘입어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시청율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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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7.99불에 무제한 시청이 가능한 넷플릭스에 가면 브레이킹배드의 전년도까지 방영분이 다 있다. 시즌1부터 시즌4까지의 모든 에피소드와 시즌5의 전반부 에피소드 8개(지난해까지 방영분)를 모두 원하면 앉은 자리에서 다 볼 수 있다. 이것을 요즘 유행어로 Binge viewing이라고 한다. 넷플릭스 덕분에 주말이나 심야에 마치 마라톤하듯 몰아서 보는 요즘 사람들의 시청행태를 일컫는 신조어다.  TV, 스마트폰, 타블렛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TV로보다가 이어서 침대에 누워서 몇시간씩 연속으로 보기도 한다.

출처:블룸버그TV 캡처.

출처:블룸버그TV 캡처

위의 도표를 보면 나오는 2008년 첫 방영된 브레이킹배드의 첫시즌 첫회는 겨우 120만명의 시청자가 봤을 뿐이다. 이 정도면 다음 시즌제작은 취소되기 쉬운데 간신히 살아남아 매년 조금씩 시청율이 오르고 골수팬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일등공신역할을 넷플릭스가 했다.

2012년 WSJ기사에 따르면 Binge viewing을 하는 넷플릭스 가입자들이 늘어나면서 브레이킹배드가 넷플릭스에서 최고로 중독성 있는 드라마로 등극한다. 브레이킹배드의 첫번째 시즌의 첫번째 에피소드를 보기 시작한 넷플릭스유저중 73%가 마지막편까지 시청했고, 시즌 2는 81%, 시즌 3는 85%가 일단 시작한 뒤 끝까지 시청했을 정도로 가장 시청완료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2012년 넷플릭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브레이킹배드의 2013년 마지막 시즌 첫회는 590만명이 시청할 정도로 시청자수가 껑충 늘었다. (넷플릭스의 북미 가입자수는 3천만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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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의 최종회 방송을 앞두고 미국에서는 넷플릭스 등 On demand서비스를 통해 브레이킹배드 따라잡기가 한창이었고 덕분에 최종회는 1천3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나왔다.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있는 프리미엄케이블채널인 HBO가 세운 소프라노와 섹스앤더시티의 기록에는 조금 못미쳤지만 AMC가 이 정도면 대단한 것이다. 최종화에 붙는 30초광고를 30만불에서 40만불사이에 판매했다고 하니 광고매출도 상당했을 것이다.

NYT에 따르면 얼마전 에미상을 받는 자리에서 브레이킹배드를 만든 빈스 길리건은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우리는 방송을 이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도 두 시즌이상은 끌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넷플릭스가 가져다 준 시청자층과 추가 수익, 그리고 온라인에서의 화제 덕분에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청자들이 TV콘텐츠를 소비하는 방법이 바뀌면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한 ‘하우스오브카드’의 사례도 있지만 넷플릭스를 지렛대로 삼아 본방송 시청율을 끌어올린 ‘브레이킹배드’의 사례도 한국의 방송계는 꼭 참고할 만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브레이킹배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기상천외한 내용을 담은 수작 드라마였다. 내용이 좀 비교육적이고 잔혹하기는 하지만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의 연기를 즐기며 마지막회까지 손에 땀을 쥐고 시청할 수 있었다.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어서 아쉽다. 굿바이 미스터 화이트!

Written by estima7

2013년 10월 2일 at 11:49 오후

구글글래스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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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이패드의 넷플릭스앱으로 침대에 누워서 ‘하우스오브카드’를 보다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는 단어를 만났다. “Valedictorian”.(내가 어휘력이 좀 약하다.) 주인공 케빈 스페이시의 아내역으로 나오는 로빈 라이트가 대사중에 한 말인데 무슨 뜻인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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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적으로 Pause버튼을 누르고 옆의 아이폰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구글앱에서 바로 음성검색을 했다. “밸러딕토리언, Meaning” 들린대로 그대로 따라서 발음해서 검색해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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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즉각 위와 같은 결과화면이 뜨면서 이 단어의 사전적인 뜻을 여성의 목소리로 유창하게 말해주는 것이었다. 아, 이게 ‘졸업식 축사 대표학생’이란 뜻이구나 하고 바로 드라마를 이어서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검색을 해보면서 솔직히 구글글래스가 나오면 정말 편리하겠다 싶었다. 구글글래스를 쓰고 TV를 보다가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가볍게 안경을 두드리고 “Google, valedictorian meaning”, 이렇게 말을 하면 바로 뜻을 설명해줄 것이 아닌가. 그동안은 스마트폰을 꺼내서 타이핑을 해서 정보를 찾았는데 이제는 정말 음성검색이 구글글래스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일반화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글글래스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잘 모르시는 분은 아래 1분짜리 동영상을 참고하시면 좋다.

구글글래스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미래는 또 어떤 세상이 될 것인가. 이제 알라딘의 램프처럼 안경을 쓰다듬고 말만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정말 혁신을 쫓아가기 숨가쁜 세상이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4월 30일 at 9:03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