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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테크 스타트업 창업자로 키우는 방법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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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뉴욕에서 열린 유명한 스타트업행사인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뉴욕’에서 빔인터렉티브(Beam Interactive)라는 스타트업이 우승했다. 이 회사는 온라인게임중계를 수백, 수천명이 지연(delay)현상없이 같이 시청하고 또 집단으로 게임플레이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충분히 우승할만한 대단한 기술이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더 놀란 것은 이 회사의 CEO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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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crunch 캡쳐)

발표에 나선 이 회사의 CEO 매튜 살라만디는 겨우 18살이다. 그것만해도 놀라운데 빔은 매튜의 첫번째 창업이 아니다. 이 친구가 14살때 게임서버를 호스팅하는 MCProHosting이란 회사를 만들었고 그 회사도 60만 게임을 호스트하면서 성공적으로 운영중이라는 것이다.

나는 초중고시절 암기식 시험공부에만 내몰리고 대학시절에도 스펙쌓기에 바쁜 한국의 학생들이 창업에 필요한 실제 기술을 배우고 경험을 쌓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레모네이드판매라든지 각종 방과후 활동을 통해 창업에 필요한 비즈니스경험을 쌓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대학생때는 이미 많은 경험을 가진 예비창업자가 되어 있는 경우를 봤다.

그런데 빔CEO 매튜를 보며 마침 얼마전 읽었던 월스트리트저널(WSJ)기사가 생각났다. 스몰비즈니스섹션 커버스토리였는데 제목은 “내 아이를 마크 저커버크로 키우기”(How to Raise the Next Mark Zuckerberg) 즉 자녀를 장래의 테크스타트업창업자로 키워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하는 내용이다. 어릴 적부터 SNS, 즉 소셜미디어를 배우도록 하라는 등 우리 통념과 벗어나는 좀 도발적인 내용인데 수긍이 가는 측면도 있어서 요지를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그대로 번역한 것이 아닌 일부 번역하고 내 생각을 첨가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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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해결자로 키워라. (Raise problem solvers)

아이들은 항상 뭔가 불평하기 마련이다. 불평, 불만으로 끝내지 말고 뭐가 문제인지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내도록 해라. 불만을 해결하면서 뭔가를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삼도록 아이들을 가르쳐라. 예를 들어 비디오게임을 친구와 같이 할 수 없다고 불평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친구들과 함께 협력해서 즐길 수 있는 기능을 가진 게임을 만들수 있을지 상상해보라고 하라.

어떻게 트위터나 플릭커 같은 아이디어가 작은 우연이나 발견에서 나왔는지를 알려주고 일상에서 세심한 관찰과 생각으로 그런 기회를 찾도록 이끌어라. 컴퓨터를 고치거나 명함을 스캔하는 것 같은 컴퓨터를 활용한 일을 시키고 어떻게 하면 더 능률적으로 할 수 있는지 찾아내도록 하라.

13살이 넘기 전에 SNS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라. (Get them social-media savvy-before they turn 13)

SNS는 젊은 창업자들이 실력발휘를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이제는 사회생활을 하는데도 꼭 필요한 스킬이다. 일찍 배워서 나쁠 것이 없다. SNS의 부작용을 걱정하면서 애들을 보호하기 보다는 부모가 일찍 모범적인 사용법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어차피 사춘기가 되면 다 쓰게 되고 그때는 부모말을 귀담아 듣지도 않는다. SNS를 잘 쓰는 것을 제2외국어를 배우는 것처럼 생각하라. SNS를 잘하면 창업해서 회사를 홍보하고 고객과 소통을 잘 하는데 유리하다.

아이가 자신의 테크 재능을 찾아내도록 도와줘라. (Help children discover their tech talents)

꼭 틴에이저 창업자가 컴퓨터 프로그래밍 천재이여야만하는 법은 없다. 유튜브스타가 될수도 있고 뛰어난 글솜씨를 지닌 블로거나 뛰어난 감각의 디자이너가 될 수도 있다. 아이에게 비디오편집이나 포토샵, 코딩 등을 가르쳐보고 어디에 흥미를 가지고 있고 재능이 있는지 알도록 하라. 온라인에는 이미 이런 것을 학습할 수 있는 리소스가 널려 있다. 어도비의 유튜브채널이나 칸아카데미, 코드아카데미 등을 보여주면 좋다. 아이가 어떤 분야에 재능이 있고 장차 테크회사에서 어떤 포지션을 택하게 될지 직접 해보고 길을 선택하게 하라.

스타트업처럼 일하는 법을 가르쳐라. (Teach children to work like a startup)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각종 온라인도구를 이용해서 효율적으로 일한다. 당신의 아이들도 에버노트, 구글독스, 캘린더, 원더리스트 등을 활용해서 일정과 숙제 등을 관리하도록 가르쳐라.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직접 찾아내서 평가하고 마스터하는 방법을 가르쳐라.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팀이 협업하는 것처럼 다른 가족멤버들과 가족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숙제마감기한을 공유하는 등 연습을 하도록 해라. 테크스타트업이 일하는 방식을 가르쳐주면 나중에 자신들이 창업할때도 도움된다.

연습으로 벤처를 시작하게 하라. (Set up a practice venture)

창업을 배우기 위해 꼭 정식으로 회사를 설립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블로그를 하도록 하거나 자신의 게임을 만들어 보도록 해라. 자신의 게임노하우를 커뮤니티에 공유하도록 해도 된다. 블로그를 써보거나 유튜브에 비디오를 올려보거나 스크래치 등으로 게임을 만들어 온라인에 올려보면서 온라인 광고를 붙여보도록 하거나 온라인장터에 올려서 팔아보도록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서 아이들은 비즈니스감각을 키우게 된다. 아이들이 예전에는 길에서 레모네이드를 팔거나 베이비시팅을 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고 비즈니스 감각을 익혔다면 요즘에는 블로그를 쓰거나 온라인장터에서 물건을 팔아보고 모바일앱을 만들면서 돈버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http://www.wsj.com/articles/how-to-raise-the-next-mark-zuckerberg-1462155391

[위 기사를 WSJ에 기고한 알렉산드리아 새뮤얼은 하버드대출신의 테크놀로지연구자다.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하는 책을 다수 펴냈으며 기업의 소셜미디어전략 등을 컨설팅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딸도 이렇게 키운다고 한다.]

***

마크 저커버그도 아마 이렇게 자라났을 것이다.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보고 해결방법을 생각해내고 직접 실행해봤을 것이다. 저커버그의 아버지인 에드워드 저커버그는 치과의사였다. 그는 집에서 치과를 운영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그가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과 컴퓨터들을 그대로 보고 가지고 놀면서 자랐다. 저커버그는 아빠의 컴퓨터로 프로그래밍을 배워서 치과사무실과 집을 연결하는 인스턴트메시징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런 경험이 하버드에 진학한 뒤에 바로 스타트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했으리라.

실리콘밸리의 아이들은 이런 환경에서 자라나는 경우가 많다. 가족 주위에 창업자, 엔지니어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비즈니스가 뭔지, 컴퓨터프로그래밍이 뭔지 알게 된다. 본인들이 창업에 나설때 조언을 받을 사람도 많다. 매튜와 같은 천재들이 계속 나오고 성공하는 토양이 갖춰진 미국스타트업생태계를 다른 나라들이 쫓아가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 : 실리콘밸리에서 인도계가 약진하는 이유)

그나저나 우리나라 아이들이 걱정이다. 그냥 얌전하게 교과서를 암기하고 시험공부만 해서 대학에 들어가고, 또 대기업입사를 위해 스펙쌓기에만 열중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서는 인공지능 알파고 시대에 순탄한 삶을 살기 어려울지 모른다. 애들이 게임과 SNS에만 빠져있다고 그저 야단칠 것이 아닌 것 같다. 공부만 하지 않고 적당히 놀기도 하면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잘 활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부모들이 잘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위 기사를 읽으면서 다시 느꼈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5월 15일 at 3:48 오후

상속자의 나라, 창업자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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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준비를 하느라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의 부자랭킹을 살펴봤다. 일전에 여기저기서 본 것은 있지만 내가 직접 좀 자세히 살펴보고 싶어서 그랬다. 세계의 부자랭킹은 미국의 잡지 포브스가 매년 집계한다.

주로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장된 주식이나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인정받아 부자랭킹에 드는 경우가 많다. 내가 궁금했던 것은 각 나라별로 당대에 창업해서 부호가 된 사람(자수성가, Self made)과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아서 부호가 된 사람의 비율이었다. 부자랭킹에 상속자보다 창업자들이 많다면 그 나라의 경제는 보다 역동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새로운 기업이 나와서 계속 기존 강자를 위협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니까 말이다. 그래서 대충 살펴보니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내가 각국별 포브스랭킹을 캡처한 것이다.

*한국의 포브스 부자 3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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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회장이나 서경배회장 같은 분들을 단지 상속자로만 적는 것은 좀 문제가 있긴 하다. 이 분들은 상속받은 회사를 본인의 경영능력으로 휠씬 큰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기 때문이다. 그런 점은 감안하고 봐주시면 좋겠다. 7위가 스마일게이트 권혁빈회장, 8위가 넥슨 김정주회장, 9위가 부영의 이중근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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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위에 다음카카오의 김범수의장이 보인다. 15위에 미래에셋의 박현주회장이 있고 17위가 셀트리온 서정진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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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위~30위 사이에는 창업자가 1명이다. 아이에스동서의 권혁운회장이다.

(Update: SPC그룹 허영인회장은 처음에는 창업자로 분류했다가 상속자로 바꿨다. 허회장은 삼립식품의 2세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중견 회사를 물려받아 크게 키운 분들을 그냥 상속자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그냥 상속자로 분류했다.)

대충 봐도 한국은 상속자들의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0위안에 창업자가 7명이고 상속자가 23명이다. 이중 범삼성가가 7명이나 된다는 것도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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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어떨까. 한국 1위 이건희회장이 미국에 가면 29위가 될 정도로 미국엔 엄청난 거부들이 많다. IT거물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공동 6위인 코크형제는 비상장회사들을 경영하고 있다. 보수주의자로 유명한 사람들이다. 9위, 10위의 월튼 가족은 월마트의 상속자들이다. 하지만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짐 월튼만 월마트 이사회에 들어가있다. (그는 따로 자신의 은행을 경영한다.) 귀찮아서 10위까지만 봤다. 11위, 14위에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이 있는데 최근 구글의 주가폭등을 고려하면 지금은 10위안에 들고도 남는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미국부자 전체 400위 랭킹의 69%정도가 자수성가한 창업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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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일본도 창업자들이 많다. 1위는 유니클로 창업자인 야나이 타다시씨다. 2위는 손정의. 4위는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일본에 생각보다 큰 상속부자들이 적은 것은 재벌이 일찌감치 해체되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3위의 노부타다 사지씨는 창업한지 120년이 넘는 산토리의 창업가문 4대다. 10위안에 한국계가 2명이나 있다는 것도 특기할만하다.

그리고 가만히 미국과 일본의 부자순위를 살펴보면 상속자로서 순위 상위에 있는 경우 비공개기업의 오너이거나 대주주인 경우가 많다. 공개기업의 경우 대규모투자를 받으면서 일단 창업자의 지분이 희석되고 또 그 재산을 상속받으면서 상속세를 내기 때문일 것이다. 코크형제의 회사들도 비공개기업이며 일본의 산토리도 비공개기업이다.

그럼 이제 중국을 보자. 최근 수십년간 급속한 산업화를 이룬 중국의 부호는 대부분 자수성가한 창업자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30위까지 살펴보고 좀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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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을 이끄는 BAT, 즉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삼두마차의 창업자들이 1~3위를 점하고 있다.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준도 8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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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위에 가서야 겨우 상속자가 한명 보인다. 부동산기업을 물려받은 34세의 양휘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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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30위까지 모두 창업자들이다. 창업자 대 상속자의 비율이 29대 1이다. 믿기지가 않아서 한명 한명 클릭해서 모두 확인해봤다. 모두 Source of Wealth에 Self made라고 표시되어 있다.

이것을 보니 가히 한국은 ‘상속자의 나라’, 중국은 ‘창업자의 나라’라고 할 수 있겠다. 중국의 기업의 역사가 일천해서 그렇기도 하다. 수십년이 또 지나면 중국도 한국처럼 상속자의 나라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이런 차이가 두 나라의 경제의 역동성에 어떤 차이를 줄지 한번 생각해볼만 하다. 요즘 중국기업들의 의사결정이 빠르고 도전적으로 세계시장에서 활약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2세, 3세가 아니라 기업가정신이 넘치는 창업자들이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대기업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을 키워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주의 : 포브스의 부자순위가 절대적으로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저의 상속자-창업자 분류도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틀렸다고 생각되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7월 27일 at 12:17 오전